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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왕아내 유키농

2014. 10. 11. 13:47 | Posted by 2ndboost

 

선배 하루농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집필 속도가 상당히 느려서 죄송합니다;;

예고한 대로 이번 회는 유키농. 후반부는 단숨에 써서 엉망진창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즐겨주시면 기쁘겠습니다^^

그리고, 이 단편집의 힛키는 누구에게도 함락되지 않았으므로 부디 언짢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유키농에 대해서는 순수한 우정입니다. 물론 의식은 하고 있지만요.(웃음)

 

그리고 다음은 사키사키. 또 늦어질 거라 생각합니다만 느긋하게 기다려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자취.

누구나 한 번은 동경, 그리고 경험하는 그것은, 바야흐로 인생의 오아시스. 프라이버시도 뭣도 없던, 모든 게 노출된 친가에서의 생활과,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예부터 말하듯이, 또 각자의 반려에게 전부 보이는, 프라이버시 한 조각도 없는 결혼 생활 사이에 존재하는, 영혼의 휴식 시간이다.

부모님에게 내쫓기는 식으로 자취를 하게 된 나는, 유유자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에, 완전히 빠져들고 있었다.

 

뭐니뭐니해도 혼자만의 생활이다. 언제 무엇을 해도 누가 불평할 일도 없고, 타인의 시선도 없어서 좋아하는 것을 살 수 있다. 물론 뭐라고는 안하겠지만.

생활비는 부모님이 주고 있어서, 마음대로 쓰고 싶은 돈은 알바해야 하지만, 그 알바도 장래의 전업 주부에 필요한 스킬에 도움이 되는 직종이라, 수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다. 다행히 그 알바에는 고등학교 때의 나를 속속들이 아는 사이인 친구 같은 녀석도 있고, 꽤 즐겁다.

 

그리고 일해서 번 돈으로, 주로 프리큐어 DVD나 라노베 등, 서브컬처 상품을 사서, 취미에 열중하는 나날이다. 덧붙여서 MAX커피는 상자 단위로 사고 있습니다.

 

그런 느낌으로 만끽하던 오아시스도 결코 길게 지속되진 않았다.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대략 한 달 정도였나, 내 나라인 이 방에, 어떤 사람이 들어왔다. 그 녀석은 내 방에 침입해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점거, 완전 지배하고, 내 나라는 정복되고 말았다.

 

그런 무서운 짓을 한 녀석이란 바로――

 

 

일어나세요, 히키가야 군. 벌써 8시 반이야. 언제까지 잘 거니? 이런 생활을 계속하면 사회에 적응할 수 없어요. 아무튼 그 이전에 너 같이 눈도 마음도 썩어버린 사람을 고용하려는 갸륵한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일어난 직후부터 갖은 독설을 퍼붓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다.

 

 

...어이, 유키노시타. 항상 말하지만 휴일은 좀 느려도 괜찮다고. 전업주부라는 존재는 평일은 파트너를 위해 하루 종일 힘내니까, 휴일에는 쉬어야 하는 거다. 대학 1학년에 장래를 대비해서 자신을 갈고 닦는 녀석은 대체로 성공하니까, 즉 내 장래는 약속된 것과 다름없음. 그러니까 아직 자도 괜찮아.

 

바보 같은 억지 부리지 말고 일어나세요, 잠꼬대가야 군. 아침 식사 만들었으니 빨리 먹어주세요. 접시를 못 꺼내겠는데

 

네이네이, 알았습니다. 항상 미안하다.

 

정말이지. 적당히 아침 식사도 스스로 만들어줬으면 하는데, 히키가야 군 같이 귀찮아하고 멍한 사람에게는 무리려나. 어쩔 수 없으니까 내가 만들어주는 거야. 고맙게 생각한다면 좀 더 존경하세요.

 

 

드립이 통하지 않는다. 역시 완벽 진면목 초인인 유키노시타 유키노구만.

 

왜 유키노시타가 내 아침 식사를 만드는지, 이런 것보다 왜 유키노시타가 주말 이른 아침에 내 집에 있는지를 말하자면――

 

 

저기, 이제 슬슬 매일매일 와주지 않아도 좋다만

 

그건 할 수 없어요. 나는 아르바이트로 여기에 오는 거야. 실은 전혀, 전혀, 조금도 너의 집에 올 생각은 없었는데, 이건 아르바이트니까, 어쩔 수 없이 와 주는 거야. ...거기에, 코마치 양에게도 너의 상태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렇다, 유키노시타가 말하기를 이것은 아르바이트 같은 것이다.

물론, 현 의회의원이자 건축회사 사장을 아버지로 둔 유키노시타는 돈이 전혀 궁하지 않다. 부러울 따름이다.

그런 부자인 유키노시타가 왜 알바를 하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이 알바의 고용주는 코마치로, 보수는 돈이 아니라, 카마쿠라의 브로마이드, 그리고 한 달에 하루 카마쿠라를 맡을 권리인 듯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유키노시타지만, 펫을 기르는 건 금지된 것 같고, 생각보다 자주 접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을 틈타 코마치가 알바를 의뢰한 듯하다.

 

바보 아냐? 보통은 거절하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유키노시타에게는 효과가 발군이었던 것 같아서, 흔쾌히 승낙한 듯하다. ...진짜, 바보 아니냐고.

 

 

 

 

여러 가지로 아침 식사를 다 먹고, 잠깐 쉬고 있자,

 

 

히키가야 군. 그런 식으로 늘어질 틈이 있다면 욕실 청소라도 해주세요.

 

네네, 알겠습니다요.

 

그래, 부탁해. 나는 방을 청소할 테니, 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주렴.

 

...저기 말이다, 항상 말하지만 내 방은 전부 내가――」

 

그거야말로 항상 말했잖니. 이것은 아르바이트인 거야. 나는 보수와 맞바꿔 일할 의무가 있어. 결코 선의로 하는 게 아니야, 결코

 

알았다 알았어. 방은 맡기겠어.

 

, 그래. 알았다면 좋아.

 

 

그런 느낌으로 유키노시타에게 목욕탕 청소를 할당받았다. 그리고 유키노시타가 말하는 알바는, 주로 아침식사와 저녁식사 만들기와 청소다. 점심은 내가 만들거나 유키노시타가 만들거나 그 날 그 날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는 매일 이런 느낌이라, 이미 익숙해졌다. 나날이 세뇌되어 가는 것은 기분 탓이라 생각하고 싶다.

 

추가로 내 방은 코마치가 묵을 때를 위해 방을 준비해둔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일부러 2LDK의 호화로운 것으로 해줬다. 아직 한 번도 묵지 않았지만.

그 탓에 완전히 창고화된 빈 방을 본 유키노시타가, 어어? 하는 사이에 개조하고, 어느 샌가 유키노시타 전용의 독실이 되어 있었다. 어째서?

 

그 이외에도 칫솔과 갈아입을 옷 등의 숙박 세트나, 판 씨 굿즈나 마이컵, 꽤 비싼듯한 일상 생활용품 같은 것을 들여오고, 가구 배치 같은 것도 유키노시타의 취미대로 조정되어 이미 내 방이 아닌 유키노시타의 제 2방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어째서?

 

그 탓에 요즘 유키노시타가 묵는 일이 많아져서, 점점 더 내 사적인 시간이 사라져가는 이유로. 내 사생활이 유키노시타에게 붙들리는 게 꽤 심각한 고민이다.

 

그래서 아까 전처럼 거절하려 해도, 이건 알바니까 자신은 일할 의무가 있다는둥 그렇게 말하고, 결코 수긍하려고 하지 않는다. 완전히 수렁화되어버린 게 지금 상황이다.

 

 

아무튼, 덕분에 나도 목욕탕 청소 정도로 끝났고, 항상 방을 청소해주는 것에는 감사――.

 

 

방 그렇다는 건 혹시 내 방도인가?! , 위험해, 서둘러 그걸 사수해야!

 

 

 

히키가야 군. 정좌하세요.

 

 

이미 늦었습니다.

젠장, 정말 큰 미스다. 평소라면 완벽하게 숨겨서 찾아내지 못하게 하는데, 요즘 하루노 씨에게 여기저기 끌려다녀서 피곤한 탓에 소홀해졌다. 아무튼 항상 들킵니다만. 유키노시타 녀석 매번 매번 엄청 예리하게 찾아내니까. 진짜 어떤 후각이냐고, 정말 고양이냐?

하지만 항상 엄중주의만으로 정좌 같은 건 강요한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엄청 무섭구만.

 

 

항상 생각하는데, 매번 질리지도 않고 저속한 책을 숨기는 것은 정말로 기분 나빠요. 학습하지 않고 본능으로 움직이다니 정말로 짐승이네. 아니, 이래서는 짐승에게 실례인 걸. 너는 개에게도 뒤떨어지는 곤충이네, *비외가야 군. 그리고――」

 

비외 : 야비하고 외설스러움.

 

 

, 그리고?

 

왜 이번 책은 가슴이 큰 여자가 찍힌 장면이 많은 거니? 너 항상 슬렌더한 여자가 메인인 것이 많았던 기분이 드는데

 

, 그건...

 

 

, 말할 수 없어. 실은 네 언니의 가짜 남자친구가 된 탓에, 남의 앞에서라든가 둘이 있을 때 달라붙어온 때 느낀 풍만한 가슴 감촉을 잊을 수 없어서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런 말을 자칭 슬렌더인 유키노시타에게 한다면, 진짜 피의 비를 보게 될 것 같아서 무섭다.

 

 

, 그나저나 지금까지의 슬렌더한 거라면 좋은 거냐? 혹시 너 자신이 그런 눈으로 보이는 거라 생각하는 거냐고.

 

――, 말을 몰래 바꾸지 마. 지금은 너의 비틀린 취향 이야기를 하고 있잖니. 거기에 가슴이 커서 좋을 일은 없어요. 어깨는 뻐근하고, 속옷 종류도 고를 수 없고, 남자에게 징그러운 눈으로 보이고, 그것과 비교하면 슬렌더한 사람은 움직이기 쉽고 속옷이나 옷도 좋아하는 것을 고를 수 있고, 물론 어깨도 뻐근하지 않아요. , 슬렌더한 쪽이 여성으로서 우수하다는 말이 되어요.

 

너도 말이 바뀌었다고. 그보다 지금 한 발언은 완전히 패배한 개가 짖는 소리다. 듣는 이쪽이 슬퍼져.

 

입 다무세요. 히키가야 군 주제에 나를 폄하하다니 좋은 배짱이네. 이번에 제대로 교육해 주겠어요.

 

 

, 교육? 어쩐지 굉장히 불길한 문구가 들린다만. 유키농 무서웡 유키농.

 

 

거기에, 갑자기 취향이 바뀐 것도 수상하네. 지금까지 시간을 들인 세뇌가 이렇게나 쉽게 풀리다니. ...이건 조사해야겠어.

 

 

그리고 갑자기 중얼중얼하는 유키노시타. 교육의 내용이라도 생각하는 것이려나. 가능하면 아프지 않은 것으로 부탁합니다.

 

 

어쨌든, 오늘은 조금 빠르지만 돌려보내주겠어요. 내일 조금 조사해야 하는 게 생겼어.

 

, 오오 그런가. 뭣하면 이제 안 와도――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귀신같은 형상으로 노려본다. 진짜 무셔.

 

 

분명히 너, 내일은 오후부터 강의였지?

 

, 아아. 내일은 2시부터였지. 그게 왜?

 

 

왜 너도 내 시간표를 아는 건데? 유키노시타가는 모두 그런 거야? 내 프라이버시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다면 히키가야 군. 내일은 나태해지지 않도록. 그럼 이만.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돌아갔다. 어쩐지 상태가 이상하던데. 내일 볼 일과 뭔가 관계 있으려나.

 

그렇다고는 해도, 교육이라니 뭘 하는 거야?

 

 

 

 

 

 

 

다음날. 어제 한 말로 보건대 오늘은 오지 않는다고 생각된 유키노시타는 평소처럼 왔다.

평소에 하는 일어난 직후의 매도를 시작으로, 평소 그대로인 유키노시타였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쉬는데,

 

 

히키가야 군. , 언니와 무슨 일 있었니?

 

, 갑자기 무슨 말을. 딱히 아무 일도 없어. 평소대로 휘둘릴 뿐이다.

 

그래. 아니, 어제 취향에 대해서인데, 혹시 언니가 관계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 그래, 아무 일도 아닌 거네.

 

 

과연 유키노시타 예리해! 100% 맞았습니다! 이미 초능력자의 경지라고 그건.

 

 

요즘 너의 세탁물에, 언니의 향수가 많이 스며들어 있던데, 그것도 기분 탓 같네. 그리고, 일전에 셔츠에 언니가 쓰는 립이 묻어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오인이라는 말이네.

 

, 아아. 기분 탓이겠지. , 지친 게 아닐까?

 

 

어쩐지 엄청 의심하는 중이다. 탐정 같다. 미인 독설 탐정 유키농. 뭐야 그건 세보여.

 

 

확실히 피곤할지도 몰라요. 걱정해 주다니 상냥하네, 히키가야 군

 

 

생긋하며 미소를 띠는 유키노시타. 그 미소가 어딘가 냉랭한 것은 분명 착각이 아니다.

엄청 무섭습니다. 왠지 바람이 들킬듯한 남편의 기분.

 

 

어머, 벌써 이런 시간. 슬슬 나오지 않으면 늦겠어. , 서두르세요.

 

, 오오

 

, 여기 가방. 그럼 다녀오세요, 히키가야 군

 

, 아아. ...다녀오겠습니다.

 

아 그리고

 

?

 

저녁식사는 네가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뭐가 좋을지 생각해 둘 수 있겠니?

 

...오우. 알았어. 그럼 이만

 

. 다녀오세요.

 

 

그런 대화를 하고 문들 닫는다.

아까 전까지 이러니저러니 말했었지만, 전부 날아갔다. 좋구나 이런 것.

 

 

새댁 유키농 최고!

 

 

 

 

 

 

대학에서 강의가 끝나고, 조용히 자리를 뒤로 한다.

오늘은 하루노 씨가 학교에 오지 않은 듯해서, 속이 편했다.

평소라면 이후에, 하루노 씨에게 붙들려서 끌려다니겠지만, 아까 전에도 말했듯이 오지 않아서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다.

 

하루노 씨의 남자친구(가짜)로 대학에 알려지고 나서, 아직 그렇게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그것 관계로 소란스럽고, 지금도 나를 보고 속닥속닥거리는 놈들까지 있다.

가라사대, 고백한 사람은 하루노 씨라든지. 가라사대, 한 번은 거절하고, 두 번 째의 고백으로 받아들였다든지. 가라사대, 사토라는 남자가 차인 화풀이로 하루노 씨를 욕하다가 지독한 꼴이 되었다든지.

아마 처음의 2가지를 퍼뜨린 사람은 하루노 씨겠지. 왜냐면 하루노 씨니까. 그리고 고백은 한 번밖에 받지 않았고 받아들인 기억도 없다.

그리고, 마지막은 진짜로 하루노 씨가 말한 대로였다. 그 사토는 하루노 씨를 욕함, 실은 험담한다든지, 다른 사람들을 깔본다든가 이런 말을 퍼뜨렸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하루노 씨. 물론 믿을 수 있을 리도 없고, 사토는 신자가 저지른 불의의 습격에 침몰했다.

그 때, 인심장악만큼 쉬운 건 없어! 라며, 내게 자랑스러운 듯이 말한 것은 애교. 진짜 속이 시커매요.

 

여러 가지로, 왜 저런 눈이 썩은 놈을 선택했을까, 하는 소리도 많지만, 그 하루노 씨가 선택했으니까, 얌전히 지켜보자는 소리도 있어서, 겉으로는 평온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아무튼, 사람의 소문도 75일이라고 하니까, 참으면 순식간에 지나갈 것이다.

 

정문 앞까지 왔더니, 사람이 북적거리는 것이 보였다.

구석을 지나서 빠져나가려고 했을 때, 그 군중의 중심에서 온 시선을 느껴서, 힐끗 본다.

거기에 있던 사람은――

 

 

어머, 늦었네, 히키가야 군. 덕분에 알고 싶은 것을 충분히 들을 수 있었어요.

 

 

유키노시타였다. 거기서 나는 하나의 결론에 가까스로 도달했다.

 

 

――이 녀석, 처음부터 의심했었군.

 

 

유키노시타는 처음에, 즉 내 보물을 찾아내고, 취향이 변한 것을 눈치 챘을 때부터, 나와 하루노 씨의 관계를 의심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대학까지 오고, 여기서 탐문하고 있었다.

지금 현재, 나와 하루노 씨의 소문은 대학에 퍼진 상태다. 그런 때에 들으면, 알고 싶은 것은 척척 오는 것이다. , 나와 하루노 씨의 관계가 들켰다는 말이다.

 

 

실례. 지나가게 해주시겠어요?

 

 

그 소리로, 마치 모세의 그 장면과 같이 군중이 갈라져서, 나와 유키노시타 사이에 길이 생긴다.

그 길을 뚜벅뚜벅하고 힐로 소리를 내며 걸어가는 유키노시타의 모습에, 주변의 군중은 감탄의 한숨을 내쉰다.

 

도쿄의 국립대학에 진학한 유키노시타는, 고등학교 시절보다 한층 더 아름답게 성장해서, 보는 사람 전부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매료시키는 분위기를 휘감고 있다.

가슴은 그렇게 성장하지 않았지만, 키가 커지고, 머리카락의 윤기도 늘어나고, 전보다 어른스러워지고, 특히 미니스커트에서 뻗은 날씬한 다리는, 오싹할 정도의 아름다움으로, 가볍게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런 보통이 아닌 아름다움 때문에, 4월에 엄청 미인인 T대생으로 TV에 나온 것도 유명한 얘기다.

그런 유키노시타가 있으니까, 이 군중이 생기는 것도 필연이라 할 수 있다.

 

 

누구? 엄청 예쁜 사람...

 

유키노시타 선배의 여동생이래. 뭐라고 했지? 선배에 대한 것을 묻고 싶댔나?

 

아아, 확실히 닮았어! 우와아, 자매가 다 미인이야, 좋겠네

 

 

그런 소리도 들린다. 하루노 씨에 대해서 물으러 온 것은, 확실히 진짜였군.

내 정면에서 멈춰선 유키노시타에 대해 태세를 준비하고 기다리자, 유키노시타는 쿡하고 웃고는,

 

 

안녕, 히키가야 군.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우연이네. 아아, 그리고, 너의 방, 제대로 문을 잠갔으니까. , 너의 열쇠

 

 

갑작스러운 방 열쇠 발언에, 주위가 웅성웅성 떠들기 시작한다. 내 마음도 웅성웅성한다고.

 

 

, 우연도 뭣도, 너 여기가 내가 다니는 대학이라는 거 알잖냐.

 

그래, 알아. 언니의 남자친구인 히키가야 군

 

 

그렇게 말하고, 아침의 냉소보다 몇 배나 무서운, 틀림없이 절대 영도의 미소를 짓는 유키노시타. , 어쩐지 엄청 화내고 있어?!

 

 

그렇다고는 해도 서운하네. 왜 말해주지 않았던 거니? 식사도 매일 만들어주는 사이인데

 

, 아니, 딱히 일부러 말할 정도의 일도 아니겠지.

 

어머, 왜냐면 내 언니에 대해서니까, 당연히 나도 들을 권리가 있는 게 아닐까? 거기에 매일 청소도 세탁도 해 주고 있으니까, 그 정도는 가르쳐 줘도 좋지 않겠니?

 

, 아아, 그러네. 미안. , 다음에 무슨 일 있으면 너한테도 가르쳐 줄게.

 

그래, 그렇게 해 주렴. 그리고, 오늘은 네 방에서 자게 되었으니까. 언제나 묵고 있고, 문제 없지?

 

, , 아아. , 전혀 문제 없, .

 

 

지금의 유키노시타는 말투는 평소보다 다정한, 오히려 살짝 데레하는 레벨이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미소가 무섭다. 그리고 하나하나 사적인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말하지 말아주겠습니까.

 

 

선배와 사귀는데 여동생과 동거?

 

양다리잖아. 최악이구만

 

미인 자매와 양다리라니 엄청 부럽잖아.

 

 

보라고! 저런 느낌이 되니까! 그리고 동거가 아니라 가정부 같은 겁니다!

 

 

, 유키노시타 너, ,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 , 이런 식으로――」

 

딱히 이유는 없어요. 다만, 자신의 남자친구가 여동생과 양다리를 걸쳤다, 는 것을 안다면, 언니는 어떻게 생각할까 해서

 

 

이유 말했다고! 그보다 더 이상 있는 일 없는 일 입 밖으로 내면, 안 그래도 하루노 씨 탓에 평온하다고는 할 수 없는 대학생활이 좀 더 비참해져!

 

 

그래서, 내 볼 일은 이제 끝나서, 오늘 저녁밥 재료를 사서 돌아가려고 하는데. 무엇이 좋을지 생각해 두었니?

 

, 아아! 이미 결정했으니까! 내가 짐 들 테니까 빨리 가자고!

 

 

찬스! 이쯤에서 이야기를 끝맺고, 빨리 도망치자.

 

 

그래. 하지만, 같이 저녁밥 재료를 사러 가다니 마치 신혼 같네.

 

 

우와아아아! 마지막에 저질러버렸다 이 녀석! 하지만 데레농 귀여워! 하지만 내 대학생활이 끝났다!

지나친 혼란으로 약간 멍해진 나는, 유키노시타를 따라, 서둘러 여기를 뒤로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히키가야 군. 뭔가 할 변명이라도 있니?

 

 

대학에서 꽤 떨어진, 근처 슈퍼로 가던 도중, 방금 전보다 확실히 차가운 목소리로 캐묻듯이 말을 걸어온 유키노시타. 내숭 떤 거였군, 이 녀석.

 

 

, 아니, 그건 말이다, 너의 언니가――」

 

입 다무세요. 자신의 과실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기다니, 보기 매우 불쾌해요.

 

 

어어-... 진짜로 네 언니 탓이라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언니도 참 난감하네. 아무리 성가시다고 해도, 가짜 애인을 만들다니. 거기에 상대가 히키가야 군이라니, 취미가 나빠요.

 

쓸데없는 참견이다. 그나저나, 왜 가짜라는 걸 아는 거냐?

 

대체로 알아. 나도 같은 심경이고. , 나 귀여우니까. 흥미도 없는 남자가 저쪽에서 모여든다고. 마치 벌레처럼 말야.

 

 

시꺼... 자화자찬이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부정할 수 없다.

 

 

그러고 보니 하루노 씨도 쓰레기라고 말했었지. 남자의 눈이 음란하댔나 뭐랬나

 

 

이 자매는 정말로 참 닮았군. 닮지 않아도 좋은 면까지.

 

 

하루노 씨? ..., 어느 새 언니를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니? 혹시 조금 어울려줬다고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착각하는 거야? 그렇다면 최악이네. 매우 기분 나빠요.

 

아니라고. 하루노 씨가 그렇게 부르라고 말한 거다. 적당히 이름으로 부르라더라. 그리고 가짜 애인인 척 하는 거니까 성으로 부르는 건 이상하잖아.

 

그래. 하지만 어차피 너고, 바로 질려서 언니에게 버려지는 꼴이 돼. 그 광경이 눈에 비쳐

 

 

확실히. 나도 그렇게 생각해.

 

 

..., 그러니까, 딱히 이름으로 안 불러도...

 

? 뭐라고?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라고는 말했지만, 기분 탓인지 불쾌한 듯이 보이는 유키노시타. 혹시 저건가, 나 같은 놈이 자기 언니를 허물없이 이름으로 부르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건가. 그게 틀림없다.

하지만 갑자기 다시 성으로 부르면 하루노 씨 엄청 화낼 것 같은데. 헤타레라 미안합니다.

 

 

히키가야 군, 뭘 멍해지는 거야. 치매라도 걸린 거니? 이미 슈퍼에 도착했어요.

 

, 아아. 지금 간다.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와 하루노 씨 사이에서 갈등하던 생각을 뿌리치고, 나는 유키노시타를 뒤따라 슈퍼로 들어갔다.

 

 

 

 

 

그래서 히키가야 군, 결국 저녁밥은 무엇을 먹고 싶니?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리퀘스트를 물어보는 유키노시타. 물론 돈은 내 부담이다. 어쨌든 내가 먹을 밥이니까. 유키노시타도 먹지만. 거기에 장바구니도 내가. 이미 익숙해졌습니다.

 

 

아아. 오늘은 많이 먹던 카레가 좋다고 생각해.

 

 

돈을 내는 사람은 나니까, 될 수 있는 한 돈이 들어가지 않는 한편 양도 많은 카레를 골랐다. 내가 보기에도 베스트 선택지다.

 

 

그래, 카레네. ...확실히, 양파와 당근은 아직 남았으니까, 감자와 카레가루, 거기에 조미료도 필요하네.

 

 

그렇게 말하고 헤매지 않고 청과 코너로 가는 유키노시타. 나는 추종자처럼 뒤를 따라간다. 중증의 방향치인 유키노시타지만, 몇 번이나 다니는 동안, 내 집에서 이 슈퍼까지는 헤매지 않게 되었다. 유키노시타는 내면도 성장하고 있다.

 

 

감자는 이 정도로 됐고, 뭔가 곁들일 샐러드라도 만들까. 마침 토마토가 싸 보이고

 

. , 저기 유키노시타. 토마토는 별로 아니냐? 요즘 하는 샐러드, 토마토 뿐이잖아. 오늘 정도는 없어도――」

 

안 돼. 언제까지나 좋고 싫은 것을 가리면 변변한 어른이 되지 못해요. 거기에 몇 번이나 말하는데, 토마토는 비타민이 풍부해서 건강에도 미용에도 좋아. 너의 편식을 교정하는 데 특별히 도와주고 있으니까, 얌전히 먹으세요.

 

... , 알았다고. 먹으면 되잖아, 먹으면

 

그래. 알았다면 좋아.

 

 

라고, 별 것 아닌 만담을 계속하자, 엇갈린 주부에게서 쿡쿡하는 뜨뜻미지근한 웃음소리와 시선이 느껴진다.

언제나 이런 느낌으로 항의하고 뭉개지는 이유로, 이 근처 사람들에게 나와 유키노시타는 얼굴이 완전히 기억된 것 같다.

엄청 부끄럽지만, 바로 그 유키노시타는, 딱히 아무 손해도 보지 않았고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이렇게 말하고 있으므로, 이웃에게는 완전히 내 애인으로 소문이 퍼져버렸다.

그런데도 유키노시타는 아무 말도 안 해서, 정말로 성장했구나 이렇게 감탄하게 된다.

 

 

좋아, 토마토는 이제 상관없으니까, 다음은 고기다. 비프 카레로 하자고

 

 

비싸지만 역시 고기는 소고기가 좋다. 내가 번 돈은 어떤 곳에 쓸지도 내 마음이다. 자유로운 건 최고!

 

 

아니, 요즘 고기 요리가 많았으니까, 이번에는 야채 카레로 가자. 그렇다면, 그 밖에 호박이나 가지가 있군요. 가져와 주세요.

 

 

정정. 자유롭지 않았다. 내 희망 따위 유키노시타 앞에서는 없는 것과 같다. 이러니까 이웃들이 엉덩이에 깔려 산다고 말하는 거다.

 

 

아가씨, 가끔은 남자친구한테 잘해줘 봐. 젊으니까 좋아하는 거 만들어주면 좋을 텐데

 

 

이러면서, 거기서 우리들을 보던 한 주부가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나를 응원해주는 것 같다. 좋아, 좀 더 말해라!

 

 

, 아니요, , 그는 내버려두자마자 영양이 치우친 식사만 해서, 제가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그리고, 별로 남자친구는...

 

 

아줌마의 남자친구 발언에 새빨개지면서도 대답하는 유키노시타. 그렇게 화낼 만큼 내가 남자친구라고 생각되었던 게 싫었습니까.

 

 

어머, 벌써 엉덩이에 깔린 거야?! 남편한테 건 고삐 반드시 놓치지 말라고!

 

, 아니요, , 그러니까, 그는 제 남자친구도 남편도 아닙니다만...

 

좋구나 젊다는 건!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유키노시타의 말을 듣는 체도 없이, 추억에 잠기며 아줌마는 떠나갔다.

...폭풍 같은 사람이다.

 

 

, 히키가야 군. 사려고 한 식재료도 갖춰졌고, 계산 끝내자.

 

 

아직 약간은 얼굴이 빨간 유키노시타가 나를 재촉한다. 아무래도 화나지는 않은 것 같다.

 

 

, 오우. 어쩐지 미안하다, 내가 남자친구라고 착각된 것 같아서.

 

, 아니야, 별로 신경 안 써. 초면이었고, 특별히 문제없겠지

 

 

아니, 그 아줌마도 가끔 근처에서 보는데. 이렇게 나와 유키노시타의 관계가 근방에 퍼지는 건가, 계산을 마치면서, 또 하나 알게 된 것이었다.

 

 

 

 

장보기를 마치고 밖에 나왔더니, 해가 상당히 기울고 있었다.

 

 

이런, 시간이 꽤 지났군. 어두워지지 않을 동안에 돌아가자고

 

그래. 밤길에서 눈이 썩은 변태에 습격당하기라도 하면 큰일이야.

 

 

그리고 바로 시작되는 가벼운 만담. 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 매도된 탓인지, 지금은 완전히 익숙해져서, 오히려 이 농담에 안심하게 되었다. 딱히 M은 아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둘이서 지내온 것은, 내게 굉장히 중요한 추억이 되었다.

사람과 이렇게 사이좋게 된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이 충실감에, 언제까지나 잠기고 싶다.

 

하지만, 이런 아무것도 아닌, 하지만 묘하게 즐거운 매일은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면, 결국 취직이다. 나는 전업 주부라고 해도, 유키노시타는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과연 둘은 지금 그대로 있을 수 있을까?

 

혹은,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애인이 아닌 이성과 동거 같은 것을 하는 것이, 허용될까.

 

대답은 양쪽 모두 부정이다.

 

분명, 언젠가 떨어지는 날이 온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날이 온다. 그렇게 되었을 때, 나와 유키노시타는 대체 어떻게 될까.

 

그런 답이 없는 질문을 생각하자, 그것을 알아챘는지, 유키노시타가 말을 걸었다.

 

 

저기, 히키가야 군

 

?

 

, 반 들어줄게.

 

아니, 하나뿐이고 괜찮아.

 

한 쪽씩 들면 되잖아. 주세요.

 

네네. 여기

 

...

 

 

말수가 적은 대화. 하지만 이상하게도 채워지는 마음. 분명 그것은 유키노시타도 같을 터.

 

 

저기, 히키가야 군

 

?

 

언젠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고 생각해.

 

.........

 

너에게 진정한 연인이 생기거나, 어딘가 멀리 가거나 할지도 몰라.

 

........

 

하지만, 나는 변함없이 너의 곁에 있을 거야. 너를 계속 돌볼 거야.

 

.........

 

왜냐하면...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은 분명...

 

 

이건, 아르바이트인 걸

 

...?

 

 

...?

 

 

어머, 말했잖니? 내가 하는 것은 아르바이트인 거야. 보수를 받기 위해 노동의 의무를 짊어지는 것은 당연해. , 내가 고양이를 싫어하게 되지 않는 이상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생각은 없어.

 

잠깐, 어이――」

 

그러니까, 앞으로도, 나를 위해 보살핌 받으세요.

 

 

......나참...

 

유키노시타가 말하는 대로, 언젠가는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며, 결코 바꿀 수 없는 미래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둘이 있는 것도 틀림없는 현실이며, 그것도 바꿀 수 없는 지금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아직, 이 실없는 일상을 즐기고 싶다.

 

어느 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게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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