블로그 이미지
가끔 번역물을 올리는 블로그입니다.
2ndboost

태그목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이 글은 pixiv - tetsukugi 님의 번역허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⑥입니다. 10/27에 3페이지 갱신. 여기부터 이야기는 조금 가속합니다. 아무튼, 타이틀을 보면 왠지 예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3페이지... 수학여행 설교편 제 3탄. 8권의 예고에 좌지우지되고 있는 생각이 들지만... 클라이막스 시기는 결정하고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장소를 지정해 봤습니다. 그리고, 글자 수 관계상, 다음번에는 후편으로 투고합니다.

============================================================================================== 

 

⑥예상과 달리, 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는 시간이 없다.

 

「그럼, 갔다 올게」

 

「오, 오빠가 연속으로 외출하고 있어....!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외출이라니... 마침내 오빠도 소문으로 들은 리얼충이 돼 버린 거야? 오빠가 왠지 약간 멀어져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겠지만」

 

「시끄러, 어제는 니 탓이잖아.」

 

 

일부러 먼 눈을 하는 코마치에게, 나는 가볍게 츳코미를 넣는다.

하루노 씨에게 끌려 다닌 밤이 밝았던, 토요일.

점심을 먹고, 내가 나가려고 했는데, 코마치가 현관까지 배웅하러 와 줬다. 아무튼 내가 물려준 셔츠 한 장에, 반은 자고 있던 카마쿠라를 팔에 안으면서 배웅이다. 이 차림으로 밖에 내놓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할까 너, 겨울인데 그 상태로 춥지 않은 거야? 초등학교에나 있을 법한, 겨울인데 T셔츠에 짧은 팬츠라는 것. 아무튼 나지만. 캐릭터를 구축하고 싶어서 노력해 버린 결과, 감기에 걸려 3일 정도 학교를 쉬었다. 아마 내 바보같이 가감을 못한 행동에 모두가 비웃고 있었을 거다. 의도대로 화제 독점이다. 잘 됐네 하치만! ...유감스럽지만 나는 그 대화 고리에는 참가할 수 없었던 것 같지만.

 

 

「아니아니, 그렇게 감사해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빠」

 

「.......어디를 어떻게 들으면 아까 전 말이 고맙다는 말로 들려요. 너 일본어 리스닝도 할 수 없는 거야?」

 

 

추가로 나도 영어 리스닝은 서투르다. 아니, 의미는 그 나름대로 아는데, 그만 의심해 버린다. 얘기하고 있는 제니퍼와 닉과 밥의 인간관계라든지, 제니퍼라니 혹시 꽤 빗치 아냐...라든가 생각하면 이미 마지막이다. 문제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근데 말야-, 오빠도 그 나름대로 즐거웠던 거 아냐? 하루노 씨가 사줬겠지? 코마치도 먹고 싶었는데, 이탈리안」

 

「너 말야 외식 갈 때마다 비싼 밥 먹고 있잖아. 거기에 몇 번이나 말하는데 얻어먹은 게 아니다, 제대로 돌려줄 작정이니까」

 

「고분고분하게 얻어먹으면 좋지 않아? 연상의 누나와의 데이트고, 가끔 씩은 코마치도 오케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얻어먹는 게 지나치면 오빠의 기둥서방화가 악화된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내가 기둥서방이 됐으면 하는 건지 안 됐으면 하는 건지 분명히 해라....」

 

「으-응, 자립은 해 줬으면 하는데... 가끔 씩은 코마치가 어리광부리길 원한다고 하는 절묘한 라인? 아, 지금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아!」

 

 

시꺼.....

 

 

「거기에.......」

 

 

거기서 코마치는 힐쭉 웃는다. 고양이가 웃는다면 이런 얼굴, 이라는 느낌인 미소.

 

 

「오빠가 토마토 먹으려고 한 것, 그것만으로도 하루노 씨한테 하룻밤 맡긴 보람이 있었다고 하는 거예요! 오빠 훌륭해! 성장하고 있어!」

 

 

트레이닝 센터에 맡겨진 포켓몬 같은 식으로 취급되지 않았나, 나.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그 트레이닝 센터, 도움 안 되는 기술만 습득시켜서 돌려보내는 거 그만둬 줄 수 없을까.

 

 

「.....결국 먹을 수 없었지만」

 

 

어제 그 맛을 잊을 수 없어서, 바로 점심 때 카프레제를 만들어 봤지만... 유감스럽게도 나 정도의 실력으로는, 역시 토마토는 토마토이고, 치즈는 치즈였다. 뭐야.... 뭐가 달라... ※ 추가로 먹지 않았던 나머지는, 코마치가 맛있게 받았습니다.

 

 

「확실히 념데레, 오빠의 진면목이네요!」

 

「그만둬, 나한테 이상한 캐릭터 붙이지 마....」

 

 

날 공략하려는 동인지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 수요 있는 걸까 그거.

 

 

「칫.....이제 됐어. 갔다 올 테니까 집 지키기 잘 부탁해」

 

「네~에, 다녀~와. 오빠와 같이 놀 수 없는 건 유감이지만, 코마치 참으니까요! 여동생이니까!」

 

「네네 기특해기특해」

 

 

적당히 그렇게 말하며, 다시 뭔가 크게 떠드는 코마치를 두고 나는 집에서 나온다.

낮에는 아직 햇볕이 내리쬐기 때문에, 그만큼 추위는 느끼지 않는다. 다만 숨은 여전히 희고, 손발 끝은 신경이 곤두서는 차가움에 조속히 움츠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바보, 여동생의 고생과 비교하면, 오빠인 내 고생이 몇 배 높다고. 몇 턴이나 참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거의, 코마치가 태어나고 나서 15년이라고? ......언제 풀리는 거야, 이건.

 

 

어제 밤, 하루노 씨에게 연행된 탓으로 시작된 수 시간동안, 내가 가진 하루노 씨의 인상은 약간이지만, 흔들렸던 건 확실하다.

평소의 하루노 씨라고 생각했더니, 그렇지 않은 순간을 눈앞에서 보고 두근....거린다고 할까 깜짝 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그런 것을 하루노 씨한테서 느낄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가 날을 세운 게 실패했던 걸까. 처음으로 그녀를 만났을 때 간파한 면이, 문화제에서 엿본 면이,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아닌 걸까. 어디까지가 계산으로, 어디까지가 본성인 건지.

그런 것을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오늘은 약간 수면 부족이다. 젠장... 어떻게든 상관없는 일에 머리를 낭비했다. 이것도 하루노 씨의 계산 대로라면 더욱더 분하지만... 거기까지, 비도는 아니라고 믿고 싶은 장면이다.

이런 약간 블루한 기분인 채로, 신경 쓰이는 그 애를 만나도 좋은 걸까. 만약 그 애의 얼굴을 봐도 내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하면... 내 기분은, 그 정도일 ㅃ

 

 

「아, 하치만! 미안해, 기다렸어?」

 

「전혀! 전혀 기다리지 않았어! 지금 왔을 뿐이라고오오!!!」

 

「하, 하치만...... 기, 기분 좋아 보여서 다행이네」

 

 

그 정도일 리가 없었다. 나, 완전부활이다.

 

하루노 씨의 고찰? 그런 건 언제라도 할 수 있잖아. 뒷전이다 뒷전.

내가 오버 리액션을 너무 했기 때문인지, 토츠카의 미소가 약간 어색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좋다. 곤란해 하고 있는 토츠카도 귀엽다. 토츠카와이이.

 

슬슬 점심 즈음인 시간의, 해변 마쿠하리 역전.

후우.....추운 것을 참고 약속 2시간 전에 나와서 다행이다. 이전의 데이...놀러 갔을 때도, 내가 빨리 오고 있어서 죄책감을 느껴 버렸을 거다, 토츠카도 30분 전에 왔던 건데... 동아리가 있는데도 기특하기 짝이 없다. 응, 다음이 있다고 한다면 실례가 되지 않게, 좀 더 일찍부터 나오지 않으면 안 되겠네. 드디어, 약속 장소에 블루 시트라도 가지고 와서 대기... 꽃놀이인가. 아니, 꽃놀이보다 매력적이다.

 

 

「아니, 정말 미안해, 권유해서」

 

「그렇지 않아요. 하치만이 먼저 권해줘서 나, 기쁜데」

 

 

즈큐우우웅! 하고 하트가 관통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죽은 건지도 몰라. 그도 그럴게 미소 지은 천사가 눈앞에 있으니까. 그래도 천사라는 건 성별 불명이군. 그렇다는 건 토츠카도...꿀꺽.

라든가 속된 상상을 하는 걸 보아하니, 아직 나는 현세에 있는 것 같았다. 아직도 수행이 부족하군... 그래도 현세에 토츠카가 있다면 그걸로 좋은 거잖아? 그런가, 나는 벌써 구원받고 있었구나...무교라도 된다.

 

 

「그, 그럼 갈까, 토츠카」

 

「으, 응. 그래」

 

 

그렇게, 우리들은 나란히 걷기 시작한다. 팔이 닿을까 말까한, 아슬아슬한 거리감. 닿을 것 같은 부위가, 묘하게 간지럽다. 무심코, 입가가 올라갈 것 같다.

 

 

「이, 이야아, 오늘은 춥네」

 

「그러네, 요즘 꽤 추워 졌군요.」

 

「오, 오우. 정말 춥네」

 

「그러네.........」

 

「...............」

 

「...............」

 

 

너무 의식한 탓인지,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평소라면, 좀 더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는데... 시추에이션이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그래도, 이 낯간지러운 침묵도, 이건 이거대로 나쁘지 않다.

 

 

「...있지, 하치만」

 

「응?」

 

「추..운거지?」

 

「아, 아아. 뭐어」

 

「그래... 그럼, 이렇게 해 줄게.」

 

「헤?」

 

 

가볍게, 내 목에 뭔가가 감겨 졌다.... 그건 부드러운, 털실의 머플러였다.

한순간에, 목둘레가 따뜻해진다... 아마, 머플러 때문만이 아니다. 두근두근하고 심장도 크게 울리고 있고.

 

에헤헷, 하며 토츠카가 웃는다.

 

 

「추워지겠다고 생각해서 가져오고 있었어.」

 

「오, 오우, 미안... 그래도, 좋은 거야?」

 

「좋아요. 하치만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어줬잖아? 코, 많이 붉어요?」

 

 

무심코 코에 손을 댄다. 굉장해 토츠카, 탐정 같잖아.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두근두근의 정체도, 부디 폭로해 줬으면 한다. 하지만 폭로해 버리면 어떡하지... 드러낼 수밖에 없나!

 

 

「하치만, 따뜻해?」

 

 

토츠카가 엿보듯이 물어본다. 나는 거기에, 가능한 한 최대한의 미소로 대답했다.

 

 

「오우.... 따뜻하다고」

 

「흐음..... 나는 주변 사이에 결계를 치고 있으니까. 그런 건 불필요한 것이니라.」

 

「여전히 바보 같은 말.....ㅎ......」

 

 

...........

..................?

 

 

 

「.....................후아!?」

 

「흠흠..... 나는 오늘도 새로운 인스퍼레이션을 위해 장서의 바다에 빠지고 있었지만... 누군가하고 생각해 보면 토츠카 공과 하치만이 아닌가. 기구한 운명을 느껴서, 이렇게 해서 달려와 참배한 것이지만... 근데, 하치만..... 왜 그렇게 삐지고 있는 거야?」

 

「시꺼.... 말 걸지 마」

 

「히익.....미, 미안」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낮은 소리가 나왔다.

나의 데스보이스로 몸을 움츠린 그 녀석.... 자이모쿠자는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와 버렸다.

장서의 바다가 어쩌구저쩌구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책방에서 라노베와 만화 같은 거나 마구 읽고 있었겠지. 사, 사서 가지고 있으라고. 폐 끼치는 손님이군.

 

 

「아니, 그, 뭐라고 할까, 휴일에 친구를 만나 버렸던 거니까 무심코... 아하하하하-」

 

「그러니까... 말 걸지 말라고 하고 있잖아.」

 

「윽.....죄송합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 취급하는 것 따위 그만 둬라.

 

 

「잠깐잠깐 하치만... 놀러간다면, 많은 편이 즐거워요.」

 

「토츠카.....그런 문제가 아니야.....」

 

 

내가 용기를 내 권했는데... 신님은 잔혹하군. 내가 무교라서 그런 걸까?

 

 

「거기에 우리들 지금부터 게임센터 갈 거야, 자이모쿠자 군이 있어주면 든든할까」

 

「호오...... 내 고유결계가 아닌가」

 

 

너.... 고유결계 의미 모르는 건가요. 그 정도의 이해라면 TYPE-MOON한테 사과하는 게 좋아.

게임센터. 이러쿵 저러쿵 토츠카와의 게임센터는... 세 번 째.

아니, 매너리즘이라든가 하지 말아 줬으면 한다. 이번에는 저거다, 토츠카의 리퀘스트다.

 

 

『하치만이 자신 있는 게임... 가르쳐 줬으면 좋겠는데』

 

 

즉, 하치만의 좋은 면을 보여줘.... 라는 거겠지. 거절할 이유가 보이지 않았다. 토츠카의 마음을 꽉... 잡아 보인다.

생각하면 마음속으로 그런 말을 중얼거려 버렸던 게 좋지 않았다. 아마 이것이, 녀석의 소환주문이었던 거다. 그렇다면 왜 어제 나와 주지 않았던 것일까... 그렇게 하면 저런 시선에 노출되지 않아도 좋았을지도 모르는데....

없었으면 할 때에는 오고, 오길 원할 때에는 오지 않는, 자이모쿠자인 듯한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무튼 어쩔 수 없어. 흘린 물은 담을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건 세상에 넘치고 있다. 내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한다면, 흘러넘쳐 버린 밀크를 보지 않는 척 하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는 것으로 나는 여기에 자이모쿠자라는 녀석이 없다고 믿어 버리기로 했다. 자이모쿠자 씨? 누구야 그 사람. 머릿속 메모리에서도 딜리트다.

두 명이, 다시 걷기 시작한다..... 두 명이다, 두 명이서만.

 

 

「아, 그러고 보니 하치만, 크리스마스 파티에 대해선데... 벌써 ㄱ」

 

「토츠카, 지금 그 말은 하지 마....」

 

「흐음? 크리스마스 파티라고.....?」

 

 

당황해서 토츠카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아, 토츠카의 숨이 손에 스쳐 굉장히 간지러워요오... 가 아니야, 칫, 아무래도 들린 것 같다.

 

 

「크리스마스 파티.... 그런 것도 있는 건가. 그런 전승을 들었던 적이 있다... 하치만, 네가 간다고 하는 것이라면, 나도 가겠어!」

 

「아니, 부르지 않았으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가고 싶다면, 유키노시타나 유이가하마한테라도 부탁해라, 스스로」

 

「그런! 내게 그런 만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할 수 없으니까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옥쇄각오라는 것을 깨달아서 쓴 만용이라는 표현은 지극히 적절했다. 그렇지만 이 녀석, 어떻게 해서라도 참가할 것 같아서 싫은데....

 

퀴즈 매직 아카데미.

퀴즈 매직 아카데미라고 하는 짜가를 한 번 플레이 당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진짜다. 라고 할까 그 치바데미 케이스, 다른 게임센터에는 없었는데... 코마치의 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만 놓여 있던 듯한 것이군, 그렇게 생각하면. 우주의 의사가 느껴진다.

 

내가 자신 있어 하는 게임 중의 하나다. 내 잡 지식은 그다지 치바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아니, 물론 치바 지식이라면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다는 자부는 있는데. 어쨌든, 여기서 내 스마트함을 과시해, 토츠카를 둘러싼 라이벌보다 한 걸음 앞서 두고 싶은 장면이다. 그런 녀석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호오, 여전히 하치만은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군....」

 

「뒤에서 말 걸지 마, 너도 뒤쪽으로 가서 놀고 있어라. 운이 좋으면 같은 스테이지에 참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옆도 비고 있는데 왜 구태여 뒤를 권해.....」

 

 

시야에서 사라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말하지 마 짜증 나.

추가로, 현재의 배치는 내 옆에 토츠카, 라고 해도 의자를 사이에 두고 뒤로 자이모쿠자다. 뭔가 이 녀석 체격 탓인지 압력이 장난 아니다. 너무 가까이 오지 마, 친구 3인조 같잖아...

 

 

「그러고 보니 너는 어떤 캐릭 쓰는 거야?」

 

「흠, 나는 마라리야 유저다.」

 

 

나쁘지 않은 취미군, 말하진 않지만... 나도 루키아인가 마라리야인가 고민하다...알로에로 했다.

 

 

「헤에 꽤나 빠져들고 있네... 그런데 하치만도 자이모쿠자 군도, 왜 남자 캐릭 쓰지 않는 거야?」

 

「엇」

 

「엇」

 

 

한순간, 자이모쿠자와 눈이 마주쳐 버린다. 후와아, 눈 마주쳐 버렸어...그렇지만 아마, 나도 자이모쿠자도 같은 표정 짓는 것일까. 「아기는 어디에서 오는 거야?」라고 어린 여자애가 멍하니 물었을 때와도 같은 거북함을 느낀다.

어쩌지...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몰라. 아, 그게 어떻든가, 『날 닮은 애를 써줬으면 하는군』...이라고 말하는 척일까. 아무튼 틀리군요.

 

 

「어, 어쨌든 토츠카, 우선 해 보면 어때!? 연습 모드라든지도 있고... 내 데이터, 써도 괜찮으니까」

 

「에? 좋은 거야?」

 

「물론이다, 자 스포츠라든지도 나도 모르고 있고, 토츠카가 진행해 주면 도움이 되니까.」

 

「으-응, 나도 테니스 이외에는 자신 없는데...알았어, 해 보겠어요!」

 

 

맡겨 줬던 것이 기뻤던 걸까, 토츠카는 안정되지 않은 손놀림으로 모니터를 만지작거린다. 아무튼 토츠카가 오인해서 상점에서 이상한 템을 샀다고 해도, 나는 미소로 허락한다. 응, 아무래도 토츠카의 의문은 얼버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하치만」

 

「뭐야 너, 아직도 있었어?」

 

「계속 있어! 나 계속 있다고!」

 

 

귀엽지 않으니까 그 어필은 관둬라.

 

 

「그래서, 뭐에요.」

 

「음...그, 아까 전의 크리파에 대한 거지만」

 

「너 크리파라고 생략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하지 않잖아.....」

 

 

유이가하마 정도로 파티에 끌려가지 않으면 쓰면 안 되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친구도 아닌 녀석을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 같은 것이다.

 

 

「괜찮지 않아? 별로. 그 파티말인데...그, 예의 그 사람도 참가하는 것이군?」

 

 

볼드모트 경... 다시, 유키노시타인가. 아무튼 아까 전의 흐름으로 보면 알까.

 

 

「하여튼, 그러니까 그만두라고.....」

 

「그! 저기....그럼, 예의 그 사람의..... 누님은, 어떤 걸까?」

 

「하.......? 누님이라니」

 

 

하루노 씨, 에 대해선가.

왜, 이 녀석 입에서 그 사람 화제가 나오는 거야?

 

 

「아니, 저기 말이지, 실은 지난 달 그 사람의 누님과 우연히 만나 버려서 말이야」

 

 

지난달이라니... 역시, 그 날인가. 선물을 싸들고 봉사부에 내습했던, 그 날.

 

 

「내 다음 번 작의 플롯에 관해 여러 가지로 논의를 주고받았던 거다...이야 최고조에 달했다고. 너무나도 너무 최고조에 달해서 나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어.」

 

「안 되잖아 그럼... 여러 가지로」

 

 

아마 들떠 있던 건 자이모쿠자 뿐이었겠군. 그토록 충고했는데 완전히 농락되기나 해서는.....

 

 

「부디 완성한 원고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들어서 말이야... 가능하다면 그게... 그 사람한테 보여, 주고 싶다고 할까... 으응, 특히 히로인 묘사는, 자신이 있어서.....」

 

 

우와아... 분명 이 녀석 하루노 씨 모델로 하고 있겠지, 완전히 빠져들고 있어... 그래도 그렇군, 하루노 씨가 히로인이라든가 기분이 굉장히 섬뜩해지는데. 그런 소설을 잘도 썼군, 난 무서워서 읽을 수 없어.

아무래도 자이모쿠자는 하루노 씨와 조우한다는 사고를 당해 버린 듯하다. 마음까지 도둑맞아 버리고 있다... 하루노 씨 루팡인가.

 

 

「아, 그럼 나한테 왔던 사람도, 하루노 씨였을까」

 

「어? 토츠카도?」

 

「응.... 직접 만난 건 아닌데」

 

 

토츠카는 게임을 잠시 멈추고 대화에 참가 했다. 오오, 스포츠 분야 성적이 단번에 올라가고 있어. 축구 선수 이름이라든지 기억해도 그 화제를 공유할 녀석이 없었으니까 서툴렀었지만... 토츠카와 짜면, 나 꽤나 좋은 데까지 갈 수 있지 않아?

 

 

「내가 볼 일이 있어서 나가있을 때 동아리에 오고 있었던 것 같아서... 후배가 가르쳐 줬어. 부장의 언니라고」

 

 

후배라면 1학년이고, 과연 하루노 씨에 대해서는 모르려나. 문화제에 유지로 참석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멀리서 본 것만으로는 모를 것이고. 아무튼... 미형이라는 공통점은 있고, 언니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닌, 것일까?

시기적으로 말한다면, 틀림없을 것 같지만....그렇다면, 정말로 그 사람은 그 날, 교내를 철저히 돌고 있었던 것이 된다.

 

유키노시타가 있는 봉사부나, 메구리 선배가 있는 학생회, 은사 히라츠카 선생님을 방문하는 건 알지만...너무나도 철저히 하지 않았나? 있을 데가 없는 자이모쿠자와 만난 건 우연이라고 해도, 테니스 부를 방문했다는 것은, 토츠카에게 볼 일이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토츠카든 자이모쿠자든, 문화제의 발사로 안면이 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굳이 꼽으라면 어느 쪽이나 유키노시타의 관계자인 것 정도인데.....

 

하루노 씨가 모교를 방문했던 의미가.... 약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단지 그저 그립게 돼서, 여동생에게 선물을 건네주는 김에 휙 들른 건 아니고... 뭔가, 좀 더, 그렇게 하려는 동기가 있었다는 이유인걸까.

그러고 보면, 하루노 씨와 친한 두 명도, 어딘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왔던 거니까 무슨 일인가 하고 생각했는데...뭐어 의외로, 건강해서 다행이었어요.

 

―――이런 때에 무슨 일일까하고 생각했지만...응, 평소의 하루 선배였어.

 

 

내 의문은 반드시 나만이 생각하는 건 아니다...뭔가가, 이상하다.

 

 

「멍하니 해선 왜 그래, 어~이 하치만~아」

 

 

내 사고를 차단하듯이, 자이모쿠자가 다시 떠들기 시작했다.

 

 

「이, 있잖아 하치만... 그래서 그 사람은 오는가, 응?」

 

「시끄러워...아마, 오지 않겠지.」

 

 

유키노시타의 천적, 하루노 씨다. 그 밖의 타인이 허락해도 유키노시타가 허락할 리 없다. 아니아니 말려 들어가는 걸 허용한 나도, 과연 그 체면이라면 꾀병을 쓸 필요성을 검토해야겠고.

...그래, 유키노시타는.

유키노시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 언니의, 갑작스런 내습을.

 

 

          ×          ×          ×

 

 

「오빠... 결혼할 때가 임박한 여자는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겠어요.」

 

「.....너,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에? 코마치 별로 히라츠카 선생님을 말한 거 아니에요?」

 

「아니... 이 상황에서 듣는다면, 어떻게 생각해도 뭔가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다만」

 

 

일요일, 내가 나가려고 했더니 코마치는 심각한 체를 하고는 그렇게 말했다.

오늘의 예정은...그래, 기다리고 기다리지 않았던 히라츠카 선생님과의 라면집 신규 개척이다. 한순간 작전상 취소할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전날 마구 기합이 들어간 심오한 라면 학식이 담긴 메일이 와서, 거절할레야 거절할 수 없게 되어 버렸던 것이다... 너무 무서워서 오늘도 수면 부족. 돌아가면 토요일 분도 포함해 잠을 자지 않으면....

어쨌든, 그런 예정으로 외출하기 직전에 이런 말을 하기 시작하는 부분에, 그 말의 숨겨진 의미를 생각하지 마라 하는 쪽이 무리인 얘기였다.

 

 

「코마치는 오빠가 분위기 타서 남편이 되는 게 걱정일 뿐이야! 오빠는 오빠의 의사로, 미래를 잡았으면 하니까! 아, 지금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아」

 

「적극적인 말을 하는 것에 비해, 히라츠카 선생님을 향한 불신감이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 타서 남편이라....그러니까 지금 타이밍에 말하면, 절찬 남편 모집 중인 그 사람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과연... 그런 강제적인 수단을 취할 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아마.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마! 그런 이유로 오늘은 정시 보고할 것! 뭔가 이상한다든지 어딘가로 끌려 갈 것 같으면, 망설이지 말고 코마치를 불러요! 아, 코마치의 방범 상품, 빌려 줘?」

 

「.....너, 그렇게 성격 까맸었어? 뭔가 정조교육상 좋지 않은 책이라도 읽지 않은 거야?」

 

 

실화 · 사실은 무서운 여자 이야기...적인 뭔가다. 저거 읽은 적 있지만 정말로 무서워. 내 여자에 대한 불신감을 부추기는 거야 부추기는 거야. 정말로 실화려나.....

 

 

「그, 그런 게 아니에요.」

 

 

휘익하고 눈을 돌리는 코마치. 위험해, 너무 이상하다.

 

 

「됐으니까 말해 봐, 소스는 뭐야」

 

「.......하, 하루노 언니」

 

「.........」

 

 

그 사람.... 뭔 짓을 하는 거야. 티 없는 중 3인 코마치한테 뭘 불어넣고 있는 건지.

 

 

「......있잖아, 코마치」

 

「뭔데 오빠」

 

「히라츠카 선생님은, 저기....저렇게 보여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아무리 적령기를 놓치고 있다고 해도, 정도를 벗어날 리는 없잖아. 상식은 통하는 사람이야.」

 

 

나는 가능한 한, 온화한 상태로 코마치에게 말을 건다. 오오, 설마 내가 타인을 믿으라고 설득할 때가 온다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런 어떻게든 상관없는 때에.

 

 

「그래...그러네요, 코마치도 약간 어떻게 됐어요....」

 

 

코마치는 악몽에서 깬 듯한 얼굴로 끄덕인다. 아무래도, 해독에는 성공한 것 같았다.

대체..... 뭐를 어떻게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다지 남의 여동생을 자신의 색깔로 물들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이제 됐지? 그럼, 갔다 올게. 아마 라면 먹자마자 돌아올 테니까」

 

「.......응 암튼암튼, 그렇게 말하지 말고, 천천히 하고 와요. 오빠 그렇다고는 해도 요즘 연상 여자한테 인기인기네-. 그런 방향성도, 코마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아까 전의 경계심은 어디 갔는지, 코마치는 후딱 히라츠카 선생님 밀기로 바뀌고 있었다. 잠깐 이 애... 얼마나 물들기 쉬운 거야.

하지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것 같게도, 코마치는 히죽히죽 하면서 이렇게 계속 말했다.

 

 

「에~, 그거야 오빠한테서 히라츠카 선생님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말을 들었는 걸...훗훗후, 하루노 언니의 계획대로!」

 

「뭣......」

 

 

방금 전은 연기인가요. 라고 할까 하루노 씨의 계획이라니.....

 

 

「아니~, 하루노 씨에 상담해 본 게 정답이었어요. 이름하야, 『코마치가 비뚤어지면 오빠가 솔직해지는 작전』!」

 

「.......갔다 올게」

 

「네~에, 다녀오세요~」

 

 

큰 탈진감을 느끼며 나는 집에서 나왔다.

뭐라고 할까 이렇게..... 지독한 짓을 하다니. 하필이면 여동생을 이용해 버린다고 하는 건, 너무 비겁하겠죠. 여동생을 아끼는 오빠의 심리를 마음대로 농락하다니... 아아, 이제 자포자기인가, 꽤나.

머지않아 복수를 해 주고 싶은 것이지만....여하튼 상대가 유키노시타 하루노다. 그런 기회가 찾아올지 어떨지, 심히 의심스러웠다.

 

약속했던 곳인 라면 가게 앞이었다. 자 봐라, 색기도 아무것도 없어...아니, 그다지 뭔가 마음 두근거리는 전개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니지만.

휴일이라서 그런가, 그 나름대로 일찍 왔다고 생각했었지만, 오르는 길 앞에 아직도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과연 인기라고 할까 화제의 가게는 다른가. 그건 점점 사그라지는 듯했지만, 좀 더 계속될 것 같았다. 아무튼 이런 행렬도, 대부분 개시하고 나서 한 달 뿐이다. 라면계는 약육강식이다. 마치 세상을 비추듯이.

 

그렇다고는 해도... 히라츠카 선생님 아직 오지 않는 건가. 벌써 약속 시간부터 10분이 지나고 있다. 별로 시간에 루즈인 캐릭터도 아니었을 텐데... 더 이상 인기 없는 속성 늘려도 자신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잖습니까? 라든지 말하면 나를 위해서 안 되겠지... 요즘 자신의 몸이 소중하기 때문에 자중이다.

앞으로 5분이면 혼자라도 줄 설 겁니다....하고 생각한 그 때,

 

 

「야, 야아 히키가야....기, 기다렸는지?」

 

 

약간 어색한 듯한, 히라츠카 선생님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거북함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면, 히라츠카 선생님도 기특하다... 히라츠카 선생님다운 것도 아니다. 좀 더 당당하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 뒤돌아보면,

 

 

「아, 아무쪼록 히라츠카 ㅅ.....푸핫」

 

 

어쩐지 이상한 공기가 폐에서 분출됐다.

 

 

「하......에? 잠ㄲ........에에?」

 

「~~읏.......」

 

 

거기에는, 수수께끼의 미녀가 있었다.

연령은 20대 중반 정도일까. 길고, 요염한 흑발이 인상적이다. 억척스러운 듯 치켜 올라간 눈썹을 곤란한 듯이 찌푸려 눈초리가 길게 째진 눈매는 검은 테 안경으로 덮여 있다. 주홍색으로 물든 뺨은 장미색으로, 건강미가 돋보이도록 하얀 피부를 물들이고 있다. 기장이 짧은 코트에, 터틀넥의 스웨터를, 몸의 바디라인을 덧쓰듯이 맵시 있게 입어, 그 쭉 빠진 웨스트와 풍만한 바스트를 부각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색의 롱 스커트로 그 각선미는 대부분이 가려져 버리고 있었지만, 약간 보이는 종아리와 복사뼈가, 그 형태가 아름다울 것을 싫어도 짐작하게 한다...근데 스커트라니.

 

 

「............」

 

 

갑자기 미인이 라면집 앞에 나타나 굳어진 내게, 그녀가 살짝 말을 건넨다.

 

 

「벼, 별로 빤히 보지 말아 줘... 늦어서 미안하다.」

 

 

그 들은 적이 있던 소리에 눈치 채서, 나는 아연실색하면서 응한다.

 

 

「그러니까.....히라츠카 선생님?」

 

「응.....왜 의문형이야?」

 

「어, 진짜로 히라츠카 선생님입니까. 그... 뭘 하고 있습니까? 안경이라든가...스커트라든가」

 

「.......벼, 변장」

 

 

우와아... 그 농담 진심으로 한 건가요. 하며 정색하고 싶었지만, 그 머뭇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면 할래야 할 수 없었다.

 

 

「저기, 뭐야... 역시 이상한가, 어울리지 않을까?」

 

「아니, 변장에 변도 어울리지 않잖...」

 

 

변이라고 말한다면 그 행동과 거기에 도달하는 사고회로가 이상하다.

 

 

「우우... 그런 말이 아니라....」

 

「아, 아니, 별로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우선은, 이상하지 않아요.」

 

「......저, 정말?」

 

 

그러니까 그렇게 눈물 어린 눈을 여기로 향하지 말아 주시겠습니까. 오인해서 두근 하면 어떻게 해.

하지만, 의외라고 생각했던 건 본심이다. 평소의 멋진 팟 한 느낌의 히라츠카 선생님도 외모만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스커트 같은 것도 맵시 있게 입은 걸 보니, 미인이라는 건 뭐든지 어울리는구나 하고 신선함을 느꼈다. 기분 탓인지, 속까지 약간 단정하게 보인다...아마, 부끄러워 할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예, 뭐어. 어울리지 않는 것도 아니에요.」

 

「그, 그런가...하아, 미안하군. 익숙하지 않은 것을 입으면 긴장한다...」

 

 

거기서 겨우 안심했는지, 히라츠카 선생님은 한숨을 쉬었다. 아직 얼굴은 붉고, 그 한숨은 매우 요염하게 보인다...위험해, 뭔가 이번에는 내 쪽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어, 어쨌든 줄서지 않겠습니까? 이제 조금 비려면 시간 걸릴 것 같고」

 

「으, 음, 그렇군... 모처럼 왔다, 지금부터 기분을 업 시키지 않으면」

 

 

...아니, 그 정도까지의 기합은 저한테는 없습니다만. 기분 전환이 됐는지, 꽉 하고 주먹을 쥐는 히라츠카 선생님을 보며, 아무튼 결국 뭘 입어도 히라츠카 선생님은 히라츠카 선생님이군, 이라 생각하면서, 우리들은 줄을 섰다.

 

 

「으-응...그래도 역시 스커트는 긴장되는데. 뭔가 발밑이 휑-휑-휑하다.」

 

 

여장한 쇼타 같은 감상을 흘리면서, 히라츠카 선생님은 줄을 서고 있는 동안에도 조마조마하고 있었다.

줄은 꽤나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아마 이 상태라면 약간만 더 있으면 앉을 수 있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들, 어떤 식으로 보이고 있을까? 커플...은 아니겠군, 다소 연령적으로는 차이가 나고. 라면 가게에 커플로 오는 녀석은 용서할 수 없어. 나로서도, 그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무튼 누이와 동생이라든지? 부모와 자식....은 히라츠카 선생님이 울어버릴 테니까 다르다고 해 주고 싶은 장면이다.

 

 

「그런데 히라츠카 선생님 스커트 같은 거 가지고 있었군요....」

 

 

(타인의) 결혼식용의 드레스 정도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저기... 하루노한테서 빌렸다.」

 

「왜 베스트를 다한 거야....」

 

 

이라고 할까 또 하루노 씨인가요. 이번에는 과연 날 표적으로 잡았을 리는 없겠지만, 뭐라고 할까 책으로 발하자면 각 페이지의 어디엔가 분명 하루노 씨의 그림자를 느끼는 레벨. 보이지 않는 의사의 힘이 작용하는 것일까.

 

 

「아니 다르다, 제자와 식사를 하러 간다고 말하면 변장하는 편이 좋다고 해선 듣지 않아. 일부러 집까지 밀어닥쳐 왔다...」

 

 

완전히 놀러 가고 있죠...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그렇다고는 해도, 사이좋군요. 하루노 씨와」

 

「별로... 지긋지긋한 관계야, 이제 와서야」

 

「그렇지만 시즈카 짱이라든가 하루노라든지 서로 부르는 사이잖아요.」

 

 

하는 김에 말하자면 스커트까지 대여하는 사이다. 아무튼 설마 하루노 씨도, 히라츠카 선생님이 먹으러 가는 장소가 라면 가게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지만. 스프라든지 흘려버린다면 과연 화내겠지....

 

 

「저건 마음대로 하루노가 그렇게 부르고 있을 뿐이야. 나는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거기에, 나라도 그 녀석을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한 건 졸업 후다.」

 

「헤에, 그런가요?」

 

「부주의하게 학생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도 어떨까 생각해서 말이야, 기본적으로 나는 성으로 부르기로 하고 있어.」

 

 

그럼 지금 이렇게 학생과 라면 먹으러 오고 있는 건 뭘까요...뭐어, 동아리 고문이고 세이프인가. 혹은 주의보다 취미를 우선하고 있다는 건가. 이 사람, 취미에는 전력을 다할 것 같고...

 

 

「그 녀석은 이름으로 부르게 하는 것에 구애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무리가 그 녀석을 하루노라고 부르고 있었다, 학생이나 교사도」

 

 

그건 또, 굉장한 철저함이다. 아마 교내의 인심을 장악하고 있었을 거다. 히라츠카 선생님 같이, 거리를 벌리는 것을 의식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거기에 주의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거리가 가까워져 버린다. 확실히 카리스마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그 녀석에게는 뭔가 성가신 일도 당했지만, 문화제라든지 여러 가지 교제도 있어서 말이야... 결국 졸업하고 나서는 문제도 없을 거라는 이유로, 이름으로 부르게 됐다, 그 뿐」

 

 

아무튼 그 녀석은 졸업 전부터 나를 그런 식으로 불러서 말이지, 라며 히라츠카 선생님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결과적으로는 다행 아닙니까. 그 뒤 여동생이 들어 온 것이고, 구별하기 쉽겠죠.」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도 했었군.」

 

 

뭔가 생각난 듯이, 히라츠카 선생님은 문득 위를 쳐다본다.

 

 

「확실히 졸업하기 조금 전에, 『여동생이 들어오니까 잘 부탁드려요.』라든가 했었나. 하루노 녀석, 여동생이 있다니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으니까 약간 놀랐어. 『날 이름으로 부르면 헷갈리기 어려우니까 좋겠죠?』라든가 말하고 있었던 생각이 들어.」

 

 

아무튼, 그건 그럴지도. 나도 이따금, 유키노시타를 가리키고 있는 건지 하루노 씨를 가리키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본인 앞에서 「유키노시타 씨」라고 부르니까 그럴 텐데. 그렇다고 해서 호칭을 바꿀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졸업 전, 분명히 졸업식 같은 시기에 합격 발표였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전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혹시 아직 발표 전이었던 게 아닌 건가?

...그런데도 분명, 하루노 씨는 주저 없이 말했을 것이다. 여동생이 떨어질 거라든지 이런 가능성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왠지 모르게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4월이 되어 1학년 교실을 보면 하루노와 많이 닮은 녀석이 들어 왔다고 생각했어. 저게 여동생이라는 걸 단번에 알았다.」

 

「아무튼, 얼굴은 많이 닮았으니까요, 그 두 명은」

 

「후후, 얼굴만이 아니겠지」

 

「.....어라, 전에는 전혀 다르다고 말, 하지 않았었나요?」

 

「그렇게는 말하지 않았어요... 대충 보면 다르지만, 그 애들의 근본적인 면은 꽤 비슷하다. 예를 들면, 자신이 강하게, 의지를 관철하는 것에 우수한 면이 있다든가... 손에 넣는 방식이, 다를 뿐」

 

「......손에 넣는 방식, 입니까」

 

 

손바닥을 보이는 일 없이 의지를 실현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

오로지 똑바로 나아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유키노시타 유키노.

 

두 명에 대해서 일찍이 앞과 뒤, 여신과 마녀로 비유한 나지만, 그 수법을 본다면, 유키노시타야말로 바른 길이며, 하루노 씨의 방식을 나쁜 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결과를 보면 하루노 씨 쪽이 현실에 입각해 있고, 자신의 봄을 구가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아니, 애초에 유키노시타가 아직도 그 본연의 자세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 기적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도망치는 것도 하지 않고, 자신이 올바르고 세계가 잘못됐다고 계속 말하는 건, 상상 이상으로 몸을 도려내는 행위다. 항상 외부의 적의에 노출되는 것도 물론이지만, 그것보다 무엇보다도, 역시 세계가 올바르며 자신이 잘못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최대의 적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거기서 접혀서, 단념하고, 타협을 해서 어른이 되겠지.

 

―――접혀 버리는 편이 행복하다고는 생각하는데. 접히고, 타협해서, 현실을 받아들여서...그러면, 약간은 나한테 가까워질 텐데.

 

하루노 씨와의 대화 한 구절. 그 때 그녀의 얼굴을 스쳐간 그림자.

그건, 혹시 자조, 같은 것이었을까.

주변 모두를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는 듯이 보이는 그녀에게도 또한, 현실에 굽히는 순간이 있었다는 것일까... 나한테는, 상상이 가지 않는데.

그 문화제에서, 그녀는 유키노시타의 마음을 꺾으러 왔는가. 그렇지 않으면―――

 

 

「히키가야, 자리가 빈 것 같아」

 

「어?」

 

 

히라츠카 선생님의 내 옷소매를 잡아당긴다. 나는 문득 정신이 들어, 살짝 잡힌 부분을 힐끔 보았다. 어, 뭐야 이 사람, 왜 토츠카처럼 깨우는 방법 하고 있는 거야? ...두근거렸잖아.

 

 

「왜 그래 멍하니 해선. 그렇게 빈속인가?」

 

「별로....라고 할까 빈속으로 멍하니 하고 있다니, 어떤 먹보 캐릭입니까.」

 


그런 동요가 드러나지 않게, 나는 쓴 웃음으로 속였다. 아무튼 나, 얼버무리는 건 정말 자신 있으니까.

 

 

잘게 썰려 수북하게 놓인 파에 두꺼운 차사오. 콩나물의 산을 밀어 헤쳐 보면, 물컹하고 허옇게 된 듯한 간장 베이스 스프와 거기에 듬뿍 담긴 우동일까 하고 착각할 정도의 태면.

 

※ 차사오 : 중국식의 돼지고기 구이

 

 

「.....나쁘진 않은데, 라고 할까 맛있지만... 이건 라면 맞죠?」

 

 

우선 라면의 삼보를 대충 만끽한 뒤,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감상을 말해보라고 들어서 그렇게 대답했다. 아니, 이거 우동 아닌 거야? 간장으로 색이 스며들어서 그런지, 면의 색깔도 좀 이상하다.

 

 

「히키가야로서는 맥 빠진 의견이군. 라면이라고 하고 있으니까 라면이겠지. 본질을 잃고 있는 건 아니고 말이야.」

 

「그거, 라면 얘기가 아니었으면 멋질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들이 안내된 곳은 운이 좋았던 것일까 나빴던 것일까 테이블석이었다. 평소처럼 혼자라면 카운터 직행이지만... 옆으로 줄지은 카운터가 나는 그렇게 싫지 않다. 누구와도 눈 마주치지 않아도 좋고. 가게 주인의 완고도를 재는데도 최적.

거기에,

 

 

「어때, 최근은?」

 

 

이런 식으로 말을 걸기 어려운 것도, 카운터석의 특권이었다.

...그리고 히라츠카 선생님, 말을 건넨 것에 비하면 시선은 라면으로 향한 채 그대로다. 추가로 변장용의 안경은 흐린다는 이유로 즉각 벗고 있었다...라고 할까, 성실하게 얼굴을 들어 버린 내가 바보 같잖아. 그렇게 라면을 좋아하면, 라면과 결혼하면 좋을 텐데. 아니, 라면가게와 결혼하면 좋을 텐데, 일까.

 

 

「....별로, 아무것도 없어요. 동아리에도 큰 의뢰는 오지 않고」

 

 

검호 라든가 하는 부끄러운 펜 네임의 손님에게서 스팸 메일을 받는다든지, 아무개 씨한테 연행되어 학생회의 장표 정리 따위라든지 되곤 했습니다만.

 

 

「흠, 그런가. 아무것도 없으니까 스스로 합숙이라는 건 너희들한테도 적극성이 생긴 것 같고 최상이다. 토론회의 자료 제작은 순조로울까?」

 

「글쎄요, 저건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 담당이니까」

 

 

추가로 나는 변변한 말을 하지 않으니까 라는 이유로 토론회에서의 발언이 금지되고 있었다. 그런 건 부탁받아도 안한다고요. 아마 클립보드라도 들게 해서 군데군데 붙어 있는 씰을 벗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 되려나. 와이드 쇼인가요.

 

 

「그렇군. 유이가하마가 봉사부 측 보고자를 담당한다고 듣고 있었는데」

 

「헤에, 그런가요.」

 

「너도 부원이겠지....」

 

 

지난주는 여러 가지로 바빴으니까. 토츠카에 관한 걸로 머리가 가득해서 듣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그래도 유이가하마가 보고자라... 원고의 한자 읽는 법 틀리지 않으면 좋을 텐데. 「답습」을 「후슈(토슈가 맞음)」라든가. 아마, 유키노시타의 교육적 배려겠지, 그 인선. 그런 것도 없는 나는 교육해도 소용이 없다는...포기해 버렸어?

 

 

「여하튼 유키노시타가 보조해 준다면 안심할 수 있다. 순조라고 하는 거다... 그에 반해서, 너는 심각한 표정인 것 같은데」

 

「.....평소에도 이렇잖아요.」

 

「후후, 그럴지도 몰라」

 

「아니, 거기는 보충해 주세요.....」

 

 

그렇게 나 심각한 표정인가요... 아무튼 들뜨지 않는 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들뜨지 않는다는 건 흥망성쇠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매우 안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안정수입이라든가 너무 행복한 단어잖아.

 

 

「동아리 관계가 아니라고 하면.... 공부라든지, 진로에 관해서일까?」

 

「그러니까.....아무것도 아니라고요」

 

 

그래. 아무것도 아니다. 별로 지금까지는, 문제라고 할 정도의 문제는 없다. 오히려, 문제가 있지 않은 걸까, 거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심각한 표정을 하는 이유겠지.

 

...다만, 예감이 들 뿐이다. 움찔움찔하며, 귀 깊숙한 곳에서 귀 울림이 나는 것처럼.

히라츠카 선생님은 내 대답에 흐응, 하며 납득했는지 하지 않은 건지, 잘 모를 맞장구를 친다. 그리고, 모르는 대로 생각해 줬는지, 어드바이스 같은 것을 줬다.

 

 

「아무튼, 스스로 문제를 마주본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혼자서는 해결되지 않는 것도 있는 거다. 정신론은 아니고, 현실적인 의미군. 네가 고민하고 있는 건, 그 종류일지도 몰라.」

 

「.....타인을 의지하는 게 좋다는 말입니까?」

 

「의지한다는 말의 어감이 좋지 않으면, 이용하는 것도 좋고 말이야」

 

「.....뭔가 더 나빠지지 않았나요?」

 

 

단번에 섬뜩한 말이 된 것 같습니다만. 드라이라고 할까 쿨이라고 할까.

 

 

「당당히 말할 정도로, 깨끗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교활한 너잖아. 몇 개정도 짐작은 있을 거다... 지금까지의 의뢰 중에서도, 너는 뭐라고 해도 여러 가지로 타인을 이용하고 있다.」

 

「하아, 저 그렇게 상사 재능 있었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일본 경제계에는 큰 타격이다.... 나 일하지 않으니까.

 

 

「그런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너의 경우, 좋은 역은 타인에게 주는데, 너 자신은 그렇지 않은 역만 맡고 있는 것 같게도 보이니까. 손해 보는 역만 맡으니까 기껏해야 평사원 정도겠지」

 

 

너무해, 평생 힐러라든가 혹사당해서 휙 던져지는 거 아닙니까. 싫어-. 뭐어 약간 올라간 정도의 중간 관리직도, 비참한 이미지 밖에 없겠지만. 이걸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은 2개, 사람이 거만해질 정도로 크게 되든지, 애초부터 일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나는 후자를 선택하겠어.

 

 

「.....적재적소에요. 좋은 역에는 속박이라든지 책임이라든지, 여러 가지 세트로 따라 오고. 시기라든지 비뚤어짐이라든지 험담이라든지 원한이라든가」

 

「네가 말하면 완전히 좋은 역이라 생각되지 않는 게 이상하다... 흠, 적재적소인가. 아무튼, 너다운 발상법이군. 하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은 뭔가 말을 시작하려다가, 그만둔다.

 

 

「......아니, 됐나. 나도 같은 내용으로 설교할 생각은 없기도 하고....아아, 먹고 있는 중간에 미안하다. 빨리 먹는 게 좋아. 면이 불겠어.」

 

「히라츠카 선생님도 전혀 드시지....어라?」

 

 

한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하지만, 눈을 비벼도 변함없고, 그건 현실 같다.

이상하네... 나와 조금 전까지 얘기하고 있었을 텐데, 왜 히라츠카 선생님의 라면 사발은 비워져 있는 거지? 면이나 재료는커녕, 스프마저도 다 없어진 뒤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이상한 듯한 표정인 나를 보고, 멍하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흠....? 너는 아직 쓸 수 없는 건가.... 이 기술을」

 

 

기술이라니 뭔가요. 대화하면서, 눈치 채지 못할 스피드로 라면을 몸에 넣는 비술에 관해서인가? 몇 년이나 라면에 집착하면 그런 거 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여전히 유감인 사람이었다. 아마 옷을 빌려 준 하루노 씨조차 예상할 수 없는 레벨로. 몇 번이나 말하지만, 역시 옷차림이 바뀌든지 않든지, 히라츠카 선생님은 히라츠카 선생님이었다는 것이다.

이 사람도 또, 캐릭성이 변함없다고나 할까. 아무튼 나, 변함없는 건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만...이 사람을 보고 있으면, 약간 생각이 흔들릴 때가 있군요.

 

 

          ×          ×          ×

 

 

「언니의 향기가 나요.」

 

「하.....?」

 

갑자기 그렇게 말을 내뱉은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내 반응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스으스으하며 주위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하고 있는 짓은 결코 품위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데도 천성의 품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유키노시타다. 눈을 가늘게 떠서, 길고 가느다란 코를 뾰족이 세워, 작은 소리로 스으스으하는 모습은, 거만한 고양이가 코를 울리는 모습을 닮고 있다.

 

 

「저, 저기... 유키노시타 씨?」

 

「입 다물어. 지금 집중 하고 있으니까」

 

 

그렇습니까... 아무래도 농담이 아니라 진심인 것 같다. 뭐어, 이 녀석 허언은 하지 않으니까, 아마 진심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월요일 방과 후, 봉사부실. 유이가하마는 아직 오고 있지 않은 것 같고, 나를 맞이해 준 사람은 문고본을 읽는 무언의 유키노시타 뿐이었다. 유이가하마가 와 있지 않은 이유는 모른다. 유키노시타는 언제나처럼, 필요이상으로 말을 걸지 말아주겠어? 라는 느낌의 오라를 휘두르고 있어, 나도 그것을 생각해서 말을 건네지 않았으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해도 말을 걸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얼마간 굳어진 기색인 내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를 끌어당겨서 대듯이 냄새의 탐구에 매진하고 있던 유키노시타였지만, 어느 방향을 향해 딱 멈췄다. 그리고, 가늘게 하고 있던 눈을 떠서 그 앞에 있는 대상을 가만히 응시한다.

...근데, 나?

 

 

「.........」

 

「어, 저기....」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나?

아니, 확실히 지난 주말 하루노 씨에게 연행됐을 때 교복인 채였지만... 교복도 옷장 안에 넣어뒀을 테지만...보통은 냄새로 눈치 채지 못하겠죠.

 

 

「히키가야 군...」

 

「뭐, 뭐야...」

 

 

유키노시타의 날카로운 시선이 꽂힌다. 이미 뭔가 시선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레벨. 이 녀석도 마안소유인가...라니 농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척...하며 한 걸음 유키노시타가 내게 접근한다.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려는 것을 참으면서, 꿀꺽 하고 침을 삼켜버렸다.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신중히.

당분간 서로가 노려본 것이 계속된 듯한 생각이 든다. 서로 노려보는 것보다는, 뱀과 마주친 개구리다. 바야흐로 히키가에루(두꺼비) 군이었다... 그럴듯한 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침묵하고 있던 유키노시타는 한 번 더 스-, 하며 코를 킁킁거리고 나서,

 

 

「...기분 탓이었을까나. 더듬을 수 없게 되어 버렸어요.」

 

 

라고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냄새는 너무나 엷어서, 공중으로 무산되어 버린 것 같다.

 

 

「그, 그런가...」

 

 

추궁에서 피해서 안심했던 것이 발각되지 않게, 짧게 대답한다. 라고 할까 원래, 별로 꺼림직한 일이 있는 것도, 그것이 비난받을 만한 이유도 없을 터인데...

 

 

「언니의 향기가 난 것 같았으니까 무슨 일인가 하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해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하지만 그렇게 뒤숭숭한 말을 중얼거리면서 자리로 돌아가는 유키노시타를 보는 한, 우선 큰일을 피했다는 느낌이었다. 무심코 한숨이 새어나온다.

 

 

「하아...너, 정말로 자신의 언니한테 서투르구나.」

 

「서투르다고? ...무슨 바보 같은 말을 하는 것일까 이 남자는. 인류 전반에 약한 생물에게, 내 서투름에 대해서 들을 이유는 없는 것이지만」

 

「날 인류에서 제외하지 말아주겠어? 나도 자신 있는 인간 정도 있어요, 토츠카라든지...라고 할까 너 나한테 폭언 내뱉지 않으면 얘기할 수 없는 거야? 폭언이 커뮤니케이션인 거야?」

 

「당신이 평소처럼 시시한 말을 하기 시작하니까요.」

 

 

위험해, 뭔가 다른 스위치를 눌러 버린 것 같았다.

 

 

「나는 별로, 언니를 싫어하고 있는 것도 서투른 것도 아니에요.」

 

 

유키노시타는 무연한 표정으로 말한다. 유이가하마 가라사대, 여자 말로는 거북한 사람도 싫은 사람도 동의어인 것 같았지만.

 

 

「...확실히 마음의 준비 없이 만나는 건 망설여지고, 그 일부러인 듯하게도 보이는 허물없는 태도가 비위에 거슬린 적이 있지만」

 

「...그게 서투르다는 거잖아」

 

 

오히려 싫기까지 하다. 아까 전의 행동으로 봐도, 마치 천적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안보였는데.

 

 

「입 다무세요,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어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를 때가 있고, 사람이 하려고 하는 일을 시시콜콜 방해하려고 하고...」

 

 

그러니까, 그건 싫은 게 아닌 건지... 그런 요소만 하나하나 예를 들고 있는데.

 

 

「...그런데도, 언니의 격이 다른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요.」

 

「............」

 

 

그렇게 말했을 때의 유키노시타는, 복잡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동경인가 외경심인가 질투인가. 그러나 어떤 것이든, 혐오와는 또 다른 감각. 아마, 유키노시타는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겠지. 약간 말이 안 되는 감이 있지만, 단순히 서투르다거나 혐오와는 다른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일찍이 하루노 씨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를 보면서, 유키노시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마 유키노시타가 가장, 언니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정면 밖에 본 적이 없는 메구리 선배나 뒷면 밖에 보고 있지 않은 나보다, 훨씬. 그거야 자매니까, 그만큼 많은 측면을 보고 있던 거겠지만.

 

...그래도, 가족 중에 저런 존재가 있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면 오싹해진다. 좀 더 하루노 씨가 소극적인 사람이었다면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존재감과 재능의 집합체 같은 인간이 옆에 있다고 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아마, 빨리 무너져 버리지 않을까...유키노시타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면.

 

언니에게 지지 않을 뿐인 재능과 노력과 철의 의지가 없다면.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도 또, 특별하겠지. 절대로 본인한테는 말하지 않지만. 말했다고 해도 받아들인다고도 생각되지 않고.

 

 

「...저것이 분명히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러니까, 이렇게 말하는 걸로 그친다. 그 뒤에 말을 계속할 수도 있었지만, 그건 이전에 벌써 말해버려서이다. 그 때는 소란 상태에서 해 버린 거라, 닿았는지는 모르지만, 같은 말을 끈질기게 하는 취미는 내게 없다.

유키노시타는 내 의도를 참작한 건 아니겠지만, 거기에 응한다.

 

 

「뭐, 그건 그러네... 나도 언니의 가치관을 높게 평가할 수는 있어도... 언니의 방식을 인정할 생각은 안 드는 걸」

 

「방식?」

 

 

―――손에 넣는 방식이, 다를 뿐.

 


바로 요전날, 히라츠카 선생님이 말하고 있었던 것을 떠올린다.

 

 

「예...결과는 어찌됐든 이군요. 저렇게, 사람을 부하같이 휘두르는 듯한 수단은...인정하고 싶지 않아.」

 

「...........」

 

 

유키노시타는 눈을 가늘게 뜨며 먼 곳을 바라본다. 그 앞의 누군가를, 바라보는 듯이.

하루노 씨의 방식...이라. 한 눈에 인간관계나 의식의 심연을 간파하는 듯한 분별력과 그것을 읽은 다음 고하는 한마디. 있는 것만으로 그 장소의 분위기를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좌우할 수 있는 그 존재감. 그건 그래서 훌륭하겠지 하지만, 유키노시타의 방식과는 호환될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부하로서 취급하는 이상, 하루노 씨는 거기에 필요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지 않다. 유키노시타가 말하는 듯한 성장 같은 건 바랄 수 없고, 어디까지나 이용해서, 밟아 부수는 것으로 목적을 달성 한다고 하는 수법.

 

문화제의 사가미가 좋은 예일 테지. 유키노시타의 프레셔에서 피할 구실을 주고 또 그 발언력을 이용해 유키노시타를 궁지로 몰아간 솜씨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말을 빼앗아 궁지에 빠뜨린다는 건 확실히 장기 같다. 아무튼 그런 자매한테 말려 들어간 사가미는, 어떤 의미로는 피해자였는지도 모른다. 동정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침묵하고 있자, 유키노시타가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뭐야」

 

「아니요...별로」

 

 

아니, 별로 그렇다는 건 아니잖아.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시선이었는데. 아, 하지만 내 하트에 상처 주는 계산을 가다듬고 있었다면 봐 줬으면 한다.

내 무언의 항의를 뿌리치듯이, 유키노시타는 화제를 바꾼다.

 

 

「그런 것보다... 당신 아까 전부터 상당히 언니에게 관심이 있는 듯이 보이는 것이지만...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하? 아니, 그런 생각은 아닌데... 네 언니 화제를 꺼낸 건 너잖아.」

 

「당신의 경우 거의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그 질리지도 않게 썩고 있는 눈이군요.」

 

「왜 다시 말하는 거야... 그 묘사 필요 없잖아.」

 

 

눈은 입을 대변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아무튼, 최근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하루노 씨만 계속 만났으니까... 싫어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숫자로 하면 관심도 마이너스에서, 제로정도의 변화라고는 생각하지만.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언니와 무슨 일인가 있었어?」

 

「아니, 전혀, 아무것도.」

 

 

의심의 여지가 생기지 않도록 즉답한다. 거기에 이건 사실이다. 어느 건에 관해서도, 하루노 씨와 내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단지 말려들어간 것만으로, 거기에는 적대도, 우정도, 대차 관계도 생기지는 않았으니까..., 금전의 대차는 하고 있었군. 뭐 그래도 그건 돌려줄 예정이고. 우선 노 카운트.

 

 

「...........」

 

 

유키노시타는 내 눈을 들여다봤지만, 이번에는 내 정직함이 전해졌을 것이다. 단념한 듯이 시선을 돌리고, 그 긴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특별히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예상대로 떠 봤을 뿐이었던 것 같다.

 

 

「그래...아무튼 언니가 당신 같은 것에 뭔가 장치해놨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지나친 생각일까.」

 

「믿어줄 수 있어서 영광이다.」

 

 

같은 거라니 그게 뭐야 라고는 감히 태클할 수 없는 형편으로.

 

 

「이 때니까 그 밖에도 뭔가 숨기고 있다면 말하는 편이 좋아요?」

 

「...전혀 믿지 않고 있군 나를....」

 

 

무슨 바보 같은 말을, 이라는 눈을 하면서 유키노시타는 나를 힐끗 흘기고.

 

 

「무슨 바보 같은 말을...」

 

「눈이 먼저 그렇게 말하고 있던 건 알고 있으니까, 재차 때리는 건 그만두세요...」

 

「당신에게는 전과가 있는 거예요?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전과?」

 

「예, 당신이 뭔가 생각하면 변변치 않은 일이 일어나는 걸... 독단으로 일을 끝내는 건 이제 허락하지 않아요.」

 

 

유키노시타가 뭐를 전과라고 말하는 건지는, 곧바로 알았다.

 

 

「...아니, 너의 허가라면 제대로 얻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때 유키노시타는 「당신에게 맡길게」라고 말했을 거다. 같은 부원인 유이가하마에게 쓴 소리를 듣는 건 아직 모를 일도 아니지만, 부장인 유키노시타는 허가를 낸 이상, 결과에 대해 책임이 있다. 불평 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네, 그 때는 허가를 해 버렸어. 반성하고 있어요, 당신 같은 것에 맡긴 내가 바보 같았다고...」

 

「반성하고 있는 녀석의 말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그러니까 이것은, 앞으로의 얘기에요.」

 

 

유키노시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도망가고 싶어질 정도로 날카롭고, 정면으로 바라보는 시선.

 

 

「한 번 더 분명히 말해요... 나는, 당신의 방식이 싫어.」

 

 

―――잘 설명할 수 없어서, 안타까운 것이지만...

 


한 달 전은, 그렇게 들었을 거다.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반 모르는 듯한 어조로. 감정만이 앞선 듯한, 그 눈동자로.

 

이제 그 눈동자에는, 미혹이 없다.

 

 

「약함을 긍정하는 것, 그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어.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성장하느니 말하는 건 도망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문화제에서, 나는 그것을 깨달았는 걸.」

 

 

지금의 자신을 부정해서, 안이한 상표를 붙여 대체를 「성장」으로 칭한 사가미 미나미. 혹은, 그건, 언니의 주박에 사로잡히고 있던 자신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지만 당신의 방식은, 거기에서부터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 아무것도 나아가지 않은 채, 애매하게 해 버려. 아무것도 바꾸려고 하지 않는... 언니의 방식과 같아요.」

 

「...전혀 다르잖아, 그건」

 

 

하루노 씨의 얘기를 하고 나서 유키노시타가 뭔가 나한테 말했던 건, 이 탓일까.

하지만 다르다, 그건 전혀 달라...그야말로 정상(底辺)의 방식과 최하의 방식이다. 거기에는 공간적인 거리처럼,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나에게는 같은 것이에요. 오히려 상태가 나쁜 걸로 보면, 당신 쪽이 성질이 나빠.」

 

「너무한 말이군...변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쪽이 효율이 좋잖아.」

 

 

같은 변명을, 그 때도 아까 전에도, 유이가하마에게 한 것을 생각해 낸다.

 

 

「효율이군요...당신은 그렇게, 언제나 자신을 버리는 말처럼 쓰고 있는 것일까」

 

「별로...그런 게 아니야.」

 

 

자기희생에 도취하고 있을 생각은 아니다. 그 밖에 싼 자원이 있다면 그것을 쓸 때까지다. 싼 우정이라든지, 싼 프라이드라면 가차 없이 버릴 수 있다...아마 그 다음 정도로 자신을, 싼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다지 주목받지도 않고, 기대도 되지 않는 나니까.

 

 

「...당신의 방식은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을지도 몰라. 실제로 당신은 누구나 구원해 온 것이고.」

 

「구원하다니 과장된 표현이야, 일개 고등학생이 쓸 표현이 아니잖아.」

 

 

나의 얼버무림에, 유키노시타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렇다면―――」

 

 

유키노시타는 한 번 살짝 숙여서, 말을 자른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연다.

 

 

「주위가 구원받아도, 그렇다면 당신이」

 

「얏하로-!」

 

「.............」

 

「.............」

 

「...........어라?」

 

 

유키노시타의 대사를 차단해, 분위기를 박살내듯이 등장한 그 녀석은... 역시라고나 할까 뭐라고 할까, 봉사부의 세 번째 사람인, 유이가하마였다.

 

 

「어라, 어라라?」

 

 

분위기 읽기에 능한 유이가하마는, 스스로 박살 낸 분위기를 재빨리 눈치 챘는지,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나와 유키노시타를 보며 비교한다. 분위기는 읽을 수 있어도 부숴버리는 녀석이라는 건 있지요.. 이 녀석도 그 종류인가. 아무튼, 나로서는 살아났지만.

 

 

「혹시, 나 또 뭔가 해버렸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와아와하고 부산떠는 유이가하마에게, 유키노시타는 그렇게 짧게 대꾸한다. 그리고 내 쪽으로 시선도 돌리지 않고, 문고본을 열어 거기에 눈을 떨어뜨린다.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은, 대체로 했다고 생각해요. 다음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가차 없이 잡을 테니까.」

 

 

그렇게 한 마디만, 내게 던진다...아무래도, 못을 박아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일전에도, 하루노 씨한테도 같은 안건으로 못을 박혔었나. 이제 나 책형 아니야? 혹은 표본 상자의 곤충이나 뭔가. 아니, 스스로 말했지만 벌레는 봐 줬으면 한다, 좋아하지 않으니까.

유이가하마는 그런 유키노시타의 모습을 살짝 봤으니까, 내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유키농한테 뭔가 했어?」라고도 말하고 싶은 듯한 눈이다... 자, 몰라. 라고도 말할까 내가 뭔가 당했다고 할 가능성은 생각해 주지 않네요...

내가 대답하지 않는 것을 불복으로 생각했는지, 유이가하마는 약간 발끈한 표정을 띄우고는 다시 유키노시타를 향한다. 그대로 종종걸음으로 접근해서. 유키노시타 옆에 의자를 두고 툭 하고 앉았다. 너...겁도 없는 거냐? 필시 기분이 나쁜 유키노시타 씨의 옆에 앉는다든가, 미친 짓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저기. 유키농, 잠깐 괜찮아?」

 

 

한층 더 무섭게도, 그런 유키노시타에게 말을 건네버리는 유이가하마. 진성 바보였나 이 녀석. 분위기 읽는 게 장점이었던 게 아닌 건가... 읽어라...이런 때야말로 그 스킬 발휘하세요...

하지만 의외였던 건 유키노시타의 반응이었다.

 

 

「무슨 일일까 유이가하마 양.」

 

 

유키노시타는, 그다지 기분이 상하지 않은 듯이 대답한다. 어라...화나지 않았네. 아까 전에는 대단히 기분 나쁜 것 같았었는데... 이 녀석은 꽤 원한을 질질 끄는 타입이다. 그 말은 지금의 유키노시타가 겉을 꾸미고 있다는 건가... 혹은, 아까 전의 유키노시타도 그만큼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는지, 둘 중의 하나라는 것이 된다.

유이가하마는 그 한 순간에, 유키노시타의 기분을 읽기라도 했을까.

 

 

「저기...크리스마스 파티 말인데」

 

「예」

 

「약간 준비 시작하는 게 늦어서, 생각하고 있던 가게, 벌써 차 버리고 있던 거예요-」

 

「아무튼... 당신의 착상에 의한 발안이었던 것이군요.」

 

 

잡지에 실린 듯한 크리스마스적인 가게라도 찾고 있었던 걸까. 오늘은 예약 전화라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튼 잡지에 실려 버렸던 단계에서 24일 자리는 곧바로 채워져 버린 걸까. 그런 가게는 리얼충들에게는 유아등 같은 것이다.

 

※ 유아등 :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작물 근처에 설치해 놓은 전등.

 

 

오, 그래도 장소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면... 혹시 중지라고 하는 가능성도?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거야? 조금 더 찾아보는 것일까?」

 

「응, 그래서 말인데」

 

 

유이가하마는 거기서 유키노시타의 눈을 가만히 응시해서는,

 

 

「파티는 유키농 집에서 하는 게 어떨까 생각해서」

 

「에... 우리 집?」

 

 

유키노시타는 무방비한 곳이 찔린듯한 표정이 됐다.

 

 

「응. 유키농 맨션에서 말야, 모두하고 과자 가지구 모여서 파티 하는 거야! 그리고 프레젠트 교환이라든지 해서...가게보다 유키농 집이 편하구.... 안될까?」

 

「그건...안 되는 건 아니지만...」

 

「에, 진짜로?」

 

「에.. 예」

 

 

약삭빠르다. 유이가하마 씨 약삭빨라. 그런 식으로 눈을 보고 유키노시타에게 간절히 부탁하면, 유키노시타가 굽히지 않을 리가 없다. 이번만은 고의로 한 거겠지... 만약 천연으로 하고 있다면, 벌써 무의식중에 행동패턴이 짜 넣어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 쪽이 무서워요.

 

 

「다행이야! 아, 그럼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필요하겠네! 사도 괜찮지만... 뭣하면 내가」

 

「아니, 그건 안 되잖아.」

 

 

무심코 대화에 참가하고 있지 않았는데 태클 해버렸다. 거의 반사적으로 말이 입에서 튀어 나왔다. 아마, 생명의 위기를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 그러네. 그건, 그만둬 줄 수 있을까」

 

 

유이가하마의 천연 마력에 유혹되고 있었던 건지, 한 발 늦게 유키노시타도 같은 반응을 보인다.

 

 

「너, 너무해...」

 

 

이렇게 해서, 크리스마스 파티의 협의가 시작된다. 라고는 해도 날 제외한 두 명이 마음대로 대화를 해 나갈 뿐이지만. 아무튼 나한테는 토츠카가 오는 것 정도밖에 희망이 없으니까. 특별히 나한테 해가 없는 한 마음대로 결정해도 좋아. 그렇게 생각해서, 가져온 문고본을 읽기로 했다.

그로부터 잠시 후.

 

 

「...죄송합니다, 잠시 전화를 받아요. 꺼두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아.」

 

 

유키노시타가 진동하는 핸드폰을 꺼낸다.

 

 

「아, 응」

 

 

유키노시타는 일어서면서 착신 상대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얼굴을, 희미하게 찡그린다. 그 표정은, 그녀가 뒤를 향해 버려서 잠깐밖에 안보였지만.

 

 

「....네」

 

 

그러나 그 음색도 또, 방금 전까지의 온화한 느낌과는 돌변해, 불쾌함이 섞인다.

 

 

「...또 그런 것일까? ...그러니까 모른다고 말했었지요.」

 

 

뭐야 이건, 데자뷰?

...아니, 데자뷰라고 할 만큼 짐작이 가는 일이 없는 건 아니다. 그건 바로 지난달의 기억이다.

 

 

「예 그래요...어쨌든, 내가 있는 곳에는 와 있지 않으니까...예, 그러면」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는다.

그 뒷모습에, 유이가하마는 조용히 얘기했다.

 

 

「유키농...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별로...아무것도 아니에요.」

 

 

유키노시타는 짧게, 그렇게만 대답했다.

 

 

「...응?」

 

 

그 때, 내 스마트폰도 포켓 안에서 작게 진동한다. 메일 착신이다.

왠지 어떤 예감이 들어, 나는 그것을 두 명에게서 숨기듯이 화면을 연다.

 

 

From : 유키노시타 하루노

Subject : 부탁한 건

Message :

이번 주 금요일, 방과 후, 역전으로 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