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가끔 번역물을 올리는 블로그입니다.
2ndboost

태그목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6초등학교 편 ④】

 

 

 ◆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가방을 놓고, 양치질을 하고 손을 씻은 뒤 각자 에이프런을 걸친다. 내가 파란색에 사쿠라는 핑크색, 아담한 자수가 된 같은 무늬 디자인. 1년 정도 전에 같이 산 것으로――나는 속으로, 약간 부끄러워서 입고 싶지 않다. 하지만, 사쿠라는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서 아무 말도 못한다.

아무래도 좋은 농담을 계속 하며, 냉장고에서 소와 돼지고기를 저민 것, 양파, 빵가루, 계란을 꺼내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래, 오늘 밤 메뉴는 햄버거. 메인 셰프로 솜씨를 발휘하는 사람은 사쿠라이며, 내가 맡은 역은 세세한 폴로와 곁들일 포테이토 샐러드 만들기.

슥슥하고 껍질을 벗긴 뒤, 통통통 리듬 좋게 소꿉친구의 칼이 움직이며, 눈 깜짝할 사이에 잘게 썰린 양파가 완성. 어때? 하고 자랑스럽게 없는 가슴을 쑥 내미는 사쿠라.

그리고 따따딱 가스가 점화했다고 생각했더니, 프라이팬이 휙휙 춤추듯이 움직여서, 척하고 양파볶음이 끝난다. 정말 재빨리, 척척 요리를 해가는 그녀. 기쁜 미소에 경쾌한 콧노래마저 들린다. 당황해서 나도 감자를 꼼꼼히 씻고, 완성에 늦지 않게 포테이토 샐러드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햄버거 만들기가 끝났을 무렵, 마침 어머니가 돌아와서 사이좋게 셋이 햄버거를 굽는다. 포동포동한 한편, 맛이 떨어지지 않도록 살짝, 이지만 겉은 바삭하고 촉촉하게. 그 위에 고기가 구워지는 타이밍에 맞춰 사쿠라가 계란 프라이를 만든다.

구운 뒤의 프라이팬에 남은 육즙을 써서 특제 소스를 만든다. 햄버거 위에 둔 계란 프라이의 노른자 위부터, 쪼륵 그 소스를 듬뿍 얹고, 마무리로 검은 후추를 아주 조금만.

육즙 향기가 감돌아, 모두에게 미소가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곁들임으로 내가 만든 포테이토 샐러드를 접시 옆에 놓아서....... 완성.

샐러드를 만들 때, 신선한 양상추를 썩둑썩둑 크게 자르고, 윤이 나는 싱싱한 오이를 둥글게 썰고, 빨갛게 익은 미니 토마토를 그릇에 가득,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일본식 드레싱을 주방으로 가져온다.

테이블에 부리나케 그릇을 늘어놓는 소꿉친구, 밥그릇에 밥을 담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두의 찻잔에 자스민 차를 따르고...... 화목한 가족의 즐거운 저녁식사가 시작되었다.

 

 

잘 먹겠습니다.

 

 

바삭하고 향기롭게 구워진 표면에 젓가락을 넣은 순간, 햄버거 안에서 대량의 육즙이 넘쳐흐른다. 후추와 육두구, 데미글라스 소스와 고기 냄새가 한데 섞여, 입 안이 타액으로 가득 찬다. 삼키고 싶어서 안달 난 기분을 참고 녹아내리는 노른자를 충분히 음미하고 난 뒤, 큼직한 조각을 입에 넣는다.

뜨거운 햄버거에서 입속으로 퍼지는 육즙, 짜릿한 스파이스의 자극, 노른자의 진한 맛, 데미글라스 소스가 절묘하게 고기의 맛을 이끌어내서, 얼마든지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맛있어서 입맛을 다시며, 나는 자신도 잊고 햄버거와 밥을 먹어 치워간다.

 

 

이히힛, 오빠. 맛있지?

 

......

 

 

의기양양하게 미소 짓는 사쿠라. 눈을 가늘게 뜨고, 빙긋하는 느낌으로 입술을 일그러뜨린다. 너무 맛있어서 무심코 끄덕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어중간하게 기어오르면 곤란하다. 나는 말없이 젓가락을 움직.........이지만, 어머니가 미소 지으며 내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후훗, 아키라가 먹는 모습..... 상당히 맛있어 하는 것 같네. 이렇~게 귀엽고 요리 잘하고. 후후, 사쿠라 짱과 결혼할 사람은 행복하겠구나. ? 아키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글쎄, 어떠려나? 사쿠라는 외모는 어쨌든...... 성격이 좀. 분명 고생할 거야, 결혼할 사람은

 

, 오빠, 선생님 앞에서 이상한 말은 하지 말아주겠어요? ......, 거기에, 왜 그렇게 남 일처럼............

 

 

얼굴이 새빨개진 채 작게 투덜투덜 중얼대는 사쿠라. 무언가 소꿉친구에게 귀엣말하는 어머니. 나는 맞장구를 치며, 열심히 햄버거를 먹는다.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 모두가 젓가락을 움직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얘기한다. 학교에서 있었던 오늘 일, 친구 이야기, 귀가 도중에 피어 있던 꽃의 이름.

그것은, 확실히 말하면 어떻게든 좋을 듯한 내용이지만, 가족이라는 것은, 이렇게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마저 모든 TV프로보다, 음식 맛도 어떤 일류 레스토랑보다 맛있게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온화하게 미소 짓는 어머니, 웃거나 화내거나 대굴대굴 바뀌는 표정이 풍부한 사쿠라, 나는 왠지 이 평범한 시간이 매우 기뻐서, 몇 번이나 소리를 내며 웃는다.

그것은 분명 평범하고, 어디에나 있고, 하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일상 풍경이라고 (보쿠)는 깊이 생각했다.

 

 

 

 

 

 ◆◆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마지막을 고하고...... 식후의 공부 시간이 온다.

내 방에 놓여 있는 2개의 작은 테이블. 거기서 사쿠라와 둘이, 각자의 책상에 참고서를 늘어놓고 공부――예습, 복습――을 한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초등학교 공부는 끝났으니까, 오로지 중학생~고등학생용 참고서를 풀고 있다. 하지만, 역시 너무 간단해서 의미가 없다......고 판단.

한숨을 쉬며 참고서를 접고, 약간 떨어진 근처 책상에서 슥슥 노트에 연필로 쓰는 사쿠라를 살짝 본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표정...... 담홍색 입술을 약간만 깨물며, 귀여운 얼굴을 찌푸리는 소꿉친구. 가늘고 가지런한 눈썹 사이에 약간의 주름.

사쿠라가 풀고 있는 문제도 초등학교 5학년 레벨을 넘었다. 요즘에는, 내가 4학년만할 때 쓰던 중학교 1학년용 문제집을 풀고 있다. 그녀도 자기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는 거겠지. 공부를 하는 사쿠라에게는, 섣불리 말을 걸지 못할 진지함이 느껴졌다.

 

(지고 있을 수는 없는데.....)

 

의료도구가 없다......고 해서 시간을 쓸데없게 보낼 수는 없다. 조금이라도 의학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자는 결의를 다지고 모눈 노트를 펼치고 연필을 제대로 잡고 심호흡. 갑자기, 내가 얻은 지식...... 그것을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집중한 직후, 뇌리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인체 해부학 지식. 거기에 이끌리는 대로, 여러 가지 장기와 관련된 혈관 등의 댓생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세부, 점차 전체로 퍼지도록. 예술로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의 특징, 혈관이 있는 장소를 (보쿠)에게 확인시키듯이, 해부학의 정확함을 중시한다.

――그리고 쉬지 않고 움직이는 연필에 의해, 그 그림은 나 자신도 공포를 느낄 정도로 정확하게 그려져 간다.

 

 

........?!

 

 

아니, (보쿠)에게 올바른 해부학 지식 같은 것은 없었으니까, 그것이 정말로 정확한 것인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강한 확신이 있었다. 이 그림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하지만, 놀라움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말로 경악해야 할 것은 손끝의 재주였다. 필사적으로 놀라서 나오는 소리를 눌러 참는다.

머리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이미지...... 그것은 두근두근하고 혈관이 맥박 치거나, 일부가 결여되어 있거나 창상이 있기도 했지만, 내 손끝은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정확하게 트레이스하게 움직여서, 그려지는 그림과 약간의 차이도 없었다.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대로 손가락은 움직여, 모눈노트에 정확한 해부학 도형이 굉장한 스피드로 늘어간다. 약간의 공포마저 느낄 만큼, 그려져 가는 그림은 너무 굉장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적당한 타이밍에 마무리 짓고 연필을 멈춘 나는, 사쿠라가 눈치 채지 않게 심호흡을 반복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손가락이, 손가락이 너무 굉장해. 정밀 기계 같아.)

 

상상을 초월할 만큼, 내 손가락은 섬세하고 정확, 무엇보다도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다. 지식은 (오레)에게 받은 것이라 해도, 비정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 손재주는 뭐지? 그거야 (보쿠)는 원래 손재주가 뛰어나서, 어느 정도는 실수 없이 해낼 수 있는 타입이었다. 붓글씨 쓰기나 리코더 같은 악기, 당연히 그림도 적당히 돼서 꽤 좋아했지만......

――하지만, 이건 결코 있을 수 없다. 이렇게 솜씨 좋게 그림을 그릴 수 있던 적은 없고, 애초에 레벨이 현격한 차이. 아득히 위라는 건 한 눈에 안다.

이것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입체적으로 인체를 이미지하는 연습을 겹쳐 쌓아, 완벽하게 기억하기 위해 손을 움직여온 사람이 그린 그림이다. (오레)에게서 주어진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미래의 (오레)는 어느 정도의 수련을 자신에게 부과해 왔을까. 얼마나 경험을 쌓고, 굳은 각오로 연습을 반복해야, 이렇게 선명하게 인체를 이미지할 수 있고 생각한 대로 손가락이 움직일 수 있게 될까?

그리고...... 나는 새롭게 결의를 다진다. (오레)에게 받은 이 지식과 기술을 결코 허사로 만들 순 없다고. 될 수 있는 한 빠른 시일 내에 의료 기구를 손에 넣어 나도 지지 않게 연습을 쌓아서, 계승한 이 기술을 더욱 갈고 닦아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기술과 지식을 손에 넣은 미래의 (오레)에게 할 말이 없다.

 

 

후우......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노트를 가방에 정리한다. 가벼운 두통...... 그리고, 어느 새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서 온몸이 차갑고, 공연히 목이 말라 참을 수 없다.

 

 

, 우유 마시고 올게. 사쿠라는?

 

....... 그럼, 홍차 마시고 싶어. 고마워

 

 

집중하고 있는 거겠지. 연필을 움직이며, 멍하니 대답하는 사쿠라를 보면서 1층에 내려가려고 허리를 들었다. 소꿉친구의 뒤를 지나가지만, 그녀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노트를 향해 팔을 계속 움직이고 있다. 가녀린 등인데, 굳은 결의를 느끼게 한다.

그 집중을 어지럽히지 않게, 나는 발소리를 내지 않고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어라....... 어머니?

 

 

소리 하나 없는 거실에서 내 목소리만이 울린다. 이 시간...... 어머니는 이 방에서 의학책을 읽거나, 컴퓨터로 조사할 때가 많지만 아무도 없이, 한 장의 메모만이 있었다.

 

(아아...... 또 급한 환자인가)

 

테이블에 놓인 메모에는, PHS에 급환 연락이 있어서 진료소로 간다.......고 쓰여 있고, 마지막에 공부, 무리하지 마라는 작은 글자. 그 메모 용지에서는, 찡하고 코를 찌르는 소독액 냄새가 났다.

 

 

 

 

 ◆◆◆

 

 

우리들이 사는 이 마을은 상당히 시골이라서, 가슴을 자랑스럽게 펴고 타지 사람들에게 자랑할 만한 것은 없다――신에자키가 관련 시설을 제외――지만, 무슨 일에도 예외라는 것은 있다.

그 예외 중 하나가 아레르야라는 가게명의, 빨간 벽돌로 만들어져서 외형이 멋진 케이크 상점이다.

일찍이 도쿄의 모 일류 호텔에서 파티시에를 한 경험이 있는, 40대의 주인과 젊은 부인이 사이좋게 경영하고 있고, 그 부인의 친가――이 마을에 사는 농가다――에서 얻는 신선한 계란, 현지 밭에서 기른 밀, 근처 목장에서 매입한 우유 등의 지역 식재료를 쓴 구운 과자와 케이크가 일품.

과자 디자인이나 맛은 소박하고 심플, 하지만 속이 질리지 않는다는 평판으로, 일부러 도쿄 같은 곳에서도 자주 취재하러 오는 유명한 가게. 물론, 마을의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들 아주 좋아한다고 해도 좋다.

어느 상품도 맛있지만, 그 중에서 특히 인기 있는 것이 롤 케이크. 아침에 얻은 계란을 듬뿍 쓴 부드러운 스펀지는, 입 안에서 눈처럼 사르륵 녹고 신선한 생크림은 끈적거리지 않고 담박한 달콤함. 제철 과일이 듬뿍 곁들여져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일품.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늦어도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 살 수 있는 초 인기상품이기도 하지만......

 

 

아으으... 먹고 싶어. ? 오빠, 먹자! 먹자아!! 우와아...... , 엄청 좋은 냄새, 으으으

 

정말, 침착해

 

 

 ――시각은 밤 10

내 집, 거실 테이블에 놓인 아레르야 상자에 새끼 고양이처럼 얼굴을 바싹 대고 있는 소꿉친구. 립글로스를 바른 것처럼 물기를 띤 입술에서, 참을 수 없다......는 느낌으로, 한 숨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저녁식사 후의 공부 때 보인 진지한 표정은 흔적도 없다.

그녀의 눈앞에, 아레르야의 광택이 나는 하얀 판지로 만든 상자 속에는, 명물인 롤 케이크가 한 개 들어가 있어서, 단 것을 아주 좋아하는 소꿉친구를 계속 광희난무하게 한다.

욕탕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머리카락을 트윈테일로 정리한 사쿠라, 참을 수 없다는 느낌으로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으며 넋을 잃고 눈을 감는 동작을 반복한다. 기분 좋게 싱글벙글 미소를 띠며 내 옆에 앉아서 까불며 떠든다.

 

 

그거야 나라도 먹고 싶은데..... 그래도, 역시 이 시간에는 너무 그렇다고. 내일 아침까지 참아

 

에엣? 반죽임이라구. 조금, 아주 조금만 안 돼? ? ? ?

 

 

마음에 드는 핑크 물방울 디자인의 파자마를 입은 채로, 당장이라도 상자를 열고 속에 맹렬히 달라붙어서 놓지 않을 것 같게 된 사쿠라. 그 가녀린 어깨를 등 뒤에서 잡고, 나는 억지로 테이블에서 떼어낸다.

평소에, 어느 쪽이냐 하면 분별을 잘 하는 사쿠라였지만, 단 것――특히 아레르야의 롤 케이크――에는 사리분별이 안 된다. 내 양손으로 뒤에서 안듯이 붙잡았지만, 소꿉친구의 시선은 아레르야의 상자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고양이에게 개다래같은 말이 머리에 떠오를 정도로.

먹었을 때를 상상한 것인지....... 두 눈동자는 열에 의식이 흐릿해진 것처럼 흐리멍텅하고, 입술은 히죽. 평소 내 앞에서는 제대로 행동하는 소꿉친구의 얼굴이, 나이에 맞게, 아니 자칫하면 그 아래처럼 어리게 보인다. 사쿠라를 좋아하는 남자――코이에게 들은 소문으로는, 학교에서 사쿠라는 꽤 인기 있는 것 같다――가 보면, 환멸할지도 모른다.

 

 

아침까지 참자? ?

 

으윽, 오빠가 심술맞아. 조금만이니까 부탁이야! 마마나 선생님도 케이크 안 좋아하잖아. 조금이라면 먹어도 아무렇지 않다구, ?

 

 

나 참...... 왜 이런 상황이 된 거지. 사쿠라의 가녀린 몸을 뒤에서 억누르면서, 나는 학교에서 귀가하고 나서의 일을 떠올린다.

――학교에서 귀가, 도중까지는 나와 사쿠라와 둘이서, 그리고 마지막에는 귀가한 어머니와 셋이서 요리하고, 구운 햄버거를 먹었다. 그리고 식후에 쉰 뒤에 예습, 복습을 끝내고 재주 좋게 목욕을 마친다. 평소대로라면 그 이후로 10시 정도까지 3명이 가볍게 잡담하고, 사쿠라는 취침, 나는 2시까지 공부하는 것이 평소의 패턴.

하지만 오늘 밤은 급환이 있어서, 어머니는 진료소로 나가 계셨다.

하지만, 그 급환이라는 것이 예의 아레르야의 부인으로, 진료소에 아내를 데려간 점주가, 응급처지가 끝난 뒤, 가족 단란을 방해한 사과로...... 롤 케이크를 가져온 것이다. 그래, 이따금 시작품으로 만들고 있다는 신상품인 롤 케이크를.

5월에 제철을 맞는 과일로, 미야자키현 산의 망고라는 이름의 과일을 듬뿍 쓴 좋은 향기는, 상자 안에 잘 포장되어 있어서, 농후하게 달콤한 행복을 예감하게 한다.

작년 5월에 이 망고 롤 케이크가 발매되었을 때는, 모두들 들은 적이 없는 망고라는 드문 과일이었던 것도 거들어서,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소문으로 들은 그 맛은, 황홀할 정도로 진한 오렌지색 과육과 생크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바야흐로 하늘로도 승천한다......라는 느낌인 것 같다.

그리고, 어머니는 만일을 위해 링거를 한다는 이유로, 아직 진료소에 있다. , 당연히 롤 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날뛰는 사쿠라를, 내가 혼자서 말려야만 하는 상황으로......

 

 

으으으. ? 오빠?

 

 

평범한 고집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애원으로 작전을 바꿨는지, 휙하고 내 정면으로 다시 돌아오는 사쿠라. 갑자기, 그 가느다란 팔이 슥...... 목에 휘감기고, 안겨 달라붙듯이 부비부비하고 몸을 대며, 뜨거운 눈으로 바라본다.

붉게 물든 매끄러운 볼, 형태가 좋은 핑크색 입술에――케이크 맛을 상상하는 건지――새빨간 혀를 내밀 듯 말 듯. 내 얼굴 빠듯이까지 바싹 다가오는 얼굴, 마치 울 것 같이 그렁그렁해진 검은 눈동자. 뜨겁고 부드러운 몸...... 희미한 향기가 나는 소꿉친구의 어딘가 달콤한 체취. 흑발 트윈테일.

그리고...... 사쿠라의 젖은 입술이 천천히 움직이며, 투명한 타액, 빨간 입 안이 보이고, 희미한 밀크 향기와 함께 말이 흘러넘친다.

 

 

......오빠, 부탁이야. , 못 참겠어.

 

「――――?!! , 바보 사쿠라, 떨어져

 

 

좀처럼 보이지 않는 조신한 표정에 내심, 약간 두근두근하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고 확실하게 거절한다. 하지만, 소꿉친구는 떨어져주지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목에 두른 양손으로 더욱 힘을 줬는지, 꼬옥......하는 느낌으로 내게 체중을 맡긴다. 엄청나게 뜨겁고, 부드러운 그 몸.

내 코끝에는, 빨갛게 물든 사쿠라의 가느다란 목덜미가 있고, 씻은 지 얼마 안 되어 나는 샴푸의 뭐라 말할 수 없는 달콤한 향기가 피어난다. 테이블 앞에 앉은 채인 우리들은, 서로 달라붙은 모습으로 계속 교착한다.

 

 

, 그만......

 

~. 후후, 오빠가 그래라고 할 때까지 이대로 떨어지지 않을래. 저기...... 어떻게 할 거야?

 

, 바보, 그만둬! , 무슨 짓을

 

 

속삭이는 소리와 내 귓불에 사쿠라의 입술이 닿는 감촉. 소꿉친구가,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들렸다. 무언가...... 등골이 오싹오싹하는 이상한 느낌이 허리 안쪽부터 솟구쳐서, 순간 나는 양팔에 힘을 주고 사쿠라의 뜨거운 몸을 잡아 뺀다.

 

 

싫어~, 포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떨어진 것도 잠시 뿐...... 마치 고양이처럼 재빨리, 내 뒤로 가서 목덜미에 매달려 붙는 사쿠라. 그대로, 내 귀를 할짝......

 

 

우와아아..... , , 무슨 짓을.....

 

후후, 어때? 간지럽지? ? 포기하고 케이크 먹자

 

 

간지러운.......듯한, 그게 아닌 것도 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처음 느끼는 감촉이 온몸을 전기처럼 뚫고 지나갔다. 내 오른쪽 귀가 소꿉친구의 입술로 달콤하게 빨아들여지고 이빨로 살짝 상냥하게 물린다. 다시........ 할짝할짝 귓불 위에서 움직이는 부드럽게 젖은 혀.

무심결에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새어나올 것 같다. 뭐야...... 이 느낌은......

 

 

, 그만해 바보 사쿠라

 

어라? 안 간지러워? 오빤 참 인내심 많네. 그럼, 이건 어때?

 

「――――?!!!!

 

 

할짝......하고 뒤쪽 귀 뒤에서 목덜미에 걸쳐 뭐라 할 것도 없이 부드럽고 습기 찬 것이 기어간다. 그 뜨거움...... 사쿠라가 내쉬는 숨, 소꿉친구의 흑발에서 나는 달콤한 향기에 어질어질 현기증이 난다. ――소리, 이상한 소리가 목 안쪽에서 뛰쳐나올 것 같아서, 나는 무심결에 양손으로 입을 막아버린다.

――위험해! 뭐가 위험한지는 모르겠지만, 이 오싹오싹한 느낌은 위험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내 상태가 이상한 건지, 즐거운 듯이 쿡쿡 웃고 있는 소꿉친구. 오싹오싹한 저림이 목덜미에서 손끝까지 퍼져서 참을 수 없다.

그리고 가슴 속에서, 낯간지러운 듯한, 그것과는 다른 듯한...... 그런 이유 모를 느낌과 부끄러움이, 사쿠라의 순진한 목소리에 갑자기, 반격하라......고 속삭인다.

 

 

에헤헷 지금은 효과가 있던 것 같네. 항복이지? ? , 오빠!? 히야앗

 

바보 사쿠라! 멋대로 날뛰었겠다. 이상한 느낌 들잖아, 이 바보가

 

 

두근두근하고 격렬하게 계속 고동치는 심장과, 아직도 찌르르한 느낌이 끓어오르는 허리 안쪽. 그 열을 속이려고 하듯이 나는 사쿠라의 팔을 잡고, 강제로 카펫에 밀어 넘어뜨린다. 그 이상, 사쿠라에게 이상한 짓을 당하면 분명히 위험했다. 거칠어질 것 같은 숨을 고르며, 내 몸 아래에서 놀라고 있는 소꿉친구를 본다.

 

 

정말이지 항상 이상한 짓이나 하고. 뭔가, 움찔움찔하는 느낌이었어. 복수해줄 테니까

 

......, 오빠!? , 거짓말, , , ...... 잠깐, , 꺄앗, 응응응

 

 

사쿠라의 오른쪽 귀에 나는 가차 없이 입술을 꽉 대고 가볍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혀를 움직여간다. 귀의 바깥쪽, 윗부분을 입술 사이의 혀로 살살 핥으며, 천천히 느긋하게 귓불로 옮겨간다.

원래 귀가 약한 사쿠라...... 분명 참을 수 없이 간지러울 것이다. 나는 좀 더 심하게 당했으니까 좋은 꼴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사쿠라의 팔이 아프지 않게 카펫에 꽉 누른다.

하지만 입술은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인다. 귓불에 닿은 혀끝을, 이번에는 귀 안쪽으로 이동한다. 물론 내가 당한 것처럼 귀를 핥고 이따금 상냥하게 이빨로 씹으며.

 

 

, 이거, 바보, , 안 돼, ............. 잠깐 이, 이상해――으읏으으으으으응응응읏!! , , 오빠, 오빠, , 안 돼, 앗 오빠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뜨거운 한숨을 쉬는 사쿠라. 내 팔에서 도망치려는 듯, 소꿉친구의 가녀린 몸이 구불구불 움직인다. 그 탓에 사쿠라가 입은 핑크색 파자마...... 그 목 부분에 있는 버튼이 툭하고 소리를 내며 풀어졌다.

 ――내 눈에 뛰어 들어오는 새하얀 목덜미와 쇄골이 떠오른 아름답게 움푹 들어간 곳. 유아등에 이끌리는 벌레처럼, 나는 흐느적흐느적 입술을 꽉 댄다.

 

 

, 오빠...... ...... , 안 돼...... , 나 이상해! 앗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에에! 응응읏, ...... 아아아앗

 

 

입술과 혀로 어깨 위쪽을 핥아갈 때, 소꿉친구의 가녀린 몸이 움찔움찔 경련해간다. 꼬오오오옥하고 내 머리를 세게 팔로 껴안고 떼어놓지 않는 사쿠라. 가느다란 양 다리가 내 허리를 둘러서, 자신도 잊고 몰두한 채로 서로 힘껏 꼭 껴안는다.

화상 입을 정도로 서로의 숨이 뜨거워서...... 나는 사쿠라에게 들려주듯이 할짝할짝 소리 내며 혀를 뻗어, 빨갛게 물든 귀를 다시 빤다.

 

 

어때? 사쿠라, 움찔움찔하지? 반성했어?

 

아앗...... 오빠아아앗...... 응응, , 사쿠라의 몸 안 쪽이, 가득, 가득, 움찔움찔해서...... 우으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사쿠라의 목소리...... 거기에는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는 달콤한 울림이 있어서, 발끝부터 뇌까지 불꽃이 일 듯이 뜨거워진다. 바로 가까이에서, 글썽글썽 뜨겁고 까만 눈동자로 나를 올려보는 소꿉친구. 거친 호흡을 반복하는 입술이 빨갛게 젖어 있어서, 갑자기 엄청....... 하면 안 되는 짓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나는, 억지로 사쿠라의 몸을 떼어낸다. 절대, 절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싫어. 떨어지기 싫어. 오빠, 한 번 더 움찔움찔하게 해 줘

 

 

열로 의식이 흐릿해진 듯이 빨갛게 물든 사쿠라의 얼굴, 울 것 같은 눈,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내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표정. 사쿠라의 손가락이 흠칫흠칫 내 손가락에 닿아, 내가 화내는 것을 무서워하는 듯이 천천히 손끝이 휘감긴다.

도저히 거부 같은 건 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의식한 적 없는, 뭔가 이상한――마치 아픔과도 같은――달콤한 감정이 내 가슴 속에서 넘쳐흐른다. 호흡마저 괴롭고, 나는 단지 사쿠라와 서로 바라본다.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인다...... 서로가 자석처럼, 끌어당기듯이 서서히 우리들의 거리가 줄어들고...... 나와 사쿠라, 서로의 붉게 젖은 입술이...... 천천히 가까워지고......

 

 

다녀왔어. 아키라, 사쿠라 짱. 싸우지는 않았지?

 

「――――――?!!!!!!

 

 

멀리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들리는 어머니의 목소리...... 문자 그대로 뛸 듯이 경악하는 우리들. 닿았던 손이 엄청난 기세로 떨어진다.

대체, 뭘 하려 한 거지? 이상한 분위기는 한순간에 흩어지고, 몹시 놀라며 필사적으로 파자마에 생긴 주름을 정돈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 , 어서오세요.

 

어서오세요, 선생님

 

 

너무 부끄러워서, 나는 소꿉친구를 정면에서 볼 수조차 없다. 하지만 그건 저 쪽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서, 시야 구석에서 비치는 사쿠라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파자마를 정돈하면서, 다른 방향을 새침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터벅터벅 다가오는 어머니의 발소리. 나는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고, 평소처럼 똑같이 행동하려고 마음을 정리해간다.

 

 

......오빠. 또 다음에, 움찔움찔하게 해 주는 거야.

 

 

그 순간, 뒤에서 사쿠라의 못된 장난 같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서....... 나는 침을 크게 삼켜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