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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pixiv - tetsukugi 님의 번역허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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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코마치와 하치만은 정말로 사이가 좋지요. 정말 이 자식들 결혼 안 하냐 할 기세. ...라고 할까 지금 부부지요, 생활을 보고 있으면...그렇게 생각하는 요즘.

3페이지...오랜만의 모놀로그. 글자 수 적어. 실질 최종화로 향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통계와 향후의 방침.

 

11/19까지 ⑧까지 할 수 있으면 다행. 추가로 ⑨도 예정되어 있습니다만, 이건 후일담이 되니까, 아무튼 상관없지 않을까. 아아, 러브러브시켜 볼까. 먼저 해버릴까...(폭거)

 

히키가야 하치만은 생각한다. 하루노의 의지로부터 피할 방법을. 하루노의 소원을 실현할 방법을.

 

차회 「⑧그리고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그 걸음을」

===============================================================================================

 

          ×          ×          ×

 

 

내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단.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책략에 대한, 나의 회답.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옆에 있고 싶다는, 의뢰에 관한 해결책.

물론 내가 하루노 씨에게 들이미는 건 부정일뿐이고, 단순한 노(No)로 그녀는 납득 하지 않는다.

그러면 유키노시타의 옆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내게 그럴 마음이 없다고 말해봤자, 하루노 씨는 책략을 진행시킬 것이다.

그러니까, 하루노 씨의 책략 자체를 부술 필요가 있다. 전제 조건 째로, 파탄시킬 필요가 있다.

...방침은 정해졌다. 취해야 할 수단도 생각하고 있다...별로, 마음 내키는 방식이 아니지만.

하루노 씨는 물론, 나라도 납득은 하지 않고...거기에 그녀도 아마, 불쾌해 하겠지. 내 방식은, 아마 언제든, 대부분의 사람들을 불쾌하게 할 것이 틀림없다.

세 사람이 한 냥 손해나면, 세 사람 모두 손해. 리스크 매니지먼트건 뭐건 필요 없다.

거기에, 방식은 정해진 거라고 해도...거기에 도달하는 과정이 문제다.

 

※ 세 사람이 한 냥 손해 : 한 사람이 3 냥을 주워, 떨어뜨린 주인에게 보내지만, 주인은 일단 떨어뜨린 이상, 자신의 것은 아니라고 받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한 냥을 추가해서 두 사람에게 두 냥씩 건네주고, 세 사람 모두 한 냥씩의 손해로 해결된다.

 

 

고독 체질인 인간은 자칫하면, 사고에 관한 자원은 풍부하지만, 행동에 관한 그건 부족하기 쉽다. 정공법으로 공격하면 시간이 걸리는 건 뻔하다. 시간 경과로 상황이 악화되는 국면에서 그건 치명적이다...물론, 그건 다소 난폭한 방법을 이용하면 커버 가능해지는 일이지만.

라노베의 주인공이 말했던 거지만, 인간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적다, 라고 한다. 그러니까 동료를 의지하라든가 했었나. 타력본원은 내 신조 중 하나고 찬성해 주고 싶지만, 난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 타력본원 : 아미타불의 기원(祈願)에 의해서 성불하는 일; 비유적으로, 남의 힘을 빌려 일을 이루려고 하는 일.

 

 

인간,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의외로 많은 것이다. 이 놈도 저 놈도 하지 않을 뿐이고... 곧장 사람한테 의지하려고 하니까, 그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러니까 리얼충은 연약해서 곤란하다.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도 그 나름대로 그렇게 해 왔고...나보다 훨씬 혼자서 해 온 녀석을 봐 왔으니까. 혼자서 뭔가를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큰일에, 얼마나 숭고한지를.

 

간단한 계산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달성감을 1로 한다면, 10명이 그걸 실행하면 얻을 수 있는 달성감은 일인당 1/10이다. 또한 집단의 의한 고양은 단순한 기분 탓이니까 계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건 RPG에서 말하는 버서커 상태겠지? 배드 스테이터스야... 그에 반해, 처음부터 혼자서 하면 얻을 수 있는 달성감은 1. 10배다. 증명 종료.

그러니까 나는, 혼자서 일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서, 특별히 거리낌은 없다. 오히려 혼자가 최고...지금까지도, 그렇게 해 왔으니까.

 

단지...이렇게라도 말해 자신을 고양시키지 않으면...여러 가지, 생각나 버릴 뿐이다.

나를 상냥하게 설득한 그 사람에 대해서나, 규탄한 그녀를. 내 블레이저 코트를 잡은 그녀의 손이나...이대로라면 파탄해요 라고 충고한, 그녀를.

타인에게 들어서 고칠 수 있다면, 애초에 벌써부터 고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을 텐데. 평소처럼, 혼자서 끝내버리면 좋을 뿐인데.

바뀔 필요라니 없을 거라고, 확인했던 바로 직후인데.

 

 

「...ㅅ키, 있잖아」

 

「...........」

 

「정말-! 힛키!」

 

「으억...뭐야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에요, 아까 전부터 말하고 있기도 했구!」

 

 

보면 유이가하마가 뿡뿡하고 한창 화나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나, 꽤나 멍하니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뭐어 그래도 그거다, 나도 자주 무시 받기도 하고, 그 정도는 허락해줘요...안되려나.

 

 

「아-, 그런가...미안해」

 

「정말...아까 전에도 찻길로 나갈 것 같았으니까, 좀 더 여기로 와.」

 

「진짠가...」

 

 

약간, 인도 쪽으로 온다... 너무 접근하면 저거다, 근처에 폐일 테니까, 약간만.

날은 저물어, 저녁 식사라는 시간.

나와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의 맨션에서 나와, 귀로에 오르고 있었다.

혹시 오늘도 유이가하마는 묵고 가는지 생각했지만, 작업을 끝내 내가 돌아가려고 하자, 같이 돌아간다고 했던 것이다. 뭔가 요리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까, 적어도 저녁밥은 먹고 갈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괜찮은 건가, 저녁 밥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응? 그런 얘기 안했어요?」

 

「...어라, 하지만, 오이가 어때라든지 토마토가 어떻다든지...」

 

 

전부 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 그거. 이번에 도전해 볼까-하는, 과자 얘기」

 

「과자...라고...」

 

 

어이 그거, 설마 크리스마스 파티에 들이거나 하지 않을 거지...

 

 

「응, 유키농한테 말야, 『당신의 요리 센스는 특이하군요.』라는 말을 들어서 말야, 혹시 약간 특이한 과자가 궁합 좋지 않을까 해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건 유키노시타의 장난, 절대로. 유이가하마의 경우, 우선 기본의 ㄱ자도 되어 있지 않으니까.

 

 

「그거, 유키노시타는 뭐라고 말했어?」

 

「응-, 그게 말야, 『이번에는 나와 같이 케이크를 만들기로 합시다.』라고 말할 뿐이라...아, 그래두 서프라이즈로 가지고 가면」

 

「무리하지 마, 케이크에 전념하는 편이 좋아.」

 

 

서프라이즈 정도의 소동으로는 안 끝나게 될 테니까.

나의 그런 절실한 기원이 통했을까, 유이가하마는 그런가-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힛키도 케이크 기대해 주고 있어...알았어, 나 노력할 테니까!」

 

「오, 오우...」

 

 

가능하면 별로 노력하지 않았으면 하지만...아무튼 유키노시타가 어떻게든 할 것이다.

이야기도 그걸로 마침 일단락된 탓인지, 다시 침묵이 찾아온다.

내게는 침묵을 깨뜨릴, 의욕도 기술도 없으니까. 이따금 계속 말하고 있는 무리를 보지만, 잘도 아무튼 내용이 없는 말을 그토록 할 수 있군 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들어보면 좋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태클하면서 들으면, 그만큼 좋은 심심풀이가 없으니까.

 

거기에...이 침묵이라는 것이 그만큼 난 싫지 않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으로 생각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니까. 옛날에는 어땠지-입 다물어 버렸다고 어이 라든가 그런 것들로 머릿속이 가득했지만, 여러 가지로 체념이 붙은 지금, 나는 꽤 효율적으로 사고에 깊이 빠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의식이 내면으로 향할 것 같이 됐을 때,

 

 

「...있잖아, 힛키」

 

「어...?」

 

 

유이가하마의 소리가, 그걸 방해했다.

 

 

「무슨 일인데」

 

「볼 일이라고 할까...저기, 말야」

 

 

유이가하마는, 약간 주저하고 나서,

 

 

「힛키, 뭔가 또, 안고 있지 않아?」

 

 

그렇게,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내게 물어 보았다.

 

 

「...아니, 별로」

 

 

물론, 나는 그렇게 대답한다.

 

 

「...거짓말」

 

「거짓말 아니라고요. 요새 한가하고, 상담 해 달라는 메일 정도 밖에 오지 않고...」

 

「유키농에 대한 거?」

 

「...하?」

 

 

왜 갑자기 유키노시타가 나와.

 

 

「보고 있으면 알아요. 꾸미고 있는 때도, 중간부터 입을 다물어 버리구... 뭔가 힐끔힐끔 유키농 보고 있기도 했구」

 

 

보고 있었나, 내가...? 그렇다고 할까, 내가 침묵하는 건 평소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단지...이런 안색을 읽는 듯한 국면에 있어서는, 이 녀석이 그 나름대로 숙련되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말했었잖아. 그런 건, 싫다구」

 

「.........그러니까,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봉사부활동과 관련된 것도 아니고, 말한다면, 좀 더 프라이빗한 일이야.

그런 내 문제에, 유이가하마가 깊이 관여할 필요 같은 건 없다. 그렇게 해도...폐가 될 뿐이다.

 

 

「그렇다고 해두」

 

 

하지만, 유이가하마는 그런데도 물고 늘어진다.

 

 

「그런 표정 짓고 있을 때의 힛키는, 절대 쓸데없는 일밖에 생각하지 않으니까」

 

「표정이라니...하, 그거야 잘도 보고 있네.」

 

 

그렇게 나는 야유로 돌려줄 생각이었지만,

 

 

「...보고 있어요.」

 

「.........」

 

「제대로 보고 있으니까, 말한 걸」

 

「...........」

 

 

그렇게 말해 버리면, 성실하게 답해주면... 돌려줄 말이 없다.

 

 

「유키농에 대한 걸로, 힛키는 고민하고 있는...거 아닌 거야? 아마도지만. 나, 잘 알고 있진 않은데」

 

 

유이가하마는, 말을 골라내듯이, 더듬더듬 거리며 말한다. 그거야 그렇다. 유이가하마는 사정을 모르는 외부인이니까.

 

 

「그렇다면, 나라도 걱정이야. 유키농에 대해서도...힛키에 대해서도. 눈치 채 버렸으니까, 걱정되는 건 당연하잖아...그러니까」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

 

 

그런데도, 내 대답은 변함없다. 지금인 채라면, 이건 나와 유키노시타 사이에서 끝날 일이니까. 유이가하마가 일부러 들어와야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하려하는 일은, 아마, 유키노시타에게 있어서 상당히 불쾌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뒤에 어떻게 될까 따위 알 바 아니고, 그 상황에, 유이가하마를 당사자로 말려들게 해서는 안 된다.

나는, 그다지...원래 유키노시타에게 좋은 인상으로 보이지도 않고, 보일 생각도 없으니까 상관없지만...유이가하마는 그렇지 않다.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의 친구이기 때문에. 최악...두 명의 관계성에라도 영향을 줘 버릴지도 모른다.

그건, 뭐라고 할까 피하고 싶었다.

 

 

「역시...가르쳐 주지 않는 거야?」

 

「가르칠 정도의 일도 아니야, 너무 신경 쓴다고.」

 

「............」

 

 

납득하지 않고 있는 눈이다. 하지만, 그렇잖아?

가르칠 정도의 일이 아니니까. 이건 원래, 자매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다른 집안일에, 참견해서는 안 된다. 자매 싸움은 집에서 하세요라는 얘기니까. 나는 다만 그저, 말려 들어갔으니까, 자신의 몸을 지킬 뿐이다. 날아오는 불똥을 없앨 뿐이다.

강 건너에 있는데, 화재 현장에 뛰어드는 바보가 어디에 있어.

 

 

「.........」

 

 

내가 절대로 말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유이가하마는 슬픈듯한 눈을 숙이고는,

 

 

「알았어, 이제 묻지 않을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때니까, 화제도 바꾸려고 했다.

 

 

「슬슬 역인데, 너 어떻게 할 거야? 너의 집 방향이라면, 버스로도」

 

「그럼」

 

「아?」

 

 

하지만, 그런 흐름을 힘차게 끊듯이.

 

 

「그럼...가르쳐 주지 않아두 되니까, 나한테도 돕게 해 줘」

 

 

유이가하마는, 그런 말을 했다.

 

 

「.............뭐?」

 

 

한 순간 말의 의미를 몰라서, 나는 귀를 의심했다. 아니, 한 순간이라는 게 아니라,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의미를 모른다.

유이가하마는...지금 잘 모를 말을 했다.

 

 

「힛키는...아마 힛키인 채라구 생각해.」

 

 

곤혹해하는 나를 신경 쓰지 않고, 유이가하마는 얘기를 계속한다.

 

 

「나나 유키농이 아무리 말해도...힛키는 변하지 않을지도 몰라. 그런 걸로 바뀌었으면, 좀 더 전부터 힛키는 좀 더 착실했을 거라구 생각하는 걸」

 

 

이 녀석 심한 말하잖아...

그렇지만, 그건 내가 마침 방금 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힛키가 변함없으면...아마, 또 힛키는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구, 혼자 해결 해 버리겠죠...지금처럼」

 

「그건.......」

 

「하지만 나, 그건 싫어」

 

 

내 반론을, 변명을, 유이가하마는 차단한다.

 

 

「그러면... 나부터 갈 수 밖에 없잖아. 기다리지는, 않을 거야」

 

 

그런 말을, 문화제 때도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때도 그렇게...힛키한테만 뭐라고 하면 좋은 게 아니었어. 그 때...우리들도, 움직이지 않으면 안됐다고 생각해. 힛키한테...어리광부리고 있었다고 생각해.」

 

「...........」

 

 

그 때. 역시 또, 수학여행에 관해서일까.

 

 

「힛키라면, 분명 우리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은 비뚤어진 해결법으로 말야... 그 때 어떻게든 해 줄 거라구...저런 기분이 되는 것두, 조금 생각하면 알았을 텐데」

 

 

유이가하마는 내게 시선을 향한다. 거기에는 자신만만한 얼굴과... 강한 의지를 숨긴 눈동자가 있다.

 

 

「그러니까...이제 저런 일은 하게 만들지 않아. 그걸 위해서는, 멈추기 위해서는...옆에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

 

 

그런 이유인가. 그러니까... 그런 엉망진창인 말을 하기 시작했나.

이 녀석은 뭐라고 할까... 정말로 바보다.

 

 

「너 말야...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도움이라니, 그렇게 바보 같은 얘기가 있냐고. 너 머지 않아 사기꾼한테 당한다고, 모르는 사이에」

 

「으응, 괜찮아요.」

 

「...뭐가」

 

 

「힛키가 그런 얼굴 하고 있을 때는, 쓸데없는 일 생각하고 있긴 한데...그래두, 누군가를 돕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할 때의 얼굴인 걸... 힛키는, 상냥하니까.」

 

 

그렇게, 그녀는 순진한 얼굴로 미소 지었다.

 

 

「.............」

 

 

나는, 그 미소에 말을 잃는다.

 

 

「그리구, 거절하거나 거짓말로 알려주거나 해두, 내 마음대로 도와줄 거니까. 방해해버릴지도 모르지만...그건 어쩔 수 없죠?」

 

「그건 너.... 협박이라고 하는 거야.」

 

 

이건...졌다.

이 녀석이 말하는 건 터무니없고, 잘 알아듣게 여러 가지로 말하면 구슬릴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가짜 안건이라도 꺼내서 이 자리를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노 가드로 발을 디디면, 솔직한 말로, 곤란해진다.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신뢰의 미소와 협박의 더블 펀치다. 이 녀석한테 그런 협상 기술이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래.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그녀는 성장했다. 변했을 것이다.

유이가하마 유이는, 혹시 봉사부에서 제일 성장하고 있는 사람인지도 몰라.

두리번두리번하며 주위의 안색을 엿보며 살아 왔던 그녀. 유키노시타와 친구가 되기 위해, 그런 자신을 바꾼 그녀. 유키노시타가 매력을 느꼈던 것도,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그 강함인지도 모른다.

수동적으로 바뀌는 것과...능동적으로 바뀌는 건, 분명 다르다. 그 피아는 애매하지만... 그녀의 경우, 이건 후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해서 내 영역에 쑥쑥하고 비집고 들어오고 있는 그녀도 또한, 그렇게 옆에 있어주는 것일까... 이런 나 같은 놈한테, 과분한 신뢰를 가지고.

나는 이 녀석의 치졸한 협상에 질 생각 따위 전혀 없었지만,

 

 

「...그렇게 말해도, 특별히 대단한 일은 아니고...」

 

 

그렇게, 체념의 한숨을 토했다.

...협박당했다면, 어쩔 수 없다. 서투르게 방해받으면, 이길 수 없으니까.

 

 

「응, 나라도 할 수 있는 걸로」

 

「아아, 너한테 기대는 안하고 있으니까, 안심해라.」

 

「너무해...그래서, 뭔데?」

 

 

그렇게 해서 나는, 유이가하마에게 두 가지를 부탁했다.

정말로 사소한 일이고, 나라도 하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아마, 교우관계가 좋다고 하는 점에서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이가하마가 잘 할 수 있을 일을. 지금 할 수 있는, 나와 유이가하마의, 타협 라인.

그런데도 아마... 나와 유이가하마에게 있어서는, 좀 더 큰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12월 24일.

 

 

          ×          ×          ×

 

 

24일은 소부 고의 종업일이다. 수업은 반 정도만 하고 끝나, 그 이후는 짧은 겨울 방학이 시작된다. 왜 겨울방학은, 금방 끝나 버리는 거야? ...어쩐지, 여름 방학 때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비관하는 건 그만두자. 모처럼의 장기 휴가고.

 

 

「후아...」

 

 

하품을 눌러 참으면서, 나는 거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간다.

 

 

「아, 오빠 좋은 아침-...근데 어라, 빠르잖아? 왜 그러는 거야?」

 

 

주방에서, 먼저 일어나 있던 코마치가 몹시 놀라서 말한다. 고양이가 프린트 된 파자마 위에, 내 파커를 마음대로 걸치고 있다.

손에는 스푼, 테이블에는 우유와 콘프레이크 접시가 나란히 있다. 가벼운 아침식사를 하고 있던 것 같다.

비교적 어떻게든 상관없는 일이지만, 코마치는 지금도 우유를 자주 마시고 있다. 분명히 올해 초봄 정도부터 그런 상태였지만, 싫증을 잘 내는 이 녀석으로서는 잘도 지속되고 있는 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눈에 보이는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별로...눈이 뜨였을 뿐이야...」

 

「그런 거야? 오빠 추워지고 나서 일어나는 거 꽤 늦어졌잖아. 이불 뒤집어쓰고 안 나오면 큰일이니까. 봄까지 자고 싶다든가 말했었고」

 

「...그건 본심이지만. 사람도 슬슬 동면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지구의 에너지 문제도 아마 한 시즌 자고 있으면 조금은 재고할 수 있다. 거기에 말하고 보니 꿈속에서의 바캉스 같은 것이다. 가고 싶은 것도 아닌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건 매력. 동면 기술...빨리 완성되지 않으려나.

 

 

「그러면 뭔가, 퇴화하는 거 아냐?」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하품한다. 그러자 코마치도 후아, 하고 작게 하품했다.

 

 

「잠깐 그만두세요, 옮겨 버리잖아」

 

「아직 졸린 거잖아, 넌」

 

「후냐아...」

 

「응?」

 

 

거실의 소파를 문득 보면, 카마쿠라도 하품하고 있었다. 집단 감염이다.

 

 

「오빠, 뭐 먹을 거야? 빵으로 좋아?」

 

「아-, 먹고 있어도 돼, 스스로 준비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나는 부엌으로 걸어간다. 냉장고에 넣어 둔 식빵을 하나 꺼내, 토스터에 처넣는다. 하는 김에 우유도 꺼냈다.

 

 

「아, 혹시...」

 

 

내가 컵에 우유를 따르고 있자, 코마치가 뭔가 짐작이 간 듯이 중얼거린다. 그리고 아하 하고 입가를 올린다.

 

 

「아앙?」

 

「오빠, 그러고 보니 잠 못 잔 거 아냐? 오늘 크리스마스 파티가 기다려져서 참을 수 없었다던가?」

 

「...........그럴 리 없잖아」

 

 

나는 우유를 한 입 마시며, 하는 김에 한숨을 내쉬었다.

 

 

「또 또, 오빠는 솔직하지 않네. 오빠, 곧장 가는 거야?」

 

「아니, 한 번 집에 돌아와요. 갈아입고....그대로 잠들지도 모르지만」

 

「...마음에도 없는 말 하지 않는 거야. 그럴까그럴까, 코마치는 아마 돌아오지 않을까나. 잠깐 쇼핑하고 올 테니까」

 

「......너 좋은 거야? 아마, 지금부터 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고?」

 

 

자이모쿠자와 달리 환영될 것이고. 분위기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유이가하마 밖에 없는 것도 불안하다.

 

 

「말했잖아, 이건 오빠의 기말 시험이라고. 배웅하는 코마치의 기분, 알아줬으면 하는데-」

 

「저거 진짜였나요...시끄러」

 

 

요요요~ 하고 우는 체를 하는 코마치를 보고 나는 맥이 빠진다.

 

 

「오빠 저녁밥은?」

 

「어떻게 되려나... 4시 정도부터 시작한다고 했었지만, 일단 밥도 있고, 필요 없지 않을까. 각자 가지고 모일 테고」

 

「호오호오... 어제 오빠가 뭔가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더니, 그거였던 거네...어라, 의외로 흥미잖아! 오빠의 포인트 높은 데가 보여서 코마치 감격!」

 

「...대단한건 안 만들었다고.」

 

 

봉지 과자에 돈을 쓰는 게 아까웠던 것뿐이다. 프레젠트 교환 같은 바보 같은 말을 유이가하마가 하기 시작한 탓으로, 약간 돈 부족 느낌이고. 스넥계에 관해서는 자이모쿠자가 여러 가지로 기합이 들어간 것을 사 올 테고... 그 녀석이 산 물건에, 여자 모두가 손을 댈지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내가 만든 것에 손을 댈지도 의문인데...대량의 생활 쓰레기가 나올 예감. 실현되면 트라우마는 불가피하다.

 

 

「단지...유이가하마도 뭔가 만들어 오는 것 같고. 요점은 백업이다.」

 

「Aㅏ......」

 

 

케이크 만들기에 전념해 달라는 말을 했었지만, 묘하게 텐션 높은 메일이 어제 왔다.

어제 그 녀석은 하야마 일행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있었지만, 에비나 양이 만들어 온 파이인지 뭔가가 굉장히 맛있던 것 같아. 거기에 자극받았다나 뭐라나.

...사실 요즘, 에비나 양 탓으로 심한 일을 마구 당할 참이다. 아니, 아직 심한 일을 당한다고는 결정되지는 않았지만...확률은 높다. 리스크 관리상, 자기방어는 중요하다.

 

 

「다른 사람은?」

 

「유키노시타는...여유가 있으면 케이크 이외에도 뭔가 만들지 않을까? 토츠카와 히라츠카 선생님은 듣지도 않았는데」

 

 

히라츠카 선생님은, 사케토바 라든가 카키노타네 라든가를 사서 올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안주인가. 토츠카는...부디, 손수 만든 뭔가를 가져와 줬으면 한다. 토츠카의 손으로 만들어진 거라면,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고, 전부 평정할 생각이다.

 

※ 사케토바 : 연어를 잘라 말린 것.

카키노타네 : 쌀과자의 일종. 어쨌든 두 개 전부 술안주

 

 

「흠흠. 이야~, 뭔가 파티라는 느낌이네. 좋겠네.」

 

「귀찮을 뿐이지만... 추가로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저녁 밥」

 

「아빠가 어딘가 데려가 준다고」

 

 

역시 그런가. 그 쓰레기 아버지의 딸을 향한 애정은 상궤를 벗어나 있으니까... 부탁이니까 범죄라고 오인당해서 연행되지 않게, 코 밑을 너무 늘여서 히죽거리지 말아 줬으면 한다.

 

 

「그러니까, 코마치는 걱정하지 말아줘! 즐기다 와요, 오빠 크리스마스 파티 같은 건 그야말로 초등학교」

 

「어이 그만 둬...정말」

 

 

사람의 트라우마를 순진한 얼굴로 파내지 말라고.

토스터에서 빵을 꺼내, 잼과 마가린과 같이 테이블로 옮긴다. 코마치는 콘프레이크를 다 먹은 것 같아, 남은 우유를 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아아, 그러고 보니 코마치」

 

「응-?」

 

「너...나 좋아해?」

 

「프풉...!?」

 

 

내 말에, 코마치는 예전처럼 대단한 기세로 푹 엎드렸다. 입을 누르고 있다.

 

 

「어, 어이 괜찮아...?」

 

 

그렇다고 할까 내 파커도, 괜찮겠죠? 아무튼 그다지 피해는 나온 것 같진 않지만.

 

 

「콜록콜록...우우, 라고 할까 오빠 일부러 하지 않았어!?」

 

「어, 뭐가」

 

「됐어 이제, 그럼...」

 

 

코마치는 재채기를 해 버린 탓인지 눈에 약간 물기를 띠면서, 푸념처럼 흘린다.

 

 

「에-... 전에도 그랬는데, 뭐야 그 질문? 이른 아침부터 부끄럽다니까...핫, 설마 코마치가 모르는 동안에 오빠가 코마치 루트에!?」

 

「...너도 이른 아침부터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거야」

 

 

뭐어...확실히, 부끄러운 질문이다. 다만,

 

 

「응...그건 진지한 질문?」

 

「...아무튼, 그런 거」

 

 

그래. 일단 들어 두고 싶은 말이었다... 지금부터 일을 일으킬 즈음해서.

어떤 참고도, 어떤 위안도 안 되지만... 셀 수 없을 정도로 있는 남매 관계 중 한 샘플 같은 건. 나와 코마치의 경우 같은 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조금은 전해졌는지, 코마치는 잠깐 생각하는 기색을 보이고는, 드문드문 내 물음에 답한다.

 

 

「응-...그거야 코마치는 오빠가, 싫은 건 아니지만 말야... 그치만 오빠의 쓰레기 같은 면이라든지, 고치길 바라는 면은 많이 있고... 그렇다고 할까, 어쩐지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도, 부끄럽단 말야. 좋다든가 싫다든가, 그런 말투를 하면, 특히」

 

「뭐어, 확실히」

 

 

제일 가까운 타인이라고도 하는 남매. 그 거리를 조정하는 건, 어쩌면 의외로 어려운 건지도 모른다. 자칫하면, 단순한 타인보다. 끈적끈적 하고 있는 것도 분명 기분 나쁠 것이고, 너무 떨어져도, 지내기 불편하다. 그런 관계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의 양자택일로 선택하는 건 가혹하고, 뭣보다 척도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치만」

 

「응?」

 

「...그치만, 코마치는 오빠가 오빠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코마치는, 약간 얼굴을 붉히면서 말한다. 어떻게든 말하는 방법을 바꿔도, 부끄러운 건 변함없는 것 같다.

 

 

「...이런 나라도 말이야?」

 

「이런 오빠니까, 에요.」

 

 

코마치는 그렇게, 즉답한다.

 

 

「이런 오빠니까, 코마치는 이런 코마치가 됐는걸.」

 

 

그렇게 하고 코마치는, 갈아입고 올 테니까라는 말을 남기고, 타탓하며 계단을 올라갔다. 언제나 여기서 갈아입고 있었지만...아무래도, 꽤 부끄러웠던 것 같다. 자신에게 포인트를 주는 것도 잊고 있을 정도고.

아무튼, 가끔 씩은 그런 태도를 보여주는 편이, 나로서는 포인트 높다.

 

 

「...협조에 감사」

 

 

우선...샘플의 의견은 손에 넣었다.

이것을 그 자매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아무튼, 기세 같은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시작할까.

비겁하다는 말을 듣든지, 비열하다고 듣든지, 평소처럼.

변함없는 내 방식대로.

 

 

          ×          ×          ×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결혼화제에서 비롯된, 그녀의 책략에 좌지우지된 이번 한 달.

나는 여하튼 그녀에 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내 사정에 관계없이, 나를 붙들고 놓지 않았다. 밀어닥치듯이, 억누르듯이, 유혹하듯이, 때로는 거절하면서, 성가시게 달라붙듯이, 내 머리 한 편을 계속 차지하고 있었다. 그건 그럴 것이다, 그 정도의 빈도로 말려 들어가면, 그렇게도 된다. 이쪽이 의식하건 말건, 상관없다는 듯이.

그래서 내가 뭔가 알았던 건가하고 말한다면...아마, 아무것도 모른다. 아니, 별로 무지의 지라도 깨달았다던가를 말할 생각도 없다.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그녀의 바닥은―――너무나도 깊다. 깊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내가, 너무 얕을지도 모르는데.

단지, 그녀를 아는 다른 무리도, 그렇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한 번 본 것만으로도 상대를 매료시키는 그 용모, 거리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 프렌들리한 태도, 무엇보다도, 그 빛나는 듯한 재능.

그녀가 어느 의미 카리스마인 건 누구나 이론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그녀에게 심취해, 여신처럼 취급하는 사람도 많다고 듣는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녀의 표층이다. 깊고 깊은 호수의, 진짜 웃물에 불과하다. 그것을 건져 올려 아름답다고 칭송하는 것만으로는, 그것을 알았다고는 할 수 없다. 서투르게 뛰어들면, 아무것도 모르는 채, 호수 바닥에 끌려들어갈 것이 뻔하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그녀를 알고 있는 누군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들이,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어떻게 말하고 있었던가를. 물론 그들이 말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도 동일하지 않다. 호수로 비유해보면, 호면의 물결 형태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거니까.

 

 

예를 들면 시로메구리는, 그녀를 상냥하고 올바르다고 말했다. 존경해야 할 선배로서 확실한 동경을 가지고 그녀는 말한다.

내가 가면이라고 깎아내린 그것을, 그녀는 본질로서 긍정했다. 과연, 그건 하나의 진실을 맞추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누구보다도 똑바로 살고 있다. 누구보다도, 앞서 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선택한 사람에게, 응분의, 상냥함이라고도 할 만한 태도로 접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측면에 불과하다.

그녀가 때때로 보이는 비정함이나 검은 감정은, 그 측면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그녀를 호의적으로 보는 이상, 그건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모르지만.

 

예를 들면 히라츠카 시즈카는, 그녀의 이면성을 그대로 유키노시타 하루노라고 정의했다. 웃물과 같은 여신의 얼굴과 심연에 가라앉아 때때로 나타나는 야차의 얼굴, 그 두 개의 얼굴이 유키노시타 하루노이며, 그녀의 매력이라고. 같은 유키노시타의 이름을 쓴, 두 학생을 봐 온 교사는 말한다.

또 히라츠카 선생님은 이렇게도 말한다. 유키노시타 유키노와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꽤 비슷하다고. 용모뿐만이 아니라 그 근본에 있는 것이. 그녀들은, 손에 넣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그건 아마, 양자의 우열을 좌우하지 않는다. 교사인 듯한, 대단히 공평한 견해라고 생각한다.

거기까지 알고 있으면서도, 학생인 그녀에게 좌지우지 되어버리는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지금 나는 동정을 금할 수 없다. 그 사실은 동시에, 그것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 아직 미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하야마 하야토는, 그녀와 그녀의 여동생의 과거를 말했다. 호수의 바닥에 가라앉고 있는 것의 일부를 알고 있는 소꿉친구로서, 할 수 없었다는 후회를 안으면서.

그녀와 여동생 사이에 도랑이 생긴 원인이 뭔지 확실히는 모른다. 단지 예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그녀가 여동생에게 보이는 집착이 시작됐던 시기와 겹친다. 언니와 여동생의 서열. 선택된 사람과 선택되지 않았던 사람. 그 옛날이야기는, 확실히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남동생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녀의 신용을 얻을 수 없었던 그도, 그녀에게 선택되지 않았던 사람 중 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선택은, 항상 냉철하며 냉혹하다. 그는 분명히, 아직 거기에 끌려가고 있으니까.

 

예를 들면 유키노시타 유키노는...어떨까. 나는 아직 그녀에게는, 그녀의 언니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물론, 그거야 그럴 것이다. 여하튼, 여동생이니까. 제일 가까운, 타인이니까. 해야 할 말은, 너무나도 많다. 나도 그걸 모두 알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간단히 그녀가 한 말에서 추측할 수 있는 건, 그녀는 언니의 방식을 혐오하는 한편, 언니를 누구보다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콤플렉스나 집의 사정 등으로 비뚤어져 버리고는 있지만, 그건 일종의 동경일 것이다. 선택되지 않았던 사람이 선택된 사람에게 향하는, 동경일 것이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비치고 있다. 목표로 해야 할 존재로서. 타도해야 할 존재로서. 호면에 비치는 달과 같이, 물결이 일면 흔들흔들하며 그건 흔들려 보이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이렇게도 생각한다.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눈동자에도 또한, 그녀가 비치고 있다고. 물론 거기에 의미는 있는 것일까. 달 그 자체가 호면에 있는 자신을 볼 일은 없으니까.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유키노시타 유키노를 들여다보는, 그 의미가.

 

 

그들이 말했던 건, 모두가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알아맞히고 있는 것일까. 모두가 맞고,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일부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하다. 누구나가,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로메구리는 존경하고 있기 때문에, 히라츠카 시즈카는 공평하기 때문에, 하야마 하야토는 좌절했기 때문에,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여동생으로서 있기 때문에.

 

물론, 나도 예외가 아니다. 나는, 그녀를 의심하기 때문에, 그 존재를 잘못 읽고 있을 것이다. 완벽함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녀의 측면을 알아맞출 수 있던 나도 또한, 그 경계심 때문에 그녀를 의혹의 눈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 솔직하게 받으면 좋은 것조차, 나는 분명 받아들이지 않고 있겠지. 너무 깊이 생각해, 뒤를 읽어, 행간의 이면을 읽으려고만 하니까, 분명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있는 게 틀림없다.

 

누구나가 그녀를 정확히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그 존재는 필요이상으로 크게 보인다. 그리고 필요이상으로―――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존재에, 붙들려 버린다. 그건, 마치 주박과 같이.

 

단지, 나는 거기까지 사고하고는, 문득 생각한다.

이 주박에, 유키노시타 하루노라는 존재에―――그녀 자신은 무연히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유키노시타 하루노.

모든 것에, 선택된 그녀.

친구에게 선택되고, 집에서 선택되고, 부모에게 선택되고―――운명에 선택된 그녀.

선택된 그녀는, 선택되었기 때문이야말로,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됐다고 한다면.

선택하기 때문에 잘라 낸 것을 대충 넘겼다, 그런 삶의 방법이 규정되었던 것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한다면 그녀가―――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 가장 붙들려 있다.

 

물론 내게는 모른다. 선택된 경험이 현저히 부족해, 라는 것보다도 그런 씨름판에 오른 적조차 거의 없었던 내게는, 선택된 사람이 무엇에 직면하는지 같은 건 알 리도 없다. 결국은 가진 사람의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움츠러드는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상상할 수 있다.

그녀에게는―――그것이 가능하게 됐을 것이라고.

그 강인한 정신과 재능을 가지고 하면, 그런 삶의 방법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위의 기대에 응해, 잘라 버렸을 때의 가책이나 후회를, 비틀어 엎어누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부를, 그 대담한 미소로 덮어 가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접혀 버리는 편이 좋은 걸지도 모른다. 재능이 충분하지 않고, 혹은 정신이 버틸 수 없고, 도중에 파탄해 버리는 편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 좌절은 허락되지 않는다.―――누구에게 허락되지 않을까 말한다면, 자기 자신에게.


그러니까, 이런 곳까지 와버렸다.

잘라 버리고 싶지는 않은 것을, 잘라 내지 않으면 안 되는 국면까지, 기어이 도착해 버렸다.

나 같은 것을 말로 한, 엉터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됐다.

그렇다면 잘라 내지 않으면 좋아, 선택하지 않으면 좋다고 타인은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아마, 그렇게 할 수 없다.

 

 

―――히키가야 군은 더 이상, 변하고 싶어도, 변할 수 없어요.

 

 

―――히키가야 군에게만은, 듣고 싶지 않아요.

 

 

그 때 의미를 몰랐던 표정도, 등 뒤를 향해서 안 보였던 표정도...지금이라면 추측할 수 있다.

 

그녀가 띄운 표정은―――동정이다.

주위가 정의해, 자신이 정의한 자신에게, 굴레에 얽매여 버린 상황

스스로 만들어 낸 구멍에 자신을 파묻는 듯한, 어쩔 도리가 없는 막다른 골목.

나는 분명 다음에도 잘못할 것이고―――그녀는 분명 오인하지 않겠지.

나는 앞으로도 주위가 방치하고 갈 것이고―――그녀도 떼 놓고 갈 것이다.

변하지 않고, 변하지 못하고.

사람은, 그렇게 간단하게 바뀔 수 없으니까. 바뀌면, 안 되니까.

정상과 최저의, 웃어넘길 수 없는 공통항.

정말이지―――동정은, 봐 달라고.

 

 

그러니까, 히키가야 하치만은.

다시, *형장에 끌려가는 자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른다.

물론 그건 동정 같은 것은 아니고―――다만, 거절의 노래다.

동정 따위는 필요 없다. 수형자는, 혼자로 좋다. 언제든 혼자서 왔으니까.

내게 바뀌라고 한다면―――네가 바뀌라고 노래해 주자.

그녀가 잘라 버린 것을 가사로 삼아, 그 다리의 오랜 상처를 철저하게 파내 주자.

그 다리를, 멈춰 주자.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다.

아마, 그 정도로는 그녀는 굽히지 않겠지만.

굽히지 않는다면, 따라오면 좋다.

그 철의 의지를 굽힐 수 있는, 또 하나의 강철 같은 의지를.

선택되지 않고, 그런데도 날카로움을 계속 유지한, 검과 같은 의지를.

 

 

 

※ 형장에 끌려가는 자의 노래 : 형장으로 끌려가는 자가 태연을 가장하여 노래를 부름; 전하여, 일부러 허세를 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