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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의 도망을 확인한 자는 AST만이 아니었다.

 

텐구 시 상공 15천미터. 지상에서 올려다보기에는 시력의 한계를 아득히 넘는 위치에 존재하는 공중함<프락시너스>의 승무원들도 소실(로스트)과는 다른 반응 소멸, 게다가 최신예함인 <프락시너스>의 관측을 빠져나가는 속도로 반응이 사라진 것에 경악하고 있었다.

역시 정령, 인간의 상식을 뒤집는 현현장치<리얼라이저>를 더욱 뒤집는다.

다시 정령의 힘을 인식하는 중, 함교로 들어오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며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황은 어때?

 

 

들어오자마자 거만하게 말하는 붉은 머리카락을 검은 리본으로 트윈테일로 묶은 한 소녀에게 주변 승무원들은 어떤 불만도 위화감도 품지 않았는지 작업을 계속하며, 함장석 부근에 있던 남자가 소녀에게 경례를 붙이며 보고한다.

 

 

. 정령 출현 후, AST가 공격을 개시했습니다만, 정령은 곧 전선 이탈. 그 후에도 행방이 묘연합니다.

 

이탈? 소실(로스트)이 아니고?

 

 

 

함장석에 소녀가 앉고, 남자는 일련의 사건을 간단히 설명한다.

그 뒤, 소녀는 승무원에게 영상을 보이라 지시하고는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

대형 모니터에 비춰진 것은 크레이터를 중심으로 몽땅 파괴된 거리와 날아다니는 AST 대원이었다. 참상이라고 부를만한 광경이지만, 지금까지의 <프린세스>AST의 전투흔적에 비하면 최소한의 피해로 끝났다고 안심할 수준이다.

 

 

...... 확실히 드무네. 정령 중에서도 성질이 거친 타입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도망쳤다라

 

그렇군요. 저희도 텐구 시내를 탐색했습니다만, 반응은 없습니다.

 

이미 텐구 시에서 멀리 떨어졌다는 말이야. 하지만 그런 능력이 <프린세스>에 있었을까? 저것의 천사는 순수한 파괴의 힘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그 때의 영상은 없어?

 

죄송합니다...... 영파 관측으로만 고정시켜 놔서 오프오옷!

 

 

말을 다 끝내기 전에 소녀가 남자의 다리를 힘껏 밟았다. 옆에서 봐도 아플 것 같았지만 밟힌 본인은 왠지 행복한 듯이 얼굴을 헤벌쭉하는 중이다.

 

 

정말이지, 중요한 장면을 볼 수 없다니. , 이제 와서 AST와의 싸움을 봐서 어쩔 수 없던 것도 사실이네. 슬슬 방관자에서 당사자로 넘어갈 때야.

 

「―――?!, 사령관, 그럼

 

그래. 원탁회의<라운즈>에서 허가가 겨우 나왔어. 드디어 우리들<라타토스크>이 움직일 때야.

 

 

작은 몸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위풍당당한 선고에, 남자뿐만이 아닌 승무원 전원이 드디어 작전 개시의 봉화가 올랐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게으름 부리는 모습이 전혀 없는 부하들에게 만족하면서 사령관으로 불린 소녀가 문득 신경 쓰였던 일을 떠올린다...... 착신 이력을 가득 채운 전화를 한 사람에 대해서.

 

 

그러고 보니, 아까 전 비밀병기에게 연락했는데 받지 않았지. 칸나즈키, 현재 위치를 조사해줘.

 

알겠습니다.

 

 

남자――칸나즈키는 승무원들에게 지시를 내려 비밀병기가 있을 곳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프락시너스>에 탑재된 최신 현현장치<리얼라이저>를 쓰면 바로 발견될...... 터지만.

 

칸나즈키는 예상 밖의 결과에 목을 갸웃한다.

 

 

?

 

? 무슨 일이야?

 

아뇨, 그게.......... 대상의, 비밀병기의 반응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뭐어?

 

 

보고된 말에 소녀는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저 자식은?이런 수상해보인다는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멸시하는 시선에 남자는 부들부들 떨면서도 황홀한 표정을 띄웠으나, 소녀가 진지하게 화내는 것을 느끼고는 어흠하고 헛기침을 하며 보고를 계속한다.

 

 

대상이 통학하는 고등학교를 스캐닝했습니다만, 교사는 물론, 지하 쉘터에도 반응이 없습니다. 적어도, 라이젠 고등학교에는 없다고 할 수 밖에......

 

뭐라고?

 

 

예기치 못한 사태에 소녀의 얼굴이 험악해진다.

소녀 입장에서는 이건 만일을 대비한 확인이었다. 이제부터 시작될 장렬한 전쟁을 앞에 둔 메인테넌스 체크 정도의 마음, 답신이 늦었다고는 해도 공간진 경보 중에 이상한 짓을 할 리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칸나즈키가 지껄인 말은 전쟁에 쓸 병기가 없다는 의미이며, 전술 병기이자 전략병기인 무기가 행방불명되었다는 것. 작전 실행을 할 수 없다는 것.

그래도 사령관으로 불릴 만큼, 지극히 냉정을 되찾으면서 소녀는 휴대단말을 꺼내 비밀병기에게 전화를 건다.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 휘말린 것은 아닐까하고 내심 조금 술렁인 듯하다. 조금 전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과 더불어 불길한 느낌이 슬금슬금 높아져간다.

애가 탄다고도 불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감정을 자각하며, 소녀는 바보 오빠가 전화 받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몇 번 울리고 마침내 탈칵, 전화에 응답하는 소리가 난 뒤, 예의 인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여보세요.

 

여보세요, 지금―――――」

 

 

어디 있어? 라고 물어보려고 하다가, 갑자기 귀의 저 편에서 울리는 굉음에 의해, 한 마디도 못하고 강제해제 당했다.

무심코 단말에서 귀를 뗐다가 다시 귀를 대봐도 들리는 소리는 뚜--하고 전화가 끊어진 허무한 소리뿐이었다.

 

 

―――――칸나즈키, 대상의 수색범위를 넓혀! 텐구 시외 전역도 포함해! 서둘러!!

 

알겠습니다.!

 

 

칸나즈키와 다른 승무원 전원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전화 너머의 굉음은 그들에게도 들린 듯, 심상치 않은 위급한 상황에 직면한 긴급사태인 것이 여실히 전해졌다.

비밀병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어디에 있는가. 오늘은 시업식만 있을 뿐, 이렇다 할 밖에 나갈 일은 없다.

......낮에 식당에서 식사하자는 약속은 했지만, 공간진이 오는데 의리 있게 기다리는 충견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닐 거다.

있을 곳도 신경 쓰이지만, 그것보다도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그 굉음이다.

전화 너머로도 전해진 하늘의 노여움이라고 할까 그런 땅울림. 단순한 자연현상으로 일어난 소리와도, 총이나 폭탄으로 난 소리와도 다르다......

 

구태여 말하자면, 그 양 쪽 전부......

 

방아쇠를 당겨 자연현상이 발생한 것 같은―――――그런

 

 

대상의 반응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찾았어? 어디

 

 

비밀병기를 발견했다는 보고에 잡념을 버리고 계속 말하기를 재촉하지만, 중요한 승무원은 멍하니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막고 있었다.

 

 

이봐, 발견됐다고 했잖아. 어디에 있다는 거야? ......설마 식당에 있다고 하진 않겠지?

 

, 아뇨, , 그게......

 

?

 

 

계속 당황해서 보고를 꺼려하는 승무원을 보고 수상해진다.

설마 진짜 식당에 있었어? 바보 아냐? 죽고 싶어? 이렇게 한숨을 내쉴 것 같게 되어서 비밀병기가 있는 장소를 보고했다.

 

 

대상의 반응은――――――――――――――――――――오키나와 현에 있습니다.

 

...........................?

 

게다가, <프린세스>의 반응도 같이입니다......

 

「………………………………………………………………………………………………………………………………………………………………………………………………………………………………?

 

 

침묵이 공간을 지배해간다. 누구 하나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곳에서 나는 소리는 현현장치<리얼라이저>의 기동음 정도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보고 받은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키나와 현이라는 지명은 안다. 관광지로서도 유명하고, 수학여행 같은 것에서도 흔히, 그러고 보니 비밀병기의 고등학교도 수학여행지는 오키나와였던 것 같다.

예비조사를 하러 간다 생각해도 시기가 너무 빠르고, 그 장소가 부담 없이 가자고 여길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그런 곳에 비밀병기<프린세스>와 있다.

 

<프락시너스>가 고장났다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최신예함이 그리 간단히 고장난다고는 생각지 않고, 정비불량을 일으킬만한 인재가 없다는 자부도 있다.

[지하 쉘터로 피난하지 않았던 비밀병기는 텐구 시에서 멀리 떨어진 오키나와 현에, 행방불명된 <프린세스>와 같이 있다.] ......라고 나온 이상, 이것은 사실이다. 비밀병기<프린세스>와 함께 오키나와 현에 있다.

 

그러나 사실이라 해도, 이유를 몰랐다...... 따라서 <프락시너스> 사령관 · 이츠카 코토리가 비명 같이 들리는 포효를 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뭐어어어어어어어!?!?

 

 

 

 

 

 

○ ○ ○

 

 

 

오른 손바닥이 짝하고 베여 찢어졌다.

일반인이 생활하는 중에는 뜻하지 않은 사고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절대로 볼 수 없을 양의 피가 뚝뚝하고 흘러넘쳐 떨어져간다.

이상하게도 고통은 그리 크진 않다. 너무나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피가 나와, 뇌가 놀라서 마약을 충분히 분비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큰 부상을 입었으면서도 이츠카 시도가 가슴 속에 품은 감정은 상처를 입힌 상대에 대한 분노가 아닌, 잘도 오른손이 무사했다는 안도감이었다.

 

어떻게 상처를 입었는지...... 주머니에 넣었던 핸드폰이 착신이 왔다는 진동을 해서 받자, 토카가 참격을 발해서 손에서 피가 흩날렸던 것이다. 핸드폰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귀가 무사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토카는 시도와 거리를 벌린 채 검을 들고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 더 이상 수상한 짓......을 한다면 즉각 목을 떨어뜨리겠다고 말하는 듯하다.

무리도 아니다. 이런 낯선 땅에.......... 끌려와서 경계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어디야 여긴........ 뭐냐고 진짜,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싶어지는 유혹을 질끈 참고, 토카와 눈을 마주친 채 주변을 바라본다.

푸른 하늘, 하얀 구름, 그리고 푸른 바다, 하얀 모래사장.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은 그것들 전부를 비추고, 본래 투명감 넘치는 맑게 갠 아름다움을 보다 더 끌어내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이 땅의 경치는 도시에서는 결코 재현할 수 없는 평화를 시도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빠져도 말이다.

 

여기는 어딘가의 해변, 개인 해변이라는 걸까? 무한히 이어지는 광대한 바다에 하얀 모래사장이 붙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 밖에 있는 것이라면 푸른 식물, 검은 암초 정도로 집, 숙소나 호텔도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문제인 건 여기가 어딘가가 아니라...... 왜 이런 곳에 있는가이다.

시도와 토카는 텐구 시내에 있었을 텐데, 미사일에 추격되어 맞았다고 생각했더니 눈 앞에 대해원이 펼쳐져 있던 것이다. 확실히 환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

 

 

「―――이봐, 네놈

 

 

흘길 뿐이었던 토카가 드디어 무거운 입을 열었다. 구멍이 뚫리기는커녕 저주로 죽일까 하는 듯이 굴고 있지만.

 

 

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 여기는 어디야?

 

 

그 소리는 확고한 신념이 있는 듯이 늠름했지만, 말이 빨라서 말하는 그 모습은 시도에게는 애써 동요를 숨기는 것처럼 들렸다.

......문제의 본질은 이것이다. 아무리 봐도 텐구 시에서 이 장소로 온 원인은 시도에게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시도 입장에서는 토카가 정령의 힘을 써서 어떻게든 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 내심 마구 혼란스러웠다.

미사일이 바짝 접근했을 때, 시도는 확실히 여기서 멀리 떨어져야 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생각한 것만으로, 구체적인 행동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생각한 것만으로 멀리 순간이동, 텔레포트를 할 수 있다니 기회주의에도 정도가 있다. 이런 터무니없는 능력을 익힌 기억은 없다.

그나마 생각나는 게 있다면, 역시 아침에 본 꿈이지만...... 희미한 기억밖에 없고, 게다가 엉망진창인 말을 계속 했었고, 혹시 본인도 무슨 말을 했는지 잊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나저나, 그런 건 지금 어찌되든 상관없다고)

 

슬슬 대답하지 않으면 토카의 기분이 더욱 나빠지고 만다.

자각도 납득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토카를 우선한다고 결정했던 것이다. 그녀가 하지 않았다면, 한 것은 시도다. 지금은 그것을 받아들여 말을 맞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 그래도,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넌 그 녀석들과 싸웠을 거잖아? 나는 다만 네가 싸우는 건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여기까지 데려왔을 뿐이야. 다른 의도는 없어.

 

 

힘껏 사의를 담아 고한 시도를 토카는 흘길 뿐, 아직 시도를 평가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시도에게는 기다리는 것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토카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멋대로 말하는 것도 지금의 토카에게는 기분을 상하게 할 정도로 경계하고 있다.

 

 

내가 싸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어.........? 무슨 의미냐?

 

말 그대로야. 네가 싸워서, 상처를 입는 모습 같은 건 보고 싶지 않았어. 정말로, 그것뿐이야.

 

저런 것으로 내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

 

그런데도야! 그런데도 네가 싸우길 바라지 않아.

 

 

토카의 질문에 시도는 비장감까지 감돌게 하며 대답한다. 그것은 토카에게도 전해진 것 같아, 그렇기에 왜 싸우게 내버려두지 않는지 모른다는 표정이 되었다.

 

 

......이해할 수 없다. 왜 그런 짓을 하지? 내가 싸워도 너에게는 아무 관계도 없을 것인데

 

그건――」

 

 

그 말대로다. 시도와 토카는 오늘 실제로만난 지 얼마 안 된 타인. 적어도 토카에게는 완전히 남이며, 자신을 죽이려고 오는 인간의 동포다.

시도가 하는 말, 하는 행동은 토카를 방심시켜서 측면에서 덮치려는 계략일지도 모른다, 그런 게 아닐까 지금 의심받고 있을 것이다텐구 시에서 감정 그대로 말을 내뱉은 것도 박차를 가해버린 것 같다.

거기에 시도도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았다. 토카의 그 표정을 보고 내버려둘 수 없어서 참견했다는 것은 안다――일찍이 시도가 맛본 절망을 앞에 두고 못 본 채 할 만큼 시도는 잔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가슴에 있는 마음은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시도에게 호소한다.

동정과도, 달갑지 않은 친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도가 참견하는 버릇 이외의 무언가가 토카를 이대로 놔둘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마음은...................... 그래, 분노.

 

 

토카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내버려두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왠지 모르게 화가 나서......, 거슬려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예전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싫은 기분이 된 것은 아니다.

 

다르다....

 

그 표정은 아니다.

 

 

 

토카답지 않은 표정인 것이다........

 

 

 

 

 

토카. 너의 이름이야. 멋지지?

 

 

 

 

(그래...... 나는, 보았잖아. 토카의, 그 표정을)

 

아침의 몽환. 저녁노을에 물든 교실에서, 토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 때 시도는 보았던 것이다.

 

토카의――――――――미소를.

 

마음이 딱하고, 들어맞는 느낌이 났다.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았다.

상대가 품은 절망보다도 상관없다. 단순하고 바보 같지만, 대단히 큰 이유가 시도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웃었으면 좋겠어.

 

................................?

 

웃기를 원해. 나는, 네가 웃기를 바라기 때문에 싸우게 두고 싶지 않았어.

 

......무슨 말을, 하느....?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고 생각했더니 갑자기 그런 말을 듣고 이해불능, 토카는 더더욱 시도에 대해서 모른다는 표정이 되었다.

 

 

, 그 녀석들과 싸우려고 했을 때 어떤 표정을 하는지 알아? 엄청 성가시고 귀찮다는, 그런 반면에 엄청 슬픈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어.

 

 

마치 괴롭힘과도 같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다만 슬퍼서, 분노를 부딪칠 수밖에 없는 부의 스파이럴 현상이었다고, 시도는 열이 오를 것 같은 머리를 억누르면서도 말을 내뱉는다.

 

 

믿을 수가 없어서,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모든 것에 절망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어. 내버려두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하지만 말이야

 

 

기분 나쁘고 참을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야만 보이는, 시도가 굉장히 싫어하는 표정.

누구에게도 그런 표정을 짓게 하지 않아라고 시도는 강한 마음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토카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라면 몇 번이라도 말을 건다. 몇 번이라도 손을 뻗는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나는 네가 그런 표정을 짓는 게 마음에 안 들어!!

 

――」

 

우울? 성가심? 절망? 뭐야 그건, 그런 건 전혀! 너에게는 눈꼽만큼도 안 어울려!!

 

 

그렇게 선언한 순간――――시도의 뇌가 점령당했다.

머리가 흔들린다. 눈이 끓어오른다. 하지만 의식은 현실에 있다.

토카를 똑바로 보면서, 요동치는 세계를 받아들인다. 억지로 바뀌는 세계를 인정하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인물을 시도는 확실히 보았다.

 

 

거기에 있던 것은, 토카였다.

 

 

마아아아아아시이이이이이이써어어어어어어!!! 이것이 데이트인 것이냐 시도?!

 

 

우물우물하고 빠져있으면서도 웃는 얼굴로 빵을 먹는 토카가 있었다.

 

 

, 후후..................... 그런가 시도, 혹시 이것이 데이트인 거지?

 

 

머리를 쓰다듬자 기분이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짓는 토카가 있었다.

 

 

그러면 같이 먹자! 데이트에 힘쓰지 않겠느냐!!

 

 

자신만이 즐기는 게 아닐까 불안해져, 즐거워라는 대답을 듣고, 안심해서 미소를 짓는 토카가 있었다.

 

 

뭐야 그런 것인가, 그러면 오늘의 나와 시도는 훌륭하게 데이트다!―――좋은 것이야, 데이트는

 

 

날이 저물어가는 중,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고 대체 데이트라는 것은 무슨 말이었던 것이냐?」 「결국 몰랐다.라고 말했을 때, 남녀가 같이 나가거나 놀거나 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설명을 해주니, 걱정이 없는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는 토카가 있었다.

 

이것도 저것도 기억이 전혀 없는 기억들.

 

그리고, 이것도 저것도 토카가 웃던 기억들.

 

기억 속의 토카는 보기에도 전부 아주 새로운 것들만이라, 슬픔과 분노와 절망밖에 몰랐던 그녀와 비교하면 경천동지의 연속이었으리라.

하는 것들을 전부 전력으로 하고, 전력으로 즐기고, 전력으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 얼굴은 정말로 아름답고, 태양조차 바래지고 말 정도로 빛나고, 사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 넌 그런 표정 지으면 안 돼!! 넌 좀 더 웃어야 해!! 너의 미소는 보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줘!! 그 정도로 네가 웃는 얼굴은 반짝반짝해서 귀여워!!!

 

, 귀여워?!

 

그것을.......... 절망 따위에 방해받을 수 있겠냐고! 네가 그런 식으로 된 원인이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다면, 내가 인정해 줄게!! 너를 부정하는 놈들 전원의 몇 배보다도 더 내가 너를 긍정해줄게!!!

 

――――ㅁ.........., ㅁ」

 

그러니까――――그러니까 나와!!

 

 

눈을 몇 번이나 깜빡하고, 열린 입에서 헐떡이는 소리를 내는 토카는 얼굴도 새빨개져서 익은 토마토나 칠리라고 불러도 될지도 모른다.

그것을 알아차린 건지 모르는 건지 시도는 한층 더 기세를 내서 말을 뽑아낸다.

 

토카의 절망을 뿌리치기 위해서.

 

토카를 미소 짓게 하기 위해서.

 

그녀가 몇 번이나 입에 담은 말을.

섬멸과는 다른, 정령에 대한 하나 더 있는 대처법을.

 

 

나와, 나와 데이트를 해줘!!

 

 

시도는 외쳤다. 자신이 토카를 긍정하는 사람으로서의 증거를 세우기 위한 방법을.

 

정령에게 사랑을 하게 만든다. .............. 데이트해서, 데레하게 한다!!

 

 

 

 

 

 

 

 

 

 

 

―――――――――――――――그러나.

 

 

 

「――――――

 

 

3자의 시점에서 보자면, 지금 시도의 언동은 텐구 시에서 감정에 내맡기고 말한 것과 다르지 않다.

토카가 바라는 말을 조금 했다 해도 처음 본 인간을 쉽게 믿을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으으

 

 

하지만 토카는 근본이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이며, 아이 같은 성격인 탓에, 상식이나 규범이라는 것에 취약하고, 이성보다 직감을 중시해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으으으

 

 

AST에 의해 악의나 해의에 노출되어 온 토카는, 그렇기에 자신에게 오는 부의 감정에 민감하다. 시도가 절망에 민감해진 것처럼.

 

 

「――――――으으으으으

 

 

반대로 말하자면 그것은, 선의나 호의라는 정반대 감정에 대해서도 토카는 직감으로 느끼는 성질이 갖춰져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따라서, 시도가 입에 담은 말은 거짓이 없는, 마음속에서 나와 자신을 생각해주는 것임을 토카는 왠지 모르게지만 이해하고 있었다.

 

고로, 지금까지 느낀 적이 없는 상대의 배려에.............. 부끄러워져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혼란스러운 것도 당연한 일로―――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경보 같은 신음소리를 내는 토카를 보고 시도는 겨우 상태가 이상한 것을 눈치 챘다.

얼굴이 빨갛게 되어 김이 나는 중이다. 몸이 조금씩 떨려서 심정 탓인지 조금 빛나고 있다.

그것들이 점차 크게 되어간다............ 마치 공간진이 일어나는 전조처럼.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 , 토카? 이봐, ――」

 

 

말을 걸었음에도 들리지 않았는지, 토카는 더욱 더 그 떨림과 빛을 크게 하고는―――――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폭발시켰다.

 

텐구 시에서 발생한 공간진에 지지 않을 정도의 폭풍과 충격이 토카를 중심으로 일어나, 가까이 있던 시도는 쉽게 풍압에 말려 들어갔다.

시야가 희게 물들어, 중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거리감도 잃어, 단지 멀리 날려지는 것 정도밖에 모르게 되고는........ 어느덧 오늘 두 번째 기절을 이뤄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