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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한 번밖에 입지 않았던 정장을 입고, 기합을 넣는다.
  지금부터 갈 곳은 마왕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기합 하나라도 넣지 않으면 다리가 떨리니까.
  자! 가보자! 유키노시타성으로!

  부들부들
  부들부들
  덜덜덜덜덜덜덜덜덜

  어, 어라-?
  다리만이 아니라, 전신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기합이 부족하다는 건가?
  아니, 아마 게으름뱅이인 내가 더 기합을 넣어봤자 소용없지.
  이 다리의 떨림을 멈추려면...


「...그래, 유서를 쓰자!」


  경우에 따라서는 『잘도 내 딸을!』라며 XX될 가능성도 있을지도 모르니까.
  부모님은 우선 어떻든 상관없으니, 코마치 앞으로 유서를 써두자.
  써두면 미련을 남길 것도 없이 옥쇄할 수 있다.
  근데 옥쇄확정이냐고.
  뭐 상관없다.
  삼가 아룁니다, 코마치에게...


  하루노 씨와 몇 번이나 일을 치른 뒤, 필로 토크하지도 없이 같이 밥을 먹었다. 아침 점심을 거르고 3시까지 해버렸으니, 그거야 아무튼 배도 고파진다. 적당히 만든 볶음밥을 먹으면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서로 맺어진 건 좋은데... 하루노 씨의 집을 생각하면, 쉽게 허락해주진 않겠죠.」

「으~응, 그치. 히키가야 군 얘기는 가끔 했으니까, 전혀 모르진 않겠지만...」

「하루노 씨라도 예상할 수 없어요?」

「응. 솔직히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몰라. 요즘 맞선 얘기를 계속 거절해서, 뭔가 알아챘을 거라고는 생각하는데」

「최악의 전개는 『이런 말 뼈다귀는 안 돼』라고 하는 거겠죠.」

「그치. 그 엄마니까, 나도 유키노한테도 결혼상대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으려나」

「...드럼통에 갇혀 바다에 버려질 일은, 없겠죠?」

「없어없어, 그렇게까진 안 해...... 아마도」

「아마도!? 거기는 단언해주세요!」

「음~ 엄마가 어디까지 생각하는지는 모르니까-...... 혹시 무서워졌어?」


  히죽거리며 심술궂은 미소를 띠는 하루노 씨.
  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해하는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이전의 나로서는 몰랐겠지만, 지금의 나라면 하루노 씨의 눈을 보면 안다.


「괜찮아요. 무섭지 않다고 하면 거짓이지만, 하루노 씨를 좋아하게 됐을 때부터 목숨을 걸 정도의 각오는 해뒀어요.」

「........정말, 히키가야 군은 치사해」


  조금 빨개진 얼굴을 숙이고, 부끄러운 듯이 우물쭈물하는 하루노 씨.
  아아, 귀엽구나 하루노 씨.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 따윈 얼마든지 걸 수 있다.


「큰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의 경우가 되면 둘이서 도망치자!」

「그래요. 유키노시타가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지만, 잘 도망쳐 보일게요.」

「응! 그럼 지금 멀리 아는 사람한테 메일해둘까」

「성격이 급하시네요. ...그런데 말을 되돌립니다만, 이 뒤는 어떻게 할까요?」

「우선 난 집에 돌아가서 솔직하게 얘기해보려고 해. 시간이 지날수록 나쁜 쪽으로밖에 안 갈 거니까.」

「과연, 그러네요.」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오늘 중에는 꼭 연락할게.」

「알겠습니다. 무사를 빌게요.」

「고마워. 그럼 또 보자.」


  결국, 어제 하루노 씨가 간 뒤 폰을 계속 잡고 연락을 기다렸다가, 날짜가 바뀌어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새 잠든 것 같아, 정신 차리면 아침이 되어 있었다. 자는 동안에도 연락은 오지 않았고, 내 마음 속에 불안한 마음이 자꾸자꾸 커져간다.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하던 내게 떠오른 것은, 『유키노시타가로 간다』였다.

  반침 안에서 연말 대청소와 동시에 클리닝을 맡긴 정장을 꺼내, 익숙하지 않은 넥타이에 악전고투하며 옷을 입었다.
  일단, 하루노 씨의 폰에 『거기로 갈게요』라는 메일을 보낸다. 상대방에게 도착하지 않았을 때 되돌아오는, 영어 메일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수신은 한 듯하다. 그럼 하루노 씨는 왜 연락하지 않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면 불안이 한 층 더 부풀어 올랐다.


「좋아, 갈까」


  폰, 지갑, 시계와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만 챙기고 현관을 나왔다.
  시각은 오후 2시.
  여기에서 유키노시타가까지, 1시간 정도면 도착할 것이다.
  하루노 씨, 지금 갑니다...!



  집에서 나와 조금 걸어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바로 도착한 버스의 행선지를 확인하고 승차. 버스에 흔들리기를 수십 분, 종점 2정거장 앞에서 하차. 거기부터 몇 분 정도 더 걸어서... 유키노시타가에 도착이다.

  고급 주택가 거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그 집은, 주변에 줄선 많은 대저택보다 2~3배는 커서 더 눈에 띄었다. 외관은 흰색을 바탕으로 한 서양풍으로, 이미 작은 성으로도 보인다.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였는데 잘 보이다니, 몇 층 건물인 거야. 보기에는 뜰도 상당히 넓은 것 같다. 과연 건축회사 사장 저택. 일반 가정 출신인 내가 보기에는, 여긴 완전히 이세계다.


「너, 여기에는 무슨 용무로 왔나?」


  당돌하게 말을 걸어왔다.
  소리가 들린 쪽을 보자, 정문 앞에 서 있는 검은 정장 선글라스가 나를 보고 있었다. 저 쪽에는 이미 두 사람정도, 마찬가지로 선글라스가 서 있다. 경비원인 건 대충 알겠는데, 외형이 너무 무섭다. 나 같은 치킨한테는 정신에 해롭다.


「음, 여기가 유키노시타 씨 댁 맞습니까?」
 

  가능한 한 아무렇지도 않게 위장하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약간 떨려버린 것 같다. 어쩔 수 없잖아, 나 치킨이고.


「그 말대로지만, 너는 누구지?」

「그, 그게, 히키가야라고 합니다만, 유키노시타 하루노 씨는 계십니까?」

「히키가야...? 혹시 너, 이름이 히키가야 하치만인가?」

「네? 그, 그렇습니다만...」


  뭐야, 경비원에게 나에 대해 알려줬어?
  유키노시타인가? 이렇게 한 사람은. 아니면 하루노 씨? 어쨌든 유키노시타가의 여성은 인권이나 프라이버시라는 말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든 상관없는 것을 멍하니 생각하며 대답을 기다리는데, 정신 차렸더니 경비원 3명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응? 난 혹시 의심스럽거나 위험인물 취급?


「아, 저기, 어떻게 된 거죠...? ㅈ, 저, 비무장인데요?」


  총을 들이민 것도 아닌데, 양손을 들고 항복 자세를 취한다. 그러자 경비원 한 명이 천천히 손을 뻗어,


「확보!!」


  라고 외쳤다.
  거기부터 순식간에 재빠른 솜씨로.
  내 양손을 잡아 등 뒤에 돌려 수갑을 채우고.
  어디에서 나온 건지 모를 테이프를 내 입에 붙이고.
  또 난데없이 나온 타월로 내 눈을 가리고.
  다리, 몸통, 어깨를 각각 붙들려 아마 유키노시타가 부지 내라 생각되는 쪽으로 들려갔다. 지나친 전개에 저항할 새도 없이, 상대가 하는 대로 끌려간다.
  그나저나 당신들 솜씨 좋네.
  실은 경비원이 아니라 유괴범 아닌가? 라고 의심해버릴 수준.
  난 대체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



  또각또각또각...

  발소리로 미루어보아 건물이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들어갔다. 통로라 생각되는 공간을 오른쪽으로 돌거나 왼쪽으로 돌거나... 몇 번 돌았는지 모르게 되었을 즈음해서, 갑자기 움직임이 멈췄다.

  철컥
  끼이이

  무거운 듯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 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금 가고 나서 또 멈춰, 뭔가 부드러운 것에 앉혀지는 형태로 내려졌다. 등에 닿은 딱딱한 느낌으로 보아, 아마 의자일 거다.

  또각또각또각...
  끼이이
  덜컹

  소리로 봐선, 경비원이 전원 나갔다.
  특유의 기척 감지로 근처를 탐색하지만, 사람이 있는 기색은 없다.
  여기, 어디지?
  그나저나 난 지금부터 어떻게 될까?

  덜컹
  끼이이
  또각또각또각

  누군가가 들어왔다.
  아마 한 명.

  들어온 누군가는, 소리로 봐서 내 정면에 있는 의자인지 뭔가에 앉았다, 고 생각한다.
  안 보이니까 잘 모르겠다.

  스륵

  갑자기, 눈을 가리던 타월과 입가의 테이프가 떼어졌다. 순간 시야가 새하얘졌다가, 서서히 눈이 익숙해져 시야가 또렷해진다. 눈앞에 중후하고 아마추어 눈으로 봐도 품위 있는 긴 테이블이 있고, 그 반대쪽에 슈트를 입은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흘러내리는 듯한 아름다운 흑발에, 날카로운 눈동자. 유키노시타를 닮았지만, 그 외에 강렬한 안광과 위압적이기까지 한 존재감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바로 알았다.
  이 사람이, 유키노시타 자매가 무서워하는 유키노시타 어머니라는 것을.


「히키가야 하치만 군, 이 맞을까?」


  맑으면서도, 어딘가 위압적인 목소리가 실내에 울린다. 안 그래도 그 압도적인 존재감이 쫄고 있었는데, 더 쫄아버린다. 그럼에도, 눌려 으깨질 것 같은 마음을 분발해, 마를 것 같은 목을 진동시켜서 소리를 짜내기 시작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하루노와 유키노의 어머니입니다.」

「그, 그렇군요.」

「바로 말합니다만... 하루노와 남녀 관계가 되었다더군요.」


  너무나 단도직입적인 말에, 조금 뒷걸음질친다. 방금 전보다, 약간이지만 안광이 날카로워진 것 같다.


「...네, 그렇습니다.」

「당신은 유키노시타가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아니요, 그다지...」

「제 남편은 건축회사의 사장이자, 현 의회 의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대로 계승되는 유키노시타가의 당주로서 각계의 영향력을 미치는 일족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

「즉, 집안으로서는 상당히 높은 위치에 속하는 것입니다. 일반인 입장에서 보기에는, 도저히 닿지 않을 것 같은 높은 위치에」

「...........」

「그 높은 집안인 유키노시타가의 장녀인 하루노와, 아무리 조사해도 일반 가정 출신인 일반인인 당신이 관계를 했다...」

「........그렇게 됩니다.」

「어울린다고 생각합니까? 제 딸과 당신이」

「......도저히, 어울리는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겠지요. 저로서는, 이번 건은 딸의 한 때의 실수로 용서할 생각입니다. 그 다음, 유키노시타가에 맞는 상대와 결혼시킵니다. 그래서, 당신은 얌전히 물러나서, 지금까지의 일은 잊고 일반인에게 맞는 인생을 다시 보내줄 수 있습니까?」

「..........」


  어조는 정중하지만, 그 밖의 날카로운 안광에는 『얌전히 따르세요』라는 듯한 압력이 담겨 있었다.

  그래, 나와 하루노 씨는 사는 세계가 다르다. 어디에나 있는 잡초 같은 나와는 반대로, 다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한 송이 꽃과 같은 하루노 씨.
  어디에 있어도 눈에 띄는 하루노 씨와는 반대로, 어디에 있어도 신경 쓰이지 않고 짓밟힐 수 있는 나.
  애초에 어울릴 리가 없다.
  그런 의미로, 유키노시타 어머니가 말하는 것은 매우 올바르다.
  그러니까 나는―――


「거절하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하고 있었다.


「........어째서?」

「저는 분명히 말해서 일반인입니다. 용모도 스펙도, 하루노 씨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뭐죠?」

「하루노 씨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이 세상에서 저 뿐입니다. 저는 하루노 씨를 좋아하고, 하루노 씨는 저를 좋아합니다. 서로가 그것을 이해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들였지만, 그 만큼 자신들의 마음이 매우 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매력적인 남자가 나타나도, 하루노 씨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저 뿐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건 당신이 멋대로 믿어버릴 뿐이 아니고?」

「억측이 아닙니다. 단지 저를, 저를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하루노 씨를 믿을 뿐입니다.」

「.........」

「...무리해서 유키노시타가에 맞이해달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하루노 씨를 자유롭게 해줄 수 없습니까? 저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면서, 그 누구보다도 겁이 많은 하루노 씨를 지지하고 싶습니다. ...하루노 씨를, 혼자 두고 싶지 않습니다.」


  분명 하루노 씨는 지금까지 혼자였다. 부모님은 영향인지, 여동생을 위해서인지, 이유는 잘 모른다. 어느 새 몸에 익힌 마음을 닫고 미소로 덧칠해서 굳힌 가면이,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 요새 같은 존재로 하루노 씨의 마음의 바깥에 고착되어 있었다.
  그것이 하루노 씨를 홀로 있게 하고 있었다. 마치 바깥세상이 무서워 방안에 틀어박힌 아이처럼. 내가 왜 그 안으로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는지는 모른다. 혹은 하루노 씨에게 이끌렸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접한 진정한 하루노 씨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약했다.
  아마, 처음부터 알았던 거다.
  하루노 씨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바랐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하루노 씨 옆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았던 거라 생각한다.
  나에게밖에 안 보이는 하루노 씨를, 지키고 싶었다.


「그러니 부탁합니다! 하루노 씨를, 따님을 제게 주세요!!」


  확하고 힘차게 머리를 숙인다.
  내 나름대로 힘껏 성의는 보였다.
  앞으로는, 그 유키노시타 어머니가 어떻게 반응할지다.


「......흠. 당신의 성의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말만으로는 믿을 수 없어요. 츠즈키, 준비해둔 것을」

「예, 알겠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사람 기척도 느껴져 놀라서 뒤돌아보니 언제나 리무진을 운전하는 츠즈키 씨가 있었다. 빠릿하고 말끔한 자세로 서서, 양손으로 A3 크기의 판 같은 것을 들고 있다.
  그나저나 츠즈키 씨, 운전기사 일만 하는 게 아니었군요.


「히키가야 님, 여기에 서명을 부탁합니다.」


  눈앞에 들고 있던 종이를 내민다. A3 크기의 그것은 얇은 케이스 같은 것에 넣어진 서류 같아, 좌측 상부의 『서명란』이라 쓰인 공간 이외가 전혀 안보이게 되어 있었다. 아마 어떤 서류라고 생각하는데, 대체 그게 뭔지는 전혀 모르겠다.


「...이건 뭔가요?」

「당신의 마음이 진실이라면, 그 서명란에 싸인하세요.」

「이 서류는 무슨 서류입니까?」

「물론, 제게 형편 좋은 서류입니다.」

「......」


  유키노시타 어머니에게 형편 좋은 서류...
  설마 차용서?
  아니아니, 차용서로 얼마나 빌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인이 평생 벌어야 하는 금액을 단 한 달 만에 버는 그런 사람이 그런 걸 준비할 리가 없다. 그렇게 되면... 각서인가.
『앞으로 일절, 저는 따님에게 접근하지 않겠습니다.』 같은 것.
  그렇다면 최악이군.
  하루노 씨와 함께 보내기는커녕, 만나는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도망치는 것도 생각해야겠지.


「왜 그러십니까? 자, 빨리 싸인하세요. 너무 시간을 들인다면 당신의 마음을 거짓으로 여기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츠즈키 씨가 내민 비싼 보이는 만년필을 받아, 할 수 있는 한 신중하게 이름을 쓴다. 조금이라도 인상을 좋게 보이는 편이 좋으니까. 그렇다 해도, 이게 노예계약 같은 서류라면 문제인데. 혹시 그렇다면 진짜로 도망치자. 물론 하루노 씨와 함께.

  다 끝낸 뒤, 옆에 있는 츠즈키 씨에게 서류가 들어간 케이스를 건네준다. 서명란을 확인한 뒤, 츠즈키 씨는 유키노시타 어머니 앞으로 가져간다. 유키노시타 어머니는 그것을 받고는, 어떻게 했는지 케이스를 쉽게 열고 안에 있는 서류를 꺼냈다.
  ...진짜 어떻게 한 거지?
  저거, 얼핏 봐도 어디에도 연결고리 같은 게 눈의 띄지 않아서 용접한 것으로밖에 안보이던데.


「...글씨는,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글자는, 조금 비뚤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이런 글씨는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예상 밖의 말에, 엉겹결에 굳어진다. 의외, 라고도 할까. 하루노 씨나 유키노시타의 얘기를 들었던 것만으로는, 좀 더 기계적인 사람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한 발언을 듣고서, 조금 생각을 고쳐야 할 것 같다.


「츠즈키, 이것을 금고에 보관해둬.」

「알겠습니다.」


  츠즈키 씨는 서류를 공손하게 받고는, 투명한 케이스에 넣어 그대로 방에서 나갔다. 금고가 집안에 있는 건가. 아마 내가 아는 금고보다 큰 게 있는 걸까.


「그런데, 히키가야 하치만 군. 앞으로에 대해 뭔가 질문은 있습니까?」

「...앞으로,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까?」

「.....이미 서명도 했고, 지금쯤 금고 안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한 번 더 묻겠습니다. 그 서류는 무엇입니까?」

「단순한 혼인신고서입니다.」

. . .
. . . . . .
. . . . . . . . .

「예?」

「그러니까, 혼인신고서입니다. 어떤 건지는 알겠지요. 과연 바로 결혼시킬 수는 없습니다만,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면 당장이라도 맞이합니다.」

「........................저기, 누구와, 누구의 혼인신고입니까?」

「물론 당신과 하루노입니다.」

「저와 하루노 씨의...?」

「예, 그렇습니다. 본래라면 하루노는 유키노시타가에 어울리는 집안의 남성과 결혼시킬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하루노는 당신이 없으면 안될 것 같아 이런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

「무슨 일입니까. 뭔가 불만이라도?」

「어, 아, 아- 아뇨... 뭐라고 할까, 그게... 괜찮겠습니까? 그렇게 쉽게...」

「쉽게...? 우수한 딸이 숙고해서 당신을 선택했는데, 그것을 쉽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아뇨, 그럴 생각은... 단지 제가 생각했던 건 『너 같은 말 뼈다귀가!』나 『일반 서민이』 같은 반응을...」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하루노는 당신이 아니면 안 됩니다. 게다가 하루노가 남아도는 재능을 힘껏 발휘하면, 결혼상대가 집안이 좋은 남성이 아니어도 문제없습니다. 뭐, 유키노에게도 해당되겠지만요.」

「......우선, 어떻게 기뻐해도 좋을지 몰라서, 하루노 씨를 만나게 해주셔도 될까요?」

「그렇습니까. 츠즈키」

「예. 바로 모셔오겠습니다.」


  어? 츠즈키 씨 어느새 돌아왔지? 그 사람은 닌자인가 뭔가야? 그보다 이미 기색 안 느껴지는데. 인간의 영역을 넘었잖아.

  덜컹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의자에서 일어서서 뒤돌아보니, 가슴 근처에 뭔가가 뛰어 들어왔다. 옷 너머로 전해지는 감촉과 향기로 바로 그것이 하루노 씨라는 것을 바로 눈치챘다.


「하루노 씨...!」


  하루 밖에 안 지났는데, 오랜만에 만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뻐서 무심코 꼭 껴안았다. 하는 김에 쓰담쓰담도 했다.


「하루노 씨, 괜찮았어요?」

「...응, 괜찮아. 괜찮은데...」

「무슨 일 있었어요?」

「으~~, 치욕이야~~」

「치, 치욕?」

「...저기」


  얼굴을 들어 천장 구석을 가리킨다. 거길 보니, 감시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었다. 받침대  뿐만이 아니라, 전 방위 합계 8대.


「.........뭐야, 이건」

「별실에서 네 용감한 모습을 보기 위한 감시 카메라야.」


  귀에 익은 소리에 문 쪽을 보자, 거기에는 유키노시타가 있었다. 그 옆에는 온화해 보이는 댄디한 아저씨가. 집사인가? 아니, 그런 것보다 날 보고 있었다니...


「즈, 즉, 이 방안의 대화를 다른 방에서 감시 카메라로 보고 있었다고...?」

「그렇게 되네.」

「아니아니 뭘 하고 있어?!」

「뭐라니, 널 시험했을 뿐이야. 향후에 도망칠만한 남자인지 아닌지를. 그리고 이 카메라는 증거촬영을 위한 거야. 이걸로 너도 도망칠 수 없겠지?」

「아니아니, 이제 와서 도망치진 않을 거라고!!」

「그래? 그럼 괜찮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꽤 좋은 장면을 보게 해줬어요. 그렇죠? 아버지.」

「아아, 그래. 젊은 애들은 정열적이라 좋구나.」


  집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유키노시타의 말에 대답한다. 외형 그대로 차분한 목소리였다.

  ...근데 거기 집사 같은 사람, 장인어른이었나!!
  아, 얼떨결에 장인어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혼인신고서 썼으니 딱히 상관없나.
  그렇다는 건 저기의 대마왕도 장모님이...


「하치만 군, 뭔가 실례되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아아아아아뇨! 딱히 아무것도!!」


  아뿔싸. 역시 유키노시타 자매의 어머니다. 초면인 내가 생각하는 걸 읽다니 역시 엄청나다. 그보다 난, 지금부터 독심술 쓸 수 있는 여자 둘과 가족이 되는 건가. 프라이버시 제로 생활의 시자이다. 뭐, 하루노 씨와 함께 되기 위한 대가라고 생각하면 큰일은 아니.......겠지. 힐끔하고 대ㅁ... 커흠커흠, 장모님을 보면, 방금 전의 위압적인 오라는 어디로 갔는지. 온화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그 얼굴은 어떻게 봐도 어머니의 얼굴로, 나는 더더욱 『유키노시타 어머니』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그런데, 하루노. 슬슬 준비해두렴. 나가자꾸나.」

「응? 어디에?」

「물론, 하치만 군의 친가야. 혼인신고서를 썼으니, 인사하는 건 당연하잖니?」

「...........」


  응? 우리집에 인사?
  이 장모님이, 무슨 말을 한 거지?


「유키노, 하치만 군의 여동생에게 연락은 했니?」

「네, 이미 했어요. 지금은 부모님과 같이 집에서 기다린다고 해요.」

「알겠다. 자, 하루노. 멍해 있지 말고 빨리 준비하렴.」

「.........」


  벌어지는 일을 머리가 전혀 따라가지 못해 보이는 하루노 씨. 뭐, 나도 전혀 못 따라가지만. 그나저나 유키노시타, 친가와 사이 나빴던 게 아니었나. 절묘한 연계 플레이로 우리들을 완전 포위했잖아. 어떻게 봐도 사이좋은 부모 자식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히키가야 구-운...」

「...뭔데요」

「우리들, 결혼하는 것 같네...」

「...그러네요.」

「왠지 이렇게, 여러 가지로 너무 쉽게 돼서...」

「...이제 이대로 흐름에 몸을 맡겨 봐요.」

「...그러자-」



  그 이후의 전개는 순식간이었다.

  우선은 우리 집에 유키노시타가 모두와 함께 방문. 엄청 기뻐 보이는 코마치와 상황을 잘 모르는 부모님에게 약혼 인사. 부모님은 코마치에게 조금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지만, 하루노 씨 같은 초절미인을 데려올 뿐만 아니라 약혼까지 했다는 건 티끌만큼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아, 시종일관 망연해 있었다.
  뭐, 사교성 높은 코마치라면 몰라도 나 같은 커뮤장애인이 애인을 만들 거란 상상은 못하겠지. 게다가 상대는 이쪽과는 비교도 안 되는 집안이고. 아버지는 끝까지 의심스러운 듯한 눈초리였다. 안심해, 미인계 같은 게 아니니까. 결국, 망연자실한 부모님의 케어는 코마치에게 휙 던져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친가 방문 뒤, 벌써 해가 지고 있어서 집에 돌아가는 도중에 낯선 맨션으로 날 데려갔다. 유키노시타가 자취하고 있다는 곳과 마찬가지로 큰 맨션.


「오늘부터 당신과 하루노가 살 맨션입니다.」


「「네?」」


  엘리베이터로 위층에 올라가는 도중에 갑자기 들었다.
  어? 갑작스럽게 둘이 삽니까?
  너무 급하지 않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약혼했으니 이 정도는 당연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제 마음을 읽지 말아주세요.」


  그대로 20층까지 가서, 방으로 안내된다. 방은 4LDK 로 목욕탕 화장실 별도(당연한가)에 시스템 부엌 탑재. 조금 둘러봤지만, 방 하나 크기가 어떻게 봐도 내가 살던 곳보다 넓어 보인다. 둘이 살기에는 너무 넓지 않습니까?


「계속 둘이서만 사는 건 아니겠지요?」


  아니 그러니까, 제 속을 읽지 말아달라고요.
  그보다 거기까지 상정하셨습니까.


「그럼, 우리들은 슬슬 돌아가죠. 내일은 당신들의 짐이 도착할 테니. ...그리고 가끔 보러 올 테니, 너무 놀라지 않도록」


  그렇게 말하고 나와 하루노 씨를 남기고, 유키노시타가 사람들은 돌아갔다.


「「.......」」

「...우선, 밥부터 먹을까요?」

「...그래」



  저녁은 배달피자로 했다. 냉장고 안에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환경은 정돈했으니, 앞으로는 스스로 하라는 거겠지.

  저녁을 먹은 뒤, 피로를 풀기 위해 목욕을.


「후우......」


  목욕탕에 잠겨, 피로와 함께 숨을 내쉰다.
  그나저나 이 집, 목욕탕도 넓구나.
  성인 둘이 나란히 발을 뻗을 수 있는 욕조는 처음 봤다.


「이야~ ...대단한 하루였지?」

「그러네요...」


  자연스럽게 옆의 하루노 씨를 봤더니, 약간 늘어진 듯, 기분 좋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런 김빠진 느낌의 하루노 씨가 귀여워서 못 견디겠다.

  ...응? 왜 같이 목욕하느냐고?
  먼저 목욕탕을 서로 양보한 결과가 이거야!
  꺼림칙한 기분은 어디에도 없다.
  진짜라고, 하치만 거짓말 안 해.


「왠지, 의외였죠.」

「그러네. 엄마가 그렇게까지 히키가야 군을 인정했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아니 정말, 유서를 준비할 정도로 결사적으로 각오했는데 맥 빠졌어요.」

「유서 썼어? 히키가야 군 답구나~」

「그래도 안 하면, 유키노시타가 같은 마왕성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구요.」

「으~응, 그 마음은 모르는 것도 아니려나. 나도 어제 집에 돌아갔을 때, 갑자기 유키노한테 붙잡혀서」

「유키노시타한테? 그나저나 하루노 씨가 붙잡히다니 의외네요.」

「모르는 사이에 유키노가 팔을 올리고 있었어. 순간의 틈을 찔려 수갑을 채우고...」

「...역시 유키노시타. 언니가 상대라도 주저 없군.」

「진짜 그렇다구. 그 탓에 히키가야 군한테 연락할 수 없었던 거야.」

「아아, 그래서...」

「뭐 그래도,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으니 잘 됐어.」

「맞아요. 이제부터 여러 가지로 큰일이겠지만, 그 이상으로 기대돼요.」

「후후후... 맞아. 엄청 기대돼.」


응- 하며 가볍게 신음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켜는 하루노 씨.
동시에 흔들리는 큰 가슴에, 무심결에 두근거리고 말았다.


「그렇다 해도 히키가야 군, 멋있었다구. 설마 엄마에 대해 알고서도 당당하게 말하다니... 다시 반해버렸어.」


  날 보며 부끄러운 듯이 웃는다.
  어딘가 아이 같은 그 표정에, 고동이 방금 전보다 더 빨라진다.


「그 때는 하루노 씨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필사적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그 만큼 부끄러웠다구. 유키노가 히죽히죽하며 날 봐서...」

「진짜 그랬어요? 그 녀석도 성격 나빠졌구만.」

「왠지 이미, 히키가야 군하고 사이 좋아지고 나서 유키노한테 계속 놀림 받는 기분이 들어. 약점 들킨 느낌」

「놀림 받는 하루노 씨도 귀여워요.」

「으-, 히키가야 군까지 그런 말하고-」


  뾰로통해져선 고개를 돌린다.
  그런 하루노 씨도 귀여워서, 무심코 평소의 쓰담쓰담을 하고 말았다.

  스윽스윽...

  바로 기분을 풀어준다고 생각했지만, 당분간 쓰다듬어도 하루노 씨는 고개를 돌린 채 반응해주지 않는다.
  고집이라도 부리는 걸까?
  흠, 그렇다면...

  확

  쓰다듬고 있던 손을 어깨에 두르고, 조금 억지로 끌어당긴다.
  그리고 귓가에 입을 대고,


「하루노」


  라고 속삭였다.


「후앗!?」


  귀여운 소리가 하루노 씨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나를 보는 그 얼굴은, 마치 머리에 피가 오른 것처럼 새빨개져 있었다.


「가, 갑자기...」

「아니, 이제부터 부부가 될 거니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정도는 당연하겠죠. 아니, 경어도 이상한데. 그런 이유로 경어도 그만두겠어.」

「어, 어, 저기...」

「자, 하루노. 나도 이름으로 불러줘. 아마 데릴사위가 될 테니, 조만간 히키가야가 아니게 될 거고」

「저, 저기... 하치, 만...」

「잘 안들려. 한 번 더」

「하, 하치만!」

「잘했습니다.」


  다시 쓰담쓰담한다.
  그러자 하루노는 새빨간 얼굴로, 빤히 흘겨봤다.


「...애 취급하지 말아줘.」

「응? 안 돼? 그럼 어떤 식으로 하면 좋아?」

「물론, 이런 느낌으로」


  그렇게 말하고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입술을 내 입술에 겹쳐왔다. 그것에 반응해 꼭 껴안자, 동시에 하루노도 안겨온다. 서로 꿈 같은 행복을 확인하듯이, 몸과 몸을 서로 겹쳤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사람은 바뀐다고 이따금 듣지만, 사실이었다. 1년 정도 전까지의 내게 가르쳐 주고 싶다. 엄청 예상 밖인 곳에 미래의 반려가 있다고. 뭐, 나니까 『있을 리 없다』라고 부정하겠지만.

  뭐 어쨌든.

  지금은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아직 보지 않은 희망으로 가득 흘러넘친 미래를 생각하면서, 이 행복을 하루노와 같이 나누자.


「하치만」
「하루노」


「「사랑해」」

약 2개에 뒤엉켜서

2014. 9. 1. 00:28 | Posted by 2ndboost

약 2개에 뒤엉켜서(二服盛られて)

 

캐릭붕괴 주의.

시리즈 쓰다가 막힌 결과 쓴 것입니다.

비평은 마음이 꺾이지 않을 정도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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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자판기 앞

 

 

, 힛키!

 

아앙? 유이가하마인가

 

, 이거, 잘못 눌러서 사버렸어! 괜찮으면 마셔!

 

, 맥스 커피라니!? ...받아도 괜찮아?

 

, 나 단 거 마시고 싶은 기분이 아니라서. , 실수로 뚜껑도 열어버렸는데 아직 안 마셨으니까 신경 안 써두 돼!

 

, 오우. 그럼 감사히 잘 마실게

 

 

꿀꺽 꿀꺽 꿀꺽...

 

 

(, 걸렸다!)

 

 

...? 왜 그래? 유이가하마

 

아아아, 아무 것두 아냐!!

 

...?

 

 

꿀꺽 꿀꺽 꿀꺽...

 

(미안해 힛키... 그 안에는, MAX커피 말구 넷에서 가장 효과 있다던 강력한 정력제가 들어 있어.)

 

꿀꺽 꿀꺽 꿀꺽...

 

(힛키는 정말 둔하구, 고백해도 도망칠 것 같아서 기정사실이라도 안 만들면 진도가 안 나갈 것 같구...)

 

꿀꺽 꿀꺽 꿀꺽...

 

(약간 치사한 방법인데, 이걸로 힛키의 무거운 허리도 움직일 거야!)

 

 

푸핫... 역시 MAX커피구만. 고마워, 유이가하마

 

 

그럼, 나 교실로 갈게

 

... 어라?

 

왜 그래?

 

,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냐...

 

?

 

(, 어라? 정력제라는 건 마시자마자 효과 있는 거 아니었어? 내 이미지로는 바로 짐승이 돼서 덮친다고 생각했는데...)

 

 

아무 일도 없으면 갈 거야.

 

, ...

 

 

(어라? 어라?)

 

약의 효력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방과 후, 봉사부실

 

히키가야 군, 홍차를 끓였는데 마시겠니?

 

........

 

히키가야 군?

 

...드물게 매도하지 않고 말을 걸었다. 유키노시타, 오늘은 몸이 불편하지 않아? 양호실 갈까?

 

무례하네... 오늘은 우연히 기분이 좋을 뿐이야. 아니면 히키가야 군은 매도 받는 것을 좋아하는 변태 성벽이 있는 남자인 거니?

 

그런 건 전혀 없다고. 그러니까 사람을 M인 것처럼 말하지 마

 

그래. 그럼 한 번 더 묻겠어요. 홍차 마시겠니?

 

아아, 그럼 한 잔 부탁해

 

알겠어요.

 

, 그러고 보니 유이가하마는 무슨 일이야? 평소보다 늦는 것 같은데...

 

미우라 일행과 볼 일이 있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오늘은 분명 안 오는 게 아닐까?

 

아아, 평소의 패턴인가

 

(...작전회의가 어떻다든가 말했었지만, 무슨 일이었을까)

 

 

 

 

, 마셔

 

, 땡큐

 

꿀꺽 꿀꺽 꿀꺽...

 

(...마셨군요)

 

꿀꺽 꿀꺽 꿀꺽...

 

(그 안에는, 홍차 이외에 무미 무취인 강력 정력제가 들어갔어요.)

 

꿀꺽 꿀꺽 꿀꺽...

 

(아무리 둔한 남자라도, 이것 하나로 야수처럼!이라 선전된 것을 5알이나 가루내서 넣었어요. 아무리 히키가야 군이라도, 그것을 마시면 이성을 잃고 나를 덮쳐오겠지...)

 

꿀꺽 꿀꺽 꿀꺽...

 

(, 히키가야 군. 기정사실을 만들 시간이야!)

 

 

, 여전히 유키노시타가 끓인 홍차는 맛있는데

 

어머, 칭찬해도 아무것도 안 나와요.

 

 

(...정력제는 넣었지만)

 

 

잘 마셨어.

 

천만이야.

 

 

 

~ ~ 30분 경과 ~ ~

 

...역시 이 주인공의 주머니 크기는 수수께끼구만

 

..............

 

 

~ ~ 1시간 경과 ~ ~

 

...스를 찌부러뜨리다니, 서스는 얼마나 하는 거지?

 

............

 

 

~ ~ 1시간 반 경과 ~ ~

 

..., 벌써 이런 시간인가. 유키노시타, 나 코마치한테 조금 부탁받은 일이 있어서 그런데 이제 그만 돌아가도 돼?

 

, 그래? 그럼 이제 끝낼까요...

 

 

(, 어떻게 된 거야!? 정력제라는 것은 바로 효력이 나타나서 야수화하는 것이 아니었어?!)

 

 

그럼, 수고했어.

 

「ㄴ, , 수고하셨습니다...

 

(, 말도 안 돼요!! 당장이라도 제조 메이커에 클레임을 넣어야...!!)

 

드르르르륵

덜컹

 

약의 효력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돌아가는 길

 

어떻게든 세일 상품을 샀네. ...그렇다 해도 여전히 아줌마 집단 파워는 대단해. 전업주부 희망이라 해도, 그 안에서 싸우는 건 용기가 필요해...

 

 

뚜벅뚜벅뚜벅...

 

 

돌아가면 프리큐어 녹화라도 볼까. 아니면 전에 산 신간을 읽을까...

 

 

두근

 

 

!?

 

 

두근두근

 

 

, 뭐야, 이거...

 

(, 몸이 뜨거워...)

 

 

두근두근두근

 

 

(머리가 어질어질해...)

 

 

두근두근두근두근

 

 

(, 거기에, 고간이 꽤 난처하게 됐어!? 진짜 뭐야 이건!!)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잘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어디선가 처리 안 하면 꽤 위험해질 것 같아...)

 

 

햣하로~! 이런 데에서 만나다니 우연이네, 히키가야 군!

 

, 유키노시타 씨!?

 

 

(, 어째서 이런 타이밍에...!?)

 

 

이런, 왜 그래? 어쩐지 몸이 불편한 것처럼 보이는데

 

, 아니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럼, 저 급해서 이만...

 

 

(위험위험위험해! 전부터 유키노시타 씨는 여성적인 매력이 넘쳐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의 유키노시타 씨는 평소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

 

 

정말로 괜찮아? 무리는 안 좋으니까, 어디선가 쉴래?

 

, 아뇨, 괜찮습니다. 괜찮으니까...

 

 

(아아... 지금 당장 그 방해되는 옷을 벗겨내고, 그 큰 가슴을, 아름다운 입술을, 스타일이 좋은 다리를, 마음껏 유린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난 무슨 생각하는 거야!? , 어쨌든 당장 이 사람에게서 멀어져야...)

 

 

역시 괜찮게는 안 보여. 확실히 집이 여기서 가까웠지? 거기까지 부축해줄게

 

아니, 괜찮으니까...

 

됐으니까! , 가자!

 

 

 

 

(우오오... 유키노시타 씨의 부드러운 몸이 밀착해서, 이성이 본능에 자꾸자꾸 깎여나간다...)

 

 

, 유키노시타 씨... 혼자, 걸을 수 있으니까...

 

거짓말 하지 마! 안색 굉장히 나쁘다고!? 이런 때는 누나한테 입 다물고 따르세요!

 

 

(안색 나쁜 건 당장 폭주할 것 같은 성욕을 전력으로 억누르고 있으니까 그래요!)

 

 

, 히키가야 군의 집 보이네! 조금만 더니까 힘 내!

 

「ㄴ, ...

 

 

(빨리빨리빨리!! 이젠 인내의 한계야!!)

 

 

, 도착했어! 집 열쇠는?

 

, 교복 오른쪽 주머니에...

 

여기?

 

 

 

 

(아니 열쇠 정도 혼자 꺼낼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 흉악한 가슴을 나한테 꽉 대지 말라고!! 이젠 진짜 한계!!)

 

 

찰칵찰칵, 찰칵

끼익

 

 

코마치 짱!! 히키가야 군이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은데!!

 

 

썰렁

 

 

어라? 코마치 짱 아직 안 온 걸까?

 

 

(코마치가, 없다... 이제, 무리야... 이성이, 무너진다...)

 

 

정신줄 팅

 

 

내 안에서, 이성이 사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방금 전까지 허약했던 몸이 풀가동해서, 유키노시타 씨를 현관에 밀어 넘어뜨린다.

유키노시타 씨는 바로 저항을 시도했지만, 그 아름다운 입술을 빼앗고 유린하는 동안에 저항하지 않게 되었다.

얌전해진 유키노시타 씨의 옷을 전부 벗겨서, 최고의 지체라 할 수 있는 그 몸을 더럽혀간다.

당하는 유키노시타 씨는 서서히 달콤한 목소리를 흘려, 내가 하는 행동에 순순히 따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옷을 벗고 다리 사이의 그것을 꺼내서―――

 

 

유키노시타 씨와, 남녀의 일선을 넘었다.

 

 

정신 차렸을 때에는 내 방 침대 위에서 자고 있었고, 바로 옆에 알몸인 유키노시타 씨도 있었다.

내가 일어나자마자 유키노시타 씨도 일어나, 서로 섞인 여운이 남아 있던 나는 다시 유키노시타 씨와 몸을 겹쳤다.

유키노시타 씨도 적극적으로 내게 안겨 와서, 그대로 아침이 될 때까지 뒤엉켰다.

방에 수컷과 암컷의 냄새가 가득해질 무렵, 나는 겨우 냉정한 사고를 되찾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늦었다는 것은 바로 알았지만.

 

 

 

3일 뒤

 

드르륵

 

햣하로~!!

 

, 유키노시타 언니 얏하로-예요!

 

언니? 대체 무슨 일일까?

 

-, 유감이지만 유키노 짱한테는 흥미 없어. 볼 일이 있는 사람은...

 

 

 

 

잠깐, 유키노시타 씨

 

자자, 유키노시타 씨가 아니라 하루노라고 부르랬잖아? 물론 경칭 생략으로!

 

, 아니, 갑자기 그러기에는 좀 부끄러워서...

 

「「!?」」

 

저기, 언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 힛키? 유키노시타 언니하구 무슨 일 있던 거야?

 

, 유키노하고 가하마 짱한테는 말 안했지. 실은 바로 그저께부터... 나하고 하치만이 사귀게 되었답니다~!!

 

, 아무튼, 그런 거다...

 

「「에에―――!!?」」

 

3일 정도 전에 하치만한테 습격당해서 말야~ 처음에는 좀 싫었는데, 엄청 기분 좋아서 이미 빠져버렸어...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엄청 그런 기분이 들어서... 그래서, 역시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로 유키노시타 ㅆ「하루노!... 하루노 씨와 사귀게 됐어. 양가 부모님 모두, 대학을 졸업하면 결혼하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다.

 

 

(3일 전이라니...)

 

(확실히 내가 약을 먹였을 때 맞지...?)

 

 

하치마~

 

 

꼬옥

 

 

잠깐, 하루노... 이런 데에서 달라붙지 마.

 

그럼 마음껏 달라붙을 수 있는 곳에 가자! 하치만 집으로 할까? 아니면 어머니한테 받은 맨션에 갈까?

 

...오늘은 코마치가 빨리 돌아올 것 같아서, 맨션 쪽으로. 물론, 동아리가 끝난 다음에

 

~, 끝날 때까지 못 기다려~

 

그런 말 하지 말고. 부실에서 얌전히 못 있으면 유키노시타한테 혼날 거라고.

 

~ ...유키노 짱! 하치만 데려갈게!

 

어이어이, 쓸데없이 파란 일으키지 말라고

 

..............., 괜찮아요. 앞길이 밝은 둘을 방해하는 것도 뭣하니까요.

 

진짜?! 유키노 짱 고마워~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히키가야 군, 언니를 부탁해.

 

, 오우. 맡겨 줘

 

...힛키, 행복해야 해

 

아아. 둘 다 신경 쓰게 해서 미안해

 

그럼, 둘 모두 또 봐~

 

수고하셨습니다.

 

 

드르륵

 

 

「「......................」」

 

 

(왜 이렇게 됐지....)orz

(어째서 이렇게 됐을까...)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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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二服盛られて 이건데

 

一服 이것은 약 1인 분량을 뜻합니다.

 

二服 니까 약 2인 분량을 뜻하겠지요. 여기서는 유키노가 5알을 집어넣었으니 합하면 6인분이겠지만...

 

그리고 盛られて는 남녀가 서로 몸을 뒤엉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조금 더 정확하게 하자면 '두 사람이 넣은 약에 뒤엉켜서' 정도가 될 텐데 그러면 제목이 너무 스포성이라 대강 했습니다.

 

 

타이틀 의미를 모르겠네... 센스가 부족한 거야, 센스가.

 

약간 방향성이 정해진 듯한 요즘.

될 수 있는 한 하루노 루트 같은 전개는 피하고 싶다...라든가 생각하면서, 달콤한 하치하루를 쓰고 싶다 생각하는 게 엄청 괴롭다.

뭐 어쨌든, 여러분들이 즐기실 수 있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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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요즘 학교는 어때?

 

 

어느 날 아침밥 중에, 갑자기 그런 질문을 여동생인 코마치가 했다.

넌 내 엄마냐. 아무튼, 아침밥이라든가 저녁밥을 만들어주는 것을 보면 진짜 어머니보다 어머니답지만.

 

 

어때라니, 아무것도 없다고

 

? 딱히 아무것도 없어? 하루노 언니하고도 진전 없어?

 

...왜 그 녀석 얘기가 나와

 

왜냐면 오빠니까, 학교에서 하루노 언니 정도밖에 얘기 안하잖아?

 

............

 

 

, 이 녀석, 내 학교를 감시하는 건가!?

...아아 그래. 학교에서는 그 악마와 밖에 얘기 안 해.

뭐라던가 여자들이 말하기를 방해하면 미안하고, 히키가야 군 쿨 계열이니까이런 뭔 말인지 모를 이유로 말을 건네기를 사양하는 것 같다. 클래스의 여자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그리고 남자는, 반은 커녕 교내에서 가장 유키노시타와 사이좋게 지내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고, 전체적으로 미움 받는 것 같다. 나로서는 유키노시타와의 평소의 대화가 사이좋은 것으로 보이는 게 꽤 쇼크다만.

그런 이유로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오는 유키노시타 말고는 거의 말을 하진 않는다. 아무튼, 안 보이는 데에서 여자에게 재수 없어이렇게 평가되는 것보다는 훨씬 낫고, 남자와 얘길 해도 잘 될 거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어서 오히려 이대로 좋다고까지 생각 중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유키노시타에게 땡큐다.

 

 

모처럼 이케맨이 됐으니까, 친구 만들어

 

거절이다. 그보다 남자 대부분에게 미움 받는데, 이제 와서 친구라든가 못 만들 것 같고

 

-, 하루노 언니 귀여운 걸~. 다른 남자들이 싫어하는 건 당연하려나~

 

아무튼, 차라리 마음이 편하니까 문제없지만 말야

 

...하아~, 그렇게 쉽게 변하진 않으려나~

 

당연하다. 아싸를 얕보지 마

 

.................이런이런

 

 

띵동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아직 7시 반인데, 대체 어디의 어느 놈이야?

 

 

, 오빠 미안한데 갔다 와

 

-, 네네. 그대로 학교 갈게

 

다녀오세요~

 

 

현관까지 가서, 교과서라든가 노트 같은 것으로 채워진 가방을 들고 구두를 신고 현관문을 연다.

 

 

철컥

 

 

네네, 누구세...

 

히키가야 군 좋은 아침-! , 같이 학교 가자!

 

..............

 

 

철컹

 

 

-, 나 말이다, 아직 잠에 취했으려나. 아침부터 유키노시타의 환각을 보다니 피로가 안 풀린 건지. 환상살 할 수 없으려나.

 

 

쿵쿵

 

 

잠깐 히키가야 군! 왜 닫은 거야-!?

 

-, 이런. 마침내 환청까지 들린다. 이번에 정신 병원이라도 가볼까...

 

환청도 환각도 아니니까! 나 제대로 여기 있으니까! 얌전하게 현관을 열고 현실을 보세욧!!

 

..............

 

 

 

철컥

 

 

다시 현관을 연다.

거기에는 확실히 유키노시타가 있었다. 아무래도 환청도 환각도 아닌 것 같다. 맙소사.

 

 

히키가야 군 너무해. 모처럼 이런 귀여운 여자애가 마중 나와 줬는데...

 

 

뺨을 부풀려서, 삐진 듯이 불평을 늘어놓는다.

평소 본 적 없는 표정에 어쩐지 신선미를 느껴서 무심결에,

 

 

평소에 하던 가짜 미소보다 삐진 얼굴이 훨씬 귀여운데

 

 

이렇게 입으로 말해버렸다. 이건 실언.

 

 

「ㅇ, ? 지금...

 

아니,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환청이라도 들린 거 아냐?

 

그래도 지금 확실히 귀엽다고...

 

그것보다 너 뭐 하러 온 거야? 신문이라면 때가 늦었다고

 

............

 

 

빠직, 마치 석화한 듯이 굳어져, 얼굴을 숙이는 유키노시타.

 

(어라? 왠지 안 좋은 말 했나?)

 

적어도 유키노시타가 이런 상태가 된 건 처음으로 봤군. 그런데 지금 한 발언 그렇게 충격 받을만한 말이었나?

이렇게 생각하자, 유키노시타가 얼굴을 들었다.

그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성대하게 거무죽죽한 오라로 점철된, 얼굴에 가득 핀 미소였다.

뭐야 이거 엄청 무서워.

 

 

어딜 어떻게 보면 같은 반의 사이좋은 여자가 신문 권유로 보이는 걸까? 아까 전 같이 학교 가자고 말했었지? 히키가야 군의 귀는 썩어 버린 거야? 뭣하면 내가 잘라내 줄까?

 

 

무서운 말을 하며 거무죽죽한 오라가 흘러넘치는 미소를 세차게 들이민다. 지나친 위압감에 무심코 뒤로 물러나버렸다.

뭐야 이 녀석 진짜 무섭다. 우선 땅에 엎드려서 도게자 해둘까?

...잠깐, 침착해라 나. 여기서 넙죽하면 안 돼. 여기서 위축되면 앞으로 녀석한테 주도권 없어진다고. 이쯤에서 한 번, 강경한 태도를 보여줘야.

 

뒤로 물러나는 몸을 멈추고, 유키노시타를 째려보면서 몸을 앞으로 가까이 댄다.

당연한 일이지만, 서로가 가까워지는 식이 되었기 때문에 거의 영거리 상태가 되어버렸다. 특히 얼굴이 엄청 가깝다. 뭐라고 할까 꽤 부끄럽지만 그 부분은 인내. 눈을 돌려서 그렇게 되는 것을 어떻게든 참는다.

 

그때까지 무서운 미소를 짓던 유키노시타였지만, 얼굴이 가까워진 순간 놀란듯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바로 물끄러미 눈가에 대담한 미소를 띠며 반대로 째려본다.

실제로 어떤지는 모르지만, 어딘가 시험받는 느낌이 들어 공연히 화가 났다. 이 녀석, 나를 완전히 얕보는 거겠지.

 

 

............

 

............

 

 

서로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노려보는 상태가 계속된다.

 

 

.............

 

.............

 

 

대담한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고, 검은 오라를 내며 날 계속 째려보는 유키노시타. 그에 반해 난, 서서히 정신의 한계가 가까워졌다.

당연한 거다. 강화외골격을 조정하는 완벽 미소녀인 유키노시타에 반해, 아싸에 커뮤 장애인 나. 애초에 당해낼 리가 없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단순히 서로 노려보기라 해도.

 

 

.............

 

.............

 

 

진짜 슬슬 한계가 가깝다. 식은땀이 난다고. 거기에 체온이 내려간 느낌이다.

이 녀석은 마법산가 뭔가냐? 상대를 노려볼 뿐인데 HP 깎는다든가 어떤 마법이냐고.

누군가 도와줘.

 

 

그러니까, 둘은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우옷!?

 

, 코마치 짱 좋은 아침~

 

 

일방적으로 유린되기 일보직전의 서로 노려보기는, 사랑하는 마이 시스터 코마치에 의해서 종지부를 맞았다.

코마치가 안 왔으면 지금쯤 난 어떻게 됐을까... , 유키노시타가 무섭다고 말하고는 히키코모리가 됐음이 틀림없다.

 

고마워 코마치. 네 덕분에 내 치킨 하트를 지킬 수 있었다고.

 

 

좋은 아침이에요. 하루노 언니. 아침 일찍부터 제 오빠와 서로 바라보기라니 뜨겁네요~ ...할 수 있으면 현관 앞에서는 그만둬 주셨으면 하는데

 

딱히 서로 보진 않았는데? 다만 히키가야 군한테 어느 쪽이 위인지를 가르쳐 줄 뿐

 

그래요? 사람과는 좀처럼 눈을 맞추지 않으려는 오빠가 하루노 언니를 똑바로 봐서, 서로 틀림없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던 거라고...

 

그럴 리 없잖냐. 네가 대체 어떤 전개를 바라는지는 모르겠다만, 이 녀석과 사랑을 확인하는 그런 관계가 될 리는 없어.

 

또 또 그런 말만 하고~ 히키가야 군은 솔직하지 않구나~

 

난 언제라도 자신에게 솔직하다. 그렇다고 할까 넌 진짜로 나한테 사랑받는다고 생각하는 거냐?

 

으응. 생각 안해

 

...그럼 왜

 

그래도, 미움 받는다고도 생각 안 해

 

..........

 

 

진짜로 뭔지 모르겠다. 이 녀석은 진짜로 뭘 하고 싶은 건데?

나한테 사랑받고 싶다고 말하면서, 들켰는데도 날 이용하고. 사랑받지 않다는 걸 알면서 억지로 밀어붙이고.

녀석은 날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 억지로 말하자면 죽을 때까지 사육하고 싶어, 일까?

 

아니 그러니까 내 마음을 읽지 마. 거기에 슬쩍 무서운 말 하지 마

 

그래도 사실인데

 

그만둬, 진짜 그만둬. 한다면 다른 적당한 녀석으로 해줘

 

그건 안 돼. 지금까지는 나한테 히키가야 군 이상의 존재는 없으니까

 

? 전부터 생각했는데, 왜 나야? 나보다 좀 더 재미있는 녀석 같은 건 있잖아

 

아무튼, 예능적인 의미라면 히키가야 군보다 재미있는 사람은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걔들을...

 

그래도 말야. 나를 나로 봐주는 사람은, 지금까지는 히키가야 군 밖에 없는 거야

 

................무슨 의미야?

 

, 어떤 의미일까? 날카로운 히키가야 군이니까, 의외로 벌써 아는 거 아냐?

 

모른다고. 그보다 알고 싶은 것도 아냐

 

거짓말. 그러면 의미를 묻거나 하지 않겠지

 

조건반사다. 무심결에 물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너의 사정 같은 건 알고 싶지도 않아

 

후후후... 히키가야 군은 비뚤어졌구나

 

 

기쁜듯한, 즐거운듯한, 그러면서도 어딘가 덧없는 미소로, 유키노시타는 웃었다.

그 진심은 전혀 모르겠지만, 적어도 강화외골격을 붙인 것 같게는 안 보인다.

어쩐지 그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저기, 바쁘신 중에 죄송한데요.

 

? 왜 그래? 코마치

 

코마치 슬슬 학교에 가고 싶은데... 그보다 오빠도, 슬슬 안 가면 지각해버리는데?

 

, 벌써 그런 시간이네. 미안해 코마치 짱, 시간 들이게 해서

 

아니아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그럼 오빠, 지각하지 말고

 

 

그렇게 말하고 코마치는 빨리 학교로 향했다.

서서히 작아지는 등 뒤를 무심히 배웅한다.

 

 

 

 

?

 

 

갑자기 왼팔이 끌려가는 감촉이 들어 그 쪽을 향하자, 유키노시타가 왼팔에 달라붙어 있었다.

남자의 꿈과 희망이 가득 찬 부드럽고 큰 뭔가의 감촉이 옷 너머로 느껴진다. 멜론이 2개라는 건 잘도 표현한 말이다.

 

 

, 우리들도 학교 가자!

 

? 아니, 뭘 하는 건데 너

 

뭐라니, 히키가야 군 왼팔에 안겼을 뿐인데?

 

아니, 그건 보면 알아. 왜 그런 걸 하는 건지 묻는 거야

 

글쎄, 왜 그럴까?

 

 

대담, 이라는 말이 매우 잘 어울릴듯한 미소를 띤다.

그 얼굴은 평소의 강화외골격을 장비해서, 두꺼운 필터가 걸린 듯이 유키노시타의 생각을 모르게 되었다.

아무튼, 이 녀석처럼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강화외골격 없이도 알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하아... 너 말야, 역시 날 놀리면서 즐기는 것뿐이잖아.

 

응후후, 어떠려나~

 

...이제 뭐든 상관없어

 

 

우선 지금은 학교에 가는 것이 우선사항이므로, 유키노시타가 찰싹 붙은 채로 걷기 시작한다.

 

 

어라? 오늘은 아무런 저항도 안 하네

 

아아, 귀찮으니까. 떨쳐서 시간 낭비하면 싫고

 

-, 재미 없는데. ..........혹시, 내 가슴 감촉을 맛보고 싶어서가 진짜 이유라거나?

 

......왜 그렇게 되는 거야. 그보다, 네가 마음대로 들이댄 거잖아

 

아무튼 그렇긴 한데. 뭣하면 이번에 주무르게 해줄까?

 

..........사양해 둔다. 다음에 뭘 요구받을지 모르니까 말이지

 

~ 히키가야 군이라면 공짜로 만지게 해줄 텐데~

 

....거짓말

 

 

 

결국 그대로, 학교 신발장까지 유키노시타와 찰싹 붙은 채로 갔다.

도중에 주변 녀석들이 소곤소곤 얘기했지만, 이제 신경 쓰는 것도 귀찮아 졌으니까 놔두자. 어차피 유키노시타가 나한테서 멀어지지 않는 한 이상한 소문이 끊길 일은 없을 테고.

 

...어쩐지 서서히 유키노시타의 존재에 여러 의미로 익숙해진 자신이 있다. 싫은 익숙함이다.





전체적으로 국어력이 부족하다고. 일본어 이상하고. 뭣보다 타이틀에 문제가 있다. 센스야, 센스가 그렇다고.

그런 이유로 기세로 썼을 뿐인 이야기입니다. 나도 하루농이 괴롭혀줬으면 좋...
그리고 다음회! 그 소녀가 마침내 등장!!
별로 기대하지 마시고 다음 회를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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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방과 후.
담임선생님에게 잡무를 떠맡아버린 돌발 이벤트를 맞이한 나는, 큰 박스를 들고 도서실로 가는 중이었다.
이 박스, 그렇게까지 무겁지는 않지만 눈을 가릴 레벨로 커서 걷기가 수수하게 힘들다.
그렇다고는 해도 담임에게 발견되어 잡무를 강요받다니, 내 스텔스 기능은 어디에 간 거냐고. 머리 스타일과 안경으로 스텔스 기능이 사라지다니 무슨 전개야.
원인인 유키노시타한테는 이번에 불평 한 마디라도 하자. 그 녀석이 왠지 옆에 있었으니까 눈에 띤다는 것도 있고.


「이영, 차」





겨우 도서실에 도착해서, 지정된 장소에 박스를 둔다.
아아, 지쳤다. 빨리 집에 돌아가서 녹화된 프리큐어라도 볼까. 리얼 타임은 물론이거니와, 녹화해서 몇 번이라도 보고 싶어지니까 역시 저건 명작이군.


살짝


갑자기 시야가 미지근한 것으로 덮여서, 눈앞이 껌껌해졌다.


「누구~게?」


귓가에서 묘하게 요염한 소리가 들렸다. 귀에 익은 소리다.
그것과 동시에 등 뒤에 부드러운 뭔가가 닿았다. 요염한 소리와 결합한 상승효과로 무심결에 두근거렸다.
그래도 이거, 생각할 필요도 없잖아. 학교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 한 사람 밖에 없고.
그런데 저거군, 이런 리얼충이 할 법한 행위에 평범하게 반응하는 것도 왠지 싫구만. 난 리얼충과는 다르고.


「...........」

「............」


그런 이유로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상대하기 귀찮습니다.


「............」

「............」


조용한 도서관 안에서, 두 명의 남녀가 『누구~게?』상태로 아무 말도 없이 굳은 상태다.
이거 옆에서 보면 굉장히 초현실적인 광경인 것 같다.
아무튼, 대부분의 녀석은 『리얼충 폭발해라!』 이런 식으로 생각하겠지만.


「............」

「........저기, 히키가야 군. 뭔가 반응해줘」

「아니, 왜? 나, 이런 리얼충적 행동에 반응할 수 있는 리얼충이 아니고」

「그럴까? 주변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미인에 예쁜 여친이 있는 히키가야 군은 어딜 어떻게 봐도 리얼충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리얼충이라... 아무튼, 옆에서 보면 그러려나.
학교에서 가장 예쁘다고 평가되는 유키노시타(같은 반 남자가 말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와 팔짱을 끼고 등교한 탓에 전교에서 커플 공인되기도 했고.
그렇게 생각되기 전에 그건 억지로라도 뺐어야 했나. 눈앞의 성가신 일을 피해서 나중에 귀찮게 된다든가... 최악의 전개군.


「...그런데, 적당히 눈 가리는 건 그만둬주겠어? 그리고 떨어져.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

「에-, 히키가야 군 분위기 나쁘네~」


그렇게 말하면서, 눈을 가리던 손을 떼어놓았다. 미지근한 어둠 속에서 해방된다.
하지만, 그대로 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양손을 목에 두르고는 달라붙었다.
그러니까, 이건 확실히 あすなろ抱き(뒤에서 목에 팔을 두르고 안기)라고 했던가? pi○iv 같은 데에서 본 적은 있었지만, 설마 내가 당하는 날이 오다니 생각도 못했다.

그나저나 이 녀석 가슴은 정말 부드럽구나. 다른 남자들이 부러워하는 이유를 잘 알겠다.


「...어이, 무슨 짓이야?」

「어? 뒤에서 껴안는 건데」

「응, 그건 알아. 왜 그런 짓을 하는지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으응~... 히키가야 군의 마음 속 차가운 얼음을 녹이려고, 일까?」

「...촌스러워」

「아, 너무해! 이래봬도 나름대로 고심한 대사였는데!」

「그렇다면 머릿속을 의심해요. 그런데 의외로 소녀취미? 그런 면이 있네」

「으으... 그런 말을 들으면 꽤 쇼크일지도...」

「그런가. 그럼 쇼크 받은 김에 얼른 떨어져 줘. 슬슬 진짜 돌아가고 싶다.」

「에-, 이런 귀여운 여친을 내버려두고 집에 돌아가는 거야?」

「누가 여친이야? 그건 소문으로 그렇게 됐을 뿐 실제로는 아니잖아.」

「그건 그렇긴 해도...... 히키가야 군에게, 난 어떤 존재?」

「.............여러 가지로 귀찮은 녀석」

「.................그래....?」

「그래도 뭐, 덕분에 지루하진 않지만」

「어?」

「다만 좀 더 얌전했으면 좋겠는데. 휘둘리는 건 꽤 지치니까」

「...날 여친으로 해주면 선처할 건데?」

「아니, 선처한다는 녀석들은 절대 고치지 않잖아.」

「어라? 들켰어?」


진짜 여전히 뱃속이 시커멓다. 조금만 더 퓨어했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내 일상이 좀 더 평화로워지는데.


「그래서, 몇 번이나 말하는데, 진짜로 적당히 떨어져라. 나도 진짜 집에 돌아가고 싶어.」

「에-... 그럼, 연인 손잡기로 히키가야 군 집까지 에스코트 해준다면 좋아요?」

「...그게 뭐야 귀찮아.」

「그럼 안 떨어질래.」

「...알았어, 알겠습니다, 공주님. 에스코트 해줄 테니까 떨어져라」

「와~아♪」


이런이런, 정말 성가신 녀석이다.
아무튼, 빨리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소의 희생도 불가피하니까 포기하자.
거기에 이제 와서 다른 학생들에게 보기에 러브러브를 보여줘도, 커플 공인된 시점에서 더 이상 소문이 나빠질 일은 없을 테고.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가능한 한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나지 않게 하는 것 정도다. 제멋대로 나오니까 어쩔 수 없지만.



다만 그러나.
이 때 나는 나중에 『유키노시타와 히키가야가 러브러브 하는 게 눈에 독』이라는 내용의 불만이 접수되어 연령 30세 정도의 민폐 메이커 같은 느낌의 국어 교사에게 설교 당한다고는 티끌만큼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나저나 저건, 완전히 질투라든가 시샘이라든가 왜곡 같은 게 들어갔잖아. 『결혼하고 싶어』라고 12번이나 중얼거리기도 했고.
이런이런, 정말로 성가신 녀석이다.



다음회 예고?


그날 저녁식사

「...그래서, 왜 유키노시타가 당연한 듯이 우리들하고 같이 저녁밥 먹는 건데?」

「그도 그럴게 코마치 짱이 같이 먹자고 말해줬으니까」

「괜찮잖아. 하루노 언니 도와주기도 했고. 소파에서 뒹굴뒹굴한 오빠보다 훠~얼~씬 도움 됐어!」

「...아무튼, 코마치가 괜찮다면 상관없는데」

「그런데 둘의 부모님은? 몇 번인가 이 집에 왔지만, 한 번도 계신 적이 없는데...」

「이쪽의 부모님은 기본적으로 업무로 바빠서. 코마치하고 나도 별로 대면할 일이 없을 정도야.」

「그렇구나. 우리 아빠와 엄마하고 같네」

「하루노 언니 집도 그래요?」

「응. 지금도 두 분 다 타지에 출장 가서 집에 없어. 돌아오는 건 확실히 두 분 다 1주일 뒤라고 했었나?」

「와~, 출장이라니 역시 건설회사 사장과 그 부인이네요~. 일에 쫓기는 이쪽 부모님하고는 하늘과 땅차이인 것 같아요.」

「그다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데. 결국은 일에만 몰두할 뿐 자기 애들한테 상관할 틈이 없고, 이따금 말을 건다 싶으면 상관없는 얘기뿐이고」

「그건 큰일이네요...」

「...응? 애들? 유키노시타한테 형제가 있어?」

「어? 아, 응... 여동생 한 명, 이야...」

「...드물게 말이 불분명한데. 여동생한테 뭔가 문제라도 있어?」

「아무튼, 문제가 있다면 있다고 할까... 여러 사정이 있어서 말야...」

「흐-음」

「......히키가야 군」

「응?」

「이번 토요일에, 우리 집에 와 주지 않을래?」

「...뭐? 대체 ㅇ」

「마, 마침내 하루노 언니 집에서 집 데이트인가요!? 어른의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에요?!!」

「코마치, 너 입 좀 다물어」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은 첩첩 산중이지만, 여동생에 대해서 좀 상담할 게 있어서... 히키가야 군 같은 특이한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은 거야」

「아니, 의견 들을 뿐이라면 여기라든가 학교 같은 곳이라도 좋잖아. 왜 일부러 가야 하는데?」

「그게, 저기... 상담할 내용이 내 여동생에 대해서...」

「여동생? 그게 네 집에 가는 이유와 관계있는 거야?」

「응, 아무튼...」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갈 생각은 없으니까. 사춘기 여자의 고민을 나 같은 남자가 해결할 수 있을 리 없어.」

「그, 그런 게 아니라! 히키가야 군이라면 분명 해결할 실마리를 잡아 줄 거야!」

「아니아니,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잖아. 진짜로 좀 봐주라」

「오빠 오빠」

「응? 왜 그래? 코마치. 지금 난 유키노시타 부탁을 거절하는 일로 바ㅃ」

「이번 토요일에 하루노 언니 집에 안 가면 일주일 간 저녁밥 안 줄 거니까」

「......어?」

「그리고 하루노 언니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을 경우도, 똑같이 일주일 간 저녁밥 없으니까」

「...........뭐?」

「그런 이유로 힘내줘~」

「아니 어이 기다려 좀 기다려봐」

「코, 코마치 짱...」

「하루노 언니, 보답은 괜찮아요. 왜냐면 우리들은 이미 자매와 다름없으니까, 하루노 언니의 여동생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코마치 짱! 고마워!!」

「참, 보답은 괜찮다고 했는데... 그 대신 다음에 그 여동생 분을 소개해 주는 거예요!」

「응! 언젠가 반드시 여기에 데려올게!」

「네! 그 때는 이렇게 모두 모여서 같이 밥 먹어요!!」

「코마치 짱!!」

「하루노 언니!!」

「......................뭐야 이 전개」

 

 

다음에 끝난다고 써 뒀으면서 전편이네요? 이미 사기군요, 이건. 뭐라 하신다 해도 아무 말도 못합니다.

기다리셨던 분,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솔직히 잘 썼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만, 괜찮으시면 후편까지 어울려 주세요.

다음이야말로 마지막까지 가지고 갈 수 있을 터...

그보다 이거, 일반으로 해도 괜찮으려나...?

그리고 25세와 약간 다른 것 같은 느낌이다.... 신경 쓰지 말기로 하자...

 

덧붙여 씀.

pixiv 사무국2014011620140122일자의 소설 루키 랭킹 9위에 들어갔습니다!

근데 9!? 1자리수라든가 처음이다아아아앗....

읽어 주신 여러분, 정말로 감사합니다. m(_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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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가야 하치만, 19세「예기치 않게」전편 

 

 

정월.

그건 1년의 시작이며, 코타츠에서 빈둥거리면서 귤을 먹는 시기이다.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첫 참배에 가거나 친척 모임 등에 참석하거나 하겠지만, 아싸에 혼자 사는 내게는 그런 전개 따위는 없다.

 

 

...친구, 인가.

 

 

대학에 가면 다소 환경이 바뀌어서 친구 한 사람이나 둘 정도는 만들 수 있을지도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하루노 씨에게 휘둘리고만 있어서 친구 같은 건 생길 기미도 없다.

그 뿐 아니라 하루노 씨가 대학 입구만이 아니고 안쪽으로까지 들어오는 탓에, 다른 남자들에게는 오히려 미움 받는 것 같다.

여러 이케맨 제군들이 하루노 씨한테 말을 걸었었지.

바로 속공으로 거절당했던가.

그 직후에 하루노 씨가 나한테 들러붙는 것을 본 날에는, 나를 싫어하게 되는 건 뭐 당연한 이유로.

덕분에 몇 번이나 이케맨 집단이라든가 이상한 녀석들에게 얽혀버렸지.

하하하, 내 존재감 지우기 스킬을 깔보지 마.

어쩐지 하루노 씨한테는 안 통하지만.

 

.......하루노 씨, 뭐 하고 있으려나.

확실히 하루노 씨가 보낸 예정표에서는, 유키노시타가 친척 모임에 참가라고 되어 있었지.

유키노시타가 친척 정도라면, 꽤 많은 인원이 모이려나.

지금쯤 친척 아저씨 상대로 술이라도 따를까?

아무튼, 그 녀석은 하루노 씨와는 따로 행동이려나.

별로 사이 안 좋고.

 

 

 

...엣취

 

왜 그러니? 유키노. 감기라도 걸렸니?

 

아니요, 조금 코가 간지러웠을 뿐이에요. ...그런데, 괜찮으신가요?

 

하루노?

 

. 아마 언니는...

 

자신이 먼저 싸움을 건 주제에, 겁이 나서 집의 예정을 이유로 여기저기 도망치는 딸 같은 건 모릅니다.

 

.........

 

그 애도, 자신이 도망치고 있다는 건 알았을 터. 그게 아니면 조금 캐물은 정도로 낭패하거나 도망치거나는 하지 않아요.

 

...낮의 그건, 조금 캐물은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럴까?

 

.......

 

 

 

 

 

-, 하루노 씨를 보고 싶다.

크리스마스 이후 2주 정도 못 만났군.

아직 고백에 대한 대답도 못 했는데.

전화나 메일로 전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이런 건 제대로 직접 말하고 싶다.

그래서, 모든 마음을 전하고 싶다.

불안했던 건, 연심을 품었던 사람은, 하루노 씨만이 아니라는 것을.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아마 하루노 씨는 아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감이지만, 꽤 자신 있다.

애초에 하루노 씨, 11월 지났을 무렵부터 초인종 안 누르게 됐고.

 

 

찰칵찰칵, 덜컹

 

 

...아아, 이건,

 

 

얏하로-! 오빠! 잘 지냈어-?

 

 

역시 코마치인가.

하루노 씨 말고는 코마치 밖에 내 집 열쇠 없고.

 

 

우와-, 모처럼 귀여운 여동생이 와줬는데, 코타츠에서 전혀 나올 기미가 없어.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낮은데-

 

아아, 추우니까 코타츠에서 나올 마음이 안 들어.

 

 

코타츠라는 건 대단하군.

귤과 합쳐지면 사람을 글러먹게 하는 최강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코타츠와 귤이 온 세상에 있으면 전쟁이 없어져버릴 레벨.

남쪽 나라는 의미 없을 것 같지만.

 

 

그래서, 뭐 하러 왔어?

 

~러니까...

 

 

뒤적뒤적

 

 

가져온 봉투를 뒤져서, 뭔가를 꺼냈다.

 

 

자 이거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물건을 내민다.

아무래도 부적 같다.

겉에 쓰인 건 연애성취

 

 

...뭐야 이건?

 

뭐라니, 연애성취 부적. 오빠를 위해서 첫 참배 때 일부러 사 왔어~

 

아니, 필요 없으니까

 

아니아니, 필요하잖아. 오빠하고 하루노 언니는 도무지 안 어울리니까, 약간은 소원 빌기해야!

 

쓸데없는 참견이다. 그렇다고 할까 나 같이 비뚤어진 사람한테 신이 상냥하게 해줄 리가 없어. 그러니까 그런 건 필요 없어.

 

우와-, 역시 오빠. 하루노 언니 덕분에 약간은 둥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비뚤어졌네-

 

 

그렇게 말하고 코마치는 나를 기가 막히다는 듯이 본다.

그렇게 말해봤자.

이 성격은 어렸을 때부터 이렇고.

반년 정도로 고칠 수 있으면 고생 안 해.

 

 

그럼, 코마치는 지금부터 친구하고 약속 있으니까, 갔다 올게~

 

-, 네네. 다녀오세요.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오는 거야-

 

알았다니까

 

 

진짜 아는 건가?

그런데 친구라니, 남자가 섞였다든가 하지 않겠지?

어쩐지 걱정되는군.

몰래 따라갈까?

그래도 코타츠에서 나가는 건 싫다...

 

 

오빠

 

? ?

 

 

뒤돌아본 코마치의 얼굴에는, 평소의 명랑한 미소가 아닌 부드러운 미소가 있었다.

 

 

힘내. 응원하고 있어.

 

......오우

 

 

끼이이, 덜컹

 

문이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코마치의 뒷모습이 안 보이게 된다.

 

...마지막 한마디에, 어른 여자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

코마치도 성장하는군, 오빠 약간 기쁘다고.

반면 외로움도 느끼지만.

정말, 나도 힘을 내야.

코마치한테 걱정 받지 않으려면.

 

 

그런데, 그럼. 슬슬 저녁밥 준비라도...

 

 

바스락

 

 

일어난 참에, 뭔가 종이 같은 것을 밟았다.

아래를 보면, 아무래도 편지 봉투 같다.

 

 

뭐야 이건

 

 

허리를 굽혀서 손에 든다.

그러니까, 가스요금 고지서?

 

 

...이거, 지불 기한 오늘까지잖아

 

 

우와-, 하루노 씨로 머리가 가득차서 완전히 까먹었구만.

어쩔 수 없다, 편의점 갈까.

 

빨리 적당한 옷으로 갈아입고, 포켓에 지갑과 고지서를 우겨넣는다.

스마트폰은... , 상관없나.

 

 

다녀오겠습니다~...

 

 

왠지 모르게, 배웅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해봤다.

...공연히 허무감이 울컥거렸다고.

빨리 편의점 갈까...

 

 

 

위잉

 

 

감사합니다~

 

 

위잉

 

 

가스비만 내는 게 아니라 필요 없는 것까지 사버렸다.

디저트 코너를 돌았던 게 화근이었군.

요즘 편의점의 디저트는 다양한 상품이 너무 매력적이라 난처하다.

 

 

휘이이이잉....

 

 

우옷, 추워

 

 

1월 바람이 세상이 내게 내리는 평가 같은 수준으로 차가운데.

아무튼, 유키노시타의 시선이 훨씬 차갑지만.

어쨌든 엉덩이가 무거운 손님은 무쓸모.

빨리 돌아가서 코타츠에 로그인하자.

 

 

......?

 

 

시야 구석에서, 뭔가가 움직였다.

신경 쓰여서 그 쪽을 향하자, 하얀 뭔가가 휘청휘청하고 흔들리듯이 움직인다.

설마 이 시기에 유령!?

아니, 침착해라 나. 잘 봐라.

어차피 흰 윗도리를 입은 사람이겠지.

해질 때니까 그런 식으로 보일 뿐이다.

보라고, 잘 보면...

 

 

...어라?

 

 

그 뒷모습, 본 기억이 있다.

그렇다고 할까 잘못 볼 리가 없는, 하루노 씨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곳에?

...우선 얘기해 볼까.

 

손가방을 한 손에 들고 휘청휘청 걷는 하루노 씨(?)의 바로 뒤까지 다가간다.

 

 

하루노 씨?

 

 

하루노 씨(?)는 멈춰 서서는, 천천히 뒤돌아봤다.

 

 

-?

 

....그러니까, 하루노 씨?

 

 

무심결에 한 번 더 물어봤다.

아니, 확실히 하루노 씨는 맞지만, 어쩐지 상태가 이상하다.

얼굴이 전체적으로 빨갛고, 눈의 초점이 미묘하게 안 맞는다.

 

 

, 히캬아 군이다아-

 

 

와락

 

 

갑자기, 하루노 씨가 힘차게 달려들어서 안겼다.

순간 받아들였더니, 부드러운 감촉이 상반신에 전해져서...

 

 

술냄새!!

 

 

동시에 강렬한 술냄새가 내 코를 덮쳤다.

무심코 숨을 멈춰버릴 레벨.

언젠가 아라사 선생이 만취한 상태로 얽혔을 때 정도로 술 냄새가 난다.

그 사람 아직 독신이려나...

아마 독신이겠지...

 

 

, 하루노 씨? 술 냄새 엄청 나는데요...

 

응후후~, 시즈카 짱하구 마셔씁니다~

 

, 히라츠카 선생님하고? 왜 또...

 

그거보다 추워어~ 히캬아군 지베 따라갈래에~

 

 

, 혀가 꼬였잖아...

우선 들은 대로, 내 집에 데리고 갈까.

이대로 밖에 있으면, 둘 다 감기 걸린다.

 

 

알았으니까, 우선 떨어져주세요. 이대로는 못 걷는다구요.

 

...........

 

...왜 그러는데요?

 

어부바-

 

...네네

 

 

일단 떨어져서, 뒤를 향해 허리를 구부린다.

재빨리 하루노 씨가 달려들었다.

남자를 유횩하는 흉악한 2개의 멜론이 등에 꽉 눌린다.

여전히 부드럽구만.

 

 

으후후~, 히캬아 구~

 

...그럼, 갑니다.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하루노 씨를 만나면 고백에 대한 대답을 하자!고 결정했지만, 이런 상태로는 무리군.

내일이면 잊을 것 같고.

 

 

~, 에헤헤~

 

 

꼬옥

 

...아무튼, 우선 지금은 오랜만에 하루노 씨의 감촉을 즐겨둘까.

하루노 씨를 업은 상태라면 얼마든지 걸을 수 있을 것 같은데.

 

1월의 추위고 잊고, 약간 신난 기분으로 집에 가는 길을 걷는 나였다.

 

 

 

 

......zzz-

 

............안 일어나네

 

 

하루노 씨가 내 집에 들어가고 나서 대략 2시간 정도 지났다.

그 사이 하루노 씨는 계속 잘 뿐이다.

내 방에 들어간 순간 침대에 다이빙하고 속공으로 잤다고, 이 사람.

몇 번 불러도 일어나지 않는다.

엄청 행복한 표정으로 푹 잔다.

어쩔 수 없으니까 코트를 벗기고 이불을 덮어서 방치하기로 했다.

이건 이제, 일어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

 

 

, 맞다. 일단 유키노시타한테 연락해둘까

 

 

아마 이 사람, 오늘 친척 관계 모임에서 빠져나왔을 가능성이 높고.

연락 해 두지 않으면 귀찮은 사태가 벌어질지도 몰라.

 

 

그러니까, 메모가 어디 있던가...?

 

 

유키노시타 전화번호는 전에 하루노 씨에게서 받은 긴급 연락용의 메모에 있었을 텐데.

분명히 서랍 안이었지.

 

 

, 있다있다

 

 

스마트폰을 터치하고, 전화기능을 켜서 메모에 있던 번호를 입력한다.

 

삑삑삑

뚜르르르

뚜르르르

철컥

 

 

여보세요, 유키노시타입니다만. 누구신가요?

 

유키노시타야? 히키가야인데....

 

...히키가야 군? 어째서 내 전화번호를 아는 거니?

 

아아, 하루노 씨가 준 긴급 연락용 메모에 적혀 있었어.

 

그래. ...용건이 뭔데?

 

아아. 실은 지금...

 

언니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어? 혹시 지금 거기에 있어?

 

...너 에스퍼? 아직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히키가야 군인 걸. 언니 관계로 밖에 전화를 걸 이유가 없겠지.

 

아무튼, 확실히 그렇지만...

 

그래서, 언니가 히키가야 군 집에 있는 게 어때서? 평소대로 그렇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데

 

아니, 어쩐지 히라츠카 선생님과 꽤나 마신 것 같아서... 내 집에 오고 나서 바로 잠들어선 깨어날 기미가 없어.

 

그래서? 만취해서 자는 언니를 데리러 가기라도 하라는 거야?

 

가능하면 그렇게 해줬으면 한다.

 

거절해요.

 

어째서!?

 

언니는 오늘 친척 모임에서 빠져 나갔다고? 말리는 어머니의 말씀도 무시하고. 그런 제멋대로인 짓을 저지른 사람 같은 건 어떻게 된다 해도 알 바 아니에요.

 

아니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차갑잖아?

 

그럴까? 어머니도 거의 같은 생각인데?

 

그거야 뭐, 너의 모친이니까 말이지... 그래도, 역시 자신의 딸이 남자 집에 무방비한 상태로 잔다는 걸 안다면 마중을 나ㅇ」

 

그럴 리 없어요.

 

그렇겠지. ...그럼 난 어떻게 하면 좋은 거냐.

 

........차라리 손을 대어도 좋아요.

 

푸웁!!?

 

괜찮아요. 언니 대신 내가 허락해요.

 

아니아니아니, 안 되잖아!?

 

연인도 없는 성욕에 주린 동정 남자 집에서 만취한 상태로 자는 언니가 나쁘니까, 딱히 걱정할 일은 아니에요.

 

아니아니 내가 신경 쓰니까! 그보다 동정이라 하지 마!!

 

사실이잖아? 서로 좋아하는 동정과 처녀. 매우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 , 너 말...

 

슬슬 실례해요. 어머니가 부르셔서. 조만간 또 만납시다.

 

 

철컥

-, -, -

 

 

..........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는구만.

엄청난 녀석이다, 피도 눈물도 없어.

유키노시타 가에는 귀축밖에 없는 건가?

하루노 씨가 천사 같이 보이는군.

 

 

......~~...

 

?

 

...후아....~, 응 어라? ...히키가야 군? 왜 히키가야 군이 여기 있는 거야?

 

 

아무래도 하루노 씨가 일어난 것 같다.

보면, 졸린듯한 얼굴로 고양이처럼 눈을 비비고 있다.

귀엽구나.

 

 

하루노 씨, 안녕하세요. 왜 제 집에 있는지 아세요?

 

...그러니까... 확실히 집에서 나온 다음에 시즈카 짱 집에 가서...

 

거기서 히라츠카 선생님과 마셨죠?

 

..., 맞아. 그래서 시즈카 짱이 퍼져서...

 

그 뒤에 제 집에 가려고 했어요?

 

............, 확실히 그래

 

그 도중에 우연히 저와 만나서요. 그리고, 제 집에 오자마자 자버렸던 거예요.

 

그렇구나...

 

 

아무래도 별로 기억 못하는 것 같다.

아무튼, 술에 센 하루노 씨가 혀가 꼬일 정도로 마셔댔으니, 기억이 약간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나.

 

 

그런데 하루노 씨. 기분은 어때요? 기분 나쁘지 않아요?

 

아니, 괜찮아. 평소대로야.

 

 

거짓말이다.

잘 보면 알겠지만, 눈의 초점이 아직 미묘하게 어긋났다.

잤으니까 다소 나아진 정도겠지.

 

 

그것보다 히키가야 군. 내 가방 안에 있는 거 꺼내주지 않을래?

 

가방에서요?

 

 

현관 앞에 방치된 하루노 씨 가방을 가지러 간다.

학교 가방 정도 크기인 그건, 들어 올리면 보기보다 무거웠다.

대체 뭐가 들어있어?

 

 

 

 

테이블 옆에 놓자, 딱딱한 소리가 났다.

아무래도 단단한 게 들어간 것 같다.

그대로 열어서 가방 안을 들여다본다.

 

 

............

 

 

안에는 몇 개의 병이 들어 있었다.

병 라벨에 쓰인 문자는 전부 영어.

이건 어떻게 봐도...

 

 

...?

 

그래요, 술이야

 

...이걸 어떻게 할 생각인데요?

 

물론 마시는 거야!

 

아니, 히라츠카 선생님 집에서 실컷 마셨잖아요? 이제 오늘은 그만하는 편이...

 

좋으니까 마셔-! 난 히키가야 군하고 같이 마시고 싶어-!!

 

, 하아...

 

 

전에 하루노 씨가 억지로 마시게 해서 쾅 넘어진 거 기억 못하나?

엄청 술 못 마시는 나한테 마시라니, 이 무슨 귀축.

역시 유키노시타가(), 이렇게 말하면 되려나.

...유키노시타 자식, 다음에 보자.

 

 

 

 

그래서 말인데, 엄마는 너무하다구-. 나한테는 히키가야 군이 있는데, 친척 남자를 하나하나 소개하구...

 

하아... 그거야 고생하셨겠네요.

 

 

하루노 씨와 마시기 시작한 다음, 그럭저럭 1시간 정도 지났다.

그 사이 계속 하루노 씨의 푸념을 들었다.

코타츠에 옆에 앉은 형태라, 도망칠 수도 없다.

 

 

~~, 히키가야 군도 마셔-

 

네네...

 

 

추가로 나는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영어는 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냄새만으로 이 술이 얼마나 위험한 지는 바로 알았으니까.

40%라든가 50%라든가 라벨에 쓰여 있었고.

이런 거 마시면 난 죽어버린다.

하지만 컵에 담긴 게 안 줄어들면 하루노 씨가 화낼 것 같아서, 하루노 씨한테는 안 보이는 위치에 있는 보리차에 조금씩 옮기는 중이다.

평소의 하루노 씨라면 알아차리겠지만, 이 정도로 취했으면 괜찮겠지.

 

 

.......

 

 

어느 샌가 하루노 씨가 조용해졌다.

보면,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내 얼굴에 뭐라도 붙어 있나.

 

 

무슨 일인가요? 하루노 씨. 갑자기 입 다물어선...

 

히키가야 군은,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도 않다니... 무슨 말인데요?

 

내가 남자 소개받거나 해도, 아무렇지 않아?

 

......괜찮아요. 하루노 씨는, 저를 좋아한다고 말해줬잖아요. 전 그걸 믿어요.

 

...대답은?

 

?

 

내 고백에 대한, 대답은? 아직 못 들었어요.

 

- 그러니까 말인데요... 솔직히 말해서, 많이 취한 사람한테 고백에 대한 대답은 하고 싶지 않아요. 다음날에 잊혀지기는 싫잖아요.

 

나 안 취했다구!

 

잠꼬대는 자고 나서 해주세요.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요.

 

안 그런 걸!

 

 

그렇게는 말하지만, 역시 눈 초점은 맞지 않았다.

아무리 완벽초인인 하루노 씨라 해도, 술주정꾼은 술주정꾼이다.

 

 

...히키가야 군

 

 

스윽 하고, 하루노 씨가 다가왔다.

술 탓인지 빨갛게 물든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ㅇ」

 

 

 

갑자기, 키스당했다.

술과 하루노 씨의 향기가 블렌드 된 상태로 입으로 전해진다.

 

 

...........

 

...........

 

...갑자기 왜 그러세요?

 

히키가야 군, 치사하니까

 

?

 

치사하니까, 바로 도망치니까, 도망칠 길을 없애줄게.

 

아니, ㅇ」

 

 

 

다시, 키스당했다.

그것도 보통 키스가 아닌, 혀를 휘감는 키스.

이른바 딥 키스다.

 

 

츄릅, 츄릅

 

 

요염한 소리가 머리에 울린다.

바로 뒤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 자리에서 머리를 양손에 잡힌 탓에 도망치지 못하게 되었다.

하는 대로 입 안을 유린당한다.

 

 

할짝, 츄릅, 츄릅

 

 

앞쪽에서 안쪽으로.

하루노 씨의 혀가 닿는 범위는 철저하게 희롱, 유린당했다.

그리고 잠시 후, 숨이 다했는지 갑자기 해방되었다.

 

 

「「푸핫」」

 

 

서로의 얼굴이 약간 떨어진다.

잘 보이게 된 하루노 씨의 얼굴은, 명백히 취한 것과는 다른 이유로 상기되어 있었다.

그 눈은 방금 전의 초점이 흐린 눈이 아니고, 살짝 녹은 암컷의 눈이었다.

그것을 보고, 심장이 아주 엄청난 기세로 뛰었다.

 

 

히키가야 군...

 

, 하루노 씨, 안 돼요... 이런, 취기로 하는 행동 같은 건...

 

!

 

 

갑자기, 고개를 숙여졌다.

얼굴이 안 보여서, 어떤 표정일지 모르게 된다.

 

 

하루노 씨...?

 

.........안 되는 거야.....

 

?

 

술의 힘을 빌리면, 안 되는 거야?

 

? 무슨...

 

, 히키가야 군이 생각하는 정도로 강하지 않아. 히키가야 군한테 키스하는 것도 용기 내는 거라고?

 

......

 

술 힘을 안 빌리면 키스보다 더한 것도 하자고 못한다고!? 누구보다도 히키가야 군을 정말 좋아하는데!!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작게 새어나오는 소리는 약간 쉬어서, 오열을 숨기려는 것을 바로 눈치챈다.

 

하루노 씨가, 운다.

 

지금까지 없는 일이었다.

언제라도, 어떤 때도, 여유 있는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미소를 지우지 않았던 하루노 씨.

그 하루노 씨가, 운다.

 

아니, 내가 울렸다.

내가, 하루노 씨를 슬프게 했다.

뚝뚝하고 떨어지는 물방울이, 무엇보다도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하루노 씨...

 

 

상처 입혀버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던 사람을.

무엇보다도,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을, 난 상처 입혀버렸다.

 

 

...........

 

 

끼익

꿀꺽 꿀꺽 꿀꺽 꿀꺽

 

 

..........히키가야 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하루노 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무튼, 그러겠지.

엄청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인 내가, 알코올 도수 40% 이상의 술을 한 번에 다 마셔버리는 짓을 했으니까.

 

병에 4분의 1 정도 남았던 건 바로 없어지고, 전부 내 몸으로 흘러들어갔다.

몸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 히키가야 군? 뭐 하는 거야....?

 

...으윽....... 저도, 술의 힘을 빌리는 거예요. 이걸로 하루노 씨와 같아요.

 

...히키가야 군...

 

 

양손을, 하루노 씨의 후두부와 등 뒤에 각각 두른다.

그대로 서서히 하루노 씨를 끌어당겨, 서로의 거리를 좁힌다.

 

 

하루노 씨, 들어주세요.

 

...

 

저는, 저는 하루노 씨를...

 

 

어질하고, 갑자기 시야가 비뚤어졌다.

들리는 소리도 비틀려서, 마치 세계 그 자체가 비틀린 것처럼 느껴진다.

 

어이어이 설마, 농담이지?

아무리 그래도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라 해도 정도가 있잖아.

자업자득이겠지만, 이런 타이밍에 쓰러진다든가 말도 안 되는 일일 것이다.

몸 쪽은 엄청 화끈해졌는데.

 

휘청하고, 몸이 기우는 느낌이 든다.

시야가 비뚤어진 탓에, 어느 방향으로 넘어지는지도 모른다.

 

아아, 내일 일어나면 하루노 씨한테 사과해야...

너무나도 얼같이 같구만, .

 

넘어진 몸이 뭔가 부드러운 것에 닿은 감촉이 듬과 동시에, 내 의식은 어딘가로 날아갔다.

 

 

 

 

짹짹

 

참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아침인 것 같다.

눈을 돌려서, 벽걸이 시계를 확인한다.

시각은, 오전 11.

...벌써 아침이 아니잖아. 낮이야 낮.

그런데 머리 아파.

엄청 띵띵 한다.

나 젊으니까 영. 뭐래.

 

영땅땅 : 스퀘어 에닉스에서 발간하는 청소년 잡지

 

 

.....-...........?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드는데.

뭐라고 할까 이렇게, 이불 감촉이 엄청 다이렉트.

그리고 이불 말고도 뭔가 부드럽고 따뜻한 게 내 위에 올라타 있다.

뭐야, 이건.

 

부시럭부시럭

 

 

...?

 

 

움직였어? 지금 움직인 거 맞지?

이거, 혹시...

 

 

휘릭

 

 

오른손으로 힘차게 이불을 벗긴다.

그러자 거기에는―――

 

 

......-........-.......

 

 

하루노 씨가 있었다.

정면으로 누워서 자는 내 위에, 엎드린 상태로 올라타 있다.

옷 하나도 입지 않은 태어났을 때의 상태로.

 

 

...

 

...........

 

.................

 

.......................

 

.................................

 

 

!?

 

 

지금 나, 완전 프리즈했다.

프리즈하면 호흡하는 것도 잊는군.

이런 심장이 멈출 뻔했다고.

 

우선, 일단 침착해볼까.

심호흡을 3번 하고, 한 번 눈을 감는다.

혹시 꿈일지도 모르니까.

보라고, 눈을 뜨면―――

 

 

........응응...........-...

 

 

하루노 씨의 사랑스러운 잠자는 얼굴이 내 가슴에 있었다.

내 가슴을 베개 삼아서, 정말 기분 좋은 듯이 자고 있다.

 

, 꿈이 아닌 것 같군.

그렇게 되면 현상의 파악을 하자.

 

우선 어제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난다.

그러니까, 그 뒤로...

 

(기억을 되돌리는 중.........)

 

단편적이지만, 어제의 기억이 떠올랐다.

기억이라고 해도, 거의 에로CG 같은 장면밖에 안 나왔지만.

아무래도 나, 하루노 씨와 한 것 같다.

 

 

..............진짜냐....

 

 

술기세로 고백이라면 몰라도, 술기세로 해버렸다니...

원숭이인가? 원숭이냐 난?

 

완전히 순서가 반대잖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

아니, 차라리 누군가 날 죽여줘.

 

 

..............

 

 

어쩐지, 시선이 느껴진다.

가슴을 보면, 하루노 씨가 멍한 날 보고 있었다.

 

 

하루노 씨, 일어났어요?

 

-.......

 

 

하루노 씨는 느릿느릿하고 기는듯이 움직이고는,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했다.

피부가 서로 맞닿을 때, 몸 안쪽이 뜨거워진다.

그대로 코끝이 닿을듯할 정도로 가까워지자,

 

 

.......

 

 

키스를 해왔다.

닿을 만큼의, 부드러운 키스.

조금 하고는, 천천히 입술이 떨어진다.

 

 

히키가야 군, 좋은 아침

 

안녕하세요, 하루노 씨. 잘 자셨어요?

 

, 푹 잤어.

 

그래요? 그런데, 이제 와서 묻는 것도 그렇긴 하지만...

 

, 혹시 별로 기억 안 나?

 

...........면목 없습니다.

 

어쩔 수 없어, 히키가야 군 술 못 마시는 걸. 도수 60% 술을 한 번에 다 마셔버리면 훅 가버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니까

 

.......어라, 60%도 있었어요?

 

. 내가 가져온 것 중에서 가장 독한 거

 

당연하구만...

 

그래도 술 한 번에 다 마신 뒤의 히키가야 군 엄청났어~ 마치 야수 같이 되어선 덮쳐서. 정말 엄청 격렬하게 공격받고, 부서질까 할 정도로 격렬했으니까

 

..............

 

...히키가야 군?

 

 

꽈악

벌떡

 

 

꺄악

 

 

하루노 씨를 꼭 껴안고 상반신을 힘차게 일으킨다.

이불이 흘러내리고, 하루노 씨의 전신이 드러난다.

안 그래도 경종을 치던 심장이 한층 더 뛰었지만, 지금은 그런 건 어떻게든 좋다.

하루노 씨의 양 어깨를 잡고, 마주 보는 상태로.

 

 

, 왜 그래? 갑자기...

 

하루노 씨, 제가 책임을 지게 해 주세요!

 

?

 

하루노 씨의 처음을 빼앗은 책임을 지고 싶습니다. 평생 옆에 있게 해주세요! 그렇다고 할까, 아예, 결혼해주세요!!

 

.......... 내가 결혼을 전제로이렇게 말해서 그런 고백이 된 걸까?

 

-...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그럴지도 몰라요.

 

후후..... 기뻐. 겨우, 내 마음이 히키가야 군의 마음에 닿았네.

 

 

눈썹을 내리고 부드럽게 미소 짓는 하루노 씨.

그 눈에서는 한 알의 눈물이...

 

 

하루노 씨, 무슨 일이에요? 왜 울어요?

 

? ...........진짜네. , 우네. 기뻐서 무심결에 눈물이 나와 버린 걸까? 우는 건 오랜만이니까 잘 모르겠지만...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하루노 씨는 내게 달려들어 안겼다.

평소보다 작게 보이는 그 몸을, 할 수 있는 한 다정하게 받아들인다.

 

 

히키가야 군. 지금부터 우리 집의 일 같은 걸로 고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잘 부탁해.

 

. 하루노 씨와 같이 있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노력해요.

 

.......고마워

 

 

서로 꼭 껴안는 힘이 한층 강해진다.

솔직히 유키노시타가를 상대하기는 무섭지만, 하루노 씨와 함께라면 괜찮다.

어던 장애물도 넘을 수 있다.

 

 

.......그런데 히키가야 군

 

, ㄱ」

 

 

꽈악

 

 

으헉!?

 

 

갑자기 다리 사이의 My son을 잡혀서 의미 불명한 소리가 나와버렸다.

 

 

히키가야 군의 여긴 어째서 이렇게 건강할까~? 어제 그렇게 누나 안에 쌌는데

 

, 아니 저기, 그 몸이라는 건 솔직해서.... 그렇다고 할까, 알몸인 하루노 씨를 눈앞에 두고 흥분 안 하는 게 이상해요.

 

정말, 히키가야 군은 참... 이번에는 상냥하게 해주는 거야?

 

물론이에요.

 

 

천천히, 입술을 맞대고 몸을 겹친다.

 

눈앞의 하루노 씨를 확인하듯이.

 

그 감촉을 자신에게 새기듯.

 

상냥하게, 그리고 약간 격렬하게, 하루노 씨를 바란다.

 

앞으로의 일은 일단 머리 구석으로 쫓아내고, 지금은 다만, 하루노 씨와의 달콤한 시간을 보내기로 하자.

 

 

11월 후반에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을 켜는 건, 약간 성질이 급하다고 생각해... 오래간만의 투고입니다. 뭐라고 할까 죄송합니다. 약간 빠른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됩니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 툭 터놓고 말하면 다음 이야기의 서두입니다. 19세는 다음으로 끝낼 예정입니다. 우선 하루노 씨를 귀엽다고 느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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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가야 하치만, 19이브 날 밤에

 

 

척 척 척

 

 

그러니까, 아는 여긴가. 영차

 

 

휘릭

 

 

다음은 봉지라면인가

 

 

척 척 척

 

 

지금, 나는 대형 드러그 스토어에서 물품 운반 알바를 하고 있다.

시급은 900.

그렇게까지 높진 않지만, 손님과의 대화가 최소한으로 끝난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다.

해봤자 상품의 위치를 질문 받았을 때 정도.

그 이외는, 묵묵히 상품 정리를 하면 된다.

 

※ 드러그 스토어 : 일본의 드러그 스토어는 단순 약국이 아닌 의약품 이외에도 다양한 생활용품을 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약국+다이소'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 뭐 해?

 

?

 

 

갑자기 뒤에서 부르는 소리를 듣고 돌아보자, 푸른빛을 띤 긴 흑발을 뒤로 묶어서 정리한, 기분이 나쁜듯한 표정을 지은 여자가 서 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왠지 날 노려본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카와하타 씨?

 

누구야, 그건

 

어라, 아니야? 그럼 카와시타 씨?

 

아니, 카와사키야. 너 사람 이름도 기억 못해?

 

아니 그도 그럴 게, 고등학교 이래로 못 만났잖아.

 

고등학교 이래라니... 아직 졸업한 지 1년이 채 안 지났다고? 기억력 저하 아냐?

 

아니라고. 그렇다고 할까 일하는 중이니까 얘기는 이 정도로 해줄래? 보면 알겠지만 바빠.

 

......아니, 그러니까 말인데. 너 뭐 하는 거냐고?

 

그러니까 알바라니까....

 

그런 게 아니라.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르는 건 아니지?

 

...........

 

 

오늘의 일자는 1224.

보통 부르기를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날이다.

리얼충 커플이 러브러브하고, 사이좋은 가족이 와글와글 파티 하는 날이다.

하지만, 나한테는 관계없다.

 

 

, 유키노시타의 언니와 사귀잖아? 근데 왜 이런 데에서 알바 하는 건데?

 

아니, 나하고 하루노 씨 안 사귀니까

 

...유키노시타한테는 사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들었는데

 

실수다, 잘못된 정보다, 더 말하면 날조다. 그런 사실은 없어.

 

...아 그래. 그래도 사이가 좋은 건 사실이지? 크리스마스 같이 보낸다든가는 생각 안했어?

 

그래, 딱히 생각 안했어. 뭔가 12월 되기 전에 이브 날은 참석해야 하는 파티가 있어.라고 들었으니까

 

그래서 알바 넣은 거?

 

아니, 자동적으로 들어왔다. 여친이라든가 남친 있는 녀석들은 재빨리 휴가 신청했었으니까 말이지. 예정이 없는 내가 동원되는 건 당연하잖아.

 

-...

 

 

살짝, 화내는 듯한 기가 막힌듯한 눈으로 날 노려본다.

딱히 무서운 건 아니지만, 흘기는 걸 보면 뭔가 신경 쓰인다.

그리고 일에 손이 잘 안 가게 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언제부터 알바 했어?

 

...10월 중순 정도부터

 

왜 알바 시작했어? 너 일 안한다고 하지 않았어?

 

......이런 저런 사정이 있다고.

 

-...

 

 

아까 전부터 뭐야, 이 녀석.

 

 

아무 것도 준비 안 해?

 

......무슨 말이야?

 

선물이라든가, 케이크라든가

 

...어째선데?

 

......!

 

 

!

 

 

아얏!!

 

 

갑자기 킥을 맞았다.

진짜 아프다. 장딴지가 찡-한다.

 

 

갑자기 무슨 짓이야!

 

시끄러워. 내가 하고 싶은 말 알잖아? 다음에 되도 않는 말 하면 명치에 먹여 줄 거야.

 

 

카와사키는 하고는, 떠났다.

 

 

.......시끄러워. 쓸데없는 참견이야.

 

 

아무 생각도 안할 리 없잖아.

 

그래도 저 쪽도 사정이 있다.

거기에 하루노 씨가 나와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고 싶다 같은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착각이면 어쩌라고?

그렇게 생각하면......무섭다고.

 

 

 

 

알바가 끝나고 귀가 길에 오른다.

시각은 오후 9.

...지금쯤 하루노 씨는 뭘 하려나.

아직 파티장에 있으려나.

...다른 남자들이 말을 걸거나 할련지.

, 아무튼 하루노 씨라면 잘 처신해서 꼬시는 남자들을 깔끔하게 흘려내겠지.

그러니까 분명 괜찮다.

...뭐가 괜찮다는 거야?

애초에 상류계급의 파티니까, 하루노 씨가 반해 버릴 정도의 남자도 있을지도 모르잖아.

아니, 하루노 씨에게 한해서 한 눈에 반한다든가....

그래도 혹시.....

 

...

......

.........

 

하루노 씨에 대해 고심하면서 걷자, 어느 새인가 집 앞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알바 중에도 계속 하루노 씨를 생각해서 선배한테 혼났던가.

그래도 너 멍 때리는 편이 일이 빠르니까 화내기 좀 그래라고도 했지.

즉 어떻게 하라고?

 

맨션 계단을 올라가서, 방 앞에 도착한다.

그러니까, 열쇠....... 찾았다.

 

탈칵 탈칵, 탈칵

끼이이

 

 

하아..... 지쳤다.....

 

 

구두를 벗고, 적당히 정리해서 방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뭐야 이건

 

 

방 입구에 큰 프레젠트 박스가 있었다.

만화 같은 데에서 자주 나오는, 정방형의 하얀 상자에 붉은 리본이 묶인 것.

그게 사람 한 명은 여유 있게 들어갈 정도로 큰 사이즈라서 솔직히 놀랐다.

뭐야 이건?

누군가의 장난인가?

그렇다고는 해도 내 방에 들어갈 만한 사람은 하루노 씨와 코마치 뿐이군.

그 말은 코마치라는 건가.

하루노 씨는 지금쯤 파티장이겠고.

...우선 열어볼까.

아마 코마치 정도가 이 안에 들어가서, 날 놀래키려고 기다리고 있겠지.

 

뒤적뒤적

뒤적뒤적

 

...의외로 리본을 풀기 어렵다.

이렇게 세게 묶지 마.

 

뒤적뒤적

뒤적뒤적

 

...겨우 풀렸다.

그런데, 누가 들어가 있으려나...

 

활짝

 

큰 뚜껑을 열고 안을 보자, 메리 크리스마스!라 쓰인 플래카드를 목에 두른 코스튬 마네킹이 있었다.

 

 

......뭐야 이건

 

...하아. 히키가야 군 리액션 너무 없네.

 

 

방에 불이 켜짐과 동시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있을 리 없는 사람의 목소리에 얼굴을 들자, 하루노 씨가 있었다.

왠지 보라색 파티 드레스를 입었다.

 

 

, 어라? 하루노, ? 왜 여기에......?

 

파티 주최자가 트러블로 참가 못해서 말야. 파티 자체는 일단 열긴 했는데, 예정보다 빨리 끝나서 여기에 왔어.

 

...그런, 가요?

 

~, 어쩐지 오늘의 히키가야 군은 반응이 별로네-? 뭔가 할 말 없어-?

 

 

그 말을 듣고, 다시 하루노 씨를 본다.

보라색의 파티 드레스는 스커트 부분에 프릴이 조합되어, 색채에 따른 어두운 이미지를 약간 밝게 하는 것처럼 생각된다.

상반신은 가슴부터 윗부분이 옷의 면적이 적게 디자인되어 가슴과 어깨가 상당히 노출되어서 어른의 색기가 느껴진다.

이건 뭐라고 해야 할까......

 

 

아름답네요. 평소보다 하루노 씨가 눈부시게 보여요.

 

 

솔직하게 그런 말이 나온다.

그럴 정도로 하루노 씨는 굉장히 아름다웠다.

 

 

, 어어! 저기, 그 쪽을 물을 생각이 아니었는데...

 

 

얼굴을 붉히고는, 숙여 버린다.

아무래도 하루노 씨는, 이 큰 선물 박스 장난에 대한 감상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말해봤자.

평소 본 적 없는 차림을 한 하루노 씨를 눈앞에 두고 다른 걸 보라고?

무리입니다. 난 못해요.

 

 

-, 그러니까, 왠지 갑자기 이상한 말해서 미안해요.

 

 

쓰담쓰담

 

 

...히키가야 군은 왜 내 머리를 쓰다듬는 걸까?

 

, 저기, 어쩐지 그래요.

 

내 쪽이 연상이라고? 누난데? 애 취급은 안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어른 취급하는 건 어떻게 하면 좋아요?

 

-응 그러니까...... 이렇게?

 

 

와락

 

 

갑자기 하루노 씨가 내 가슴에 뛰어들었다.

그대로 세게 꼭 껴안는다.

반응해서, 나도 무심결에 꼭 껴안아버렸다.

 

 

~~~, 오래간만의 히키가야 군의 냄새다~

 

 

하루노 씨가 머리를 부비부비 한다.

코 안이 하루노 씨가 향기로 가득 찬다.

이 향기, 의존증만으로 말하자면 마약보다 성질이 나쁘다.

 

 

...그러고 보니 2주 정도 못 만났죠.

 

그러네. 연말은 쓸데없이 바빠져서 싫은데

 

쓸데없다니...

 

진짜야~. 오늘 파티도 툭 터놓으면, 상류층의 독신자들에 의한 혼활 파티같은 거였고

 

그건 너무 솔직하잖아요?

 

괜찮아. 매력 한 톨도 없는 상대한테서 구애받는 파티 같은 건 재미도 아무 것도 없으니까

 

 

아무래도 하루노 씨는 꽤 스트레스가 쌓인 것 같다.

역시 요즘 바빠서 그러려나.

 

 

, 맞다맞다. 오늘 목적을 까먹고 있었어.

 

 

그렇게 말하고 하루노 씨는 꼭 껴안은 힘을 풀었다.

그것을 따라서, 나도 꼭 껴안은 힘을 푼다.

하루노 씨는 한 걸음 뒤로 가서, 앉은 채로 발밑의 봉투를 찾기 시작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 이거

 

 

하루노 씨는 봉투 안에 들은 것을 꺼내서, 내게 내밀었다.

그건 손으로 짰다고 생각되는 머플러였다.

물색을 바탕으로 한 머플러로, 양단에는 하얀 고양이 무늬가 있다.

그 완성도는 상품으로 내놓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레벨이다.

 

 

...이거, 하루노 씨 손으로 짠 건가요?

 

, 그래요. 내가 주는 히키가야 군의 크리스마스 선물

 

 

그렇게 말하고, 하루노 씨는 내 목에 머플러를 감기 시작했다.

손으로 짠 머플러를 받는 건 물론 처음이지만, 생각보다 뻣뻣하다든가 따끔따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쓴 재료가 좋은 건지, 하루노 씨 솜씨가 좋은 건지.

아마 후자겠지.

 

 

..., 생각했던 대로. 히키가야 군 머플러가 어울리네.

 

그래요?

 

응응, 정말 어울려.

 

...감사합니다. 이거, 소중히 할게요.

 

 

이런, 기뻐서 히죽거릴 것 같아.

여자한테서 직접 만든 것을 처음으로 받은 것도 있지만, 하루노 씨한테서 받을 수 있었다는 게 무엇보다도 기쁘다.

 

 

, 그래. 잠깐 괜찮나요? 하루노 씨

 

, 뭐가?

 

 

하루노 씨 옆을 빠져나가서, 서류 종류를 넣은 서랍에서 리본에 싸인 작은 봉투를 꺼낸다.

1주일 전에, 하루노 씨의 예정을 알면서 준비한 것이다.

 

 

, 하루노 씨. 메리 크리스마스

 

? 이거 나한테?

 

. 좋다면 받아 주세요.

 

, 고마워. ...열어봐도 돼?

 

부디

 

 

사삭사삭

 

 

포장 안에서 나온 건, 벚꽃잎 모양의 팬던트.

어떤 잡화점에서 한번 보고, 하루노 씨가 그것을 단 모습이 순간 상상돼서 사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해도 가격이 꽤 나가서 바로는 못 사고, 알바를 시작해서 돈을 버는 동안에 한 달 이상 지나버렸다.

그래서, 사려고 했더니 하루노 씨한테서 파티 얘기를 듣고, 어떻게 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구입.

결과적으로는 사서 다행이었군.

 

 

...예뻐. 진짜로 받아도 좋아?

 

물론이에요. 하루노 씨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샀으니까요.

 

후후후... 나하고 물건은 다르지만, 이유가 같네.

 

 

그렇게 말하며 쿡쿡 웃는 하루노 씨.

이 미소를 볼 수 있던 것만으로, 이제 충분히 만족스럽다.

 

 

히키가야 군, 이거, 내 목에 끼워줄래?

 

? 지금 말인가요?

 

, 지금 바로

 

...알겠습니다.

 

 

팬던트를 받아서, 하루노 씨 목에 손을 둘러서 체인을 연결한다.

연결하는 도중에, 하루노 씨의 얼굴이 눈앞에 있어서 두근두근 했다.

덕분에 연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아마 내 얼굴, 빨개졌으려나.

아무튼, 하루노 씨도 뺨을 살짝 붉게 물들었으니 무승부라고 생각한다.

 

 

달칵

 

 

, 다 됐어요.

 

고마워. ...어때? 어울려?

 

 

뺨을 붉게 물들인 채로, 수줍은 미소로 물어본다.

그렇지 않아도 빨랐던 심장 소리가, 한층 더 빨라진 것 같은 기분이다.

 

 

정말 어울려요. 역시 그걸로 사서 다행입니다.

 

후후후....

 

 

기쁜듯한 미소가 흘러넘친다.

조금 부끄러웠는지, 약간 숙여버렸다.

조금만 더 바라보고 싶었는데.

 

 

저기, 히키가야 군

 

왜요?

 

저기, , 그러니까 말인데...

 

?

 

 

왠지 횡설수설해진 하루노 씨.

왜 그러지?

뭔가 말하기 어려운 일이라도 있나.

 

 

, 있잖아!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며, 확 얼굴을 든다.

그 표정은 아까 전의 부드러운 것과는 달리, 진지한 표정이었다.

뺨의 빨간 물은 빠지지 않았다.

 

 

저기, 히키가야 군은 참 치사하다니까. 두근두근하게 만들면서 와 주지 않으니까, 가끔 불안해져.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그러니까, 이제 이대로는 싫으니까, 말할게.

 

저기, 하루노 씨...?

 

저는! 히키가야 군을 정말 좋아합니다! 이제 히키가야 군이 옆에 없으면 안 됩니다! 그러니까, 내 장래의 반려가 되는 걸 전제로 사귀어 주세요!!

 

..............

 

, 말했으니까! 농담 같은 게 아니니까 말야! 제대로 대답해 줘! ......, 그럼 난 이제 돌아갈 테니까!!

 

 

한층 더 얼굴을 붉힌 하루노 씨는 단번에 말하고는, 엄청난 기세로 현관까지 달려가서,

 

 

덜컹

 

내 방에서 떠났다.

 

.........? 지금, 어라?

 

, 고백 받았어?

고백 받았군, 엄청 스트레이트한 말로.

그런데 장래의 반려?

즉 결혼도 염두 해둔다는 말, 맞지?

그러니까 저기, 즉 저거다.

뭐지?

 

 

, ....... 이 마네킹, 어쩌지

 

 

혼란한 난, 그런 얼빠진 말 밖에 중얼거릴 수 없었다.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 도와줘.

 

어쩐지라는 느낌으로 썼습니다.

후회도 반성도 안 하고 있습니다.

 

 

딱딱딱딱딱딱.....

 

 

, 섬광구슬 다 달았다. 음파폭탄은 남았는데...

 

 

딱딱딱딱딱딱.....

 

 

, 그 꼬리 공격 너무 아파. 그나저나 화내는 가시나무가 난다든가 어떤 구조인 거냐

 

 

딱딱딱딱딱딱...

 

 

..., 죽었다.............하아, 이제 됐어.

 

 

PP 전원을 꺼서, 바로 옆에 있는 선반 위에 둔다.

하아 하고 한숨을 토해내고, 침대에서 뒹굴었다. 뒤척거리고 싶었지만 한쪽 발이 고정된 상태여서 불가능할 것 같다.

-, 과연 1주일이나 지나면 지루해지는군... 코마치가 문병하러 오지 않으려나...

 

 

 

1주일 전, 고등학교 입학식 날.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유인즉슨 뛰쳐나온 아이를 피한 차가 내 쪽으로 돌진해 왔다는, 참으로 불운한 사고.

덕분에 다리에 골절을 입고, 입학식에 못 갈 뿐만 아니라 1개월 정도는 학교에 못 간다는 외톨이 가도를 질주하는 상황이 되었다. 뭐 딱히 상관없지만.

처음에는 봄방학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한가롭게 보낼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입원 생활이 너무나 지루해서 요새는 한가한 날들에 싫증이 났다. 사고 가해자 측이 부자랬나? 독실에 입원한 이유도 있어서, 너무 조용한 환경에도 곤란하다. 진짜, 코마치가 그립다.

 

 

똑똑

 

 

갑자기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간호사인가?

 

 

부디

 

실례합니다.

 

 

병실 문이 열리고, 한 소녀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 소녀를 보고 무심코 숨을 들이마신다.

세미 롱의 단정한 스트레이트 헤어, 희고 투명한 듯한 피부, 명랑 쾌활할 듯한 인상을 주는 단정한 얼굴, 엷게 입은 것도 아닌데 옷 너머로 알 수 있는 스타일 좋은 몸매.

마치 남자의 이상을 그린 듯한 미소녀가 거기에 있었다.

 

 

그러니까, 네가 히키가야 군이지?

 

, , 아아, 그렇습니다만...

 

, 그렇게 딱딱하게 안 해도 괜찮아. 나도 너처럼 1학년이니까

 

, 그래?

 

 

명랑하고 이쪽을 배려해주는 것 같은 태도에 안심했다.

그리고 동시에, 어딘가 위화감 같은 것도 느껴졌다. 뭐야, 이 느낌은.

 

 

난 유키노시타 하루노. 너와 같은, 소부고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는 1학년이야. 잘 부탁해.

 

, 잘 부탁해...

 

가족한테서 여러 가지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내 탓에 너에게 폐가 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 난 딱히 뭐가 들은 기억이 없는데

 

, 어라? 아무 말도 안 들었어? 너를 친 차, 내가 탔던 이쪽의 통학용 차였는데

 

그래? 적어도 아무 말도 못 들었는데

 

 

그나저나 통학용 차라니...

이 녀석 집은 분명 부자겠군.

 

 

...아무튼, 단지 타고 있었을 뿐이고, 유키노시타가 사과할 필요는 없겠지.

 

으응, 그렇긴 한데...

 

신경 안 써도 된다니까. 봄방학이 길어졌다고 생각해서 비교적 즐기고 있고

 

그래? 그렇게 말해주면 편해지네.

 

 

방금 전까지 흐리던 표정을 환하게, 눈부실 정도의 미소를 보이는 유키노시타.

그 환한 미소에 치유되는 단순한 나. 정말, 완벽하기까지 한 이상적인 여자군.

 

 

그래, 너무 완벽할 정도로.

 

 

...그런가, 아까 전에 느낀 위화감은 이건가. 이 녀석은 너무 완벽하다.

이 녀석의 이 미소는 진짜 미소가 아니야. 단정한 얼굴을 살린, 완벽하기까지 한 외모다. 그 본심은 완전히 안에 숨겼다. 흔한 남자라면 간단히 속일 수 있었겠지만, 초중학교 시절에 실컷 여자에게 속고 비하당한 내게는 안 통한다. 외톨이의 관찰력을 깔보지 마?

그런 것을 알고 나니 왠지 이 녀석을 상대하는 게 바보 같아졌다. 적당한 말로, 빨리 퇴실하게 할까. 어차피 퇴원한 뒤에는 관련될 일도 있을 리 없다.

 

 

히키가야 군은 5월에는 퇴원하겠지? 학교에서 기다릴 테니까, 리허빌리라든가 힘내.

 

아니, 딱히 안 기다려도 돼. 나 외톨이니까, 학교에 가도 너와 관련될 일 없을 테고

 

?, 외톨이?

 

그래, 외톨이. 유키노시타 같은 리얼충과는 정반대인, 누구도 신경 안 쓰고 누구와도 관련될 리 없는 존재야.

 

~, 그렇구나

 

그러니까 아무튼, 난 내버려 둬. 리얼충과 관련되면 변변치 않고, 그렇게 두꺼운 외골격으로 감싼 녀석이 말 걸어봤자 툭 터놓으면 불쾌하고

 

 

아무튼, 이 정도 말해두면 충분하겠지.

아마 학교에 가면 급우라든가 동료에게 내 악담을 하거나 하겠지만, 결국 사람의 소문도 75. 내 스텔스 모드를 구사하면 그야말로 30일도 필요 없다.

즉 여기서 유키노시타를 화나게 해봤자 내게 마이너스 요소는 전혀 없는 거다. 오히려 지루하긴 하지만 조용한 입원 생활이 확보되는 것을 고려하면, 플러스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헤에, 알아버렸네,

 

?

 

 

유키노시타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방금 전까지의 좋은 미소가 사라지고, 냉소를 띠우며 이쪽을 보고 있었다.

등골이 떨리고,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도망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지만, 다리가 고정되어 있어서 침대 위에서 밖에 움직일 수 없다.

위험해 이 녀석. 잘 모르겠지만 엄청 무서워! 너스 콜은 어디!?

 

 

보통 남자는 전혀 눈치 못 채는데, 넌 알았네. 혹시 여자애 취급에 익숙해?

 

, 아니, 오히려 여잔 서투른 편인데...

 

그래? 그럼 저거려나, 혼자 있어서 관찰력이 높다든지

 

...............

 

 

뭐야, 이 녀석. 감이 너무 좋잖아.

정체 모를 녀석, 이라는 건 이런 녀석을 말하는 건가.

우선 냉정해지자. 확실히 너스 콜은 침대 옆에 있을 터....

 

 

, 이봐이봐. 상관없는 사람을 부르거나 하면 재미없어요?

 

 

그렇게 말하고 재빨리 접근하더니, 침대로 몸을 쑥 내밀고 내가 잡는 것보다 먼저 너스 콜 버튼을 빼앗겼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우와, 왠지 엄청 좋은 냄새 나는구나. 그런데 가까워, 너무 가깝다니까. 부탁이니까 지금 당장 떨어져.

 

 

...~, 여자애한테 약하다는 건 진짠가 보네.

 

 

심술궂은 미소를 띠우며 유키노시타는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무의식중에 얼굴이 경련하고 만다.

 

 

, 재미있네. 여자애한테 약한데 한눈에 내가 가면 썼다는 걸 안 남자애, 처음이야.

 

, 그러냐

 

...좋네. 너 같은 애, 갖고 싶은데

 

? , 뭔 말이야?

 

보면 알겠지만, 나 귀여우니까 여러 애들이 다가와. 하지만 전부 내 겉모습에 속은 애들뿐이야. 그 자체는 딱히 어떻게든 상관없는데, 요즘 그런 것도 질려서 말야. 그러니까 너 같이 예리한 애를 가지고 싶구나~, 해서

 

...뭔 말인지 모르겠어. 갖고 싶다든가 말해봤자, 난 장난감도 아니고 상품도 아니야. 풋내기처럼 졸라도 곤란하다고

 

, 너라면 그렇게 말할 거라 생각했어. 그러니까 이렇게 하지 않을래? 내가 너한테 뭘 주는 대신, 너 자신을 제게 주세요. 어떤 의미로 기브 앤 테이크라는 걸까?

 

? 장난치지 마.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난 장난감이 아냐. 외톨이한테도 인권은 있다.

 

? 모처럼 이런 귀여운 여자애와 사이좋게 될 수 있고, 게다가 보수도 준다는데...

 

아니, 너처럼 자기를 귀엽다고 단언하는 사람과는 친해지고 싶지 않으니까

 

-, 과연 내가 기대할 만은 하네. ...그러면 말야, 하나만 뭐든지 들어줄 테니까, 라는 건 어떨까?

 

 

, 뭐든지....!?

그건 즉, 저런 거나 이런 것도.....

아니 잠깐 침착해라 나. 이건 완전한 함정이다.

그 증거로 유키노시타는 히죽히죽하며 여길 보는 중이다. 날 놀리는 거겠지.

 

 

...거절한다. 한 때의 미혹으로 인생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아.

 

-, 너무해. 그 말은, 마치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처럼 들리는데~

 

초면인 사람한테 자기 것이 되라는 녀석은 어떻게 봐도 쓸모없는 인간이겠지. 빨리 집에 돌아가, 이 청초계 빗치가

 

빗치라니 너무해. 나 아직 처녀인데~

 

...그런 말을 가볍게 하니까 빗치라는 거다.

 

 

정말 진짜 뭐야 이 녀석. 진짜 빨리 돌아가 주지 않으려나.

긁어 부스럼이라는 건 확실히 이거군. 이런 녀석이라는 걸 알았다면 보통 남자(웃음) 대응으로 흥미 없게 했을 텐데...

 

 

위이잉

 

 

갑자기, 핸드폰으로 추측되는 바이브레이터 음이 울렸다.

내 스마트폰은 울리는 시간이 대체로 정해졌으니까(메일 메거진), 지금 시간을 생각하면 내 건 아니다. 아마 유키노시타 거겠지.

 

 

, 내 핸드폰일까. ...정말, 참 좋을 때였는데...

 

 

뭐가 참 좋을 때야. 내 입장에서는 유도 심문 받는 기분이었다.

 

유키노시타는 일단 몸을 빼고 포켓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삑삑하고 조작하면서, 아까 전까지 밝았던 표정이 서서히 싫증난 표정으로 바뀌었다. 어쩐지 이렇게, 지금이라도 으-라든가 할 것 같은 레벨.

 

 

-, 엄마는 진짜 분위기 못 읽네. 지금부터 즐겁고 기쁜 조교 시간이었는데...

 

 

왠지 슬쩍 무서운 말이 나왔습니다만!?

만난 적도 본 적도 없지만, 유키노시타 어머니 진짜 파인 플레이.

 

 

그럼, 잠깐 불렸으니까 나 돌아갈게. 또 다음에 올 테니까 선물 기대해.

 

아니아니 오지 말아주세요, 부탁합니다.

 

정말-, 히키가야 군은 참, 그렇게 안 부끄러워해도 좋은데

 

아니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 진짜로 오지 마. 다음에 오면 소금 뿌린다.

 

후후훗

 

 

우와, 엄청나게 짓궂은 표정으로 웃고 있어. 이 녀석 절대로 또 오겠구만. 어떻게 봐도 싫어하는 걸 즐기는 중이고.

 

 

, 맞다맞다.

 

 

그렇게 말하고 다시 얼굴을 가까이 대더니,

 

 

 

 

하고, 내 뺨에 키스를 했다.

볼 한가운데에 부드럽고 희미하게 따뜻한 것이 닿은 느낌이 난다.

순간 뭘 당했는지 이해 못한 채, 굳어졌다.

그에 반해 유키노시타는, 작은 악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듯한 표정으로 미소 짓고 있었다.

 

 

이거, 예약한 증거니까. 나 빼고 다른 사람한테 끌리면 안 돼? 그럼, 또 다음에 봐.

 

 

드르륵

 

 

자국을 새겨 넣는 기세로 아이처럼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떠났다. 마치 새 장난감을 찾아낸 듯한, 그런 미소로.

...아까 전 키스도, 놀리는 거였으려나. 이미 반 장난감 된 느낌이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 같지만 분명 기분 탓이다.

그나저나 저건가, 학교에 가면 저런 악마 같은 게 기다리는 건가? 그렇다면 최악이다. 아직 중학교 때처럼 재수 없어라고 듣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우선 신님께 빌자.

그 악마와 같은 반은 좀 봐주세요.

결국 이것을 먼저 써버렸습니다...

슬슬 적당히 써야. 투고 방해하는 게 얄밉도록 훌륭하네요.

 

하루노가 이렇게 되는 건 이미 필연이라 생각합니다.

이 작품에서 사랑스러운 사람은 유키노 만으로 충분해!!(지금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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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습격

 

 

방과후.

나와 유키노는, 봉사부실에서 평소처럼 독서에 힘쓰는 중이었다.

내가 봉사부에 강제입부당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저번 주 1학년 여자가 연애상담을 하러 온 것 빼고는 한 번도 의뢰가 없었다. 덕분에 매일 독서하는 날들로, 이미 문예부 상태다.

추가로 1학년 여자의 연애상담은 유키노의 성실한 대응과 내 일시 모면적인 어드바이스로 왠지 좋은 방향으로 갔다고 한다. 인간관찰 방법을 가르친 것만으로 잘 된다고는 생각지 않았다고.

 

 

, 히키가야 님

 

, ?

 

 

갑자기 유키노가 말을 걸었다.

대체로 유키노와 말하는 경우는 유키노 쪽에서 말을 걸 때가 많다.

처음에는 별로 말을 거는 것 자체가 적었지만, 점심을 같이 먹게 되고나서부터 말을 거는 횟수가 현격히 증가했다. 유키노 나름대로 용기내서 발을 디뎠다는 뜻이려나.

 

 

저기, 이번에, 테스트가 있지요.

 

아아, 그러고 보니 있지. 앞으로 2주 남았던가?

 

. 그래서, 이번에... 같이 공부하지 않겠습니까?

 

같이 공부?

 

「ㄴ, . 같이, 입니다.

 

 

아니 딱히 거길 강조해도... 이렇게 생각했지만, 긴장한 모습인 유키노를 보고 어떻게든 헤아렸다.

이 녀석, 공부가 목적이 아니군? 그렇다면...

 

 

그렇군. 공부할까

 

「ㄴ, ! 그럼...

 

좋아, 바로 지금부터 하자고

 

.....

 

어차피라면 같은 과목을 하는 편이 좋겠지. 유키노, 오늘은 현국이었던가?

 

, 저기, ..., 있었습니다...

 

그럼 현국 공부할까. 확실히 테스트 범위가...

 

.............

 

 

천천히 움직여, 현국 교과서를 가방에서 꺼내는 유키노. 그 얼굴은 슬픈 듯 외로운듯한, 어쨌든 어두운 표정이었다.

...역시 예상대로려나? 어디, 미끼라도 던져볼까.

 

 

...-, 좀만 있으면 하교시각이네. 이래서야 공부도 진척될 것 같지 않은데

 

그러, 네요...

 

-, 어차피라면 길게 공부하고 싶으니까... 그래, 모레 토요일에 우리 집에서 공부하지 않을래?

 

?

 

그러면 오랫동안, 여러 가지 과목을 공부할 수 있겠지? 집이라면 릴렉스해서 공부할 수 있고, 꽤 좋다고 생각하는데...

 

「ㄴ, ! 꼭 그렇게 해요!!

 

 

어두웠던 표정이 완전히 바뀌어, 엄청 밝은 표정으로 찬성했다.

역시 그랬나. 우리 집이나 유키노 집, 둘 중 어느 쪽에서 공부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알기 쉬운 녀석.

아마 도시락 때를 떠올려보면, 분명 뭔가의 영향으로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동경했겠지.

그나저나 이 녀석은 무슨 영향으로 그런 걸 동경하는 거야? 소녀만화라도 읽는 거야?

 

 

그럼 모레 토요일에 역에서 모이자. 시간은 몇 시가 좋아?

 

그럼, 9시 정도 괜찮겠어요?

 

생각보다는 빠르군... 아무튼, 상관없나. 그럼 9시에 역의 개찰구 앞에서 기다려.

 

, 잘 부탁드립니다.

 

 

꾸뻑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무심결에 나도 머리를 숙일 뻔했다. 너무 정중한 것도 문제 같은데.

 

우선 거기서 이야기는 끝나서 서로 독서하러 돌아왔지만...

때때로 작은 콧노래가 유키노 편에서 들린다. 몰래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굉장히 기분 좋은듯한 유키노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중이었다. 귀여운 녀석.

 

...그러고 보니 난, 유키노에게 어떤 목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뭐였지? 비교적 중요한 일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잊어버릴 정도니까 별로 중요한 건 아니겠지. 무리하게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차라리 이대로 잊어버리자.

 

 

드르륵

 

 

햣하로-!! 유키노 짱 오래간만-!!

 

 

..., 뭐야? 갑자기

어쩐지 거유 미인이 봉사부실에 들이닥쳤다. 누구? 이 사람. 유키노와 닮은 것 같은데...

 

 

, 언니? 어째서 여길...

 

그거야 물론, 귀여운 유키노 짱이 잘 있는지 보러 왔어! 요즘 어때? 병이라든가 상처라든가 안 났어? 공부는 잘 돼?

 

 

유키노에게 언니라 불린 그 사람은, 머신건처럼 질문을 퍼부으면서 재빨리 유키노에게 접근해선 그 기세로 껴안기 시작했다.

약간의 저항도 소용없이, 꽉 껴안기는 유키노.

뭔가 내 시야 가득 백합꽃이 핀 것 같았다. 우선 잘 먹었습니다.

 

 

정말! 유키노 짱은 귀엽구나!!

 

 

스윽스윽

부비부비

물컹물컹

꼬옥

 

 

............... , ......

 

 

아마 불만인가 뭔가를 말하려는 거겠지만, 파묻혀서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

, 나한테 도움을 바라지 마? 나한테 자매의 백합 밭에 돌진할 용기 같은 건 없으니까 말야.

 

 

어라?

 

 

유키노 언니(?)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췄다. 그리고 그 시선은 내 쪽으로 향한다.

겨우 내 존재를 깨달았나. 내 스텔스 기능은 오늘도 순조롭군.

 

 

넌 누구야? 혹시 여기 부원? 아니면 유키노 짱의 남친?

 

...일단, 양쪽 답니다.

 

...........거짓말은, 안 좋다고 생각하는데

 

 

오싹

 

뼛속까지 추위가 스며드는 목소리에, 등골이 떨렸다. 아까 전까지 밝은 표정이었던 것이 한 바퀴 돌아, 절대영도 표정으로 바뀌어 날카로운 안광이 나를 쏘아 맞춘다.

, 뭐야 이 사람. 무서운 레벨이 아닌데요. 잘못해서 화나게 한 던전 내의 점주보다 무서운데. 원투의 팔찌는 투시의 팔찌가 없는 채로 쓰는 게 아닌 걸.

 

 

저기, 언니...?

 

-? 유키노 짱

 

그러니까, 저 분, 내 연인이야

 

......................................................................?

 

, 소개할게? 히키가야 하치만 님이라고 해. 여기 부원이고, 며칠 전부터 교제하는 중이야.

 

...............

 

...히키가야 님. 이쪽은 제 언니인 유키노시타 하루노입니다. 우리들보다 3살 위로, 지금은 대학생이에요.

 

그러니까, 아무쪼록, 히키가야입니다...

 

....................

 

 

반응이 없다, 단순한 시첸가? ...아니, 단순히 사고 정지 상태에 빠진 것 같군. 눈을 크게 뜨고 여길 본 채로 굳어졌고. 아무리 미인이라도 이건 무섭다.

혹시 설마, 이 사람 시스콘일까?

 

 

, 어머? 언니? 언니?

 

유키노, 지금 이 분ㅇ」

 

「『유키노!? 벌써 경칭 생략으로 부르는 거야!? 언니 그런 건 좀 빠르다고 생각하는데!!

 

 

우와, 이름 불렀더니 거기에 반응해서 부활했다. 엄청 성가실듯한 사람이군.

그나저나 요즘 고등학생이면 이름 정도는 보통이라 생각하는데. 클래스 리얼충들은 연인 관계도 아닌데 이름으로 부르는 남녀도 있고.

 

 

, , 저기, 나부터 부탁했는데...

 

거짓말이야!!!

 

 

당신, 쓰르미 해본 적 있지? 소름끼치는 표정으로 그 말 들으면 레짱 밖에 생각 안 난다고. 그보다 무서우니까 거기 모두가.

 

 

, 거짓말 아니야... 이름으로 불리는 걸 동경했으니까...

 

유키노 짱, 가엽게도... 협박받아서 그런 말 하는 거지? 괜찮아. 내가 지금 당장 거기 있는 사회의 쓰레기를 처리할 테니까

 

, !?

 

 

, 쓰레기? 쓰레기라니 날 말하는 거야? 뭐 확실히 어제 동생한테 이러니까 오레기는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렇다고 처음 만난 생판 남한테 사회의 쓰레기로서 말살되는 건 솔직히 그만뒀으면 좋겠다.

이렇게 머릿속으로 불만을 늘어놔봤지만, 실제로는 무서워서 말도 행동도 할 수 없다. 다만 눈 앞의 사신이 다가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여동생아, 미안하다. 먼저 천국에서 기다릴게.

 

 

, 너의 죄를 셀까?

 

언니 그만해! 그런 짓 하면, 언니가 싫어질 거야!!

 

 

아니, 그런 초등학생 레벨 발언으로 이 사신이 멈출 리가...

 

 

「――――――」

 

 

있는 것 같다. 눈 돌아간 채 다시 완전 정지했다. 이건 이거대로 무섭다.

 

 

, 히키가야 님, 이 때 돌아가요!

 

, 아아....

 

 

냉큼 돌아갈 준비를 하는 유키노를 살짝 보고, 가방을 어깨에 매면서 읽던 라노베를 넣는다.

준비가 끝남과 동시에 유키노에게 손을 잡혀, 끌려가듯이 부실을 뒤로 했다. 그대로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터벅터벅터벅터벅...

 

 

..................

 

...................

 

...뭐라고 할까, 유키노의 언니는 엄청나구나

 

...........솔직히 말해서, 폐가 될 뿐입니다. 제가 지금, 혼자 산다는 말은 전에 했었지요?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도 했었지.

 

저것, 반은 제 자립심 향상을 위해서지만, 남은 반은 언니가 원인입니다.

 

뭐 때문에?

 

언니는 이상할 정도로 제게 무릅니다. 제가 하려는 것을 뭐든지 대신하려 해서... 그래서 어머니가, 이대로는 제게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해서 혼자 생활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그건 또, 엄청난 얘기군

 

그다지 언니는 싫지 않습니다. 단지, 언니가 있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어서, 그것이 정말 거북해서...

 

 

혹시 유키노가 소극적으로 된 건, 그 언니가 원인 아냐? 저런 언니가 있었다면 도무지, 친구 같은 건 생길 리가 없다. 이지메는 안 받겠지만, 종기 취급 받는 결말로 끝나겠지.

 

(마음은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 무슨 말 하셨어요?

 

아니, 아무것도 아냐. , 빨리 돌아가자

 

,

 

 

쥐고 있던 손을 약간 세게 다시 잡고, 이쪽으로 끌어당긴다. 거기서 약간 밸런스가 흐트러졌는지, 유키노가 내 팔에 매달리는 식이 되었다. 작고 부드러운 감촉이 팔에 닿은 게 느껴져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 , 죄송합니다...

 

, 아니, 신경 쓰지 마. 차라리 그대로 있어줘

 

 

라니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야----!? 바보냐? 죽었냐? 그보다 넌 리얼충이냐. , 유키노도 분명 깬다.......

 

 

...에헤헤

 

 

...왠지, 기쁜 얼굴로 내 팔에 달라붙었다.

아무래도 신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나 같은 외톨이한테 유키노 같은 천사가 수줍어하며 달라붙다니 말도 안 되겠지.

분명 신님은 내가 초중학교 시절에 불행한 취급을 받은 것을 가엾게 여겼음이 틀림없다. 이전까지 여동생 말고 치유되는 존재가 발견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결국 그 뒤, 길이 갈라질 때까지 붙어서 걸었다.

여러 사람한테 보인 것 같지만, 아무튼 난 기본적으로 외톨이니까 문제없겠지.

스텔스 기능 탑재형 외톨이를 깔보지 마?

 

 

 

오후 10시가 지나서.

목욕이 끝난 뒤, 내 방 침대 위에서 빈둥거리던 중에,

 

위이이잉

 

갑자기 스마트폰이 바이브레이터 기능으로 떨렸다.

 

 

? 메일인가. 어디의 메일 메거진이야?

 

 

사람한테 메일이 온다니, 여동생 말고 있을 리 없지. 이 시간이라면 여동생한테서 올 리도 없다.

적당히 읽고 빨리 지울까...

 

 

from:누나가

 

...............?

 

우선 지금은 유키노 짱의 연인으로서 인정해 주겠는데... 만약 유키노 짱을 울리면, 죽입니다. 그것을 거듭 감안해서 교제하는 거야.

 

.................

 

 

, 저기, ?

, 그 사람한테 메일 어드레스 안 알려줬지...? 그보다 지금, 여동생 빼고 내 메일 어드레스 아는 녀석 없는데? 유키노한테도 아직 안 알려줬는데...

, 이 사람, 어떻게 내 메일 어드레스 안 거야...?

 

 

우우우우우선, , 지금 당장 어드레스 바꾸자...

이어서 써 버렸다

여러 가지로 고심했던 결과 이것을 먼저 썼습니다. 3작 동시 진행이라니 대~단하네요. 그렇다고는 해도 제가 나쁘지만요.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소설투고가 스트레스 발산이 된 이상한 작자가 쓴 글입니다만, 앞으로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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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의 요정

 

 

점심시간.

그것은 배고픔과 재미없는 수업을 계속 참은 학생들에게 주어진 안식의 시간이다.

만약 리얼충이라면 친구와 모여 점심을 먹으면서 즐겁게 담소하겠지만, 공교롭게도 아싸인 나는 유유히 혼자 먹는다. 아무튼, 지금까지 계속 그랬으니까 그다지 문제도 아니다. 다만 교실 내에서의 점심식사는 항상 리얼충들의 시끄러운 대화소리가 들리므로, 혼자 먹기에 적합한 베스트플레이스로 이동하는 것이 내 지론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우선, 매점에 가서 점심식사 할 빵을 확보하러 가야만 한다. 가야만 한다, 전장의 매점으로.

 

 

웅성웅성웅성웅성...

 

 

지갑을 확인하고, 의자에서 일어났더니 이변을 깨달았다.

이변이라고 해도 평소보다 복도가 시끄럽다는, 신경 쓰지 않아도 문제없는 레벨의 이변이지만.

 

(신경 쓰지 말고 빨리 갈까. 밍기적 거리고 있으면 맛없는 빵밖에 살 수 없고. 맛없는 빵 주세요! 같은 말을 할 생각은 없다고)

 

 

, 실례합니다. 저기, ... 히키가야 님은 계십니까...

 

! ?

 

 

열린 교실 문 앞에서,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렸다.

툭 터놓자면 목소리와 얼굴을 매치시킬 수 있는 인간이 극단적으로 적은 나지만, 이 목소리는 얼굴을 아는 레벨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할까 잊을 리가 없는 인물이다.

바로 그 때 아싸 경보기가 머릿속에서 울린다. 바로 의자로 Back Home해서, 책상 위로 폭 엎드려 자는 척.

긴장으로 두근두근한 시끄러운 심장소리를 들으며, 문 저 편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히키가야? 그런 애 있었나?

 

 

, 우리 클래스의 올바른 답변이군요. 감사합니다.

 

 

, 혹시 힛키를 말하는 거야? 그러면 저기, 저 자리에서 푹 엎드려서 자고 있어.

 

 

What‘s ! ?

누구냐? 나를 아는 사람은!? 그러면서도 F반 학생이냐!?

그나저나 힛키라니 뭐야! 나는 히키코모리가 아냐! 히키코모리 예비군이다!!

 

 

, .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

 

 

뚜벅뚜벅뚜벅...

 

 

입구에서 조용한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발소리가 내 자리 옆에서 멈추고,

 

 

톡톡

 

 

어깨를 두드리는 느낌이 들었다.

 

 

히키가야 님, 일어나 주세요. 점심시간이에요.

 

...............

 

 

조심조심 얼굴을 든다. 거기에는, 아니나 다를까 유키노시타가 있었다.

익숙지 않은 다른 클래스라 그런지, 그 얼굴은 약간 긴장한 것처럼 보인다. 분명 입구에서 이쪽 클래스 학생한테 얘기할 때도 긴장했겠지.

근데 왜 이 녀석이 갑자기 여기에 왔지? 우선 무시할 수도 없고, 교실 내 시선이 집중된 것 같으니 적당히 대답할까.

 

 

, 여어 유키노시타. 왜 그래 갑자기

 

「ㄴ, . 저기, 말인데... 실은 점심을 만들어 와서... , 괜찮으시면, 같이 드시지 않겠습니까...?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 흠칫흠칫 손에 들고 있는 도시락 통을 보이는 유키노시타.

그 도시락 통은 어떻게 봐도 찬합 사이즈가 2단 정도 되는 것처럼 보여, 유키노시타가 혼자 먹기에는 확실히 많아 보인다.

 

 

그러니까 즉, 내 몫의 도시락도 만들어 왔으니까 같이 먹자는 거야?

 

「ㄴ, , 그렇습니다...

 

 

웅성웅성

 

유키노시타가 대답을 한 순간, 주변에 있던 클래스메이트가 술렁거렸다. 아무튼, 당연한가. 학년 넘버원인 미소녀로 유명한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클래스에 아는 사람조차도 없는 아싸에게 손수 만든 도시락을 가져왔으니까. 솔직히 나 자신도, 꿈이냐 여길 만한 광경이다.

 

 

연인이고, 클래스가 다르기도 하니 적어도 점심시간 정도는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폐였습니까?

 

, 그렇지 않다고? 오히려 유키노시타가 직접 만든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니, 되려 영광일 정도다.

 

,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화악 하고, 마치 꽃이 핀 듯이 환한 미소를 펼치는 유키노시타. 그 밝고 어딘가 맹한 미소에 무심코 넋을 잃고 바라본다. 내 눈앞에 요정이 훨훨 내려앉았어요...

 

 

소곤소곤

소곤소곤

소곤소곤

 

 

!

 

 

안 돼 안 돼. 요정의 미소를 넋을 잃고 볼 때가 아니다.

잘 생각해보면 여기는 내 클래스. 홈인지 어웨이인지 말하자면 완전 어웨이. 그런 곳에서 유키노시타와 이런 대화를 하고 있으면, 대체 어떤 소문이 흐르게 될지...

 

 

좋아 알겠어. 점심식사를 먹는데 좋은 환경인 베스트 플레이스가 있으니까, 거기 가서 먹을까

 

? 저는 별로 여기에서도...

 

됐으니까 자, 가자

 

 

의자에서 일어나, 유키노시타의 손을 잡고 교실 출구로 향한다.

유키노시타는 곤혹스러운 상태였지만, 설명해도 이해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다소 억지로 끌고 간다.

우리들이 교실에서 나온 순간, 소곤소곤이었던 클래스메이트의 목소리는 단번에 볼륨이 올라가 큰 소리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몇 명인가의 비명도 섞인 것 같아, 저기에 길게 머무르지 않았던 것은 정답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아갈 때가 우울하군...

 

 

 

 

, 여기야.

 

...조용하네요. 어쩐지 차분해졌습니다.

 

 

추적이 약간 무서워서 약간 우회한 뒤, 평소의 베스트 플레이스에 겨우 도착했다.

솔직히 베스트 플레이스는 옥외라서, 약간 싫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키노시타의 반응을 보아하니 문제없을 것 같다. 오히려 마음에 드는듯하게도 보인다. 역시 유키노시타도 혼자 먹은 경험이 있으려나.

 

 

그런데, 바로 밥 먹자. 걸어 다녔더니 배가 고파졌어.

 

그러네요. 저도 배가 고팠습니다.

 

 

단차에 걸터앉아, 부랴부랴 도시락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늘어놓은 도시락의 음식들은, 이것도 저것도 전부 먹음직스러운 것들뿐이었다.

 

 

굉장해... 전부 먹음직한데. 역시 유키노시타

 

, 저기... 평가는 먹고 나서 부탁합니다...

 

 

얼굴을 붉히고 숙여버린다.

뭐야 이 귀여움은. 아무 것도 안 먹었지만, 시각적으로 잘 먹었습니다.

 

 

그럼 즉시, 잘 먹겠습니다.

 

. 그럼 저도... 잘 먹겠습니다.

 

 

둘이 모두 정중하게 손을 모으고, 내게 평소보다 호화로운 점심식사가 시작됐다.

 

 

, 우물우물

달그락, 우물우물우물

냠냠 냠냠 냠냠...

 

 

.............맛있어. 이것도, 저것도, 전부 맛있어. 뭔가 고급 식재료라도 쓴 거야?

 

아니요, 보통 슈퍼에서 파는 재료예요. 다소 고르긴 했지만요...

 

 

다소 고르면 이렇게 잘 되는 건가? 뭐 유키노시타니까, 다소라는 게 일반인에게는 꽤 높은 레벨이려나.

 

 

우물우물... 이런 맛있는 점심은 태어나서 처음일지도 모르겠네...

 

그렇습니까?

 

아아.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손수 만든 도시락 먹은 적은 처음이고

 

어머님께서 만들어 주거나 하지 않았습니까?

 

여기 어머니는, 뭐 아버지도 그렇지만 여동생한테는 다정한데 나한테는 엄해. 그러니까 여동생한테 도시락을 만들어줘도 나한테는 만들어주지 않아. 도시락 같은 건 초등학교 마지막 소풍 이래로 만들어 주지 않았지.

 

그렇습니까... 여러 가지 사정이 있네요...

 

아무튼, 신경 쓰지 마. 당사자인 내가 신경 쓰지 않으니까, 네가 걱정할 일은 없어.

 

그래도....

 

 

표정을 흐리며, 왠지 낙담한다.

이런 외톨이 가정사정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아도 좋은데, 유키노시타는 상냥하구나.

 

 

..........그렇다면 제가 부모님 대신, 히키가야 님께 애정을 따릅니다!

 

....?

 

앞으로는 제게 응석부려 주세요. 연인이니까, 남자친구에게 애정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 아무튼 그렇지만... 그러니까, 시험 기간이라는 건 잊지 말아 줘.

 

, 명심하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지만, 괜찮으려나.

어쩐지 깊이 연관될 것 같아서 약간 걱정.

 

 

잘 먹었습니다.

 

변변치 못했습니다.

 

 

눈 깜짝할 새 다 먹어치웠다. 어쩔 수 없어, 이 녀석의 도시락이 너무 맛있는 게 나쁘다.

시각을 확인하면,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앞으로 20분 남았다. 햇볕이 따뜻하고 기분이 좋고, 약간 낮잠이라도 잘까.

 

 

, 저기, 히키가야 님...

 

? 왜 그래?

 

 

말을 건 유키노시타는, 머뭇머뭇거리며 부끄러운 듯한 모습이었다.

토일렛? 변소? 측간? 근데 전부 같잖아.

 

 

그러니까, 저기, 이름을...

 

이름?

 

, 이름으로, 불러주실 수 있겠습니까?

 

...............왜 또 갑자기

 

, 옛날부터, 저기, 연인이 생기면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

 

..............

 

..............

 

..............

 

..............

 

..............

 

................유키노

 

....................

 

 

대답과 동시에, 얼굴을 삶은 낙지처럼 새빨갛게 붉히며 숙여 버린다. 아무래도 자극이 너무 센 것 같다. 아니 그게, 나도 꽤 부끄럽지만.

 

 

...아무튼, 그거다. 가능한 한 이름으로 부를 테니까, 익숙해질 때까지 조금 기다려 줘. 과연 갑자기 하기에는 나도 부끄러워.

 

, 알겠습니다. ...저기, 감사합니다.

 

 

얼굴을 들고, 뺨을 붉히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를 보인다.

...위헙해. 뭐야 이 녀석 천사 아냐? 이런 귀여운 생물 처음으로 봤어요. 그보다 마음껏 꼭 껴안고 싶습니다. 거기에 더 말하자면 키스하고 싶습니다.

 

 

................에잇

 

히얏

 

 

유키노시타의 몸을 끌어당겨, 앞가슴에 껴안는다. 몸이 밀착한 순간, 코에 여자애 특유(인지는 솔직히 모르지만)의 좋은 향기가 났다. 그렇다고 할까, 부드러운 느낌의 향기.

나도 모르게 더 세게 안아 버렸다.

 

 

꼬옥

 

 

꺄아... , 히키가야 님? 이건...

 

잔다.

 

.........?

 

밥 먹었다, 졸려, 낮잠 잔다, 잘 자

 

 

눈을 감고, 등 뒤를 벽에 대고 취침 자세로 돌입한다. 물론, 유키노시타는 꼭 껴안은 채로다.

 

 

, 저기...

 

.................

 

히키가야 님?

 

.................

 

..............., 안녕히 주무세요...

 

 

팔 안에서, 유키노시타가 몸에 힘을 뺀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포기하고 낮잠 자는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세로 이런 짓 하는 게 아니구만. 어떻게든 얼버무렸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울리는 게 되게 시끄럽다. 이거 유키노시타한테 들리는 거 아냐?

...그나저나, 유키노시타의 나에 대한 평가를 떨구는 것을 잊었군. 계속 빠듯했으니까. 거기에 유키노시타가 슬퍼하는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신도 있으니까 말이지. 아싸로 돌아갈 계획은 어디로 갔어...

 

 

...스으, 스으-

 

 

벌써 자네... 내 마음도 모르고...

아무튼, 어쩔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나고, 기분 좋은 듯이 자는 유키노시타를 깨울 수는 없다.

그러니까, 지금은 이 사랑스럽게 자는 얼굴을 지켜보기로 하자.

 

 

...잘 자, 유키노

 

 

 

그 뒤, 어느 샌가 나도 잠들어 버려, 둘이 나란히 일어난 때는 6교시가 끝나기 직전이었다.

다행이다, 방과 후까지 자지 않아서. 이런 상황을 다른 학생한테 들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튼, 6교시가 국어였던 탓에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불려가 배에 강력한 2방을 먹었지만.

전보다 위력이 증가한 펀치를 2방이라니, 내장이 튀어나올까 생각했다고.

아라사 선생 년, 두고 봐라.

히키가야 하치만, 32세

2014. 2. 21. 13:10 | Posted by 2ndboost

이 작품의 히로인은 하루농이 아닙니다. 양해 바랍니다.

 

누군가 타이틀 짓는 센스를 저한테 주세요. 좋은 타이틀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정말 혼동스럽기 짝이 없다.

캐릭붕괴는 이미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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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히키가야 하치만. 나이는 32. 어떤 회사의 사장을 맡고 있다.

옛날에는 전업 주부를 목표로 했던 나지만, 대학시절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업을 세우자 어느 샌가 적당히 큰 회사가 되어 있었다.

지금은 직원 수도 200명을 넘어, 2 지부를 세우는 중이다.

그러니까 매일이 꽤 바쁘다. 소위 말하는 블랙 기업은 아니니까 휴일은 제대로 확보되어 있지만, 평일이 너무도 나빠서 휴일은 잠으로만. 전업 주부가 돼서 편해지는 내 꿈은 어디로 갔을까...

 

 

덜컹

 

 

옛날 일을 잠시 생각하고 있자, 내 직장인 사장실에 전속 비서가 들어왔다. 슬렌더에 긴 흑발인 미인 비서다. 너무나 미인이라 구애하는 남자 수는 셀 수가 없고, 2년 전에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나서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아직껏 구애하는 녀석들이 있는 것 같다. 이런이런.

 

 

사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그래, 좋은 아침

 

바로 오늘 일정입니다만.....

 

그 전에 커피 타 주지 않겠어?

 

...거절합니다. 책상 아래에 숨겨둔 MAX 커피라도 마셔 주세요.

 

, 왜 숨긴 장소를 아는 거야?

 

여기 청소를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입니다만

 

...이런. , 어쨌든 오늘은 네가 탄 커피를 마시고 싶어.

 

점심시간에 해 주세요. 지금은 일정을 알려드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젠장, 건방진 비서다.

 

그 건방진 저를 전속 비서로 임명한 사람은 사장 본인이에요?

 

... , 알았어. 오늘 일정을 가르쳐 줘.

 

우선 오전 10시까지는 서류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10시가 되면 제2 지부의 인사에 관한 협의를...

 

, 잠깐 기다려라. 2 지부 인사는 토츠카와 유이가하마에게 맡기지 않았나?

 

그 두 명이 협의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부분은 정했으니 사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이유로

 

-, 그런가. 그럼 일단 협의할까. 그렇다고는 해도 저 녀석들 둘이 결정했다면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오후 1시에 하야마 변호사가 온다고 합니다.

 

...아아, 그 터무니없는 클레이머가 낸 소송에 대해서인가. 그다지 대단한 문제는 아니니까, 그 녀석이 적당히 처리해 주면 좋은데

 

이것도 확실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장님 개인의 사정을 끼워넣지 말아주세요.

 

-... 그런 너조차, 그 녀석을 좋아하지 않는 주제에

 

...사장님

 

네네, 알았다.

 

그리고, 1시 반부터는 임원회의가 됩니다.

 

 

(하야마와의 시간, 30분도 안 되나. 이 녀석도 실컷 자신의 사정을 끼웠잖아?)

 

 

...무슨 문제라도?

 

아니, 아무것도 아냐. 1시 반부터 임원회의네.

 

. 그것이 끝나면, 또 서류를 정리합니다.

 

오늘은 외근 없나. 평소보다는 편해서 좋긴 하지만.

 

그 대신 서류가 많이 있습니다.

 

 

펄럭펄럭

 

 

...이렇게나? 별로 내가 하지 않아도...

 

전부 사장님이 해야 하는 겁니다. 그 밖에 다른 것은 제가 정리할 테니까

 

...그런가. 어쩔 수 없군, 힘낼까.

 

 

슥슥 슥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그러고 보니, 이것입니다만

 

 

 

 

뭐야 이 봉투는

 

자이모쿠자 씨에게 맡은 것입니다. 뭐라던가, 다음번 작의 플롯이라고.....

 

...하아, 또냐. 이 회사는 출판사가 아닌데, 어째서 녀석은 언제나 맨 먼저 나한테 보내는 거야.

 

인세의 5%를 받는 계약을 했으니, 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애초부터 왜 녀석과 그런 계약 한 거지. 정말 귀찮기 짝이 없군...

 

포기해주세요.

 

네이네이

 

그리고, 1 지부의 시로메구리 지사장에게 상담 요청이 와 있습니다만...

 

뭐라고?

 

「『에비나 부장이 업무시간 외에 동인지를 쓰고 있으므로, 그것을 어떻게든 해 줬으면 합니다라고

 

무리. 그거 그만두게 하면, 그 사람이 일하는 페이스가 꽤 떨어지고. 업무시간 외니까 포기해달라고 전해 줘.

 

그렇지만......

 

괜찮아. 에비나 양은 동인지 써도 좋은 대신 잔업수당 없이 하고 있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달해 둡니다.

 

 

슥슥 슥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그러고 보니, 카와 뭐시기에게 맡긴 예의 건은 어떻게 되고 있어?

 

적당히 이름을 정확하게 말해주세요. 카와사키 씨가 화냈었어요.

 

아니, 무심코 습관적으로...

 

예의 건이라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사장님에게 보고해야 할 내용도 없고

 

그런가. 그럼 됐어.

 

 

슥슥 슥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이건 토베의 기획서인가. 또 미묘한 것을 가져왔군...

 

부장님이 말하시길, 발상 자체는 나쁘지 않기 때문에 사장님의 눈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했습니다.

 

잇시키 이로하 자식.... 귀찮으니까 나한테 돌리는 거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내용을 봤습니다만, 대담한 발상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말이지.... 약간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할까, 조금만 더 계획성을 가다듬었으면 좋겠네.

 

그럼 그렇게 잇시키 부장님과 토베 계장님에게 전해 둡니다.

 

, 잘 부탁해.

 

 

슥슥 슥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띠링

 

 

? 메일인가

 

어느 분입니까?

 

그러니까, 유키노시타 건설이다. 2 지부 건설에 대한 서류를 보냈다.

 

그렇습니까. ...그러고 보니, 요전 날 우연히 유키노시타 하루노 씨와 만났습니다만, 다음 선거 응원 잘 부탁해!라고 사장님께 전하면 좋겠다고...

 

싫어 귀찮아. 그보다 내 회사가 응원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그 나이가 돼서도 TV에서 인기니까, 현 지사 정도는 간단히 이길 테지.

 

아니요, 고 연령층 지지자가 생각만큼 모이지 않는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지지자를 늘리고 싶다고 합니다.

 

흐음. ...그나저나, 그렇게 세세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건, 꽤 오랫동안 묶여 있었다는 말이군?

 

...........아무튼, 2시간 정도

 

너 그 사람 서투르잖아? 잘 노력했군. 칭찬해 줄게.

 

 

쓰담쓰담

 

 

, 그만해 주세요...

 

그러면서 떨쳐내지 않는구나. 귀여운 녀석

 

 

쓰담쓰담쓰담

 

 

.............

 

.......그런데, 일로 돌아갈까

 

...어흠. 빨리 서류를 정리해 주세요. 또 야근이 됩니다.

 

그건 곤란한데...

 

 

슥슥 슥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그런데,

 

 

 

 

 

 

 

 

 

 

 

 

 

루미루미

 

...?, 하치만

 

............

 

..............?

 

아니, 여전히 일과 프라이빗의 변환이 빨라서...

 

그런 걸로 이름을 부른 거야? 그것보다 루미루미라고 부르지 말랬잖아.

 

-, 귀엽잖아. 진지한 이야기 할 때 말고는 좋잖아?

 

싫은 거야. 이제 어른이니까, 제대로 이름으로 불러

 

...이렇게 말하면서, 루미라고 계속 부르면 약간 유감스런 표정 짓는 주제에

 

, 그렇지 않은 걸

 

얼굴 새빨갛게 하고 있으면 설득력 없다고

 

, 시끄러! 그래서, 뭔가 볼 일 있지 않았어? 없으면 일 모드로 돌아갈 거야!

 

-맞다맞다. 오늘 점심 어떻게 해?

 

...그러고 보니 도시락 만들지 않았었지

 

나도 루미루미도 어제 늦게까지 일했으니까 말야. 어쩔 수 없지

 

저건 점심에 하치만이 코마치 언니 결혼 보고를 듣고 날뛴 게 나쁘잖아

 

그러고 보니 그랬던가...... 생각했더니 또 화난다.

 

?

 

이 자식 타이시! 우리 집의 귀여운 코마치를 꼬드기다니...!!

 

카와사키 타이시 씨라면 괜찮아. 유명 스포츠 선수고, 코마치 양을 편하게 해 줄 거야

 

젠장! 그것만 아니면!! ...뭐 됐어. 그 자식이 바람 같은 것을 피우는 날에는, 사형시킬 각오로 때려죽인다!!

 

하아.... 이제 적당히 시스콘 졸업해. 나이도 그렇지만, 나와 결혼한 지도 2년이니까, 이제 다 큰 어른이라고?

 

...아무튼, 그렇군. 적당히 나도 어른이 될까. ...그래도, 벌써 결혼한 지 2년이군. 왠지 순식간이네.

 

그러네

 

설마 루미루미가 내가 살고 있던 맨션의, 그것도 옆방으로 이사해 온다고는...

 

나도 놀랐어. 초등학교 때 추억의 사람이 설마 옆방에 살고 있다니 생각하지도 못했고

 

...그 인사하러 왔을 때 루미루미의 얼굴, 지금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는데-

 

정말! 이상한 것만 기억하지 마!

 

아니, 루미루미에 대한 건 의외일 정도로 전부 기억하고 있다고. 과연 재회한 당초는 누군지 몰랐지만

 

초등학교 때 만나고 나서 6년이나 지났는걸. 몰라도 어쩔 수 없어.

 

그렇지 뭐. 설마 저렇게 작았던 아이가 이런 초절미인이 되다니... 초등학교 때도 충분히 귀엽다고 생각했지만

 

로리콘?

 

아니야!!

 

후훗. 그런 걸로 해 줄게.

 

정말이지...

 

...그렇다고는 해도, 그 때 이미 사장이었지?

 

뭐 그렇지. 직원은 엄청 적었지만

 

그럼 왜 그 맨션에 살았어? 어느 쪽이냐 하면 학생용 원룸 맨션이었는데...

 

아니 그게, 귀찮았고, 거기에 적당히 수입이 있었다고는 해도, 아직 궤도에 오를지 불확실한 시기였으니까 사치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어.

 

-...

 

그렇다고는 해도 그립구나. 말하다 보니 여러 가지 떠올랐어.

 

예를 들면?

 

루미루미가 취직활동에 실패했을 때라든가

 

저건 실패한 게 아니라, 취직이 정해진 곳이 부도나 버려서...

 

아니, 알고 있다고. 그런데 지금이니까 말할 수 있지만, 사정을 들은 때는 무심코 웃을 것 같았지

 

...설마 그 회사가 하치만 회사의 라이벌 기업이었다고는 생각지 않았어.

 

진짜 그래. 게다가 나한테 엄청 시비 걸고는, 끝에는 자멸해 부정이 들키는 식으로 부도라니... 마치 만화 같다고 생각했지.

 

...그 때 나는 지금부터 어떡하지 이런 생각으로 꽉 차 있었는데, 하치만은...

 

아무튼 생각해보면, 나한테는 정말로 럭키였으니까. 하여튼 우수한 인재 겸 미래의 신부를 라이벌 기업에 넘기지 않게 됐으니까

 

실컷 내 어프로치를 피하던 주제에

 

어쩔 수 없잖아. 연인 같은 건, 루미루미가 처음이었으니까

 

진짜? 유이가하마 씨라든가 사귀지 않았어?

 

진짜라니까. 확실히 유이가하마에게는 몇 번이나 어프로치를 받았지만, 사귀었던 적은 한 번도 없어.

 

~... 그럼 왜 나와 사귀어 준 거야?

 

아니 그게. 루미루미의 대학시절 도중부터 거의 부부 상태에, 게다가 이사했더니 따라와서 동거하기 시작했는데도 의식하지 않다니 무리잖아.

 

오랫동안 곁에 있었다는 이유?

 

아무튼, 그것도 있지만. 누구라도 같지는 않다고? 루미루미니까 고백을 받아들였다.

 

, 그래. 나만 그러네...

 

-진짜! 귀엽구나- 루미루미는!!

 

 

와락

꼬옥

 

 

꺄악! , 하치만, 지금은 업무 중...

 

루미루미가 귀여운 게 나쁜 거야, 나는 나쁘지 않아.

 

그런 말 하면 내일부터 나는 다른 데서 일한다?

 

...그렇게 되면 나는 일 안 해. 계속 저기서 낙담할 자신 있어.

 

하아... 알았으니까. 일 하자

 

.............

 

...하치만?

 

루미

 

, 갑자기 무슨 일이야?

 

오늘은 일 빨리 끝내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자.

 

? ..., 혹시...

 

잊고 있었어? 오늘은 우리들의 결혼기념일이라고?

 

, 잊지 않았어. 단지 하치만이 잊었다고 생각해서...

 

두 번 째인데 잊을 리 없잖아. 그렇다고 할까 죽을 때까지 기억할 자신 있으니까

 

..., 고마워

 

아아...

 

...............

 

...............

 

...루미, 사랑해

 

..., 나도, 하치만을 사랑해

 

 

 

 

 

 

똑똑

 

 

...............저기

 

「「! ! ? ! ?」」

 

아까 전부터 5번이나 노크했습니다만, 게다가 문을 열었습니다만... 적당히 눈치 채 주지 않겠습니까

 

, 미안 사가미

 

아니요 신경 쓰지 마시고~ 단지 업무 중에 그런 건 자중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독신자가 보고 있으면 살의밖에 솟지 않아서

 

, 죄송합니다...

 

, 서류 여기에 두고 갑니다. 그럼 이것으로

 

, 오우. 사죄의 뜻으로지만, 점심 사 줄게.

 

그럼 바로 저기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또 비싼 데를

 

뭔가 문제라도?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럼 점심 기대하고 있어요, 사장님

 

, 아아, 일 힘내 줘

 

그럼 실례합니다.

 

 

덜컹

 

 

...갔나

 

정말, 하치만이 저런 짓 하니까...

 

너도 깨닫지 못했던 주제에

 

, 됐으니까! 일 안하면 또 화내요!

 

네네

 

...하치만

 

? ㅇ」

 

 

 

 

! !

 

오늘 디너 기대할게. 일 힘내

 

「그, 그래...

 

 

덜컹

 

 

어이

 

 

「「,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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