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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플롯을 조립하는 방법

 

플롯은 사람에 따라서, 어느 정도까지 상세하게 조립하는지 다릅니다.

플롯은 본문의 설계도. 거기에 큰 범위의 구상만을 써 두고, 집필단계가 되어 즉흥으로 내용을 채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좀 더 상세한 구상을 써두고 나서 겨우 집필로 옮기는 사람도 있는――이런 식입니다.

, 작가는 담당 개인의 허가나 편집부 내의 기획 회의를 통과해야 본문집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회의에서 몰서가 될 가능성을 생각해서, 처음부터 그 정도로 상세히 플롯을 짜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전회까지 소개한 간이 플롯이나 캐릭터 시트만으로 회의에서 쓰일 기획서로는 충분하기 때문입니다.(아마)

전회까지의 기사에서 N씨가 소개한 것은 간이 플롯이므로, 이번에는 이론파 작가가 자기 전용으로 조립하는, 보다 상세한 설계도로서 만드는 방법을 보도록 합시다.

 

역시, 플롯을 쓰는 법은 쓰는 양과 마찬가지로 천차만별.

제 나름의 짜는 방법을 소개할 테니, 그것을 참고로 해서 스스로 쓰는 법을 연구해주세요. 프로가 되면 편집자에게 제출할 일도 생기므로 타인이 알아볼 수 있도록 써야 합니다만, 집필의 설계도로서 쓸 뿐이라면 자신이 알아보기 쉽게 되어 있다면 문제없습니다.

이번 회는 플롯의 소재로서, Grimm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빌렸습니다.

 

 

기본적인 생각

 

이야기의 장면()을 본문과 같은 차례대로 쓴다.

내용을 장면()마다 정리한다.

거기에 복선이나 네타 요소를 빠짐없이 써둔다.

 

 

헨젤과 그레텔 · 플롯

 

1

 

장면 1

 

한밤중. 헨젤과 그레텔이 사는 나무꾼 일가

밭의 작물이 시들어 배고픈 부부가, 아이들이 자고 있다고 생각해서 몰래 의논한다.

(, 실은 자지 않았다. 헨젤과 그레텔은 옆방에서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

 

이대로는 부모 자식 4명이서 굶어 죽는다.」 「어쩌지?

4인분의 식사는 없어. 두 애를 먼 숲으로 데리고 가서 놓고 오자.

버린 두 명이 될 대로 살아남는다면, 우리들에게나 애들에게도 도움이 될지도

 

 

장면 2

 

옆방. 귀를 곤두세우던 아이들.

여동생은 울지만 오빠가 명안을 생각해낸다. 버려져도 집에 돌아올 방법이 있어.

그리고 몰래 밖으로 나와 하얀 작은 돌을 모은다. 그 이유는 덮어 둔다.

F1(복선1). 명안이라는 건 집에서 숲까지 달빛으로 하얗게 빛나는 작은 돌을 떨어뜨리면서 걷는 것.

 

 

2

 

장면 3

 

이튿날 아침 부모님이 둘을 피크닉 같은 거라고 거짓말하고 숲으로 데리고 나간다.

F1. 헨젤이 작은 돌을 떨어뜨리며 걷는다.

가끔 멈춰서 의심받지만, 어떻게든 얼버무린다. 이유는 뭐든지 좋다.

 

 

장면 4

 

목적지(숲속)에서, 부모님에게 따로 행동하도록 지시받는다.

따로 행동하는 중에도 부모님이 나무를 베는 소리가 들려서, 남매는 둘이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고 안심한다.

F2. 실제로는 소리가 들리는 장치가 되어 있을 뿐. 둘은 이제 없다.

 

 

장면 5

 

앉아서 졸던 둘이 부모가 있던 곳으로 돌아왔더니, 부모는 없었다.

끈으로 묶인 통나무가 바람에 흔들려, 나무에 부딪혀서 소리를 내는 것을 발견한다.

F2회수... 소리는 부모가 장치한 함정이었다.

남매는 밤까지 기다리고, 달빛으로 작은 돌이 하얗게 빛나는 것을 확인한다.

F1회수... 헨젤의 명안은 빛나는 작은 돌을 더듬어 가는 것이었다.

그것을 더듬으면서 길을 걸어서, 아침까지 남매는 집으로 돌아간다.

 

 

3

 

장면 6

 

. 떼어 놓고 온 것을 후회한 부모는, 무사히 돌아온 남매를 보고 크게 기뻐한다.

아이에게 제대로 사과한다. 가족의 중요성을 재확인 했으므로, 메데타시메데타시.

 

<>

 

 

이처럼, 이야기의 골격만을 뽑아내서 구조를 정리하는 것이 상세 플롯입니다.

보충할 남매 이야기나 풍경 묘사 등은 여기서 대략적으로 이미지 해두고, 집필할 때에 구체적으로 생각합니다.

절대로 쓴다고 정해둔 대사가 있다면, 이 단계에서 써두는 것도 괜찮겠지요. ......? 과자로 된 집은 어디냐고? 뭐야 그건 맛있는 거야? M

 

 

 

 

 

 

 

 

 

 

 

 

 

 

 

 

 

라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본문의 집필은, 반드시 플롯대로 진행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 플롯을 따라 집필해 보면, 엔딩까지 가도

 

 

별로 재미없는데

 

 

그렇다는 감상을 작자 자신이 품겠지요.

혹은, 플롯의 작성 단계에서

 

 

결국 먹을 게 없는 건 변함없잖아. 이 이야기의 라스트는 일가 네 명이서 굶어 죽는 거야?

 

 

라는 이야기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눈치 채버릴지도 모릅니다.

 

모처럼 상세하게 조립한 플롯입니다만, 그런 상황이 되었을 경우에는 사양 없이 파괴해 주세요. 마음껏 애드립으로, 과자로 된 집이나 무서운 마녀를 등장시키거나 해 주세요.

도중에 이야기의 문제점을 눈치 채면, 최종적으로 남매가 보석을 집에 가지고 돌아가도록 플롯을 변경해 주세요.

 

조립한 플롯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항상 재미있는 쪽으로 고쳐 써나가고자 하는 향상심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때에는 반드시 마음에 그린 이야기의 어딘가에 문제가 생겨서 이야기의 정리나 방향성을 모르게 됩니다.

이런 때야말로, 다시 상세 플롯을 훑어봅시다.

이야기의 구조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그것을 보는 것으로, 새로운 광명이 보일 것입니다. 생생한 플롯은 집필자를 묶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자유로운 창조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음 회에서는 이 상세 플롯을 짤 때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소개!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