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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하「...어라? 혹시 히키가야 선배인가요?」 이 전작

 

이로하「선배~, 슬슬 치바예요ー. 일어나 주세요~.」이 후속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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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하 「선배, 선배는 참-」

 

하치만 「...뭔데, 지금 마침 중요한 장면이니까 방해하지 마.」 펄럭펄럭

 

이로하 「뒹굴거리면서 만화 읽을 뿐인 주제에, 엄청 잘난 척 하네요.」

 

하치만 「시꺼」 펄럭펄럭

 

이로하 「계란부침 단 것하고 짠 것하고 어느 쪽이 좋아요~?」

 

하치만 「단 거」 펄럭 펄럭

 

이로하 「이 사람 여길 보지도 않아... 네에~ 단 거네요~」

 

하치만 (좋은 냄새구나...) 킁킁

 

 

 

 

하치만 (그 회식 날 이후로 반 년 가까이 지났다. 그 때 이래로, 잇시키는 어쩐지 여기에 자주 오게 되었다.)

 

하치만 (처음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빼앗기는 게 싫어서 어떻게든 거절했지만, 밀기에 져서 한 번만 들이고 말았다.)

 

하치만 (하지만 뜻밖에도, 이 녀석은 제법 내버려둬도 괜찮은 애였다.)

 

하치만 (내가 혼자서 과제를 하거나 만화를 읽어도, 옆에서 말없이 핸드폰으로 놀기도 하고 내 만화를 읽기도 하고)

 

하치만 (이따금 이렇게 요리할 때, 내 맛의 취향을 묻는 정도다.)

 

하치만 (그런 이유도 있어서, 어쩐지 이 녀석이 방에 있는 것을 묵인하기 시작한 내가 있었다.)

 

하치만 (...요리해 주는 건 좋구나)

 

 

 

이로하 「자아~ 다 됐어요-」

 

하치만 「아아」

 

이로하 「오늘은요-, 계란부침, 햄버거, 버섯 샐러드, 된장국, 밥~이에요.」

 

하치만 「호오. 잘 먹겠습니다.」

 

이로하 「부디-」

 

하치만 「...........」 우물우물

 

이로하 「............」 빤히­

 

하치만 「............」 우물우물

 

이로하 「어때요~?」

 

하치만 「...맛있는데」

 

이로하 「그래요? 다행이다.」 후우

 

 

 

하치만 「...역시 너, 의외로 요리 잘하는구나.」

 

이로하 「해냈다~. 돈 받아도 돼요~?」

 

하치만 「재료비 냈잖아. 거기에 슈퍼에서 재료 살 때 돈 내는 건 매번 나잖아. 술 같은 거 살 때도」 우물우물

 

이로하 「아하, 그랬었죠~. 자」

 

하치만 「...뭐, 맛있으니까 상관없지만」 우물우물

 

 

 

 

하치만 「잘 먹었습니다. 내가 정리할게.」

 

이로하 「어, 제가 해도 되는데요?」

 

하치만 「이것 정도는 하게 해줘. 전업 주부 지망하는 21세를 얕보지 마.」

 

이로하 「...그럼, 배려를 감사히.」

 

하치만 「응」

 

이로하 (전업 주부 지망이라... 선배다운데)

 

이로하 (으~응... 부인이 되면 큰일이겠네)

 

하치만 (저 녀석, 왜 혼자서 곤란한 표정 짓는 거야...)

 

 

 

 

―――다음 날 아침, 하치만의 방

 

 

피피피피피피피피피피피피피피.......

 

하치만 「응...」 달칵

 

하치만 「후아... 암. 음. 어쩐지 몸이 쑤신데... 어?」

 

하치만 (어째서 나 바닥에서 자는 거지?)

 

하치만 「........ 아-... 과연」

 

하치만 (테이블에 흩어진 맥주캔과 내 침대에서 새근새근 자는 잇시키를 보니 쉽게 짐작된다.)

 

하치만 「정말이지, 내가 잘 거면 제대로 자기 방에 가라고 했는데... 어이 잇시키, 일어나라」

 

이로하 「.........」

 

하치만 「일어나 이봐」 찰싹

 

이로하 「아얏」

 

하치만 「아침이라고」

 

이로하 「아-선배... 좋은 아치..미에요...」

 

하치만 「그래, 일어나서 얼굴 씻고 와 바보 후배」

 

이로하 「네-에...」 휘청휘청

 

 

쏴-, 쏴아-

 

 

이로하 「후우-...」 닦는 중

 

이로하 (응-역시 오늘도 아무 일도 안 당했나... 금방 먹을 수 있게 차려놓았는데도 선배 오지 않네. 이성이 너무 강해. 역시 이 작전 안되려나...)

 

하치만 「커피 마실래?」

 

이로하 「아, 네에- 잘 마실게요~」

 

이로하 (역시 내가 먼저 갈 수 밖에 없을까...)

 

 

 

 

―――대학으로 통학중.

 

 

하치만 「너 오늘 1교시였지?」

 

이로하 「그래요. 선배도였죠?」

 

하치만 「아니, 난 오랜만에 세미나에 얼굴 좀 보이라고 교수님한테서 지시」

 

이로하 「얼마나 안 간 거예요...」

 

하치만 「그 세미나 싫다고, 가면 엄청 높은 확률로 회식 벌어진다? 저쪽도 신경 써서 권하고」

 

이로하 「회식 가면 되잖아요.」

 

하치만 「딱히 안 친한 애들이랑 회식 같은 데서 무슨 얘길 하라고...」

 

이로하 「보통은 딱히 안 친하니까 더 친해지려고 가잖아요.」

 

하치만 「그건 어떤 세계의 보통이야. 거기에 세미나 과제 같은 건 확실히 끝내고 최소한의 이야기는 한다. 아무 문제도 없어.」

 

이로하 「증말... 아, 친구다.」

 

 

야-아- 이로하-

 

 

하치만 「응, 그럼 이만.」

 

이로하 「네, 그럼 또 오늘 알바에서 봐요~」

 

하치만 「아아」

 

 

 

 

―――이로하, 1교시 수업 중.

 

 

여학우 「이로하 요새 그 사람하고 같이 학교 오네. 겨우 사귈 마음 들었어?」

 

이로하 「에- 그 사람 별로 그런 거 아닌데~?」

 

이로하 (아직)

 

여학우 「그래? 멋진 남자고, 왠지 어른스럽고 좋은 느낌이잖아」

 

이로하 (자는 얼굴은 조금 아이 같아서 귀엽지만)

 

이로하 「그럴까」

 

여학우 「그래. 사귀면 되지. 이로하가 밀면 한 방이잖아?」

 

이로하 「그게 전혀 그렇지도 않은데...」 한숨

 

여학우 「어?」

 

 

 

 

이로하 「응-응, 그런데 아까부터 노골적이네~」

 

여학우 「미팅 크러셔 잇시키 이로하가 빨리 미팅 은퇴했으면 하니까 말야. 남자들 관심 전부 가져가는 주제에 누구하고도 안 사귀는 걸.」

 

이로하 「그, 그랬었나~」

 

여학우 「그랬어. 그나저나 이로하 요새 미팅 같은 거 안 오지. ...아, 혹시 이로하가 그 사람 짝사랑하는 거야?」

 

이로하 「...설마」

 

여학우 「아-그래.」

 

이로하 「아, 아니라니까」

 

여학우 「네네」

 

이로하 「참-...」

 

여학우 (얘, 어쩐지 진짜 귀여워졌네. 둥글어졌다고 할까... 그 사람 덕분일까?)

 

 

 

 

―――그 날 아르바이트

 

 

하치만 「안녕하세요.」

 

점장 「안녕. 히키가야 군. 오늘도 잘 부탁해.」

 

하치만 「네」

 

이로하 「아, 선배 안녕하세요~ 아침 이후로 보네요. 세미나 어땠어요?」

 

하치만 「교수한테 좀 자주 오라는 말 듣고, 나머지는 보통이다 보통」

 

이로하 「회식은~?」

 

하치만 「오늘도 권유받았지만 알바 때문에 거절했다. ...알바 다음에도 좋다고 했지만, 아무튼 안 갈 거야.」

 

이로하 「역시. ...그러고 보니 회식 오라는 사람 남자예요? 여자예요?」

 

하치만 「어? ...그러고 보니 매번 같은 여자군. 뭐, 반장 타입이라고 할까, 세미나에서 모두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는 녀석일 테지.」

 

이로하 「그거... 실은 그 사람 선배한테 마음 있다든가」

 

하치만 「없어... 그거일 거다, 모두가 사이좋은 그룹 만들기를 고집하는 타입일 뿐일 거다.」

 

이로하 「아... 뭐 확실히 그런 사람은 있지만요...」

 

하치만 「그렇지. 뭐 그룹에 들어가고 싶은데 소극적인, 이런 사람한테는 고마운 타입이겠지만」

 

이로하 「그렇죠.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선배한테 있는 만화 신간 나왔어요.」

 

하치만 「진짜? 사야겠다.」

 

이로하 「선배 읽으면 저한테도 빌려 주세요~」

 

하치만 「그래. 슬슬 시간이다, 나가자.」

 

이로하 「네~. 오늘도 힘낼까요」

 

 

 

 

―――아르바이트 중, 하치만, 책 옮기는 중.

 

 

하치만 「.........」 드르르르륵

 

남자선배 「히키가야, 수고했어.」

 

하치만 「아, 네. 수고하셨습니다.」

 

남자선배 「응」

 

하치만 「......」 드르르르륵

 

남자선배 「.........」

 

하치만 「..........」 드르르르륵

 

남자선배 「............」

 

하치만 「....저기, 왜 그러세요?」

 

남자선배 「아니, 근데 말야...」

 

하치만 (이 느낌... 설마 설교인가? 받을 만한 기억도 없는데... 우선, 죄송합니다를 계속 할 수밖에 없나... 여차하면 도게자도 불사한다.)

 

남자선배 「...조금, 묻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런데. 너와 잇시키의 관계에 대해서지만」

 

하치만 「죄송합니다.」

 

남자선배 「아, 역시 사귀나.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하치만 「...어? ...어? 아니아니 그런 쓴웃음으로 납득하지 말아 주세요. 저와 잇시키, 안 사귀는데요.」

 

남자선배 「...어?」

 

하치만 「그거 어디에서 나온 정보입니까, 엄청나게 사실 무근이에요.」

 

남자선배 「안 사귄다고?」

 

하치만 「네」

 

남자선배 「진짜로?」

 

하치만 「진짭니다.」

 

남자선배 「...진짜였나」

 

하치만 「그래요, 대체로 그럴 리 없어요, 저와 잇시키라니」

 

하치만 (그녀는 분명, 하야마 같은 남자가 아니면 그런 대상으로 보지 않겠지)

 

하치만 (요새 자주 내 방에 오는 건, 원래 모습을 보여도 괜찮은 상대니까 마음이 편할 뿐일 거다. 그 사랑받는 캐릭(웃음)을 계속 연기하는 건 지칠 테고)

 

남자선배 「그래? 나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하치만 「아니, 선배 의외로 보는 눈이 없네요.」

 

남자선배 「나, 보는 눈에는 꽤 자신 있는데. 거기에...」

 

하치만 (확실히, 지금까지는 사람을 잘 파악하는 선배라고 생각했지만...)

 

남자선배 「그녀는 분명, 히키가야를 좋아해.」

 

 

 

 

―――그날 밤 아르바이트가 끝난 뒤, 히키가야 집, 베란다에서

 

 

하치만 「..........」 달칵, 칙칙, 뻐끔-

 

하치만 「후우-」 뻐끔

 

하치만 「........」 꿀꺽꿀꺽

 

하치만 「MAX 커피 맛있어......」

 

하치만 (...잇시키가 나를 좋아한다.)

 

하치만 (아니, 그럴 리 없잖아. 지금까지 몇 번이나 그런 오해를 했다. 그 때마다, 그런 기대를 한 자신에게 실망했다.)

 

하치만 (오해가 아니었던 적은... 한 번 뿐) 뻐끔-

 

 

 

 

유이가하마 『힛키, 알고 있었어? ...나, 힛키를 오래 전부터, 정말 좋아했었어.』

 

 

 

 

하치만 「유이가하마...뿐」

 

하치만 (졸업하기 직전에, 굵은 눈물을 흘리면서 웃으며 고백해 준, 그녀 뿐) 뻐끔-

 

하치만 「...........」 뻐끔-

 

하치만 (.........저건 오해가 아니었던 만큼, 한층 더 자신에게 실망했었다.)

 

하치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때도, 그 무렵이었다. 피우는 동안은 머리가 멍해져 『혹시 그렇다면』 이런 의미 없는, 나답지도 않은 생각을 안 해도 되니까)

 

하치만 「담배, 별로 안 좋아했는데」

 

하치만 (히라츠카 선생님이 내게 담배를 권한 건, 그런 이유도 있었으려나. 히키가야, 너무 생각에 빠지지 마라... 같은. 그건 아닌가. 그런 이유로 전 제자한테 담배를 권하다니 어떤 교사야.)

 

 

 

위잉위잉위잉위잉....

 

 

 

하치만 (핸드폰인가? 전화 울린 건 얼마 만인지)

 

하치만 「여보세요」 픽

 

이로하 「아-선배예요~?」

 

하치만 「...잇시키냐」

 

이로하 「그래요. 잇시키~예~요~, 이로하 짱이에요~」

 

하치만 「........너 술 마시는 중이지?」

 

이로하 「당연한 거 아녜요~? 훗후후-」

 

하치만 (오늘 쉬프트, 길었는데 잘도 마시러 갈 체력이 있구만...)

 

하치만 「하아. 그래서, 용건이 뭔데. 끊어도 돼?」

 

이로하 「아-저기-지금부터 같이 마시지 않을래요?」

 

하치만 「뭐? 싫은데」

 

이로하 「어...우와, 잠ㄲ」

 

하치만 「뭐야?」

 

여학우 「실례합니다, 대신 받았습니다. 이로하의 친구인 여학우입니다.」

 

하치만 「....하아. 아무쪼록」

 

여학우 「그러니까요. 오늘 잠깐 마시는 중인데- 아, 여자만이에요, 여자만」

 

하치만 「그래...」

 

여학우 「그래서-이로하 좀 위험해서-지금부터 마중 나와 주시지 않겠어요? 집이 옆인 것 같은데」

 

하치만 「어...」

 

하치만 (귀찮아)

 

여학우 「아니-정말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부탁해요!」

 

하치만 「아...나 지금부터 잠깐 저거다, 잠깐 저거니까」

 

이로하 「다시 이로하입니다! 선배~ 좋잖아요. 제가 혼자 돌아가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선배 탓으로 할 거라구요~」

 

하치만 「들은 적 없다고, 그런 책임 전가. 어떻게 생각해도 자업자득이잖아.」

 

이로하 「...선배는 바-보」

 

하치만 「바보는 너다. .................하아, 어쩔 수 없군. 갈게, 어딘데?」

 

이로하 「어? ...진짜예요?」

 

하치만 「진짜다. 내 마음이 바뀌기 전에 빨리 말해라. 나, 잘 거야.」

 

이로하 「와- 기다려주세요. 저기, 전에 선배하고 마셨던 데 기억나요? 거기예요.」

 

하치만 「그래. 10분 정도면 간다. 잠깐 기다려.」

 

이로하 「네~. ...아, 선배」

 

하치만 「뭐야?」

 

이로하 「선배의 이런 면, 좋아해요.」

 

하치만 「읏.... 편리한 면이구만. 내가 어떤 도구라면 틀림없이 우수할거라 스스로도 생각해. 그럼, 끊을게.」 툭

 

하치만 (생각해본들 모른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해봤자 모른다. ...말로 꺼내지 않고서도 마음이 서로 통하는 관계 같은 건, 환상이다.)

 

하치만 (그런 진짜 같은 건, 없다.)

 

하치만 (...그러니까, 내가 잇시키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들 의미가 없다.)

 

 

 

 

―――모 술집 앞

 

 

하치만 「여어, 바보후배」

 

이로하 「아-선배다-. 바~보~ 바~보~」

 

여학우 (가까이서 봤더니 진짜로 꽤 멋있네... 눈은 확실히 좀 그렇지만)

 

하치만 「시끄러, 바보」

 

여학우 「처음 뵙겠습니다, 여학우입니다. 죄송해요, 어느 새 이런 상태가...」

 

하치만 「신경 쓰지 마. 이 바보가 폐를 끼쳤군. ...여학우 양도 보내줄까? 아, 택시 세울까」

 

여학우 (자연스럽게 배려할 수도 있고. 아까 전 이로하한테 들은, 고등학교 시절 여러 사람한테 미움 받았던 것과 이어지지 않아)

 

여학우 「아니요, 집 여기서 걸어서 3분도 안 걸리니까 괜찮아요. 이로하, 잘 부탁드려요.」

 

하치만 「그래, 알았어. 그럼」

 

여학우 「네. 이로하- 그럼 또 봐」

 

이로하 「바이바~이」

 

 

 

 

―――돌아가는 길

 

 

하치만 「...뭐라고 할까, 너한테도 그런 친구 같은 애가 있었구나. 동성에게는 적 밖에 못 만드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로하 「어-? 여자애들 대부분은 적이에요~. ...그도 그럴게, 친구라니 하나 있는 것만으로도 지치는 걸요. 일일이 자기 일인 것처럼 울거나, 웃고」

 

이로하 「...그렇게 귀찮은 건, 여학우만으로 충분해요.」

 

하치만 「............흐음」

 

하치만 (그렇게 말하며 웃는 잇시키의 얼굴은,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어른스러웠다.)

 

하치만 (이 녀석은 제대로, 그런 관계를 쌓아올릴 수 있는 상대를 찾아냈다. 역시 상위 카스트인 사람은 다르구만.)

 

하치만 (...나와 유키노시타가, 끝까지 될 수 없었던 관계. ...서로 여러 가지 부분을 받아들이고, 마지막까지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할 수 없었으니까)

 

하치만 (그걸 할 수 있었다면, 분명―――)

 

 

 

 

이로하 「그러고 보니 선배, 오늘은 담배 안 피우네요.」

 

하치만 「...응, 아아. 아까 전 다 썼으니까. 거기에, 정월에 집에 갔을 때 코마치가 화냈거든.」

 

이로하 「헤에. 뭐랬는데요?」

 

하치만 「야니 짱(ヤニいちゃん)만으로도 코마치 포인트 낮은데, 걸으면서 담배까지 피우다니 코마치는 그런 식으로 기른 기억은 없습니다. 코마치는 슬픕니다-라고 했던가.」

 

※ ヤニいちゃん : 담배를 뜻하는 속어 ヤニ와 おにい(오빠)를 결합시킨 표현. 즉, 담배 피우는 오빠.

 

 

이로하 「아하하, 뭐예요 그거, 웃겨요. 야니 짱이라니」 쿡쿡

 

하치만 「뭐, 이제 와서 담배를 그만둘 생각은 없지만. 보행 담배 정도는 자숙하려고 했을 뿐이야. 귀여운 여동생의 말이기도 하고.」

 

이로하 「결국 단순한 시스콘 에피소드였네요... 아, 공원이다. ...저기 선배 저 걷기 지쳤어요. 잠깐 쉬어요~오~」

 

하치만 「너 아직 5분도 안 걸었잖아... 어떤 다리야.」

 

이로하 「사슴 같은 다리예요~. 봐요, 담배 자판기도 있어요~」

 

하치만 「...정말이지, 어쩔 수 없군.」

 

이로하 「우와- 이 선배, 이럴 때만 쓸데없이 엄청 쉬워~」

 

하치만 「시끄러」

 

 

 

 

―――공원의 흡연구역에서

 

 

하치만 「자, 핫 커피. 너 블랙 좋아하지?」

 

이로하 「네, 감사합니다~」 쿡쿡

 

하치만 「뭘 웃는 거야.」

 

이로하 「아~니~요~ 아무것도」 쿡쿡

 

이로하 (단지 선배가 내 취향을 우연히 기억했을 뿐인데. 이건 왜일까? 기뻐. 웃음이 나네. 이상해.)

 

하치만 「...이상한 녀석. 뭐, 원래부터였나.」

 

이로하 「아뇨아뇨, 선배만큼은 아니랍니다.」 쿡쿡

 

하치만 「시끄러워...」 달칵, 칙칙, 뻐끔-

 

하치만 「후우...」 뻐끔

 

하치만 (그나저나 이런 추운 한 밤중에, 난 공원에서 뭐하는 거야...)

 

이로하 (선배의 담배 쥐는 법, 왠지 좋아. 어째서 이런 사소한 일인데, 좋을까?)

 

이로하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따뜻한 기분이야. 선배랑 있으면. 그런데, 왠지 가슴이 아픈 것 같아)

 

 

 

 

이로하 「선배」

 

하치만 「응?」

 

이로하 「춥네요.」

 

하치만 「아아」 뻐끔-

 

이로하 「...춥지요.」

 

하치만 「...아무튼, 지금이 3월이라고는 해도 새벽 2시 정도니까 그렇겠지.」

 

이로하 「손, 시려운, 데에...」

 

하치만 「모처럼 핫 커피 사 왔으니까 그걸 손난로 대신으로 쓰면 되잖아.」

 

이로하 「...그러네요.」

 

하치만 「뭐야 그 복잡한 표정... 영문 모를 녀석이군」

 

이로하 「...어떻게 봐도 선배만큼은 아니에요.」

 

하치만 「아 그래.」 뻐끔-

 

이로하 「그래요~.」

 

 

 

 

하치만 (......만약에 내가 지금, 네 왼손을 잡아서, 내 오른쪽 포켓에 넣는다면)

 

하치만 (하지만 만약 내가 생각한 게 착각이면, 굉장한 스노우 스마일(냉소)을 당하겠지.)

 

하치만 (그보다 그「눈치 좀 채세요.」같은 태도는 봐주라.)

 

하치만 (내가 지금까지 『알았다!』 그렇게 생각해서 행동한 결과, 몇 번이나 쓰라린 추억을 만들었다고 생각해?)

 

하치만 「...슬슬 돌아가자. 너 내일 1교시잖아, 일어나기 힘들 거다.」

 

이로하 「........에」

 

하치만 「에-가 아냐. 필수라고 했잖아. 떨어져서 유급하면 웃을 수도 없다고」

 

이로하 「그래도... 아, 그래. 선배의 연애 이야기 들려주세요, 연애 이야기.」

 

하치만 「핫」 뻐끔-

 

이로하 「이 선배 지금 코로 웃었어... 짜증나」

 

하치만 「너, 그거야 말로 아까 전 여학우 양과 해라. 나와 그런 얘길 해도 못하잖아.」

 

이로하 「못하지 않다니까요~. 흥미 있어요.」

 

하치만 「...난 딱히 할 말 없어. 넌... 고등학교 때, 하야마를 좋아했잖아.」

 

이로하 「아...그랬죠. ...실은 한 번, 고백했어요.」

 

하치만 「진짜냐」

 

이로하 「진짜예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차였지만요. 아하, 꽤 충격이었어요.」

 

하치만 「........」 뻐끔

 

 

 

 

 

이로하 「하지만, 가장 충격이었던 건, 생각보다 전혀 충격받지 않은 자신이었어요~」

 

하치만 「.........」 뻐끔

 

이로하 「그 땐, 나름대로 진심이라 생각했는데~. 왠지 의외로 그렇지도 않아서~. 연애라는 게 그런 건가~해서」

 

하치만 「........」 뻐끔

 

이로하 「그래서, 그 이후로, 딱히 연애다운 연애도 없이, 지금까지 이어집니다~. 끝이예요.」

 

하치만 「...연애 이야기라는 건 이럴 때 어떤 반응을 해야 좋지?」

 

이로하 「우와, 선배다운 말. 우선 그 반응은 최악이네요~」

 

하치만 「...아무튼, 뭐. ....후우-」 뻐끔

 

 

 

 

이로하 「담배로 도망치고... 저, 이런 얘기 선배 정도 밖에 한 적 없다구요~」

 

하치만 「난 어느 새 그렇게 네 신뢰를 얻은 거냐...」

 

이로하 「그런 건, 오래 전부터예요.」

 

하치만 (그렇게 말하며 웃는 잇시키의 눈은 왠지 매우 상냥했다.)

 

이로하 「이제 와서 눈치 채다니 선배 바보네요. 바보~ 바보~」 쿡쿡

 

하치만 (전부터 생각했지만, 나는 이 녀석이 원래 모습일 때 보여주는 미소를, 뭐라고 할까, 비교적 좋아할지도 모른다.)

 

하치만 「.........저기, 잇시키, 착각이라면 성대하게 비웃어도 상관없는데」

 

하치만 (비록, 착각이었다 해도. 또 자신에게 실망할 뿐이라 해도. 알고 싶어졌다. 잇시키 이로하의 마음을)

 

 

 

 

이로하 「뭔데요~?」

 

하치만 「너, 날 좋아, 해?」

 

이로하 「............선배, 착각이에요- 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하치만 「...딱히, 내 수많은 흑역사에 또 새로운 역사가 새겨질 뿐인데」

 

이로하 「역사라니... 그게 뭐예요? 조금 듣고 싶어요.」 쿡쿡

 

하치만 「그래서... 어느 쪽이야.」

 

이로하 「착각이라고, 생각해요?」

 

하치만 「글쎄, 생각해도 모르겠어. 그래서 묻기로 했다.」

 

이로하 「...착각이, 아니예요.」

 

하치만 「.....그런가」 휙

 

이로하 「네. ...저기 선배, 왜 고개를 다른 데로 돌려요?」

 

하치만 「..............」 뻐끔-

 

이로하 「뭐, 뭐라도 말해 주세요. 그보다 여길 봐주세요.... 솔직히 말해서 저 지금, 많이 부끄러운데요?」

 

하치만 「...솔직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로하 「글러먹은 선배네...」

 

 

 

 

 

하치만 「...우선, 슬슬 돌아가자.」

 

이로하 「어-, 대답은 연기인가요?」

 

하치만 「........」 터벅터벅

 

이로하 「아, 기다려 주세요- 선배」 타타탓

 

하치만 「..........」 터벅터벅

 

이로하 「증말- 겨우 따라잡았다, 자기한테 고백한 여자애를 갑자기 두고 가나요? .......와아」

 

이로하 (그 때 본 히키가야 선배의 얼굴이, 무엇보다도 알기 쉬운 대답이었다. 그도 그럴게, 너무나 보기 드물어서다.)

 

 

 

 

 

이로하 (고집스럽게 나를 보지 않으려 하면서,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힌 선배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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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 좋군요.

고등학교 시절은 좋지 않게 끝난 것 같지만.

아무튼 쓰라린 과거를 딛고 성공했으니, 행복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