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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한 기분으로 이츠카 시도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어느 쪽이냐면 상태가 좋다. 여동생에게 삼바 리듬으로 얼굴이나 배 같은 데를 짓밟힌 것도 아니고, 시도의 몸은 양호하고 문제없다.

 

문제가 있다면 정신 쪽, 방금 본........ 이상한 꿈.

 

 

..............뭐였지? 저건?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꿈에 시도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한 소년이 아이를 구하려고 트럭에 뛰어들어 사망하고, 그 뒤,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공간에 소환되어 모든 힘을 가지고 [이츠카 시도]에게 빙의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꿈.

하지만, 그 소년은 너무 많은 것을 바랐다. 너무 무거운 힘에 그의 영혼은 견디지 못하고, 거부반응이라는 결말로 어이없게 두 번째의 생의 찬스가 날아갔다.

 

 

이츠카 시도에 빙의라니, .......말하는 거 아냐?

 

 

빙의처의 이름과 동성동명인 시도는 그렇게 인식하자 곤혹한 감정에서, 의문과 약간의 공포를 느꼈다.

시도는 자신 이외에 동성동명인 이츠카 시도를 만났던 적은, 적어도 자신의 기억에서는 없다. 현실은 물론, 픽션 세계에서도 그렇다.

그 소년은 2차원 세계에 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것은 애니나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이 되고 싶었다는 것. 그런 류를 잘 아는 건 아니라 절대라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자신과 같은 캐릭명 같은 건 들은 적도 없다.

 

(오늘 학교에서 토노 마치한테 물어봐야 하려나)

 

떠오른 사람은 토노 마치라는 비교적 그런 것을 잘 아는 친구였다. 말하기 위한 소재로는 딱 적당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감정――――공포.

빙의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요컨대 원래 그 몸에 있던 인격이 나중에 온 인격으로 치환된다는 것. 즉 전에 있던 인격이 사라져서, 죽는다는 것.

 

 

...................

 

 

무심결에 몸부림친다. 자신이 본 꿈에서 동성동명의 빙의처가, 시도는 아무래도 이 꿈이 남 일 같지가 않다. 그 소년에게는 미안하지만 실패해서 다행이었다고 불근신하게 생각해버렸다.

더 이상 이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나빠질 것 같아서 시도는 다른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해도, 능력........인가

 

 

무심결에 흘린 소리에, 후회했다. 나쁜 기분을 막는 다는 게 시도는 오랜 상처를 후벼파진 감각에 빠져, 다른 종류의 나쁜 기분이 들었다.

떠올렸던 것이다. 자신의 흑역사를. 일찍이 시도가 만든 썩어버린 세계에 바치는 에튀드】【오리지널 캐릭 설정자료】【오의순섬굉폭파

그런 중2병이 일으킨 실수를 경험한 시도는 타인이 걸린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진다.

정말로 왜......... 사람은 잘못을 반복하는 걸까.

 

 

그래도 뭔가...........묘하다고, 할까.......

 

 

마력, 영력, 기력, 그가 말한 여러 가지 능력. 그 중에는 시도가 들은 적 없는 능력스킬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이색적인 것이 하나 있었다.

 

 

음 그러니까, 뭐랬지......? 확실히―――」

 

 

꿈이지만 고로 기억한 것도 애매해서 흐려진 장면이 많아, 떠올리는데 고생한다.

꿈 꾼 기억을 검색하자, 잠시 뒤 히트했다.

 

 

 

그래, 확실히――――――――――――【원작지식

 

 

 

!!?

 

 

정답에 도달한 순간, 강렬한 현기증이 시도를 덮쳤다.

 

 

, 으아

 

 

뇌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눈이 비등하고, 억지로 시야에 비치는 세계가 보이고 자신의 방에서 본 적이 없는 세계로 끌려간다.

어두워지는 세계, 노이즈 투성이인 시야에 노출되고 강렬한 취기가 시도를 침범해간다.

이런, 안 돼. 확신은 없고, 막연한 생각밖에 할 수 없던 시도였지만, 자신이 뭔가 터무니없는 것을, 결코 열어선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것만은 이해했다.

되돌리려 해도 늦었다. 시도는 이미 일방통행인 논스톱 버스를 타버렸다. 할 수 있는 것 따위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이 취기에 저항하는 정도밖에 없었다.

 

영원일까, 순간일까, 영겁일까, 찰나일까, 모든 체감시간을 거쳐, 이츠카 시도는 목적지에 겨우 도착한다.

 

 

 

 

너도.......인가

그도 그럴게 너도 나를 죽이러 온 거지?

내가 만난 인간들은 전부 난 죽어야 한다고 말했었다고

........?

 

 

근처에 있던 것은 소녀였다. 폐허 직전인 거리에서, 거대한 크레이터의 중심에 서서, 빛나는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소녀.

 

 

뭐야 이건...... 뭐가 일어나는 거야?!

 

 

갑작스러운 장면 전환에 시도는 낭패했다. 원작지식이란 무엇인가? 라고 생각한 것만으로 세계가 바뀌었다.

........아니, 다르다. 바뀐 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세계에서 만이며 세계 그 자체는 아니다. 시도는 다만 흐르게 된 스크린을 지켜보는 것에 불과하다. 영문을 모르면서도 시도는 왠지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지식을 빌리는 듯한..... 그렇게 기묘하게 침착한 시도는 다시 소녀의 모습을 보았다.

 

흑발에, 싫증난 상태에, 모든 것에 지쳐버린 모습의 소녀.

절망에 물든, 물들고 있던 그녀.

그 얼굴을 보고, 지금만큼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든 상관없어졌다.

 

 

「――――

 

 

저절로 목소리가 나온다.

그녀와는 초대면이다. 한 번이라도 만났다면 뇌리에 박혀, 문답무용으로 기억당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시도는 봤던 적이 없다.

싫증난 모습이라 해도 깎이지 않는 미모는, 하지만 시도에게는 전혀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다.

 

 

, 그런 표정을 하는 거야?

 

 

시도의 눈에는 그녀의 얼굴은 당장 울 듯한 표정으로밖에 안 보이고, 비통한 목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알고 있다.

 

그 얼굴을.

 

그 소리를.

 

그 절망을.

 

모든 것에게서 전부 부정되는 그 심정을.

 

 

「―――――너는

 

 

이번에는 확신에 찬 소리를 낸다.

 

시도는 내버려둘 수 없었다. 꿈이나 현실일지도 모르는 누더기 같은 이 세계에서도, 말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세계에서도, 절망에 물든 그녀를 내버려둘 수 없었다.

 

 

너는, 누구야?

 

 

그러니까 알고 싶었다. 그녀를. 그녀가 누구인가를.

꿈이든 뭐든 좋다, 어쨌든 그녀를 이대로 둘 수 없다.

......저런 표정을 짓게 해선 안 된다.

 

 

토카

?

 

 

그런 생각을 담은 시도에게, 이 세계가 응했는지, 아니면 눈앞의 그녀 자신이 응했는지, 말을 할 수 없는 세계에서 그녀는 입술을 움직여서 말했다.

자세히 보면 변화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녀 이외에 없었던 이 세계가 석양에 비친 학교의 교사로 바뀌어, 보다 한층 더 그녀를 환상적인 빛을 발하는 예술품으로 바꾸고 있었다.

넘치는 아름다움에 시도는 순간 말을 잃고, 그런 그에게 그녀는 한 번 더, 자신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토카. 내 이름이다. 멋지지?

 

 

그렇게 말한 그녀의 모습은 만족스러운 것 같았고, 자랑스러워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단지 그것뿐.

그녀는, 토카는, 그것만으로 미소로 바뀌었다.

 

 

「―――――그래

 

 

거기에 따라서 시도도 미소로 답한다.

좋은 이름이다. 그 이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이름을 말했던 것만으로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며, 그만큼의 가치가 있음을 알았다.

 

 

「―――――!!?

 

 

그렇게 생각하고 안심하자, 급격한 허탈감이 시도의 몸을 흐트러뜨리고, 다음에는 강력한 흡인력으로......... 마치 블랙홀 같은 저항할 수 없는 힘이 이 세계를 빨아들여서 부수어간다.

석양의 빛깔이 응축되어, 교사도 응축되어, 토카도 응축되어 간다. 마치 세계의 종말을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그래, 이것은 단순한 기억. 지식에 불과한 것이다. 현실의 사건은 아니라고 반 확신하면서 시도는 세계의 붕괴에 몸을 맡긴다.

그 한중간, 시선은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 토카를 향한다. 그녀도 당황한 모습도 없이 시도처럼 몸을 맡기고―――――기분 탓인지, 시도를 보며, 뭔가를 재촉하는 듯 보였다.

 

 

나는

 

 

우연이다. 토카는 시도가 안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저건 빨려 들어가면서도 계속되는 기억, 지식의 계속이다. 지금 하려는 것에 의미는 없다.

 

 

나는 시도――――――이츠카 시도야!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이름을 알아줬으면 했다.

닿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말하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다는, 고집스런 생각으로 그렇게 선언하고,

 

세계는 붕괴하고, 암전했다.

 

 

――――――!?

 

 

기능회복에 힘쓰는 안구에 욱신거림을 느껴, 눈을 크게 팍 뜨고 근처를 확인하는 시도.

익숙한 방, 익숙해진 침대, 바로 조금 전까지 자신이 있던 원래 세계가 틀림없었다.

잠깐 사이, 시도는 멍한 채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너무나 현실성 없는 체험에 현실 도피조차 하지 못한 채 생각이 정지될 수밖에 없었다.

 

 

..........토카

 

 

반대다, 생각 정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지금은 백일몽이다, 자신은 아직 잠에 취했던 것이다. 자신의 머리가 미쳐버렸을지도, 그런 현실도피보다, 그런 상황분석보다........

 

시도는 토카라는 소녀를 생각하고 있었다.

몽환의 주민일 가능성과, 망상이 낳은 산물일지도 이런 사고 과정조차 무시하고, 본능으로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다.

 

 

혹시

 

혹시 그녀가 정말로 있다면,

 

한 번 더 만나고 싶다고, 다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