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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의 장엄함과 드레스의 미려함을 보기 좋게 조화시킨 복장은 코스프레 따위의 빈약한 것이 결코 아닌, 그것 자체가 신화에 등장하는 신수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입고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녀는 여신....... 아니 여신조차 바래질 정도의 강력함과 아름다움이 충분히 있었다.

어두운 색인 긴 머리카락은 유성이며 눈동자는 보석. 얼굴의 조형 같은 건 말할 필요도 없이, 인간의 지식으로는 설명할 방도가 없는 아름다움이 시도 앞에 존재하고 있다.

 

꿈이 아니었다, 환상이 아니었다, 백일몽이 아니었다.

그렇게 모호하고 불확실한 영상 너머로 본 것보다, 확실하게 자신의 눈으로 본 그녀는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로 시도의 의식을, 마음을 빼앗아갔다.

 

정말로, 토카는 있었다.

근거가 없는, 소망에 가까웠던 확신 고로 그녀와 만날 수 있었던 충격과 감동을 아직도 시도는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다.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는, 잠시 동안의 혼란.

한 편으로, 냉정해진 사고의 일부가 앞으로 나와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애초에, 왜 공간진 경보가 울리고 있는데 토카는 여기에 있지?

게다가 폭발 중심점인 크레이터의 한가운데에 있다니―――――――

 

공간진 경보가 울리는 한중간에 발생한 폭발.

........그 결과가 거리의 폐허화.

토카에게 정신을 빼앗겨 깨닫지 못했던 일련의 사태의 관련성.

아까 전의 폭발......... 저건 확실히 공간진인 건 아닌가?

그렇다면 그 중심점에 있던 토카는, 왜 상처는커녕 흔적도 없는 거지?

상황을 보아하니 폭발한 뒤에 중심에 나타난 것이 아닐까?

 

그것은, .

 

(토카가 공간진의 중심점.......... 토카가 공간진을 일으켰다?)

 

믿을 수 없지만, 그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기이하게도 그녀의 인간과는 동떨어진 미모와 위압감을 발산하는 오라가 신빙성을 높였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욱 더 모르게 된다.

토카는, 대체――――

 

(너는, 누구야............토카?)

 

시도의 머리가 의문으로 가득 찼을 때, ――――――――아침에 느낀 것과 비슷한 듯한 귀울림 소리가 들렸다.

 

 

――――?!――――

 

 

노이즈이자 속삭임 같은, 그런 소리가 귀를 잭(jack)하려고 한다.

지금 현재 인식하는 세계가 갑자기 고요해지고, 폐색감이 시도의 전신을 둘러싼다. 외부 세계의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시각과 청각의 불협화가 있었다.

 

영원한 것 같으면서도 짧은 귀울림이 끝나고, 몇 개의 주파가 감겨서 고막으로 들려온다.

 

 

 

저것은 정령. 내가 타도해야 하는 존재

 

그녀는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이 세계에 나타나는 것만으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처 일대를 날려 버려. “공간진이라 불리는 현상은 그녀 같은 정령이 이 세계에 나타날 때의 여파야

 

 

바로 조금 전에 들었던 목소리와 상당히 비슷한.... 것 같은 목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목소리의 주인들은 시도가 한 대부분의 생각을 증명했다.

아침때와는 달리, 현기증이 나지 않는 귀울림이었던 이유에서인지, 눈에 비치는 세계는 변함없었다.

같았던 것은 누군가에게서 지식을 빌리는 감각과, 그것을 왠지 확신하는 것.

정령――――이세계에서 나타나는 천재지변적인 괴물. 세계를 죽이는 재앙. 그것이 토카의 정체.

 

(정령..............토카가?)

 

확신은 해도 이해가 뒤따라가지 못한 채, 시도는 어리둥절한다.

공간진――――세계 최대의 재해현상. 그 정체이자 원인이...... 정령.

토카의 용모를 보면, 역시 확실히 그 편이 같은 인간이라고 듣는 것보다는 위화감은 없을 것이다.

신이라는 것은 자연재해가 형태를 바꾼 것이라는 말은 자주 듣는 말이다. 정령과 비슷한 취급이다.

아름답다라는 것은, 그것만으로 공포감을 준다. 특히 토카는 폭력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도 그녀가 이 세계에 가져오는 영향과 비례한다는 것처럼 그러하다.

 

누구나 그녀를 넋을 잃고 볼 것이다.

누구나 그녀를 두려워하며 그녀에게 전율할 것이다.

그녀가 바란다면 세계에 있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마음대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멋대로 힘을 발휘하는 폭군이 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진부한 말로 표현하자면, 세계정복도 꿈은 아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힘이 있는데....................

 

 

...........,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는 거야?

 

 

아침과 같은 군소리를 시도는 흘린다.

그 때와 완전히 같다. 토카의 얼굴은 몹시 울적하게 일그러져 있다. 그런데도 가려지지 않는 미모는,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애처로움이 감돈다.

미아가 된 아이처럼, 당장 울 것 같다.

 

더 이상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

 

 

정신 차리면, 시도는 토카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상하다.

 

이상하다고.

 

너무 이상해.

 

뭐야 난. 왜 난 근거도 동기나 이유도 증거도 없는데 이상한 세계를, 본 적도 없는 소녀를, 비현실적인 존재와 사건을 인정하고 있지?

떠오르는 것은, 그 꿈――――― 이츠카 시도에 빙의하려 했다 실패한 저것은, 사실은 나이며 지금의 나이츠카 시도가 아닌, 완전히 다른 인격이 된 것이 아닐까?

등골이 차가워진다. 자신이....... “이츠카 시도인지 무엇인지 모르게 되었다.

어제까지의 나와 오늘의 내가 일치하는지 자신이 없어졌다.

무서웠다. 겁났다. 자신이 자신이 아니라니, 이렇게 기분 나쁜 일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래도!

 

 

(토카는, 그 녀석은, 지금 저기에 있다. 지금, 내 눈에 비치며, 저런 표정을 짓고, 단지 혼자서, 저기에 서 있다)

 

그것은 틀림없는 현실. 확고부동한 진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의심해서는 안 된다,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것도 뒷전이다, 고민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전부!! 이츠카 시도 불확실한 것보다도 먼저 토카, 확실한 것을 어떻게든 해라!!)

 

그렇게 자신을 타일러, 해매임을 잘라 낸다.

그걸로 좋다. 이걸로 됐어. 슬픈 표정을 짓는 사람이 있으면 문답무용으로 다가간다. 그것이 이츠카 시도 나일 터.

저런 슬픈 듯, 외로운 듯한 여자애를 내버려 두고 앞에서 네놈의 고민에 어울려줄 수 없다. 그런 건 남자가 아니다.

참으로 허세 떠는 자신에게, 이 때만큼은 섹슈얼 비스트 칭호를 받아들일까 고민했다.(누군가에게 들은 것 같은데 누구였지?)

 

어쨌든, 지금은 토카다.

 

 

토카!!

 

....................?

 

 

달리면서 외치는 시도를 향해 토카는 몸과 눈을 돌린다. 이쪽에 반응해서, 처음으로 정면으로 맞댄 얼굴에 역시 이건 현실인 거다 하고 안심한다.

 

 

「――――――――――――――」

 

 

시도를 눈치 챈 토카는 이쪽을 보고 있을―――――뿐 만이 아니라, 옥좌의 등받이에 있던 자루 같은 것을 쥐고......... 환각이 만들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검을 뽑아내서는......

 

시도를 향해 휘둘렀다.

 

 

이이이이익!?!?

 

 

보기 흉한 비명을 지르며 순간 머리를 숙여서 참격을 피한다. 시도와 토카의 거리는 아직도 멀다. 검이 닿지 않을 정도로다.

하지만 안 피하면 아플 것이라는, 위기감이 시도를 긴급 회피시킨 탓에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직후에 뭔가가 붕괴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심조심 뒤를 보자, 수많은 건축물이, 그 참격으로 전부 높이가 똑같이 조절당해 있었다.

 

 

, 위험하잖아―――――」

 

 

전전긍긍하며 토카를 향해 움직이던 것을 멈췄다. 아니, 제지당했다.

어느 새일까 엎드리면 코 닿을 데까지 접근한 토카가 손에 든 거대한 검의 칼끝을 시도의 얼굴 바로 앞에 대고 있던 것이다.

 

 

.........! , ―――」

 

뭐야? 너는. 누구인 것이냐?

 

 

 

왜 공격받았는지를 모르는 채, 의심스럽다는 날카로운 시선을 받고, 시도는 깨달았다.

그렇다. 시도가 토카를 안다 해도 토카는 시도를 모른다.

그럴 진데 처음 보는 사람이 멋대로 이름을 부르면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수했다. 하지만....... 검을 쓰는 것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이렇게는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보다 자신이 해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다시 시도는 토카와 마주본다.

 

 

잠깐 기다려 줘, 침착해 줘, 난 적이 아니야. 안 위험해 안 위험해, , 너의 친구――우오오옷?!!!

 

 

대답은 공격이었다.

찌르기가 계속 나와 콤마 단위로 목을 움직여 어떻게든 피하기도 하고, 비스듬히 베기가 연달아 와서 숨 쉴 틈도 없이 과격한 댄스를 추게 된다. 그 때에 아스팔트 땅이 금이 가고, 옆에 있던 전봇대, 건물이 파괴되어 간다. 이미 폐허화된 거리가 다시 파괴되어 가는 것을 시도는 볼 여유조차 없다. 정말로 1초 이하의 시간이라도 놓치면 기다리는 것은 죽음이기 때문에.

 

 

잠깐, 잠깐 기다려!? 미안해요 죄송해요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 엄청 위험한 분위기가 됐으니까 약간 진정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을 뿐 딱히 바보 취급하는 게 아니고 놀리는 것도 아니니까 침착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

 

 

덕지덕지 이어서 만든 변명을 듣고 토카는 겨우 척하고 검을 시도의 눈앞에 댔다.

코토리 같이 하는 것은 실패였다, 그렇다고 할까 프렌들리하게 되는 것은 수상쩍다는 것을 알았는데 왜 저렇게 했을까........ 아마 이 가슴 속에 있는 고양감과 당황감이, 영문 모를 상황에 상당한 긴장감을 일으켜 사고가 지리멸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납득했기 때문에 시도는 깨달을 수 없었다....... 자신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공격을 계속 피했다는 이상함을. 그것이 토카를 불필요하게 경계시켰다는 것을.

 

 

다시 묻는다. 너는 누구냐?

 

...........난 이츠카 시도. 나이는 15. 혈액형은 AO형에 Rh+. 키는 17.cm. 체중은 58.5kg. 앉은키는 90.2cm. 시력은 오른쪽 0.6, 왼쪽 0.8, 악력은 오른쪽 43.5kg, 왼쪽 41.2kg, 혈압은―――――잠깐 침착하라고 토카 그 엄청 크게 휘둘러 올린 검을 멈춰 그렇게 하면 내 상반신과 하반신이 안녕하고 홈런돼서 날아가니까 싫어 진짜로 농담 아니고 죽어버리니까 부탁합니다.

 

 

이마에 불끈불끈 핏대를 띄우면서 진자 타법을 가할 준비를 하는 토카에게 필사적으로 사과하는 시도.

냉정해지려고 해도 바로 될 수 있을 정도로 담력은 높지 않았을 터지만, 질리지도 않고 이런 자기소개를 하니까 그렇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스스로도 자기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저것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역시 시도는....................

 

(........., 그만둬, 생각하지 마. 나에 대한 건 뒷전이라고 했잖아)

 

 

이것이 마지막이다. 대답할 생각이 없으면 끝내주겠어. 너는 누구인 것이냐?――――――너도 나를 죽이러 왔느냐?

 

「――――――,

 

 

익숙지 않은 말이지만, 토카의 입에서 들린 그 말은 지금이 두 번째였다. 그 때 들었던 뒤숭숭한 말이다.

 

묻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고, 대답은 전부 알고 있어도, 그런데도 묻지 않을 수는 없었다.

자신이 부정되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도, 그런데도 누군가에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검 끝에 있는 시도 또한 지금까지 예외 없이 자신을 죽이러 온 사람임이 틀림없다고 부정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혹시, 다르지 않을까, 죽이러 오지 않았을지도 모를까 이런, 있을까 말까한 희망을 품는..............그런 소리.

 

 

나는―――――」

 

 

그렇다면, 아직 괜찮다. 이 쪽의 목소리는 아직 닿는다. 왜냐면 시도는 살해당하지 않고 이렇게 생명의 유예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유예 동안에 어떻게든 한다.

시도가 정말로 싫어하는 그 표정을――――부순다.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이츠카 시도. 평범한 고2 학생이다. 여기에 온 이유는...... 너를 만나기 위해서야.

 

.......역시 그런가, 너도 나를――――」

 

아니야!!!!

 

 

시도의 만나러 왔다라는 말에 적을 확인했다는 험한 표정을 지으며 검을 다시 든 토카에게 힘껏 부정한다.

예상 밖의 대답과 성량에 토카는 깜짝 놀랐지만 시도는 상관하지 않고 계속한다.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고 믿을 수 없는 것은 알아. 허물없이 말을 건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내가 수상함 만점인 사람이라는 것도 이미 알아.

하지만, 그런데도 말하겠어. 나는 너를 놀릴 생각은 없고, 하물며 죽인다 같은 건 티끌만큼도 생각 안 해. 나는 다만 너를 만나러, 토카와 이야기를 하려고 온 거야.

 

?, ??

 

네가 만나왔던 사람은 넌 죽어야 한다고 말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모든 사람이 너를, 토카를 부정하는 게 아냐. 내가 그 중 한 사람이야. 만약 모든 사람이 토카를 부정했다 해도 나는 토카를 부정하지 않아. 그러니까――――」

 

, 기다려라, 잠깐 기다려!! 대체 뭐야? !? 갑자기 나타나서는 영문 모를 말을 하고는!! 대체로 조금 전부터 말한 토카라는 건 대체―――――――」

 

 

흥분을 누르지 못한 채 감정을 그대로 토해내는 시도에게 이번에는 토카가 태클을 건다. 그녀 입장에서는 말의 선악 이전에 언어폭력에 노출된 것과 같을 것이다. 당황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정도로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그 표정이 갑자기 긴장으로 바뀐다.

――――――둘 만의 세계의 침입자들이 끼어들어 왔다.

 

 

뭐야...........어라.......?

 

 

토카가 말을 끊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을 따라 시도도 올려다본다.

 

하늘에서 사람이 떨어진다........아니, 내려오는 건가?

기묘한 언더 슈트에 기계 파츠가 장착되어 있다. 문자 그대로 인간 병기 같은 여자 몇 명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 기계 파츠는 로봇 애니 같은 것에서 자주 보이는 빔 라이플이나 미사일 포드, 비행 유닛 같게도 보인다.

아아, 저건 내려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나는 건가. 그 사람들은 어딘가의 비밀조직이나 기업인가의 특수부대일 것이다......... 이런 한가한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어떻게 봐도 정상적이지도 우호적이지도 않은 모습이고, 뭔가 미사일 포드 같은 것을 기동시키고―――――여기를 향해 쏘기 시작하는 중이고.

 

 

, 어어어어어어?!

 

......................

 

 

수십 발의 군사 병기로 아무런 자비도 없이 공격받아 당황한 시도였지만, 토카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 속으로 바보 취급하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런 건 쓸모없다는 것을, 왜 학습하지 않느냐

 

 

말하고 토카는 미사일이 육박해오는 상공을 향해서 익숙한 동작으로 검을 향한다.

무엇을 할 생각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미사일을 무력화할 힘을 행사할 생각인 것은 자명한 이치. 토카는 인간을 초월한 최강자. 별 뜻 없는 하나하나의 행동마저도 힘이 있다.

염려할 필요 같은 건 없다. 토카가 말하는 대로, 저런 것을 써봤자 상처도 안 나고, 쓰러뜨린다는 생각 따위 망상도 심하다. 세금의 낭비다.

시도가 할 수 있는 것은 말려 들어가지 않게 토카에게서 멀어지는 것 정도일 것이다.

 

토카가 또 저런 표정을 짓지 않았으면 그렇겠지만.

 

 

............그런 건

 

 

못 해. 떨어진다니, 못 해.

이대로 토카를 방치하면, 이대로 싸우게 두면 지금보다 좀 더 일그러진 얼굴이 된다.

그런 얼굴을 하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다. 하지만 뭘 할 수 있어?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이 상황에서 토카를 위해 뭘 할 수 있어? 당장이라도 미사일에 맞을 것 같은데 뭘 할 수 있는데?

 

 

―――――도망칠 수밖에 없다.

 

주마등에 빠진듯한 시간감각의 모순 속에서, 슬로 모션이 되어가는 세계에서 결론을 낸다.

시도는 인간이다.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육박해오는 미사일을 요격해서 격추시키는 일 같은 건 할 수 없다. 토카 대신에 싸울 수도 없다.

 

시도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령들, 토카를 데리고 여기에서 도망치는 것 뿐이다.

 

 

사라져라........... 남김없이 전부, 사라ㅈ――――」

 

토카, 도망칠 거야!

 

!? , 무엇이냐?! 놓아라!!!

 

 

토카의 팔을 잡고, 여기에서 도망치기 위해 달렸다. 이쪽의 손을 떼어 놓으려고 하지만 힘으로 억지로 붙들고 갔다.

 

 

, 너는........도대체

 

젠장!!

 

 

경악과 의문이 배인 중얼거리는 소리가 토카에게서 들려왔지만 이미 십 수미터 거리까지 접근한 미사일을 앞에 두고 신경 쓸 여유조차 없다.

 

이제 다 틀렸다......... 이대로는 맞는다.

좀 더, 좀 더.

 

 

――――――――――좀 더 멀리 도망쳐야.

!!!

 

 

그런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찼을 때와 미사일이 적중한 시기는 동시였다.

 

 

 

 

 

 

 

○ ○ ○

 

 

 

 

 

 

..............맞았나?

 

 

목표에 싱겁게 적중한 미사일을 보고 쿠사카베 료코 일위는 의혹으로 가득 찬 생각을 했다. 그녀 자신을 포함한 주변의 몇 명이 같은 바디-슈트를 껴입고, 같은 기계를 장비한 채 공중을 날고 있다.

 

대정령부대(안티스피릿). 통칭 AST

정령을 사냥해서, 포획해서 죽이기 위한 기계 장비를 장착한 초인――――마술사. 그것이 그녀들이 소속된 부대이자 정체이다.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전투력이 있는, 인류 중에서는 끝없이 정령에 가까운 존재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람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현현장치(리얼라이저), 나아가서는 전술현현 컴뱃장치탑재 리얼라이저 유닛―――CR 유닛이라 불리는 컴퓨터상의 연산 결과를, 물리법칙을 왜곡시켜서 현실세계에 적용하는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술에 의한 것이다. 물론, 제한은 있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대단한 기술, 마법을 재현하는 시스템은 파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것을 인류가 손에 넣은 때는 30년 전의 대재앙.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현장치 리얼라이저도 진보해왔지만, 그런데도 공간진, 그 원인인 정령과는 맞붙지 못하고, 겨우 격퇴하는 것이 한계였다.

 

고로 AST쿠사카베 료코 대장은 피해를 최소한으로 억제해서 쓸데없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빨리 정령을 격퇴하는 것이 신조이다. 대장의 책임, 의무로서 누구보다도 정령의 힘을 이해하고, 분석해서, 정확한 지시를 내릴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납득이 되지 않았다. AAA랭크 정령. 식별명 <프린세스>가 왜 견제 정도의 공격에 맞았는지를 몰랐다.

 

 

어쩐지 기분 나쁘네...... <프린세스>가 어떤 저항도 하지 않다니. ―――총원, 긴장 풀지 말고 집중하세요. 반응이 있는 대로 공격 개시야.

 

 

라져라고 통신 너머로 들리는 부하의 목소리를 들으며 료코는 초연이 자욱한 아래를 확인하고 있다.

정말이지 얼간이 같은 얘기지만, 자신들이 견제로 쐈다고 생각한 미사일이 맞아버려서 <프린세스>를 확인할 수 없게 된 이 상황.

허를 찔렸는지, 연기를 이용해서 이쪽을 단번에 쓰러뜨릴 계산인지는 모르지만 <프린세스>가 이것으로 마지막이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는다.

모든 대원이 다음 액션에 대비하지만, 아직도 반응이 없다.

 

누구나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긴장을 풀지 않는 동안 시간은 지나가서, 서서히 연기가 개인다.

설마하고, 정말 그것으로 당했나 이런 생각이 머리에 지나갔지만, 확인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그럴 정도로 정령이라는 괴물은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초연이 개인다.

거기에 있던 것은―――――――미사일에 의한 파괴흔적 뿐,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프린세스>..........없어?

 

그 말은, 소실(로스트)했다는 뜻?

 

본부! 그 쪽의 관측은 어때?

 

『――――소실(로스트) 확인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지역에서 <프린세스>에 대한 반응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료코가 부대를 지원하는 기지 본부에 물었지만 대답은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소실(로스트)라는 것은 정령이 인계라 불리는 이공간으로 바꾸는 것을 가리킨다. AST대원이 장착한 현현장치 리얼라이저에도 당연히 대항책은 있지만 본부에 탑재된 관측기를 사용하는 쪽이 확실하고, 몸을 감췄는지 아닌지를 조사하는데 더 적합하다.

그 관측기가 소실(로스트)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렇고, 그 지역에 반응이 없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요약하면...........

 

 

도망쳤다는 말이야?...........겁쟁이 <허밋>이라면 몰라도, <프린세스>?

 

 

믿을 수 없다고 중얼거리는 료코에게 다른 대원들도 동의했다.

지금까지 적대한 정령 중에서도 <프린세스>는 주변에 가한 피해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AST에 대한 적대의사가 특히 현저한 개체이며, 큰 부상을 입은 대원도 적지 않다.

<프린세스>가 나타날 만큼 나타나서 공격도 하지 않고 도망쳤다. 게다가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귀신 같이 빠른 힘을 지닌 채.

 

(........이상하네, 이렇게 빨리 전선을 이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그것을 안 썼던 거야?)

 

정령의 기초 신체능력은 인간을 가볍게 상회하지만, 지금 보게 된 빠름은 심상치 않다. 전투가 한창일 때 쓰이면 잠시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아니, 애초에 속도를 이용한 도망일까? 료코에게는 정말로 그 자리에서 사라진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본부에 소실(로스트)했는지 어떤지를 물었던 것이다.

 

 

대장, 저희들은 어떻게 해야.......?

 

소실(로스트)을 확인할 수 없는 이상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어요. 각자 텐구 시를 빈틈없이 수색해서 찾아내는 대로 보고. 그런데도 발견되지 않으면 일단 귀환해.

 

 

역시 그 <프린세스>가 이것으로 마지막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뭔가 전투를 피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잘하면 약점 같은 것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을 바꿔 재빨리 료코가 지시를 내리자 부하들이 일제히 각자 다방면으로 향했다. 료코 자신도 움직이려고 했지만―――――

 

 

.............? 오리가미?

 

......................

 

 

그 중에 딱 한 명 움직이지 않았던 인물―――――토비이치 오리가미가 크레이터와 파괴흔적이 남은 땅을 응시한 채 굳어진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왜 그래? 뭔가 신경 쓰이는 거라도 있어?

 

..................아무것도

 

 

그렇게 짧게 대답하고는 명령대로 오리가미도 탐색하러 갔다. 어딘가 석연치 않기는 하지만 지금은 <프린세스>라고 결론짓고, 본부에도 주변 반응을 조사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

 

 

오리가미는 <프린세스> 탐색에 나섰지만 속으로는 전혀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AST 전원이 격발한 미사일. 그 목표 앞에 사람 그림자가 보인 것 같았던 것이다.

마침 대원들의 시야에서는 <프린세스>가 가려서 안 보였지만 오리가미에게는 <프린세스>가 누군가에게 손을 잡혀 같이 후퇴한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간신히 보인 사람 그림자는 그녀가 바로 전까지 같이 있던 그 소년의 윤곽과 닮아 있었다.

 

 

............이츠카 시도

 

 

그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여기에 있을 리 없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그는 쉘터로 피난했을 터. 몸에 이상은 없었으니까 여기에 올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올 이유가 없다.

 

오늘 아침, 그가 오리가미를 기억하는지 여부를 물으려고,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던 그에게 말을 걸어 여기를 봤나 생각했더니 추욱 실이 끊어진 듯이 쓰러졌을 때는 정말 당황했다.

쓰러진 소리에 무슨 일인가 떠들며, 모이기 시작한 어중이떠중이의 울타리를 닥쳐한마디로 입 다물게 하고 긴급 상황 외에는 사용이 금지된 소형 디바이스, 기초(베이직) 현현장치(리얼라이저)로 마법을 쓰기 위한 영역――――수의영역(Territory)을 전개해서 신속하고 조급하게 양호실로 공주님 포옹한 채 옮기기 시작했다.

일반인이 많이 있는 중에 은닉사항을 드러내는 짓은 어리석다고 하는 것으로도 부족하지만, 마술사의 표준장비인 와이어링 슈트 없이 수의영역(Territory)을 전개하는 것은 뇌에 큰 부담을 줘서, 자칫하면 폐인이나 시체로 전락할 가능성조차 무시한 오리가미의 끔찍한 행동은 이미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일반인 앞에서 와이어링 슈트를 장착할 수는 없다는 그런 냉정한 부분은 약간이나마 있었다.

 

......변명을 하자면 학교에서 오리가미는 영구동토” “*마햐데도스라는 이명대로, 어떤 상대에게도 차가운 감정표현 밖에 하지 않았다.

그런 오리가미가 평소 캐릭이라고는 상상도 못 할 정도의 큰 소리로 거기 비켜어!!!”이런 거친 야수와 같은 포효를 받은 주변 학생들은 여러 가지로 경악하거나 위축돼서, 오리가미의 이상한 힘과 속도는 전혀 깨닫지 못했다.

수의영역(Territory)에 관해서도 이츠카 시도를 너무 걱정한 나머지, 뇌로 가해지는 부담이 전무가 되어, 오히려 지금까지 전개한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 높은, 생각했던 대로인 영역을 만들 수 있었다고 이렇게까지 생각했다.

 

마햐데도스 : 드래곤 퀘스트에 나오는 빙결계 최강마법.

 

 

양호실에 옮긴 뒤는 그의 몸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정성스럽게, 정성스럽게, 게 철저히 조사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여하튼 행ㅇ―――은 아니고 불운하게도 양호교사가 급한 볼 일 때문에 쉬었으니까 대신 오리가미가 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몸이 더럽혀진 상태는 정신 위생상 좋지 않은 이유로 전신 구석구석을 킁카킁카 스읍스읍하고.

확실히 귀를 가슴에 대고 심장박동 소리를 측정해서(확실히 듣기 위해 시도의 교복을 벗겼다.).

열이 있는지 없는지를 전신을 꼭 껴안아 재고(정확하게 감지하기 위해서 시도뿐만 아니라 오리가미도 벗었다.)

 

그 뒤 ●●●●●●하거나 ●●●●●●하고 ●●●를 가져다 대고 ●●●를 확인하고 ●●●●●●●●●쪽으로 ●●●해서 ●●●●●●●●●●●●를 사이에 끼우거나 ●●●●●●처럼 움직이고 ●●●처럼 ●●●가 나오고 ●●● ●●● ●●●

 

 

 




 

 

 

 

잠깐 기다려 주세요.

 

 

 

 

 

 

 

 

 

―――――이렇게 2, 3시간 정도가 지나서, 겨우 검사가 끝나고 문제없다고 판단했다.(둘 다 옷은 제대로 입고 있었다.)

마침 그 때에 2학년 담임이 된 오카미네 선생이 시업식이 끝나고 양호실에 와서, 아마 단순 수면 부족인가 뭔가일 것이라고 전하자 마음이 놓인 표정을 지으며, 오리가미에게 간병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오리가미로서는 이쪽이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고, 시도가 눈을 뜰 때까지는 여기를 떠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아니요라고 가볍게 반응해서 자신이 그를 돌보고 있을 테니까 교실로 돌아가도 괜찮다고 정중하게, 게 가달라고 부탁했다. .........오카미네 선생은 약간 눈물짓고 있었다.

 

그 이후로 몇 분 뒤 이츠카 시도는 눈을 떴다. 그가 오리가미를 확실히 기억하지 않았던 것은 유감이었지만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이쪽이 일방적으로 기억할 뿐이니까.

......그러니까 공간진이 발생했을 때, 오리가미가 AST로서 전장에 가려고 했을 때 그가 이쪽을 걱정하는 말을 해줬던 것은 기뻤다.

마치 전업주부와 커리어 우먼의 신혼 같아서 하늘에라도 오르는 듯한 기분이라는 것은 이런 것일까 생각했고, 오늘이야말로 정령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조차 들었다.

 

그런 이유로 점점 더 신경 쓰였다. 그의 그 표정이, 마치 오리가미가 지금부터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려는지를 아는 듯했던 걱정스런 표정이.

그런 식으로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사람 그림자가 이츠카 시도로 보인 것은. 그가 오리가미가 너무 걱정스럽게 짝이 없어서 쉘터에 없던 오리가미를 찾으러 밖에 나왔다고,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무언가 가능성으로서는 충분히 있을 법하지만 역시 아닐 것이다. 애초에 사람 그림자가 정말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확실치 않고, 이번에 <프린세스>가 보인 빨리도 도망치는 힘을 개인에게만 쓴다면 모를까, 마침 그 자리에 같이 있었을 뿐인 사람에게도 같이 썼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럴 정도로 <프린세스>는 인간에게 공격적인 것이다.

 

그 반대인 가능성으로서, 사람이 힘을 썼다......... 그야말로 있을 수 없다.

정령의 반응은 <프린세스>뿐이었고, 이 텐구 시에 오리가미 일행 이외의 마술사가 존재한다는 보고는 없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난에 늦은 일반인이겠지만―――――역시 있을 수 없다. <프린세스>의 심경 변화보다 있을 수 없다.

 


그렇다는 것은 일반인은 아닌, 마술사 이상으로 인간일지 어떤 존재일지 모를 불투명한 존재라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