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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청춘 팬픽번역/優温'에 해당되는 글 2

  1. 2014.02.21 이제 그 사람은 없다. 후편+α 2
  2. 2014.02.20 이제 그 사람은 없다. 전편 6

가족 이외에 정말로 마음깊이 소중히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 인생에서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천천히라도 좋으니 힛키와 유키농은 서로 다가가면서 마음을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9권은 4월 발매군요. 역경을 넘은 만큼, 사람의 관계는 돈독해집니다. 유키농과 힛키가 데레하기를 기대한다!


==================================================================================================



 

 

.......?

 

 

코마치 양이 한 말의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지금 뭐라고 했지?

 

 

, 코마치 짱?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농담은 너무해? 놀리는 거지? 정말, 우는 흉내 잘 낸다니까

 

 

유이가하마 양이 떤다, 뭔가를 속이려는 듯이 웃으며,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코마치 양에게는 우리들이 기대했던 반응은 없고, 단지 뚝뚝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순간, 방금 전에 한 말이 어떤 농담, 거짓도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을 싫어도 이해할 수 있었다.

히키가야 군이 죽었다는, 갑자기 들이닥친 사실이 차츰차츰 머릿속에 배어든다.

 

 

, 거짓말......이지? 코마치 짱? ?..... 힛키는 건강한 거지?

 

.......사실, 입니다.

 

 

옆에 서 있던 유이가하마 양이 바들바들 떠는 것이 보였다. 나 자신도, 몸에서 모든 열이 빼앗긴 듯이 핏기가 가셨다. 머리나 몸도 마치 쇠사슬로 묶인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소리를 내려고 해도, 얕은 호흡이 새어나올 뿐.

우리들의 그런 모습을 코마치 양은 비통한 얼굴로 바라본 뒤, 나와 유이가하마 양의 손을 잡았다.

 

 

지금까지 알리지 않아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부 이야기합니다. 지금부터...... 시간이 있으면, 집까지 오시지 않겠습니까.

 

 

아연실색한 우리들은 단지, 코마치 양의 말에 수긍하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내내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

 

 

부디

 

실례합니다.

 

 

그 뒤, 조금 침착한 우리들은 코마치 양을 따라 그녀의 집에, 그의 집에 왔다.

침착했다고 해도 아직도 전신이 떨리고 있다. 유이가하마 양은 걷는 것도 겨우인 상태였다.

 

 

앉으세요. 지금 차를 내 올 테니까.

 

 

코마치 양은 우리들을 소파에 앉히고는, 부엌에서 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도 유이가하마 양도 힘없이 소파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고, 단지 침묵하고 있었다.

나는 멍한 머리로, 방을 둘러보았다. 고등학교 때 한 번 왔던 적이 있었지만, 그 때와 별로 변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기억속의 광경과 차이가 적었던 탓인지, 역시 코마치 양의 농담이 아닐까 하는 근거 없는 기대를 품을 뻔했지만, 한 곳 책장 옆에 놓인 작은 불단이 눈에 들어왔다. 방에 들어갔을 때는 고개를 숙였던 탓인지 깨닫지 못했다.

거기에는, 눈이 썩은 남자의, 웃으려 하다가 이상하게 웃어버린 모습의 서투른 미소를 지은 사진이 있었다.

 

순간, 바꿀 수 없는 현실을 깨달았다. 기대도 희망도 부서져, 동시에 마음이 깨질 것 같았다.

틀림없이 히키가야 군이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부디

 

..... , 고마워......

 

 

사진을 보고 정신이 팔린 내게 코마치 양의 목소리가 들렸다. 희미하게 미소 짓는 그녀와 홍차의 은은한 향기가 마음을 붙들어 매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코마치 양의 말을 제대로 들어야 한다.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 있어도 눈을 떼선 안 된다.

 

 

코마치 짱...... 힛키는...... 어째서? 그런데 왜 가르쳐 주지 않았어?

 

.........

 

 

코마치 양은 바로는 대답하지 않고, 불단 단상에 시선을 돌리며, 슬픔을 참는 듯이 눈을 숙이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렇게 하고 더듬더듬 말했다.

 

 

병이었습니다. 쓰러져 병원에서 검사받았을 때는, 이미 늦어서......... 오빠, 힘내서 고치려고 했습니다만

 

........

 

그래...... 그래도 어째서 우리들한테 알려주지 않았던 거야?

 

.......코마치도 알리려고 했지만..... 그런데, 오빠가 알리지 말라고 필사적으로 말해서

 

......어째서

 

모릅니다. 다만 오빠는 더 이상, 저 녀석들과는 관계없으니까라고....

 

 

관계없다....... 우리들과는, 벌써 관계가 끊어졌다고 그는 생각했을까.....

아니,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이상하겠지. 내가 포기해서 그 봉사부의 공간을 만들었으니까, 졸업하고 연락 하려고도 하지 않았는데. 지금 여기서 내가 그것을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번지수가 맞지 않겠지...

가슴에 깊은 회한이 생겼다. 그 때 엇갈림을 바로잡았다면, 이런 적당한 if를 상상해버린다.

 

 

그래도..... 관계없다든가 했었지만, 오빠 실은 계속 신경 썼습니다.

 

.......

 

입원 중, 졸업앨범의 동아리 소개, 봉사부 부분을 몰래 자주 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평소처럼 썩은 눈이 아니라 그리워하는 듯이 상냥한 눈으로.......

 

 

그렁그렁하고 말하는 코마치 양의 눈에 눈물이 쌓여간다.

나도 유이가하마 양도 그 말을 듣고,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흘러넘쳐 떨어뜨린다. 유이가하마 양은 오열을 흘리면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나는 한편, 자신이 지금 살아있는 것 같지가 같았다. 코마치 양이 자아내는 말만이 귀에 들어가, 그 이외는 전부 상관없을 정도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홍차 향기도 햇볕의 따뜻함도 사라져, 어떤 것이라도 모노크롬이 되는 것처럼.

 

 

오빠......... 가기 전에 말했습니다.

 

 

 

 

 

미안

 

 

 

 

이라고......

 

 

 

그 말을 들은 순간, 나의 세계는 암전했다.

깊은 절망과 상실감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건..... 이런 건 심하다.

임종의 말이 사죄라니. 그건 대체 누구를 향한 말이었을까.

 

그를 만나고 싶다. 만나서 솔직하게,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 말고 제대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실현되지 않는다.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잃고 나서 눈치 채도 늦었다. 그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 겨우 깨달았는데.

 

지금부터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마음속으로 물어봐도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밖을 보자 땅거미가 바로 근처까지 오고 있었다. 피할 수 없는 깊은 그림자를 따라서.

 

 

 

 

 

 

 

 

 

 

 

 

 

 

 

 

 

 

 

 

.........자이모쿠자. 뭐야 이건?

 

 

나는 손에 든 소설 원고를 내걸며, 평소보다 배로 낮은 소리로 옆의 뚱보에게 말한다.

 

 

, 아니, 가끔은 말이지, 판타지 요소가 없는, 시리어스한 이야기를 써볼까, 해서? 그래서 하치만과 다른 사람들의 엇갈림을 비극으로 해봤습니다.......어때?

 

어때? 가 아니야!! 너 말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얼마나 비굴한 거야 난! 그렇다고 할까, 제멋대로 날 죽이지 마!

 

!? , 그러네요-! 미안 하치만. 진짜 어쩌다 잘못 생각한 거야-!

 

정말이지......

 

 

나는 슬쩍 옆에 있는 둘을 본다. 아무튼 잘도, 이런 것을 내게 읽게 했구만.

나뿐이라면 그래도 다행이었을 텐데. 운 나쁘게도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에게 발각돼서, 봉사부가 소재였던 게 들켜 강제로 내용이 확인된 것이 자이모쿠자의 패인, 추가로 내 사망 플래그도 왠지 섰다는 기분도 든다.

유이가하마는 옆에서 눈물지으며 고개를 수그리고 있고, 유키노시타에 이르러서는 아까 전부터 입을 다물고 있다. 평소 같은 혹평, 독설이 날아오지 않는 부분이, 더 무섭다. 그 몸에 두른 분위기는 위험해, 얼음얼음 열매라도 먹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그 녀석의 주변에, 아이스에이지가 발동하고 있어요.....

대체로 학생회 선거에 대한 건 우리들은 해결 끝인데,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되풀이되는 건 성질이 나쁘다. 게다가, 유키노시타 눈빛이라든가 진짜 그만둬.

 

 

.......자이츠 군이었다고 했지?

 

.............., 히익!

 

 

얼음보다 더 냉기를 뿜는 소리로, 환히 웃으면서 판결을 명하는 모습은 염라대왕 같다. 위험해, 나까지 소름이 돋을 것 같다.

 

 

다음에도, 이런 것을 써 와 보세요. 당신의 소부고에서의 평온한 생활은 없어진다고 각오하는 편이 좋아요. 그리고, 나를 제멋대로 주인공으로 삼은 죄는 무엇보다도 무거워. 지금부터 당신은 죽을 때까지, 그라운드를 달리세요......

 

「ㄴ, 네에. 죄송합니다..... 삼가 달려드리겠습니다....

 

진짜, 그거만으로는 부족할 정도야.... 2..... 하필이면 힛키가..... 죽는 이야기라니...

 

 

유이가하마나 유키노시타도 꽤 화내는 것 같다. 아무튼 당연한가.

자이모쿠자는 떨면서도 판결을 받아들인 것 같다.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들은 자이모쿠자를 그라운드까지 연행해서, 형을 집행했다.

죽을듯한 얼굴로 히이히이 하면서 달리는 자이모쿠자는 불쌍했지만, 아무튼, 좋은 다이어트도 되겠지. 이번 일은 좋은 약이다.

유이가하마는 볼 일이 있어, 도중에 빠져나가 지금은 나와 유키노시타가 자이모쿠자를 보고 있었다.

유키노시타는 옆에서 문고본을 읽으면서, 자이모쿠자에게 독설을 끼얹으며 달리게 하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땅에 있는 개미를 관찰하고 있었다.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

 

 

자이츠 군의 그 시시한 소설에 대한 것인데

 

아앙? 뭐야, 나한테 분풀이는 그만둬 진짜로. 일단 나도 화나니까?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조금 정도는 생각할만한 면도 있었으니까

 

생각할만한 면?

 

. .......히키가야 군.......

 

, 뭐야........

 

 

책을 닫고, 나를 보는 유키노시타. 어쩐지 평소보다 나를 보는 눈이 다정한 건 기분 탓인가. 평소의 강한 의지를 품은 눈동자에는 진지한, 거기에 따스함이 더해진 것 같았다.

 

 

나는..... 당신과의 관계, 끝낼 생각은 없으니까

 

........?

 

그 소설은 정도가 심했지만.... 혹시....... 당신과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라 생각하고

 

.......드문데. 네가 그렇게 솔직하다니

 

그럴까. 너와 화해했을 때 말했잖아. 다음부터 서로 중요한 내용은 말로 하자고. 그러니까...... 말했어요.

 

..........

 

 

그렇게 고하고 나서, 휙 하고 얼굴을 돌렸다. 유키노시타의 귀가 빨갛게 물들었다.

중요한 거니까........라는 건가.

그러면 나도 약속했고, 말할까.

 

 

나도....... 너와는..... 저기..... 끝낼 생각은 이제 없으니까.......

 

........기분 나쁘네요.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어이. 너무하잖아.

 

후훗..... 있잖아, 히키가야 군. 지금은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니까 말하지 않지만, 반드시...... 당신에게 전할 거예요... 나의 마음

 

........, 그런가....

 

, 그래요.

 

 

그 뒤로, 나와 유키노시타는 하교시각까지 말을 주고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으로 좋다.

나와 이 녀석은 천천히라도 좋다.

언젠가 반드시...... 진짜가 손에 들어온다고 믿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 때까지는 이 거리라도 괜찮다.

 

 

 

 

용서해라, 자이모쿠자 요시테루. 다른 versionnext 페이지.

 

 

 

 

 

 

 

 

 

 

 

 

 

 

꿈이었을 경우, 다른 version

 

 

........?! 하아

 

 

터무니없는 슬픔과 후회의 어둠에 시야가 깜깜해져 갑자기 눈이 뜨였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여전히 어두운 공간이었지만, 그것은 시각적인 것이며 마음속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호흡이 거칠다. 체내에서 땀이 분출하는 것 같다, 파자마가 몸에 찰싹 들러붙어 기분 나빴다. 하지만 덕분에, 몸이 차가워져 의식도 급속히 각성해간다.

 

 

......무슨 악몽, 일까

 

 

정말로 최악의 꿈이다. 히키가야 군과는 겨울방학에 화해하고 그에 대한 감사와 마음을 자각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꿈을 보다니 징조가 너무 나빠서 싫다.

그와 유이가하마 양과의 관계는 절대로 잃고 싶지 않다. 특히 히키가야 군과의 관계는 이제 절대로 악화시키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런 꿈을 보다니.......

너무 현실적이라서 솔직히 꿈이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런 일이 현실이라면, 히키가야 군을 잃는다면, 대체 나는 어떻게 될까, 생각하고 싶은 일도 아니다.

하지만, 방금 전의 악몽이 선명히 플래시백해서 눈을 감는다. 가슴에는 어쩔 수 없는 마음이 넘쳐흘러 혼자서는 억누를 수 없다.

생각해서는 안 돼. 몇 번이나 자신을 타이르려고 했다. 하지만, 안 돼. 사라져 주지 않는다.

 

 

.......만나고 싶어.

 

 

히키가야 군을 만나고 싶다. 어쩐지 만나고 싶다. 목소리를 듣고 싶다. 그와 접촉해서 거기에 있다는 것을 실감시켜줬으면 좋겠다.

베갯머리를 보면 그에게 받은 프라이즈 상품인 판 씨 인형이 있었다.

그 대신에 판 씨를 꼭 껴안는다. 사소한 추억이지만 히키가야 군과의 추억이 확실히 담긴 판 씨.

잠시 동안, 눈을 감고 판 씨를 가슴에 안으면서 가만히 있자 가슴의 요동이 조금 침착됐다.

지금, 샤워를 해서 깨끗이 하자. 파자마를 벗어 던지고 나는 욕실로 향했다.

 

 

........후우

 

 

땀과 같이 불길한 이미지도 어느 정도 씻어 흘릴 수 있던 이유인지, 방금 전보다 기분은 나쁘지 않다.

냉장고에서 차가운 미네랄 워터를 꺼내 마신다. 목 너머가 시원해지는 것이 기분 좋다.

시계를 보면, 현재 오전 5. 밖은 아직 어둡다. 이제 한 잠 자려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지금은 침실에서 자고 싶지는 않아서, 소파에 누워 있자 꾸벅꾸벅 졸음이 덮쳐와 그대로 자 버렸다.

 

머리카락을 말리지 않고 잤던 것이 나빴을까, 일어났을 때 묘하게 머리가 아프다고 생각했더니 열이 있었다. 감기에 걸린 것 같다.

 

 

하아..... 저런 꿈을 꾼 뒤, 감기에 걸리다니.... 히키가야 군 탓이에요.

 

 

조금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지만, 꿈이라도 내 생각의 중심에서 감정을 흔들고 있던 사람은 그였기 때문에, 조금 정도는 책임을 돌리고 싶다. 분명 이런 말을 하면, 썩은 눈으로 불쾌한 표정을 짓겠지요.

 

그 모습을 상상했더니 조금 이상해졌다. 아무래도 나는 정말로 그에게 빠져든 것 같다. 타인에게 흥미가 없는 내가 그에게 이렇게 마음을 흔들리다니, 조금 전의 나는 절대로 인정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 때, 약속했으니까

 

 

조금씩이라도 좋아, 천천히라도 좋아. 주변을... 나와 유이가하마를 의지해라. 네가 바뀐다면, ...나도 바뀔 각오를 할 테니까.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에, 이제 잃지 않도록.

하지만...... 그러네. 의지하라고 말했으니까, 조금 정도는 어리광 부려 볼까.

 

 

――――――――――――

 

 

그런데, 왜 날 부른 거야?

 

 

언제나처럼 썩은 눈을 한 히키가야 군은, 불가사의한 표정으로, 마중 나온 나를 본다.

평소대로라면, 이쯤에서 매도하고 반론하면 논파하겠지만, 오늘은 그만둬 준다.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안심했으니까.

 

 

어머나, 당신이 의지하라고 말하지 않았니? 그러니까 의지해 봤는데

 

그래도, 감기 걸렸는데 보통 나를 불러? 하루노 씨나 유이가하마라든지 선택지가 있었잖아

 

어쩔 수 없잖아. 언니에게는 기대고 싶지 않고, 유이가하마 양에게는 솔직히 이런 면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걸... 거기에...

 

거기에, 뭔데?

 

...아니요, 별로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것보다 배가 고프니까 뭔가 부탁할 수 없을까?

 

......하아. 알았다. 하면 되겠지. 정말이지

 

무슨 불만이라도? 이 나의 간병을 할 수 있어요? 보통 남자라면 기뻐한다고 생각하는데

 

공교롭게도 난 보통이 아니니까, 그 범주에는 해당되지 않아. 거기에 네 성격 알고도 솔직하게 기뻐할 수 있겠냐

 

그래도....... 와 주었네.

 

.......혼자 있고, 가만히 놔둘 수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 나를 덮치려고 왔을까 생각했었어. 만약, 그렇게 해도 바로 신고할 테니까 눈을 뒤집지 않을 것.

 

...젠장, 돌아간다.

 

...농담이에요.

 

........알고 있어.

 

 

그렇게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히키가야 군을 보고 있으면, 가슴에 남아있던 어둠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 역시 그는 다정하다. 이해하기는 번거롭지만. 그래도...... 그것이 귀여운 점이다.

 

 

근데, 죽으로 좋아?

 

...

 

곧 만들 테니까, 누워 있어라

 

 

그렇게 말하고 부엌에서 준비하는 그를 곁눈질로 보고 행복을 느끼면서, 침실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그를 이대로는 침실에 들이게 될까. 큰일이야... 그건 아직... 이르다. 그래도 아무튼... 좋아요.

 

 

잘 먹었어요. 급제점이군요.

 

그렇습니까. 그건 다행이군. 앞으로는 약 먹고, . 난 이제 돌아갈 테니까.

 

........조금만 더 있어주지 않겠니?

 

.......무슨 바람이 불었냐.

 

 

의아해하는 시선을 내게 향한다. 확실히 평소의 나라면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환자다. 그런 경우도 있다.

 

 

......안 될까. 자면 돌아가도 좋으니까.

 

...........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침대 옆에 앉았다. 그 표정은 납득하진 못한 것 같지만, 단념한 느낌의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있는데 잘 수 있어?

 

그러네........ 아무튼, 당신이 내게 손을 댈 배짱이 있을 리 없고, 그 점은 믿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헤타레타니 군.

 

시끄러. 그런 말이나 하고 있으면 언젠가 나쁜 꼴을 본다고.

 

어머나, 그렇다는 건 역시 속셈이 있었군요. 추잡해.

 

너 말야....

 

아무튼... 좋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내게 닿고 싶다면 손 정도는 잡아도 좋아요. 오늘의 답례로

 

별로 너에게 닿고 싶다는 건 아니니까. 틀리니까.

 

됐으니까 사람의 말은 솔직하게 들으세요. 내 손을 잡을 수 있는 기회는 그다지 없어요?

 

이미 명령이잖아. 내 거부권은 어디 있습니까?

 

그런 건 있을 리 없겠지요. 언제부터 자신에게 인권이 있다고 착각했을까

 

우와아, 너무하네. 간병한 끝에 그 말투는 아니라고. 어이

 

 

맥 빠진 히키가야 군을 보는 것은 즐겁다. 이런 사소한 대화가 마음을 충족시켜 불필요한 것을 내쫓아준다. 혼자서 이렇게 할 수는 없다.

 

 

됐으니까. 잡으세요.

 

......., 감기 걸려도 역시 너 답구만.

 

당연하잖아. 뭘 바보 같은 말을 하는 거니? 아니, 바보 같았지.

 

 

그것도 특출나게 다정한 왕 바보.

 

 

――이제 됐습니다. 잡을 테니까, 좀 봐주세요.

 

그걸로, 괜찮아요.

 

 

조금 어색하게 내 손을 꽉 잡아주는 히키가야 군의 손은 차가웠다. 열나는 몸에 손에서 전해지는 차가움이 기분 좋다.

손이 차가운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다고 한다. 그것은 분명 틀리지 않다. 그렇게 생각했다.

 

 

저기...

 

?

 

하나 더 부탁해도 될까

 

........나한테 거부권 없는 것 같으니, 좋을 대로 부디

 

후훗....... 그럼, 내 이름, 불러주지 않겠니?

 

?!

 

............

 

 

가만히 히키가야 군을 바라본다. 살짝 허둥거리면서도, 내 시선을 받아들이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이미 포기한 것 같다. 좋은 판단이에요. 칭찬해 줄게.

 

 

..., 유키노

 

...고마워요.

 

...아아

 

 

이름을 특별한 사람에게 불리는 것만으로도, 기쁜 거네.

 

정말 안심된다고 할까, 채워지는 것.

나는 그 안심감에 몸을 맡기고, 그의 손을 꽉 잡으면서 눈감았다.

이번에는 좋은 꿈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잘 자, 유키노

 

 

의식이 떨어지기 전에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결코, 이 손을 떼어 놓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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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사람은 없다. 전편  (6) 2014.02.20

이제 그 사람은 없다. 전편

2014. 2. 20. 22:17 | Posted by 2ndboost

잃었을 때 소중했다고 눈치 채도 늦을 때가 많으니까, 제대로 솔직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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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고를 졸업한 지 6년이다.

 

그 뒤로 나는 무사히 현지 국공립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세간이 일류 기업이라 평하는 회사에 입사해, 그만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집에 대한 문제는 아직까지 있지만, 그 부분은 그 시절보다 어른이 된 이유도 있어서 잘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와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정면에서 부딪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도망치지도 않는다. 언니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다룰 수 있게 되고,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어른이 되었다. 그 때보다.

 

그러니까, 요즘 고등학교 시절을 자주 떠올린다. 그리고....... 그 때마다 후회하고 있다.

특별히 그 썩은 눈을 한 남자에 대해서.

그 무렵의 나는 지금 다시 생각하면, 얼마나 유치하고 어리광에 자기중심적이었을까.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실망하고 멋대로 단념했다. 상대의 마음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 거라 착각하고. 그렇게 해서 졸업 때까지 가면을 써 버렸다.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두 사람이었는데.

하지만, 히키가야 군과는 만나지는 않았다. 유이가하마 양도 결국 대학이 다른 이유도 있어, 그녀와는 멀어져 버렸다.

 

하지만 그녀와 이야기할 때, 때때로 그에 대한 화제가 나온다. 그 외로운듯한 그녀의 얼굴을 볼 때마다 히키가야 군과의 즐거웠던 이야기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괴로워졌다.

 

그와는 내세우는 이념이나 문제해결 방식이 나와는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매우 상냥하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었다.

비록 서로 용납지 않은 상냥함이었다고 해도, 그런 그의 본연의 자세에 구원받던 부분도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느껴지지 않는 안심감이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이니까 안다. 그와 좀 더 확실히 이야기했어야 했다. 서로 알 때까지 말을 주고받았어야 했다.

그것이 지금도 유감이었다.

 

그를, 히키가야 군을...... 만나고 싶었다.

 

 

 

 

유키농. 이 원피스는 어때?

 

그러네. 나쁘지는 않지만, 이쪽이 당신에게는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유이가하마 양과 휴일이 겹친 것도 있어, 오늘은 둘이서 쇼핑하러 왔다.

이것저것 옷을 많이 가져와서 입어보는 그녀와의 쇼핑은 조금 지치지만 내게는 없는 밝음이 있는 그녀와 하는 쇼핑은 즐겁다.

 

 

~. 그럴까..... 그럼, 그 쪽도 보고 올게........어라...... 혹시

 

 

즐거운 듯이 말하고 있던 유이가하마 양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어 어떤 방향을 보고 있다. 나도 거기에 이끌려서 보면, 거기에는 그의 여동생, 코마치 양이라 생각되는 여성이 있었다.

 

 

어라, 확실히 코마치 짱 맞지?

 

..... 분명 그러네.

 

 

오랜만에 본 코마치 양은 그 무렵보다 머리가 길어져, 어른스러운 침착성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중학생이었던 무렵의 건강 발랄이라는 느낌은 자취를 감췄는지, 그 때문에 코마치 양이라는 것을 순간 몰랐지만, 머리에서 튀어나온 하나의 특징적인 머리카락을 보고 분명 맞는다고 확신했다.

가만히 보고 있던 탓도 있었는지 코마치 양과 눈이 맞았다. 순간 얼굴이 굳어졌지만, 바로 그것도 사라지고 부드럽게 미소 지으면서 이쪽으로 다가왔다.

 

 

유키노 언니와 유이 언니군요? 오래간만이에요. 코마치를, 기억합니까?

 

역시 코마치 짱이었네. 오래간만이야. 잘 지냈어?

 

오래간만이네. 코마치 양.

 

 

역시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 자신을 코마치라 칭하는 건 변함없는 것 같지만, 매우 안정된, 하지만 뭔가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덧없음을 느꼈다.

 

 

진짜, 오래간만이네. 왠지 엄청나게 어른이 된 것 같아. 나보다 어른스러운 것 같은데.

 

그런가요? 후훗, 감사합니다.

 

, 정말로 멋진 여성이 됐다고 생각해요.

 

유키노 언니에게는 비할 수 없어요. 그 때보다 더더욱 미인이 됐잖아요.

 

맞다. 유키농 진짜 연예인이 뺨 때릴 정도로 예쁘지. 이런데 남자친구 없어. 말도 안 돼.

 

유이가하마 양. 필요 없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그건 당신도 그렇겠지요.

 

앗 미안.

 

 

후훗하고 웃으면서 우리들의 말을 듣고 있던 코마치 양이 순간 슬픈 듯이 고개를 숙인 것이 보였다. 그리고, 엷게 웃고 있었다.

 

 

두 분 모두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고마워. 그것보다, 저기.... 힛키는..... 잘 지내?

 

 

유이가하마 양이 조심스럽게 그렇게 물어봤다.

나도 코마치 양을 봤을 때부터, 그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가 몹시 사랑했던 코마치 양을 봤을 때부터, 그에 대해서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왠지 코마치 양이 성장한 모습에 놀란 탓인지 물어도 좋을지 망설였던 말을 유이가하마 양이 해 줬다. 그녀도 신경 쓰였을까.

하지만, 코마치 양은 유이가하마 양이 그렇게 말하자 흠칫하며 몸을 크게 떨었다. 마치 뭔가를 무서워하는 것처럼. 그리고, 어떤 말을 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숙여버렸다. 뭔가 물으면 안 되는 것을 물어버린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기라도.

나는 불길한 예감을 품으면서, 결심하고 분위기를 거역해 보았다.

 

 

그에게, 히키가야 군에게 무슨 일 있었어?

 

.........

 

 

될 수 있는 한 다정한 목소리로 물어봤지만, 코마치 양은 부들부들 조금씩 몸을 떨면서, 뚝 눈물을 흘리며 한 마디 중얼거렸다.

 

 

미안해..... 오빠. 그래도..... 코마치한테는 이제 무리야......

 

 

갑작스러운 눈물에 굳어진 우리들에게 코마치 양은 한 마디, 울먹이는 소리로 고했다.

 

 

오빠는...... 작년에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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