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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pixiv - tetsukugi 님의 번역허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④입니다. 10/9, 4페이지와 5페이지를 추가. 이것으로 ④는 마지막

 

4, 5페이지··· ⑤로 진행되기 위한 스텝이라고 했는데. 그리고 ⑥의 포석. 아무튼 어디까지나 이벤트적으로.

 

그렇다고 하는 것으로 ③→ novel/2871972 최초의① → novel/2837863

다음 회는 「⑤ 다시 ,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강습한다.」 → novel/292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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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누구나,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알고 있다.

 

 

다시 휴일 밤이 지나고, 우울한 월요일이 시작된다. 어쩐지 최근, 시간 지나가는 게 빠르지 않아? 킹 크림슨인가. 메이드 인 헤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내 기분 따위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 겨울 하늘은 푸르고 맑게 개여 있다. 창을 열면 오싹 하고 차가운 바깥 공기가 비집고 들어와, 난방으로 멍해진 머리를 약간 상쾌하게 해줬다.

창문을 그대로 두고, 나는 일인 소우자이 빵을 살며시 입으로 옮긴다.

 

점심시간, 특별동의 봉사부 부실.

 

왜 점심시간에 내가 이런 곳에 있는 건가 하면, 일단 부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의 봉사부 동기 합숙 신청 서류 작성이다. 유키노시타가 진심으로 내게 전력투구해 온다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문화제에서도 기록 잡무를 했겠지요, 그 요령으로 부탁해요.』

 

과거의 실적을 인용해 일을 척 넘긴다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일이 생기니까 일은 해도 좋을 게 없다는 거다.

다만, 나쁜 것뿐이라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해서 점심시간, 나는 거리낌 없이 밥을 먹을 장소를 일시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최근 추워져, 평소의 장소를 쓰기 어려워졌고. 아무튼, 어디까지나 신청서 작성 겸이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서 쓰고 싶다고 한 것을, 유키노시타도 시원스럽게 허가를 내줬다.

 

『그러네... 나도 히키가야 군의 사정은 알고 있으니까, 제대로 상냥하게 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겠지요...』

 

친절한 것 같은 대사로 들리지만, 그 중심에는 나를 불쌍하다고 여기는 평소의 야유다. 눈을 보고 있으면 안다. 또 약간 위에서 보는 시선인 것도 유키노시타 다운 듯했다.

아무튼 결과 오라이다. 이렇게 해서 한가롭게 밥도 먹을 수 있는 것이고.

...아니, 업무를 잊어버리면 안 돼. 지금은, 저거다, 먹으면서 문면을 생각해야 할 시간.

 

일단 봉사부 합숙이라고 하는 것으로, 뭔가 그거 같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건은 있었지만, 유키노시타와 히라츠카 선생님과 상담한 결과, 다른 학교의 자원봉사 활동 그룹과 약간의 토론회를 하게 된 듯한...이라도 분명히, 이쪽 동아리와 활동 취지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거기는 유키노시타가 제대로 설명해 줄 것이다. 저 편도 약간 각오 하는 게 좋다, 적당한 활동 보고라면 유키노시타에게 총공격을 받게 될 테니.

 

합숙은 2박 3일, 아까 전의 토론회가 하루만이고, 앞으로의 이틀은 자유행동인... 아니 합숙에 자유행동이라니, 이라고 태클 걸고 싶지만, 슬프게도 그걸 변명 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일이었다.

뭐어, 여행처의 자료관에서 선인에게 배우는 봉사 정신이 어떤 것 같다는 근거 부여를 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금년의 활동을 되돌다보는 반성회... 같은? 인솔은 히라츠카 선생님이니까 다소의 무리는 될지도 모르는데... 그 절차빼기에는 진심으로 화낼 테니까, 별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을 쓰는 건 위험해.

그런 것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우물우물 입을 움직이고 있으면, 똑똑 하고 문이 노크되었다.

 

「...........」

 

우선 무언으로 응한다. 아무튼 입속에 빵이 들어가 있으니 말할 수 없고, 이상한 종교인이라든지 수금하는 사람이면 열면 안 되기도 하고.

그러나 노크의 주인은 그런데도 시험 삼아 문을 당겨 보는 것 같았다. 그 행동은 대 적중으로, 활짝 문이 열린다.

 

「아.....?」

 

나타난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었다.

 

「야아, 히키타니 군」

 

「.....하야마?」

 

하야마 하야토. 이케맨 리얼충으로, 나로서는 가장 폭발 해 줬으면 하는 사람 오브 디 이어다. 올해도 슬슬 마지막이고, 수상 기념으로 폭발해 주지 않으려나.

 

「...무슨 용건이야, 지금은 영업시간 밖인데」

 

「미안,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물으면, 여기라고 말하셔서」

 

...드물게도, 아무래도 나를 찾은 것 같다. 아무튼 그래도, 클래스 카스트 최상위 인간이니까, 가장 밑바닥의 인간에게 말을 건넨다면 클래스 밖이 바람직하겠지. 일부러 수고했다, 그렇다면 말을 건네지 않으면 좋을 텐데.

 

「.......그래서 뭐야」

 

「아아.... 히키타니 군, 하루노 씨를 만났다고?」

 

「....만났지만」

 

싫은 추억을 되풀이하지 마. 라고 할까 뭐야, 왜 너도 알고 있는 거야?

 

「하루노 씨한테서 어제 전화가 왔어, 그래서 알았는데... 아니, 히키타니 군에게는 사과해 두려고 생각해서」

 

「.....뭐를?」

 

그것보다도 우선, 그 호칭을 우선 사과해야 마땅한 게 아닌 거야? 혹시 친밀감을 담고 있을 작정? 너희들이 그런 식으로 부르니까 클래스는 지금 히키타니가 유명인이다. 누구야 그 녀석.

 

「아니, 전에 하루노 씨와 만났을 때, 잠깐 얘기해 버려서... 수학여행에 관해. 여러 가지, 듣지 않은 건가 생각해서」

 

「아아......」

 

그러고 보니 하루노 씨, 수학여행 얘기는 하야마한테 들었던가.

 

「이라고 할까 그 사람은 너한테 어떻게 그 얘기 끌어낸 거예요. 너, 뭔가 약점이라도 잡힌 건가?」

 

그렇다면 꼭 가르쳐 줬으면 한다. 쓸 예정도 없지만, 패는 있는 것이 상책이고.

 

「아무튼 그런 것일까...」

 

나의 물음에, 하야마는 착실히 대답하지는 않았다... 반대로 신빙성을 띠게 되어 버렸습니다만. 아무튼 그래도 그러고 보니, 하루노 씨도 하야마는 남동생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었고, 얼마든지 가지고 놀 소재는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도 코마치한테 몇 가지 약점 잡히고 있었던가... 평생 머리를 못 들겠군요.

 

「...뭐어, 따로 신경 쓰지 마. 나도 결국 한층 더 조잘거리게 된 거고....」

 

「하하.... 그런 것 같네. 어제는 그 건으로, 전의 정보와 다르다고 혼났어.」

 

잘 보면 하야마의 디폴트, 이케맨 스마일에도 약간의 피로를 감지할 수 있다. 전화로 이만큼 체력을 빼앗아 가다니, 하루노 씨 진짜 장난 아니군.

 

「『하야토도 역시 하야토였네』... 라는 말 들어 버렸군.」

 

「...........」

 

아마, 수학여행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 한 건은, 아마 하야마에 있어서도 후회가 남는 사건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속박되고 있는지, 자신이 얼마나 믿음직스럽지 못한 발판에 얽매여 있는가를, 통감했을 거다. 『더・존』은 나의 스텔스 능력 같이,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는 상시 발동형이다. 그 인력은 자신에게도 미치는.... 그야말로, 자신을 바꾸지 않는 한은.

 

아무튼 그렇게는 말하지만, 결국 속박 없는 내게 적합한 안건이었을 뿐인 얘기다. 유이가하마가 마음껏 화나고 유키노시타에게 잔소리를 들은 것만으로 끝났으니까 최상일 거다. 너무나 싱거워서 다른 루트에 들어간 감도 있다... 아니, 혹시, 아직 끝나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방금 전 게 하루노 씨의 대사야... 「하야토『도』」라고 말한 것이 약간 마음에 걸린다. 누구와 세트로 취급 되었을까, 하야마는.

그 하루노 씨다, 나와 하야마 얘기에서 대부분을 간파해 버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그것을 소재로, 실컷 하야마를 주물럭거리기라도 했을 거다. 하야마가 내게 온 건, 사죄의 건 만이 아니고, 그것을 푸념할 상대가 나정도 밖에 없었기 때문인지도 몰라... 성가신 얘기다. 하루노 씨든, 하야마든.

하야마는 잠시 입다물고 있었지만, 갑자기 얼굴을 올려 무리하게 스마일을 만든다... 무리하게, 가 보인 장면에서, 데미지의 깊이를 느꼈다.

 

「아무튼, 그런 거니까... 미안했어.」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나도 상대가 아무리 리얼충이라고 해도, 이번 일에 대해서는 피해자끼리고. 약한 면을 지지고 볶을 정도로 쓰레기는 아닐 생각이다.

 

「그럼, 쉬고 있는데 방해 했네... 그러고 보니, 또 하루노 씨와 나간다고?」

 

「아-.... 예정이 맞으면」

 

아마,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할까 맞추지 않는다. 맞추고 싶지 않다.

 

「그런가... 아무튼, 조심해」

 

「뒤숭숭한 말투군.」

 

「하하... 그래도 하루노 씨 상대로 곤란하고 있으면 상담 해주세요. 아마... 어드바이스 정도라면 가능하니까」

 

그렇게, 손을 흔들면서 하야마는 휙 등을 돌렸다.

 

「....의지가 되는 말씀이군요.」

 

하야마가 부실에서 떠나는 것을 바라보면서, 나는 그렇게 중얼거린다. 아마, 의지할 일은 없겠지. 여전히 그 녀석은 좋은 녀석이었다.

 

... 그런데, 할 시간도 줄어버렸고, 약간은 일이라도 할까.

 

몇 분 뒤.

복도가 소란스럽다. 여기 특별동인데....

 

「.....잠깐.... 히나, 왜 이런 곳에 왔어 ! ?」

 

「하아하아.... 부후후... 이 근처에.... 이 근처에 방금 전, 하야하치의 향기가.....!」

 

「하아 ! ? 무-슨 말하고 있어.... 이라고 할까 의태하라고!」

 

「아얏」

 

...일에 집중시켜 주지 않겠어? 무서워서 펜 끝이 떨립니다만.

 

「아, 그래 크리파 하지 않아?」

 

유이가하마의 입에서 그런 수상쩍은 단어가 튀어 나온 건, 하야마와 오랜만에 입을 연 다음날의 방과 후였다.

 

「......하?」

 

「크리, 파? 크리... 밤나무? 유이가하마 양, 그건 나베파티와 같은 것일까. 그렇다고 하면... 조금 계절이 걸맞지 않은 게 아닐까?」

※ 栗=밤나무 → 발음이 쿠리입니다.

 

「? 계절에 안 맞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지금 밖에 없지 않아?」

 

「..........?」

 

여자 두 명은 얘기가 서로 맞물리지 않은 것 같고, 서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유키노시타.... 유이가하마는 아마, 크리스마스 파티에 대해 말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상황을 보기 힘들어서인지, 마침 부실에 와 있던 히라츠카 선생님이 도움을 준다.

 

왜 히라츠카 선생님이 있는 건가라고 하면, 내가 다 쓴 신청서류를 받으러 왔던 것이다. 일부러 취하러 와주다니 편집자 씨 친절하구나... 하는 김에 말하자면, 인솔자인 히라츠카 선생님을 포함 합숙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채우자고 하는 목적도 있다.

결코, 크리스마스 파티라는 들뜬 단어가 튀어나오는 여지는 없었을 것이지만...

유키노시타도 거기에 눈치챈 것 같고, 유이가하마에게 말한다.

 

「유이가하마 양, 당신이 말하는 것이 크리스마스 파티라고 하는 것은 알겠어요... 그래도 그건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이야기일까?」

 

「아니-, 합숙 얘기로 가득 올라 버려서 완전히 잊고 있었어-. 그러네-, 크리스마스네-, 팟-하고 놀지 않으면이죠! 아, 물론 힛키도야!」

 

아니, 그러니까 그렇지 않다고.

 

「내가 아직 서류 내는 도중에 인가....」

 

「음, 그렇군」

 

나의 군소리에 히라츠카 선생님이 반응해 주었다.

 

「....흠, 이것이라면 신청도 통과하겠지. 너로서는 착실한 문장을 썼지 않나.」

 

「그건 아무쪼록.... 칭찬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만」

 

히라츠카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내가 낸 서류에 사인을 한다. 「히라츠카」...흠, 이 인감, 언제까지 사용하게 될까....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들리도록 말해」

 

「아니요... 바로 오케이가 나와서 다행이네-, 해서....」

 

「......그런가? 그런데 처음 문장인가, 상당히 문자가 번지고 있는 듯하군....」

 

「......그건 묻지 말아 주지 않겠습니까. 약간 무서워... 동요해 버려서」

 

아무튼 이번 서류는, 내 주장이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 같은 대용품은 아니다. 지극히 사무적인 문서다. 내 창조적인 사고를 반영시킬 여지가 별로 없었던 거다.

 

그러나 이런 따분한 문장도, 마음속으로 여기저기에 「토츠카와」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가득해지니까 이상하다. 토츠카와 토론회.... 토츠카와 사적순례... 토츠카와 밤의 반성회..., 「밤의」를 넣으면 약간 배덕적인 기분조차 되는군. 그런 상태로 일도 진척되었다. 재미없는 일도 토츠카가 있으면 색채가 더해진다. 이름은 실체를 나타낸다는 건 일반적으로 명언이다.

 

「봐봐, 이걸루 합숙도 앞으로는 갈 뿐! 크리파 해요 유키농!」

 

「갈 뿐이라니... 하지만 토론회의 자료라든지.....」

 

「괜찮아 괜찮아, 합숙은 연초잖아? 아직 시간 있잖아!」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계획성의 조각도 없군... 거기에 너, 자료 제작이라든지 많이 서투르잖아. 바로 유키노시타라든지 나한테 울며 매달리겠지. 생각하지 않아도 안다... 너는 사가미인가.

그러나 사가미와는 달리, 유이가하마에는 가드가 무른 것에 정평이 있는 유키노시타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함락 하는 건 시간문제일 거다, 라고 생각한 순간,

 

「추가로.... 그 파티, 언제의 예정일까?」

 

「응? 24일일까 하구 생각하는데」

 

거기서, 유키노시타의 표정이 약간 흐려졌다.

 

「그래.... 23일로는, 안될까?」

 

「23일? 응-... 유미코들과 약속하고 있는 거예요... 하야토군, 24일은 사정이 나빠서」

 

또 하야마인가... 뭐야 그 녀석, 데이트 예정이라도 잡고 있는 건가. 아무튼 하야마를 빼놓고 그 무리는 모이지 않을 테고, 예정이 어긋나는 건 정말 당연하잖아. 그러나 결과적으로, 유이가하마의 24일을 비워 버렸다고 하는 죄는 무거워... 용서치 않아.

그러나 유키노시타도, 24일은 아무래도 지장이 있는 것 같다. 이 녀석도 대개 한가하다고 생각했지만.

유키노시타는 약간 주저하듯이 하고 나서, 툭하고 고했다.

 

「...유이가하마 양, 나, 겨울 방학에 접어들면 친가로 돌아갈 생각이었던 것이지만....」

 

「아......」

 

「.........」

 

올해 겨울 방학은 12월 25일부터다. 24일은 반공휴일에 수업도 끝나, 유이가하마는 베스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건, 유키노시타의 한마디로 무산됐다. 아무도, 왜냐고 묻는 사람은 없다.

...요전 날 이 부실에서, 하루노 씨가 떠날 때에 유키노시타에게 얘기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 낸다.

 

―――아니, 겨울 방학에는 집에 돌아올까-해서

 

...하루노 씨의 의향, 이라는 것도 아니겠지.

여름방학, 갑자기 나타나 유키노시타를 데리고 떠나 간 하루노 씨와 검은 하이어가 뇌리를 스친다. 그건 내게도 이해할 수 없는, 그리고,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유키노시타의 사정을 상징하고 있는 것과 같아서.

 

「응......그래. 미안 유키농. 나, 제멋대루 까불고 떠들거나 해 버려서.....」

 

「이쪽이야말로 죄송합니다... 권해 줬는데」

 

「으응, 괜찮아.」

 

유이가하마가, 손질하듯이 애매한 미소를 띠운다. 가능한 한,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로.

그녀도 또, 모르는 대로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친구가 안은,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사정」이라는 것을.

유이가하마의 얼굴은, 그런데도 희미하게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것을 친구에게는, 낌새를 눈치 채게 하지 않듯이. 그녀와 그녀 사이에 가로놓인 도랑을 신경 쓰지 않고, 친구를 격려하고 있는 것과 같이.

 

「..........」

 

그것을 보고,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잠시...잠시,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핸드폰을 꺼냈다.

후우, 하고 숨을 정돈하고 나서 재빠르게 버튼을 조작 해, 귀에 댄다. 10초 정도 지나, 상대에게 연결된 것 같다.

 

「.....나에요. 조금 예정이 생겼으니까, 24일에는 돌아갈 수 없어요.」

 

상대가 어떤 것을 말한다. 하지만, 유키노시타는 그것을 개의치 않은 듯이 반격한다.

 

「별로 뒤라도 문제없을 것, 어떻게든 하기 때문에... 그다지... 친구와 만나, 그러면」

 

그렇게- 일방적으로 강한 어조로 말하고는, 통화를 끝냈다.

다시 숨을 쉬고, 그리고, 유키노시타는 유이가하마에게 다시 향했다.

 

「유이가하마 양... 24일로 괜찮아요.」

 

그 말을 듣고, 유이가하마는 많이 놀란다.

 

「...유키농? 에... 좋은 거야?」

 

「괜찮다고 말했을 텐데. 우선순위의 문제에요... 집의 용무보다, 당신과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니까... 당신이 대답해 주지 않으면, 앞으로 무섭게 되는군요?」

 

그렇게, 짓궂은 장난처럼 웃고 있다. 그 미소는, 유키노시타에게는 드물게도, 누군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키농.....」

 

팟하고, 유이가하마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떠오른다. 그건 아까 전의 무리를 한 듯한 미소는 아니고, 유이가하마인 것 같은 솔직한 미소였다.

 

「저, 정말... 유키농도 참... 저, 고마워」

 

「........」

 

그것은 여름방학과는 약간 다른 전개.

유키노시타 안에서 뭔가가, 바뀌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언니와 대치한, 문화제 때부터.

나는 언뜻, 아까 전부터 혼자 골똘히 있는 사람 쪽을 되돌아본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그 시선을 눈치 채고는, 내게 가까이 와서 살짝 귀엣말 했다.

 

「...유키노시타는, 약간 하루노를 닮아왔다고 생각하지 않나?」

 

「...별로. 평소의 유키노시타죠, 저건」

 

의가 깊고, 대담하고, 일직선으로 무리를 통하려는 그 자세는, 평소의 유키노시타 유키노 그 자체다.

그래... 이건, 바뀐 것이 아니다.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을 뿐이다. 용서가 없어졌을 뿐인 이야기다. 누구든, 가족이라도.

...하루노 씨는, 아직 골칫거리 같지만.

 

「후후... 아무튼, 그럴지도 몰라. 천적한테서 장점을 흡수하는, 그것도 소년 만화의 왕도일까하고 생각했을 뿐... 자, 너도 얘기에 참가하면 어때?」

 

「싫어요... 저런 백합 공간에 뛰어들 만큼 저는 뻔뻔하지 않아서」

 

「그런 말 하지 마라... 무엇보다도, 저 편은 너를 놓아 둘 생각은 없는 것 같은데」

 

「아......?」

 

「자! 힛키!, 크리파 계획 세워요-!」

 

유이가하마가 나를 부른다. 벌써 완전히 아까 전 상태를 되찾은 것 같다.

그건 그걸로 좋은 일이겠지... 아니 그러니까, 어째서 날 마음대로 참가시키고 있는 거예요?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조금씩 연말연시 이벤트도 강제 참가, 내 겨울 방학 전부가 가하마색으로 염색되어 버릴 위험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겨울 방학이다, 그것만큼은 피하지 않으면 될 리가 없어. 나도 소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책이라든지 애니라든지 꽤 있는 거니까.

 

「아-... 유이가하마, 나는 그... 용무가」

 

「용무라면 없다고 코마치 짱이 말했어요. 그리고 사이 짱도 불렀으니까. 답장 대기에요!」

 

...마침내 일행에게 내 처우가 결정되어 버렸다. 나를 말려들게 하는 2점 세트 완전 제패다... 매너리즘화라고 말하지 말아 줬으면 한다, 유이가하마가 엄청 저질렀을 뿐인 얘기다.

라고 할까 코마치... 그 녀석 또 나를 싸구려로 매도하다니... 그런데 하루노 씨라든지 유이가하마라든지, 판매자는 누구라도 괜찮은데 너! 그렇게 팔아넘기고 싶은 건가 나를... 빗댄 말로 계속 옆에 붙어있어 줄까!

 

「...뭐, 즐기다 오게. 도를 지나치지 않는 정도로」

 

탁 하며 내 어깨를 두드리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떠나간다.

그 차고 싶은 등 뒤에, 약간 짜증이 나서, 나는 정중하게 보답해 두기로 했다.

 

「아-... 히라츠카 선생님도 어떻습니까? 24일, 이브『라면』 비어 있겠지요?」

 

「쿠핫...」

 

오, 효과있어 효과있어. 그런데 적중이었나... 그런 호들갑스러운 반응이라니... 아, 위험, 약간, 아니 꽤 화내고 있다. 여기 온다, 오지 말라고, 오, 오지 마세요. 미, 미안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충동적이었던 거라서... 누군가 정말 받아 주세요! 지금 당장 받아 주지 않으면 내가 꽤나 곤란한 상황에...

 

          ×          ×          ×

 

그리고, 히라츠카 선생님을 화나게 한 결과가 이거다.

 

「왜 나는 이런 곳에 있을까....」

 

「미안해-, 너도 바빴지?」

 

「아, 아니요... 뭐, 한가했으니까요.」

 

사실은 항의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것이겠지만, 이 사람의 온화한 사과를 받으면, 어떻게도 그 기분으로는 될 수 없었다.

학생회장... 아니, 전 학생회장 시로마와리 메구리 선배는, 파일 다발을 가지고 내 쪽으로 걸어온다... 어, 그거 혹시 추가 일은 아니겠지요....

히라츠카 선생님의 분노를 산 다음 날, 방과 후의 학생회실... 아니 정말, 왜 나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별로 봉사부에 있기 어려워져서 도망쳐 온 게 아니에요. 있기 힘들다 라고 한다면 벌써 머무르는 게 괴롭군. 마음 편안해지는 장소는 우리 집 정도다.

날이 지나도 화가 다스려지지 않는 히라츠카 선생님에게는,

 

『일이다.... 히키가야』

 

하고 유무를 말하게 하지 않는 어조로 전해 들었을 뿐. 그대로 질질 여기까지 끌려 와 버렸다. 일 내용조차 가르쳐 주지 않다니 확실히 블랙.

그리고, 갑자기 부원의 납치에, 우리들의 봉사부 부장은 무슨 말을 한 것인가 하면,

 

『알겠습니다... 얼마든지 빌려 드립니다. 돌려주지 않아도 사양이니까. 심심풀이로 써 주세요.』

 

이것이 파견 노동의 실태다. 상사도 나를 지켜 주지 않는다. 부하라고 할까, 까딱하면 사람이라고조차 생각하지 않겠네요.

 

「그럼 이것도 부탁해」

 

메구리 선배는, 가지고 있던 파일을 텅 하고 책상에 둔다. 눈을 딴 데로 돌려도, 텅 하는 소리로 벌써 그 양이 추측 가능해지는... 이것도 문실의 기록 잡무로 길러진 사축(회사의 가축)스킬 중의 하나였다.

 

그래, 기록 잡무. 내게 밥통이 돌아 온 이유라고 하면, 또 다시 그것이었다. 일에서 일로 계속되는 무한루프. 마지막이 없는 것이 마지막... 일은 내 쪽으로 오는구나 아아-앗!

 

확실히는 모르지만, 메구리 선배에게 일을 넘겨받은 현 학생회장이, 연말 자료정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취임해서 아직 한 달이고, 익숙해지지 않는 것도 있을까. 익숙해지지 않으면 자료 정리 따위 겨울방학 끝나고 난 뒤로 돌려라... 뭐, 학생 총회라든지 후기 결산이라든지 여러 가지로 바쁠지도 모르지만.

거기서 메구리 선배가 도우러 달려온 것 같지만... 문화제의 기록에 대해 몇 가지 정리되지 않는 점이 있던 것 같아, 곤란해 하고 있었던 것을 히라츠카 선생님이 언뜻 들어서, 언제나 한가한 문실에 개근이었던 내가 연행되어 현재에 이른다. 흐르는 듯한 전개에, 불평 하나라도 끼얹고 싶어진다.

 

「그래도 많이 도움 됐어요-.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역시 진행되네-」

 

메구리 선배는 내 근처에 앉아, 달그락 달그락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말한다. 그녀는 그녀대로, 다른 행사에 관계된 기록 정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문면의 분위기로 보아, 아마 체육제 근처일 거다. 외형과 달리 일은 스피디하고 정중하다. 그런 면은 솔직히 호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습니까...아, 시계열이 빠져있군, 여기...」

 

내 일은 완벽했을 터지만, 어딘가의 의욕 없는 동료가 꽤 적당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아무튼 이건 언제의 것인지도 모르겠군... 나는 매일 출석했었으니까 기억하고 있지만. 성실한 인간이 손해 본다는 것이 사축생도의 룰이다. 법전의 한 곳에 열거해도 괜찮지 않은 걸까.

 

「유키노시타 씨는 잘 지내?」

 

작업을 계속하면서 메구리 선배가 물어온다. 업무 도중에도 부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꾀하려고 하는 면이, 상사의 귀감 같은 존재다... 상사가 아니지만. 덧붙여서 나의 상사는 귀신인데. 두드려 늘린다고 하는 것보다는 두드려 잡고 있는 느낌의 교육 방침.

 

「뭐어... 여전히, 군요.」

 

「그래-. 문화제든 체육제든, 유키노시타 씨한테는 정말로 신세를 졌으니까요-... 그리고, 너한테도.」

 

「하아.... 아무쪼록」

 

메구리 선배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꽤나 쓰기 어려운 후배였음이 틀림없다. 조용히 일을 하고 있나 생각하면 갑자기 분위기를 마구 흐트러뜨리는 쓰레기 발언을 시작하고... 그런 나에게도 인사를 해 주는 근처, 역시 메구리 선배는 그릇이 크겠지. 그리고 이마도 넓다. 여자는 좋겠다, 이마가 넓어도 귀엽다는 말 듣고...

 

「아, 그러고 보니 전에 하루 선배를 만났어.」

 

「....전에?」

 

「그래그래. 언제였을까-... 지난달의 반 지나고 정도일까?」

 

아아... 하루노 씨 학생회에도 놀러 오고 있었나. 아무튼 그렇게 올 것도 없겠지, 관계있는 장소는 대충 돌았을 거다... 그 사람의 경우, 교내행각해서 돌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지만. 발이 넓은 걸.

 

「응, 여러 군데 돌았다고 말했어요. 이런 시기에 무슨 일일까 하고 생각했는데... 응, 평소의 하루 선배였어.」

 

「그렇습니까...」

 

대화가 중단된다. 달그락 달그락 하고, 키보드 소리만이 잠시 학생회실에 울린다.

학생회실은 한산기인가, 임원이 몇 명 정도 있을 뿐이다. 안 쪽에서 필사적으로 자료 다발을 뒤지고 있는 성실한 듯한 여자가 아마 현 학생회장이겠지. 나도 투표했을 테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저.....」

 

「응?」

 

내가 흘린 소리에, 메구리 선배가 반응한다.

 

「아니... 3학년 때의 유키노시타 씨는, 어땠던 건가 해서」

 

침묵에는 익숙해지고 있을 생각이지만, 그런 잡담을 나는 왜일까 꺼내 버리고 말았다. 거대한 의사의 작용에 의한 것일지도 모르는데... 약간 정도, 그 사람에게 흥미를 느껴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 어두운 미소 한 순간에, 내면이 비쳐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3학년 때에... 응, 그러네. 나도 문실이 시작되고 나서 알게 됐는데....」

 

페이스를 떨어뜨리는 일 없이, 메구리 선배는 문서에 몰두하면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지금과 다름없이... 상냥하고, 굉장히 바른 사람이었을까」

 

「...........」

 

그 프레이즈는,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었던 것.

나에게는, 그 형용이 어울리는 사람은 그 밖에도 있었을 것이었다.

 

「2학년 때, 하루 선배가 실행 위원장이었던 건 알고 있지요?」

 

그야말로 메구리 선배한테 들었던 적이 있다. 나는 수긍했다. 확실히, 과거 최대의 동원수를 내쫓아 버렸다고 하는 전설 첨부로.

 

「그래그래. 그러니까 대단한 수완가인 건 소문으로 듣고 있었어. 그러니까 유지의 밴드 해보고 싶다고 문실에 왔을 때는, 조금 긴장했어...」

 

나 유지통제하는 보조 하고 있었는데, 메구리 선배는 말한다.

 

「전혀 사람이 모이지 않아서, 나 굉장히 곤란해하고 있었어. 하루 선배는 그런 나한테 이렇게 말해 줬어. 『메구리 짱 괜찮아, 나한테 맡기세요.』라고」

 

「.........」

 

「그러자 대단했어요. 하루 선배가 참가하기로 하고 나서, 유지의 참가도 자꾸자꾸 증가해서... 하루 씨가 여러 가지로 주선해 줬던 거야.」

 

전년의 연줄도 있었을 거다, 걸어 다니는 카리스마인 사람이니까... 아니, 카리스마는 보통 걸어 다닐까. 말해보고 싶었던 것 뿐.

 

「그 뒤에도, 몇 번인가 올 때마다 도와 줘서. 작년이 너무 큰 반동인지도 모르겠지만, 문실도 처음에 별로 잘 돌아가고 있지 않았었군요. 모두 클래스로 가버리거나 해서... 그것도 하루 선배의 한 마디로, 모두 곧장 돌아와 줬어.」

 

전의 결과가 너무나도 특출나면 모티베이션이 하락하는 건, 왠지 모르게 알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해 버리면, 인간 어디까지나 대충 하고 싶어지는 거다. 이것은 이것대로 하나의 길이다라든가 지껄이면서, 얼마든지 있는 도망칠 길로 달리기 시작한다.

 

「『문화제 실행 위원인 사람이 클래스에 얼굴을 내밀어서 지각이라니 무슨 짓이냐!』라는 느낌의 얘기를. 내내 미소였지만, 정말 무서웠어.」

 

그건 무섭다.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나라도, 마침 거기 있었으면 지려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공포의 사용법이라는 것을, 하루노 씨는 당시부터 몸에 익히고 있었을 테고. 장래가 두렵군... 지금도 아직 끝이 안 보이는 게 더욱 무섭다.

그래도, 거기까지 하루노 씨가 후진에 대해, 이것저것 보살펴 준 건 왜일까.

 

「나도 신경 쓰여서, 물어 본 적 있었어. 그러니까 웃으면서, 『책임은 끝까지 완수하지 않으면이라고, 나는 새는 뒤를 어지르지 않는다라고 말하겠지요?』라며...나, 그래서 생각했어.」

 

※ 나는 새는 뒤를 어지르지 않는다. : 떠날 때에는 뒤처리를 깨끗이 하라는 뜻.

 

 

이 사람은, 상냥하고, 똑바르다고.

 

「..........」

 

메구리 선배가 말한 내용을 머릿속으로 되새겨 본다.

전설을 세운 문화제 실행 위원장. 다음 해, 기울어 가는 문화제를 뒤에서 지탱한 참견하기 좋아하는 선배. 메구리 선배가, 동경한 존재. 학생회 임원이면서도 교칙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패션에 신경 쓰고 있는 것은, 화려한 하루노 씨의 영향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퍼스트 컨택트로 그 사람의 본질을 간파해 버린 사안소유인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본연의 자세에 위화감을 느껴 버린다. 그 배후에 있는 의미를 읽어내려고 한다. 그런 것이 있는지 모름에도 불구하고서, 다.

 

자신의 탓으로 다음 해의 문실이 필요이상으로 낙담하는 것을 막고 싶었다고, 메구리 선배를 회유 해 자신의 부하로 넣어 두고 싶었다고... 자신의 뒤를 쫓아, 여동생이 머지않아 문실과 관련되는 일까지 예상해? ....어처구니 없다, 과연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는 것보다 생각하고 싶지 않아... 자신의 쓰레기 같은 면에 약간 싫증이 나니까.

 

「그러니까, 올해 문화제의 하루 선배는, 조금 이상했을지도....」

 

갑자기 메구리 선배의 목소리 톤이 내려갔다.

 

「.....이상?」

 

「응... 사가미 씨가 클래스에도 출석률이 괜찮다고 제안하고 있었겠지요? 그 뒤, 문실도 이상하게 되어 버려서... 나 그 때 약간 기대해 버렸어, 하루 선배가 또 뭔가 해주는 건가 해서...하지만」

 

「.........」

 

역시, 이 사람도 눈치 채고 있었던 건가. 시로마와리는, 하루노 씨를 단지 그저 신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바른 부분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겠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심성이 온화하다고 학생회장 같은 것으로는 될 수 없다... 마음이 온화한 건 학생회장의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물론, 별로 후배가 하는 일에 말참견을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그랬고」

 

...단지, 거기까지가 한계인 거겠지. 하루노 씨의 정면만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는. 유키노시타와의 불화를, 본 적이 없는 것이라면... 그것을 책할 수는 없다.

사람을 모을 수가 있는 하루노 씨라면, 반대로 사람을 해체시키는 것 또한 할 수 있다. 그 한순간에 사가미의 마음을 장악해 보인 건 확실히 훌륭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 결과, 유키노시타의 눈앞에, 일찍이 하루노 씨가 직면한 문실이 모습을 나타내 버렸다... 마치, 유키노시타가 그것을 어떻게 타개할까, 시험하는 듯이.

 

「그러니까, 너의 그 발언으로 문실이 기능하게 돼서, 꽤 안심했어요... 말하고 있는 내용은 꽤 최악이었지만」

 

「에? 아....」

 

갑자기 내게 비난의 화살이 향해져, 목소리가 막힌다.

메구리 선배는 웃어도 좋을지 어떨지 한, 애매한 얼굴로 내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 표정으로 봐서는, 그녀가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

 

「저건... 어느 쪽 이었을까나? 그 때, 너는」

 

「그 때는... 저도 초조해 하고 있어서」

 

죄송합니다하고 기선을 제압하듯이, 아무쪼록아무쪼록 사과한다. 그리고, 사실만을 단적으로 고했다.

초조해하고 있던 건 사실이다. 그 일에...그, 상황에.

 

「...그래」

 

나의 사죄를 받아 줬는지 어떤지, 메구리 선배는 이번은 언제나처럼,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마침 그 때, 차임이 울린다. 완전 하교 신호다. 아니 약간 늦어요, 메구리 선배의 질문 즈음에서 울어 줬다면 사과하지 않아도 됐는데.

주위 임원들도, 각각 정리에 들어간 것 같았다. 나도 진행된 곳까지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PC 전원을 끈다.

 

「어느 정도 진행 됐을까나? 끝날 것 같아?」

 

「그러네요... 뭐, 내일이면 끝나겠죠.」

 

아무래도 잘못된 기술이 많은 건, 같은 문책에 의한 게 많은 듯 했다. 즉, 그 바보의 기록만 뽑아내서 체크해 나가면, 십분 족하다.

 

「그럼 미안하지만, 내일도 잘 부탁해」

 

그렇게 말하고 메구리 선배는 떠나간다. 현 학생회장의 어깨를 상냥하게 두드리고, 학생회실의 문을 열고 나간다. 같이 돌아가자 라든가 말해주는 것을 약간 기대하고 있던 건 비밀이다. 아니, 전혀 외롭지 않은데.

 

...그렇지만 이상하군. 나에게는 메구리 선배가 말하는 하루노 씨 쪽이 의외였고, 메구리 선배에게는 하루노 씨의 올해 행동이 의외였던 것이다. 재차 그 사람의 이면성이라고 할까, 다면성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여신과 야차의 얼굴을 구사하는 하루노 씨... 내가 간파한 본질 같은 건, 어디까지나 그녀의 일부에 지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본질을 본 것만으로 알 만큼, 내 눈의 성능은 좋지 않다. 좀 더 말하면 썩고 있는 것 같으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최근 어떻게도 하루노 씨의 기색이 내 생활권을 침범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하루노 씨 입장에서는, 유키노시타한테 가까워지고 있을 뿐이겠지만... 별로 그 복잡괴기한 캐릭터 생각에 휩싸이고 싶지 않아. 잠깐 사고에 취해버릴 듯한 기분이었다.

 

역시, 다음의 프레젠트 찾기는 혼자 가도록 하자고 나는 결의를 새롭게 다진다. 응, 토츠카로 휴일 채워 버리자. 용기를 내서, 메일로 확인해 보자. 이것으로 주말의 다른 한쪽은 채워지는군. 나머지는 누구로 할까... 이 경우, 자이모쿠자라도 좋은가... 막다른 길에 몰린 인간이 할 말인가 라고는 생각하는데.

 

          ×          ×          ×

 

「히키가야, 수고했군」

 

학생회 출장 이틀째가 끝나, 그것을 직원실에 보고하러 가자, 히라츠카 선생님은 대단히 기분 좋은 듯이 나를 맞아 줬다. 겨우 풀렸나... 아이인가요.

 

「어때?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 좋은 기분이겠지.」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까, 그건」

 

그럴 리가 없잖아. 일에 대한 의욕이 더욱 더 감퇴했어요.

...그래도 뭐, 『많이 도움 받았어요-, 고마워』라며 기쁜 듯이 온화한 미소를 향해 준 메구리 선배에게는, 꽤 치유 받았던 것도 확실하다. 아마 학생회 남자는, 그 미소를 보고 싶어서 분발했을 거라고도 생각해 버린다...아무튼 그런 말을 하면, 눈앞의 이 사람의 기세를 올릴 뿐이니까 말하지 않지만.

 

「이번 건도, 학생회장의 보조라고 하는 의미에서는 봉사 부 활동에 포함해도 좋을 것이겠지. 좋아 히키가야, 보수로 너에게 1포인트 증정하지.」

 

「와-아 기쁘네-....」

 

뭐야 그 보수. 눈물이 나온다. 라고 할까 아직 그 포인트 제도 남았었군요... 이제 질려서 잊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라고 할까 지금 나나 유키노시타, 몇 포인트 가지고 있는 거지. 제대로 메모하고 있는 거겠죠?

 

「무으, 왠지 불만스럽군?」

 

「아니요, 별로.... 그것보다 이제 돌아가도 되겠습니까.」

 

「동아리에는 얼굴 내밀고 가지 않는 것인가?」

 

「오늘은 결석하는 걸로 하고 와서」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유이가하마에게는 메일 해 뒀다. 어제의 단계에서 대체로 목표는 보이고 있었지만, 거기는 말하지 않고 두는 것이 현명할 거라고 판단했다. 과연 방과 후를 겸할 수 없는 일을 겸하면서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원기는 없어.

 

「흠... 뭐 그다지 응석 부리게 하는 건 좋지 않겠지만, 너도 피곤한 듯하니. 돌아가서 쉬어라. 내일은 쉬지 않고 나오도록」

 

「....알겠습니다.」

 

으-응, 이거라면 오늘 동아리에 간 것으로 해서 내일 쉬는 편이 좋을까...그래도 오늘 가면 「그런가, 그렇게 동아리를 좋아하는가.」라든지 들어 결국 내일도 휴일이 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직원실을 뒤로 한다.

 

그리고,

 

「히키가야」

 

뒤에서 뒤쫓아 온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불려서 멈췄다.

 

「무슨 일이라도」

 

「아니... 아까 전의, 보수의 건이지만. 어쩐지 불만이었던 것 같고, 이 상황에서는 좀 더 분발하려고 생각해서」

 

「하아」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2포인트 증정이라든지 말하기 시작하는 건 아니겠지. 저런 거 1포인트든 2포인트든 나한테 있어서는 같은 거지만. 요기도 되지 않아.

 

「라면」

 

히라츠카 선생님은 당돌하게 그 단어를 꺼냈다.

 

「네?」

 

「라면, 먹으러 가지 않겠는가?」

 

히라츠카 선생님은 싱긋 웃고는, 백의에 말아서 꽂아둔 잡지를 꺼낸다. 위험해, 잡지를 다루는 방식이 완전히 아저씨지만.

 

「아니, 일전에 오픈한 이 가게, 꽤 맛있다고 해서. 맛이 진한 고기에 우동 같은 태면이라던가, 꽤나 한 잔 걸치고 싶다라나.... 넷에서 조사했는데 이것이 의외로 좋다고 하는 것 같다. 상당한 볼륨감이지만, 너나 나처럼 젊은 동안이라면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말이지. 역에서도 가깝고 그렇다면....」

 

「자, 잠깐 기다려 주세요.」

 

눈을 빛내며 숨을 난폭하게 내 쉬는 히라츠카 선생님을 워워 안정시킨다.

라고 할까 지금 이 사람, 그런 식으로 자신을 나와 함께 포장해 「젊다」라고 말하고 있었군...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태연하지만 절대로 확신 범. 그렇지만 무서워서 지적할 수 없다.

 

「뭐야 히키가야」

 

「아니, 저, 그건, 지금부터입니까?」

 

「지금부터는 무리군. 일도 있고...뭐야, 너도 기대하고 있는 건가?」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후후후, 그렇겠지그렇겠지」

 

듣고 있지 않군, 이 사람. 내 주위에는 내가 말하는 걸 들어주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별로 시키는 대로 한다고는 말하진 않지만, 얘기 정도 들어줘도 상관없잖아. 나도 인간인 걸.

 

「그렇군... 그럼 다음 주말 중에 어느 쪽인가로 어때?」

 

「주말 입니까...」

 

거기서, 문득 눈치 챈다.

주말의 예정... 토츠카의 어포인트먼트가 잡히면 물론 그건 고정이지만, 그런데도 남아 버리는 나머지 하루. 자이모쿠자와 노는 정도라면, 히라츠카 선생님과 라면 먹으러 가는 쪽이 차라리 좋지 않나, 하고.

그렇다면, 여기는 올라타 두는 것이 현명하다.

 

「좋습니다... 갈까요.」

 

「.......헤?」

 

나의 대답에, 히라츠카 선생님은 이상한 듯한 얼굴을 했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이상해꽃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이상해꽃도 메가진화 하는 것 같다... 시간의 흐름은 이상하네.

 

「이상한 점이라도?」

 

「아니...저기, 네가 그렇게 쉽게 승낙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서...하하, 뭐라고 할까...」

 

마지막 부분이 별로 흐릿흐릿해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머뭇머뭇거리며 얘기하면, 왠지 내 쪽도 부끄러워진다.

 

「그... 나 같은 것과 가서, 정말로 좋은 건가?」

 

「어? 아무튼, 좋지 않겠습니까. 라면 먹으러 갈 뿐이고....」

 

「그, 그런가....」

 

히라츠카 선생님은 처음의 기세는 어디로 갔는지, 완전히 얼굴을 숙여 버렸다. 입가가, 우물쭈물하고 움직이고 있다.

...뭔가 나, 이상한 플래그를 꽂아버린 것 같은데....

내 본능이, 어디선가 경종을 울리고 있다. 마침내 나, 미래시에 눈을 떠버린 건가. 이건 매래의 나로부터의 경고인 것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이쪽은 우선 도망치는 것으로 좁혀진다.

 

「아, 그, 그래도, 역시 어떨까요. 교사와 학생이 개인적으로 밥 먹으러 간다고 해도, 지금 시대에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하고...」

 

「괜찮다, 변장해서 가니까」

 

엄청나게 비장한 표정으로, 히라츠카 선생님은 나의 저자세를 일도양단한다.

 

「변장이라니... 불륜 커플도 아니잖습니까....」


「뭣, 무슨 바보 같은 말을 해! 커플은 무슨 그런... 아직....」

 

어디에 혹해서 달라붙는 거야 이 사람.... 그러니까 그렇게 얼굴을 붉히지 말아 주세요...

 

「응, 응응...어, 어쨌든이다. 그렇게 딱딱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봐, 일전에도 문화제 뒤에 같이 연회하러 갔겠지. 그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그다지 문제는 아니다.」

 

「그, 그런 건가요.」

 

「그, 그렇다... 라면 동호회로서, 가끔 씩은 의견교환 하고 싶고」

 

「뭐어... 그런 거라면」

 

결국, 나는 도망칠 수 없었다. 원래부터 「도망친다」 커맨드가 없었다고 할 가능성도 있다. 저거다, 이벤트 배틀 때라든지에, 선택사항에 「도망친다」가 없어지는 경우 있겠지? 저건. 히라츠카 선생님은 보스 캐릭터급의 취급이라는 것으로.

 

히라츠카 선생님은 만족스럽게 수긍했다.

 

「그럼, 주말에 예정이 비는 날이 정해지면 연락 줘. 후후... 기대하고 있어요.」

 

기분 좋은 듯이 경쾌하게 걸으며 직원실로 돌아가는 히라츠카 선생님을 바라보면서, 또 성급한 짓을 했는가 하고, 잠시 마음이 무거워지는 나였다.

 

          ×          ×          ×

 

다만, 그런 기분도 이제 와서는 아득히 저 멀리 날려 버렸군!

 

「후...후후후...후히...해냈다, 해냈어 코마치....」

 

「오, 오빠가 평소보다 기분 나빠...가,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말하면서, 코마치는 흠칫흠칫하면서 내 쪽으로 온다. 평소라면, 친동생에게 기분 나쁘다는 말을 들어버리면 그 나름대로 처지는 나지만, 지금의 내게 효과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데, 왜 그래 오빠... 익숙해지지 않은 미소 짓고 있으니까, 약간 경련하고 있어요.」

 

과연 구각근이 퇴화할 만큼 움직이지 않는 건 아닐 테지만... 하지만, 지나친 미소에 근육이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은 있었다.

히라츠카 선생님과 헤어진 뒤, 집에 돌아온 나는 지금, 행복의 절정에 있었던 것이다. 어쩌지, 이제 더 이상 좋은 일 일어나지 않는 거 아냐? 그건 그거대로 무섭다... 아무튼, 미래의 불안보다 지금의 행복이군요!

 

「코마치... 내가 왜 이 정도까지 기쁜 듯한지 알고 싶어? 알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할까나... 뭐, 좋겠지.... 지금의 나는 기분이 좋다....」

 

「우와아, 귀찮아」

 

「잠자코 있어라...훗, 괄목했다고! 너의 오빠는 여기까지 진보했다고!」

 

그리고 나는, 팟 하며 코마치의 눈앞에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세웠다.

코마치가 그것을 들여다본다.

 

「......? 그러니까, 뭔데뭔데....」

 

 

From : 토츠카 사이카

Title : Re : 놀러 가지 않겠습니까 ? ? (^^)/

Message :

응, 괜찮아요.

토요일에 괜찮을까?

 

>>원래 메시지

 

오늘도 테니스부 수고 하셨습니다. 부장인 걸, 힘내!! (^^)! 추가로 나는 오늘 학생회의 도움을 하고 왔습니다. 봉사 부활동의 일환이야. 지쳤어―(;^ω^)그래도 타인을 위해 땀을 흘리는 것도 가끔 씩은 좋은 거네. 전 학생회장한테도 고맙다는 말 들을 수 있어서 기뻤고. 아, 미안 내 이야기만 해서(웃음) 토츠카는 어땠어? 벌써 꽤 추워졌지만 아직 밖에서 하고 있는 거구나(+_+) 상당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감기에는 조심해. 그런데 감기라고 하면 요새...

 

 

「..........」

 

 

말이 막히는 코마치. 아무튼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나도 돌아와서 메일박스 열었을 때, 똑같이 말을 잃었으니까. 꿈이지만, 꿈이 아니었다!

 

「라는 것으로 다음 토요일은 토츠카와 놀러 가니까. 조례 빠듯이까지 놀다 오니까. 집 지키기 부탁해.」

 

「에? 아아, 응.....」

 

나의 말에, 코마치는 영혼이 빠진 듯한 대답을 돌려주고는, 그리고 문득 제 정신을 차리자 이번에는 머리를 싸안기 시작했다. 투덜투덜 뭔가 중얼거리고 있다.

 

「어쩌지.... 코마치가 제대로 일하기 시작한 다음 반년 넘게 지났는데... 왜 오빠는 이렇게 유감인 그대로일까.....?」

 

「핫.... 훌륭한 진보 아냐?」

 

내가 지금 제일 신경 쓰이는 사람을 놀러가자고 권했잖아... 이런 건 중학교 2학년 이래 처음이니까! 게다가 전 번과는 달리, 제대로 권유에도 성공했던 거다. 전에는 메일조차 답장오지 않았고... 그 뒤에 말도 할 수도 없었고....

 

「아, 추가로 일요일은 히라츠카 선생님과 라면 먹고 올 테니까」

 

「히, 히라츠카 선생님...? 왜 또?」

 

「아니....왠지 분위기에 흘러버려서」

 

뒤집을 수 없는 운명에 흘러버려서. 억지로 관철이라고도 한다.

 

「여자보다 여자여자다운 남자인 토츠카 씨에... 미인이지만 교사에 여러가지로 문제 있는 히라츠카 선생님... 왜 하필이면 그런 보더라인 위에 있는 두 명을 선택하는 걸까나 오빠는... 좀 더 무난한 사람이라든가 있겠죠! 유이 씨라든가! 카와...무슨 씨라든가!」

 

「무난하다니... 본인이 들으면 낙담한다고... 아마 유이가하마라든지, 한순간 기뻐한 뒤 눈치 채고 나서 낙담할 거라고...」

 

바보애니까. 뭐어, 보통인 녀석이라든지, 수수한 녀석이라든지, 지금은 그건 그래서 귀중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보다도 내가 토츠카와 노는 약속을 얻어낸 것을 좀 더 칭찬하기를 원했다. 이번에 그 것을 위해 필요로 한 메일은 합계 1000자. 가볍게 저번의 기록을 웃돌고 있었던 것으로.

 

「아무튼 감동을 공유해 주지 않으면 그런데도 좋아... 어쨌든, 다음 주말은 나 바쁘니까. 어딘가 갈 틈이라든지, 없으니까」

 

「아-정말 알았다고 정말... 왜 그렇게 강조해」

 

그건 너와 하루노 씨와 내통하고 있으니까 그렇잖아. 아마 하루노 씨에 대해서다, 내가 휴일에 바쁘다고 말해도 솔직히 믿어 주지 않을 거다. 코마치에게 연락을 할 가능성은 높다. 모처럼 나로서는 드물게 휴일에 예정을 넣었는데, 그것을 방해받을 수는 없으니까. 이른바 견제라고 하는 것이었다.

코마치는 한 번 한숨을 쉬고는, 오빠고 어쩔 수 없을까 하고 중얼거렸다. 들리고 있어요? 아마 들리도록 한 거겠지만.

 

「....아무튼 상대가 누구든, 오빠가 밖에 나갈 수 있는 건 고맙지만요-. 바람직한 인간으로의 갱생 첫걸음은, 책을 버리고 거리에 나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나를 포함한 전국의 책벌레들에게 사과해라 너.... 어떻게 생각해도 책 읽고 있는 녀석이 거리에서 짤랑짤랑 놀고 있는 무리보다 착실하잖아...」

 

「그렇게 말하는 걸 말만 앞선다고 하는 거야 오빠. 오빠는 너무 놀지 않는다고. 옛날의 훌륭한 사람은 말했습니다, 인간의 본질은 노는 것이라고....」

 

뭔가 거침없이 자랑스레 얘기를 꺼낸 코마치를, 나는 멈춰 세운다.

 

「아-코마치 잠깐 기다려라... 아까 전부터 너 테라야마 슈지라든가 호이징가라든가 어중간한 지식 꺼내서는... 누군가 가르쳐 줬어?」

 

「에? 하루노 언니인데」

 

「역시 그런가...」

 

좋지 않아...내 코마치가 자꾸자꾸 오염되고 있어... 게다가 꽤 적당한 이론으로... 내가 그토록 정말 멋진 이론을 매일 계속 들려주고 있는 것과 관계없이 하루노 씨 쪽으로 기운다고는... 이것이 카리스마의 차이인가.

그 사람에게도 확실히 말하고 싶지만, 그런 짓을 하면 분명 배로 보복 당하는 건 눈에 보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제 거리를 벌리는 방법 밖에 있을 리 없다. 재빨리 하루노 씨의 영향 하에서 코마치를 멀리하지 않으면....

역시 그걸 위해서도, 내 휴일은 강고하게 지켜나가지 않으면 안 될 거다. 특히 토요일은 평소의 휴일 이상으로 중요하니까 단호히 사수다. 일요일은... 뭐, 적당히? 별로 긴장하는 상대도 아니고.

우선, 거절 메일이라도 넣어 둘까... 자신이 먼저 그 사람한테 메일 하는 건 별로 내키지 않지만... 우선은 기선을 제압해 둘 필요가 있다...네, 송신.

잠시 뒤에 메일이 되돌아 왔다.

 

 

From:harunon-yukunon@xxx.ne.jp

Title : Re : 죄송합니다만

Message :

그래-. 알았어!

 

...꽤나 이해가 빠른데.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 그래도 뭐, 토요일은 토츠카와 데이트...가 아니야 놀러 가는 거고, 그런 예감도 힘차게 날려버리는군요!

뭘 입을까... 빨리 토요일 오면 안 될까...

 

          ×          ×          ×

 

그리고 주말, 금요일.

이 날은 아침부터 기분도 최고였다. 여하튼 내일은 토츠카의 날이다. 내년 이후도 기념일로 하자. 내가 먼저 토츠카에게 놀러 가자고 권했다고 하는 위업을, 기념하기 위해서.

수업도 건성으로 들은 체 만 체 하고 있던 나는, 아마 언제나 이상으로 바보 같은 표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내가 계속 보고 있어서인지는 모르지만, 이따금 토츠카가 여기를 언뜻 보고는, 손을 작게 흔들어 와서 벌써 가슴은 가득 찼다.

 

「그럼 하치만, 내일 또 봐」

 

「오, 오우....또, 내일」

 

방과 후 평소처럼 동아리로 향하는 토츠카와 가볍게 내일의 확인을 하고 헤어진다. 또 내일... 토츠카와 내일도 만날 수 있다니...진짜인가. 주에 6일이나 토츠카 가까이에 있다니 혹시 내 청춘 로맨틱 코미디도 아주 버릴 정도는 아닐지도 모른다.

 

「히, 힛키가 이상해요 유키농... 아침부터인데, 좀... 기분 나빠」

 

「이 남자가 이상한 것은 평소의 일이에요. 유이가하마 양... 그래도 그러네... 썩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서는, 신선도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아요... 생선가게로 가져 가 볼까나」

 

방과 후 평소처럼 봉사부 여자 두 명에게서 말의 나이프가 날아 왔지만, 그것도 화려하게 스루다. 너무나도 반응이 없기 때문인지 평소 이상으로 심한 말을 들은 듯한 생각도 드는데, 토츠카를 봐서 그것도 우선은 놔두자... 내일이 지나고 나서 재차 원망하기로 한다.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해보라고...

그런 봉사부활동도 대강 평소처럼 무사히 끝나, 나는 평소대로 유이가하마나 유키노시타와 떨어져 현관으로 나왔다. 이 시간이 되면 날은 벌써 가라앉아, 공기도 으스스하니 춥다.

그리고 평소대로 주륜장으로 발길을 향하다, 문득 눈치챘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자전거 아니었다....」

 

오늘 아침 코마치한테, 저녁비가 내린다는 말을 들었으므로 버스 통학으로 했었다. 인파에 약하다고는 해도, 이 시기의 비는 솔직히 차갑고 괴롭다. 마치 아무개 씨의 말처럼. 너무 뒤집어쓰면 마음도 감기에 걸린다. 우울함은 마음의 감기라는 건 잘 맞는 말이었다.

코마치는 친절하게도 접는 우산까지 건네줬지만...

 

「전혀 내릴 기미 없는데....」

 

뭐어, 일기 예보가 빗나갈 때도 있으려나. 이 시기에 비라고 해도 드물고.

다행히 등교 시간 정도로 버스 타는 학생도 적겠고, 우선 유이가하마가 타는 버스 다음에 오는 거라도 타면 좋을까 다리를 내디딘 순간.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

 

 

「어.....?」

 

블랙아웃? 실신? 빈혈? ....아니, 의식은 있는데. 이렇게 해서 생각하고 있는 거고.

거기에 무슨... 어두운 것에 덮인 눈이 굉장히 따뜻하지만....

거기서, 간신히 깨닫는다.

쿡쿡하고, 유쾌한 듯이 웃는 배후의 존재를.

스며드는 듯이, 등 뒤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사람이 있는 기색.

그 소리는 일단 웃는 것을 멈추고, 내 귓전으로 이렇게 말했다.

 

「히키가야 군... 누구~게?」

 

「히익.....」

 

심장이 덜컥 튄다.

귀청을 간질이는, 달짝지근한 소리. 따뜻한 한숨이, 목덜미를 휘돌아다닌다.

그리고 살짝 희미하게 나는, 감귤계 향기.

이 소리에, 이 향기에 기억이 있었다.

머릿속 검색을 실행할 것도 없이, 어떤 인물이 해당된다.

그거야 그렇다... 그도 그럴게, 불길한 예감이 들고 있었으니까.

 

「유...」

 

「응~?」

 

「유키노시타....씨」

 

「에~? 모르는데, 네가 알고 있는 어느 쪽 유키노시타 씨?」

 

「하루...아, 언니 쪽」

 

「어머... 의외로 침착하네」

 

그리고, 살짝 눈을 가리고 있던 따뜻한 것이 떨어진다. 한순간 시야에서 멀어진 그것은, 물론 예상대로, 호리호리한 하얀, 그녀의 손이었다.

나는 힘없이 뒤돌아본다... 뒤를 잡힌 단계에서, 완전히 나의 패배다. 나한테 고르고 같은 수준의 경계 능력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토츠카에 대해서 밖에 머리에 없었던 것이 실패였다...

뒤를 향한 앞에는,

 

「얏하로~ 히키가야 군! 휴일에 무리라고? 어쩔 수 없으니까 오늘로 해 버렸어~. 뭐, 내일은 휴일이고, 잠깐으로 좋은데, 지금부터 누나한테 교제할 수 없을까나?」

 

초저녁의 어스름을 밝히는 듯한 미소를 띤 유키노시타 하루노 씨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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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래서 하루노를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