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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청춘 팬픽번역/やぎ。'에 해당되는 글 3

  1. 2014.11.15 알바 동료 사키사키 6
  2. 2014.10.11 내왕아내 유키농 4
  3. 2014.10.06 선배 하루농 7

알바 동료 사키사키

2014. 11. 15. 15:27 | Posted by 2ndboost

 

많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대학생 시리즈 제 3화입니다. 기억하는 분 계시려나?

 

, 이 공백 기간 동안, 주로 온라인 게임이나 DS 같은 것에 바람피우고 있었습니다. 미안해요.

어찌되었든, 게임 쪽은 마무리가 되었으므로 이제부터는 저번 같이는 안 될 생각입니다. .

그래서, 이번 이야기입니다만, 저 실은 원작미독이라 사키사키의 말투를 다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힛키의 알바 이력 운운도 잘 몰라서 상상으로 썼습니다. 세세한 부분은 양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편은 루미루미. 이번 달 중에는 올리고 싶습니다.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

 

 

아르바이트.

비정규고용자로, 정규고용자인 정사원과 비교해서 단시간 노동을 하는 노동자. 사업주와 고용 관계를 맺고,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사람이다.(Wikipedia 기재)

요약하면 적당히 다루기 쉬운 사축이다.

 

중학생 시절은 어쨌든, 고등학생 때부터 전업주부를 꿈꾸며 정진해 온 나에게 가장 멀리해야 할 것 중 하나라고 해도 좋다.

일하면 진다를 신조로 삼은 나는, 결코 사회의, 세상의 생각대로 될까보냐하는 생각으로 그것을 기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혼자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는 그렇지도 않고, 여러 군데에 쓸 자금을 얻기 위해 마지못해 일하는 처지로.

 

덧붙여서 일하는 곳은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 일하고 싶지 않은 내가 양보하기 위한 최저한의 조건은, 집에서의 거리와 타인과의 접촉의 유무였다.

이 패밀리 레스토랑은 내 집에서 도보로 약 20분 정도로, 충분히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내가 맡은 파트는 주로 조리, 주방 담당이다. 초중고, 그리고 지금도 빠짐없이 요리를 했던 덕분에 보통 이상의 솜씨가 되었으니까 타당하겠지.

그런 주방에서 연관되는 사람은, 같은 주방 담당인 녀석과 웨이터, 웨이트리스 정도로, 이것 또한 조건을 클리어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바로 정했던 것이다.

 

그런 느낌으로 정한 패밀리 레스토랑도 내게 메리트라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그건 지인의 존재다.

아무리 사람과의 관계가 적다고 해도 제로는 아니다. 그 연관되어야 할 사람들 중에, 내 성격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이 뜻밖의 행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지인이라는 사람이 바로――

 

 

이봐, 히키가야. 빨리 해 주지 않겠어? 손님 기다리는데

 

 

카와사키 사키, 그 사람이다.――

 

 

아아, 미안. ......, 도련님 런치 완성. 여기

 

. ..., 여기 봐봐, 국기 잊었어.

 

오오, 맞다맞다. 그러니까, 어디에 꽂아야 하지?

 

줘봐. 국기는 볶음밥 가운데. 적당히 기억해 둬

 

-, 저거다, 적재적소라는 거라고. 내가 만들고 카와사키가 마무리한다. 둘의 공동작업이라는 거다.

 

...바보 아냐?

 

농담이래도

 

...됐으니까 척척 만들라고. 지금 붐비니까

 

네이네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도련님 런치와 그 밖의 요리를 직원용 쟁반에 얹은 카와사키는 손님 사이를 요령 좋게 비켜가면서 손님에게 주러 갔다.

지금은 이런 식으로 농담할 수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만, 들어간 지 얼마 안 된 때는 그 때야 심했다.

3개월 정도 전에, 신입인 나를 담당한 선배가 카와사키. 자신이 지도하게 될 신입이 나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놀란 얼굴은 지금도 기억하지만, 그 직후의 얼음 같은 시선도 뇌리에 깊이 박혔다. 저건 무서웠다.

추가로, 왜 홀 담당인 카와사키가 주방 담당인 내 지도를 하게 되었냐면, 내가 들어가기 전에는 카와사키도 주방 담당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이 패밀리 레스토랑은 홀 담당을 구인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지원한 나는, 면접 때 주방을 담당하고 싶다고 희망. 난처한 점장님이, 그래! 카와사키를 홀로 돌리면 되잖아? 이런 식으로 나를 즉시 채용. 원래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이 때가 팔아야 할 때! 라고 외치듯이 어필한 요리 스킬, 그리고 카와사키의 외모가 좋은 점이 접객하는데 적합한 것도 있어서(아마 이것이 9) 채용되었다.

 

그런 느낌으로 훌륭히 나의 지도계가 된 카와사키는 엄청 무정한 말투였지만 알기 쉽게 가르쳐주었다

뭐 그 알려주는 법이라는 것도 꽤 사무적인 면은 있었지만. 조미료는 전부 이 안에 있으니까라든가 프라이팬은 여기 것을 써라는 식으로, 이건 이렇게, 전부 이런 느낌이었다. 내가 아니었으면 그만뒀다고 어이.

 

연수기간이 끝나고 카와사키가 홀 담당이 된 뒤에도 사무적인 말 밖에 주고받지 않았다가, 그 사무적인 이야기를 해 나갈 때마다 저 쪽이 예전의, 즉 고등학생 때 대화했던 식으로 돌아가서, 나도 자연스럽게 원래대로 돌아오고, 지금은 방금 전대로 마음껏 농담해버리는 전말이다.

 

여담이지만, 딱딱한 말투일 때의 카와사키의 얼굴이 유키노시타로 말하면 싸웠을 때의 표정, 서서히 스스럼없어지는 말투가 되었을 때의 표정이 유키노시타로 말하면 화해하고 약간 토라졌을 때의 표정과 꼭 닮은 것은 나만의 비밀. 졸업 후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는데 토라졌겠지.

 

그런 식으로 회상에 잠기면서 요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홀에서 큰 소리로,

 

 

어이 아가씨! 손님인 나를 이런 취급하다니 배짱이 좋잖아!

 

 

라는, 그야말로 들러리 같은 대사가 들렸다. 각서리 같은 거냐.

마침 내가 담당한 요리는 전부 마무리해서 서브에게 넘겨주고, 약간 흥미도 생겨서 홀 쪽을 보기로 했다.

그러자 거기에는,

 

상당히 홀쭉한 몸의, 그야말로 노숙자 같은 옷차림을 한 대머리의 중년과 귀찮은듯한 표정을 숨기지도 않고 남자와 대치하는 카와사키가 있었다. 그러니까 각서리 같은 거냐구요.

 

 

...하아. 손님. 가게 안에서는 조용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시끄러! 됐으니까 이 면을 설명해보라고! 왜 머리카락이 들어있는 거냐, ? 이물을 넣은 거겠지 이건? 이런 것에 돈 내라는 거야? ?

 

 

그런 식으로 남자는 접시를 들어 올리고 카와사키에게 소리치는 중이다. 요컨대 저거다, 이물질이 섞여 있는데 돈을 낼 수 있겠냐! 이런 느낌으로 무전취식을 꾀하는 무리인 듯하다. 그야말로 그런 복장이고. 카와사키도 그걸 아니까 그런 표정일 것이다. 그러니까 각서리냐고.

 

 

그러니까, 가게 내에서는 조용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 됐으니까 점장 불러오라고!

 

...지루하네. ...실례지만 손님

 

? , 뭐야? 하자는 거냐? 이봐!

 

 

도가 지나치게 빡친 손님에게 카와사키는 예의 냉철한 시선을 던진다. 그것을 직시해버린 손님은 알기 쉬울 정도로 쫄고 있었다. 그러니까 각――

 

 

요리에 머리카락이 섞여 있었다는 건에 대해서입니다만, 저희 주방 스탭들은 조리 중에는 캡을 착용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머리카락이 섞일 일이 없습니다.

 

, 뭐야 니 머리카락이, ,

 

. 제 머리카락은 그 섞인 머리카락과는 색이 완전히 다릅니다. 제 머리카락은 원래 이런 색이라 염색 안 된 부분일 리도 없습니다. 거기에 그 접시를 나른 사람은 저라서, 다른 홀 스탭들도 관계없습니다. 남은 가능성은 손님 자신의 머리카락이라는 것이 됩니다만.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무전취식을 하실 생각은 아니시겠죠?

 

, 겨우 착각했을 뿐인데. 무전취식 같은 건――」

 

그럼 지갑을 보여주시겠습니까? 어디까지나 확인을 위해서입니다. 요즘 그런 무리가 늘어나서, 저희들도 주의하고 있으므로

 

, 젠장

 

 

그렇게 말하고 지갑을 찾는 척하는 남자. 하지만 당연――

 

 

, 마침, 집에 놓고 왔다. 지금부터 집에――」

 

그럼 주소와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어디까지나 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 젠장할!

 

 

그렇게 내뱉고 출구로 달리기 시작하는 남자. 카와사키는 그것을 예상했는지, 냉정하게――

 

 

!

 

 

하고 다리를 일섬. 순간,

 

 

끄아아악!

 

 

도주를 꾀하려고 한 남자도, 가게 안에서 사건을 지켜보던 남자들도 전부 비명을 지른다. 물론 나도. 왜냐하면――

 

 

헤에, 역시 효과 있네, 여기

 

 

, 이 녀석 거길 차는 거냐! 게다가 주저 없이!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에 기절한 남자를 마치 과학자 같은 눈초리로 보는 카와사키. 장래에는 절대로 거물이 될 거라고, 이 녀석.

착한 애는 따라하지 않는 거야!

 

 

거기, 언제까지 그렇게 있을 거야? 히키가야. 빨리 경찰

 

, 아아

 

 

조금 지나서 경찰이 도착. 아직 다리 사이를 누르고 있는 남자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낸 경관은, 애써 정중하게 연행해갔다. 좋은 녀석이다.

 

남은 것은 빨리 테이블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카와사키와 카와사키에게 박수갈채를 퍼붓는 여성들. 그리고,

 

여태껏 얼굴이 새파래진 우리들 남자들뿐이었다. 아무래도 각서리가 아니라 익살극이었던 것 같다.

 

 

 

 

 

후우. - 지쳤다

 

 

경찰이 오고 나서 어수선했던 것도 침착되고, 손님이 줄어들어서 한가해져서 휴식하기로 했다. 휴게실에 놓인 파이프 의자에 털썩하고 걸터앉는다.

항상 생각하지만 일어서서 일하는 업무는 힘들다. 인도어인 내게는 고문이구만. 덤으로 불을 쓰니까 더워서 더하다. 아무튼 조건에는 있던 거고 참을 수밖에 없나.

평소처럼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더니,

 

 

수고했어, 히키가야. 여기

 

 

문을 열고 들어온 카와사키가 내 앞에 와서 음료수를 줬다. MAX캔 커피다.

 

 

오오, 카와사키인가. 땡큐

 

 

내가 감사의 표시로 손을 흔들자, 맞은 편 의자에 앉는 카와사키. 그대로 같이 손에 들고 있던 MAX캔을 쭉하고 한 모금.

 

 

...달아

 

그 달콤함이 좋은 거지

 

 

카와사키를 따라서 나도 MAX캔을 한 모금 목에 흘려넣는다. 캬아~, 이 한 잔 때문에 사는 거라고!

 

 

? 그러고 보니 내가 휴식 들어가는 거 잘도 봤군. 홀에서 봤어?

 

 

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MAX캔 마시는 사람은 나 정도이고.

 

 

, 뭐어? 뭔 말하는 거야 너. 자의식 과잉 아니야? 아무도 너를 봤단 말 같은 건 한 적도 없는데

 

그러면 왜 MAX? 거기에 2개나

 

, 별로 뭐라도 상관없잖아. 세세한 일 신경 쓰면 여친 못 사귄다고

 

시끄러. 쓸데없는 참견이야

 

 

그러고 보니 카와사키 녀석, 꽤 전부터 MAX캔 마셨지. 달아달아 말하면서. 그렇게 달면 안 마시면 될 텐데.

 

 

, MAX캔 값. 오늘 나 지갑 텅 비었는데

 

아니 괜찮아

 

아니, 안 괜찮아. 나는 길러질 생각은 있어도 시혜를 받을 생각은 없으니까 말이다

 

...길러주는 거라면 좋은 거야?

 

?

 

이번에는 빚으로 해둔다고 말한 거야

 

아아, 땡큐

 

 

그리고 둘이 똑같이 한 모금. 이것도 반 습관화된 행동이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알바 계속한 건 처음 아닌가? 중학교, 1 때의 전부 썩지 않은 나라도 이 정도까지는 하지 못했는데.

 

 

그러고 보니, 굉장했었지. 아까 전

 

...별로. 저것 정도는 보통. 남동생과 여동생 지켜야 하고

 

씩식하구만, 장녀

 

믿음직스럽지 못한 장남보다는 말야

 

시꺼

 

 

틀립니다, 저겁니다. 귀여운 애에게는 여행을 하게 해라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그런 겁니다. 하지만 코마치가 여행을 떠나면 발광할 자신이 있다고. 이것이야말로 여동생을 생각해주는 진정한 오빠의 모습!

 

 

...히키가야는 말야

 

?

 

역시 지켜주고 싶어지는 애가 타입?

 

뭐어?

 

아니, 흔히 말하잖아. 남자는 여자를 지키고 싶어하는 생물이라고. ...그래서, 히키가야도 그런 애를――」

 

- 유감이다만 난 그 정도의 남자들과는 한참 다르다고. 이단인 나 진짜 멋져

 

......

 

, 아니, 전에도 말했잖아? 내 장래의 꿈은 전업 주부인 거다. 그 때문에 나를 길러줄 여자가 필요 불가결.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타입에 선택 기준 같은 것을 넣으면 역시 무리잖아? 필연적으로 내 타입은 포용력이 있는 여자라는 게 된다.

 

 

경제적으로! 여기 중요. 정신적으로 포용력이 있는 사람은 엉덩이에 깔릴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예를 들면 하루노 씨 같은 사람이라든지.

 

 

...?

 

지키는 것보다 지켜지고 싶어? 이런 느낌?

 

...역시 너 바보잖아.

 

시꺼. ...아무튼, 그러니까 저거다, 내 입장에서 보면 너 같은 타입은 무난히 좋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진짜로 바보네.

 

...그런 넌 어때?

 

?

 

어떤 남자가 타입인 건데? , 그거라고, 딱히 마음이 있는 게 아니다. 순수한 호기심이야.

 

 

카와사키의 뺨이 빨갛게 되어서 당황해서 덧붙인다.

그렇다기보다 내게 순수라는 게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분명 없군.

 

 

...나 참. ..., 그래. 적당히 벌고, 성실하고, 애를 좋아하는 것 정도일까. 생각해 봐, 나 남동생하고 여동생 있고

 

상당히 꿈이 없구나

 

현실적이라고 말했으면 좋겠는데

 

, 어쨌든 나와는 전혀 다른 타입이군. 공통점은 성실함 정도겠다.

 

 

아니 그게, 하치만에게도 성실함 정도는 있다구요? 바람 같은 것을 피워서 버려지면 그야말로 게임 오버고.

내 표현이 재미있었는지, 카와사키는 평소에 별로 보이지 않는 나이에 상응하는 미소를 띤다.

 

 

후훗. 확실히 히키가야와는 전혀 다르네. 전업주부 지망 같은 말을 하고, 우리 집 꼬마들이 서투르다고 말하기도 했고

 

 

알았으면 말하지 마. 약간은 쓰라리다고, .

 

 

그래도, 좋다고 생각해

 

...?

 

너 같은 타입, 개인적으로는 무난하게 좋다고 생각한다는 말

 

 

.....

 

 

아아, 착각하지 말아줘. 딱히 마음이 있는 게 아니야. 순수한 감상이니까

 

 

이 녀석...

 

 

...아까 전의 복수냐. ...취미 나쁘네,

 

그건 피차일반이겠지

 

 

...정말이지

 

 

그럼, 슬슬 돌아갈게

 

아아, 나도 갈게. 잠깐 기다려

 

 

남아 있던 MAX캔을 한 번에 다 마시고, 그 단 맛에 얼굴을 찡그리는 카와사키.

...MAX캔의 장점을 알 수 있다면, 좀 더 좋은 여자가 될 텐데.

 

이런 어떻게든 좋은 생각을 하면서 우리들은 일하러 돌아왔다.

 

 

 

그 이후로는 해프닝인 것 같은 해프닝도 없고, 평소대로의 평화로운 알바였다.

별로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군. 지루해 죽겠다. 아까 전 같은 사건도 가끔 씩은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방관하는 입장에서지만.

 

여하튼 오늘 알바는 끝나고, 갈아입기를 마친다.

오늘 저녁밥은 뭘로 할까하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종업원용의 출입문에 손을 댔는데,

 

 

잠깐 기다려 히키가야. 나도 지금 끝났으니까, 같이 가

 

 

원래 복장으로 돌아온 카와사키가 얘기한다.

... 평소에 입은 옷도 좋지만 역시 웨이트리스 복장이 좋다. 스타일이 좋은 카와사키에게 잘 어울린다.

 

 

- 그러고 보니 같은 쉬프트였나? ...? 잠깐, 전에도 이런 느낌이... 저기, 너와 나 쉬프트 얼마나 똑같았지?

 

전부

 

?

 

그러니까, 전부. 나와 너의 쉬프트는 주에 3. 요일이나 시간대도 전부 같아. 눈치 못 챘어?

 

...전혀. 왜 또?

 

 

그러고 보니 내가 쉬프트 들어갈 때는 항상 카와사키도 왔지.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설마 전부 같았다고는...

 

 

네가 온전히 얘기하는 사람이 나 정도밖에 없어서 그런 거잖아. 점장님에게도 부탁받아서 어쩔 수 없이 맞춰주고 있어.

 

 

항상 생각하는데 내 의사는? 왠지 언제나 나 빼고 내게 관련된 일이 정해져 있고... 하루노 씨나, 유키노시타도. 불행하다. 이미 익숙해졌지만.

 

 

그나저나 말할 상대가 적은 건 너도 그렇잖아. 나 네가 다른 사람과 사무적인 일 말고 다른 화제로 얘기하는 건 본 적 없다고

 

그건 피차일반이라는 것으로. 마음 편하게 일하고 있다면 불평하지 않는 거야.

 

...아무튼, 상관없지만.

 

 

확실히 내 성격을 어느 정도 아는 카와사키가 같은 쉬프트라는 것은 마음이 편해서 좋다. 이것이 마음대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눈 감자.

 

 

그런 것보다 서둘러야. 아까 전 창문으로 봤는데 꽤 내릴 것 같아서

 

아아

 

 

나는 물론, 카와사키도 우산이 없는 것 같아서 내리지 않기를 빌 뿐이다.

 

 

 

 

빨리! 히키가야 서둘러! 안 그러면 감기 걸려!

 

 

그렇게 말하면서 웅덩이 속을 첨벙첨벙하고 달려가는 카와사키.

결국 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게다가 상당한 기세. 내리고 나서 몇 분 만에 둘 모두 전신이 흠뻑 젖었다.

하지만, 다행히 여기는 내 집 근처. 비를 피하기에는 딱 좋다.

 

 

카와사키! 근처에 내 집이 있어! 우선은 비를 피하자!

 

! ...그 말은...

 

뭘 빨개지는 건데! 가자고!

 

...

 

 

설마하는 카와사키를 데리고 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이대로 둘이 전부 감기에 걸리는 것보다는 좋다.

 

나는 카와사키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

 

 

현재 나는 거실에서 정좌하고 카와사키를 기다리는 중이다.

왜냐면, 내 집에 들어간 시점에서 서로 젖지 않은 부위가 없을 정도로 몸이 흠뻑 젖어서, 카와사키에게 샤워를 권했기 때문이다. 카와사키는 내가 먼저 들어가야 한다고 고개를 흔들고 있었지만, 남자인 나보다 여자인 카와사키가 걱정이어서 먼저 들어가 달라고 부탁하자, 빨개진 얼굴로 끄덕여 주었다. 여자는 몸을 차게 두면 좋지 않다고 들었고.

남자인 내가 감기에 걸려봤자 어떻게든 좋으니까, 적당히 몸을 닦고 갈아입을 뿐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따분해진 나는, 거실에서 어슬렁어슬렁거리고 있었는데, 샤워 물줄기가 흐르는 소리와 카와사키의 콧노래가 귀에 들어가서, 갑자기 사태의 중대함을 이해하고 정좌했다는 것이다.

 

이런... 유키노시타에게 들키면 살해당해버려...!

 

공교롭게도, 진짜로 다행히도, 오늘 유키노시타는 하루 없는 날이 되어 있다.

아무래도, 오늘은 달에 한 번 있는 유이가하마 집에서 하는 숙박 모임인 것 같고, 아침부터 유이가하마와 놀러 나갔다.

 

추가로 유이가하마는 어떠냐면, 고교시절의 나와 유키노시타의 스파르타 공부 덕분에 편차치 안팎의 여대에 훌륭히 현역으로 합격해서, 우리들처럼 같은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학부는 다르지만 카와사키도 같은 여대인 것 같다.

그런 느낌으로 깔끔히 진로가 나뉜 봉사부였지만, 만나는 시간은 다소 줄어들게 됐어도, 소원해지는 일은 물론 없고, 주에 한 번 정도는 나도 유이가하마와 얼굴을 맞대고 있다.

 

아무튼, 유이가하마가 유일한 친구인 유키노시타는 전보다 유이가하마와 친해져, 쇼핑은 물론, 짧은 여행이나 서로의 집에서 숙박 모임 같은 것을 상당한 페이스로 하고 있는 중이다.

 

언제 유루유리인 전개가 될지 생각하면 오빠 조마조마해진다고.

 

그건 어쨌든, 유키노시타가 없는 동안에 다른 여자를 데리고 들어갔던 게 들키면, 분명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의 고문이라고 하는 독설을 듣게 되겠지.

증거 인멸을 완벽하게 실시해야...!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샤워가 끝난듯한 카와사키가,

 

 

..., 히키가야. 샤워 끝났으니까...

 

? 그래. 그거야 다행...?!

 

 

생각에 빠져 있던 중이라, 무심코 반사적으로 뒤돌아보게 되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ㄴ, ! , 잠깐, , , 무슨 차림 하는 거야?

 

, 시끄러! 지금 옷 말리는 중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됐으니까 너무 여기 보지 마

 

 

자그마치 사키는 목욕타올 한 장만 둘렀을 뿐인, 거의 반나체 같은 모습이었다.

당황해서 얼굴을 돌렸어도, 순간 눈에 들어온 광경이 뇌리에 박혀서 떨어지지 않는다.

덜 마른 촉촉한 푸른 기가 감도는 머리카락에, 따뜻해진 탓에 상기한 표정의 요염함과, 목욕 타올로도 다 숨길 수 없는 풍부한 가슴에, 그런데도 접힐 정도로 잘록한 허리의 실루엣이라든가, 늘씬함과 성장한 유키노시타 정도의 미각이라든가.

 

너무 놀라서, 쓸데없는 것까지 말해버린다.

 

 

, 미안! 그나저나 그런 거 보이지 말라고, 어이

 

...? 저기, 그런 거라니 뭐야. 내 몸으로는 불만이라는 말?

 

, 아니, 그런 게 아니... ?! 가까워가깝다고!

 

됐으니까 여기 봐봐. ? 어떤 거야?

 

어떻다는 게 아니라! , 좀만 조심성 있게 말이지...

 

됐으니까! 어떤 거야?

 

 

으헉 가까다고...

 

목욕타올 모습으로도 자극이 강한데, 가까워진 탓에 카와사키에게서 나는 샴푸 향기를 그대로 맡아서, 무심코――

 

 

, 아니, 보통으로 좋다고. , 예쁘다고 생각해...

 

...

 

 

성대하게 자폭해 버렸다. 카와사키도 제 정신이 들었는지 얼굴이 새빨개진 상태다.

젠장...! 엄청 부끄러...!

 

얼굴을 붉히면서도, 이대로는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카와사키가,

 

 

, 저기. 뭔가 입을만한 옷 없어? 확실히 부끄럽고. ...네가 이대로 있으라고 한다면 그런데도 좋은데

 

그렇게 말할 리 없잖아. , 잠깐 기다려. 지금 가져온다.

 

 

 

그 뒤, 코마치 옷이라고 한 유키노시타의 옷을 적당히 집어들고, 카와사키에게 갈아입게 했다.

가슴 부위가 끼었던 것 같은 것은 완전한 여담이다. 유키노시타 괜찮아!

 

거기에 이제 적당한 시간이라는 이유로, 둘이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파스타 면이 남아 있어서 카르보나라를 만들고, 샐러드나 마침 있는 도구로 만든 어니언스프를 넣어 제법 세련된 저녁식사가 되었다.

카와사키도 원래 주방 담당이었던 이유도 있어서, 꽤 좋은 솜씨였다. 물었더니 카와사키는 일식이 자신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 먹어보고 싶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마치고, 식후의 차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카와사키가 생각도 못한 폭탄을 투하했다.

 

 

히키가야는

 

?

 

누군가와 동거라도 하고 있어?

 

풉푸헉?! 콜록콜록, , ,

 

...-. 그걸 보니 맞춘 것 같네.

 

, 아니, 아니라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왜냐면, 이 방 보고 있으면 묘하게 멋을 냈다고 할까, 귀엽다고 할까. 어쨌든 너 같지 않다고. , 이 판 씨 머그 컵도 그렇고, 거기의 판 씨 시계라든지 판 씨 쿠션이라든지. 여러 가지 소품도 놓여 있고, 아까 전의 부엌도 정리되어 있어서, 어쩐지 남자 방 같지 않아.

 

 

...확실히, 전혀 나답지 않군.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게 어쩔 수 없잖아! 내 의견 같은 건 무시하는 걸, 유키노시타는. 그렇다고 마음대로 정리하거나 하면 엄청 화내고,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이런 말을 할 수도 없고, 힘껏 속일 수밖에 없어서.

 

 

, 시꺼. 남자 같지 않아서 미안하구만. 그러니까 저거다, 코마치 녀석이, 내가 너무 물건을 두지 않아서, 그것을 보다 못해서 눈치 채면 이런 일이

 

그래도, 그 애의 취미 같지도 않은 느낌이 드는데

 

-, 그건 저거다, 유키노시타의 취미가, 전염된 것 같고. 생각해 봐, 그 둘 사이좋잖아?

 

아니, 모르겠는데... 그래도, -. 유키노시타 말이네....

 

 

이런, 엄청 의심한다. 이건 곤란하군.

 

 

아무튼, 뭐든지 상관없지만, 언제까지나 시스콘이면 정말로 여친 만들 수 없다고.

 

 

오오, 일단 납득해 준 것 같다.

 

 

그야말로 너에게 듣고 싶지 않은데. 거기에 너는 +브라콘이잖아?

 

으음. 내 이야기는 됐다고. 그것보다 너

 

 

순조롭게 화제를 넘긴 것 같다. 일단 안심.

그나저나 진짜 괜찮은 건가 이 녀석. 장래 히라츠카 선생님 같이 독신 귀족이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이면 히라츠카 선생님은 여태껏 독신입니다. 그 뿐 아니라 남자친구도 없는 것 같고, 술 마시는데 자주 끌려 나가고 있다. 저 아직 미성년입니다만.

 

 

...저기, 너 진짜로 여친 없어?

 

그러니까 없대도. 몇 번이나 말하지 마 슬퍼지잖아.

 

 

, 가짜 여친이라면 있습니다만.

 

 

그래도, , 유키노시타나 유이가하마라든지

 

, 저 녀석들과는 그런 관계가 아니야.

 

 

유키노시타와는 척척 반 동거 중입니다만. 어떤 의미로는 여친보다 한 단계 위라고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말하면 본인에게 살해당하겠지만.

 

 

그래도 만나고 있지? 두 명 모두

 

만나고는 있지만. 어쨌든 그런 관계는 아니다.

 

......그렇다면, 나라든지...

 

?

 

...딱히 아무 말도

 

뭐야? 신경 쓰이잖아.

 

...전업 주부 같은 건 꿈 중에서도 꿈이라고 말했어.

 

, 잘도 말하는군.

 

 

그런 식으로 그 뒤에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며 보낸다.

 

유이가하마나 유키노시타, 거기에 하루노 씨와 얘기할 때와는 다른 느낌인 카와사키와 하는 이야기는, 이상하게도 위화감이 없다.

마음 편하게 말을 건넬 수가 있고, 농담도 할 수 있고, 거기에 또 농담으로 대답해준다. 있었던 적은 없지만, 친구와 하는 이야기라는 것은 이런 느낌일지도.

 

이런 것, 어쩐지 좋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 슬슬 일어날게. 오늘은 고마워

 

 

시각은 오후 9. 카와사키의 옷도 완전히 말라서, 돌아가기에는 딱 적당한 시간이 되어 있었다.

 

 

아아. 보내줄게.

 

 

여자가 밤길을 걸어갈 때 같이 가주는 게 매너라고 코마치에게 실컷 주입받았기 때문에.

지금의 나는 상당한 신사 레벨에 달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 대체로 초면인 사람에게는 수상하게 보이지만.

 

 

당연. 여자를 배웅하는 것은 남자의 책임이라는 거야.

 

네이네이. 정중히 보내드리겠습니다요.

 

 

카와사키의 경우, 내가 없어도 괜찮을 것 같지만. 낯의 저것을 보면. 오히려 내가 보호 받을 것 같다.

 

 

...히키가야는

 

?

 

알바, 언제가지 계속할 거야?

 

언제까지라니... 뭐 당분간? 생활비 이외는 스스로 벌어야 하니까 말이야. 큰 일이 없는 한은 그만두지 않는다고 생각해.

 

 

다음에 할 알바 하나하나 찾기도 귀찮고. 자칫하면 4년간 계속할지도.

 

 

...그런가. ..., 그래...?

 

그러는 넌?

 

나는..., 히키가야처럼. 당분간은 계속이려나

 

그런가. 그렇다면, 당분간은 함께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아아, 잘 부탁해. 여하튼 쉬프트도 같고 말야

 

 

그러고 보니 그렇군. 아무튼, 길게 이어진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내 성격을 아는 카와사키가 함께라는 것은 생각보다 더 플러스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말인데

 

?

 

그러니까, 너에게 계속 여친이 생기지 못해도, 내가 말 상대가 되어 줄게.

 

.........

 

, 그래도, 히키가야에게 여친 같은 게 생길 리가 없으니까, 나 계속 네 상대를 해야 하려나

 

...잘도 말하는구만. 절대로 만들 테니까, 여친

 

네네. 기대하고 있을게.

 

 

그렇게 말하고 카와사키는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눈에 뛰어 들어온 것은 찬란히 빛나는 많은 별들. 비는 상당히 전에 그치고 있었다.

 

...의외로, 알바도 즐거운 걸.

 

알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농담을 하고, 집에 부른다. 이런 것도 분명 친구라고 할 수 있으려나.

 

알바 동료인 카와사키가, 친구 카와사키가 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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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왕아내 유키농

2014. 10. 11. 13:47 | Posted by 2ndboost

 

선배 하루농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집필 속도가 상당히 느려서 죄송합니다;;

예고한 대로 이번 회는 유키농. 후반부는 단숨에 써서 엉망진창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즐겨주시면 기쁘겠습니다^^

그리고, 이 단편집의 힛키는 누구에게도 함락되지 않았으므로 부디 언짢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유키농에 대해서는 순수한 우정입니다. 물론 의식은 하고 있지만요.(웃음)

 

그리고 다음은 사키사키. 또 늦어질 거라 생각합니다만 느긋하게 기다려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자취.

누구나 한 번은 동경, 그리고 경험하는 그것은, 바야흐로 인생의 오아시스. 프라이버시도 뭣도 없던, 모든 게 노출된 친가에서의 생활과,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예부터 말하듯이, 또 각자의 반려에게 전부 보이는, 프라이버시 한 조각도 없는 결혼 생활 사이에 존재하는, 영혼의 휴식 시간이다.

부모님에게 내쫓기는 식으로 자취를 하게 된 나는, 유유자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에, 완전히 빠져들고 있었다.

 

뭐니뭐니해도 혼자만의 생활이다. 언제 무엇을 해도 누가 불평할 일도 없고, 타인의 시선도 없어서 좋아하는 것을 살 수 있다. 물론 뭐라고는 안하겠지만.

생활비는 부모님이 주고 있어서, 마음대로 쓰고 싶은 돈은 알바해야 하지만, 그 알바도 장래의 전업 주부에 필요한 스킬에 도움이 되는 직종이라, 수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다. 다행히 그 알바에는 고등학교 때의 나를 속속들이 아는 사이인 친구 같은 녀석도 있고, 꽤 즐겁다.

 

그리고 일해서 번 돈으로, 주로 프리큐어 DVD나 라노베 등, 서브컬처 상품을 사서, 취미에 열중하는 나날이다. 덧붙여서 MAX커피는 상자 단위로 사고 있습니다.

 

그런 느낌으로 만끽하던 오아시스도 결코 길게 지속되진 않았다.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대략 한 달 정도였나, 내 나라인 이 방에, 어떤 사람이 들어왔다. 그 녀석은 내 방에 침입해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점거, 완전 지배하고, 내 나라는 정복되고 말았다.

 

그런 무서운 짓을 한 녀석이란 바로――

 

 

일어나세요, 히키가야 군. 벌써 8시 반이야. 언제까지 잘 거니? 이런 생활을 계속하면 사회에 적응할 수 없어요. 아무튼 그 이전에 너 같이 눈도 마음도 썩어버린 사람을 고용하려는 갸륵한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일어난 직후부터 갖은 독설을 퍼붓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다.

 

 

...어이, 유키노시타. 항상 말하지만 휴일은 좀 느려도 괜찮다고. 전업주부라는 존재는 평일은 파트너를 위해 하루 종일 힘내니까, 휴일에는 쉬어야 하는 거다. 대학 1학년에 장래를 대비해서 자신을 갈고 닦는 녀석은 대체로 성공하니까, 즉 내 장래는 약속된 것과 다름없음. 그러니까 아직 자도 괜찮아.

 

바보 같은 억지 부리지 말고 일어나세요, 잠꼬대가야 군. 아침 식사 만들었으니 빨리 먹어주세요. 접시를 못 꺼내겠는데

 

네이네이, 알았습니다. 항상 미안하다.

 

정말이지. 적당히 아침 식사도 스스로 만들어줬으면 하는데, 히키가야 군 같이 귀찮아하고 멍한 사람에게는 무리려나. 어쩔 수 없으니까 내가 만들어주는 거야. 고맙게 생각한다면 좀 더 존경하세요.

 

 

드립이 통하지 않는다. 역시 완벽 진면목 초인인 유키노시타 유키노구만.

 

왜 유키노시타가 내 아침 식사를 만드는지, 이런 것보다 왜 유키노시타가 주말 이른 아침에 내 집에 있는지를 말하자면――

 

 

저기, 이제 슬슬 매일매일 와주지 않아도 좋다만

 

그건 할 수 없어요. 나는 아르바이트로 여기에 오는 거야. 실은 전혀, 전혀, 조금도 너의 집에 올 생각은 없었는데, 이건 아르바이트니까, 어쩔 수 없이 와 주는 거야. ...거기에, 코마치 양에게도 너의 상태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렇다, 유키노시타가 말하기를 이것은 아르바이트 같은 것이다.

물론, 현 의회의원이자 건축회사 사장을 아버지로 둔 유키노시타는 돈이 전혀 궁하지 않다. 부러울 따름이다.

그런 부자인 유키노시타가 왜 알바를 하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이 알바의 고용주는 코마치로, 보수는 돈이 아니라, 카마쿠라의 브로마이드, 그리고 한 달에 하루 카마쿠라를 맡을 권리인 듯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유키노시타지만, 펫을 기르는 건 금지된 것 같고, 생각보다 자주 접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을 틈타 코마치가 알바를 의뢰한 듯하다.

 

바보 아냐? 보통은 거절하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유키노시타에게는 효과가 발군이었던 것 같아서, 흔쾌히 승낙한 듯하다. ...진짜, 바보 아니냐고.

 

 

 

 

여러 가지로 아침 식사를 다 먹고, 잠깐 쉬고 있자,

 

 

히키가야 군. 그런 식으로 늘어질 틈이 있다면 욕실 청소라도 해주세요.

 

네네, 알겠습니다요.

 

그래, 부탁해. 나는 방을 청소할 테니, 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주렴.

 

...저기 말이다, 항상 말하지만 내 방은 전부 내가――」

 

그거야말로 항상 말했잖니. 이것은 아르바이트인 거야. 나는 보수와 맞바꿔 일할 의무가 있어. 결코 선의로 하는 게 아니야, 결코

 

알았다 알았어. 방은 맡기겠어.

 

, 그래. 알았다면 좋아.

 

 

그런 느낌으로 유키노시타에게 목욕탕 청소를 할당받았다. 그리고 유키노시타가 말하는 알바는, 주로 아침식사와 저녁식사 만들기와 청소다. 점심은 내가 만들거나 유키노시타가 만들거나 그 날 그 날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는 매일 이런 느낌이라, 이미 익숙해졌다. 나날이 세뇌되어 가는 것은 기분 탓이라 생각하고 싶다.

 

추가로 내 방은 코마치가 묵을 때를 위해 방을 준비해둔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일부러 2LDK의 호화로운 것으로 해줬다. 아직 한 번도 묵지 않았지만.

그 탓에 완전히 창고화된 빈 방을 본 유키노시타가, 어어? 하는 사이에 개조하고, 어느 샌가 유키노시타 전용의 독실이 되어 있었다. 어째서?

 

그 이외에도 칫솔과 갈아입을 옷 등의 숙박 세트나, 판 씨 굿즈나 마이컵, 꽤 비싼듯한 일상 생활용품 같은 것을 들여오고, 가구 배치 같은 것도 유키노시타의 취미대로 조정되어 이미 내 방이 아닌 유키노시타의 제 2방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어째서?

 

그 탓에 요즘 유키노시타가 묵는 일이 많아져서, 점점 더 내 사적인 시간이 사라져가는 이유로. 내 사생활이 유키노시타에게 붙들리는 게 꽤 심각한 고민이다.

 

그래서 아까 전처럼 거절하려 해도, 이건 알바니까 자신은 일할 의무가 있다는둥 그렇게 말하고, 결코 수긍하려고 하지 않는다. 완전히 수렁화되어버린 게 지금 상황이다.

 

 

아무튼, 덕분에 나도 목욕탕 청소 정도로 끝났고, 항상 방을 청소해주는 것에는 감사――.

 

 

방 그렇다는 건 혹시 내 방도인가?! , 위험해, 서둘러 그걸 사수해야!

 

 

 

히키가야 군. 정좌하세요.

 

 

이미 늦었습니다.

젠장, 정말 큰 미스다. 평소라면 완벽하게 숨겨서 찾아내지 못하게 하는데, 요즘 하루노 씨에게 여기저기 끌려다녀서 피곤한 탓에 소홀해졌다. 아무튼 항상 들킵니다만. 유키노시타 녀석 매번 매번 엄청 예리하게 찾아내니까. 진짜 어떤 후각이냐고, 정말 고양이냐?

하지만 항상 엄중주의만으로 정좌 같은 건 강요한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엄청 무섭구만.

 

 

항상 생각하는데, 매번 질리지도 않고 저속한 책을 숨기는 것은 정말로 기분 나빠요. 학습하지 않고 본능으로 움직이다니 정말로 짐승이네. 아니, 이래서는 짐승에게 실례인 걸. 너는 개에게도 뒤떨어지는 곤충이네, *비외가야 군. 그리고――」

 

비외 : 야비하고 외설스러움.

 

 

, 그리고?

 

왜 이번 책은 가슴이 큰 여자가 찍힌 장면이 많은 거니? 너 항상 슬렌더한 여자가 메인인 것이 많았던 기분이 드는데

 

, 그건...

 

 

, 말할 수 없어. 실은 네 언니의 가짜 남자친구가 된 탓에, 남의 앞에서라든가 둘이 있을 때 달라붙어온 때 느낀 풍만한 가슴 감촉을 잊을 수 없어서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런 말을 자칭 슬렌더인 유키노시타에게 한다면, 진짜 피의 비를 보게 될 것 같아서 무섭다.

 

 

, 그나저나 지금까지의 슬렌더한 거라면 좋은 거냐? 혹시 너 자신이 그런 눈으로 보이는 거라 생각하는 거냐고.

 

――, 말을 몰래 바꾸지 마. 지금은 너의 비틀린 취향 이야기를 하고 있잖니. 거기에 가슴이 커서 좋을 일은 없어요. 어깨는 뻐근하고, 속옷 종류도 고를 수 없고, 남자에게 징그러운 눈으로 보이고, 그것과 비교하면 슬렌더한 사람은 움직이기 쉽고 속옷이나 옷도 좋아하는 것을 고를 수 있고, 물론 어깨도 뻐근하지 않아요. , 슬렌더한 쪽이 여성으로서 우수하다는 말이 되어요.

 

너도 말이 바뀌었다고. 그보다 지금 한 발언은 완전히 패배한 개가 짖는 소리다. 듣는 이쪽이 슬퍼져.

 

입 다무세요. 히키가야 군 주제에 나를 폄하하다니 좋은 배짱이네. 이번에 제대로 교육해 주겠어요.

 

 

, 교육? 어쩐지 굉장히 불길한 문구가 들린다만. 유키농 무서웡 유키농.

 

 

거기에, 갑자기 취향이 바뀐 것도 수상하네. 지금까지 시간을 들인 세뇌가 이렇게나 쉽게 풀리다니. ...이건 조사해야겠어.

 

 

그리고 갑자기 중얼중얼하는 유키노시타. 교육의 내용이라도 생각하는 것이려나. 가능하면 아프지 않은 것으로 부탁합니다.

 

 

어쨌든, 오늘은 조금 빠르지만 돌려보내주겠어요. 내일 조금 조사해야 하는 게 생겼어.

 

, 오오 그런가. 뭣하면 이제 안 와도――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귀신같은 형상으로 노려본다. 진짜 무셔.

 

 

분명히 너, 내일은 오후부터 강의였지?

 

, 아아. 내일은 2시부터였지. 그게 왜?

 

 

왜 너도 내 시간표를 아는 건데? 유키노시타가는 모두 그런 거야? 내 프라이버시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다면 히키가야 군. 내일은 나태해지지 않도록. 그럼 이만.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돌아갔다. 어쩐지 상태가 이상하던데. 내일 볼 일과 뭔가 관계 있으려나.

 

그렇다고는 해도, 교육이라니 뭘 하는 거야?

 

 

 

 

 

 

 

다음날. 어제 한 말로 보건대 오늘은 오지 않는다고 생각된 유키노시타는 평소처럼 왔다.

평소에 하는 일어난 직후의 매도를 시작으로, 평소 그대로인 유키노시타였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쉬는데,

 

 

히키가야 군. , 언니와 무슨 일 있었니?

 

, 갑자기 무슨 말을. 딱히 아무 일도 없어. 평소대로 휘둘릴 뿐이다.

 

그래. 아니, 어제 취향에 대해서인데, 혹시 언니가 관계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 그래, 아무 일도 아닌 거네.

 

 

과연 유키노시타 예리해! 100% 맞았습니다! 이미 초능력자의 경지라고 그건.

 

 

요즘 너의 세탁물에, 언니의 향수가 많이 스며들어 있던데, 그것도 기분 탓 같네. 그리고, 일전에 셔츠에 언니가 쓰는 립이 묻어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오인이라는 말이네.

 

, 아아. 기분 탓이겠지. , 지친 게 아닐까?

 

 

어쩐지 엄청 의심하는 중이다. 탐정 같다. 미인 독설 탐정 유키농. 뭐야 그건 세보여.

 

 

확실히 피곤할지도 몰라요. 걱정해 주다니 상냥하네, 히키가야 군

 

 

생긋하며 미소를 띠는 유키노시타. 그 미소가 어딘가 냉랭한 것은 분명 착각이 아니다.

엄청 무섭습니다. 왠지 바람이 들킬듯한 남편의 기분.

 

 

어머, 벌써 이런 시간. 슬슬 나오지 않으면 늦겠어. , 서두르세요.

 

, 오오

 

, 여기 가방. 그럼 다녀오세요, 히키가야 군

 

, 아아. ...다녀오겠습니다.

 

아 그리고

 

?

 

저녁식사는 네가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뭐가 좋을지 생각해 둘 수 있겠니?

 

...오우. 알았어. 그럼 이만

 

. 다녀오세요.

 

 

그런 대화를 하고 문들 닫는다.

아까 전까지 이러니저러니 말했었지만, 전부 날아갔다. 좋구나 이런 것.

 

 

새댁 유키농 최고!

 

 

 

 

 

 

대학에서 강의가 끝나고, 조용히 자리를 뒤로 한다.

오늘은 하루노 씨가 학교에 오지 않은 듯해서, 속이 편했다.

평소라면 이후에, 하루노 씨에게 붙들려서 끌려다니겠지만, 아까 전에도 말했듯이 오지 않아서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다.

 

하루노 씨의 남자친구(가짜)로 대학에 알려지고 나서, 아직 그렇게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그것 관계로 소란스럽고, 지금도 나를 보고 속닥속닥거리는 놈들까지 있다.

가라사대, 고백한 사람은 하루노 씨라든지. 가라사대, 한 번은 거절하고, 두 번 째의 고백으로 받아들였다든지. 가라사대, 사토라는 남자가 차인 화풀이로 하루노 씨를 욕하다가 지독한 꼴이 되었다든지.

아마 처음의 2가지를 퍼뜨린 사람은 하루노 씨겠지. 왜냐면 하루노 씨니까. 그리고 고백은 한 번밖에 받지 않았고 받아들인 기억도 없다.

그리고, 마지막은 진짜로 하루노 씨가 말한 대로였다. 그 사토는 하루노 씨를 욕함, 실은 험담한다든지, 다른 사람들을 깔본다든가 이런 말을 퍼뜨렸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하루노 씨. 물론 믿을 수 있을 리도 없고, 사토는 신자가 저지른 불의의 습격에 침몰했다.

그 때, 인심장악만큼 쉬운 건 없어! 라며, 내게 자랑스러운 듯이 말한 것은 애교. 진짜 속이 시커매요.

 

여러 가지로, 왜 저런 눈이 썩은 놈을 선택했을까, 하는 소리도 많지만, 그 하루노 씨가 선택했으니까, 얌전히 지켜보자는 소리도 있어서, 겉으로는 평온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아무튼, 사람의 소문도 75일이라고 하니까, 참으면 순식간에 지나갈 것이다.

 

정문 앞까지 왔더니, 사람이 북적거리는 것이 보였다.

구석을 지나서 빠져나가려고 했을 때, 그 군중의 중심에서 온 시선을 느껴서, 힐끗 본다.

거기에 있던 사람은――

 

 

어머, 늦었네, 히키가야 군. 덕분에 알고 싶은 것을 충분히 들을 수 있었어요.

 

 

유키노시타였다. 거기서 나는 하나의 결론에 가까스로 도달했다.

 

 

――이 녀석, 처음부터 의심했었군.

 

 

유키노시타는 처음에, 즉 내 보물을 찾아내고, 취향이 변한 것을 눈치 챘을 때부터, 나와 하루노 씨의 관계를 의심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대학까지 오고, 여기서 탐문하고 있었다.

지금 현재, 나와 하루노 씨의 소문은 대학에 퍼진 상태다. 그런 때에 들으면, 알고 싶은 것은 척척 오는 것이다. , 나와 하루노 씨의 관계가 들켰다는 말이다.

 

 

실례. 지나가게 해주시겠어요?

 

 

그 소리로, 마치 모세의 그 장면과 같이 군중이 갈라져서, 나와 유키노시타 사이에 길이 생긴다.

그 길을 뚜벅뚜벅하고 힐로 소리를 내며 걸어가는 유키노시타의 모습에, 주변의 군중은 감탄의 한숨을 내쉰다.

 

도쿄의 국립대학에 진학한 유키노시타는, 고등학교 시절보다 한층 더 아름답게 성장해서, 보는 사람 전부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매료시키는 분위기를 휘감고 있다.

가슴은 그렇게 성장하지 않았지만, 키가 커지고, 머리카락의 윤기도 늘어나고, 전보다 어른스러워지고, 특히 미니스커트에서 뻗은 날씬한 다리는, 오싹할 정도의 아름다움으로, 가볍게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런 보통이 아닌 아름다움 때문에, 4월에 엄청 미인인 T대생으로 TV에 나온 것도 유명한 얘기다.

그런 유키노시타가 있으니까, 이 군중이 생기는 것도 필연이라 할 수 있다.

 

 

누구? 엄청 예쁜 사람...

 

유키노시타 선배의 여동생이래. 뭐라고 했지? 선배에 대한 것을 묻고 싶댔나?

 

아아, 확실히 닮았어! 우와아, 자매가 다 미인이야, 좋겠네

 

 

그런 소리도 들린다. 하루노 씨에 대해서 물으러 온 것은, 확실히 진짜였군.

내 정면에서 멈춰선 유키노시타에 대해 태세를 준비하고 기다리자, 유키노시타는 쿡하고 웃고는,

 

 

안녕, 히키가야 군.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우연이네. 아아, 그리고, 너의 방, 제대로 문을 잠갔으니까. , 너의 열쇠

 

 

갑작스러운 방 열쇠 발언에, 주위가 웅성웅성 떠들기 시작한다. 내 마음도 웅성웅성한다고.

 

 

, 우연도 뭣도, 너 여기가 내가 다니는 대학이라는 거 알잖냐.

 

그래, 알아. 언니의 남자친구인 히키가야 군

 

 

그렇게 말하고, 아침의 냉소보다 몇 배나 무서운, 틀림없이 절대 영도의 미소를 짓는 유키노시타. , 어쩐지 엄청 화내고 있어?!

 

 

그렇다고는 해도 서운하네. 왜 말해주지 않았던 거니? 식사도 매일 만들어주는 사이인데

 

, 아니, 딱히 일부러 말할 정도의 일도 아니겠지.

 

어머, 왜냐면 내 언니에 대해서니까, 당연히 나도 들을 권리가 있는 게 아닐까? 거기에 매일 청소도 세탁도 해 주고 있으니까, 그 정도는 가르쳐 줘도 좋지 않겠니?

 

, 아아, 그러네. 미안. , 다음에 무슨 일 있으면 너한테도 가르쳐 줄게.

 

그래, 그렇게 해 주렴. 그리고, 오늘은 네 방에서 자게 되었으니까. 언제나 묵고 있고, 문제 없지?

 

, , 아아. , 전혀 문제 없, .

 

 

지금의 유키노시타는 말투는 평소보다 다정한, 오히려 살짝 데레하는 레벨이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미소가 무섭다. 그리고 하나하나 사적인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말하지 말아주겠습니까.

 

 

선배와 사귀는데 여동생과 동거?

 

양다리잖아. 최악이구만

 

미인 자매와 양다리라니 엄청 부럽잖아.

 

 

보라고! 저런 느낌이 되니까! 그리고 동거가 아니라 가정부 같은 겁니다!

 

 

, 유키노시타 너, ,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 , 이런 식으로――」

 

딱히 이유는 없어요. 다만, 자신의 남자친구가 여동생과 양다리를 걸쳤다, 는 것을 안다면, 언니는 어떻게 생각할까 해서

 

 

이유 말했다고! 그보다 더 이상 있는 일 없는 일 입 밖으로 내면, 안 그래도 하루노 씨 탓에 평온하다고는 할 수 없는 대학생활이 좀 더 비참해져!

 

 

그래서, 내 볼 일은 이제 끝나서, 오늘 저녁밥 재료를 사서 돌아가려고 하는데. 무엇이 좋을지 생각해 두었니?

 

, 아아! 이미 결정했으니까! 내가 짐 들 테니까 빨리 가자고!

 

 

찬스! 이쯤에서 이야기를 끝맺고, 빨리 도망치자.

 

 

그래. 하지만, 같이 저녁밥 재료를 사러 가다니 마치 신혼 같네.

 

 

우와아아아! 마지막에 저질러버렸다 이 녀석! 하지만 데레농 귀여워! 하지만 내 대학생활이 끝났다!

지나친 혼란으로 약간 멍해진 나는, 유키노시타를 따라, 서둘러 여기를 뒤로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히키가야 군. 뭔가 할 변명이라도 있니?

 

 

대학에서 꽤 떨어진, 근처 슈퍼로 가던 도중, 방금 전보다 확실히 차가운 목소리로 캐묻듯이 말을 걸어온 유키노시타. 내숭 떤 거였군, 이 녀석.

 

 

, 아니, 그건 말이다, 너의 언니가――」

 

입 다무세요. 자신의 과실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기다니, 보기 매우 불쾌해요.

 

 

어어-... 진짜로 네 언니 탓이라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언니도 참 난감하네. 아무리 성가시다고 해도, 가짜 애인을 만들다니. 거기에 상대가 히키가야 군이라니, 취미가 나빠요.

 

쓸데없는 참견이다. 그나저나, 왜 가짜라는 걸 아는 거냐?

 

대체로 알아. 나도 같은 심경이고. , 나 귀여우니까. 흥미도 없는 남자가 저쪽에서 모여든다고. 마치 벌레처럼 말야.

 

 

시꺼... 자화자찬이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부정할 수 없다.

 

 

그러고 보니 하루노 씨도 쓰레기라고 말했었지. 남자의 눈이 음란하댔나 뭐랬나

 

 

이 자매는 정말로 참 닮았군. 닮지 않아도 좋은 면까지.

 

 

하루노 씨? ..., 어느 새 언니를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니? 혹시 조금 어울려줬다고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착각하는 거야? 그렇다면 최악이네. 매우 기분 나빠요.

 

아니라고. 하루노 씨가 그렇게 부르라고 말한 거다. 적당히 이름으로 부르라더라. 그리고 가짜 애인인 척 하는 거니까 성으로 부르는 건 이상하잖아.

 

그래. 하지만 어차피 너고, 바로 질려서 언니에게 버려지는 꼴이 돼. 그 광경이 눈에 비쳐

 

 

확실히. 나도 그렇게 생각해.

 

 

..., 그러니까, 딱히 이름으로 안 불러도...

 

? 뭐라고?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라고는 말했지만, 기분 탓인지 불쾌한 듯이 보이는 유키노시타. 혹시 저건가, 나 같은 놈이 자기 언니를 허물없이 이름으로 부르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건가. 그게 틀림없다.

하지만 갑자기 다시 성으로 부르면 하루노 씨 엄청 화낼 것 같은데. 헤타레라 미안합니다.

 

 

히키가야 군, 뭘 멍해지는 거야. 치매라도 걸린 거니? 이미 슈퍼에 도착했어요.

 

, 아아. 지금 간다.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와 하루노 씨 사이에서 갈등하던 생각을 뿌리치고, 나는 유키노시타를 뒤따라 슈퍼로 들어갔다.

 

 

 

 

 

그래서 히키가야 군, 결국 저녁밥은 무엇을 먹고 싶니?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리퀘스트를 물어보는 유키노시타. 물론 돈은 내 부담이다. 어쨌든 내가 먹을 밥이니까. 유키노시타도 먹지만. 거기에 장바구니도 내가. 이미 익숙해졌습니다.

 

 

아아. 오늘은 많이 먹던 카레가 좋다고 생각해.

 

 

돈을 내는 사람은 나니까, 될 수 있는 한 돈이 들어가지 않는 한편 양도 많은 카레를 골랐다. 내가 보기에도 베스트 선택지다.

 

 

그래, 카레네. ...확실히, 양파와 당근은 아직 남았으니까, 감자와 카레가루, 거기에 조미료도 필요하네.

 

 

그렇게 말하고 헤매지 않고 청과 코너로 가는 유키노시타. 나는 추종자처럼 뒤를 따라간다. 중증의 방향치인 유키노시타지만, 몇 번이나 다니는 동안, 내 집에서 이 슈퍼까지는 헤매지 않게 되었다. 유키노시타는 내면도 성장하고 있다.

 

 

감자는 이 정도로 됐고, 뭔가 곁들일 샐러드라도 만들까. 마침 토마토가 싸 보이고

 

. , 저기 유키노시타. 토마토는 별로 아니냐? 요즘 하는 샐러드, 토마토 뿐이잖아. 오늘 정도는 없어도――」

 

안 돼. 언제까지나 좋고 싫은 것을 가리면 변변한 어른이 되지 못해요. 거기에 몇 번이나 말하는데, 토마토는 비타민이 풍부해서 건강에도 미용에도 좋아. 너의 편식을 교정하는 데 특별히 도와주고 있으니까, 얌전히 먹으세요.

 

... , 알았다고. 먹으면 되잖아, 먹으면

 

그래. 알았다면 좋아.

 

 

라고, 별 것 아닌 만담을 계속하자, 엇갈린 주부에게서 쿡쿡하는 뜨뜻미지근한 웃음소리와 시선이 느껴진다.

언제나 이런 느낌으로 항의하고 뭉개지는 이유로, 이 근처 사람들에게 나와 유키노시타는 얼굴이 완전히 기억된 것 같다.

엄청 부끄럽지만, 바로 그 유키노시타는, 딱히 아무 손해도 보지 않았고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이렇게 말하고 있으므로, 이웃에게는 완전히 내 애인으로 소문이 퍼져버렸다.

그런데도 유키노시타는 아무 말도 안 해서, 정말로 성장했구나 이렇게 감탄하게 된다.

 

 

좋아, 토마토는 이제 상관없으니까, 다음은 고기다. 비프 카레로 하자고

 

 

비싸지만 역시 고기는 소고기가 좋다. 내가 번 돈은 어떤 곳에 쓸지도 내 마음이다. 자유로운 건 최고!

 

 

아니, 요즘 고기 요리가 많았으니까, 이번에는 야채 카레로 가자. 그렇다면, 그 밖에 호박이나 가지가 있군요. 가져와 주세요.

 

 

정정. 자유롭지 않았다. 내 희망 따위 유키노시타 앞에서는 없는 것과 같다. 이러니까 이웃들이 엉덩이에 깔려 산다고 말하는 거다.

 

 

아가씨, 가끔은 남자친구한테 잘해줘 봐. 젊으니까 좋아하는 거 만들어주면 좋을 텐데

 

 

이러면서, 거기서 우리들을 보던 한 주부가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나를 응원해주는 것 같다. 좋아, 좀 더 말해라!

 

 

, 아니요, , 그는 내버려두자마자 영양이 치우친 식사만 해서, 제가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그리고, 별로 남자친구는...

 

 

아줌마의 남자친구 발언에 새빨개지면서도 대답하는 유키노시타. 그렇게 화낼 만큼 내가 남자친구라고 생각되었던 게 싫었습니까.

 

 

어머, 벌써 엉덩이에 깔린 거야?! 남편한테 건 고삐 반드시 놓치지 말라고!

 

, 아니요, , 그러니까, 그는 제 남자친구도 남편도 아닙니다만...

 

좋구나 젊다는 건!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유키노시타의 말을 듣는 체도 없이, 추억에 잠기며 아줌마는 떠나갔다.

...폭풍 같은 사람이다.

 

 

, 히키가야 군. 사려고 한 식재료도 갖춰졌고, 계산 끝내자.

 

 

아직 약간은 얼굴이 빨간 유키노시타가 나를 재촉한다. 아무래도 화나지는 않은 것 같다.

 

 

, 오우. 어쩐지 미안하다, 내가 남자친구라고 착각된 것 같아서.

 

, 아니야, 별로 신경 안 써. 초면이었고, 특별히 문제없겠지

 

 

아니, 그 아줌마도 가끔 근처에서 보는데. 이렇게 나와 유키노시타의 관계가 근방에 퍼지는 건가, 계산을 마치면서, 또 하나 알게 된 것이었다.

 

 

 

 

장보기를 마치고 밖에 나왔더니, 해가 상당히 기울고 있었다.

 

 

이런, 시간이 꽤 지났군. 어두워지지 않을 동안에 돌아가자고

 

그래. 밤길에서 눈이 썩은 변태에 습격당하기라도 하면 큰일이야.

 

 

그리고 바로 시작되는 가벼운 만담. 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 매도된 탓인지, 지금은 완전히 익숙해져서, 오히려 이 농담에 안심하게 되었다. 딱히 M은 아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둘이서 지내온 것은, 내게 굉장히 중요한 추억이 되었다.

사람과 이렇게 사이좋게 된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이 충실감에, 언제까지나 잠기고 싶다.

 

하지만, 이런 아무것도 아닌, 하지만 묘하게 즐거운 매일은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면, 결국 취직이다. 나는 전업 주부라고 해도, 유키노시타는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과연 둘은 지금 그대로 있을 수 있을까?

 

혹은,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애인이 아닌 이성과 동거 같은 것을 하는 것이, 허용될까.

 

대답은 양쪽 모두 부정이다.

 

분명, 언젠가 떨어지는 날이 온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날이 온다. 그렇게 되었을 때, 나와 유키노시타는 대체 어떻게 될까.

 

그런 답이 없는 질문을 생각하자, 그것을 알아챘는지, 유키노시타가 말을 걸었다.

 

 

저기, 히키가야 군

 

?

 

, 반 들어줄게.

 

아니, 하나뿐이고 괜찮아.

 

한 쪽씩 들면 되잖아. 주세요.

 

네네. 여기

 

...

 

 

말수가 적은 대화. 하지만 이상하게도 채워지는 마음. 분명 그것은 유키노시타도 같을 터.

 

 

저기, 히키가야 군

 

?

 

언젠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고 생각해.

 

.........

 

너에게 진정한 연인이 생기거나, 어딘가 멀리 가거나 할지도 몰라.

 

........

 

하지만, 나는 변함없이 너의 곁에 있을 거야. 너를 계속 돌볼 거야.

 

.........

 

왜냐하면...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분명...

 

 

이건, 아르바이트인 걸

 

...?

 

 

...?

 

 

어머, 말했잖니? 내가 하는 것은 아르바이트인 거야. 보수를 받기 위해 노동의 의무를 짊어지는 것은 당연해. , 내가 고양이를 싫어하게 되지 않는 이상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생각은 없어.

 

잠깐, 어이――」

 

그러니까, 앞으로도, 나를 위해 보살핌 받으세요.

 

 

......나참...

 

유키노시타가 말하는 대로, 언젠가는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며, 결코 바꿀 수 없는 미래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둘이 있는 것도 틀림없는 현실이며, 그것도 바꿀 수 없는 지금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아직, 이 실없는 일상을 즐기고 싶다.

 

어느 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게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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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하루농

2014. 10. 6. 03:51 | Posted by 2ndboost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저번의 북마크, 루키 랭킹으로 기세를 타서 연재 시작했습니다. 쓰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연재는 일단 5회 정도 할 예정입니다. 차회는 유키농 이야기입니다.

 

여담입니다만, 히키가야를 언제나 히키타니로 변환하고 있습니다. 힛키 미안.

그것뿐입니다.(웃음)

 

==========================================================================

 

 

대학생활. 시험공부라는 고행을 강요받는 고교생활에서 해방되어, 그 위에 또 사회에 진출이라는 고행을 강요받는 사회인이 되기 전의 중간, 말하자면 지금부터 사회의 톱니바퀴가 될 젊은이에게 주어지는 휴식기라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 히키가야 하치만도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이야 진짜 최고네! 고등학교보다 쉬는 시간 많고 노는 시간도 늘어났고, 무엇보다도 외톨이로 있어도 아무 말도 안 듣는다든가!

..., 대학생이 되어도 변함없는 외톨이입니다. 뭔가 문제라도?

 

내가 진학한 곳은 치바현내에 있는 국립대학의 법학부다. 평소에는 강의에, 알바하고, 이따금 놀고 자고의 반복. 이 루틴이 정말 충실하다. 외톨이적인 의미로.

 

추가로 일하면 진다가 신조인 내가 왜 알바하는지를 말하자면, 실은 졸업을 빌미로 부모님에게 내쫓겨서. 보내주는 돈도 생활비뿐이라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없었으니까 그렇다. 아무리 전업주부의 꿈을 뒤쫓는 엘리트 외톨이인 나라도, 돈은 세상의 근원이라고 할까, 어쨌든 돈은 필요한 것이라, 어쩔 수 없구만~ 마지못해 일하는 것이다.

 

그럭저럭 대학생활을 즐기는 내게도, 상당한 고민이 있는데...

우선 토츠카를 못 만나. 이거 중요! 엄청 중요하니까! 시험에 나온다고.

아니 진짜로 마이 러블리 엔젤 토츠카와 한 달에 많아도 1번 정도 밖에 못 만난다. 뭐 덕분에 그만큼 한 번의 데이트가 보다 농밀해지니까 그건 그거대로 좋지만. 일전에 이쪽에 묵으러 왔을 때 같이 목욕탕 들어갔는데, 이제 남자 같은 건 상관없다고. 거기에 사랑만 있다면 상관없죠! 가 될 뻔했어요. 평생의 추억입니다. 우후후.

 

그리고 다음, 사생활이 뭔가 자유스럽지 못함. 이것에 대해서는 거의 100% 그 녀석 탓이지만, 여기에서는 생략해둔다. 또 언젠가 말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투고에서.

 

그리고 다음이 마지막이자 최대의 고민. 그것은――

 

 

, 햣하로~ 히키가야 군! 여전히 눈이 썩었네.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선배가 된 것이다.

 

 

...안녕하세요.

 

우와- 텐션 낮다구. 누나 슬픈데

 

하아... 그럼 저는 이만

 

잠깐 기다려 보라니깐, 정말

 

 

. 목 빠진다 빠진다고!

 

 

, 알았으니까! 놔주세요!

 

알았다면 좋아.

 

 

그렇게 말하고 생긋 웃는 유키노시타 씨.

내가 진학한 이 대학은 무엇을 숨기랴 유키노시타 씨가 다니는 곳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눈치 챈 때는 동아리 권유를 돕고 있던 유키노시타 씨와 눈이 마주친 때였다. 완전히 때를 놓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재회한 이래 어쩐지 여러 가지로 참견하는 유키노시타 씨에게 도망치다 잡혀서, 억지로 끌려다니는 나날이 계속되는 게 요즘 최대의 고민이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볼 일입니까? 저 한가하지 않습니다만

 

응 그러네, 지금부터 잠깐 같이 가줬으면 하는 데가 있어. 요컨대 데이트네!

 

 

아니아니.

 

 

아니, 지금 한가하지 않다고 했잖아요. 저 지금부터 강의가――」

 

강의는 없잖아? 히키가야 군 금요일 이 시간에는 수업 없는 걸

 

?

 

히키가야 군의 시간표라면 빠짐없이 전부 기억한다구, . 이것도 사랑의 힘인 거네!

 

 

그 사랑은 비뚤어졌다고, 분명. 그나저나 어쩌지. 속공으로 들켰다고.

 

 

그럼, 갈까? 츠즈키 차 문 열어줘

 

 

그렇게 말하고 차 안으로 나를 질질 끌고 가는 유키노시타 씨. 이것도 요즘 자주 있는 패턴이다. 이제 포기하자. 외톨이는 흘러가는 생물인 거다.

 

 

그래서, 지금부터 어디로 갑니까? 가능하면 치바현내가 좋아요. 치바 최고

 

~ 오늘은 어쩐지 내키는 것 같네. 겨우 솔직해진 거야?

 

아뇨, 저항해봤자 쓸데없으니 약간이라도 체력을 유지해둘까 해서

 

, 확실히 체력은 남겨두는 게 좋을지도

 

? 운동한다는 말입니까?

 

그래 맞아. 누나~하고 둘이서 격렬한 운동, 말이야~

 

 

그렇게 말하고 곁눈질로 이쪽을 보는 유키노시타 씨.

이런 뭔가 너무 에로해! 하지만 나는 역전의 외톨이. 이 정도로는 아직 함락되지 않아!

 

 

이야-, 유키노시타 씨와 둘이서라니 영광입니다.

 

~ 마음이 가득 담기지 않았다구

 

아니아니 진짜라니까요.

 

 

하치만 거짓말 안했어.

 

 

아무튼 상관없어. 그런 것보다 말인데, 그 유키노시타 씨라고 부르는 거 어떻게든 안 돼?

 

 

? 너무 허물없다고? 그것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이유로.

 

 

... 유키노시타 님, 이라든가?

 

잠깐, 왜 그렇게 되는 거야. 알고 있잖아?

 

 

- 역시 안 되나. 딱히 이름으로 부르고 싶진 않은데...

 

 

하아... 하루노 씨. 이걸로 됐죠?

 

하루노라고 불러

 

무립니다. 유키노시타 씨.

 

아하하, 농담~ 그걸로 좋아, 지금은

 

 

그러니까 그 섹시한 시선은 그만두래도. 착각해버려. 게다가 하루노 씨는 노리고 하니까 한층 더 질이 나쁘다.

 

 

그나저나, 정말 이름은 봐주지 않겠습니까.

 

- ? 누나도 확실히 상처받는데...

 

아니, 남 앞에서라고 할까 대학에서 이름 부르면 하루노 씨 신자들에게 무슨 말을 들을지...

 

안 돼요, 그런 건. 히키가야 군은 다른 어중이떠중이들보다 나를 우선해야 하는 거야. 그게 의무인 거야. 역시 본능으로 심어 넣어야 하는 거네.

 

 

우와- 본성 드러냈다 이 사람. 매도의 예리함이 유키노시타의 3배인 것은 역시 잘못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내 본능에 심는다니 어떻게... , 혹시 어쩌면 트라우마적인 그겁니까? 너무 늘어나서 트라우마로 장사할 수 있게 된다고 진짜로.

 

 

, 알겠습니다. 하루노 씨를 우선할 테니까, 그러니까 트라우마는 그만두세요, 부탁합니다.

 

좋아~, 말은 확실히 들어뒀으니까! 우선 지금부터 계속 이름으로 부르고, 데이트는 일주일에 한 번, 앞으로 일정이 맞는 날은 반드시 같이 돌아가는 걸로 결정입니다!

 

 

? 무슨 말하는 거야 이 사람은.

 

 

아니아니, 왜 그런 게 되는 겁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나를 가장 우선한다고 했잖아.

 

 

가장이라고는 말 안했다고. 너무 좋을 대로 해석하잖아. 이게 아가씨라는 인종인가.

 

 

이미 결정입니다~ 츠즈키도 들었고. 거기에, 난 거짓말 듣는 게 싫어.

 

아니, 거짓말도 뭣도 전 가장이라는 말은 한 마디도――」

 

유키노시타가는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발이 넓다구? ――예를 들면 여기 대학 교수, 라든지

 

 

, 협박받았습니다.

권력을 들이밀면 평범한 서민에 고학생인 나는 어쩔 수 없다. 아무튼 하루노 씨 같은 미인과 정기적으로 데이트 할 수 있는 건 부수입이고.

 

 

알겠습니다. 이제 하루노 씨 마음대로 해주세요...

 

고마워, 히키가야 군. 누난 기뻐

 

네이네이, 하루노 씨가 기뻐해주셔서 저도 기쁩니다.

 

나 말야, 사랑은 묶어두고 관리하는 거라고 생각해.

 

뭡니까 갑자기. 굉장히 무서워요. 움찔했습니다만.

 

, 그럴까? 정말~ 기쁜 말을 해주네 히키가야 군은. ...누나 진지해졌어.

 

 

아니 칭찬 안했고. 그나저나 사랑 운운하는 건 농담이었어? 우와 쓸데없는 말했네. 여기서는 도망쳐야.

 

 

,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건가요?

 

또 대놓고 화제를 바꾸네... 별로 상관없지만. 어디 간다고 생각해? 지금 계절에 딱 맞는 곳이야!

 

 

지금. 지금 계절은 여름에, 거기에 꼭 맞는 운동...

 

 

...풀입니까.

 

띵동! 지금 가는 곳은 최근 오픈한 레저 시설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탈의실 앞의 벤치에서 하루노 씨를 기다리는 중이다.

아까 전부터 다른 손님의 명백히 수상한 사람을 보는듯한 시선이 콕콕 쑤신다. 나도 될 수 있으면 오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여서 여기, 시설 자체가 요즘 생긴 바로 직후라, 고정적인 워터 슬라이더나 흐르는 풀 등 다양한 풀이 있어서 손님들로 넘치는 중이다.

그리고, 갑자기 연행된 나는 당연히 수영복이 있을 리 없고, 렌탈한 검은 하프 팬츠 스타일의 수영복을 착용 중이다. 삼각 팬츠 같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여기야~ 히키가야 군! 기다렸지~?

 

 

뒤에서 부르는 소리를 듣고 뒤돌아본다.

 

 

, 꽤 기다렸――」

 

 

계속 나와야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심플한 검은 비키니 타입의 수영복이지만, 그 덕분에 대조적인 하얀 피부색이 절묘한 대조를 연출하고 있다. , 그 수영복에서 흘러 넘치는듯한 부드러운 가슴과 늘씬하게 쭉 뻗은 다리의 건강미 있는 요염함이 어우러져서, 마치 하계에 강림한 신화의 여신이라 착각할 정도의 매력이 지금의 하루노 씨에게 있었다.

 

 

어라~? 왜 그래? 굳어져서는. 혹시 누나를 정신없이 본 거야? 얘가~얘가~

 

..., 아니, 정말, 저기, 어울려요...

 

 

! 생각이 멈춘 탓에 솔직히 대답해버렸다!

 

 

, 아하하. 너무 솔직하게 대답하지 말라구, 부끄러워지잖아~ 정말

 

 

그렇게 말하고 빨개진 뺨을 긁적긁적 긁는 하루노 씨. 이런, 평소의 어른스러운 분위기와의 갭에 확 오는 게 있다. 덤으로 수영복이고.

 

 

, 어쨌든, 빨리 놀고 빨리 돌아가요.

 

에에~. 원래대로 돌아오는 게 빠르다구 히키가야 군. ...좀만 더 칭찬해 줘도 좋은데

 

? 뭐라고 했어요?

 

아무것도 아냐! , 빨리 놀까! 여기야 히키가야 군!

 

우옷, 안 잡아당겨도 스스로 간다니까요...

 

 

우선은 워터 슬라이더부터! 지금 막 비어 있는 것 같으니까! 자 빨리

 

네이네이, 완전히 애인가...

 

두 명 부탁드려요.

 

 

?! 둘이 탄다고!? 그 좁은 고무 보트에 둘이서... 어흠. 실례.

담당한 남자는 하루노 씨의 수영복 입은 모습을 정신없이 보다가, 다음에 나와 이어진 손을 보고, 혀를 차면서 준비한다.

미안하구만, 나라서.

 

 

, 히키가야 군이 앞이야.

 

 

 

내가 보트 앞에 타자, 바로 하루노 씨가 뒤에 타고, 하필이면 달라붙었다.

잠깐! 가슴 닿았다고! 이런 표정이 풀어질 것 같아!

 

 

, 하루노 씨! , 가슴!

 

~? 일부러 대는 건데? 히키가야 군

 

 

여기서 약속인가!

라고 딴죽을 걸 틈도 없이 마침내 보트가 발진한다.

이런, 생각보다 스피드가 높네 이거.

 

 

꺄아~! 재미있네 히키가야 군~!

 

 

, 그럴 때가 아니라구요!

하루노 씨의 날씬한 양손 양다리가 나를 꼭 붙들고, 덤으로 가슴을 꽉 눌러댄다. 이게 소문으로 들은 너무 좋아 홀드... 아닌가? 아니려나.

 

 

잠깐! 하루노 씨, , 가깝다니까!

 

그렇게 말해도 안 잡으면 떨어지는 걸!

 

 

! 이 아니라고! 하치만의 힛키가 눈을 떠버려!

 

그대로 웨이브나 커브마다 느껴지는 하루노 씨의 부드러움을 실컷 즐기면서, 겨우 워터슬라이더는 끝을 맞이했다.

 

 

후하앗! 재미있었어! 한 번 더 갈까?

 

하아, 하아, 잠시, 저한테는 레벨이 높았던 것 같아요...

 

에에-. 그럼 익숙해질 때까지 해야지! 자 가자고~

 

 

그 뒤에도 연달아 탔지만, 워터 슬라이더에는 익숙해져도 하루노 씨의 몸에 익숙해질 수는 없었다.

 

 

 

그렇게, 때로는 튜브나 공도 쓰면서 많이 놀았다. 하루노 씨 너무 기운 넘치잖아 진짜로...

과연 나도 체력이 다해서 일단 휴식 겸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다.

 

 

-. 수영하는 거 재미있네! 히키가야 군.

 

 

푸드코트의 야끼소바 가게에 줄서면서도 하루노 씨는 변함없이 기분이 좋다.

 

 

? 의외네요. 하루노 씨 틀림없이 바다라든가 풀 같은 데는 익숙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도 그럴 게 하루노 씨 리얼충이잖아. 속은 새까맣지만.

 

 

. 캠프나 스키 같은 평범하게 나가는 건 자주 하지만 말야.

 

 

우와 역시. 엄청 대학생활하네. 부럽다는 건 아니다.

 

 

그래도 말야, 바다나 풀 같은 데는 역시 남자들의 시선이... 진짜 야하고 기분 나빠서. , 그래도 히키가야 군이라면 그런 식으로 봐도 좋아. 오히려 봤으면 좋다, 고 할까?

 

하아, 아무쪼록. 하지만 확실히 남자들이 보내는 시선 대단했죠.

 

 

진짜로 많았다. 그 치근거리는 시선과, 왜 저런 눈이 썩은 놈이 같이 있는 거냐는 시선이.

 

 

후훗. 모두 우리들을 어떤 식으로 봤을까?

 

여왕님과 그 펫, 이겠죠.

 

또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네. 히키가야 군이 그런 마음이라면, 나도 생각이 있으니까

 

 

 

, ~

 

 

여러 종류의 정크 푸드와 음료수를 사서, 테이블에 앉았더니, 하루노 씨가 타코야키를 내밀었다. 과연, 이게 생각이라는 건가.

 

 

...놓아두면 먹을게요.

 

안 돼~. , 입 열어봐. ~

 

그러니까――」

 

~

 

 

어째서 내가 아는 여성진은 이렇게 강제적일까. 저건가, 본능적으로 상대가 아래라고 생각하는 건가.

 

 

...-

 

응응, 누난 솔직한 애가 좋다구.

 

...아무쪼록

 

그럼 다음은 이거네

 

 

그리고 나와 하루노 씨 사이에 놓인 트로피컬 주스. 그 빨대 2개가 하트 모양인 거다. 이런 건 머리 나쁜 리얼충 커플이 마시는 거잖아.

 

 

...역시 이건 좀...

 

괜찮아 괜찮다니까, ?

 

아니, 정말 무리라니까요...

 

~. -

 

 

그리고 하루노 씨는 재빨리 빨대를 입에 물었다. ...빨리 끝내고 해방되자.

 

 

...-

 

후훗. ...츄우-

 

 

젠장. 뭐야 이 새로운 고문은. 엄청 부끄럽잖아. 그나저나 하루노 씨도 그 행복한 것 같은 미소는 그만두세요. 아무리 하루노 씨가 강화외골격이라는 것을 알아도 착각해버린다고.

 

그 뒤에도 뭔가 아~앙을 강요하는 하루노 씨를 상대하면서, 착각하지 마, 착각하지 마, 라고 머릿속으로 되뇌며 차례차례로 먹어치우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식후의 운동 겸 또 풀에서 한바탕 놀고, 딱 적당한 시간이라는 것으로 오늘의 연회는 끝났다.

..., 지쳤다... 리얼충이라는 것들은 항상 이런 짓 하는 거야? 그렇다면 나 평생 외톨이가 좋아.

 

 

~! 재미있었지? 히키가야 군.

 

저는 지쳤습니다...

 

 

하루노 씨에게 끌려가는 날은 언제나 지치지만, 오늘은 특히 그렇다. ...아무튼, 부수입인 부분도 있었고 좋다고 치자.

 

 

또 오자

 

네네...

 

후훗

 

 

확실히 지치지만 그 이상으로 즐거우니까, 하루노 씨와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구만.

절대로 말하지 않겠지만.

 

 

있잖아, 히키가야 군

 

뭔데요?

 

사귈까? 우리들

 

?

 

 

무슨 말하는 거야 이 사람.

 

 

! 지금 네, 라고 말했다! ~ 오케이 받았네!

 

뭐엇! 잠깐, 지금은 아니――」

 

후훗. 농담이야.

 

 

뭐야, 농담인가. 놀라게 하지 말아주세요. 외톨이는 그런 농담에 대한 면역이 낮으니까. 용법 용량을 지켜서 적절히 취급해주세요.

 

 

, 사귄다는 건 농담이 아니니까 말야? 지심에 진심. 그래서, 어때?

 

...하아, 유감이지만 거절합니다.

 

어라? 차였네. 유감

 

 

진심이라 말한 주제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하루노 씨. 과연 속이 검구만. 안색 하나 안 바꾸네.

 

 

아무튼, 지금은 상관없어. 내일 또 봐, 히키가야 군

 

 

그렇게 말하고 하루노 씨는 차에 타고, 돌아갔다.

내일인가... 어쩐지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

...?

 

 

혹시가 아니라, 두고 간 거야?

 

 

 

 

 

 

그리고 다음날. 어제부터 계속된 안 좋은 예감에, 오늘의 강의를 땡땡이칠까 생각했지만, 오늘의 시험은 학점에 보통 중요한 게 아니었으므로, 마지못해 나왔다.

오늘이 중요한 시험이라는 것을 알고 또 내일, 이런 말을 한 거라면, 지금 나는 하루노 씨의 손바닥 위에서 구르는 게 틀림없다.

다행히, 시험은 오전 중에 끝나서 지금은 살금살금 스텔스 힛키를 발동시켜서 돌아가려는 중이다.

 

 

, 겨우 찾았다! 여기야~, 히키가야 군

 

 

정문이 보여서, 앞으로 조금이다! 였는데, 진짜 노리는 게 아니었나, 싶을 정도의 베스트 타이밍으로, 하루노 씨가 말을 건다.

, 귀찮아...

 

 

-? 뭔데뭔데? 하루노가 소개하고 싶다는 사람이 얘?

 

, 꽤 이케맨이잖아! 내 타입일지도-

 

 

우와아...

게다가 동반자가 몇 명 있는 것 같아서, 여자들이 제멋대로 보고 있다.

그리고 소개하고 싶다니 뭐냐고. 외톨이한테는 허들이 높아.

 

 

응 맞아, 그가 히키가야 하치만 군. 법학부 1학년이고, 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어. 자주 어울리게 된 때는 올해부터고, 그래서――」

 

저기-저기-. 하루노하고 얘는 어떤 관계? 역시-

 

. 어제부터 사귀는 중이야. 내 남자친구입니다!

 

 

뭐엇!? 못 들었다고 그건! 그나저나 어제 거절했잖아! 얼마나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는 건데!?

역시! 이러면서 들뜬 여자 2명에, 아까 전까지 의심쩍은 눈에 지금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는 상태의 남자가 몇 명. 나도 깜짝이라고...

 

 

오늘은 우선 소개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다음에 다들 같이 놀자! 그러면, 우리들 지금부터 점심 먹을 거니까

 

! 남친하고 느긋하게~!

 

그럼. ! 가자 히키가야 군

 

「「......」」

 

 

뭐가 뭔지. 아까부터 남성진은 아무 말도 못하는 중이다.

아무튼 그럴 만도 하다. 보아하니 전원 하루노 씨 노리는 것 같고, 갑자기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 그거야 정신 못 차리겠지. 그 기분 잘 압니다. 중학교 때의 좋은 추억입니다.

 

그런 어쩔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하루노 씨에게 끌려가듯이 다시 캠퍼스 안에 발을 디디는 것이었다.

 

 

 

그런데, 변명을 들어볼까요. 왜 사귄다고 거짓말 했습니까? 어제 제대로 거절했을 텐데요.

 

오늘은 말야, 자 봐봐! 내가 직접 만든 도시락이야! 많이~ 먹어!

 

조금은 말하는 거 들어주세요...

 

, ~. 그리고, 거짓말 한 이유는, 2가지가 있어.

 

...우물. 2가지입니까?

 

. 하나는, 나 인기 많으니까. 슬슬 고백 받는 게 귀찮아져서 말야. 히키가야 군으로 방파제를 만든 거야.

 

귀찮아... 그리고, 또 하나는?

 

우선은 바깥부터 둘러쌀까 해서 말야.

 

?

 

, 주위가 우리들이 커플이다, 라는 눈으로 보면, 어느새 히키가야 군도 그렇게 착각하게 되고――」

 

아니아니. 말도 안 된다고요. 저는 엘리트라니까요? 착각 같은 건 안합니다.

 

싫은 자학. 아무튼, 그런 느낌이려나? 그래도, 이렇게~ 예쁜 누나와 사귈 수 있는 기회는 이제 평생 없을지도? 히키가야 군은 그래도 좋아?

 

좋은 것보다도, 딱히 파트너에게 외모를 바라지는 않으니까, . 단지 길러주기만 하면 그 외에는 아무것도.

 

 

말투는 멋지다만 내용이 최악이군, 내가 봐도. 하지만 길러 준다는 건 역시 무리려나. 요즘 그런 사람을 만날 자신이 없어져서.

아니 보라고, 나는 대학에서도 외톨이일 뿐이잖아? 일할 생각이 없는 내가 만날 수 있다면 이 대학생활이 마지막 찬스인 이유로. 그렇다면 이 제안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 아니 꽤 좋은 제안 아닌가? 아니 잘 생각해라 히키가야 하치만. 상대는 유키노시타 하루노다. 승낙하면 끝까지, 평생 사축으로 길러지는 미래밖에 안 보인다.

 

 

...혹시 히키가야 군 말야,

 

?

 

, 별로 안 좋아해?

 

?

 

 

오히려 왜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지금까지를 생각한다면.

 

 

뭘 이제 와서.

 

...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나 인기 있는데, 히키가야 군만은 전혀 상대 안 해줘서. 다른 사람은 전부 나를 좋다고 말해주는데, 히키가야 군만은 아무 말도 안 해줘서. ...그래...? 그랬었네. ...꽤 쇼크인데...

 

 

? 뭐야 이 분위기.

하루노 씨가 평소에 별로 보이지 않는 슬픈 표정을 띤다. ? 꽤 진지한 느낌?

, 위험해.

 

 

, 별로 싫지 않다구요.

 

?

 

확실히, 제멋대로 끌고 돌아다니거나, 여러 가지로 터무니없는 요구만 하거나 합니다만, 저도, 저기, 제법 즐겁고. 거기에 내가 봐도 하루노 씨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그러니까, 저기, 별로 안 좋아하는 것도 아니...에요.

 

 

, 내가 잘도 이런 진부하고 부끄러운 대사를 할 수 있구만.

하지만 이것으로 확실히 보충할 수 있겠지...

 

 

...정말~! 솔직하지 않다니까~ 히키가야 군은 참! 누나를 좋아하면 솔직하게 그렇다고 말해주면 좋을 텐데! 귀여워~진짜!

 

 

어라? 왠지 태연히 말하네. ...또 속은 거야? .

 

 

잠깐! 머리카락 엉켜요! 그나저나 좋아 같은 말은 안 했잖아요! 싫은 게 아니라고 했을 뿐――」

 

응응, 안다고. 히키가야 군은 나를 엄청 좋아하는 걸! 나도 히키가야 군이 정말 좋으니까! 맡겨, 앞으로도 여러 곳에 데려가 줄 테니까! , 우선은 도시락 먹자, 도시락! 자 아~

 

 

그러니까 이 사람 모른다니까... 젠장, 역시 하루노 씨는 속이 검다. 얼마나 계산력이 높은 거야 이 사람.

 

 

 

그런 느낌으로 사이좋게? 하루노 씨가 만든 도시락을 먹던 중에, 손님이 나타났다.

 

 

하루노!

 

...? 사토 군

 

 

아까 전 하루노 씨를 둘러싼 집단에 있던 남자다. 잘 보면 꽤 인기 있을 법한 외모다.

그나저나 하루노 씨? 아까 전까지 그렇게 텐션 높았는데, 갑자기 기분 나빠졌네요.

 

 

누구야 그 놈! 그보다 하루노의 남자친구라니...! 농담 같은 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가자고!

 

 

그렇게 말하고 하루노 씨의 손을 잡으려 하는 사토뭐시기. 하지만――

 

 

뭐어? 저기 말야, 사토 군.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는데

 

 

심기가 나쁜 하루노씨에게 찰싹 하고 손을 치인다. , 이케맨 꼬락서니하고는.

하지만 역시 사토 씨? 평소와 너무나 다른 태도에 쫄았으면서도 열심히 소리를 지른다.

 

 

, 그러니까! 그렇게 기분 나쁜 놈과 사귀다니 농담이지?! , 나와 사귀는 중이었잖아!

 

 

? 뭐야 그건 금시초문. 설마하는 양다리? 그렇다는 건 이거 아수라장? 언젠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당사자가 된다고는 생각도 못했다. 보라고 나 외톨이이고.

그나저나 하루노 씨와 사귀고 싶다면 고삐를 확실히 잡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도 말려 들어가지 않아도 되고. 아무튼, 무린가. 하루노 씨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 같은 건 본 적 없어요.

 

 

뭐어? ...저기 말인데, 딱 한 번 둘이서 외출한 정도로 남친인 척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거기에 그 한 번도 무슨 일이 있어도 꼭이라 해서 어쩔 수 없이 어울려줬을 뿐이니까.

 

 

우옷, 날카로워.

 

 

...! , 그래도! 왜 그렇게 수수한 놈이야?! 그런 놈보다 내가 얼굴도 센스도 좋고, 운동도 잘해! 아버지가 회사 사장이니까 돈도 있고, 절대로 내가 낫다고! 지금부터라도 안 늦었으니까 나한테 오라고, ?

 

 

왜 내가 폄하되는 거냐. 아니 전부 사실입니다만. 하지만 갑자기 초면인 놈한테 바보 취급되면, 아무리 성인군자인 나라 해도 당연히 발끈합니다만. 엄청 화났다고.

하지만 나보다 화내고 계시는 분이 있는 것 같고――

 

 

!

 

 

...사토 군 말야, 항상 바보에 바보 같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바보네. 왜 이런 바보와 사이좋게 같은 생각했을까 난. 아무런 이득도 없는데.

 

 

무셔! 평소보다 약간 톤이 낮은 소리가 나오고, 말투도 거칠다. 이것이 하루노 씨의 분노인가.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강렬한 따위를 맞은 사토 씨도, 이미 뱀에 미운털 박힌 개구리처럼 삐걱삐걱하면서 굳어졌다.

여기는 완전히 하루노 씨가 지배하고 있다. 처음의 분위기는 털끝만큼도 없다.

 

 

히키가야는 말야, 너 같이 얼굴도 재산도 능력도 될까말까에, 세상에 쓸어버려서 소각해도 아직 남을 만큼 있을 정도의 범재밖에 없는 작은 남자에, 성격이 나쁘고 오만해서 자기 힘만으로는 아무것도 못하고 부모의 위광에 매달릴 뿐인 주제에 자의식 넘치는 하찮은 것과는 달라.

 

히키가야 군은, 확실히 기분 나쁘고, 수수하고 비굴하고 음울하고 자기보신이라면 따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어쩔 수 없이 비뚤어진 남자이지만,

 

 

나까지 폄하되고 있는데. ? 보통으로 울고 싶다.

 

 

하지만,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주저 없이 몸을 날릴 수 있고, 언제나 자신보다 모두를 생각하고, 그래서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다정한 미소가 정말, 정말 멋진 남자야.

 

 

......

 

 

그러니까――너 같은 쓰레기와 비교하지 마

 

 

...하루노 씨가 평소의 남을 깔보는듯한 미소를 지우고, 강한 의지가 서린 눈으로 똑바로 사토를 본다.

...하루노 씨는 나를 그런 식으로 보고 있었나...

 

아무 대답도 못하던 사토는 한 번 혀를 차더니, 새빨개진 뺨을 누르면서 땅을 박차고 달아났다.

 

 

왠지 미안해, 나 때문에 분위기가 이상해졌어.

 

...아니요, 어쩐지 저야말로 미안해요. 감싸준 것 같아서

 

으응? 그렇지 않아. 전부 내 본심이니까. ――, 뭔가 내 캐릭이 아닌데, 이런 건

 

아무튼, 하루노 씨는 대체로 가면 쓰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한다-! 정말-너무해, 히키가야 군은 참

 

 

그런 식으로 볼을 부풀린다. ――아무래도 원래 상태로 돌아온 것 같다.

 

 

그래도, 괜찮겠어요? 하루노 씨 평소에 저런 느낌이 아니니까, 저기, 이미지 다운이라든가 그런 면에서

 

? 문제없어. 인망 있으니까. . 사토 군 하나가 난리쳐봤자 아무렇지도 않아.

 

 

그런 면은 역시 하루노 씨. 여전히 대외적인 관계만은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저기, 제가 남친이라는 건 역시 그만두는 게 좋지 않아요? 아까 전의 사토 씨는 성격이 저렇지만, 저보다 얼굴도 좋고 경제력도 있는 것 같고. 하루노 씨라면 좀 더 얼굴이 좋고, 다정하고, 경제력도 포용력도 인기도 있는 사람이――」

 

말했지? 난 히키가야 군이 좋은 거야. 확실히 히키가야 군보다 얼굴 좋고 상냥하고, 경제력도 포용력도 인기도 있는 사람한테 고백 받은 적도 몇 번인가 있는데――」

 

하지만 그건 객관적인 시점에서의 평가일 뿐이잖아? 나는 딱히 그렇게 그림으로 그린듯한 완벽 초인을 갖고 싶은 게 아니야. 나는 말야――」

 

진정한 나를 긍정해주는, 하지만 약간 비뚤어졌지만 그런 면이 귀여운, 그런 재미있는 애를 갖고 싶은 거야.

 

 

......

 

 

...그럼, 제가 아닌 비뚤어지고 귀엽고 재미있는 사람을 찾아주세요.

 

, 그렇게 말하는 거야-?! 난 히키가야 군이 좋은 거야! 정말~, 언젠가 절대로 네가 고백하게 만들 테니까!

 

 

진짜 봐줘. 내 강철의 이성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진짜로 착각해버릴 것 같아요.

 

 

하아, 역시 내 최대의 고민은 하루노 씨입니다. 평생 해소되지 않아요, 이건.

...아무튼 그렇지만, 인생은 고민이 있기 때문이야말로 재미있다. 요컨대――

 

 

이런 대학생활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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