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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사람은 없다. 전편

2014. 2. 20. 22:17 | Posted by 2ndboost

잃었을 때 소중했다고 눈치 채도 늦을 때가 많으니까, 제대로 솔직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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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고를 졸업한 지 6년이다.

 

그 뒤로 나는 무사히 현지 국공립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세간이 일류 기업이라 평하는 회사에 입사해, 그만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집에 대한 문제는 아직까지 있지만, 그 부분은 그 시절보다 어른이 된 이유도 있어서 잘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와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정면에서 부딪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도망치지도 않는다. 언니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히 다룰 수 있게 되고,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어른이 되었다. 그 때보다.

 

그러니까, 요즘 고등학교 시절을 자주 떠올린다. 그리고....... 그 때마다 후회하고 있다.

특별히 그 썩은 눈을 한 남자에 대해서.

그 무렵의 나는 지금 다시 생각하면, 얼마나 유치하고 어리광에 자기중심적이었을까.

멋대로 기대하고 멋대로 실망하고 멋대로 단념했다. 상대의 마음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 거라 착각하고. 그렇게 해서 졸업 때까지 가면을 써 버렸다.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두 사람이었는데.

하지만, 히키가야 군과는 만나지는 않았다. 유이가하마 양도 결국 대학이 다른 이유도 있어, 그녀와는 멀어져 버렸다.

 

하지만 그녀와 이야기할 때, 때때로 그에 대한 화제가 나온다. 그 외로운듯한 그녀의 얼굴을 볼 때마다 히키가야 군과의 즐거웠던 이야기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괴로워졌다.

 

그와는 내세우는 이념이나 문제해결 방식이 나와는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매우 상냥하다는 것만큼은 알고 있었다.

비록 서로 용납지 않은 상냥함이었다고 해도, 그런 그의 본연의 자세에 구원받던 부분도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느껴지지 않는 안심감이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이니까 안다. 그와 좀 더 확실히 이야기했어야 했다. 서로 알 때까지 말을 주고받았어야 했다.

그것이 지금도 유감이었다.

 

그를, 히키가야 군을...... 만나고 싶었다.

 

 

 

 

유키농. 이 원피스는 어때?

 

그러네. 나쁘지는 않지만, 이쪽이 당신에게는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유이가하마 양과 휴일이 겹친 것도 있어, 오늘은 둘이서 쇼핑하러 왔다.

이것저것 옷을 많이 가져와서 입어보는 그녀와의 쇼핑은 조금 지치지만 내게는 없는 밝음이 있는 그녀와 하는 쇼핑은 즐겁다.

 

 

~. 그럴까..... 그럼, 그 쪽도 보고 올게........어라...... 혹시

 

 

즐거운 듯이 말하고 있던 유이가하마 양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어 어떤 방향을 보고 있다. 나도 거기에 이끌려서 보면, 거기에는 그의 여동생, 코마치 양이라 생각되는 여성이 있었다.

 

 

어라, 확실히 코마치 짱 맞지?

 

..... 분명 그러네.

 

 

오랜만에 본 코마치 양은 그 무렵보다 머리가 길어져, 어른스러운 침착성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중학생이었던 무렵의 건강 발랄이라는 느낌은 자취를 감췄는지, 그 때문에 코마치 양이라는 것을 순간 몰랐지만, 머리에서 튀어나온 하나의 특징적인 머리카락을 보고 분명 맞는다고 확신했다.

가만히 보고 있던 탓도 있었는지 코마치 양과 눈이 맞았다. 순간 얼굴이 굳어졌지만, 바로 그것도 사라지고 부드럽게 미소 지으면서 이쪽으로 다가왔다.

 

 

유키노 언니와 유이 언니군요? 오래간만이에요. 코마치를, 기억합니까?

 

역시 코마치 짱이었네. 오래간만이야. 잘 지냈어?

 

오래간만이네. 코마치 양.

 

 

역시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 자신을 코마치라 칭하는 건 변함없는 것 같지만, 매우 안정된, 하지만 뭔가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덧없음을 느꼈다.

 

 

진짜, 오래간만이네. 왠지 엄청나게 어른이 된 것 같아. 나보다 어른스러운 것 같은데.

 

그런가요? 후훗, 감사합니다.

 

, 정말로 멋진 여성이 됐다고 생각해요.

 

유키노 언니에게는 비할 수 없어요. 그 때보다 더더욱 미인이 됐잖아요.

 

맞다. 유키농 진짜 연예인이 뺨 때릴 정도로 예쁘지. 이런데 남자친구 없어. 말도 안 돼.

 

유이가하마 양. 필요 없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그건 당신도 그렇겠지요.

 

앗 미안.

 

 

후훗하고 웃으면서 우리들의 말을 듣고 있던 코마치 양이 순간 슬픈 듯이 고개를 숙인 것이 보였다. 그리고, 엷게 웃고 있었다.

 

 

두 분 모두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고마워. 그것보다, 저기.... 힛키는..... 잘 지내?

 

 

유이가하마 양이 조심스럽게 그렇게 물어봤다.

나도 코마치 양을 봤을 때부터, 그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가 몹시 사랑했던 코마치 양을 봤을 때부터, 그에 대해서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왠지 코마치 양이 성장한 모습에 놀란 탓인지 물어도 좋을지 망설였던 말을 유이가하마 양이 해 줬다. 그녀도 신경 쓰였을까.

하지만, 코마치 양은 유이가하마 양이 그렇게 말하자 흠칫하며 몸을 크게 떨었다. 마치 뭔가를 무서워하는 것처럼. 그리고, 어떤 말을 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숙여버렸다. 뭔가 물으면 안 되는 것을 물어버린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기라도.

나는 불길한 예감을 품으면서, 결심하고 분위기를 거역해 보았다.

 

 

그에게, 히키가야 군에게 무슨 일 있었어?

 

.........

 

 

될 수 있는 한 다정한 목소리로 물어봤지만, 코마치 양은 부들부들 조금씩 몸을 떨면서, 뚝 눈물을 흘리며 한 마디 중얼거렸다.

 

 

미안해..... 오빠. 그래도..... 코마치한테는 이제 무리야......

 

 

갑작스러운 눈물에 굳어진 우리들에게 코마치 양은 한 마디, 울먹이는 소리로 고했다.

 

 

오빠는...... 작년에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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