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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pixiv - tetsukugi 님의 번역허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그런 이유로, ③입니다.

 

제 1회 데이트 DE 하루농.

 

좀 더 나가면, 하루농과 시즈카 짱의 젊었을 무렵(지금도 젊습니까. 그렇군요.)을 예외 편으로 써 두고 싶다고 생각하는 요즘. 가능하다면 전 편에 링크시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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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역시,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여동생을 향한 사랑은 비뚤어지고 있다.

 

 

「....................응?」

 

뭔가 떠들썩한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방안의 공기를 진동시키는 듯한, 금속적인 벨 소리.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에 신세를 진 그립고도 밉살스러운 적이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다.

 

「자명종 어디...?」

 

중얼거림과 동시에, 하품이 새어나온다.

 

스멀스멀하고 손을 움직여, 머리맡에 놓아둔 충전중의 스마트폰을 기동.

 

캘린더를 보면 보통의 휴일이었다. 12월에 접어들고 나서 첫 휴일. 이소노가의 엔들리스 일요일이다. 도라에몽의 경우도 그렇지만, 저 녀석들의 생활양식을 지금 아이가 아나. 수요 있는 거야? 그 시간도 프리큐어 하면 좋지 않아?

 

라고 할까, 왜 휴일인데 자명종 울리는 걸까... 원래 나, 자명종 가지고 있지 않은데. 지금은 스마트폰 짱의 바이브레이션이 상냥하게 나를 일으켜 주니까. 스마트폰 짱이 내 스케줄 관리도 해주고, 심심풀이 상대도 해주고, 엄청나게 기특해. 나, 스마트폰 짱과 결혼해볼까... 그래도 이 녀석 돈 들어가는군. 단념.

 

무거운 몸에 채찍을 치면서, 자명종이 놓여 있는 벽 옆까지 이동한다. 일부러 걷지 않으면 도착할 수 없는 곳에 놓아두는 것에 교활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 고양이 귀가 난 귀여운 자명종,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 같다, 고 할까 코마치 것이 아닌가. 아버지가 5년 전에 사준 것이다. 왜 기억하고 있는가 하면, 그 해 나는 그 남자가 아무것도 사주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용서 못해.

 

...과연, 아무래도 저래도, 코마치의 소행으로 파이널 앤서다. 오디언스(Audience:청중)에게 물어보나 마나다. 물을 오디언스도 없고. 텔레폰도 어렵다.

 

우선 시끄럽기 때문에 손을 들어 스위치를 찾았다. 머리의 귀를 잡아당기는 것만으로는 5분 뒤에 또 울리기 시작하니까. 뿌리를 끊어 버릴 필요가 있다. 대체로 이런 타입의 자명종은 뒤에 스위치가 있을 거다.

 

그 때, 손에 바스락거리는 질감이 느껴졌다.

 

「...아앙?」

 

시계 뒤에, 메모가 붙여 있었다.

 

『코마치는 나갔다 옵니다! 그런 코마치로부터 사랑의 프레젠트! 제대로 일어나는군요!』

 

「...시끄러」

 

사람의 휴일에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이 녀석.

 

하고, 거기에 마치 타이밍을 가늠한 듯이, 메일을 알리는 스마트폰 짱의 진동. 우와, 안 좋은 예감이지만요.

 

 

 

From:harunon-yukinon@xxx.ne.jp

 

Title:좋은 아침 힛키

 

Message:정말 귀여운 시누이를 맡았다. 돌려주기를 원하면 낮까지 혼자 라라포트에 올 것.

 

 

 

적중이다. 나의 안 좋은 예감은 8할 정도 맞는다. 위험해, 나 점집 할 수 있잖아? 단 좋은 예감은 대체로 빗나가니까, 장사로서는 평판이 나쁠 것 같은데. 라고 할까 시누이라니.

 

우선 자명종을 멈추고 1층에 내려가 보기로 했다.

 

지친 얼굴을 한 어머니가, 내 얼굴을 보고 놀라고 있다. 아니, 그런 유령 본 듯한 얼굴 마세요. 대체로 당신 그대로니까요. 성격은 아버지를 닮고 있는 모습이. 매우 유감. 머지않아 넘어준다, 쓰레기적인 의미로.

 

뭐어, 내가 이런 시간에 일어났던 게 놀라움이었던 걸까. 여하튼 동굴에 틀어박힌 신 같은 수준으로 일어나지 않는 나다. 이것으로부터 나의 신다움이 비쳐 보인다고 하는 거다. 역시 내가 신이었다.

 

아까부터 유이가하마식으로 두리번두리번 해봤지만, 코마치의 모습은 없다.

 

어머니가 만든 야채 볶음을 다시 데워, 토스트를 우유와 같이 흘려 넣는다... 이 야채 볶음 분명 코마치가 남긴 거라고 생각한다. 코마치가 요리할 때 쓰지 않는 야채, 즉 코마치가 싫어하는 야채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라고 할까 코마치가 먹지 않는다면 그런 야채 존재의의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출하 그만두는 게 어때? ...농가 사람이 들으면 진짜 열 받겠군요. 잘 먹겠습니다.

 

코마치는 무슨 일인 걸까 하고 물으면, 벌써 나갔다고 한다. 과연, 그 편지와 메일은 아무래도 진짜인 것 같다.

 

진심인가... 그 녀석 수험생이잖아.

 

뭘 태평하게 라라포트에 놀러가는 거예요. 게다가 터무니없는 사람 소환해서 말이야.

 

...그렇다고는 해도 안이하다. 간단해.

 

내가 언제까지나 코마치를 미끼로 잡히는 송사리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라고 하는 것을, 슬슬 주위 무리에게도 가르쳐 두지 않으면. 그 점에서 유이가하마의 선택은 잘못되어 있지 않다. 토츠카라면 그 앞이 낚시 줄이더라도, 아무튼 끌려가버리는군요.

 

마음대로 해라, 떨어져도 몰라. 오빠는 언제까지도 무르지는 않아. 오빠한테 벗어나주세요, 오빠한테 독립해.

 

...라고는 해도 그렇군. 이번에는 상대가 그 하루노 씨니까.

 

코마치와 하루노씨는, 쓸데없이 궁합 좋고. 별로 내용까지 닮았다는 건 아니겠지만, 겉은 다소 비슷하다. 하물며 하루노 씨라고 하면 유키노시타를 가볍게 누르는 카리스마니까... 코마치가 악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 코마치가 하루노 씨처럼 되어버린다면, 나 쇼크사 할지도 몰라.

 

이 경우, 도요스 방면의 라라포트라도 갈까. 항의의 의미도 담아서. 바로 미안 잘못했어-데헷할짝, 으로 용서 받자. 그렇게 하면 그 두 명도 단념해서 빨리 해산할지도 모르고. 단어가 짧은 게 나쁜 거야. 하치만 나쁘지 않아.

 

응, 메일이다.

 

 

From:harunon-yukinon@xxx.ne.jp

 

Title:덧붙여서

 

Message:

 

「후나바시의」 라라포트니까요.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있어요. 굳이 멀리 나갈 돈 따위, 차근차근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고 있고.

 

라고 할까, 아까 전부터 메일 타이밍이 너무 무섭다. 히라츠카 선생님의 메일과는 또 다른 공포다. 어디에 카메라 설치하고 있는 거야? 아니 카메라가 있어도 모르겠죠. 지금은.

 

아무튼 됐어... 무슨 용무인지 모르지만, 냉큼 코마치 데리고 돌아가자. 코마치만 돌려받을 수 있으면, 이 쪽의 턴이고.

 

 

 

          ×          ×          ×

 

 

 

「햣하로~! 히키가야 군」

 

「아무쪼록... 어라, 코마치는?」

 

「에-, 오지 않았어요?」

 

「...왜?」

 

「왜라고 말해도. 아, 그러고 보니 어제 코마치 짱 진로상담 해줬는데-... 오늘은 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말했던가?」

 

히죽이죽하고 미소를 띠는 하루노 씨를 보고, 간신히 나는 깨달았다.

 

이놈의 코마치... 짰군.

 

확실히 코마치는 『나갔다 올게』라고 밖에 메모 하고 있지 않다. 거기에 하루노 씨의 메일의 왔기 때문에, 무심코 같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 버린 거다. 서술 트릭도 참 좋은 곳에 있다. 게다가 꽤 치프하군. 쓸데없는 연계 플레이 밀어 붙이고...

 

돌아가고 나서 화내려고 해도, 공부하고 왔는데 라든가 하고 듣는다면, 화내고 싶어도 화낼 수 없는 곳까지, 책사 코마치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노 씨의 꾀일까...라고 한다면 하루노 씨의 침식이 이제 시작되어 있다고 하는 거다, 시급히 대처하지 않으면.

 

라고 할까 이 사람의 진로 상담이라니 참고가 안 돼 분명. 아마 유키노시타와 비슷비슷하게. 과연 자매, 유키노시타의 이름은 겉멋이 아니군.

 

...그래도 공부하고 있다고 들어 약간 진심으로 안심해 버렸다. 아, 지금 하치만적으로 포인트 높아... 그러나, 분합니다.

 

이렇게 해서 침대에서 후나바시까지 단번에 끌려왔던 거지만, 유감스럽게도 먹이가 붙어있지 않은 낚싯대에, 이제 매력은 없다. 낚시하고 있는 사람이 무서운 어부니까 더더욱 그렇다.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코마치도 없는 것 같고, 이만」

 

「안 돼요. 히키가야 군.」

 

오른쪽으로 돌아서 U턴 한 순간, 꽉 잡히는... 손. 와아, 따뜻해...가 아니야,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이 사람. 촉촉하고 매끈매끈한 손의 감촉에, 마음이 마음껏 동요된다. 무심하게 되어라, 무심하게...

 

「히키가야 군, 나와의 용무가 있어서 와 준 것이겠지요?」

 

「아니, 코마치를 데리러 온 것 뿐이고... 무슨 일 있었던 가요?」

 

「어라? 메일 보지 않은 거야?」

 

「보지 않았어요. 그거야」

 

오늘은 너무나도 타이밍이 좋았던 거니까 열어버렸지만. 기본적으로 스팸메일 같은 건 열지 않고 방치다. 삭제하는 건 과연 무서우니까... 이미 보통으로 판도라 상자 취급해서, 열면 패배다.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그 말을 들은 하루노 씨는 조금 슬픈 듯한 표정을 짓는다. 약간, 눈이 물기를 띠어 있는 듯하게도 보인다. 울기 시작하기 직전의 유이가하마 같은 표정이다... 솔직히, 똑바로 볼 수 없다. 보면 아마, 가슴 근처의 혈관이 수축해서, 아픔도 느껴버릴 거라고 생각한다.

 

「꽤 미움 받아 버렸던 거네... 뭔가 화내고 있지 않아? 그렇게 나, 나쁜 짓 해버린 걸까? 괜찮다면 가르쳐 주지 않겠어? 고칠 테니까...」

 

「아니... 그런 건 아니」

 

약간 떨리는 소리로, 똑바로 응시하는 시선에, 무심코 뒷걸음질 친다.

침착해 히키가야 하치만... 연기... 이건 연기... 라고 할까 그 싸워 버린 커플 같은 얘기 그만둬 주세요. 모두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기분 나쁘다든가?」

 

「뭐어, 그렇게 좋지는 않네요.」

 

오전 중에 두드려 맞아 깨어나고, 한층 더 이런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에 불려 가는 상황은 휴일의 외톨이에게는 견딜 수가 없다. 기분이라고 할까 속이 메스껍다. 생활 리듬도 어긋나고, 급격한 환경 변화에 현기증이 날 것 같다. 외톨이라는 건 이렇게 약한 생물이에요, 그러니까 상냥하게 대해주도록 하자.

 

나의 대답을 듣고, 하루노 씨는 푹하고 숙인다.

 

「그랬었어 유감이네... 그렇다면」

 

「.....어?」

 

「그렇다면, 히키가야 군의 기분 전환을 위해, 누나가 놀아 줄게요! 내 용무는 그 다음으로 좋으니까!」

 

하루노 씨는 숙이고 있던 얼굴을 올려, 니파~☆하고 웃었다. 아니, 그거 캐릭터 다르잖아, 라고 해버릴 듯한 만면의 미소다.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연기였나. 알고 있어도 걱정해 버리는 것은 참, 나도 사람이 너무 좋다.

 

「...그렇게는 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아마 돌아가면 회복될 테니까」

 

오히려 여기에 있으면, 자꾸자꾸 기분이 나빠질 것 같다.

 

「그렇다고 정했으면 가도록 해요, 히키가야 군!」

 

듣지 않았어....

 

그러나 손을 단단히 잡히고 있는 이상, 도망치는 것도 할 수 없어...라고 할까, 생각나지 않도록 하고 있었더니 진짜 지금까지 손이 연결된 걸 잊었다. 마침내 무심의 경지에 다다랐는가, 나는. 이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기쁘지 않지만.

 

눈치 채면, 또 피가 역류 해 왔다. 진짜로 상태가 좋아질 것 같지가 않다.

 

...이대로는 생명에도 연관되고, 어디선가 도망갈 틈을 찾자. 전화위복이라고 하지만, 다행히도 사람은 많기 때문에. 떨어지면 이쪽의 승리다. 떨어지는 건 자신 있기도 하고. 나를 넘어뜨리면 보통 사람보다 대부분 경험치가 들어오는 건 보증. 그러니까 누군가 나를 찾아내 줘.

 

...그러고 보니 생각해 내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여기는 하루노 씨와 처음으로 외출당해 버린 장소이기도 하군, 우선 나는 현실에서 도피하기로 했다.

 

 

 

「저기... 추가로, 용무라는 건 뭔가요?」

 

「응? 응-그러네... 유키노 짱의 크리스마스 선물 찾으러, 에요」

 

 

 

「자, 다음에는 어디 가볼까?」

 

「....그-렇군요.」

 

「아, 저 옷 귀여워! 있지, 잠깐 보고 와도 좋아?」

 

「....그-러네요.」

 

「.....히키가야 군, 텐션 낮지 않아?」

 

「....그-러네요.」

 

아니, 그 정도는 헤아려 주세요. 맞장구를 치는 것만으로도 힘껏이다.

 

유키노시타의 선물 찾기를 시작하고 난지 벌써 한 시간.

 

과연 손을 놓아주긴 했지만, 그 손도 벌써 다른 것으로 차고 있다.

 

하나하나가 그 나름대로 무거운 봉투다. 어느 것도 읽는 법조차 모르는 브랜드 로고가 새겨져 있다. 전부 하루노 씨가 산 것이었다.

 

그것을 좌우로 두 개씩 안고 비틀비틀거리며 걷는 내 앞에서, 하루노 씨는 바람처럼 걷고 있다.

 

확실히 주인과 하인. 적어도 연인으로는 안 보이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덧붙여서, 이 안의 어느 것이, 유키노시타의 선물입니까?」

 

「에? 아직 사지 않았는데」

 

......이 여자, 때리고 싶다.

 

멍한 얼굴로 되돌아보는 하루노 씨에게, 은밀히 투지를 태워 본다.

 

라고는 해도, 주먹을 뻗어야 할 손은 벌써 짐으로 가득차고 있고, 어떤 것도 할 수 없고. 주먹을 마디마디 강하게 쥘 뿐이다. 뭐야 그건 허무해.

 

아무튼 거기에, 생각할 뿐이고 실행에는 옮길 수 없겠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안 들어.

 

 

 

「이야~, 고마워 히키가야 군. 이렇게 들게 해 버려서 미안해?」

 

「...별로, 제가 든다고 했으니까」

 

손을 놓아주는 편이 좋았지만, 설마 이렇게 사 들인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완전히 계산미스... 해 버렸다!

 

추가로 그 큰 짐은 배달 카운터로 옮겼다. 아무튼, 하루노 씨에게 그걸 나르게 하는 건 위험해. 하루노 씨 집까지 내가 옮긴다는 것도... 여러 가지로 무섭고.

 

「근데 뭐랄까... 과연 부자의 쇼핑은 다르군...」

 

「무으~, 그건 흘려버릴 수 없는데.....」

 

나의 혼잣말을, 하루노 씨는 귀가 밝게도 주워낸다. 외톨이의 혼잣말은 습성 같은 거니까, 하나하나 줍고 있으면 몸이 버텨내지 못해요. 그렇다고 할까 부끄러우니까 줍지 말아 주세요.

 

나와 하루노 씨는, 벤치에 허리를 내려 쉬고 있었다. 라고 말해도, 휴식이 필요한 건 나뿐이지만.

 

라라 포트 안은 제법 크리스마스 모드다. 야자나무 근처에 전나무라니 어떤 기후 조건이야. 그렇다고는 해도 성질이 급해, 너무 빨라. 유럽은 크리스마스 근처가 되면 독신자 비율이 증가하는 것 같다고? 그렇다면 앞당기면 안 되죠. 리얼충 때문에 외톨이가 시달리는 세계에는 단호히 반대.

 

내가 크리스마스 폐절 운동에 대해 한순간 골똘히 생각했더니, 하루노 씨가 약간 뾰루퉁 하면서 아까 전 나의 혼잣말에 항의했다.

 

「약간이라도 옷차림에 신경 쓰는 여자애라면, 저것 정도는 보통이니까? 거기에, 내가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돈이야. 어디에 쓸지도 마음대로겠지요.」

 

「......유키노시타 씨,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건가요?」

 

「왜 그런 의외라는 얼굴 하는 걸까.... 별로 아가씨라는 것도 아니니까. 아무튼 확실히 수입은 좋을지도, 아버지의 소개고」

 

과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루노 씨라면 뭐든지 소화해 내 버릴 것 같다. 성격적으로도 커넥션으로 들어가도 시기당하지 않는 타입. 나는 커넥션도, 어느 것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거처를 잃어버리니까... 원래부터 거쳐는 없었다고 하는 설도 있다.

 

「거기에 돈으로 집에 성가시다고 할까, 빌린 걸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기도 하고...라고는 해도, 그런 걸 생각할 나이가 될 때까지, 대체로의 애는 그렇게 돌려줄 수 없을 정도로 빚을 만들어 버린다지만」

 

빌린다니... 여전히 삭막한 가정환경에 계시는군요... 문화제 때도 자매로 대여가 어쨌다든가 이익이 어떻다든가 말했었지요. 나는 빌릴 만큼 빌려, 최후는 밟아 쓰러뜨릴 생각으로 만만하다... 그래도 그게 부모와 자식이라고 할까 가족 아닙니까? 나로서는 꽤 정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나는 우리 집은 우리 집, 다른 집은 다른 집이라는 거다.

 

「아, 그래, 히키가야 군도 뭔가 소개해 줄까? 나름대로 일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마 문화제에서의 업무태도를 본 거겠지. 하루노 씨 같은 사람에게 높게 평가되는 건 솔직히 기쁘다. 하지만,

 

「......일할 관심이 없어서, 괜찮아요.」

 

슬프게도 내게는 원래부터 의욕이 없다. 뭐가 즐거워서 고등학생부터 회사의 가축 흉내를 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나는 하루노 씨의 제안을, 삼가 거절했다.

 

「정말...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장래 제부가 되는 애가 이런 사람이면, 처형은 불안한데」

 

「또 알 수 없는 말을....」

 

「그렇게 말하고 보니-. 들었어요, 유키노 짱하고 교제하고 있는 거겠죠?」

 

하.........?

 

「하...........?」

 

의미 모를 말을 듣고, 무심코 순수하게 반응해 버린다. 마음의 소리 그대로.

 

「어라? 달랐어?」

 

내 바보 같은 표정이 너무나도 티 없기 때문인지, 하루노 씨도 의외인 듯한 얼굴을 했다.

 

「아니, 다른 것도 아무것도」

 

뭐가 어떻게 되면 그런 유언비어가 흐르는 건지. 저건가, 내 평판을 깎아 내리려는 새로운 방법의 음모인가... 이제 떨어질 여지도 없을 정도로 떨어지는군요, 그러고 보면.

 

「이상하네.... 히키가야 군이 수학여행에서 고백했다고 들어서 틀림없이... 호, 혹시 가하마 짱?! 배신자!」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라고 할까 누구한테 들었습니까, 그런 얘기」

 

「아아, 하야토한테. 전에 만나면 뭔가 심각한 표정 했었으니까,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해서, 입을 열게 하는 게 큰일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하야마와 사이 좋았던가, 하루노 씨. 그렇다고 할까 그 하야마의 입을 열게 한다든가 어떻게 한 거야 이 사람. 묻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무서워서 물을 수 없어.

 

과연... 하야마한테 캐물어 알아낸 정보가 부족해서 생긴 고의 오해인가. 하루노 씨 넘겨짚기로 말했던 것도 있고...나 완전히 피해자잖아. 그러니까 리얼충이 말하는 걸 신용하면 안 돼.

 

「아-, 아니... 다른 여자에요. 이라고 해도 속공으로 차였지만」

 

「.....그게 뭐야, 제 3세력 출현?」

 

하루노 씨의 목소리 톤이 왠지 약간 낮아진다. 우와, 무서워. 미소지만 눈이 웃지 않아. 본성 다 숨길 수 없지 않습니까, 의태해라고.

 

하지만 이것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예쁜 누나가 티 없는 남자에게 참견을 걸치고 있는 걸로 밖에 안 보이는 거다. 이거니까 세상의 눈은 옹이 구멍이라고.

 

「아니, 아무튼 뭐라고 할까...」

 

서투르게 추궁 받아 하야마의 반복된 실패를 연기하는 건 사양이라고 판단해, 사정을 요약해서 설명하기로 했다. 요컨대 내가 로맨틱 코미디의 주역일리 없고, 현실은 비정하다고 하는 게 전해지면 그걸로 좋다.

 

「흐응.....」

 

과연이라고 할까, 하루노 씨는 이해가 빨랐다. 까딱하다간, 말하지 않은 곳까지 뭔가 감지할 가능성조차 있다. 뭐를 이해했는지는 발을 디디지 말고 두자.

 

이야기를 다 들은 하루노 씨는, 한 마디,

 

「......그건 기특하지 않은데.....」

 

기가 막힌 듯이 한숨을 내쉰다. 그러니까 여자는 내 얼굴 보고 한숨 쉬는 거 금지라고. 끝에는 울어버린다고.

 

「뭐라고 할까, 저거네요. 히키가야 군은... 뭐 좋은가, 우선은. 일단 바람피운 것도 아니었던 거고」

 

......바람기도 아무것도, 나는 아직 진심을 내지 않은 것뿐입니다만.

 

「아무튼 그건 어떻게든 됐고, 슬슬 유키노시타의 선물 결정해서, 냉큼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에? 아아, 응」

 

「.....뭔가 의욕 없어지지 않았나요?」

 

「.....그렇지는 않은데. 나하고 같이, 남자친구인 히키가야 군이 선택한 걸 유키노 짱에게 하자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약간 임팩트가 부족할까 해서」

 

「마치 내가 나쁘다는 듯이 말하는군요.」

 

「그럴 생각으로 말했으니까」

 

아니, 그 이치는 이상하잖아. 마음대로 오해해 두고 이 태도다. 하지만 한 순간 미안해요라든가 말할 것 같게 된 것은 기분 탓으로 해 두자.

 

「뭐어, 그런데도 현상 제일 후보고. 히키가야 군, 뭐가 좋다고 생각해?」

 

내가 제일 후보라든가, 유키노시타가 불쌍하다... 그렇게 생각해 버린 내가 제일 불쌍해. 너무 비굴하다.

 

그래도 나도 배는 고파왔고, 인파로 지쳤고, 뭐든지 좋으니까 해산하고 싶다는 무책임한 기분이 들고 있었다. 뭔가 대꾸하지 않으면

 

「......그걸로 좋지 않겠습니까? 팡 씨 굿즈라든지」

 

그 정도 밖에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여기라면 데스티니 숍 있고... 라고 할까 유키노시타 당사자와 간 거긴가. 그러니까 조달은 가능하다. 가격도 그 나름대로 하고, 선물에는 안성맞춤일 거다.

 

「팡 씨 상품이네.... 그건 조금 어려울지도.」

 

그 나름대로 좋은 안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루노 씨는 흥미가 없다.

 

「유키노 짱, 눈에 띠는 굿즈는 아마 벌써 대부분 사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신품이라든지도 체크하고 있을 거고. 그야말로, 고토우치 만한 레어도가 아니면」

 

그야말로 치바의 인간에 치바산이 아닌 낙화생을 보낸다고 하는 리스키 행위인가. 유키노시타와 얘기한 것을 생각해 낸다. 설마 이렇게 해서 또 같은 상황에 빠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팡 씨 이외라면 어떤가요? 그 밖에도 있겠죠, 그 늑대 같은 것이라든가」

 

「유키노 짱, 팡 씨 이외에는 흥미 없으니까요...」

 

얼마냐 좋아하냐고요 팡 씨.

 

「애초부터 그 팬더의 뭐가 좋은 건가... 아아, 그러고 보니 원작이 어떻든지 하던....」

 

「『팬더즈 가든』이네, 나도 좋아해요. 알고 있어? 원작의 팡 씨는, 취권 쓰지 않아. 언뜻 취권을 다루고는 있지만」

 

「하아... 그런가요.」

 

비교적 어떻게든 상관없는 지식이 늘어나 버렸다. 텔레비전의 잡학 프로그램에라도 투고해 줄까.

 

「어라, 그렇다는 건 유키노시타 씨도 원작 읽었습니까?」

 

「응」

 

「.....원서로?」

 

「물론」

 

물론을 사용하는 기준이 아무래도 나와는 다른 것 같다. 저건가, 만화가 아니고 원작 소설판으로 읽는 게 좋아, 같은 것일까. 다르려나.

 

「옛날에, 유키노 짱과 같이 사전을 손에 들고 읽었던가. 유키노 짱, 스스로 번역한다고 묻지 않고, 그럴듯한 번역가 같이 말이야. 해석하는 방법으로 싸운다든지, 자기식대로 어미라든가 바꾸거나 해서... 즐거웠어.」

 

그렇게 말한 하루노 씨의 얼굴에, 문득 눈이 끌어당겨진다.

 

하루노 씨에게는 드문, 무방비한 미소였다. 그 표정은, 드물게도 유키노시타가 보이는 미소와 꽤 비슷했다. 보는 사람 모두를 매료시키는, 그 눈이 녹는 듯한 미소에.

 

하지만 그것도 진짜 한순간이고, 다시 하루노 씨는 태양 빛처럼 눈부신 미소를 되찾는다.

 

「그런 거니까, 팡 씨 굿즈는 이번에 제외로 부탁하는군요. 그 밖에 뭔가 없을까나?」

 

「아니.... 그게 봉쇄되면 어려운데요... 아아, 고양이 상품이라든가?」

 

「고양이인가... 또 범위가 넓어질 것 같네. 고양이 무늬는 어디라도 붙어 있고. 그럼 점심 먹고, 그 뒤에 또 빙 돌아볼까」

 

「어, 아직 계속합니까?」

 

「에, 아직 히키가야 군 배 고프지 않은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이 아니군요.」

 

「그럼 가자! 마침 좋은 타이밍에 피크도 지났고, 어디가 좋을까나」

 

그게 아니라요, 나 슬슬 돌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말하... 듣고 있지 않은 건가 역시. 내 변명을 막으려면 묵살이 제일이라는 건... 알고 있으니까. 외톨이의 무시라고 하는 컨텐츠에 대해 상응하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것까지 간파하고 있을 것 같아 성질이 나쁘다. 도망칠 틈이 있으면 도망쳐야지라든가 말했었던 건 어디의 어떤 놈이에요.

 

아직 이 고행 계속되는지... 진심으로 득도의 문이 열릴까, 이 기회에.

 

 

 

하루노 씨에게 끌려간 곳은, 시설 안의 한 구석에 있는 카페였다. 파스타 요리도 된다고 해, 여성끼리 커플이나 가족동반에게, 손님 층도 넓다.

 

피크를 지나고 있다고는 해도 과연 휴일, 아직 꽤 혼잡하고는 있었지만, 운 좋게도 곧바로 앉을 수 있었다. 작은 테이블에,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자리에 앉는다.

 

...굉장히 밥 먹기 힘들군, 이 환경. 기본적으로 음식을 먹을 때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로이를 계속 실천하고 있는 나에게는, 이건 뭐라고 할까 희망이 없다. 퍼스널 스페이스도 만전이라고는 말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밥을 먹고 있는 행동을 타인에게 보여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히키가야 군 뭘로 해? 뭐든지 좋아하는 거 말해 보세요.」

 

「아-... 혹시 내 주시는 겁니까?」

 

「그거야 뭐, 이렇게 해서 쇼핑에 어울려 주고 있고... 나 부자기도 하고?」

 

잠깐 원한을 품었네요, 방금 전.....

 

「......기분만으로 충분해서. 제 몫은 제가 낼게요.」

 

「그래? 그러면, 아무튼 좋은데」

 

하루노 씨는 특별히 끈질기게 할 것도 없이, 산뜻하게 물러난다.

 

아까 전 이 사람의 말이기도 하지만, 나도 하루노 씨에게 빚을 만들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담보로 무슨 말을 들을지도 알 수도 없을 것 같군.

 

「여전히 이상한 데서 완고하네....그래도, 뭐하면 제가 한 턱 냅니다. 이렇게 말해줘도 좋았을지도, 여자 쪽에서는」

 

「하하... 유키노시타 씨 부자겠지요.」

 

얻어먹을 이유도 없지만, 한 턱 내줄 이유도 없고. 그런 돈도 없고... 단숨에 궁상맞아 지는군, 돈 얘기를 하면.

 

 

식사가 끝나, 내 앞에는 커피가, 하루노 씨 앞에는 홍차가 나온다.

 

「.....약간 놀랐어. 히키가야 군 정말로 말하지 않네...」

 

「밥 먹기 전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식사중은 조용히 하고 있는 거라고」

 

식사라는 것을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는 무리가 많은 요즈음, 나는 목소리를 높여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인종이다. 뭐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생각은 벌써 옛날에 흘려버렸다. 중학 때 같이 밥을 먹자고 제안해 보면 넌지시 거절된 근처에 버리고 왔다... 뭐야, 그 책상 4개 이상 연결하면 안 돼? 같은 색으로 맞추면 사라진다든지? 연쇄 대기상태인가요.

 

요리의 맛은 집중하지 않으면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요리 무시로 나불나불 말하는 녀석이라든지 자신이 뭐를 먹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건가. 만든 사람에게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나는 소우자이 빵의 재료명도 읽고 있으니까... 몸에 해로울듯한 라인업이군, 하는 것까지 알면서 먹고 있다. 우회적인 자살 행위군.

 

※ 소우자이 빵 : 반찬, 나물 등을 끼워서 먹는 빵

 

「그래서, 거기까지 말했던 만큼 그만한 감상을 들을 수 있겠네?」

 

「응-... 맛있는 게 아닙니까, 가격도 적당하고」

 

「....기대를 배신하지 않네-, 히키가야 군은」

 

하루노 씨는 곤란한 듯한 미소를 띄우면서, 티 컵을 손에 든다.

 

「덧붙여서 티타임은 어떻게 하는 거야? 아직 침묵이야?」

 

「그다지, 뭔가 질문하면 대답합니다만」

 

원래라면 커피 향기를 음미하면서 마시고 싶은 거지만, 아무튼 설탕이나 밀크라든지를 주저 없이 처넣은 내게, 그런 말 할 자격은 없군.

 

「그래? 그럼 얘기 해볼까. 그러네-... 으음....」

 

「..........」

 

오, 하루노 씨가 화제를 찾고 있다. 이건 내 작전이 성공했나.

 

내가 은밀히 프티 리셋이라 부르고 있는 대화방법이다.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 상대와 대화가 계속되어 버리는 일이 있을 거다. 그런 때는 차라리 약간 입 다물고 바라보면 좋다. 이야기가 계속되지 않게 되어 거북해지면, 대화의 재개는 보다 곤란해지게 된다. 그 근처를 가늠해 슥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것으로 피니쉬.

 

....대화 방법이 아니군, 이건.

 

그건 됐다고 치고, 내 트라우마에서 태어난 이 프티 리셋은 그 나름대로 효과적이다. 인간은 분위기에 흐르기 쉽다. 거북해지면 철저히 거북해지는 것이다. 다만,

 

「그럼, 최근 유키노 짱 얘기라도 할까, 모두들 정말 좋아 유키노 짱♪」

 

「하아......아무튼 상관없습니다만」

 

다만, 분위기를 읽지 않기도 하고, 읽은 뒤에도 분위기를 신경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런 것이 통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개량할 여지가 있군.

 

「그래서, 요즘 유키노 짱 어떻게 지내고 있어?」

 

「어떻게 지내고 있는 것도 아무것도... 전에 봤잖아요, 저런 느낌이에요.」

 

「어머, 유키노 짱이 내 앞에서 평상심일 리가 없잖아」

 

「뭐, 그것도 그렇지만... 자각 있는 것이군요.」

 

자각이 있으면 좋아, 라는 걸로는 되지 않겠지.

 

확실히 하루노 씨가 가까이 있으면 유키노시타가 무리를 한다는 건 이미 법칙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자명한 이치다. 그야말로, 컨디션을 무너뜨릴 정도로.

 

「그거야 그토록 노골적으로 나타내면요... 그렇게 싫어하지 않아도 좋은데」

 

아무튼, 그 녀석 기본적으로 솔직하니까. 내 언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는 걸. 미간이 이렇게, 큭 하고 비뚤어지면 「불쾌하구나」의 사인. 그건 기억했다.

 

「.....미움 받는 짓 하고 있어서 아닙니까? 그토록 부추겨 두고」

 

「.....응-, 그럴까나」

 

그거야 정말 들쑤셔 들쑤셔. 곤로에서 꽁치 구우면 분명 맛있을 거라는 상태로 들쑤시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다른 법칙도 성립되는군.... 유키노시타가 연관되면 하루노 씨의 본성이 표면으로 나온다고 할까. 엄청나게 박정하고, 불필요하게 가혹한 그녀의 본성이.

 

그 결과, 이제 이 녀석들 같이 있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질 정도로, 장소의 분위기가 나빠진다. 목욕탕의 세제처럼, 섞으면 위험한 두 명이다. 뭐 나도 타인에게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단품으로 이 위력... 스스로도 무섭다.

 

「아무튼, 이라고는 해도 유키노시타는 여전히 유키노시타에요. 나도 동아리로 얼굴 맞추는 것 정도밖에 없습니다만. 책 읽고, 이따금 홍차 마시고, 그리고 또 책 읽는 듯한」

 

찻잔까지 반입한 건, 하루노 씨라는 태풍이 떠나, 약간 안심했기 때문인지도 몰라. 그건 사유물일까. 조만감 고양이 사진집이라든지도 선반에 줄서는 것일까.

 

「흐응..... 그래 그래, 평소의 유키노 짱이네」

 

뭔가를 납득한 듯이, 하루노 씨는 수긍한다.

 

「............」

 

그 모습을, 나는 약간만 관찰한다.

 

혼자 친가를 떠난 여동생에 대해 걱정하는, 좋은 언니. 좋은 언니라면 여동생 걱정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좋은 언니라면. 나의 견해가 핵심을 잘 파고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하루노 씨의 질문은, 마치 뭔가를 확인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자신이 그녀에게 준 영향을, 확인하는 것처럼.

 

「응? 무슨 일이야 히키가야 군. 갑자기 입 다물어서는」

 

「아니요... 별로」

 

무심코, 눈을 돌린다. 그 눈이, 나의 사고를 읽어내기 전에.

 

「뭐어, 히키가야 군이 갑자기 입 다무는 건 평소 일이지요.」

 

「내가 마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사람같이 말하는 건, 그만둬 줄 수 없겠습니까.」

 

「그렇게는 말하지 않았어요.... 짐작 가는 구석이라도 있지 않은 걸까나?」

 

산뜻하게 내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아 줬으면 한다.

 

「그렇게 그 녀석에 대한 게 신경 쓰인다면, 전화라도 해서 본인한테 직접 들으면 좋지 않습니까.」

 

「싫은데, 내가 전화해서 솔직히 말하는 유키노 짱이라고 생각해?」

 

「말하지 않습니까....」

 

그 녀석도 그 녀석대로 상당히 완고하다. 과연 불쌍하게 되어 버렸다.

 

「메일도 보내고 있었지만, 집의 용무라든지도 있고. 하지만 대체로, 『그래』라든지 『무리』라든가 하는 답장이 오는 정도일까」

 

통합 사념체의 단말기 같은 대답이다... 독서광이라든가 가슴 크기라든지, 의외로 캐릭터 일치하고 있는 거 아냐. 뭐, 불합리한 것을 말하기 시작하는 곳이라든지 사람을 매도할 경우에 말이 길어지는 곳이라든지는, 어느 쪽인가 하면 단장에 가까운가. 우리 부장도 대충 해뒀으면 좋겠다.

 

「이쪽으로서는 유키노 짱이 걱정으로 걱정이어서 듣고 있는 거예요, 약간 누나 상처받아요.」

 

곤란한 듯한 미소로 얘기하는 하루노 씨. 그 표정으로부터는, 여동생을 신경 쓰는 언니의 얼굴 밖에 찾아낼 수 없다.

 

다만... 뭐지, 이 위화감은.

 

그것만은 아닌, 이라는 감각은.

 

「아, 그러고 보니, 집에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고 듣고 있었는데―――」

 

문화제에 대해 생각해 낸다. 일순간 나쁜 기억까지 되살아 나버렸지만 서둘러 뚜껑을 닫아, 필요한 부분만큼을 꺼내 본다.

 

문실을 엉망진창 휘저었나 생각하면, 그 탓으로 몰린 유키노시타의 보조에 서려고 한 하루노 씨.

 

...그건 마치, 휘젓는 걸로 자신이 들어갈 공백을 만들어 낸 것과 같아서.

 

「유키노 짱의 진로 희망, 문이과 선택 어느 쪽으로 했는지, 히키가야 군 몰라?」

 

유키노시타에게 몰인정하게 대해지면서도 그녀의 문화제를 끝까지 지켜본 언니.

 

교제가 많고 바쁨에도 불구하고, 깨달으면 그녀 가까이 언제나 다가서듯이 계속 눌러 앉은 이 유키노시타 하루노라고 하는 사람은.

 

「응, 히키가야 군?」

 

이 사람은,

 

「유키노시타 씨는」

 

나는, 일찍이 그녀가 말한 것을, 한 번 더 확인한다.

 

「.......유키노시타를, 『정말 좋아』하는군요.」

 

그녀는 한순간 멍한 얼굴을 해서는,

 

「―――어라? 말하지 않았던가?」

 

벌써 나온 대답을, 다 알고 있는 대답을, 한 번 더 반복했다.

 

 

「나는 유키노 짱을, 정~말 좋아해요.」

 

 

어느 것도 섞이지 않은, 한 점 흐림도 없이 사나운 미소로.

 

 

 

「으응~ 아무래도 팍하고 꽂히는 게 떠오르지 않네.」

 

「......그런가요. 그럼 돌아갑니까?」

 

「끈기 한 조각도 없네.... 왜 그렇게 내츄럴하게 귀가를 제안할 수 있는 거야?」

 

식사를 끝낸 나와 하루노 씨는, 유키노시타의 프레젠트 수색을 재개하고 있었다.

 

하루노 씨는 실로 효율적으로 가게를 돌고 있다. 머릿속에 지도가 들어가 있는듯한 내비게이션이다. 방향치인 유키노시타와는 하늘과 땅차이다. 덕분에 처음부터 쇼핑 목적이 아닌, 취미 범주였다는 것을 잘 알았다... 나 오후부터 출근으로 다행이지 않은 거야? 왜 그 시간에 불러내는 거야?

 

「그럼, 다음에는 그 가게일까」

 

무심결에 손가락으로 찔러, 하루노 씨는 총총하며 걷는다. 가게 명을 보아하니, 일상생활용품을 많이 갖추고 있는 가게 같다. 쓸데없이 부드러운 채색이 내게 있어서는 이공간이다. 뭔가 플로라향기조차 날 것 같다. 들어간 순간 정화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

 

하루노 씨의, 늘씬한 등 뒤를 눈으로 쫓으면서 생각한다.

 

조금 전의, 카페에서의 약간의 사건을.

 

―――나는 유키노 짱을, 정말 좋아해요.

 

하루노 씨는 당연한 듯이 말해버렸다. 자명한 것을 대답하듯이. 미리 준비되어 있던 대답을 읽어 내리듯이.

 

그건 그렇다. 그녀의 대답은, 그 불꽃놀이 때 이후로 아무것도 바뀌지는 않았다.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그녀라면 얼마든지 표정을 숨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미소.

 

매우 냉철해, 너무나도 가열해, 그리고 어디까지나 어두운, 그 미소.

 

응시하고 있는 것만으로 끌려 들어갈 것 같은, 어딘가 매력적이기도 한 심연.

 

곧바로 한 눈을 팔아서 다행이었다... 저것 이상으로 시야에 노출되고 있었으면, 다이스 흔들어 SAN 체크였다.... 신화 생물인가요. 하지만 그 정도로 움찔 했어요 나.

 

다행인 게, 하루노 씨도 곧장 그 표정을 지우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유키노 짱 귀엽다는 얘기를 재개했지만.

 

그런데도, 내 마음이 안정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고양이 무늬 고양이 무늬....」

 

하루노 씨는 점내에 들어가자,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물색을 시작했다.

 

「아, 이거 귀여워! 사버릴 까나... 히키가야 군 어떻게 생각해?」

 

「어때라도 하셔도... 좋은 디자인이라고는 생각해요.」

 

「그래에.... 응, 사 버려!」

 

허겁지겁 작은 바구니에 상품을 넣는 모습을 보면, 변덕스러운 면은 자매라고 생각된다.

 

그녀에게서는, 방금 전의 분위기를 티끌만큼도 느낄 수 없다. 평소의, 붙임성이 좋고 약간 어덜티한, 남자를 휘두르는 예쁜 누나.

 

「..........」

 

그 미소의 의미는 모르겠지만, 의도라면 추측할 수 있다.

 

굳이 그 표정을 내게 향한 의도.

 

아마도, 경고.

 

내가 왠지 모르게 말하려고 했던 것을, 또 아직 말하지 않은 것을 이해한 다음, 더 이상 발을 디디는 것을 막는, 의지 표명.

 

...그건 거절일까.

 

어떤 것이라도 관용적인 것 같은 그녀가 일순간 보인 거절, 인 것일까.

 

「.....있지 히키가야 군은 정말? 어~이」

 

콕, 하고 뺨에 가늘고 따뜻한 것이 닿은 감각.

 

「.....에?」

 

「아하, 겨우 눈치 챘어?」

 

보면 하루노 씨가 내 뺨에 검지 손가락을 꽂고 있었다. 짓궂은 장난이 성공한 소녀처럼, 쿡쿡하고 웃는다. 그녀의 손가락 끝 근처를 중심으로, 천천히 스며 나오듯이 뺨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저.....뭘 하고......아 아파아파아파」

 

둥글둥글 하지 말아 주세요. 약간 손톱이 파고들고 있으니까....

 

「정말, 멍하니 해선.... 있지, 이거라면 어느 쪽이 좋다고 생각해?」

 

하루노 씨는 나에게서 손가락을 떼어 놓고는, 옆에 놓여 있던 홍차 포트를 두 개 선택했다. 다른 한 쪽은 고양이 꼬리를 모티브로 한 손잡이가 있고, 또 하나에는 고양이 발자국 실루엣이 프린트 되고 있다. 어느 쪽이나 귀여운 디자인이면서, 그 나름대로 공을 들여 고급감을 깎지 않는... 유키노시타의 프레젠트로, 라는 것이군.

 

라고는 말해도, 나 그 녀석의 취미 모르고 있구나.... 고양이를 좋아한다고는 말하지만, 어떤 고양이라도 좋은 건지, 고양이의 어디를 좋아하는지도 몰라. 그걸 모르는 이상, 무턱대고 선택할 수 없다. 꼬리 모양 손잡이를 쓰는 마음은 불편할 것 같지만, 그 녀석이 꼬리 정말 좋아한다면 그런대로 참고 사용하고 싶어 할 것이고... 이런 때, 선물하는 측도 되는 측도 경험치가 적은 나는 쓸모없는 반편이다.

 

결국 뭐를 근거로 선택하면 좋을지 생각해내지 못했으니까,

 

「.....어느 쪽으로도 좋지 않겠습니까. 비싼 편이라든지」

 

가장 알기 쉬운 지표를 채용하기로 했다. 생각하고 있는 만큼 돈을 얹는다, 라는 것으로. 내 경우는 돈이 아니고.

 

하지만 내 대답이 하루노 씨에게는 불만이었던 것 같다.

 

「.....성실하게 선택하면 좋겠는데. 히키가야 군이 선택하는 것에, 의미가 있어요?」

 

불끈 뺨을 부풀려 보이는 하루노 씨. 싱싱한 탄력이 있을 것 같아, 무심코 손가락으로 손대고 싶어진다... 위험해, 상대가 코마치라면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일단은 회피다... 그래도 그렇구나, 왜 남자가 그렇게 하면 범죄성을 띠는 걸까.

 

「내가 말하고 있는 것, 아무리 둔한 히키가야 군이라도 알겠지요?」

 

「........」

 

그거야 안다. 결코 나는 둔하지 않아, 오히려 민감한 편이다. 그런 것으로 다양하게 실패를 반복해 왔으니까, 모를 리가 없다... 말하고 있으니 슬퍼지는군.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몰라.

 

하루노 씨가 나와 유키노시타에게 뭔가 획책하고 있다, 그건 확실하다... 라고 할까 하루노 씨가 너무 노골적이고. 요점은 코마치가 부탁하지 않았는데 암약하고 있는 것처럼, 초등학교 여자애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상이다. 그렇지만 그건 하루노 씨에게 있어서 어떤 메리트가 있다는 걸까. 여동생의 연애 사정을 걱정하는 공연히 참견하는 언니의 마음이라고 해석해도, 날 끌고 다니는 것을 보면 센스 한 조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밖에도 훈훈한 리얼리얼한 남자 친구 정도 쓸어버릴 만큼 있을 텐데. 아무튼 유키노시타와 잘 되어간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지만... 뭔가 사고 방향이 살짝 어긋나 있는듯한 생각도 드는군.

 

어쨌든, 이번에는 의미는 알지만 의도를 모른다.

 

원래부터, 그녀의 행동 원리를 아직껏 포착해 내지 못했으니까,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아까 전부터 분위기가 나쁘네... 어라, 그래도 그것도 평소의 히키가야 군하고 뭐가 다르지?」

 

「들어보라는 듯한 혼잣말은 주위를 상처 입히니까요.」

 

약간 들어맞는 것에 한 층 더 상처받는다.

 

「그래도 역시 뭔가 이상해... 정말로 컨디션 나쁘거나 해?」

 

「............」

 

나를 바라보는 하루노 씨의 얼굴은 진심으로 걱정인 듯한 표정을 띄우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 아마 방금 전의 대화가 없었으면, 나도 나 같은 것을 걱정해 준다니 하고 억수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겠지.... 아니, 과연 그건 아닌가.

 

......내가 하루노 씨를 보고 살피듯이, 그녀도 또 나를 관찰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밥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휴일이라면 소파에서 낮잠 자고 있는 시간이니까」

 

조심에 또 조심을 거듭해, 가능한 한 눈치 채이지 않게 말을 선택한다. 눈을 돌리는 것도 잊지 않고서다. 아무튼 그런 건 생각하지 않아도, 직시 되면 눈을 돌린다, 는 건 이제 조건 반사로 포함되어 있지만. 카마쿠라와 서로 노려봐도 질 자신이 있다. 야생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 필연.

 

「그래? ...그렇다고는 해도 건강하지 못한 생활 하고 있네.」

 

「그 나름대로 즐거워요...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만」

 

「아하하, 뭐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는데」

 

대화가 공중을 활주하고 있는 것을 안다. 대화의 배팅 센터, 치고 있을 뿐이라고 하는 건가.

 

의미가 없는 이야기. 상대와의 거리를 측정할 뿐인 이야기. 그건 내가 거북해 하는 것 중, 싫어하는 하나다. 원래 이야기라고 하는 행위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 설도 있다. 이야기로 사람됨을 알 수 있다고도 말하지만, 알고 싶은 것도 아닌 정보를 이것저것 교환하는 게 귀찮다... 가치가 있는 얘기라든지도 있지만, 토츠카에 대해서라면 어떤 세세한 얘기라도 들어 놓치고 싶지 않다.

 

슬슬 다시 한 번 프티 리셋이라도 시험해 볼까... 하고 생각한 순간,

 

「으-응, 히키가야 군이 그럴 기분이 아니면, 오늘은 그만두고 또 다른 날에 할까」

 

라며, 갑자기 하루노 씨가 말하기 시작했다.

 

해냈다, 돌아갈 수 있어! 하며 환희가 솟아올라 그 제안에 혹한다.

 

「아, 그렇게 하죠....근데, 다른 날?」

 

아차, 실수했다.

 

「그거야 그래요. 히키가야 군이 선택해 준다는 게 컨셉이니까」

 

하루노 씨는 뭘 당연한 말을, 이라는 표정으로 나를 들여다본다.

 

「아니, 봐요, 저도 잠시 지금부터 예정이 있어서... 저거에요 그」

 

「흐응... 저거라니 뭔데?」

 

분명 알면서도 묻고 있겠지. 약간은 봐 줘도 상관없잖아.....

 

「....아무튼, 뭔가가 있으면 다음에 알려주세요. 예정 맞춰서 가도록 해요?」

 

어떻게 하든지 간에 가게 할 생각이다... 나의 「적당히 연락해 줘」와 쌍을 이루는 듯한 대처기술. 단, 예정이 없는 외톨이에게만 유효.

 

이 순간 진심으로 매일 스케줄 넣어볼까... 내 커넥션으로는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노력해 보자.

 

 

「오늘은 고마워-. 여러 가지로 참고가 됐어요.」

 

「하아.....아무쪼록」

 

뭐를 가리켜 어떻게 참고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감히 묻지는 않는다.

 

「다음에는 다른 장소로 할까... 유키노 짱 얘기를 하고 있으면, 조금 신경 쓰이는 가게가 생각나서, 거기에 가보지 않을래?」

 

「아무튼.. 뭔가 정해지면 적당히 연락 주세요.」

 

「제대로 메일 봐요?」

 

....칫, 못을 박았나.

 

날이 짧아진 탓인지, 아직 그 정도의 시간은 아니긴 하지만, 하늘에는 저녁 기운이 구석에서 퍼지고 있다.

 

하루노 씨와 나란히 건물에서 나오자, 출구에서 바로 옆 도로에 검은 하이어가 주차되어 있었다. 본 적이 있는 운전기사가 차 옆에 똑바로 서 있다.

 

저건 하루노 씨의 차겠군. 언제 불렀었나... 그런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고? 오히려 계속 달라붙어 있었는데? ...약간의 미스테리다.

 

하루노 씨가 가까워지자, 운전기사가 공손하게 목례를 해, 뒷좌석의 문을 연다.

 

「히키가야 군도 타고 가?」

 

「아니요... 돌아갈 전철 비 정도는 있으니까」

 

「사양하지 않아도 좋아요? 집 앞까지 데려다 줄 수 있고」

 

「.....전철을 좋아해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그 하이어보다는, 이지만.

 

「그래? 그럼, 다시 또 보자 히키가야 군! ...츠즈키」

 

운전기사는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이동한다. 여전히 매끄러운 움직임이다. 소리조차 나지 않는다든가 저것이야말로 닌자다... 나도 정진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리고, 하루노 씨를 실은 차는 느긋하게 발진했다.

 

창 너머로, 하루노 씨가 손을 흔들고 있는 게 보인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그대로 역으로 발길을 향했다. 뒤돌아 볼 것도 없이.

 

어깨를 빙글하고 돌리면, 뚜둑뚜둑하는 소리가 났다. 응, 어깨가 뻐근했다.

 

코마치는 벌써 돌아가고 있을까 멍하니 생각한다.

 

...그런데, 어떻게 혼내 줄까.

 

 

 

 

「다녀왔습니다-」

 

날은 벌써 저물어, 저녁 식사시간을 약간 지났을 무렵.

 

현관에서 코마치의 목소리가 들려, 나는 읽고 있던 문고본을 덮고 소파에서 일어난다.

 

「오우, 어서 와... 공부는 잘 됐어?」

 

「응, 즐거웠어!」

 

아니, 그거 공부에 쓰는 감상이 아니잖아. 이 녀석 진짜 제대로 공부해 오긴 한 건가...

 

야아- 지쳤어지쳤어 하고 코마치는 가지고 있던 가방을 마루에 내려놓고, 내 쪽을 다시 향하서는 뭔가를 함축하고 있는듯한 미소를 보인다.

 

「근데근데, 그래서 오빠는? 진전 됐을까나?」

 

어떤 것을 기대하는 듯한 눈을 한 코마치에게,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아? 뭐가?」

 

「어, 어라-? 오빠, 외출하지 않았던 거야?」

 

「......너, 내가 휴일에 어딘가 나갈 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렇게만 말을 남기고, 코마치의 앞을 지나 부엌으로 향한다.

 

「에, 에에? 어라- 이상한데」

 

틀림없이 뭔가 책망하는 말 한마디라도 듣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겠지. 내 허탕인 대답에 코마치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코마치와 하루노 씨의 훌륭한 제휴 플레이는... 이라든지 투덜투덜하며 중얼거리고 있다.

 

「......이런이런」

 

물론 코마치가 무관계인 척을 하고 있으니까, 보복도 겸해 거기에 올라탔을 뿐인데. 하루노 씨에게 확인하면 그만이지만... 그때까지 안달복달 하고 있으면 됐어.

 

코마치 쪽을 보면 아니나 다를까 톡톡톡톡 메일을 초스피드로 보내고 있었다. 완전히 내 손바닥 위에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빨라, 손가락이 빛나 보인다고.

 

메일을 다 송신한 코마치는, 집 안을 흘끔 둘러본다.

 

「....어라, 엄마들은?」

 

「외식한다고, 꽤나 호화로운 곳에서라나」

 

「아아.... 근데 오빠 가지 않은 거야?」

 

「.....너를 기다렸어.」

 

「헤에.....? 잠ㄲ, 오빠... 또 그런 기둥서방 대사 배워가지고는....」

 

아무튼, 그저 권유받지 않았던 것뿐이지만. 아버지라고 하면 코마치는 부를 생각 만만이라는 것이 또 그 남자는 쓰레기다. 빈말이라도 좋으니까 권해! 가진 않지만.

 

그렇다고 할까 코마치, 너도 사람을 기둥서방이라든지 부르는 건 그만둬 줄래. 슬픈 얘기지만 그거 너의 오빠라고? 거기에 내 희망은 전업 주부라는 거야. 거기는 굽히면 안 돼.

 

「저녁밥 만들어져 있고, 따뜻하게 해서 먹자고...아, 혹시 외식하고 왔어?」

 

「으응, 그러자고 했는데 거절했어.」

 

「...뭐야, 혼자서 공부하던 게 아닌 건가」

 

「혼자서 공부한다면 일부러 외출 하지 않아요-」

 

어.....하지 않는 거야? 환경 바꾸고 싶어서 밖에서 공부하는 것 등등 있잖아. 그건 외톨이에게는 꽤 있다고 생각하는데. 찻집 같은 데서 보이잖아? ....그것도 외톨이일까....

 

「흐응, 누구하고?」

 

「뭐어, 친구하고? 타이시 군이라든가」

 

「너... 아직도 그 독충과 친구 하고 있어?」

 

「오빠... 타이시군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니까 말했잖아. 코마치에게 접근하는 독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코마치한테는 살충제 들려 줬으면 좋았을까....

 

기분을 고쳐, 냄비에 불을 놓고 저녁밥 준비를 한다. 오늘은 오야코동으로 해 보았다. 만들어 둔 재료가 가열된 곳에 계란을 풀어 완성.

 

밥을 얹고, 두 명이 사이좋게 식탁에 앉는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오, 카 군도 밥이네」

 

발밑에 느릿느릿 나타난 건 우리 집 고양이, 카마쿠라다. 자고 일어났는지 느긋한 발걸음으로, 먹이가 들어간 그릇에 접근해, 느릿느릿 하고 먹는다. 맛이 없는 듯이 먹는데...라고 해서 양파가 들어간 오야코동을 먹일 수도 없고, 참아 줘.

 

두 명과 한 마리의 단란. 오늘이 시작되고 나서 제일 안심하는 시간이 흐른다. 여러 가지로 지치고 있었군, 나.

 

응, 나로서도 좋은 성과다... 약간 맛내기가 진한 생각도 들지만, 아직 우리들 젊으니까. 이 정도가 딱 좋다. 코마치도 맛있게 먹어 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러고 보니 코마치」

 

「응, 왜 그래 오빠」

 

「너... 나 좋아해?」

 

내가 그렇게 말한 순간, 코마치는 사발에 얼굴을 푹 넣듯이 대단한 기세로 숙였다. 아무래도 기관에 들어간 것 같다.

 

「으욱... 콜록, 에, 무, 무슨 일이야 오빠 ! ?」

 

「아니.... 어떤가-하고 생각해서」

 

코마치는 내 말을 듣고, 조금 정도가 아니라 꽤나 얼굴을 당기고 있었다. 의아스러운 듯한 얼굴을 하고, 조심조심 내게 묻는다.

 

「에... 그게뭐야그게뭐야 오빠... 뭔가 나쁜 거라도 먹은 거야?」

 

「너, 내 밥에 불평할 생각인가」

 

「아니 그렇지는 않은데...에-, 그런 거 물어봤자...다시 말하는 거 부끄럽고....」

 

목이 막혔던 게 그만큼 괴로웠던 걸까, 코마치는 얼굴을 붉히며 우물거린다.

 

....아무튼, 그렇겠지.

 

그래. 이것이 남매라는 거다.

 

가까워서, 배려를 하지 않아도 좋고, 막상 배려하게 되면 반대로 부끄러워질 듯한 존재.

 

예외도 있지만, 대체로는 피가 연결된, 같은 유전자의 편성에서 태어난 존재.

 

혹시 내가 코마치였을지도 모르고, 코마치가 나였을 지도 몰라, 자신이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할 가능성의 하나.

 

그래도 그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아, 나는 나고 코마치는 코마치다. 그런 건 철이 들었을 때에는 납득하고 있고, 그것을 불복으로 생각할 것도 없다. 그건 그런 걸로 하고,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가까이 있다.

 

그것이 보통 남매라는 거다.

 

.....다만, 그 자매는 어떤 걸까.

 

그 꼭 닮았으면서, 동시에 동떨어져 있는 듯하게도 보이는 그 자매는.

 

유키노시타 하루노와 유키노시타 유키노.

 

우수한 언니와 언니에게 뒤떨어지지 않게 우수하면서 하나 정도 미치지 않는 여동생.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빛을 받는 언니와 고고함을 견지해 적막하게 사는 여동생.

 

태양과 달.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앞과 뒤. 아무튼, 부르는 법은 뭐든지 상관없지만.

 

그 두 명이 왜 그토록 극적인 캐릭터를 획득하게 된 건지 나는 모른다. 아마 그 가정환경이 작용하고 있는 건가 생각하지만, 그런 건 내게 알 수 없고, 또 알기 위해 발을 디딜 의의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옆에서 보고 있어도, 이 정도로 동떨어져 있으면서, 그녀들의 뿌리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예를 들면, 여동생은,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언니의 등 뒤를 언제나 뒤쫓아 온 여동생. 아킬레스와 거북이처럼 영원히 메워지지 않는 차이를 계속 메워 언니의 주박에 계속 붙잡혀 온 그녀. 무엇보다도, 그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지만.

 

그리고 언니도 또,

 

 ―――나는 유키노 짱을 정말 좋아해요.

 

여동생 앞에서 계속 가로막는 언니. 떼어 낼 것 같으면서도, 항상 여동생의 시야에 계속 머무르고 의식하지 않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그녀. 그건 죄인이 결코 자지 않게 일정한 감각으로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옛날 고문과도 비슷하고, 천 길의 골짜기에 자식을 떨어뜨리는 사자와도 비슷하다.

 

그것이 가족에 대한 증오에서 오고 있는 건지 본래 애정인 것인지, 나는 헤아릴 수 없다. 혹시, 그것들은 복잡하게 마구 뒤섞여, 이미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동생처럼, 언니도 또 자신의 분신에 집착하고 있는 건 확실할 것이다. 여하튼, 여동생이 거절한다고 해도, 그토록 가까이 있으니까.

 

그리고 오늘, 내가 그 어두운 미소를 보고 생각했던 것은, 하나.

 

―――그 집착을, 감히 애정이라고 불러도 좋다면, 역시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여동생을 향한 사랑은... 어딘가 비뚤어지고 있다.

 

어딘가, 상궤를 벗어나고 있다, 고.

 

 

 

「응.... 오빠, 코마치는 여동생이지만, 사랑만 있으면 관계없지요! 아, 지금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아!」

 

「.....너 그토록 생각한 결론이 그건가요. 그만 둬, 여러 가지로」

 

가가가 문고적으로는 포인트 낮으니까... 우리들 남매도, 약간 사이가 너무 좋은 생각도 들지만. 아무튼, 그건 허용의 범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