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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 혼인 이야기

2014. 3. 11. 00:10 | Posted by 2ndboost

 

 

 

소부고등학교. 치바에 있는 공립 진학교이자, 바닷가에 있는 도시에 세워져, 현내에서는 유명한 학교다. 평소에는 왕래가 적은 학교 근처의 큰 길도, 통학시간이라는 이유도 있어 많은 학생들로 활기차다.

 

숙제를 잊었다든가, 어제 TV 얘기라든가, 요새 마음에 드는 뮤지션 이야기라든가, 그런 실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소년 소녀는 길을 걸어간다. 어느 소녀는, 버스에서 내리고 밝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경쾌하게 교문을 향해 걸어간다. 어떤 소년은 푸른색 운동복을 몸에 걸치고, 큰 테니스 라켓이 든 가방을 매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승강구를 오른다. 어떤 소년은 커다란 코트를 몸에 걸치고, 큰 몸으로 차가운 겨울 날씨를 흔든다.

 

그 진학교 중에서도, 편차치가 높은 학생이 모이는 국제 교양과에 다니는 한 소녀가, 옥상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한다.

 

추운 날씨 속에, 옥상에 서서 대지를 내려다보는 소녀는, 그 사람과 동떨어진 수려한 용모와 더불어, 마치 하계를 내려다보는 천사 같았다.

 

바람으로 흐트러진 흑발을 살짝 왼손으로 정돈한다. 손에 있던 수첩은 가방 속에 넣고, 조금 전까지 수첩에 빨간 선을 무수히 그은 삼색 볼펜은 가슴에 있는 포켓에 집어넣는다.

 

그녀가, 그 이상한 행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 대강의 목적을 달성한 그녀는 기대 이하의 성과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교실로 되돌아간다.

 

앞으로 10분 정도면 차임벨이 교내에 울릴 것이다. 수업 개시를 알리는 음악이, 거친 철근 콘크리트 교사를 휩쓸기 전에 그녀는 몸을 돌린다.

 

 

그리고 거의 같은 시각.

 

 

한 눈이 썩은 소년이, 하품을 하면서 자전거를 주륜장으로 살짝 밀어 넣는 중이었다. 드문드문 지각할까봐 무서워서 달리기 시작하는 학생이 보이는 중, 그는 당황하거나 야단법석 피우지도 않고 조용히 교내로 잠입한다. 그림자 같이 존재감이 옅은 소년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누구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소년은 옥상에서 떠나려는 소녀의 뒷모습을 시야 구석에 담고 있었다.

 

 

뭐야 저건 무서워.

 

 

다만, 학교마다 있는 괴담의 하나로 오해해서. 그의 눈동자에는, 소녀의 뒷모습은 생기 없는 유령으로밖에 비치지 않았다.

 

 

 

일방통행 혼인 이야기

 

치바시립 소부 고등학교 2J.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학교에서 최고라 언급되는 미모의 소유자다. 눈처럼 하얀 피부와 가늘고 길게 째진 눈, 검은 머리카락은 허리에 닿을 만큼 길고, 바야흐로 구식 일본여성을 체현한듯한 소녀. 그녀가 지닌 신비적인 분위기는 주위에서 반 신격화되어 아래위를 불문하고 숭배에 가까운 대우를 받고 있었다.

 

점심시간으로 접어들자 그녀는, 혼자 교내에 있는 빈 교실에서 식사하고 있었다. 안 쓰는 책상이 되는대로 놓인 교실은 살풍경 그 자체.

 

손에는 한 권의 수첩이 펴져 있고, 남학생의 이름과, 그 위에 그어진 붉은 줄이, 종이 구석부터 구석까지 유창한 글자로 몇 페이지에 걸쳐 기록되어 있다.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묵묵히 혼자 조용히 젓가락을 움직인다. 도시락 상자에 담긴 생선구이를 요령 좋게 발라내, 작은 입으로 옮긴다. 멀리서 들리는 학생들의 시끄러운 소리와 시계 소리만이, 공기에 작은 물결을 그려낸다.

 

그녀가 젓가락을 멈추고, 옆에 있던 차를 향해 손을 뻗으려는 것과 거의 동시에. 드르륵 소리가 울리며 교실 문이 열렸다. 고요함에 싸인 공간에 하얀 백의를 걸친 침입자가 나타난다.

 

 

. 오늘도 혼자 점심식사군?

 

히라츠카 선생님 노크를......

 

노크해도 넌 아무 대답도 없잖아.

 

 

유키노시타의 불만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긴, 히라츠카라 불린 침입자는 쟁반에 얹은 배달음식을 한 손으로 밸런스 있게 받치면서, 열었던 문을 한쪽 발로 닫았다. 그리고 유키노시타가 앉은 책상 옆에, 또 다시 발로 의자와 책상을 끌어당겨 마주보고 앉는다.

 

젓가락과 수저를 봉투에서 꺼내자, 쨍 하는 기분 좋은 소리가 난다.

 

유키노시타는 항의하기를 단념하고, 식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현명한 판단이다. 그녀에게는 항의 같은 건 별로 의미가 없는 행동이니까.

 

백의에 싸인 날씬함과 쭉 뻗은 신장의 여성. 이래봬도 이 학교의 어엿한 교사이며, 이름은 히라츠카 시즈카라 한다.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책상에 늘어놓은 사발을 열자 황금빛 껍질에 싸인 튀김 덮밥이 모습을 드러낸다. 요전 날 월급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약간 분발해 송죽매의 좌단(松竹梅左端)을 배달시켰다.

 

과연, 최상급품일 정도로 큰 재료와 바삭바삭한 튀김 옷. 히라츠카는 기대감을 숨기지도 않고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띤다.

 

그리고 유키노시타의 책상에 놓인 수첩을 발견하고는,

 

 

어때. 남자 찾기 성과는?

 

 

젓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물었다.

 

 

그런 말투는 그만해주세요. 후보자 선정을 할 뿐입니다.

 

비슷한 거겠지.

 

포함된 뉘앙스가 다릅니다.

 

 

거기에 실망한 표정을 짓는 유키노시타가 항의의 소리를 높였다. 그 말투는 본의가 아니라며, 단정한 얼굴을 찡그린다.

 

 

뭐든지 좋고 말이야. 너 자신의 문제고 내가 참견할 문제는 아니다. 너도 큰일이군. 대학 졸업까지가 리미트였나?

 

아마도......

 

 

히라츠카의 말에 유키노시타가 안색을 흐리면서 대답한다. 표정에는 희미한 분노가 배여 있었다.

 

사정을 아는 히라츠카가 동정한다.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수첩을 훌훌 넘겼다. 거기에 쓰인 것은 소부고교에 다니는 남학생의 이름 일람. 그 대부분에는 붉은 선이 그어져 있다. 붉은 선은 그녀가 부적합이라 판단한 인물의 표시였다. 무엇에 대한 부적합이냐면 결혼상대로서다.

 

유키노시타는 유서 깊은 명문 태생이다. 그 때문에 사는 법에 수많은 제약이 붙어 자유롭지 못한 처지였다. 일상 스케줄은 부모의 사정에 따라 결정되고, 부모 기준으로 올바르게 사는 법이 요구된다.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면 따르겠지만, 단 하나 결혼에 대해서만큼은 따를 수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딸의 반려에 대해서도 이미 계산을 끝냈다. 거기에 본인의 의사는 없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유키노시타는 전율했다. 부모가 결정한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하는 정략결혼 따위 불쾌하다. 적어도 인생의 반려만은 자신이 결정하고 싶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이 위기에 처하여 그녀는 총명한 두뇌를 필사적으로 구사해서 사태의 타개를 꾀했다. 그것을 위한 비장의 카드가 방금 전의 수첩이다.

 

그녀가 생각한 작전은 단순히 말하자면 부모가 결정하기 전에 혼인을 맺어버리는 것. 그러나 거기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미성년자는 부모의 허락이 없으면 결혼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그녀가 경계하던 타이밍은 두 개가 있다. 하나는 16세를 맞이하는 해. 요컨대 일본 여성이 혼인이 가능해지는 해다. 하나 더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해. 고비일듯한 해를 노려 부모는 혼담을 꺼낼 것이라 유키노시타는 예상했다. 솔직히 지금 타이밍에 억지로 혼담이 진행된다면 그녀에게 승산은 없었다.

 

하지만, 16세의 생일은 무사히 끝났고, 언니가 대학생이 된 지금도 혼담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짐작하건데 고등학교 졸업 타이밍도 무사하겠지.

 

어쩌면 대학 졸업을 기회로 혼담이 진행될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이 부분에서 이길 수 있는 희미한 기회를 찾아냈다.

 

성인이 되면 부모 허락 없이 혼인이 가능해진다. 이 점을 이용해 부모보다 앞서 반려를 결정해서 기성사실을 만드는 것이 유키노시타의 목표다. 약간의 틈을 찔러 결혼해버리면 이쪽의 승리. 부모가 뒤에서 뭐라 해도 법을 이길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쨌든 학교에서 네 눈에 맞는 남자는 있었어?

 

유감스럽지만

 

 

현재, 유키노시타는 반려가 될 남성을 찾는 중이다. 결혼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우선 교내에 멋진 상대는 없을까 이 잡듯이 샅샅이 찾기로 한 그녀지만, 후보자를 적은 수첩의 거의 대부분이 이미 탈락자가 되었다. 남아 있는 사람은 조사를 마치지 않은 인물만.

 

 

넌 이상이 높은 것 같다.

 

 

쓴웃음을 띠는 히라츠카를 보고, 유키노시타는 말없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린다.

 

 

그래도, 너의 말도 이해할 수 있고, 부모가 정한 얼굴도 모르는 상대와 하는 결혼 같은 건 시대착오 정도가 심하지만, 네가 생각하는 만큼 나쁜 건가?

 

 

비운 튀김덮밥의 뚜껑을 닫으며 히라츠카가 묻는다.

 

 

무슨 의미입니까?

 

특별히 부모가 정한 상대라고 해서 너와 안 맞는 상대라 정해진 것도 아니다. 혹시 좋은 사람일지도 모르지. ――거기에 세상에는 결혼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딱히 날 말하는 게 아니라고!

 

 

후반부 대사는 애달픈 느낌이었다.

 

유키노시타가 보낸 동정하는 시선을 알아차린 히라츠카는, 어흠 헛기침을 하고 수첩을 넘기기 시작한다. 어떤 인물의 이름에 선이 그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빙긋 미소를 띠었다.

 

 

하나 도움을 주지. 다음에 재미있는 놈을 데려올게.

 

 

자신만만한 히라츠카에게, 유키노시타는 수상쩍은 눈초리를 향했다.

 

 

 

× × ×

 

 

 

이것이 대략 일 년 전의 사건이군요.

 

하아......?

 

 

굉장히 상쾌한 미소로 과거를 되돌아본 유키노시타. 그녀와 마주 보는 식으로 이상한 표정을 짓는 남자는 썩은 눈동자를 위로 젖히며, 잠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고를 한 바퀴 돌린다.

 

둘이 있는 곳은 번화가 구석에 있는 자그마한 찻집. 앤틱스러운 가구에 둘러싸여, 아늑하면서도 품위 있는 분위기가 감도는 아는 사람은 아는 명당 스팟. 유키노시타가 마음에 들어하는 가게다. 가게에는 손님이 별로 없었고, 유키노시타와 그 남자 외에 유일하게 있는 손님은 카운터에 앉아 점주와 나누는 담소에 빠져있었다.

 

 

커피 식어요, 히키가야 군

 

 

유키노시타에게 지적받아, 당황한 남자가 커피를 한입 훌쩍거린다. 주문한 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약간 미지근해진 그것을 삼킨다.

 

왜 자신이 불렸는지, 히키가야라 불린 남자는 한층 더 혼란의 소용돌이에 삼켜진다. 이 남자,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동급생이며 같은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다. 본인이 인식하기로는, 아는 사이?정도의 느낌이며, 왜 자신에게 그런 얘기가 오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은 상담이라는 것으로 좋을까 판단하지만, 아무래도 유키노시타의 태도를 보면 상담하고 싶은 고민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미 결론은 나온 것처럼 보일 정도로. 이 시점에서 히키가야는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떤다.

 

 

요컨대 넌 결혼하고 싶은 거야?

 

 

라며 유키노시타의 의사를 확인한다.

 

 

그 말 대로에요.

 

그건 부모가 정한 상대와 하는 결혼을 피하기 위해서랬지.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상대를 찾는 중이라고?

 

 

찾았어?

 

 

그는, 눈 이외는 반듯한 용모를 찡그리고 흠칫흠칫 말하고는 유키노시타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니까, 당신으로 정했어요.

 

?

 

 

바로 기가 막혀서 다물어지지 않는 입. 포켓몬, 너로 정했다!같은 식으로 말해봤자 대답이 곤란할 것이다.

 

 

, 뭐야? , 나 좋아해?

 

그러니까, 그렇다고 말하고 있어요. 마침내 일본어 이해도 못하게 된 거야?

 

이미 내가 노망이 시작됐다는듯한 표현은 멈춰 주지 않겠어?

 

 

얼굴을 정면으로 향하자 유키노시타와 눈이 마주쳐 당황해서 돌린다. 거짓 같은 느낌은 안 드는 눈이었다.

 

 

그것치고는, 나한테 공격이 너무 센 것 같은데...... 너한테 매도된 기억 밖에 없다고,

 

수줍어하는 소녀의 마음 정도는 헤아려 주세요.

 

전세계의 소녀들한테 사과해라! 저런 수줍음은 없으니까. 소녀 사전에는!

 

 

히키가야의 힐문에 얼굴을 돌리는 유키노시타. 그 뺨은 약간 주홍색으로 물들었다.

 

 

그것보다도, 대답을 들려주겠니?

 

 

유키노시타가 억지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려 한다.

 

히키가야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유키노시타는 격에 맞지도 않게 긴장하는 것을 자각했지만, 그런데도 자신 있는지 히키가야에게서 시선을 돌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자신은 히키가야의 한 마디로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미안하다만, 유키노시타를 연애 상대로 볼 수 없다.

 

 

딱 잘라서 거절한 히키가야는, 그러나 굉장히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안 되는 거야......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떨면서 유키노시타가 묻는다. 약간 눈물을 글썽이는 것처럼 보였다.

 

 

......딱히 뭐가 나쁘다는 건 아니야.

 

 

있기 거북한 듯이 히키가야가 뺨을 긁는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 밖에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어? 토츠카 군? 난 당신이 붙은 게 좋다고 한다면 붙일게요!

 

뭘 말이야?!

 

 

붙인다니 뭘, 설마 추잡한 바벨탑을 건설할 생각일까하고 히키가야는 무서워하며 바들바들 떨었다.

 

 

그런 이유가 아니야. 뭐라고 하면 좋을까,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할까. 어쨌든 그 밖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든가, 너한테 불만이 있다든가, 그런 이유는 아니다.

 

 

히키가야의 필사적인 변명에, 조금 전까지 고개를 숙이던 유키노시타가 겨우 얼굴을 들었다.

 

 

요점은 나와 교제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아무튼, 뉘앙스 적으로는 가깝다고 생각해.

 

 

유키노시타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는, 크게 심호흡을 한다. 왠지 그 얼굴에서는 아까 전까지의 그늘이 가라져, 마치 꽃이 핀듯한 밝음에 싸여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없네요.

 

 

유키노시타는 단언하고는 손에 든 홍차를 삼켰다.

 

 

장애물이 당신의 상상력의 결여에 기인한 것이라면, 그것을 보충하면 돼.

 

 

그녀는 입 끝을 끌어올린다.

 

 

히키가야 군, 기간한정으로 좋으니까 나와 교제하세요. 그 사이에 가르쳐 주겠어요.

 

 

――여러가지를.

 

 

그런 말을 자아냈다.

본편은 이것으로 종료입니다. 향후는 변덕스럽게 예외 편을 갱신해 갑니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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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뭐야 이건」

 

 

입을 열고, 도룡뇽처럼 바보 같은 표정을 짓는 아버지는, 눈앞에 있는 큰 성에 압도되어 굳어지고 있다. 그건 유리 구두를 신은 공주님이 사는 성으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꿈나라의 심볼.

 

 

「그러니까 결혼식이겠지?」

 

「어디서? 확실히 내가 갔던 곳은 옆 호텔이었던 것 같은데......」

 

「그 쪽은 피로연. 여기는 결혼식」

 

 

아아, 역시 듣지 않았던 건가...... 식장에서 플랜을 세우고 있을 때 아버지 현실 도피 느낌이었던 걸.

 

하루노 이모가 결정했다고. 이거.

 

정해진 기간만 하루 1조 한정으로 개최되는 성을 이용한 결혼식. 꿈나라의 캐릭터와 하객들에게 둘러싸여 성대한 퍼레이드와 함께 행해지는 결혼식은 경쟁률도 높으며 비용도 비싸다. 그걸 할아버지의 권력과 재력으로 추진하고 있던 하루노 이모의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한다고는...... 방심은 금물이라는 말의 의미가 절실히 느껴진다.

 

 

「자, 멍하니 있지 말고 가자고. 어머니도 하루노 이모와 코마치 고모가 속였고......다시, 끌려 오고 있을 거고」

 

「.......돌아가도 될까?」

 

 

그렇게 말할 거라 생각했다. 발뺌하는 아버지에 대한 대책은 이미 준비가 끝난 상태다. 나는 엄숙하게 한 손을 든다. 그것을 신호로, 세 명의 남자가 다가온다. 그 중 두 명은 아버지가 알아차리지 않게 배후에서 접근해 양팔을 고정해 구속한다.

 

「안 되는 게 당연하잖아 히키가야」

 

「하치만, 도망치면 안 돼요.」

 

 

기막혀 하는 소리와 약간 곤란한 소리. 하야마 아저씨와 토츠카 아저씨다. 이번 초대 객 겸 아버지의 감시 역.

 

 

「그럼, 그럼. 이런 훌륭한 날에 도망이라니 한심하다고!」

 

 

하고 자이모쿠자 아저씨가 다리를 움켜쥐고 확보 완료. 우와, 붙잡힌 우주인 같은데. 불쌍한 모습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웃음으로.

 

 

「뭣, 너희들 왜 여기에! 나는 친족 이외 초대한 기억은 없다고. 특히 하야마!!」

 

「코마치 짱에게서 초대 받았어. 그리고, 너의 파수도 맡았어.」

 

 

상쾌하게 웃으며 하야마 아저씨들이 아버지를 연행해 나간다. 뭔가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다. 나도 끼고 싶다. 하지만, 이 시기에 이르러서도 아버지는 깨끗이 체념하지 못하고, 유일한 양심에게 도움을 요청해,

 

 

「토, 토츠카. 도와줘――」

 

「미안해. 하치만」

 

 

그 미소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이모쿠자 아저씨를 선두로 옮겨지는 아버지를 배웅한다. 순식간에 그 모습은 작아진다. 손과 손을 맞대고. 네, 합장. 일단, 아버지의 성불을 빌어 둔다.

 

 

「좋은 거야? 히키가야 군. 아버지잖아?」

 

 

내 옆에서, 곤혹한 표정을 띤 친구가 물어 온다. 그는 교복을 입고, 아버지가 물려준 은빛 머리카락을 흔들고 있다. 목닫이가 익숙하지 않은지 아까 전부터 몇 번이나 목둘레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대체로 운동복 차림이다.

 

 

「됐어 별로. 우리들도 가자고」

 

 

별로 걱정할 일은 없다. 아버지라는 건 아무렇게나 취급하는 거다. 몰랐어? 그렇게 말하고 같이 아버지 일행의 뒤를 쫓는다.

 

그런데, 앞으로가 재미있다.

 

하늘은 아름답게 활짝 개이고 있었다. 『오늘은 일진이 좋구나』라는, 무난한 축사가 어울리는 날씨였다.

 

 

 

 

 

 

 

 

 

「유키농 아름다워! 마치 진짜 공주님 같아!!」

 

 

하루노 이모와 코마치 고모에게 속아 끌려 온 회장. 어머니의 기분은 약간 나쁘고, 차가운 시선이 방구석에 있는 하루노 이모에게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드레스로 갈아입힘을 당한 어머니는, 달려들어서 안긴 유이가하마 씨 때문에 괴로운 듯 했습니다. 칭찬받았던 게 기쁜지, 화내면서 수줍어하는 재주 좋은 표정을 띠고 있습니다.

 

 

「그래, 고마워요. 그렇지만, 적당히 설명을 해 주지 않을까나?」

 

 

설명이 요구되고 하루노 이모가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가르쳐 줘도 상관없지만, 좀 더 기다리자. 곧 알게 되니까. 그치-코마치 짱」

 

 

하며 대충 적당히 속이고 있었습니다. 말을 들은 코마치 고모도,

 

 

「그래요. 오빠도 준비하고 있는 것 같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셨으면 해요. 유키노 언니」

 

 

하며 대답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시선이 향해진 유이가하마 씨는 「그럼, 비밀.....?」이라며 눈이 마음껏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나한테 돌아오지 않도록 빌고 있자, 어머니는 포기한 듯이 한숨을 내쉽니다.

 

 

「뭐 좋아요. 이 상황을 보면, 대답은 일목요연한 것이고.....」

 

 

아무래도 추궁은 종료. 저는 운 좋게 풀려났습니다.

 

 

「하나 확인하고 싶은데 주모자는 누구?」

 

 

어머니의 질문에,

 

 

「히키가야 군」

 

「오빠」

 

「어... 힛키?」

 

 

이구동성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흑막 겸 공범자인 하루노 이모는 시치미 뗀 얼굴로, 아버지에게 죄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단 한 사람 유이가하마 씨만큼은 의문계입니다.

 

 

「그래. 그 남자, 내게 숨기고 소곤소곤이라니....... 다음에 예의범절을 가르칠 필요가 있을 것 같네」

 

 

아버지의 생명은 풍전등화였습니다.

 

 

「그, 그래도 힛키도 나쁜 의도는 아니에요. 봐, 유키농 기쁘게 해주려고 비밀로 하고 있었고!」

 

 

유이가하마 씨의 보충에,

 

 

「........알고 있어요.」

 

 

어머니는 작게 대답했습니다.

 

 

「힛키 어머니 진짜 공주님 같네!」

 

 

내 옆에서 친구가 눈을 빛내고 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는 꿈꾸는 아가씨로, 장래의 자신을 투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도, 저런 멋진 드레스 입어보고 싶은데-」

 

 

그녀는 자신의 교복을 집어 올리며, 약간 유감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나도 같은 처지니 그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학생이므로 평소와 아무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멋 부리고 싶은 사춘기. 아름다운 드레스가 약간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멋진 상대를 찾아내는 게 앞이 아닙니까?」

 

「에헤헤-. 실은, 신경 쓰이는 사람은 있어.」

 

「헤에, 누구입니까?」

 

「연하. 더 이상은 가르쳐 주지 않아~」

 

「거기까지 말하고 비밀은 치사해요.」

 

 

충격의 발언을 한 친구의 볼을 찌르며 따집니다. 잇, 에이! 그녀는 어머니가 물려준 밝은 머리카락과 큰 가슴을 흔들며, 내 푹신푹신 공격에 견디면서, 순진하게 웃으며 묵비를 관철합니다.

 

 

「흠, 준비는 되어 있는 것 같군」

 

 

문을 열고 히라츠카 선생님이 들어왔습니다. 부모와 자식 2대로 신세를 지고 있는 선생님으로, 나와 친구가 소속한 부활동의 고문입니다. 조금 전까지 흡연 때문에 자리에서 빠져 있었겠지요. 희미하게 담배 냄새가 감돌아 왔습니다.

 

 

「슬슬 시간이네.」

 

 

시계를 확인하고, 하루노 이모가 소리를 냈습니다. 어머니의 어깨가 살짝 흔들립니다. 어머니는, 드물게도 긴장하는 것 같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옷에 당황하면서 유키노시타가 기다리는 대기실로 향한다. 움직일 때 견장 끈이 흔들려 찰랑대는 소리가 울린다. 왼쪽 가슴에는 훈장을 본뜬 배지가 붙어 있어 그 모습은 마치 왕자님. 이건 무슨 코스프레?

 

설마 자신이 이런 부끄러운 옷을 입는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날 조심성 없는 한마디를 흘린 자신을 저주하고 싶어진다. 누군가 구멍 파 줘! 들어가고 싶어!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후회와 싸우면서 다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긴장하며 걷고 있었으므로 손과 다리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다.

 

 

「아버지 너무 오버야」

 

 

아들에게 소매를 잡혀 제지당한다. 그의 손으로, 내 약간 뒤에 있는 문이 인정사정없이 열렸다. 실내조명의 밝음에 약간 눈썹을 찡그린다.

 

눈동자를 굴리면서, 방 중앙 부근을 확인한다. 거기에는 유키노시타와 달라붙은 딸의 모습.

 

숨을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순백의 드레스에 쌓인 유키노시타는 가루눈처럼 덧없어, 접하는 것만으로도 녹아 버릴 것 같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그런 공포조차 느껴버릴 정도로 아름다워, 옛날이야기에서 공주님이 튀어 나오면 이런 느낌일까하고 납득해 버린다.

 

이 사람이, 내 아내인가 하고 새삼스럽게도 실감한다.

 

나로 좋은 거야? 그렇다고 할까 좋았던 거야? 너라면 나보다 좋은 남자와 만날 수 있었고, 지금보다도 멋진 가정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하고 그런 『만약』이 생각나 버려 두려워진다.

 

 

「뭘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을까나 히키가야 군. 알츠하이머? 아직 빠르다고 생각했었지만 유감이네. 안심해, 간호시설 준비는 해 줄 테니까」

 

 

강한 어조로 계속 말하는 유키노시타에게, 딸이 「어머니 얼굴 새빨개요. 그리고 눈이 헤엄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나는 겨우 호흡을 재개했다. 죽을까 생각했다....... 한순간 고산 식물이 만발한 곳이 보인 것 같다고.

 

 

「...........」

 

「...........뭐라도 말하세요.」

 

 

무언의 내게, 단풍을 붙인 듯이 붉은 뺨을 한 유키노시타가 매섭게 흘겨온다.

 

그런 말을 해봤자 순간적으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봐, 저거, 저거에요. 아---. 어떻게든 입을 움직이려고 해도, 소리가 나오지 않은 채 먹이를 요구하는 잉어 같이 될 뿐. 간신히 형태를 이뤄 내뱉을 수 있던 말은,

 

 

「사랑하고 있어.」

 

 

의 한 마디뿐이었다.

 

달라. 아니, 다르지 않지만 뭘 말하는 거야 나! 이 장면에서 말하는 대사가 아니잖아. 보통은, 좀 더 이렇게....... 누군가 도와 줘 헬프 미!

 

 

「바보같네.......」

 

 

내가 낭패하는 모습에, 눈앞의 그녀는 작게 웃었다. 아이들은 내 모습에 기막혀 하고 있다.

 

유키노시타가 일어서 내 손을 잡는다. 그녀가 손짓하자 아이들도 우리들 옆에 달라붙어 왔다.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나는 아들의 머리를 성대하게 휘저었다. 클레임은 무시. 듣고 있을 여유는 없습니다.

 

대기실 문이 끼익끼익 하고 울린다. 열린 문의 끝에는 봐서 익숙한 모두가 모여 있고, 「헤롱헤롱거리지 말고 식 올릴 시간이야」 하며 하루노 씨에게 재촉된다. 그 미소를 머금은 표정을 보면 귀를 곤두세우고 있던 게 틀림없다.

 

그녀들은 먼저 갈게요 하고 회장으로 간다. 다른 사람들도 밖으로 간다. 그 일각, 두 명의 그림자만은 이 장소에 계속 머물렀다. 유키노시타의 부모님이다. 긴 세월에 걸쳐 반목한 부모와 자식의 모습은 아직도 조금 어색하고, 거기에 마음이 따끔하고 아프다.

 

 

「자네들 가족을 보고 있으면, 딸이 정말로 행복하다는 것을 아네.」

 

 

장인어른이 내 눈을 상냥하게 바라보고 있다. 깊게 새겨진 주름을 감개무량한 듯이 비뚤게 해, 눈물을 참듯이 눈을 가늘게 뜬다.

 

 

「나이를 먹으면 꽤 솔직해질 수 없다네. 답은 이해할 수 있어도, 간단히 그걸 인정할 수 없게 되지. 매년 자네가 보내오는 손자의 사진과 딸의 근황을 몇 번이나 보고 되돌리면서, 고집부리는 자신을 저주했었네. 하지만 바보 같은 고집 경쟁도 마지막일세.」

 

 

눈앞의 두 명은, 천천히 머리를 내렸다.

 

 

「히키가야 군. 딸을 부탁하네.」

 

 

그런 말을 남기고, 두 명은 회장으로 향한다. 유키노시타는 오로지 무언인 채였다.

 

 

「갈까.......」

 

「예, 그러네.」

 

 

유키노시타와 손을 잡고 문 앞으로 걸어간다. 조금 앞에는 아이들. 성 문이 열려, 성대한 음악이 울린다. 옛날 주운 꿈 조각은, 확실히 여기에 존재하고 있었다.

 

 

×  ×  ×

 

 

「저기, 다른 데 안 가?」

 

 

휴일인 나를 불러내, 데스티니랜드에 데려 온 장본인은 내 말을 무시하고는 펜스에 등을 기대고 있다. 그녀의 손은 확실히 내 손을 잡고 떼놓지 않기 때문에, 도망칠 수도 없고 옆에 나란히 내내 서 있을 뿐.

 

눈앞에는, 테마파크 심볼인 성이 엄숙히 자리 잡아 있고, 아까 전부터 그녀는 시선을 돌리지 않고, 그것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질렸다. 그녀를 대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말을 계속하지 못하고, 시계 바늘이 찰칵 찰칵하고 돌아가는 것을 멍하니 올려본다.

 

긴 바늘이 바로 위로 향한다. 그 순간 성대한 음악이 주위에 울려 퍼졌다. 길을 가던 사람들도 놀라, 성을 뒤돌아본다. 객실에는 예장으로 치장한 어른들이 나타나 그들을 둘러싸듯이 음악대가 배치된다.

 

성의 중앙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사이가 화목한 듯한 두 명의 모습은 부부 같아서,

 

 

「뭐? 어!?」

 

 

어떻게 봐도 결혼식으로 밖에 안보였다.

 

 

「데스티니랜드가 올해 시작한 서비스로, 성에서 식을 올릴 수 있어요.」

 

 

옆의 그녀가 담담히 설명하지만, 나는 놀랄 뿐이다. 그도 그럴게, 일본 제일의 테마파크에서 결혼식이다. 그런 거 할 수 있는 거야? 리치에도 정도가 있다. 다른 손님도 갑작스러운 서프라이즈에 놀람을 숨기지 못한다. 하지만, 따뜻한 광경에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울려 축복의 울림이 세계를 감싼다. 나도 그녀도 깨닫자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걸 보고 싶었던 건가?」

 

「볼 뿐이라면 혼자라도 좋지요. 당신을 말려들게 할 필요는 없어요.」

 

「확실히 그렇군.......」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예요.」

 

「?」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이 지금 이 순간 모른다.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내 손을 잡고 그녀가 걸어 나갔다. 식은 행해지고 있는 한중간. 인파에 거슬러, 우리들 두 명은 걸어간다.

 

 

「끝까지 보지 않아도 좋은 건가?」

 

「즐거움은 뒤로 미뤄 놓아요.」

 

 

내가 묻자 그녀는 아름다운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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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한참전에 대충 봤었는데

작업하면서 다시 보다가 꽤 감동했습니다.

어쨌든 본편은 이걸로 종료.

...최소한의 도리는 다 했으니 예외편은 패스.

예외편은 주로 애들 이야기입니다.

보시고 싶으시면 링크 따라가면 원문이 있으니 그걸로...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2325717


아마 다음에는 파더콘 남은 거 마저 할 것 같습니다.

본편은 다음으로 마지막입니다. 예외라든지는 적당히 계속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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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예전에 했던 약속이다.

 

기억이 희미해져, 몇 장의 흐린 유리를 통해 보는 멀고 먼 경치처럼 윤곽도 희미해져가, 저건 몇 살 때 일이었는지, 어떤 것이 계기였는지, 원래 약속이라고 할 수 있을지조차 확실하게는 말할 수 없다. 단지 그녀가 흘린 꿈 조각을 들은 것만은 기억하고 있다.

 

그 무렵은, 어린 애가 보는 꿈같은 얘기 정도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완곡한 재촉이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실현해 줄래 하고 마음속으로는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대답은 본인밖에 알 수 없나.

 

그러고 보니 겉으로 표현한 적은 없었다. 나는 말주변이 없어 근성도 비뚤어져 있고, 그녀에게 표현하는 건 언제나 똑같은 변화구. 인생에서 한 번 정도는 스트레이트하게 행동해 볼까하고, 어딘가 정신이 헷까닥 했는지 , 그 일을 아무 생각 없이 상담했다.

 

눈앞의 그녀는 내가 서툴러하는, 체셔 고양이 같은 미소를 띠며 끄덕인다.

 

※체셔 고양이(Cheshire Cat)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가공의 고양이. 항상 얼굴에 히죽히죽 웃음을 띠고 사람의 말을 하며,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사라지거나 출현시킬 수 있는 성질을 가진 고양이로서 묘사된다.

 

 

「응응. 처형으로서는 대찬성입니다~! 쇠뿔은 단김에. 빨리 움직일까? 우선 부모님한테도 상담해서, 지인들 전부 말려들게 해서 성대하게 하자. 날짜는 언제가 좋을까? 역시 빠른 편이 좋지요」

 

「잠ㄲ! 난 아직 한다고는 말하지 ㅇ――」

 

 

인선을 잘못한 것을 내가 깨닫는 건 약간 늦고, 하이 텐션으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메일을 하는 그녀를 당황해서 멈춘다. 그녀—유키노시타 하루노 씨는 사모님의 언니로, 요컨대 내 처형. 그녀는 내 제지 따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중에서도 손가락을 움직인다. 스마트폰 화면 위로는 순식간에 문장이 쓰여, 손을 뻗어 제지 했을 때에는 송신 완료 화면이 뜨고 있었다.

 

무슨 짓을.......

 

검토할까-하는 애매모호한 상담을 했을 뿐인데, 이 재빠른 수법. 기막혀 하고 있자 하루노 씨의 핸드폰에 착신이 온다. 램프를 반짝이며 밝은 음악을 연주하는 핸드폰. 전화를 받은 하루노 씨가 얘기를 시작한다. 희미하게 새는 상대방의 목소리는 들은 적이 있는 연로한 남성으로, 내 뺨은 성대하게 굳어져 간다. 두 마디 세 마디 말을 주고받고 전화를 끝낸 하루노 씨가 꺼낸 말은,

 

 

「아버지도 찬성이래!」

 

 

라는 말은 내 도망갈 길을 원천봉쇄로 파괴해 줬다.

 

 

「그렇다면 예비 조사하러 갈까. 아, 돈 있어?」

 

「아니, 있긴 합니다만.......」

 

「그래. 그렇다면 문제없네. 빨리 나가자. 아, 애들도 데리고 가자. 학교 끝나는 거 몇 시? 오래간만에 조카아들 딸들 귀여워 해줘야지-!」

 

 

어느 평일 오후. 나는 부주의한 발언을 후회하면서 하루노 씨에게 질질 끌려간다. 눈에 비치는 태양이 눈부시다. 상담 상대는 착실하게 선택하자.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는 처지가 된다. 지금의 나처럼.......

 

 

×  ×  ×

 

 

귀가하는 애들을 잡아 하루노 씨와 같이 향한 곳은 데스티니랜드의 오피셜 호텔. 넓은 로비에는 공을 세 개 늘어놓은 모양이 무수히 그려진 융단이 깔려 있어, 첫 번째 서는 곳에는 캐릭터 동상이 놓여 있다. 테마파크 분위기를 가져오면서도 품위 있게 정리된 공간은 고요해서 침착된 분위기였다.

 

하루노 씨를 선두로, 라운지를 향해 걸어간다. 아들과 딸은 학교에서 직행이므로 교복인 채. 약간 눈에 띄고 있지만 본인들은 신경 쓰진 않는 것 같다.

 

 

「앗, 할아버지」

 

 

한발 앞서 도착했던 노인을 찾아낸 아들이, 크게 손을 흔들며 말을 건다.

 

아들 앞에는 라운지 소파에 우아하게 허리를 내리고 커피 한 손에 신문을 읽는 노신사의 모습. 보기에도 품위 있는 노인은 뒤에 서 있던 비서에게 읽고 있던 신문을 건네며 얼굴을 이쪽으로 향한다.

 

노인은 아이들의 모습이 시야에 닿자, 매우 기쁜 듯이 손을 흔든다.

 

딸은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건지, 가볍게 인사를 하곤 아들 뒤에서 긴장하고 있다. 당연한가. 요전 날 얼굴을 맞댄 이래, 아직 세 번 정도 밖에 노인과 애들이 얘기했던 적이 없다. 혈연상은 조부와 손주 관계지만, 오랜 세월의 간극도 있어 딸과 조부모와의 사이에는, 어색함이 남아 있었다.

 

거기에 반해, 아들은 사양도 없이, 상당히 프랭크하게 대하고 있다. 그 녀석의 대담함은 천성이겠지. 장래에 거물이 된다고 하루노 씨도 감탄할 정도다.

 

 

「오오. 기다리고 있었어.」

 

 

하며 웃음 짓는 노인은, 아이들에게 다가서서 상냥하게 머리를 어루만졌다. 아들의 머리를 어루만지던 노인이 「이런?」 하며 소리를 높인다.

 

 

「약간 키가 자랐는지?」

 

「그럴까? 그렇다면 좋은데」

 

 

아들이 별거 아닌 듯이 응하자 노인은 한 쪽 눈을 가늘게 뜨며.

 

 

「성장기니까. 앞으로 점점 계속 커 가겠지. 장래가 유망하다. 누나 편은, 더욱 더 아름다워 진 것 같구나.」

 

「후엣!? 가, 감사합니다.」

 

 

갑자기 닥쳐온 조부의 칭찬에 딸은 당황하면서도 예의를 표한다. 어색하게 수줍은 딸을 보고 노인은 눈 꼬리를 내렸다. 그리고 약간 먼 위치에서 멍하니 있던 나를 보며 손짓을 한다. 인사를 하며 당황하면서 다가간다.

 

 

「오래간만입니다.」

 

「아아, 모두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다. 하루노에게서 연락을 받고, 나잇값도 못하고 기쁨이 솟아났어. 아니, 손주들의 얼굴을 보니 젊어진 기분이 드는군.」

 

「저기, 바쁘신 와중에 죄송합니다.」

 

「아니네 아니네. 어차피 하루노가 억지로 움직였을 테지. 오히려 히키가야 군이 말려 들어간 쪽이 아닌 건가. 아니, 저 애의 행동력에는 두 손 놓은 것이야.」

 

 

곤란한 표정으로 말하는 노인에 이끌려 이쪽도 쓴 웃음을 띤다. 과연 부친답게 잘 알고 있다.

 

 

「아버지 너무한 거 아냐? 좋은 건 빨리 하라고 하잖아.」

 

 

그렇게 불평을 하는 하루노 씨. 그녀는 어느새 내 등에 반 기대는 듯이 하고 있었다. 잠ㄲ, 닿고 있으니까. 뭔가 크고 부드러운 게 2개. 굉장해-닿고 있으니까!

 

 

「아버지.......」

 

「바람은 안돼요.......」

 

 

아들이 차가운 시선을 던져 온다. 딸에게 다짐을 받는다.

 

 

「그러네 히키가야 군. 바람은 안 되고 진지해지지 않으면 안 돼」

 

 

그리고 하루노 씨가 나를 들볶는다. 그녀는 한층 더 내게 밀착해 왔다. 필사적으로 피하려는 나와 안겨 오려는 하루노 씨. 그 광경을 보고, 노인이 「핫핫핫!」 하고 소리 높여 웃는다. 아니, 멈춰 주세요, 이거.

 

 

「자, 두 사람 모두 앉으세요. 배는 비어 있지 않아?」

 

 

내 구원 요청을 눈치 채지도 않고 노인은 아이들에게 자리에 앉도록 권한다.

 

 

「아, 나 케이크 먹고 싶어. 밀·크레이프 있어?」

 

「남동생 군. 조금은 사양하지 않으면 안 돼요.」

 

 

딸이 아들을 넌지시 나무란다. 노인은,

 

 

「상관없고 말이야. 아이는 어리광을 부리는 것도 일중 하나다.」

 

 

하며 한층 더 기분을 돋운다.

 

 

「누나도 사양하지 말고 뭐든지 부탁하세요.」

 

「.......그렇다면, 난 커피로」

 

「그리고 후르츠 타르트. 누나 좋아하지?」

 

 

웨이터를 불러 아들이 주문을 한다. 진짜 너 자중해라. 딸의 얼굴이 붉어지고 있었다. 나도 부끄럽다. 하루노 씨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으며 폭소하고 있다. 기르는 법이 잘못됐나...

 

 

「그러면 자, 다 먹으면 회장의 예비 조사하러 가도록 하자꾸나.」

 

 

노인은 아이들을 바라보고, 매우 기분 좋은 듯이 웃었다.

 

하루노 씨가 꺼낸 팜플렛을 보며, 유키노시타에게 비밀로 계획은 진행되어간다. 딸과 하루노 씨는 드레스 디자인을 진지하게 선택해, 아들과 장인어른은, 메뉴나 플랜에 관한 검토를 해가고 있다.

 

아무래도 논의에 빠져 있는 것 같고, 도착한 케이크에 손은 닿지 않고 음료도 대부분 줄어들지 않았다.

 

상상 이상으로 커진 소동에 약간만 머리를 감싼다. 이 소란의 계기는, 내 사소한 한마디였다.

 

 

「결혼식 올리면 유키노시타는 기뻐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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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 완결까지는 합니다.

「이제 적당히, 단념하세요.」

 

그 말과 동시에 내밀어진 반지에, 나는 숨 쉬는 것도 잊고 눈앞의 인물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아, 이 녀석은 아직 단념하지 않았던 걸까.

 

해안 공원에는 사람 그림자도 눈에 띄지 않고, 있는 건 우리들 두 명뿐.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어 가는 계절은 저녁이 지나자 으스스하게 느껴지는데,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몸이 화끈해져 있다. 전신이 불타는 듯이 뜨겁다.

 

당장 무너질 것 같은 눈물샘을 필사적으로 막고 대치하는 인물을 보면 그녀――유키노시타 유키노도 똑같이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너야말로 적당히 좀 해라」

 

눈앞의 반지를 받아버릴 뻔하게 되는 손을 세게 꽉 쥐어잡는다.

 

「반년 이상 전에 헤어졌겠지. 이미 나와 너는 무관계한 타인이다.」

 

바보 같다. 나는 왜 상대를 상처 입히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걸까.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상처 줘 왔다. 그리고 제일 소중히 여기고 싶은 존재를 지금 이 순간 상처 주고 있다.

 

「당신은 뭐가 무서운 것일까?」

 

사람을 도발하는 듯한 말과는 정반대로 유키노시타의 표정은 매우 상냥하다.

 

「나의 부모님?」

 

「다르다고. 너와 헤어진 건, 그 외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그렇다고 말했잖아.」

 

「그래. 그렇다면 이름을 말해 보세요.」

 

말이 막힌다. 이 녀석은 약점을 찌르는 게 정말 자신 있다. 유키노시타의 그런 면에 나는 서투르다. 그 꿰뚫어 보는듯한 눈동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있을 리가 없겠지요. 단언해 줄게. 당신이 좋아하게 되는 사람은 전에도 앞으로도 나뿐이에요.」

 

뭘 자신 넘치게 사람 미래를 결정해 버리는 거야. 너는 뭐든지 알고 있는 거야?

 

물어 보자 「히키가야 군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요.」라든지 대답해 오고. 나조차도 모르는군요. 나에 대해서.

 

「......부모님에게 축복받지 못한 결혼은 할 생각 없어.」

 

그녀의 부모를 떠올린다. 나와의 교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던 존재. 그녀는 그것을 바람처럼 흘려내고 있었지만, 나는 별로 좋진 않았다. 네 부모님이잖아, 이런 바보 같은 남자한테 불행하게 되지 않도록, 너를 걱정해서 말하는 거다. 부모님은 바른 말을 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할 때 유키노시타는 성가신 듯이 귀를 틀어막고 있었다.

 

「그것 뿐?」

 

「그것 뿐이라든가 말하지 마라. 너를 키워 준 피가 연결된 가족이잖아!」

 

「그러네. 그렇지만, 내 인생을 부모님의 반대 같은 것으로 타협할 생각은 없어.」

 

유키노시타가 가까워져 온다.

 

목덜미의 넥타이를 잡혀, 얼굴이 단번에 끌려갔다.

 

「한 번 더 말해요. 이제 적당히, 단념하세요. 히키가야 군」

 

입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당신도 나를 좋아하겠죠.」라고 속삭이는 말을 듣고.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넘쳐 오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5)

 

 

 

「이상하게도 성실한 성격 하고 있군요.」

 

매우 큰 저택의 일각. 나와 같은 소시민에게는 전혀 인연이 없는 대저택에서, 푸른 반점이 된 내 뺨을 찌르면서 그녀는 웃는다.

 

어깨까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살짝 흔들어, 나이를 느끼게 하지 않는 아름다운 표정으로 그녀는 웃는다.

 

옛날과 변함없이 바닥이 안 보이는 미소는, 역시 변함없이 내가 서툴러 하는 것으로. 머리가 좋은 그녀니까 그건 알아차리고 있을 게 틀림없다. 이 사람은 약간 비뚤어지고 있다. 그런 면도 장자인 것이 한 요인인가라고 생각한다. 하물며 명문집안의 아가씨. 내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노고를 짊어지고 온 사람이다.

 

그래도, 서투른 사람이지만 별로 싫지는 않다.

 

「이미 결혼해버렸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좋은데. 이제 나이도 나이고, 슬슬 돌아가실 거예요. 그러면 너희들을 반대하는 인간은 없게 돼.」

 

경박한 말에 「그러면 안 되겠죠.」라고 돌려준다. 그녀는 내 뺨에 습포를 붙여 마지막에 가볍게 두드려 줬다. 너무해.

 

그 후로 20년 가까운 세월이 경과했다.

 

유키노시타와 결혼해서, 아이들은 무럭무럭 성장해 고교생과 중학생. 청춘 한창인 사춘기.

 

딸은 나와 유키노시타의 혈통을 받았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상냥하게 성장했다. 유키노시타에게 전수 받은 예의범절을 몸에 익혀, 그 모습은, 일어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 걷는 모습은 백합이라고 말할 정도? 아니 내 천사를 이 정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일본어의 한계에 봉착했다. 어쩌지.

 

아들은 우리들의 피를 보기 좋게 물려받아 이케맨 외톨이로 성장했다. 단지 나와는 다른 점이 외톨이 주제에 여자애들에게 인기 있으므로, 유키노시타의 피가 강한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런 귀여운 아이들을 내려 주셔서,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이 몸에 스며들어 이해할 수 있게 되자, 오늘 내 뺨에 생긴 훌륭한 푸른 멍은 정말 상냥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눈앞의 인물에게 몇 번째인지도 모르게 머리를 깊숙이 숙였다.

 

매우 넓은 응접실. 이 방에 있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 전부 네 명. 유키노시타의 부모님과 놀리러 온 하루노 씨.

 

몇 년 동안, 머리 숙이기를 계속해온 대상인 시부모님. 조금 전 일갈하는 한 마디 바로 뒤에 「다음에는 가족과 같이 오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로 기뻤다. 여하튼 내 탓으로 유키노시타와 시부모님은 현재 냉전 중이다. 그녀는 결혼한 이래 부모님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고집이 센 면은 아마 이 분들을 닮았을 것이라고, 눈앞의 두 명을 보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한 번 더 감사의 뜻을 전해 방을 뒤로 한다.

 

현관까지 하루노 씨가 배웅해 줬다.

 

「잘 됐네요, 히키가야 군」

 

「고절 십 수년, 길었군요-」라며 계속하는 하루노 씨는 지금까지 본 적도 없을 정도로 순수한 미소로,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나, 실례지만 놀라 버린다.

 

부모님에게 사과하러 오는 나를 언제나 들여보내 준 사람은 이 사람으로, 만약 없었으면 알현하는 것도 신통치 않았을 거다. 아무리 감사해도 부족할 정도다.

 

「하루노 씨도,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인사를 하자, 뺨을 한 번 더 찔렸다. 그러니까 아프다고.

 

「그럼, 또 다음에. 다음에는 언제 오는 거야? 실은 두 사람 모두 손주를 만나고 싶어서 근질근질하고 있어요.」

 

하루노 씨는 조금 전까지 있던 응접실 쪽을 가리킨다. 방에서 나온 시부모님과 눈이 마주쳤다.

 

「가까운 시일 내로 방문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루노 씨들에게 말하고 밖으로 나왔다.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 좀처럼 입지 않는 슈트 자켓을 벗는다. 가을바람이 상쾌하고 하늘에는 만월이 떠올라 있었다.

 

포켓에 넣고 있던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키자, 아이들과 부인에게서 온 무수한 착신이 있었다. 착신을 알리는 붉은 램프가 눈부시다. 그러고 보니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집에서 나왔던가?

 

집에 돌아가면 먼지투성이가 된 반지를 찾자. 정말 오래 전에 산 그건, 그녀의 부모님에게 결혼 승낙을 받지 못하고 구입한 이래 숨겨 왔던 것이다. 그것을 건네주며, 유키노시타에게 머리를 내리자.

 

「나와 결혼해 주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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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편 때문에 3편까지만 했던 것을 계속할 마음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작가가 쓰기 쉽다는 이유로 하치만과 유키노의 성을 다르게 했고 서로를 성으로 불렀다고 했지만

이렇게 해서 그 이유를 설명해 버린 셈이 됐군요.

전 회의 덤 같은 약간 짧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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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4.5)

 

평소와 다름없는 평일 아침. 내가 준비한 아침 식사를 딸과 아들이 한가롭게 먹고 있다. 딸은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있던 탓인지 약간 피로한 것 같다. 이제 곧 여름방학. 딸이나 아들도 부 활동은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현격히 많아진다.

 

이 무슨 부러운 상황인 걸까. 사회인에게 있는 건 기껏해야 휴가정도.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진, 사축이 되어 회사로 간다.』 이것이 일본인으로서 올바른 삶의 방법이다. 태풍이 와도 회사로 가려고 하는 거다. 일 너무 열심히 하잖습니까.

 

※ 미야자와 켄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 패러디입니다.

 

 

나라고 하면 드물게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툭 터놓으면 마감이 가까워서 울 것 같아. 원인을 더듬으면 출판사가 마음대로 내 신작 발매일을 신문 광고로 고지했던 게 지금 바쁜 원인이다. 당초의 예정보다 꽤나 앞당겨진 마감에 깜짝 놀랐습니다.

 

항의를 해도 「기성사실이라도 만들지 않으면 너는 글 진도가 나가지 않잖아」라며 상쾌한 미소로 고해 온 지긋지긋한 관계의 남자. 그 녀석 나한테는 사양도 자비도 없이 일을 강압해서는. 다른 인간에게는 팔방미인으로 신경 써주는 이케맨 주제에. 용서하지 않아 하야마 하야토.

 

「슬슬 학교에 가니까요.」

 

식기를 정리해, 나갈 준비를 시작한 딸의 발밑에 한 마리의 고양이가 접근한다.

 

「후냥?」

 

「아-군도 같이 갑니까?」

 

고개를 갸웃하고 다가 온 고양이는 딸에게 질문 받아 「후니」하고 대답을 돌려준다. 대굴대굴한 그의 이름은 『아오바』, 대게는 『아-군』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딸이다. 수컷인 그는 매일 아침에 딸의 등교를 마중하고 있다. 호위할 생각인 것 같다. 정말 상냥한 성격의 고양이에 머리도 좋아 우리 집 여성진에게 사랑받고 있다.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네. 준비가 끝나자마자 갑니다.」

 

아들은 한발 앞서 준비를 끝내 집 밖으로 나간다. 도중까지 같이 가므로 사이좋게 등교. 두 명과 한 마리가 나란히 학교로 향하는 광경은 왠지 흐뭇하다.

 

추가로 우리 집 고양이가 제일 따르고 있는 사람은 아들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들 곁으로 가고, 밤에 잘 때는 이불에 몰래 들어가 있다. 당초는 성가신 듯이 하고 있던 아들도 지금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아들의 폰에 저장된 대량의 사진을...... 응, 고양이 귀엽지요.

 

딸이나 유키노시타는 아들에게 찰싹인 고양이에게 부러운듯한 표정을 짓지만, 별로 두 명에게 따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부르면 기쁜 듯이 달려가고, 아들이 없으면 그녀들에게 응석부리러 다가간다. 제일 따르고 있는 사람이 아들일 뿐이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제대로 문단속해라」

 

「냐아!」

 

사이좋게 나가는 아이들을 배웅한다. 현관문을 닫으려고 하자, 엇갈리는 식으로 유키노시타가 집에 돌아왔다. 어라, 회사 가지 않았던 거야?

 

「잊어버린 물건을 가지러 왔을 뿐이에요. 곧바로 나가요.」

 

내 의문이 전해진 듯이, 그녀가 사정을 설명한다. 드문 일도 있네, 유키노시타가 잊어버리다니. 오늘은 창이라도 내리는 걸까?

 

의아한 표정을 한 내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바로 근처에서 살짝 흔들리는 흑발과 코를 간질이는 달콤한 향기. 그것은 희미한 여운을 남기고 떨어져 간다.

 

「일, 힘내....」

 

「오, 오우....」

 

그것만 고하며 유키노시타는 빠른 걸음으로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살짝 보인 뺨은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입가를 눌러 현관에 주저앉는다. 긴 교제이지만 데레가 발동하는 법칙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이따금 보이는 귀여운 모습은 파괴력 발군이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바빠서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군.

 

왠지 정말로 몹시 유키노시타가 그리워졌다.

유키농과 하치만의 장래 날조. 결혼 뒤, 엉덩이에 깔려 사는 하치만의 이야기. 날조가 상당하니, 서투른 분은 주의해 주세요. 딸은 고등학생, 아들은 중학생입니다. 작중에서의 하치만과 유키노시타는 성씨로 부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쓰기 쉬움을 우선해서 그렇습니다. 양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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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슴새벽녘. 아직 날도 시작되지 않은 새벽녘, 상대의 얼굴도 보이지 않아 이름을 묻지 않으면 누군지 모르는 어슴푸레한 시간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한 현재. 상대의 얼굴도 알지 못할 정도로 어두운 곳은 별로 없고. 길에는 가로등 빛이 켜져 있으며, 약간 걸으면 눈부실 정도로 빛나는 편의점이 존재하고 있다.

 

일본 열도를 위성사진으로 찍으면 밤이라도 열도의 형태가 켜진 전깃불로 드러난다고 했으니까, 이 나라의 등화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인은, 빛에 의해 시간감각을 잃어, 마치 빛에 군집하는 나방처럼 밤거리를 배회한다.

 

샐러리맨은, 일이 끝나 돌아가서 자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상사에게 불려서 「한 잔 하러 가겠나?」라는 의문계인 척한 결정 사항을 듣거나 한다. 그리고, 자신이 권했는데 각자 부담이거나 하는 거다. 상사라면 사줘요.

 

인간은 밤을 새지 말고, 자연의 이치에 따라 밤에는 자야 한다. 나는 낮이라도 일에 지치면 자 버린다. 오히려 일을 하지 않고 자기까지 한다.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몸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이 말을 믿으면 나만큼 건전한 정신을 가진 인간은 존재하지 않겠지. 자신의 고결함에 놀라 버린다.

 

그런데, 현재 시각은 오전 4시. 내 사전으로 검색하면, 이 시간대는 한밤중이라고 하는 정의가 된다. 그 때문에, 침실에서 이불에 쌓여 자는 것이 원래의 올바른 삶의 방법이다. 그런데도 유키노시타에게 두드려 깨워진 나는 부엌에서 아침 식사를 만들고 있다.

 

사모님의 몫과 딸의 몫과 내 몫으로 합계 삼인 분. 아직 자고 있는 아들 몫은 몰라. 그 녀석 자기 혼자만 재해에서 피해가지고는.

 

그런데, 이른 아침이라고 하는 불건강하게 짝이 없는 시간대에 왜 아침 식사를 만들고 있는 건가 하면, 우리 집의 여성진 두 명이 오늘 예정되어 있는 빅 이벤트에 마음이 들떠 있기 때문이다.

 

소파에서 사모님과 딸은, 진지하게 논의를 전력전개 중이다. 손에는 도쿄멍냥의 광고지.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치바에서 하는데 도쿄라니 왜 그럴까요. 데스티니 랜드도 그렇지만, 좀 더 치바에 사랑을 하자고.

 

「어머니, 어떤 경로로 돌까요?」

 

「고양이 코너가 우선이네. 그렇다면 주차장은 이 위치가 최적일까」

 

광고지에 기재된 회장의 약식도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쳐 주차장 포지셔닝까지 선정하는 유키노시타. 기합 너무 들어가지 않아? 주차장이 만 차일 경우에 대비해, 근처 주차장의 배치를 조사해 후보에 우선순위를 넣어간다.

 

「아버지, 준비 할 수 있었습니다!」

 

「응, 애 썼구나 - ( 막대기 )」

 

딸이 빛나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지도를 내밀어 왔다. 개장 부근 주차장의 배치를 망라해서, 분 간격의 타임 스케줄이 기재된 그것에 기가 막혀 버린다.

 

우리 집 여성진은 고양이가 관련되면 한 조각의 타협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유전자 레벨로 고양이를 향한 사랑이 심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날, 우에노 동물원에 갔을 때 100엔으로 움직이는 싼 팬더 장난감을 딸에게 졸라진 건 좋은 추억이다. 사랑스러움에 무심코 사 버린 것이었다. 그 때, 유키노시타가 묘하게 진지한 눈으로 고민하고 있던 건 기분탓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회장은 도망치지 않으니까, 특별히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흐리멍덩한 눈을 문질러, 완성된 아침 식사를 식탁에 늘어놓으면서 작게 항의해 본다. 아버지는 졸립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히키가야 군, 회장은 도망치지 않아도 전시 즉매회니까 고양이는 품절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어요. 전쟁은 준비 단계에서 승패가 정해지는 거예요.」

 

「그래요 아버지. 1분 1초라도 빨리 회장에 도착하지 않으면 패배합니다!」

 

이미 들을 귀도 없는 것 같고. 두 명은 벌써 임전 태세, 내 저항 따위 조금도 문제 삼지 않을 거다. 더 이상의 항의는 헛된 것이고 단념했다.

 

시계를 보면 지금 시간은 4시 30분. 개장까지 4시간 넘게 시간이 있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4)

 

8시를 지나 간신히 일어난 아들을 강제로 차에 밀어 넣고 가족 전원이 향한 곳은 마쿠하리 메세. 날씨는 양호, 해안에 접해있는 회장에 부는 사람이 상쾌하다.

 

※ 메세 : 대규모 전시장

 

 

「나, 아침밥 먹지 않았는데.....」

 

「아침에 일어나지 않은 네가 나빠」

 

「일어났다고! 보통으로 8시에는 일어났는데. 그런데도 밥 먹을 새도 없이 문답무용으로 차에 밀어 넣은 건 아버지잖아!」

 

앞을 걷는 딸과 사모님의 뒤. 약간 나른한 아들과 같이 나란히 뒤를 따라간다. 배를 누르며 아들이 내게 항의하지만 무시. 오늘 한정으로 우리 집의 아침은 4시다. 혼자 허송세월하고 있던 아들에게 아침 식사를 먹을 권리는 없다. 벼, 별로 혼자만 두드려 깨워져서 하는 엉뚱한 화풀이는 아니니까요!

 

「이 빌어먹을 아버지....」

 

기분 나쁨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무서운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는』아들. 이것이 포●몬이라면 방어력이 내리고 있겠지만, 유키노시타에게 단련된 내게는 효과가 없다. 적어도 『잔소리』이상의 기술을 익히고 나서 오게.

 

휴일이라는 것도 있어, 주위는 가족동반이 많다. 펫 입장이 가능한 이벤트답게, 여기저기에 자랑하는 애완동물을 동반한 주인이 걷고 있었다. 역시 개가 많아, 옆을 지날 때 우리 집 여성진 두 명이 겁낸다.

 

아들과 동년대인 여자애도 많이 있어서, 아까 전부터 살짝 아들을 향하는 뜨거운 시선을 느끼지만 불쾌함 전개인 그에게 소녀들은 무서워하고 있다. 정말 얼굴은 괜찮은데 아까운 녀석. 추가로 딸에게 접근하는 녀석이 있으면 즉각 징계. 만일 내가 쓰러졌다고 해도 아들과 유키노시타가 대기하고 있으므로 방비는 만전이다.

 

딸은, 유키노시타와 지도를 확인하고 있다. 아, 난처하다. 두 사람 모두 묘하게 자신만만한 얼굴로 다른 방향에 가려하고 있다. 눈앞에 있는 안내판 화살표 보이지 않는 거야?

 

「어머니, 누나, 그 쪽이 아니라고!」

 

나와 똑같이, 두 명을 선행시키는 어리석은 짓을 알아차린 아들이 빨리 걸어서 두 명 근처로 향했다. 우리 집 여성진 고유 스킬 『방향치』가 발동될 참이었다. 아들 Good Job!

 

 

×  ×  ×

 

 

회장 내로 들어가자 수많은 펫 관련 부스가 늘어서 확실히 압권이다. 이름에 멍냥을 붙이고 있는 만큼, 특히 개와 고양이 부스는 기합이 들어가 있다. 이 2개의 부스는 접객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지 회장에서 제일 좋은 위치에서 옆으로 나란히 있다.

 

신바람 난 기분으로 앞을 걷고 있던 딸과 사모님이, 어떤 지점에서 멈춰 서고는 되돌아온다. 딸은 아들의 뒤로 숨어, 사모님은 내 뒤로 숨어서 앞을 흘겨보고 있다.

 

「매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고양이 부스 앞에 개 부스가 있는 건 악의가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요.....」

 

「정말입니다...... 어째서 역 배치가 아니겠죠......」

 

그래, 두 명의 목적인 고양이 부스로 가려면 개 부스를 지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명은 개에 익숙하지 않다. 그것을 사회에서는 약하다고 분류하는 것인데도, 두 명은 완고히 「익숙하지 않다」라고만 우긴다. 별로 상관없지만.

 

「빨리 가주지 않는 것일까?」

 

유키노시타에게 재촉 받아서, 손을 잡아 개 부스로 돌입한다. 주위를 경계하듯이 시선을 움직이는 그녀에게 쓴웃음이 새어나왔다. 옆을 보면 아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꺅, 동생 군 개가!」

 

「괜찮다고, 리드에 연결 되고 있고....」

 

「그래도, 그래도....」

 

눈물지으며 매달리는 딸 귀여워. 고등학생이 됐는데도 이 귀여움이라니 진짜 천사.

 

「히키가야 군, 히죽거리지 말고 주위를 경계해. 개가.....」

 

싱글벙글하는 내게 유키노시타가 책망하는 눈초리를 향해 온다. 유키노시타 약간 앞에는 꼬리를 흔들며 놀아달라고 바라보는 강아지(케이지 안에서). 괜찮다고, 케이지에 들어가 있고.....

 

 

 

 

어떻게든 개 부스를 빠져나갔을 때는 두 사람 모두 글썽이고 있었다. 잡히고 있던 손은 강하게 쥐어져 있었던 탓에 매우 아프다. 불과 몇 분만의 사건인데, 정말 지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겨우 도착했던 곳은 두 사람에게 있어서 도원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양이 낙원. 여기를 봐도 저쪽을 봐도 고양이 투성이. 오른쪽으로는 둥글게 몸을 말고 하품을 흘리는 고양이가 있고, 왼쪽에는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다.

 

「귀, 귀엽습니다......」

 

아까 전까지의 공포에 무서워한 표정은 한순간에 사라져, 넘쳐흐르는 듯한 미소를 띄우는 딸 유키노시타는 평소의 쿨한 눈동자로 눈앞의 고양이를 진지하게 응시하고 있다. 언뜻 보면 평소와 다름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딸과 다름없을 정도로 들뜨고 있다. 유키노시타 씨, 뒤에 강아지 지나갔어요-. 서투른 개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집중한다고는....

 

그런데, 두 명이 들뜨는 데는 당연히 깊은 이유가 있다. 이 도쿄멍냥은 입장 무료의 펫 전시 즉매회다. 지금까지는 단지 놀러 왔지만 올해는 다르다. 자그마치 올해는 우리 집으로 맞아들일 고양이를 찾으러 왔던 것이다. 그거야, 고양이를 좋아하는 두 명은 들떠요.

 

오늘 내 역할은 운전기사 겸 지갑. 지갑..... 요전 날 몰래 약간 비싼 술을 샀던 게 발각되어, 호되게 꾸중 받았을 때, 떨린 나머지 「뭐든지 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해 버렸던 것이 잘못이었다. 『14대 혼마루』넷 가격 프리미엄으로 14,200엔x3개의 대가로서는 비싸게 들었다. 그 때, 유키노시타의 기분이 나빴던 것도 타이밍이 나빴다. 자신의 불운함을 절실히 저주하고 싶어진다.

 

오른쪽을 보고 왼쪽을 보고, 또 오른쪽을 본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의 초등학생처럼 성급히 근처를 바라보는 딸의 시선이 문득 멈췄다.

 

「어머니 이 애는 어떻습니까?」

 

딸이 가리키는 곳 앞에는 케이지 안에서 동그란 눈동자를 향해 오는 오시캣. 표범 무늬가 특징적인 스마트한 품종이다. 마이너지만 대단히 붙임성이 있어서 처음으로 기른다면 베스트일지도 모른다. 콕 한 얼굴이 유키노시타를 닮고 있었다.

 

딸 옆에서는 아들이 따분한 상태로 있었다. 그 녀석은 별로 흥미 없는 건가?

 

아직 어려서 호기심이 왕성하기 때문인지, 케이지 앞에서 상하 좌우로 손을 움직이면 움직임을 쫓듯이 고양이가 목을 살랑살랑 움직인다. 놀아줘 놀아달라며 손을 살랑 흔드는 모습에 유키노시타도 사로잡혔을 거다. 턱에 손을 대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 애로 결정일까. 가격표를 봐 예산이 충분한 것을 확인. 괜찮아. 문제없어.

 

케이지 앞에서 가만히 서로 응시하기를 몇 초. 만족스럽게 끄덕인 유키노시타를 보며 딸이 기뻐한다. 결정이다.

 

「좋아요. 그렇다면 이 애는 킵으로」

 

「킵?」

 

뭐야 그건, 보틀(bottle) 킵이 아니군요. 돈을 지불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면, 예기치 못한 말이 나왔다. 왜일까 생각하고 있자 유키노시타가 점원을 불러 얘기를 한다. 조금 기다리자 케이지 앞에는 예약 완료 스티커가 붙여졌다.

 

「그렇다면, 다른 애도 봐요.」

 

또 다음에 손을 흔들면서 유키노시타와 딸은, 다른 고양이의 품평회를 재개한다. 아까 전의 고양이와의 궁합은 어떨까 말하는 두 명의 얘기가 귀에 닿았다.

 

「두 마리」

 

어느 샌가 내 옆에 있던 아들이 뜻 모를 말을 고해 온다.

 

「두 마리 기르고 싶다고」

 

당했다!

 

한 마리만이라고 생각했다, 유감 두 마리였습니다. 두 명의 고양이사랑을 경시하고 있었다. 설마의 두 마리 사육입니까? 위험해 예산이 충분할까 불안해졌다. 돈 뽑으러 가야 하나...

 

「안심해 주세요. 히키가야 군. 올해는 한 마리만이에요.」

 

ATM이 있는 장소를 확인하려고 폰을 꺼낸 내게 유키노시타가 고한다.

 

「확실히 처음으로 기르는데 처음부터 많이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머지는 보기만 할 뿐. 두 마리 째는 내년 이후에 검토군요.」

 

「그렇습니까......」

 

기르는 건 결정되어 있군요.

 

 

 

 

긴 시간을 들여 고양이를 둘러보고 온 두 명은 매우만족. 최근 보기 드문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회장의 상품 코너에서 케이지나 먹이를 조달해 고양이를 인수할 준비는 만전.

 

아들은 한발 앞서 짐을 두러 차로 향했으므로, 우리들도 조금 전 예약한 고양이를 인수하러 간다.

 

유키노시타가 점원을 불러 얘기를 하자, 고양이가 옮겨져 온다. 아까 전 구입한 캐리온 가방에 받아서 딸이 맡았다. 돈을 지불하자 지갑이 정말 가벼워졌다. 유키치 선생이 줄 지어서 여행을 떠난 순간이다.

 

「에헤헤. 아버지 감사합니다.」

 

딸도 기뻐하고 있고, 뭐 좋은가.... 유키노시타도 매우 귀여워하는 듯이 새끼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다. 오늘의 지출, 상품 여러 가지 포함해서 218,000엔 쯤.

 

 

×  ×  ×

 

 

집에 돌아가자 조속히 고양이를 케이지에서 꺼낸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당황하고 있는 건지 두리번두리번하고 근처를 바라본다. 목을 기울여서 터덜터덜하고 리빙을 한 바퀴 돈다. 여성진 두 명은 귀여움에 기절하고 있다.

 

난 내버려둬 하고 소파에 앉아 잡지를 읽고 있던 아들이 있는 곳에, 고양이가 한가로이 걸어간다. 아직 작은 몸을 힘껏 움직여 아들의 다리 위를 올라서는, 무릎 위에 둥글게 몸을 말아 하품을 흘린다.

 

「잠깐, 내 위에서 잘 생각?」

 

입으로는 불만을 늘어놓으면서도 비킬 생각은 없는 듯하다.

 

「왜 당신 곁으로 맨 먼저 가는 것일까?」

 

「부럽습니다......」

 

고양이용 장난감을 장비해서, 관심을 얻으려 하고 있던 여성진은 하려는 찰나에 기세가 꺾여서 불만이다. 입을 쭉 내밀어 부루퉁해진 모습이 똑같다. 아들이 두 명을 보고 기막혀 하고 있다. 그 손은 상냥하게 고양이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아들 무릎 위의, 고양이는 눈동자를 닫아 기분 좋은 듯이 자고 있다.

 

 

 

오늘, 우리 집에 가족이 늘어났습니다.

 

그 가족은 고양이다. 오시캣인 수컷고양이, 이름은 아직 없다.

■ 간단한 설명

 

만약, 하치만과 약혼자라면

원작 설정 무시 소재입니다.

 

소설은 다음 페이지부터. 아래와 같은 차례가 됩니다.

 

1페이지 : 지금 페이지

2페이지 : 유이가하마 유이(소꿉친구 설정)

3페이지 : 히라츠카 시즈카(집이 근처인 옛날 친구 설정)

4페이지 : 유키노시타 유키노(초대면 설정)

 

캐릭 붕괴를 웃어넘길 수 있는 분은 봐 주세요.

특히 후반의 2명은 뭔가 잘못됐다. 약혼자의 의미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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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이가하마 유이의 경우

 

「코마치, 유이가하마를 일으켜 줄래?」

 

「응!」

 

상쾌한 아침, 부엌에서 아침 식사를 만드는 나는 코마치에게 부탁해 유이가하마를 깨운다. 소꿉친구인 그녀는 놀러 오면, 그대로 묵어가는 것이 항례다. 그런 이유로, 밥을 만드는 건 내 역할. 보통 반대 아니냐고? 게임이라든지의 이벤트라면 귀여운 연인이 만드는 아침 식사에 입맛을 다시면서 럭키색골을 발동하는 거겠지.

 

그러나, 유이가하마의 절망적인 요리 센스를 생각해 내고는 망상을 멈췄다. 위험해, 사망 플래그를 세울 뻔했어.

 

「얏하로-」

 

힘이 빠진 소리로, 눈을 문지르면서 유이가하마가 자리에 앉는다. 내 근처가 그녀의 정위치다. 하품을 흘리고 있는 건 어제 늦게까지 과제를 하고 있었으니까. 소스는 나. 가르치는데 동원됐다.

 

식사 준비를 하는 내 뒤에. 리빙에서는 코마치와 유이가하마가 소곤소곤 하고 있다. 얘기 소리는 TV소리에 싹 지워져 들리지 않는다. 어차피 시시한 내용일 거다.

 

「유이 언니. 어제는 뭔가 진전 없었어?」

 

「전혀 없었어... 이렇게 젊은 남녀가 한 방에서 밤늦게까지 같이 있었는데, 도중에 졸리니까 잔다든지 말하구 정말로 자버리구. 힛키는 바보......」

 

「뭐라고 해야 할지, 오빠가 실례했어요...」

 

준비만단. 아침 식사가 인원수만큼 완성됐으므로 두 명에게 얘기한다.

 

「너희들 준비 도와줘」

 

「응.....」

 

지그시 한 눈으로 유이가하마가 노려보는데. 몸에 기억이 없기 때문에 무시한다.

 

파자마 옷자락을 질질 끌면서 유이가하마가 준비를 돕는다. 약간 큰 사이즈의 파자마는 내 것이다. 어제는 묵을 예정이 없었으니까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든가 하고 훔쳐갔다.

 

어이어이, 옷자락 밟고 넘어지잖아. 보기 힘들어 유이가하마 옆으로 가서, 옷자락을 되접는다.

 

「있지, 힛키는 약혼자지요?」

 

「아아, 부모끼리 결정한 저거? 꽤나 오래된 얘기군......」

 

어렸을 적, 사이가 좋았던 우리들을 보고 부모님이 마음대로 결정한 거다. 별로 유서 깊은 집안도 아니기 때문에 강제력 같은 건 전혀 없다. 툭 터놓자면 잊고 있었다.

 

「뭐라고 할까. 약혼자라고 하는 것보다는 여동생 같은 느낌인 듯 한데」

 

유이가하마와는 어렸을 적부터의 인연이다. 옛날에는 목욕탕에도 같이 들어간 사이. 이제 와서 연애 운운 하는 의식 같은 건 없다. 어느 쪽이냐 하면 코마치 2호.

 

그렇게 생각하면서 얼굴을 올리자 화난 얼굴의 유이가하마. 안 좋은 예감이 들고 있자, 얼굴을 마음껏 맞는다.

 

「힛키는 바보 ! ! !」

 

우리들의 콩트를 코마치가 한숨을 쉬면서 보고 있었다.

 

 

 

 

 

■ 히라츠카 시즈카의 경우

 

 

학교에서 돌아가는 길. 나는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잡혀서 연행되고 있다. 목적지는 선생님의 집이다. 선생님이 운전하는 차 안, 방문할 미래에 눈을 흐리면서 한숨을 토한다.

 

「왜 그래 히키가야. 기운이 없는데」

 

「어차피 집 청소시킬 생각이겠지......」

 

말이 막힌 선생님은, 몹시 서투른 휘파람을 불면서 변명을 한다.

 

「아니아니, 모처럼 주말이니까 약혼자와 같이 보내고 싶고. 별로 세탁물 모이고 있으니까라든지, 방 청소를 부탁하고 싶다든지, 손 요리를 먹고 싶다든지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해 준다면, 거절은 안하겠지만.」

 

이 사람은 옛날부터 흐리터분하다. 방치해두면 방에는 부해가 발생할 기세로 오물이 모이고. 그나마 G가 붙는 악마가 발생하지 않는 결과로 끝나는 건 내 노력 덕분일 거다.

 

그러고 보니, 왜 나는 이 사람과 약혼자일까.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나이도 상당히 떨어져 있다. 어렸을 때는 집 근처의 누나에 지나지 않았던 생각이 들지만. 어느 샌가 약혼자로 그레이드 업해서, 마치 세뇌처럼 매일 약혼자 어필을 하고 있던 것 같은... 대체로 초등학생 정도부터.

 

「아아, 그건 내가 결정했던 거다.」

 

「네?」

 

언제부터 약혼자였는지? 그렇게 물어보면, 이 한마디.

 

「네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는지, 여동생을 위해 요리를 시작한 건. 참으로 훌륭함에 감탄해서 말이야, 너의 부모님에게 약혼자로 삼아주세요 하고 간절히 부탁했다. 즉시 OK를 받을 수 있었어.」

 

「..........」

 

「그렇다고는 해도, 약혼자라는 건 훌륭하군. 부모에게 결혼을 재촉 받을 일도 없고, 맞선으로 눈물을 흘릴 것도 없다. 세상의 혼활 여자가 불쌍하게 보여요. 나는 승자로군.」

 

「돌아가도 좋습니까?」

 

「핫핫핫. 도망치게 놔두지 않겠어. 히키가야」

 

안 된다. 이 사람, 내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그렇게 생각이 유도되고 있는 시점에서 승부는 이미 결정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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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본의가 아니지만 어쩔 수 없군요. 당신 약혼자가 되세요.」

 

엇.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사람. 초대면의 여자에게 갑자기 들은 말을 되새긴다. 역시 이해할 수 없어. 나는 이세계로 날아간 것일까? 실은 모르는 세계의 언어로, 일본어로 번역하면 「네 녀석의 목은 받았다.」라든가......

 

위험해, 어느 쪽이든지 나 아웃이잖아. 히키가야 하치만, 인생 최대의 위기다. 어째서 이렇게 됐지......

 

 

 

■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경우

 

 

나는 낯선 여학생과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녀는 내게 수갑을 채우고는 주저 없이 열쇠를 밖으로 내던졌다. 뭐야 이건 체포? 이 사람 제니가타 경부?

 

※ 제나가타 경부 : 애니 루팡 3세에 등장하는 인물

 

 

「그러면, 가겠어요.」

 

눈앞의 소녀는 신경도 쓰지 않고 나를 질질 끌고 간다. 수갑 끝에서는 손이 애인처럼 쥐여져 있었다. 부끄럽게도.

 

「있잖아, 너 누구. 라고 할까 뭐야 이 상황?」

 

「당신의 뇌는 텅 비었을까나. 조금 전 말했었지요. 약혼자가 되세요. 라고」

 

「아니, 설명이 되지 않으니까」

 

눈앞의 소녀는 멈춰 서 나를 응시한다. 아름다운 애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딩수준 감상으로.

 

「약혼자라는 의미를 모르는 것일까?」

 

「그거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유년기에 부모끼리 결정한 아이의 약혼자에 대한 거겠지. 그게 이 상황과 관계있는 건가.」

 

「나에게는 그것이 있어요. 부모가 마음대로 결정한 약혼자가.....」

 

「하아.....」

 

「흥미가 없는 남자와 결혼한다고 생각해?」

 

생각할 리 없잖아, 나 남자고......

 

「모르는 남자와의 결혼은 싫어요. 그래서, 당신을 확보했어.」

 

「어?」

 

「약혼자를 거부한 내게 부모가 제시한 조건이 대신할 사람을 찾아내 올 것. 당신으로 결정했어요.」

 

상쾌한 미소로 단언했다. 포●몬 겟이다! 처럼 가볍게...

 

「잠깐 기다려. 라고 할까 나는 안 되겠지. 나는 너에 대해서 모르고, 너도 본의가 아니잖아!」

 

「나는 당신을 알고 있는 거예요. 히키가야 하치만이겠지요?」

 

어째서 알고 있는 거야?

 

「거기에 본의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이런 형태로 당신을 손에 넣는 것을 가리키고 있어. 별로 당신에게 불만이 있는 게 아니에요.」

 

사고 정지. 히키가야 하치만의 메모리와 CPU로는 처리를 다 할 수 없다.

 

「그러면, 집에 가볼까요. 우선 기정사실을 만들면 수갑은 풀어 주겠어요.」

 

다시 질질 끌려가 검은 고급차에 밀어 넣어진다.

 

「자기소개를 하고 있지 않았군요. 유키노시타 유키노에요. 잊으면 각오하세요.」

 

그 뒤,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걸한 생각이 들지만, 별로 기억하지 못했다.

 

다음 날, 눈을 뜬 나의 목에는 목걸이가 추가되고 있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

 

유키농과 하치만의 장래를 날조. 결혼 뒤, 엉덩이에 깔려 사는 하치만이 있습니다. 날조가 과다하니 이쪽에 서투른 분은 주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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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것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으로, 학생의 신분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래가 지금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세계의 불가사의를 이해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예전의 자신은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인가, 미래의 내가 그 유키노시타 유키노와 결혼하고 있을 것이라니.

 

화목한 가정에 태어난 사랑스러운 딸을 꼭 껴안고 있다니.

 

분명 티끌마저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행복하구나, 정말로 행복한 지금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봄이 화창한, 시간을 보내기 쉬운 일요일. 무릎 위에 태운 딸이, 살짝 하품을 흘린다. 위험해, 뭐야 이거 사랑스럽구나. 내 딸 진짜 천사. 라고 할까 신이다. 딸을 눈앞에 두면 미의 여신도 맨발로 도망치지 않을까. 우선 핸드폰 카메라로 잠자는 얼굴을 찍자. 후우. 또 한 장 사랑하는 마이 엔젤 폴더가 채워져 버렸다.

 

액정화면에 비친 딸의 잠자는 얼굴에 표정이 느슨해진다. 그런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 펼쳐지고 있는데, 나의 시야가 갑자기 흐려졌다.

 

「일하세요.」

 

차가운 음색으로 간결하게 고해진다. 영하의 시선으로 쓰레기를 보는 듯이 나를 내려다보는 사람은, 팔짱을 끼고 우뚝 서 있는 유키노시타. 길가의 쓰레기를 보는 듯한 시선, 마음속에서 충격이 달린다.

 

「경건한 그리스도 교도인 나에게는 안식일이라는 게 말이지요....」

 

말꼬리가 작아지면서도 힘껏 항의를 보낸다. 따로 일하지 않는 건 아니다. 오늘은 우연히 쉬고 있을 뿐이다. 시선으로 계속 호소하는 것도, 우리 집의 법, 걸어 다니는 육법전서인 사모님이 들어줄 리가 없다.

 

손가락은 Go Home 이라며 서재를 향하고 있다. 아니, 리빙도 내 집입니다만. 무릎 위에서 자는 딸을 빼앗겨 무언의 압력에 져버린 나는 마지못해 서재로 향했다.

 

 

 

 

■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

 

 

아담한 서재는 자료로 가득 차, 마루는 발을 디딜 곳도 없을 만큼 어질러져 있다. 문득 디스플레이에 눈을 돌리면 썩은 좀비가 하나. 바이오해저드의 위기에 몸을 긴장시켜, 뒤를 뒤돌아보지만 아무도 없다. 뭐야 나인가........

 

대기 상태가 되어 있던 PC를 깨워, 퇴고중인 원고를 연다.

 

「일하는 건 패배다」라는 주의였던 나는 학생시절 전업 주부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오히려 지금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얼음여왕인 사모님이 허락해 줄 리도 없고, 마지못해 작가 일을 시작해 현재에 이른다.

 

유키노시타는 일류 기업에서 엘리트 가도를 폭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전업 주부로서 그녀를 지지하겠어. 그렇게 썩은 눈으로 고했을 때에 대해서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주로 공포로.

 

뭐, 그런데도 현재 일은 적당히 재미있고, 어느 정도의 자유가 받아들여지는 것을 비춰보면 타협의 여지는 있을까. 그렇게 자신에게 타일러 납득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곧바로 사라져 가는 업계. 고로 실업위기는 항상 옆에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지금 이 순간. 디스플레이에 비치는 건, 전체의 반에도 못 미친 원고 데이터. 마감은 이달 말. 괜찮아, 아직 초조해 할 시간이 아니야..... 이 정도의 아수라장은 익숙해져 있다. 나는 숙제는 나중에 하는 스타일이다. 도와줘 도●에몽~!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아」

 

 

귓전에서 기가 막힌 목소리가 났다. 어느 새인가 근처에 온 유키노시타가, 디스플레이를 엿보고 있었다.

 

 

「당신, 그 일을 시작한 건 언제였을까나. 이 정도의 분량도 끝내지 않고 있는 거야? 반드시 작가 나부랭이를 자칭하고 있다면 빨리 끝내도록 하세요.」

 

푹, 푹하고 말의 나이프가 내 심장을 찌른다. 빈사의 중상을 입으면서도, 힘껏 허세를 돌려준다.

 

「미안하다만, 나는 쓰는 것이 느려요. 그렇지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대선생님도 쓰는 게 느렸다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겠어. 그 수많은 명작을 낳은 대작가처럼 쓰는 게 느린 나는 역설적으로 보면 대작가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 건 명작으로 불리는 작품을 한 권이라도 쓰고 나서 말하세요. 볼꼴 사나워」

 

크헉.... 크리티컬 히트. 그만둬 하치만의 라이프는 벌써 제로야!

 

책상에 쓰러져 고개 숙인다. 그 때에 눌러 버린 키보드에서, 전기신호를 받은 PC가 피-하고 항의의 비명을 질렀다.

 

말없이 유키노시타가 손바닥을 내민다. 우선 손을 내밀었다.

 

「틀려요. 원고를 건네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머리를 흔들어 유키노시타가 정정한다. 우선 퇴고용으로 인쇄한 미완성본의 원고를 건네준다.

 

그녀는 내 책상에서 빨간 펜을 쥐어, 원고를 읽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빨간 펜 선생은 지금도 있는 걸까? 쓸데없는 것을 생각하면서 긴장한 표정으로 유키노시타를 응시한다.

 

희고 가는 손가락이, 원고에 수정할 점이나 의문점을 적어 간다. 진지한 시선에 끌려들어갈 것처럼 된다. 반해 버릴 것 같다.

 

아아, 이미 반하고 있었지.....

 

 

「네. 우선 내 주관으로 느꼈던 건 써 뒀어. 뒤는 자신이 내키는 대로 쓰도록 하세요.」

 

 

그 뿐인 말을 남기고 유키노시타는 서재를 뒤로 했다. 건네받은 원고에는 깔끔한 문자가 빽빽이 기입되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정확하고 신랄한 지적이었다. 상냥함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의자에 다시 앉아 PC로 향한다. 옆에는 부인의 교열을 받은 원고를 두고. 그녀와 딸에게 버림받지 않는 정도로는 노력합니까하고 히키가야 하치만은 일을 진행시킨다.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를 울려, 그가 응시하는 디스플레이의 옆에는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 한 장. 매우 아름다운 액자에 장식되고 있었다.

 

 

 

 

 

 

복도에서 걷는 유키노시타가 턱에 손을 대고 혼자 중얼거린다.

 

「저 남자의 게으른 버릇은 전혀 낫지 않네. 또 조교해서 고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진지한 얼굴로 그녀가 흘린 소리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고 사라져 갔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 (2)

 

유키농과 하치만의 장래를 날조 2. 결혼 뒤, 엉덩이에 깔리고 있는 하치만의 이야기. 날조가 과다하니 이쪽에 서투른 분은, 주의해 주세요. 전작의 열람, 평가 감사합니다. 변변치 않은 문장입니다만,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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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취미라는 건 보통 도구를 갖추는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실제로 경험한 적도 없는데 고가의 도구를 구입해, 거기에 만족한 결과, 어떤 성과도 내지 않은 채 방치해 버린다. 소스는 나의 아버지. 메밀 면발을 치는 세트를 산건 좋은데, 한 번도 메밀국수를 치지 않은 채 벽장의 거름이 되고 있다. 본격 프로들은, 좋은 물건을 가져도 그것을 쓰지 않는데.

 

그런데 나는 지금, 유전자의 무서움을 통감하고 있다. 눈앞에 자리 잡은 것은 고급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 또 교환 렌즈와 입문서가 동봉. 덧붙여서 ㅋ●논제. ㅋ●논의 『ヤ』는 작은 『ャ』는 아지고 큰 『ヤ』. 이건, 착실하구만.

※ 캐논

 

유키노시타가 부재중이던 틈을 노려 아키하바라에서 사 왔다. 여기까지는 계획대로다. 아직 어린 딸과 사이좋게 손을 잡아 룰루랄라 기분으로 하루 놀러 가서, 돌아갈 때에 역전의 대형 가전양판점에서 썩은 눈으로 진지하게 선택했다.

 

집에 도착한 내가, 카메라를 손에 들고 애지중지하는 딸을 피사체로서 촬영 연습한 것은 필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액정에 비춰진 딸의 사진을 확인하면 미켈란젤로의 명화라고 착각할 만큼 성스러운 미소녀가.

 

아내를 닮은, 눈처럼 투명한 피부와 칠흑같이 윤기 나는 머리인 아름다운 머리카락. 나의 요소는 없네? 이렇게 말하고 싶어질 정도로 딸은 유키노시타를 닮고 있다. 썩은 눈이 유전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눈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은 사랑스러운 딸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히죽거리고 있자 갑자기 딸이 현관으로 달려갔다. 궁금해서 뒤쫓았더니,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거기에 있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아직 유키노시타는 돌아오지 않을 거였는데....

 

얼굴이 땅기고 눈이 헤엄친다. 손에 든 카메라와 흩어지는 빈 상자.

 

 

「어머나, 멋진 것을 가지고 있군요. 무슨 일일까, 그건?」

 

어라, 상정 외. 어쩌지.

 

 

 

■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 (2)

 

 

「어서 와, 빠르구나. 저녁밥은 어떻게 했어. 먹고 온 건가?」

 

 

유키노시타의 추궁을 흘려내고 물어 본다. 이런 상황에 있어, 스스로 불리한 소재에 접하는 건 유리한 것이 아니다. 매우 자연스럽게 화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린다.

 

 

「아직. 당신들은?」

 

「우리는 밖에서 먹고 왔어. 귀가가 늦어진다고 해서 아무것도 만들지 않았는데」

 

「별로 상관없어요. 스스로 만들 테니까」

 

「아니, 지쳤겠지. 뭔가 적당하게 만들 테니까 기다려라」

 

「그래. 고마워요.」

 

 

그렇게 말하고, 부엌으로 향한다. 손에는 에이프런을 잡고, 냉장고 안을 물색하면서 메뉴를 생각한다.

 

 

「그렇다면, 카메라의 건은 식사 뒤에 서로 이야기 할까요?」

 

 

역시 그렇네요. 응, 하치만 알고 있었다. 이 정도로 유키노시타가 추궁의 손을 느슨하게 해줄 리가 없는 것이다. 가능한 한 분노를 거두기 위해, 유키노시타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기 시작한다. 산신에 공양을 하는 느낌이다. 분노야 가라앉아라--.

 

우선 어패류, 유키노시타는 고기보다 물고기가 취미다. 주식은 유감이지만 스톡(재고품)이 없으니 파스타로 대체한다. 밥, 해놔서 다행이구나....

결혼한 이래, 유키노시타의 까다로운 혀를 만족시키기 위해 피가 베일듯한 노력을 하게 됐다. 주부 검정이라는 것이 있으면, 틀림없이 최고급 이상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자부심이 있다. 청소를 하면 구석의 먼지까지 체크되어 요리를 하면 간 맞춘 것을 꾸짖고, 세탁을 하면 다림질이 안 된 곳의 숫자를 셌다. 어라, 시어머니잖아. 그 녀석.

 

요리를 하는 내 뒤에서, 유키노시타가 카메라를 손에 들고 딸로부터 사정청취를 하고 있다. 귀를 곤두세우고 있으면 딸의 증언에 의해 나의 비상금이 드러나고 있는 순간이었다.

 

서재 깊이 숨겨둔 내 「일곱섬의 대보물」(원피스 패러디)은 맥없이 유키노시타에게 압수되었다. 서재에서 돌아온 유키노시타가 봉투에서 내용물을 꺼내 매수를 세고 있다.

 

 

「어머나, 생각했던 것보다 있군요. 아버지가 모든 돈으로 이번에 여행에 가볼까요?」

 

「정말입니까!」

 

 

뭔가 여행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 별로 상관없는데, 그 때문에 모으고 있기도 하고. 허풍이라든지가 아니니까! 눈물이 나오고 있는 건 저거다. 그래, 양파.

 

찰칵 하고 작은 소리가 울렸다.

 

 

「뭐 하는 거야?」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얘기한다.

 

 

「시험 촬영이야」

 

「흐음.....」

 

 

타이머가 울려 퍼지며, 면이 익은 것을 알린다. 메뉴는 봉골레 비안코에 샐러드와 스프. 그것과 넉넉하게 만든 카르파초. 어차피 만든 거니까, 함께 먹으려고 작은 접시 3인분을 꺼냈다.

 

요리 완성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깨달은 딸이 도우러 온다. 유키노시타는, 테이블에 어질러져 있던 카메라를 정리하고 있던 참이다.

 

 

「카메라에 대한 것이지만------」

 

「후앗! 네」

 

 

긴장으로 혀를 깨물어 버렸다.

 

 

「이번에는 용서해 주겠어요. 아무래도 가계비나 저축에는 손을 대지 않은 것 같고」

 

 

기적이다. 집행 유예포함의 판결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실형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멍한 얼굴로 굳어져 버렸다.

 

 

「뭐 하고 있는 거야? 평소보다 한층 멍청한 얼굴이 되고 있어요.」

 

 

그렇게 말하고 웃는 유키노시타의 앞에 요리를 가지고 간다.

 

 

「미안해. 고가의 쇼핑인데 상담도 하지 않고....」

 

 

솔직하게 사죄의 말을 고한다. 그녀에게 예의범절을 배운 성과인가, 약간은 솔직함이라는 것을 배운 나다.

 

 

「괜찮아」

 

 

만족스럽게 고하는 유키노시타에게는 정말로 이길 수 없다. 가족 모두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한다. 우리들은 저녁식사를 하고 있으므로 스프를 약간과 카르파초만, 상대를 한다.

 

폭군, 뭐야 그건 맛있는 거야? 라는 게 현상이지만 특별히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엄처시하인 우리 집에 있어, 나의 지위는 최하. 특별히 오다 노부나가가 쓴 문장의 야망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문제는 없다. 무슨 이유를 대든 행복하겠지.

 

※ 엄처시하 : 아내에게 무른 남편

 

 

깨끗이 한 얼굴로 식사를 하는 유키노시타의 옆에는 한 장의 SD카드. 그 안에는 요리를 하는 하치만의 사진이 저장되고 있었다. 본인은 모르는 채로 딸과 웃고 있다.

 

이래 뵈도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히키가야 하치만을 사랑하고 있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 (3)

 

 

유키농과 하치만의 장래를 날조 3. 결혼 뒤, 엉덩이에 깔리고 있는 하치만의 이야기. 날조가 과다하니 서투른 분은 주의해 주세요. 우선, 이 시리즈는 일단락입니다. 함께 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시간 때우기에 도움이 되면 다행입니다.

P.S. 앙케이트에 협력 감사합니다. 제일 득표수가 많았던 원작 준거로 써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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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이라는 것은, 쌍방의 합의에 의해 성립되어 한 번 된 계약에 대해서는 이행 의무가 생긴다.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계약에 의해 특수한 힘을 손에 넣어 세계를 구하거나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특히, 중요한 거래에서는, 강자의 난폭한 요구를 약자가 거부하지 못하고 계약해 불이익을 당하거나 한다. 소스는 일본. 특히 외국 함선 개항 이후의.

 

현재 내 앞에는 한 장의 계약서가 자리 잡고 있다. 한 곳, 내 이름을 기입하는 난을 제외해 완벽하게 기록된 서류의 이름은 혼인신고. 갖고 싶은 사람은 전국의 시청으로. 무료로 받을 수 있어!

 

눈앞에 경악의 물체를 찔러 온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평소와 다름없는 쿨한 표정으로, 귀를 의심하게 하는 한마디를 던져 왔다. 돌직구 스트레이트.

 

 

「자, 빠르게 기입 해주는 것일까 히키가야군?」

 

 

누님. 사건입니다.

 

 

 

 

■ 히키가야 하치만은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거역할 수 없다 (3)

 

황혼에 가라앉는 교사. 낮의 시끄러움이 거짓말처럼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봉사부의 구석에 나는 유키노시타를 앞에 두고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그녀의 강한 시선이 나를 관통해, 일거수일투족까지 간파해지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이것은 무엇입니까....」

 

 

무심코 경어가 나와 버렸다. 라고 할까 현실을 이해할 수 없어. 나는 이세계에 표류해 버렸나, 하치만 in 원더랜드. 이상한 나라에서 길 잃은 앨리스처럼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그런 것도 모르는 거야? 무지하다는 것은 무섭군요. 이것은 혼인신고서야.」

 

「아니, 알고 있으니까. 혼인신고서는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걸 왜 나한테 건네주는가 하는.....」

 

 

그렇다. 나에게는 혼인신고서를 건네받을 만한 기억이 없다.

 

 

「왜 라니, 결혼하니까 그렇겠지요. 그 이외에 사용 방법이 혼인신고에 있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거야, 뭐 올바른 말이라고 생각하겠어. 그렇지만 결혼이라니 누구와 누가?」

 

「나와 당신이겠죠?」

 

 

고개를 갸웃거리며, 당연한 사실처럼 말해버린다. 하지만 기다렸으면 좋겠어.

 

 

「잠깐 기다려라 유키노시타. 나는 너와 사귄 기억도, 고백한 기억도, 제대로 된 길을 거친 기억도 없어!」

 

「그렇네. 나도 없어요.」

 

「거기서 왜 갑자기 결혼이라는 얘기가 나와. 이유를 설명해라. 보통은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하는 거겠지」

 

 

단숨에 말해버렸다. 어깨가 상하로 흔들리고 호흡이 거칠다. 하는 김에 말하자면 얼굴이 뜨겁다.

 

 

「당신 나이는 몇 살 일까나?」

 

「하아... 18이지만」

 

 

그렇다, 나는 바로 한 달 정도 전에 18이 되었다. 면허를 딸 수 있는 연령이다.

 

 

「그것이 이유에요.」

 

 

전혀 이유가 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사정을 몰라. 유키노시타와의 교제는, 적당히 긴가(내 주관으로는), 이렇게까지 이해불명하게 휘둘린 건 처음.......이려나.

 

먼 눈으로 과거를 그리워하는 나를 무시해, 유키노시타의 설명이 시작된다.

 

 

「봉사부에 들어가고 나서, 당신을 가까이서 관찰해 왔지만, 이대로 사회에 내던져지면 너무 위험해요. 당신이 혼인 가능 연령에 이른 현상을 비추어 보면, 방치할 수는 없는 거야. 당신의 독사의 이빨에 물리는 피해자가 나오고 나서는 손을 쓸 수 없게 되어 버려--」

 

 

그렇게 말하면서 유키노시타가 만년필을 꺼낸다.

 

 

「그러니까, 내가 받기로 했어. 감사 하세요」

 

 

천상천하유아독존. 더 이상 그녀에게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적어도 나는 모른다. 이 날 도망치기 작전을 시도한 나는 싱겁게 잡히게 된다.

 

결론을 말하자면 건전한 교제를 한 다음, 장래에 한 번 더 서로 이야기 합시다.라고 하는 것에 합의했다. 교섭 때, 나는 평소에 움직이지 않는 뇌에 필사적으로 채찍을 쳐, 결사적으로 유키노시타에게 설득을 시도했다.

 

다음 날, 지혜열로 넘어진 건 좋은 추억이다.

 

※ 지혜열 : 평소에 공부를 안하다가 갑자기 많이 해서 나는 열.

원래의 뜻은 유아의 젖니가 나올 무렵에 생기는 열.

 

 

 

 

 

 

 

여기까지 얘기하자, 눈앞의 딸이 곤혹해하는 눈동자로 응시해 온다.

 

 

「그것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까워진 처음입니까?」

 

 

그 말에는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통절함이 배이고 있다. 나도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미안해. 현실이라는 건 잔혹해..... 나는 진●의 거인에서 배웠다.

 

눈을 빛내면서 내게 유키노시타와의 가까워진 계기를 물어 온 딸의 눈동자는 탁해져, 꽃이 필 정도의 밝음에 쌓인 분위기는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아 나의 피예요. 좋지 않은 곳에서 딸과의 피의 연결을 확인해 버렸다.

 

 

「하, 하지만 프로포즈는 아버지가 했겠지요?」

 

 

한 가닥의 희망. 그것이 맡겨진 말에 눈을 돌린다. 시선이 아파.

 

 

「급료 3개월의 반지를 건네받았다.」

 

 

「적당히, 단념하세요.」가 프로포즈의 말이었던 건 입 다물고 있자. 하는 김에 말하면, 회과자를 가지고 부모님에게 인사까지 했다. 「아드님을 받겠습니다.」라고 선언된 충격은 잊을 수 없다. 이야, 유키노시타씨 남자다워.....

 

침체된 눈동자가 하늘을 향한다.

 

딸과 두 명. 황혼이 드리운 휴일은 지나간다. 나의 왼손에는 유키노시타에게 건네받은 반지가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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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단념하세요.ㅋㅋㅋ

그리고 딸의 눈ㅋㅋㅋ

내청춘 SS를 읽으면서 이렇게 유쾌했던 건 처음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성이 다른 건 작가가 편의상 그렇게 한 거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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