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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 때 Ⅴ ~소꿉친구~


  하치만 오빠는 차에 치였다고 했지만, 생명에 이상은 없고 왼 발이 골절되어 3주 정도 입원할 뿐이라고 코마치에게 쉬는 시간에 들었습니다.

  방과 후, 코마치에게 병문안 가자고 권유받았지만 거절했습니다. 처음 병문안이라는 것은, 역시 가족만 가야 하는 것이며, 타인인 제가 같이 있는 위화감을 아무래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차로 마중 온 코마치의 부모님과 인사만 주고받고, 혼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코마치가 말했지만, 3주간의 입원은 매우 긴 시간입니다. 특히 진학한 지 얼마 안 된 시간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하치만 오빠는 그 귀중한 시간을 잃고 말았습니다. 새롭게 학교가 바뀌면, 하치만 오빠에게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내심 생각했으므로, 조금 유감스러웠습니다.

  아무도 없는 집의 방에 들어가, 교복차림 그대로 침대에서 천장을 보며 누웠습니다. 드러눕자 스커트가 흐트러져서 허벅지가 드러났지만, 누구의 눈도 없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대로 빈둥거리면, 교복에 주름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어머니나 아버지도 조금 늦어진다고 말했으니, 당분간은 이대로 있어도 무슨 말을 들을 일은 없겠지요.

  그렇다고는 해도 골절, 이라 했는데 상태가 어느 정도일까요. 뼈가 부러질 정도로 강한 충격이라면, 혹시 치였을 때 머리까지 다쳤을 수도 있습니다. 뇌진탕은 머리에 충격을 받은 직후보다 다음날이 위험하다고 들었으니, 아직 안심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바보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했기 때문에, 아마추어의 걱정 같은 건 무의미합니다. 바보 같은 상상입니다.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자세를 바꾸어 엎드리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습니다. 거기에 눈을 감아 빛을 완전히 차단하고, 칠흑 같은 어둠에 몸을 담급니다.

  애초에 자신이 걱정하는 종류를 모릅니다. 하치만 오빠가 죽는 것이 무서운 건지, 하치만 오빠가 죽은 후의 자신을 상상하는 것이 무서운 건지, 저는 전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그대로 있다 어느 새 잠들어, 죽은 사람도 포함한 가족 여섯이 식사하는 꿈을 꿨습니다만, 핸드폰 진동으로 눈을 뜹니다. 어느 새 밖은 어두워져 있고, 어두운 방 안에서 핸드폰만이 이상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핸드폰을 들어 확인하자, 액정화면에 코마치의 이름이 떠 있었습니다.


「......여보세요」

「아, 아카네? 오빠 상태 말인데」

「응」


  코마치는 잠깐의 간격을 뒀는데, 그 간격이 매우 길게 느껴집니다.


「엄청 괜찮았어! 이제 발 뼈 말고는 거의 건강할 정도야」

「그래.... 다행이다.」


  스스로도 약간 놀랄 정도로 안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정말, 걱정해서 손해일 정도. 이참에, 썩은 눈도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없을까?」

「......후후, 그러네.」


  코마치와 간단한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아무래도 하치만 오빠는 할아버지가 예전에 입원했던 병원에, 3주 정도 입원한다고 합니다.

  다음날 점심시간에 코마치와 이야기하다가 병문안을 가자고 다시 권유받았지만, 저 같은 것이 가도 될지 모른다고 말하며 한 번 더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 거의 관계가 없는, 굳이 말하자면 친구의 오빠를 병문안하러 가야 할까요.

  좀 더 자신의 감정에 따라 행동해야겠지만, 따랐을 경우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고, 그래서 상식이라는 것을 알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짧은 인생 경험으로는, 그 상식조차 모릅니다.

  그리고 하치만 오빠가 입원하고 나서 처음의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 늦은 아침 식사를 먹고 숏팬츠에 파카를 걸쳤을 뿐인 차림으로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화분에 물 주러 갔다 돌아온 어머니가 말을 걸었습니다.


「아카네. 미안한데, 지금 부탁 좀 들어주지 않을래?」

「응-? 좋아. 어떤 걸 하면 돼?」


  욕실 청소나 장보기라고 생각하고 적당히 대답하자, 어머니는 생각지도 못한 말을 했습니다.


「고마워. 그럼 우리 집 대표로 지금부터 하치만 군 병문안에 가 주겠니?」

「......어째서?」

「어째서라니, 아카네가 신세를 지고 있고, 게다가 몇 번이나 우리 집에 와주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몰인정하잖아.」


  어머니는 손을 뺨에 대고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거의 얘기 안 했고, 그래도 가야 해?」

「그럼. 소원해졌어도, 신세를 진 건 변함없으니까, 이런 때는 제대로 얼굴을 내밀어야 해. 거기에 아카네도, 하치만 군이 싫은 게 아니잖니.」

「그거야, 그런데.....」


  그런 말을 들으면, 거절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그래도 확실히 몰인정이라는 말을 들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와 하치만 오빠의 관계를 지금은 잘 설명할 수 없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을 몇 번이나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병문안 정도는 가도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알았어. 갈아입고 올게.」

「아, 아카네. 잠깐만.」


  확실히 하치만 오빠 앞에 내밀 수 있는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방으로 가서 갈아입으려고 계단을 올라가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뒤에서 말을 걸었습니다.


「엄만, 병문안에 들고 갈 꽃은 크로커스가 좋다고 생각해.」


―――――――


  그리고 저는 도중에 산 꽃다발을 들고 현지 종합병원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휴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현지 사람은 모두 차로 병문안 가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버스 안은 저와 어떤 할머니와 양복을 입은 샐러리맨 밖에 없어서 한산했습니다.

  뭘 입고 갈까 한참 헤맨 결과, 병원에 가는 이유로 청초한 롱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입고 집에서 나왔지만, 그런데도 버스 안에서 이상하지 않을까 신경이 쓰여서, 창문을 거울 대신 삼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도로 포장 상태가 나빴는지, 덜컹덜컹 좌석이 흔들리는 중, 생각을 계속 합니다.

  오랜만에 이야기하는 이유도 있어서,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 잘 모릅니다. 예전에는 둘만 있어도 할 말은 쉽게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요만큼도 화제를 준비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에 이야기했을 때는, 무엇을 말했었는지. 확실히 히키가야가에서 같이 드라마 재방송을 봤을 때라고 생각하는데, 그 내용을 기억의 한쪽 구석에서 끌어낼 수 없었습니다.

  우선, 병문안하러 왔다고 말하고, 밖에서 무시하는 형태가 된 것을 사과하자, 라고만 속으로 결정했을 쯤, 버스가 병원 앞 정류소에서 멈춰서 내렸습니다.

  4년 만에 찾은 병원은, 외관도 병원 내에 달라붙은 냄새도 그 무렵과 전혀 변함없어서, 할아버지 병문안에 갔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되살아납니다.

  하지만 그 때는 지금만큼 긴장하지 않았고, 손에 꽃다발을 들지도 않았습니다. 부모님과 같이 갔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제 발로 여기에 와 있습니다.

  미리 코마치에게 들은 병실을 향해 발길을 옮깁니다. 병실에 가까워지면서, 자신이 긴장되어가는 것을 깨닫고, 할 말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음미합니다.


「앗, 죄송합니다.」


  그렇게 응응하는 소리를 내던 중, 모퉁이에서 강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앞을 확인하자, 50대 정도의 잡담을 좋아할 것 같은 분위기를 내는, 여자 간호사가 놀란 얼굴로 저를 보고 있고, 다음에는 제가 든 꽃다발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아니, 괜찮아. ......그렇다 쳐도, 좋은 꽃이네. 혹시 병문안 상대는, 남자애?」

「......왜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 꽃의 이름은 크로커스라고 해. 꽃말은 『신뢰』, 『날 믿어』, 『청춘의 기쁨』, 『사랑의 후회』야. 아무튼 여러 가지 있지만 요컨대, 화해하고 싶다는 의미야.」

「아아, 그런 건가요?」


  ......정말로 제 어머니는 다정하고, 아름다우며, 참견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딱히 원내에서 헤매는 일 없이, 하치만 오빠의 병실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문 손잡이에 손댈 때, 심장이 깜짝 놀랄 정도로 빨리 뛰는 것을 깨닫고,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했더니, 아직도 긴장은 남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침착해졌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소리가 커지지 않게 조심하며 병실에 천천히 들어갑니다.

  독실은 아닌 듯, 침대 4개가 좌우로 2개씩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 2개는 시트나 이불이 놓이지 않았고, 하나는 하치만 오빠와 같은 나이만한 남자가 쓰고 있었습니다. 그는 병실에 들어온 저를 힐끗 봤을 뿐, 곧바로 손에 든 축구 잡지로 시선을 되돌렸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치만 오빠」


  그리고 남은 한 사람. 옅은 황색 커튼 맞은 편 침대에, 입원 복을 입은 하치만 오빠가 앉아 있었습니다.


――――――


「발 상태는 어때요?」

「왼발이 전혀 안 움직여. 자다가 몸을 뒤척이는 게 이렇게 큰일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크로커스를 화병에 꽂고, 꽃잎을 살짝 손대며 나온 말은, 역시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대로, 목소리가 높아지지도 혀를 씹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물을 수 있었고, 하치만 오빠도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대답해줬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하치만 오빠가 입원하다니, 정말 놀랐어요.」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상처다운 상처는 입지 않았지. 부주의하게 외출하지 않았으니까.」

「그것도 있지만....... 개를 구하려다 치였다고, 코마치가 말했어요.」


  그렇습니다, 그것에 가장 놀라, 굉장히 안심했고, 그리고 매우 눈부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라면 분명, 자기 몸보신을 위해 보고만 있을 테니까요.


「딱히 구한 건 아니야. 그저 눈감을 수 없어서 멋대로 얼간이 짓을 했을 뿐이다.」

「그걸 구했다고 하는 거예요. 괜찮잖아요, 자랑해도. 만약 제가 주인이라며, 하치만 오빠를 좋아하게 될 정도예요.」

「......만약, 이겠지?」

「그래요.」


  긴장을 밀어넣듯이, 침을 삼킵니다.

  농담도 할 수 있고, 매우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지금이기에, 제대로 전해야만 합니다.

  말은 가슴 속에 쌓아두면 점점 무거워지고, 자꾸자꾸 밖으로 내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이 기회를 놓치면, 더 말하기 어려워지니까.

  버스 안에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해온 말을, 이 반 년 간 쭉 말하는 것을 미뤄온 말을, 겨우 내뱉을 수 있었습니다.


「하치만 오빠......」

「뭔데?」

「가을 때부터 계속 무시해서, 죄송해요.」

「......그건, 코마치에게 말해야겠지.」

「코마치에게는 다음에 말할게요. 하지만, 우선 하치만 오빠에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코마치는 요 반년 간 쭉 걱정해줬고, 그런데도 억지로 저와 하치만 오빠를 만나게 하는 건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에 대해 쭉 미안하다고 생각했고, 계속 사과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가 하치만 오빠에게 제대로 사과한 뒤에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가 사과하기 전에, 먼저 사과할 사람은 나야.」


  하치만 오빠는 눈을 돌리지 않고, 제대로 제 얼굴을 보고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평소에 어떻든 상관없는 장면에서는 바로 얼굴을 돌리면서, 중요한 때에는 절대로 눈을 돌리지 않습니다.


「나도, 밖에서 널 무시했었어.」

「......그렇다는 건, 저한테 맞춰준 게 아니라는 의미인가요?」

「그렇다고 할까, 키리바나가 나한테 맞춰줬다고 생각했는데.」

「............」

「............」


  요컨대 우리들은, 똑같이 생각하고, 같은 타이밍에, 같은 행동을 했었습니다.

  환경도 성격도 전부 다른데, 도착 지점이 같다는 것은 조금 이상해서, 약간의 미소가 흘러나옵니다.


「어쩐지, 우리들. 바보 같네요.」

「그럴지도」

「저기, 하치만 오빠. 우리들은 무슨 관계일까요?」

「음, 뜬금없이 왜 그래?」

「아뇨, 누가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까 해서요.」


  만약 우리들의 관계를 애인 이외에 잘 나타낼 수 있다면, 분명 좀 더 잘 돌아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치만 오빠가 이상한 비방을 받는 일이 없다거나, 반년 전과 비슷한 일이 있었을 때 설명해서 납득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들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면 해 두고 싶습니다.


「그거야, 친구의 오빠 아냐?」

「그렇긴 한데, 어쩐지 제 안에서 딱 떨어지지 않는다고 할까. 말씨가 나쁘지만, 하치만 오빠는 코마치의 오빠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너, 자연스럽게 심한 말을 하는데.」

「죄송해요, 그런 의미가 아니고........」


  만난 차례가 하치만 오빠 쪽이 먼저라서 그런 걸까요. 저에게 코마치는 코마치이며, 하치만 오빠는 하치만 오빠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부수된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끄럽지만요.


「......그러면, 하나 좋은 말이 있어.」


  하치만 오빠는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왠지 얼굴이 조금 붉었습니다.


「소꿉친구다.」

「......네?」

「그러니까, 소꿉친구야. 코마치를 관련짓지 않으면 그거잖아. 아무튼, 여동생 2호적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뭐, 정말 지긋지긋한 관계 같은 의미고, 마침 적당하겠지. 게다가, 소꿉친구는 연애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데이터가 있으니 오해받기도 어려워.」


  참고한 데이터가 굉장히 편향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소꿉친구라고는 별로 의식하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확실히 그런 관계일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소꿉친구라는 말은, 조금 듣기 좋습니다.


「......그러니, 혹시 누가 관계를 물으면, 지긋지긋한 관계인 여동생의 오빠니까 잘라도 인연이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 소꿉친구라고 해 둬.」

「알았어요. 그럼 실례할게요.」


  병실에 들어갔을 때처럼 크게 심호흡했습니다. 조금 전과는 달리 긴장되지 않고, 마음속은 오로지 평온했습니다.

  해야 할 말은 바로 정해졌습니다. 반년 전 이야기는 기억나지 않으면서, 만난 지 얼마 안 된 무렵의 기억은 묘하게 지금도 확실히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키리바나 아카네라고 하고」


  그래서, 이 사실을 우선 처음으로 하치만 오빠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소꿉친구입니다.」


―――――――


  그 이후로 시간이 평온하게 흘러갔습니다.

  2학년이 되어도 코마치와 같은 반이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괴롭힘 같은 것이 없는 무난한 반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학년 무렵의 소문은 이미 완전히 사라졌고, 또 몇 명의 남자에게 고백을 받았지만, 1학년 때처럼 거절했습니다.
  하치만 오빠가 고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이겠지요. 귀가 시간이 엇갈려, 돌아가는 길에 만날 일이 거의 없어져서, 예전처럼 오해받을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히키가야가에 놀러갔을 때는, 초등학생 시절과는 약간 차이는 있지만, 가끔 실없는 이야기를 하고, 시시한 농담을 서로 하곤 했습니다.

  무언가가 바뀌었냐고 묻는다면, 구체적으로 대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1학년 후반 때 겪은 가슴의 결림이 사라져, 마음이 가벼워진 것만큼은 느꼈습니다.

  2학년 겨울 발렌타인에는, 코마치와 함께 반 친구에게 나눠줄 초콜릿을 만들었습니다. 남은 재료를 써서, 코마치와 둘이서 초콜릿 하나를 만들어, 하치만 오빠에게 주기도 했습니다. 하치만 오빠는 무뚝뚝하게 받았을 뿐이지만, 저도 코마치도, 단지 부끄러워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바로 알고, 둘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3학년이 되어, 겨우 코마치와 같은 반이 된 봄 무렵. 방과 후에 미사키 군이라는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반 친구에게 고백된 것을 하치만 오빠에게 목격되어, 저는 약 2년 만에 하치만 오빠와 같이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하치만 오빠도 미사키 군도, 조금만 더 타이밍을 읽어줬으면 좋았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