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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의 도망을 확인한 자는 AST만이 아니었다.

 

텐구 시 상공 15천미터. 지상에서 올려다보기에는 시력의 한계를 아득히 넘는 위치에 존재하는 공중함<프락시너스>의 승무원들도 소실(로스트)과는 다른 반응 소멸, 게다가 최신예함인 <프락시너스>의 관측을 빠져나가는 속도로 반응이 사라진 것에 경악하고 있었다.

역시 정령, 인간의 상식을 뒤집는 현현장치<리얼라이저>를 더욱 뒤집는다.

다시 정령의 힘을 인식하는 중, 함교로 들어오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며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황은 어때?

 

 

들어오자마자 거만하게 말하는 붉은 머리카락을 검은 리본으로 트윈테일로 묶은 한 소녀에게 주변 승무원들은 어떤 불만도 위화감도 품지 않았는지 작업을 계속하며, 함장석 부근에 있던 남자가 소녀에게 경례를 붙이며 보고한다.

 

 

. 정령 출현 후, AST가 공격을 개시했습니다만, 정령은 곧 전선 이탈. 그 후에도 행방이 묘연합니다.

 

이탈? 소실(로스트)이 아니고?

 

 

 

함장석에 소녀가 앉고, 남자는 일련의 사건을 간단히 설명한다.

그 뒤, 소녀는 승무원에게 영상을 보이라 지시하고는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

대형 모니터에 비춰진 것은 크레이터를 중심으로 몽땅 파괴된 거리와 날아다니는 AST 대원이었다. 참상이라고 부를만한 광경이지만, 지금까지의 <프린세스>AST의 전투흔적에 비하면 최소한의 피해로 끝났다고 안심할 수준이다.

 

 

...... 확실히 드무네. 정령 중에서도 성질이 거친 타입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도망쳤다라

 

그렇군요. 저희도 텐구 시내를 탐색했습니다만, 반응은 없습니다.

 

이미 텐구 시에서 멀리 떨어졌다는 말이야. 하지만 그런 능력이 <프린세스>에 있었을까? 저것의 천사는 순수한 파괴의 힘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그 때의 영상은 없어?

 

죄송합니다...... 영파 관측으로만 고정시켜 놔서 오프오옷!

 

 

말을 다 끝내기 전에 소녀가 남자의 다리를 힘껏 밟았다. 옆에서 봐도 아플 것 같았지만 밟힌 본인은 왠지 행복한 듯이 얼굴을 헤벌쭉하는 중이다.

 

 

정말이지, 중요한 장면을 볼 수 없다니. , 이제 와서 AST와의 싸움을 봐서 어쩔 수 없던 것도 사실이네. 슬슬 방관자에서 당사자로 넘어갈 때야.

 

「―――?!, 사령관, 그럼

 

그래. 원탁회의<라운즈>에서 허가가 겨우 나왔어. 드디어 우리들<라타토스크>이 움직일 때야.

 

 

작은 몸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위풍당당한 선고에, 남자뿐만이 아닌 승무원 전원이 드디어 작전 개시의 봉화가 올랐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게으름 부리는 모습이 전혀 없는 부하들에게 만족하면서 사령관으로 불린 소녀가 문득 신경 쓰였던 일을 떠올린다...... 착신 이력을 가득 채운 전화를 한 사람에 대해서.

 

 

그러고 보니, 아까 전 비밀병기에게 연락했는데 받지 않았지. 칸나즈키, 현재 위치를 조사해줘.

 

알겠습니다.

 

 

남자――칸나즈키는 승무원들에게 지시를 내려 비밀병기가 있을 곳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프락시너스>에 탑재된 최신 현현장치<리얼라이저>를 쓰면 바로 발견될...... 터지만.

 

칸나즈키는 예상 밖의 결과에 목을 갸웃한다.

 

 

?

 

? 무슨 일이야?

 

아뇨, 그게.......... 대상의, 비밀병기의 반응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뭐어?

 

 

보고된 말에 소녀는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저 자식은?이런 수상해보인다는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멸시하는 시선에 남자는 부들부들 떨면서도 황홀한 표정을 띄웠으나, 소녀가 진지하게 화내는 것을 느끼고는 어흠하고 헛기침을 하며 보고를 계속한다.

 

 

대상이 통학하는 고등학교를 스캐닝했습니다만, 교사는 물론, 지하 쉘터에도 반응이 없습니다. 적어도, 라이젠 고등학교에는 없다고 할 수 밖에......

 

뭐라고?

 

 

예기치 못한 사태에 소녀의 얼굴이 험악해진다.

소녀 입장에서는 이건 만일을 대비한 확인이었다. 이제부터 시작될 장렬한 전쟁을 앞에 둔 메인테넌스 체크 정도의 마음, 답신이 늦었다고는 해도 공간진 경보 중에 이상한 짓을 할 리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칸나즈키가 지껄인 말은 전쟁에 쓸 병기가 없다는 의미이며, 전술 병기이자 전략병기인 무기가 행방불명되었다는 것. 작전 실행을 할 수 없다는 것.

그래도 사령관으로 불릴 만큼, 지극히 냉정을 되찾으면서 소녀는 휴대단말을 꺼내 비밀병기에게 전화를 건다.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 휘말린 것은 아닐까하고 내심 조금 술렁인 듯하다. 조금 전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과 더불어 불길한 느낌이 슬금슬금 높아져간다.

애가 탄다고도 불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감정을 자각하며, 소녀는 바보 오빠가 전화 받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몇 번 울리고 마침내 탈칵, 전화에 응답하는 소리가 난 뒤, 예의 인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여보세요.

 

여보세요, 지금―――――」

 

 

어디 있어? 라고 물어보려고 하다가, 갑자기 귀의 저 편에서 울리는 굉음에 의해, 한 마디도 못하고 강제해제 당했다.

무심코 단말에서 귀를 뗐다가 다시 귀를 대봐도 들리는 소리는 뚜--하고 전화가 끊어진 허무한 소리뿐이었다.

 

 

―――――칸나즈키, 대상의 수색범위를 넓혀! 텐구 시외 전역도 포함해! 서둘러!!

 

알겠습니다.!

 

 

칸나즈키와 다른 승무원 전원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전화 너머의 굉음은 그들에게도 들린 듯, 심상치 않은 위급한 상황에 직면한 긴급사태인 것이 여실히 전해졌다.

비밀병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어디에 있는가. 오늘은 시업식만 있을 뿐, 이렇다 할 밖에 나갈 일은 없다.

......낮에 식당에서 식사하자는 약속은 했지만, 공간진이 오는데 의리 있게 기다리는 충견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닐 거다.

있을 곳도 신경 쓰이지만, 그것보다도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그 굉음이다.

전화 너머로도 전해진 하늘의 노여움이라고 할까 그런 땅울림. 단순한 자연현상으로 일어난 소리와도, 총이나 폭탄으로 난 소리와도 다르다......

 

구태여 말하자면, 그 양 쪽 전부......

 

방아쇠를 당겨 자연현상이 발생한 것 같은―――――그런

 

 

대상의 반응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찾았어? 어디

 

 

비밀병기를 발견했다는 보고에 잡념을 버리고 계속 말하기를 재촉하지만, 중요한 승무원은 멍하니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막고 있었다.

 

 

이봐, 발견됐다고 했잖아. 어디에 있다는 거야? ......설마 식당에 있다고 하진 않겠지?

 

, 아뇨, , 그게......

 

?

 

 

계속 당황해서 보고를 꺼려하는 승무원을 보고 수상해진다.

설마 진짜 식당에 있었어? 바보 아냐? 죽고 싶어? 이렇게 한숨을 내쉴 것 같게 되어서 비밀병기가 있는 장소를 보고했다.

 

 

대상의 반응은――――――――――――――――――――오키나와 현에 있습니다.

 

...........................?

 

게다가, <프린세스>의 반응도 같이입니다......

 

「………………………………………………………………………………………………………………………………………………………………………………………………………………………………?

 

 

침묵이 공간을 지배해간다. 누구 하나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곳에서 나는 소리는 현현장치<리얼라이저>의 기동음 정도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보고 받은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키나와 현이라는 지명은 안다. 관광지로서도 유명하고, 수학여행 같은 것에서도 흔히, 그러고 보니 비밀병기의 고등학교도 수학여행지는 오키나와였던 것 같다.

예비조사를 하러 간다 생각해도 시기가 너무 빠르고, 그 장소가 부담 없이 가자고 여길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그런 곳에 비밀병기<프린세스>와 있다.

 

<프락시너스>가 고장났다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최신예함이 그리 간단히 고장난다고는 생각지 않고, 정비불량을 일으킬만한 인재가 없다는 자부도 있다.

[지하 쉘터로 피난하지 않았던 비밀병기는 텐구 시에서 멀리 떨어진 오키나와 현에, 행방불명된 <프린세스>와 같이 있다.] ......라고 나온 이상, 이것은 사실이다. 비밀병기<프린세스>와 함께 오키나와 현에 있다.

 

그러나 사실이라 해도, 이유를 몰랐다...... 따라서 <프락시너스> 사령관 · 이츠카 코토리가 비명 같이 들리는 포효를 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뭐어어어어어어어!?!?

 

 

 

 

 

 

○ ○ ○

 

 

 

오른 손바닥이 짝하고 베여 찢어졌다.

일반인이 생활하는 중에는 뜻하지 않은 사고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절대로 볼 수 없을 양의 피가 뚝뚝하고 흘러넘쳐 떨어져간다.

이상하게도 고통은 그리 크진 않다. 너무나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피가 나와, 뇌가 놀라서 마약을 충분히 분비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큰 부상을 입었으면서도 이츠카 시도가 가슴 속에 품은 감정은 상처를 입힌 상대에 대한 분노가 아닌, 잘도 오른손이 무사했다는 안도감이었다.

 

어떻게 상처를 입었는지...... 주머니에 넣었던 핸드폰이 착신이 왔다는 진동을 해서 받자, 토카가 참격을 발해서 손에서 피가 흩날렸던 것이다. 핸드폰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귀가 무사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토카는 시도와 거리를 벌린 채 검을 들고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 더 이상 수상한 짓......을 한다면 즉각 목을 떨어뜨리겠다고 말하는 듯하다.

무리도 아니다. 이런 낯선 땅에.......... 끌려와서 경계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어디야 여긴........ 뭐냐고 진짜,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싶어지는 유혹을 질끈 참고, 토카와 눈을 마주친 채 주변을 바라본다.

푸른 하늘, 하얀 구름, 그리고 푸른 바다, 하얀 모래사장.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은 그것들 전부를 비추고, 본래 투명감 넘치는 맑게 갠 아름다움을 보다 더 끌어내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이 땅의 경치는 도시에서는 결코 재현할 수 없는 평화를 시도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빠져도 말이다.

 

여기는 어딘가의 해변, 개인 해변이라는 걸까? 무한히 이어지는 광대한 바다에 하얀 모래사장이 붙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 밖에 있는 것이라면 푸른 식물, 검은 암초 정도로 집, 숙소나 호텔도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문제인 건 여기가 어딘가가 아니라...... 왜 이런 곳에 있는가이다.

시도와 토카는 텐구 시내에 있었을 텐데, 미사일에 추격되어 맞았다고 생각했더니 눈 앞에 대해원이 펼쳐져 있던 것이다. 확실히 환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

 

 

「―――이봐, 네놈

 

 

흘길 뿐이었던 토카가 드디어 무거운 입을 열었다. 구멍이 뚫리기는커녕 저주로 죽일까 하는 듯이 굴고 있지만.

 

 

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 여기는 어디야?

 

 

그 소리는 확고한 신념이 있는 듯이 늠름했지만, 말이 빨라서 말하는 그 모습은 시도에게는 애써 동요를 숨기는 것처럼 들렸다.

......문제의 본질은 이것이다. 아무리 봐도 텐구 시에서 이 장소로 온 원인은 시도에게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시도 입장에서는 토카가 정령의 힘을 써서 어떻게든 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 내심 마구 혼란스러웠다.

미사일이 바짝 접근했을 때, 시도는 확실히 여기서 멀리 떨어져야 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생각한 것만으로, 구체적인 행동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생각한 것만으로 멀리 순간이동, 텔레포트를 할 수 있다니 기회주의에도 정도가 있다. 이런 터무니없는 능력을 익힌 기억은 없다.

그나마 생각나는 게 있다면, 역시 아침에 본 꿈이지만...... 희미한 기억밖에 없고, 게다가 엉망진창인 말을 계속 했었고, 혹시 본인도 무슨 말을 했는지 잊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나저나, 그런 건 지금 어찌되든 상관없다고)

 

슬슬 대답하지 않으면 토카의 기분이 더욱 나빠지고 만다.

자각도 납득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토카를 우선한다고 결정했던 것이다. 그녀가 하지 않았다면, 한 것은 시도다. 지금은 그것을 받아들여 말을 맞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 그래도,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넌 그 녀석들과 싸웠을 거잖아? 나는 다만 네가 싸우는 건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여기까지 데려왔을 뿐이야. 다른 의도는 없어.

 

 

힘껏 사의를 담아 고한 시도를 토카는 흘길 뿐, 아직 시도를 평가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시도에게는 기다리는 것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토카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멋대로 말하는 것도 지금의 토카에게는 기분을 상하게 할 정도로 경계하고 있다.

 

 

내가 싸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어.........? 무슨 의미냐?

 

말 그대로야. 네가 싸워서, 상처를 입는 모습 같은 건 보고 싶지 않았어. 정말로, 그것뿐이야.

 

저런 것으로 내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

 

그런데도야! 그런데도 네가 싸우길 바라지 않아.

 

 

토카의 질문에 시도는 비장감까지 감돌게 하며 대답한다. 그것은 토카에게도 전해진 것 같아, 그렇기에 왜 싸우게 내버려두지 않는지 모른다는 표정이 되었다.

 

 

......이해할 수 없다. 왜 그런 짓을 하지? 내가 싸워도 너에게는 아무 관계도 없을 것인데

 

그건――」

 

 

그 말대로다. 시도와 토카는 오늘 실제로만난 지 얼마 안 된 타인. 적어도 토카에게는 완전히 남이며, 자신을 죽이려고 오는 인간의 동포다.

시도가 하는 말, 하는 행동은 토카를 방심시켜서 측면에서 덮치려는 계략일지도 모른다, 그런 게 아닐까 지금 의심받고 있을 것이다텐구 시에서 감정 그대로 말을 내뱉은 것도 박차를 가해버린 것 같다.

거기에 시도도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았다. 토카의 그 표정을 보고 내버려둘 수 없어서 참견했다는 것은 안다――일찍이 시도가 맛본 절망을 앞에 두고 못 본 채 할 만큼 시도는 잔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가슴에 있는 마음은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시도에게 호소한다.

동정과도, 달갑지 않은 친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도가 참견하는 버릇 이외의 무언가가 토카를 이대로 놔둘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마음은...................... 그래, 분노.

 

 

토카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내버려두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왠지 모르게 화가 나서......, 거슬려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예전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싫은 기분이 된 것은 아니다.

 

다르다....

 

그 표정은 아니다.

 

 

 

토카답지 않은 표정인 것이다........

 

 

 

 

 

토카. 너의 이름이야. 멋지지?

 

 

 

 

(그래...... 나는, 보았잖아. 토카의, 그 표정을)

 

아침의 몽환. 저녁노을에 물든 교실에서, 토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 때 시도는 보았던 것이다.

 

토카의――――――――미소를.

 

마음이 딱하고, 들어맞는 느낌이 났다.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았다.

상대가 품은 절망보다도 상관없다. 단순하고 바보 같지만, 대단히 큰 이유가 시도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웃었으면 좋겠어.

 

................................?

 

웃기를 원해. 나는, 네가 웃기를 바라기 때문에 싸우게 두고 싶지 않았어.

 

......무슨 말을, 하느....?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고 생각했더니 갑자기 그런 말을 듣고 이해불능, 토카는 더더욱 시도에 대해서 모른다는 표정이 되었다.

 

 

, 그 녀석들과 싸우려고 했을 때 어떤 표정을 하는지 알아? 엄청 성가시고 귀찮다는, 그런 반면에 엄청 슬픈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어.

 

 

마치 괴롭힘과도 같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다만 슬퍼서, 분노를 부딪칠 수밖에 없는 부의 스파이럴 현상이었다고, 시도는 열이 오를 것 같은 머리를 억누르면서도 말을 내뱉는다.

 

 

믿을 수가 없어서,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모든 것에 절망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어. 내버려두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하지만 말이야

 

 

기분 나쁘고 참을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야만 보이는, 시도가 굉장히 싫어하는 표정.

누구에게도 그런 표정을 짓게 하지 않아라고 시도는 강한 마음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토카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라면 몇 번이라도 말을 건다. 몇 번이라도 손을 뻗는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나는 네가 그런 표정을 짓는 게 마음에 안 들어!!

 

――」

 

우울? 성가심? 절망? 뭐야 그건, 그런 건 전혀! 너에게는 눈꼽만큼도 안 어울려!!

 

 

그렇게 선언한 순간――――시도의 뇌가 점령당했다.

머리가 흔들린다. 눈이 끓어오른다. 하지만 의식은 현실에 있다.

토카를 똑바로 보면서, 요동치는 세계를 받아들인다. 억지로 바뀌는 세계를 인정하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인물을 시도는 확실히 보았다.

 

 

거기에 있던 것은, 토카였다.

 

 

마아아아아아시이이이이이이써어어어어어어!!! 이것이 데이트인 것이냐 시도?!

 

 

우물우물하고 빠져있으면서도 웃는 얼굴로 빵을 먹는 토카가 있었다.

 

 

, 후후..................... 그런가 시도, 혹시 이것이 데이트인 거지?

 

 

머리를 쓰다듬자 기분이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짓는 토카가 있었다.

 

 

그러면 같이 먹자! 데이트에 힘쓰지 않겠느냐!!

 

 

자신만이 즐기는 게 아닐까 불안해져, 즐거워라는 대답을 듣고, 안심해서 미소를 짓는 토카가 있었다.

 

 

뭐야 그런 것인가, 그러면 오늘의 나와 시도는 훌륭하게 데이트다!―――좋은 것이야, 데이트는

 

 

날이 저물어가는 중,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고 대체 데이트라는 것은 무슨 말이었던 것이냐?」 「결국 몰랐다.라고 말했을 때, 남녀가 같이 나가거나 놀거나 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설명을 해주니, 걱정이 없는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는 토카가 있었다.

 

이것도 저것도 기억이 전혀 없는 기억들.

 

그리고, 이것도 저것도 토카가 웃던 기억들.

 

기억 속의 토카는 보기에도 전부 아주 새로운 것들만이라, 슬픔과 분노와 절망밖에 몰랐던 그녀와 비교하면 경천동지의 연속이었으리라.

하는 것들을 전부 전력으로 하고, 전력으로 즐기고, 전력으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 얼굴은 정말로 아름답고, 태양조차 바래지고 말 정도로 빛나고, 사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 넌 그런 표정 지으면 안 돼!! 넌 좀 더 웃어야 해!! 너의 미소는 보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줘!! 그 정도로 네가 웃는 얼굴은 반짝반짝해서 귀여워!!!

 

, 귀여워?!

 

그것을.......... 절망 따위에 방해받을 수 있겠냐고! 네가 그런 식으로 된 원인이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다면, 내가 인정해 줄게!! 너를 부정하는 놈들 전원의 몇 배보다도 더 내가 너를 긍정해줄게!!!

 

――――ㅁ.........., ㅁ」

 

그러니까――――그러니까 나와!!

 

 

눈을 몇 번이나 깜빡하고, 열린 입에서 헐떡이는 소리를 내는 토카는 얼굴도 새빨개져서 익은 토마토나 칠리라고 불러도 될지도 모른다.

그것을 알아차린 건지 모르는 건지 시도는 한층 더 기세를 내서 말을 뽑아낸다.

 

토카의 절망을 뿌리치기 위해서.

 

토카를 미소 짓게 하기 위해서.

 

그녀가 몇 번이나 입에 담은 말을.

섬멸과는 다른, 정령에 대한 하나 더 있는 대처법을.

 

 

나와, 나와 데이트를 해줘!!

 

 

시도는 외쳤다. 자신이 토카를 긍정하는 사람으로서의 증거를 세우기 위한 방법을.

 

정령에게 사랑을 하게 만든다. .............. 데이트해서, 데레하게 한다!!

 

 

 

 

 

 

 

 

 

 

 

―――――――――――――――그러나.

 

 

 

「――――――

 

 

3자의 시점에서 보자면, 지금 시도의 언동은 텐구 시에서 감정에 내맡기고 말한 것과 다르지 않다.

토카가 바라는 말을 조금 했다 해도 처음 본 인간을 쉽게 믿을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으으

 

 

하지만 토카는 근본이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이며, 아이 같은 성격인 탓에, 상식이나 규범이라는 것에 취약하고, 이성보다 직감을 중시해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으으으

 

 

AST에 의해 악의나 해의에 노출되어 온 토카는, 그렇기에 자신에게 오는 부의 감정에 민감하다. 시도가 절망에 민감해진 것처럼.

 

 

「――――――으으으으으

 

 

반대로 말하자면 그것은, 선의나 호의라는 정반대 감정에 대해서도 토카는 직감으로 느끼는 성질이 갖춰져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따라서, 시도가 입에 담은 말은 거짓이 없는, 마음속에서 나와 자신을 생각해주는 것임을 토카는 왠지 모르게지만 이해하고 있었다.

 

고로, 지금까지 느낀 적이 없는 상대의 배려에.............. 부끄러워져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혼란스러운 것도 당연한 일로―――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경보 같은 신음소리를 내는 토카를 보고 시도는 겨우 상태가 이상한 것을 눈치 챘다.

얼굴이 빨갛게 되어 김이 나는 중이다. 몸이 조금씩 떨려서 심정 탓인지 조금 빛나고 있다.

그것들이 점차 크게 되어간다............ 마치 공간진이 일어나는 전조처럼.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 , 토카? 이봐, ――」

 

 

말을 걸었음에도 들리지 않았는지, 토카는 더욱 더 그 떨림과 빛을 크게 하고는―――――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폭발시켰다.

 

텐구 시에서 발생한 공간진에 지지 않을 정도의 폭풍과 충격이 토카를 중심으로 일어나, 가까이 있던 시도는 쉽게 풍압에 말려 들어갔다.

시야가 희게 물들어, 중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거리감도 잃어, 단지 멀리 날려지는 것 정도밖에 모르게 되고는........ 어느덧 오늘 두 번째 기절을 이뤄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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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의 장엄함과 드레스의 미려함을 보기 좋게 조화시킨 복장은 코스프레 따위의 빈약한 것이 결코 아닌, 그것 자체가 신화에 등장하는 신수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입고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녀는 여신....... 아니 여신조차 바래질 정도의 강력함과 아름다움이 충분히 있었다.

어두운 색인 긴 머리카락은 유성이며 눈동자는 보석. 얼굴의 조형 같은 건 말할 필요도 없이, 인간의 지식으로는 설명할 방도가 없는 아름다움이 시도 앞에 존재하고 있다.

 

꿈이 아니었다, 환상이 아니었다, 백일몽이 아니었다.

그렇게 모호하고 불확실한 영상 너머로 본 것보다, 확실하게 자신의 눈으로 본 그녀는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로 시도의 의식을, 마음을 빼앗아갔다.

 

정말로, 토카는 있었다.

근거가 없는, 소망에 가까웠던 확신 고로 그녀와 만날 수 있었던 충격과 감동을 아직도 시도는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다.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는, 잠시 동안의 혼란.

한 편으로, 냉정해진 사고의 일부가 앞으로 나와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애초에, 왜 공간진 경보가 울리고 있는데 토카는 여기에 있지?

게다가 폭발 중심점인 크레이터의 한가운데에 있다니―――――――

 

공간진 경보가 울리는 한중간에 발생한 폭발.

........그 결과가 거리의 폐허화.

토카에게 정신을 빼앗겨 깨닫지 못했던 일련의 사태의 관련성.

아까 전의 폭발......... 저건 확실히 공간진인 건 아닌가?

그렇다면 그 중심점에 있던 토카는, 왜 상처는커녕 흔적도 없는 거지?

상황을 보아하니 폭발한 뒤에 중심에 나타난 것이 아닐까?

 

그것은, .

 

(토카가 공간진의 중심점.......... 토카가 공간진을 일으켰다?)

 

믿을 수 없지만, 그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기이하게도 그녀의 인간과는 동떨어진 미모와 위압감을 발산하는 오라가 신빙성을 높였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욱 더 모르게 된다.

토카는, 대체――――

 

(너는, 누구야............토카?)

 

시도의 머리가 의문으로 가득 찼을 때, ――――――――아침에 느낀 것과 비슷한 듯한 귀울림 소리가 들렸다.

 

 

――――?!――――

 

 

노이즈이자 속삭임 같은, 그런 소리가 귀를 잭(jack)하려고 한다.

지금 현재 인식하는 세계가 갑자기 고요해지고, 폐색감이 시도의 전신을 둘러싼다. 외부 세계의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시각과 청각의 불협화가 있었다.

 

영원한 것 같으면서도 짧은 귀울림이 끝나고, 몇 개의 주파가 감겨서 고막으로 들려온다.

 

 

 

저것은 정령. 내가 타도해야 하는 존재

 

그녀는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이 세계에 나타나는 것만으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처 일대를 날려 버려. “공간진이라 불리는 현상은 그녀 같은 정령이 이 세계에 나타날 때의 여파야

 

 

바로 조금 전에 들었던 목소리와 상당히 비슷한.... 것 같은 목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목소리의 주인들은 시도가 한 대부분의 생각을 증명했다.

아침때와는 달리, 현기증이 나지 않는 귀울림이었던 이유에서인지, 눈에 비치는 세계는 변함없었다.

같았던 것은 누군가에게서 지식을 빌리는 감각과, 그것을 왠지 확신하는 것.

정령――――이세계에서 나타나는 천재지변적인 괴물. 세계를 죽이는 재앙. 그것이 토카의 정체.

 

(정령..............토카가?)

 

확신은 해도 이해가 뒤따라가지 못한 채, 시도는 어리둥절한다.

공간진――――세계 최대의 재해현상. 그 정체이자 원인이...... 정령.

토카의 용모를 보면, 역시 확실히 그 편이 같은 인간이라고 듣는 것보다는 위화감은 없을 것이다.

신이라는 것은 자연재해가 형태를 바꾼 것이라는 말은 자주 듣는 말이다. 정령과 비슷한 취급이다.

아름답다라는 것은, 그것만으로 공포감을 준다. 특히 토카는 폭력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도 그녀가 이 세계에 가져오는 영향과 비례한다는 것처럼 그러하다.

 

누구나 그녀를 넋을 잃고 볼 것이다.

누구나 그녀를 두려워하며 그녀에게 전율할 것이다.

그녀가 바란다면 세계에 있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마음대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멋대로 힘을 발휘하는 폭군이 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진부한 말로 표현하자면, 세계정복도 꿈은 아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힘이 있는데....................

 

 

...........,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는 거야?

 

 

아침과 같은 군소리를 시도는 흘린다.

그 때와 완전히 같다. 토카의 얼굴은 몹시 울적하게 일그러져 있다. 그런데도 가려지지 않는 미모는,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애처로움이 감돈다.

미아가 된 아이처럼, 당장 울 것 같다.

 

더 이상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

 

 

정신 차리면, 시도는 토카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상하다.

 

이상하다고.

 

너무 이상해.

 

뭐야 난. 왜 난 근거도 동기나 이유도 증거도 없는데 이상한 세계를, 본 적도 없는 소녀를, 비현실적인 존재와 사건을 인정하고 있지?

떠오르는 것은, 그 꿈――――― 이츠카 시도에 빙의하려 했다 실패한 저것은, 사실은 나이며 지금의 나이츠카 시도가 아닌, 완전히 다른 인격이 된 것이 아닐까?

등골이 차가워진다. 자신이....... “이츠카 시도인지 무엇인지 모르게 되었다.

어제까지의 나와 오늘의 내가 일치하는지 자신이 없어졌다.

무서웠다. 겁났다. 자신이 자신이 아니라니, 이렇게 기분 나쁜 일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래도!

 

 

(토카는, 그 녀석은, 지금 저기에 있다. 지금, 내 눈에 비치며, 저런 표정을 짓고, 단지 혼자서, 저기에 서 있다)

 

그것은 틀림없는 현실. 확고부동한 진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의심해서는 안 된다,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것도 뒷전이다, 고민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전부!! 이츠카 시도 불확실한 것보다도 먼저 토카, 확실한 것을 어떻게든 해라!!)

 

그렇게 자신을 타일러, 해매임을 잘라 낸다.

그걸로 좋다. 이걸로 됐어. 슬픈 표정을 짓는 사람이 있으면 문답무용으로 다가간다. 그것이 이츠카 시도 나일 터.

저런 슬픈 듯, 외로운 듯한 여자애를 내버려 두고 앞에서 네놈의 고민에 어울려줄 수 없다. 그런 건 남자가 아니다.

참으로 허세 떠는 자신에게, 이 때만큼은 섹슈얼 비스트 칭호를 받아들일까 고민했다.(누군가에게 들은 것 같은데 누구였지?)

 

어쨌든, 지금은 토카다.

 

 

토카!!

 

....................?

 

 

달리면서 외치는 시도를 향해 토카는 몸과 눈을 돌린다. 이쪽에 반응해서, 처음으로 정면으로 맞댄 얼굴에 역시 이건 현실인 거다 하고 안심한다.

 

 

「――――――――――――――」

 

 

시도를 눈치 챈 토카는 이쪽을 보고 있을―――――뿐 만이 아니라, 옥좌의 등받이에 있던 자루 같은 것을 쥐고......... 환각이 만들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검을 뽑아내서는......

 

시도를 향해 휘둘렀다.

 

 

이이이이익!?!?

 

 

보기 흉한 비명을 지르며 순간 머리를 숙여서 참격을 피한다. 시도와 토카의 거리는 아직도 멀다. 검이 닿지 않을 정도로다.

하지만 안 피하면 아플 것이라는, 위기감이 시도를 긴급 회피시킨 탓에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직후에 뭔가가 붕괴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심조심 뒤를 보자, 수많은 건축물이, 그 참격으로 전부 높이가 똑같이 조절당해 있었다.

 

 

, 위험하잖아―――――」

 

 

전전긍긍하며 토카를 향해 움직이던 것을 멈췄다. 아니, 제지당했다.

어느 새일까 엎드리면 코 닿을 데까지 접근한 토카가 손에 든 거대한 검의 칼끝을 시도의 얼굴 바로 앞에 대고 있던 것이다.

 

 

.........! , ―――」

 

뭐야? 너는. 누구인 것이냐?

 

 

 

왜 공격받았는지를 모르는 채, 의심스럽다는 날카로운 시선을 받고, 시도는 깨달았다.

그렇다. 시도가 토카를 안다 해도 토카는 시도를 모른다.

그럴 진데 처음 보는 사람이 멋대로 이름을 부르면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수했다. 하지만....... 검을 쓰는 것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이렇게는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보다 자신이 해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다시 시도는 토카와 마주본다.

 

 

잠깐 기다려 줘, 침착해 줘, 난 적이 아니야. 안 위험해 안 위험해, , 너의 친구――우오오옷?!!!

 

 

대답은 공격이었다.

찌르기가 계속 나와 콤마 단위로 목을 움직여 어떻게든 피하기도 하고, 비스듬히 베기가 연달아 와서 숨 쉴 틈도 없이 과격한 댄스를 추게 된다. 그 때에 아스팔트 땅이 금이 가고, 옆에 있던 전봇대, 건물이 파괴되어 간다. 이미 폐허화된 거리가 다시 파괴되어 가는 것을 시도는 볼 여유조차 없다. 정말로 1초 이하의 시간이라도 놓치면 기다리는 것은 죽음이기 때문에.

 

 

잠깐, 잠깐 기다려!? 미안해요 죄송해요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 엄청 위험한 분위기가 됐으니까 약간 진정하는 게 어떨까 생각했을 뿐 딱히 바보 취급하는 게 아니고 놀리는 것도 아니니까 침착해 주세요 부탁합니다!!!

 

......................................

 

 

덕지덕지 이어서 만든 변명을 듣고 토카는 겨우 척하고 검을 시도의 눈앞에 댔다.

코토리 같이 하는 것은 실패였다, 그렇다고 할까 프렌들리하게 되는 것은 수상쩍다는 것을 알았는데 왜 저렇게 했을까........ 아마 이 가슴 속에 있는 고양감과 당황감이, 영문 모를 상황에 상당한 긴장감을 일으켜 사고가 지리멸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납득했기 때문에 시도는 깨달을 수 없었다....... 자신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공격을 계속 피했다는 이상함을. 그것이 토카를 불필요하게 경계시켰다는 것을.

 

 

다시 묻는다. 너는 누구냐?

 

...........난 이츠카 시도. 나이는 15. 혈액형은 AO형에 Rh+. 키는 17.cm. 체중은 58.5kg. 앉은키는 90.2cm. 시력은 오른쪽 0.6, 왼쪽 0.8, 악력은 오른쪽 43.5kg, 왼쪽 41.2kg, 혈압은―――――잠깐 침착하라고 토카 그 엄청 크게 휘둘러 올린 검을 멈춰 그렇게 하면 내 상반신과 하반신이 안녕하고 홈런돼서 날아가니까 싫어 진짜로 농담 아니고 죽어버리니까 부탁합니다.

 

 

이마에 불끈불끈 핏대를 띄우면서 진자 타법을 가할 준비를 하는 토카에게 필사적으로 사과하는 시도.

냉정해지려고 해도 바로 될 수 있을 정도로 담력은 높지 않았을 터지만, 질리지도 않고 이런 자기소개를 하니까 그렇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스스로도 자기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저것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역시 시도는....................

 

(........., 그만둬, 생각하지 마. 나에 대한 건 뒷전이라고 했잖아)

 

 

이것이 마지막이다. 대답할 생각이 없으면 끝내주겠어. 너는 누구인 것이냐?――――――너도 나를 죽이러 왔느냐?

 

「――――――,

 

 

익숙지 않은 말이지만, 토카의 입에서 들린 그 말은 지금이 두 번째였다. 그 때 들었던 뒤숭숭한 말이다.

 

묻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고, 대답은 전부 알고 있어도, 그런데도 묻지 않을 수는 없었다.

자신이 부정되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도, 그런데도 누군가에게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검 끝에 있는 시도 또한 지금까지 예외 없이 자신을 죽이러 온 사람임이 틀림없다고 부정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혹시, 다르지 않을까, 죽이러 오지 않았을지도 모를까 이런, 있을까 말까한 희망을 품는..............그런 소리.

 

 

나는―――――」

 

 

그렇다면, 아직 괜찮다. 이 쪽의 목소리는 아직 닿는다. 왜냐면 시도는 살해당하지 않고 이렇게 생명의 유예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유예 동안에 어떻게든 한다.

시도가 정말로 싫어하는 그 표정을――――부순다.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이츠카 시도. 평범한 고2 학생이다. 여기에 온 이유는...... 너를 만나기 위해서야.

 

.......역시 그런가, 너도 나를――――」

 

아니야!!!!

 

 

시도의 만나러 왔다라는 말에 적을 확인했다는 험한 표정을 지으며 검을 다시 든 토카에게 힘껏 부정한다.

예상 밖의 대답과 성량에 토카는 깜짝 놀랐지만 시도는 상관하지 않고 계속한다.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고 믿을 수 없는 것은 알아. 허물없이 말을 건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내가 수상함 만점인 사람이라는 것도 이미 알아.

하지만, 그런데도 말하겠어. 나는 너를 놀릴 생각은 없고, 하물며 죽인다 같은 건 티끌만큼도 생각 안 해. 나는 다만 너를 만나러, 토카와 이야기를 하려고 온 거야.

 

?, ??

 

네가 만나왔던 사람은 넌 죽어야 한다고 말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모든 사람이 너를, 토카를 부정하는 게 아냐. 내가 그 중 한 사람이야. 만약 모든 사람이 토카를 부정했다 해도 나는 토카를 부정하지 않아. 그러니까――――」

 

, 기다려라, 잠깐 기다려!! 대체 뭐야? !? 갑자기 나타나서는 영문 모를 말을 하고는!! 대체로 조금 전부터 말한 토카라는 건 대체―――――――」

 

 

흥분을 누르지 못한 채 감정을 그대로 토해내는 시도에게 이번에는 토카가 태클을 건다. 그녀 입장에서는 말의 선악 이전에 언어폭력에 노출된 것과 같을 것이다. 당황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정도로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그 표정이 갑자기 긴장으로 바뀐다.

――――――둘 만의 세계의 침입자들이 끼어들어 왔다.

 

 

뭐야...........어라.......?

 

 

토카가 말을 끊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을 따라 시도도 올려다본다.

 

하늘에서 사람이 떨어진다........아니, 내려오는 건가?

기묘한 언더 슈트에 기계 파츠가 장착되어 있다. 문자 그대로 인간 병기 같은 여자 몇 명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 기계 파츠는 로봇 애니 같은 것에서 자주 보이는 빔 라이플이나 미사일 포드, 비행 유닛 같게도 보인다.

아아, 저건 내려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나는 건가. 그 사람들은 어딘가의 비밀조직이나 기업인가의 특수부대일 것이다......... 이런 한가한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어떻게 봐도 정상적이지도 우호적이지도 않은 모습이고, 뭔가 미사일 포드 같은 것을 기동시키고―――――여기를 향해 쏘기 시작하는 중이고.

 

 

, 어어어어어어?!

 

......................

 

 

수십 발의 군사 병기로 아무런 자비도 없이 공격받아 당황한 시도였지만, 토카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 속으로 바보 취급하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런 건 쓸모없다는 것을, 왜 학습하지 않느냐

 

 

말하고 토카는 미사일이 육박해오는 상공을 향해서 익숙한 동작으로 검을 향한다.

무엇을 할 생각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미사일을 무력화할 힘을 행사할 생각인 것은 자명한 이치. 토카는 인간을 초월한 최강자. 별 뜻 없는 하나하나의 행동마저도 힘이 있다.

염려할 필요 같은 건 없다. 토카가 말하는 대로, 저런 것을 써봤자 상처도 안 나고, 쓰러뜨린다는 생각 따위 망상도 심하다. 세금의 낭비다.

시도가 할 수 있는 것은 말려 들어가지 않게 토카에게서 멀어지는 것 정도일 것이다.

 

토카가 또 저런 표정을 짓지 않았으면 그렇겠지만.

 

 

............그런 건

 

 

못 해. 떨어진다니, 못 해.

이대로 토카를 방치하면, 이대로 싸우게 두면 지금보다 좀 더 일그러진 얼굴이 된다.

그런 얼굴을 하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다. 하지만 뭘 할 수 있어?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이 상황에서 토카를 위해 뭘 할 수 있어? 당장이라도 미사일에 맞을 것 같은데 뭘 할 수 있는데?

 

 

―――――도망칠 수밖에 없다.

 

주마등에 빠진듯한 시간감각의 모순 속에서, 슬로 모션이 되어가는 세계에서 결론을 낸다.

시도는 인간이다.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육박해오는 미사일을 요격해서 격추시키는 일 같은 건 할 수 없다. 토카 대신에 싸울 수도 없다.

 

시도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령들, 토카를 데리고 여기에서 도망치는 것 뿐이다.

 

 

사라져라........... 남김없이 전부, 사라ㅈ――――」

 

토카, 도망칠 거야!

 

!? , 무엇이냐?! 놓아라!!!

 

 

토카의 팔을 잡고, 여기에서 도망치기 위해 달렸다. 이쪽의 손을 떼어 놓으려고 하지만 힘으로 억지로 붙들고 갔다.

 

 

, 너는........도대체

 

젠장!!

 

 

경악과 의문이 배인 중얼거리는 소리가 토카에게서 들려왔지만 이미 십 수미터 거리까지 접근한 미사일을 앞에 두고 신경 쓸 여유조차 없다.

 

이제 다 틀렸다......... 이대로는 맞는다.

좀 더, 좀 더.

 

 

――――――――――좀 더 멀리 도망쳐야.

!!!

 

 

그런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찼을 때와 미사일이 적중한 시기는 동시였다.

 

 

 

 

 

 

 

○ ○ ○

 

 

 

 

 

 

..............맞았나?

 

 

목표에 싱겁게 적중한 미사일을 보고 쿠사카베 료코 일위는 의혹으로 가득 찬 생각을 했다. 그녀 자신을 포함한 주변의 몇 명이 같은 바디-슈트를 껴입고, 같은 기계를 장비한 채 공중을 날고 있다.

 

대정령부대(안티스피릿). 통칭 AST

정령을 사냥해서, 포획해서 죽이기 위한 기계 장비를 장착한 초인――――마술사. 그것이 그녀들이 소속된 부대이자 정체이다.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전투력이 있는, 인류 중에서는 끝없이 정령에 가까운 존재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람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현현장치(리얼라이저), 나아가서는 전술현현 컴뱃장치탑재 리얼라이저 유닛―――CR 유닛이라 불리는 컴퓨터상의 연산 결과를, 물리법칙을 왜곡시켜서 현실세계에 적용하는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술에 의한 것이다. 물론, 제한은 있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대단한 기술, 마법을 재현하는 시스템은 파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것을 인류가 손에 넣은 때는 30년 전의 대재앙.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현장치 리얼라이저도 진보해왔지만, 그런데도 공간진, 그 원인인 정령과는 맞붙지 못하고, 겨우 격퇴하는 것이 한계였다.

 

고로 AST쿠사카베 료코 대장은 피해를 최소한으로 억제해서 쓸데없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빨리 정령을 격퇴하는 것이 신조이다. 대장의 책임, 의무로서 누구보다도 정령의 힘을 이해하고, 분석해서, 정확한 지시를 내릴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납득이 되지 않았다. AAA랭크 정령. 식별명 <프린세스>가 왜 견제 정도의 공격에 맞았는지를 몰랐다.

 

 

어쩐지 기분 나쁘네...... <프린세스>가 어떤 저항도 하지 않다니. ―――총원, 긴장 풀지 말고 집중하세요. 반응이 있는 대로 공격 개시야.

 

 

라져라고 통신 너머로 들리는 부하의 목소리를 들으며 료코는 초연이 자욱한 아래를 확인하고 있다.

정말이지 얼간이 같은 얘기지만, 자신들이 견제로 쐈다고 생각한 미사일이 맞아버려서 <프린세스>를 확인할 수 없게 된 이 상황.

허를 찔렸는지, 연기를 이용해서 이쪽을 단번에 쓰러뜨릴 계산인지는 모르지만 <프린세스>가 이것으로 마지막이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는다.

모든 대원이 다음 액션에 대비하지만, 아직도 반응이 없다.

 

누구나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긴장을 풀지 않는 동안 시간은 지나가서, 서서히 연기가 개인다.

설마하고, 정말 그것으로 당했나 이런 생각이 머리에 지나갔지만, 확인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그럴 정도로 정령이라는 괴물은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초연이 개인다.

거기에 있던 것은―――――――미사일에 의한 파괴흔적 뿐,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프린세스>..........없어?

 

그 말은, 소실(로스트)했다는 뜻?

 

본부! 그 쪽의 관측은 어때?

 

『――――소실(로스트) 확인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지역에서 <프린세스>에 대한 반응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료코가 부대를 지원하는 기지 본부에 물었지만 대답은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소실(로스트)라는 것은 정령이 인계라 불리는 이공간으로 바꾸는 것을 가리킨다. AST대원이 장착한 현현장치 리얼라이저에도 당연히 대항책은 있지만 본부에 탑재된 관측기를 사용하는 쪽이 확실하고, 몸을 감췄는지 아닌지를 조사하는데 더 적합하다.

그 관측기가 소실(로스트)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렇고, 그 지역에 반응이 없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요약하면...........

 

 

도망쳤다는 말이야?...........겁쟁이 <허밋>이라면 몰라도, <프린세스>?

 

 

믿을 수 없다고 중얼거리는 료코에게 다른 대원들도 동의했다.

지금까지 적대한 정령 중에서도 <프린세스>는 주변에 가한 피해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AST에 대한 적대의사가 특히 현저한 개체이며, 큰 부상을 입은 대원도 적지 않다.

<프린세스>가 나타날 만큼 나타나서 공격도 하지 않고 도망쳤다. 게다가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귀신 같이 빠른 힘을 지닌 채.

 

(........이상하네, 이렇게 빨리 전선을 이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그것을 안 썼던 거야?)

 

정령의 기초 신체능력은 인간을 가볍게 상회하지만, 지금 보게 된 빠름은 심상치 않다. 전투가 한창일 때 쓰이면 잠시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아니, 애초에 속도를 이용한 도망일까? 료코에게는 정말로 그 자리에서 사라진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본부에 소실(로스트)했는지 어떤지를 물었던 것이다.

 

 

대장, 저희들은 어떻게 해야.......?

 

소실(로스트)을 확인할 수 없는 이상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어요. 각자 텐구 시를 빈틈없이 수색해서 찾아내는 대로 보고. 그런데도 발견되지 않으면 일단 귀환해.

 

 

역시 그 <프린세스>가 이것으로 마지막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뭔가 전투를 피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잘하면 약점 같은 것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을 바꿔 재빨리 료코가 지시를 내리자 부하들이 일제히 각자 다방면으로 향했다. 료코 자신도 움직이려고 했지만―――――

 

 

.............? 오리가미?

 

......................

 

 

그 중에 딱 한 명 움직이지 않았던 인물―――――토비이치 오리가미가 크레이터와 파괴흔적이 남은 땅을 응시한 채 굳어진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왜 그래? 뭔가 신경 쓰이는 거라도 있어?

 

..................아무것도

 

 

그렇게 짧게 대답하고는 명령대로 오리가미도 탐색하러 갔다. 어딘가 석연치 않기는 하지만 지금은 <프린세스>라고 결론짓고, 본부에도 주변 반응을 조사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

 

 

오리가미는 <프린세스> 탐색에 나섰지만 속으로는 전혀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AST 전원이 격발한 미사일. 그 목표 앞에 사람 그림자가 보인 것 같았던 것이다.

마침 대원들의 시야에서는 <프린세스>가 가려서 안 보였지만 오리가미에게는 <프린세스>가 누군가에게 손을 잡혀 같이 후퇴한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간신히 보인 사람 그림자는 그녀가 바로 전까지 같이 있던 그 소년의 윤곽과 닮아 있었다.

 

 

............이츠카 시도

 

 

그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여기에 있을 리 없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그는 쉘터로 피난했을 터. 몸에 이상은 없었으니까 여기에 올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올 이유가 없다.

 

오늘 아침, 그가 오리가미를 기억하는지 여부를 물으려고,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던 그에게 말을 걸어 여기를 봤나 생각했더니 추욱 실이 끊어진 듯이 쓰러졌을 때는 정말 당황했다.

쓰러진 소리에 무슨 일인가 떠들며, 모이기 시작한 어중이떠중이의 울타리를 닥쳐한마디로 입 다물게 하고 긴급 상황 외에는 사용이 금지된 소형 디바이스, 기초(베이직) 현현장치(리얼라이저)로 마법을 쓰기 위한 영역――――수의영역(Territory)을 전개해서 신속하고 조급하게 양호실로 공주님 포옹한 채 옮기기 시작했다.

일반인이 많이 있는 중에 은닉사항을 드러내는 짓은 어리석다고 하는 것으로도 부족하지만, 마술사의 표준장비인 와이어링 슈트 없이 수의영역(Territory)을 전개하는 것은 뇌에 큰 부담을 줘서, 자칫하면 폐인이나 시체로 전락할 가능성조차 무시한 오리가미의 끔찍한 행동은 이미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일반인 앞에서 와이어링 슈트를 장착할 수는 없다는 그런 냉정한 부분은 약간이나마 있었다.

 

......변명을 하자면 학교에서 오리가미는 영구동토” “*마햐데도스라는 이명대로, 어떤 상대에게도 차가운 감정표현 밖에 하지 않았다.

그런 오리가미가 평소 캐릭이라고는 상상도 못 할 정도의 큰 소리로 거기 비켜어!!!”이런 거친 야수와 같은 포효를 받은 주변 학생들은 여러 가지로 경악하거나 위축돼서, 오리가미의 이상한 힘과 속도는 전혀 깨닫지 못했다.

수의영역(Territory)에 관해서도 이츠카 시도를 너무 걱정한 나머지, 뇌로 가해지는 부담이 전무가 되어, 오히려 지금까지 전개한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 높은, 생각했던 대로인 영역을 만들 수 있었다고 이렇게까지 생각했다.

 

마햐데도스 : 드래곤 퀘스트에 나오는 빙결계 최강마법.

 

 

양호실에 옮긴 뒤는 그의 몸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정성스럽게, 정성스럽게, 게 철저히 조사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여하튼 행ㅇ―――은 아니고 불운하게도 양호교사가 급한 볼 일 때문에 쉬었으니까 대신 오리가미가 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몸이 더럽혀진 상태는 정신 위생상 좋지 않은 이유로 전신 구석구석을 킁카킁카 스읍스읍하고.

확실히 귀를 가슴에 대고 심장박동 소리를 측정해서(확실히 듣기 위해 시도의 교복을 벗겼다.).

열이 있는지 없는지를 전신을 꼭 껴안아 재고(정확하게 감지하기 위해서 시도뿐만 아니라 오리가미도 벗었다.)

 

그 뒤 ●●●●●●하거나 ●●●●●●하고 ●●●를 가져다 대고 ●●●를 확인하고 ●●●●●●●●●쪽으로 ●●●해서 ●●●●●●●●●●●●를 사이에 끼우거나 ●●●●●●처럼 움직이고 ●●●처럼 ●●●가 나오고 ●●● ●●● ●●●

 

 

 




 

 

 

 

잠깐 기다려 주세요.

 

 

 

 

 

 

 

 

 

―――――이렇게 2, 3시간 정도가 지나서, 겨우 검사가 끝나고 문제없다고 판단했다.(둘 다 옷은 제대로 입고 있었다.)

마침 그 때에 2학년 담임이 된 오카미네 선생이 시업식이 끝나고 양호실에 와서, 아마 단순 수면 부족인가 뭔가일 것이라고 전하자 마음이 놓인 표정을 지으며, 오리가미에게 간병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오리가미로서는 이쪽이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고, 시도가 눈을 뜰 때까지는 여기를 떠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아니요라고 가볍게 반응해서 자신이 그를 돌보고 있을 테니까 교실로 돌아가도 괜찮다고 정중하게, 게 가달라고 부탁했다. .........오카미네 선생은 약간 눈물짓고 있었다.

 

그 이후로 몇 분 뒤 이츠카 시도는 눈을 떴다. 그가 오리가미를 확실히 기억하지 않았던 것은 유감이었지만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이쪽이 일방적으로 기억할 뿐이니까.

......그러니까 공간진이 발생했을 때, 오리가미가 AST로서 전장에 가려고 했을 때 그가 이쪽을 걱정하는 말을 해줬던 것은 기뻤다.

마치 전업주부와 커리어 우먼의 신혼 같아서 하늘에라도 오르는 듯한 기분이라는 것은 이런 것일까 생각했고, 오늘이야말로 정령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조차 들었다.

 

그런 이유로 점점 더 신경 쓰였다. 그의 그 표정이, 마치 오리가미가 지금부터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려는지를 아는 듯했던 걱정스런 표정이.

그런 식으로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사람 그림자가 이츠카 시도로 보인 것은. 그가 오리가미가 너무 걱정스럽게 짝이 없어서 쉘터에 없던 오리가미를 찾으러 밖에 나왔다고,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무언가 가능성으로서는 충분히 있을 법하지만 역시 아닐 것이다. 애초에 사람 그림자가 정말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확실치 않고, 이번에 <프린세스>가 보인 빨리도 도망치는 힘을 개인에게만 쓴다면 모를까, 마침 그 자리에 같이 있었을 뿐인 사람에게도 같이 썼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럴 정도로 <프린세스>는 인간에게 공격적인 것이다.

 

그 반대인 가능성으로서, 사람이 힘을 썼다......... 그야말로 있을 수 없다.

정령의 반응은 <프린세스>뿐이었고, 이 텐구 시에 오리가미 일행 이외의 마술사가 존재한다는 보고는 없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난에 늦은 일반인이겠지만―――――역시 있을 수 없다. <프린세스>의 심경 변화보다 있을 수 없다.

 


그렇다는 것은 일반인은 아닌, 마술사 이상으로 인간일지 어떤 존재일지 모를 불투명한 존재라는 것이니까.

 

 

의식이 겉돌고 있다.

전신이 붕 뜬 것 같다.

아아, 이건 꿈속인가 시도는 왠지 모르게 생각했다.

Non-렘수면이었나 렘수면의 어떤 종류였던가 하며 적당히 목적지를 정해서 몸을 떠돌게 한다.

 

 

...........좋은 아침, 이에요. 시도 씨...........!

 

(―――――?)

 

 

그런 도중에, 갑자기 아침 인사를 받고 시도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상하네, 여기는 꿈속인데 = 현재 진행형으로 자는 도중인데 좋은 아침이에요라기 보다는 안녕히 주무세요.”가 맞는 것 같은데...... 아니, 이렇게 의식하고 있었으니까 일어났다 해도 좋은 건가.

 

아니아니, 애초에 지금은 누구의 목소리야?

더듬거리고, 크다고는 하기 어려운 성량이지만, 매우 열심히 인사한다는 것을 알 정도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부끄러움을 잘 타는 사람인지, 아니면 낯가림인지, 대체 누구일까 바라보자 한 소녀가 있었다.

시원스러운 원피스에 눈을 가릴 정도로 깊이 눌러 쓴 밀짚모자. 푸른 머리카락에 간신히 보이는 사파이어 눈동자. 왼팔에 장착된 안대가 첨부된 토끼 퍼펫.

여동생인 코토리와 동년대려나, 소녀의 외모는 색도 분위기도 확실히 정반대인 이미지가 떠오르게 했다.

 

본 적이 없는 소녀........코토리의 친구, 인가?

생각해볼 만 가능성이긴 하지만―――――꿈속이 아니라면 그렇지만.

 

 

시도 씨, 시도 씨

 

(―――――?)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녀가 누구인지를 더듬어보려고 했을 때, 다른 방향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기품 있는 목소리. 고귀함과 우아함이 감긴 어조.

눈을 향하자 거기에는 다른 소녀가 있었다.

칠흑의 머리카락이 얼굴의 왼쪽 반을 덮어 가린 요염한 매력이 있는 소녀였다. 옷차림새는 자신과 같은 라이젠 고등학교의 블레이저 코트.

 

............이런 애, 우리 고등학교에 있었던가?

있다면 틀림없이 학원의 아이돌 취급될 정도의 미모인 애가 유명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전학생이나 뭔가인가? 시업식에 전학 오는 건, 뭐 이상하진 않나―――――

 

 

저는 시도 씨를 만나기 위해 이 학교에 왔어요. 계속 애태워 왔어요. 시도 씨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그러니까 지금은, 매우 행복하답니다.

 

아아, 시도 씨.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시도 씨. 당신은 이래도 저를 구한다고, 돕는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한다.

나를 만나려고 전학 왔어?

애태워 왔어?

행복하답니다?

사랑스러워?

구해?

도와?

 

지나친 급 전개에 머릿속이 뒤엉켜서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가까스로 알아낸 것은 술을 마신듯한 만취감이 이 소녀에게서 나온 매혹과 유혹 때문이라는 것 뿐.

 

 

어떠세요.......?

 

(........?!―――――, , 뭐뭐뭐뭐뭐뭐뭐...?!)

 

 

그런 시도를 뒤쫓아, 반대로, 오버킬 잘 부탁해일 정도로 소녀의 모습이 순간 바뀌었다.

부끄러운 듯이 몸을 비비꼬면서, 옷 면적이 아주 조금밖에 없는 속옷 차림으로 서 있었다.

아슬아슬해, 너무 아슬아슬하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소녀의 속옷, 그리고 깨끗한 하얀 피부를 향해버린다. 그렇지 않아도 머리가 뒤죽박죽인데 이런 섹시에 에로틱한 속옷과 몸을 보게 되면.......... 이제, 이제, 이제, 이제,

 

시도는 꿈에서 정신을 잃는다는 모순되고도 드문 경험을 했다.

 

 

 

 

 

○ ○ ○

 

 

 

!?

 

 

뭔가 터무니없지만 솔직히 고마웠던 충격이 습격한 기분이 들어 푸른 거탑의 육전용의 비명을 내며 시도는 눈을 떴다.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어딘가 본 적이 있는듯한 천장. 그리고――――――

 

 

...........

 

 

인형 같은 소녀의 들여다보는 얼굴.

 

 

일어났어?

 

아아.........일어났어.

 

 

비틀비틀 상체를 일으켜서, 주위를 둘러본다. 신장계, 체중계, 건강에 관한 뉴스나 잔 지식이 붙어있는 게시판, 아무래도 양호실 같다. 1학년 때 건강진단 같은 것으로 신세를 지었으니까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양호실 침대에서 자는 건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왜 이런 곳에서 잠들었지? 그것이 궁금해진다.

 

 

그 그러니까, 확실히......4반 교실에 가서, 들어가고, 바로――――」

 

문 앞에서 쓰러졌어.

 

......그래, 쓰러졌어,

 

 

상황을 정리하려고 머리를 돌리자 점점 뚜렷해진다.

교실을 보다가 거기가 토카와 만난 장소와 겹치고, 뒤에서 부른 이 소녀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었다.

정확하게는 이 소녀의..........저주로, 그랬지만.

 

 

그런데, 저기, 너는.............?

 

 

조심스럽게 시도는 소녀에게 묻는다.

저런 부의 덩어리를 맞은 탓에 어색하게 말을 건네버렸다. 소녀를 보고 쓰러지고, 그 뒤에도 이런 꼴이면 무례에도 정도가 있지만 저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머리가 안쓰러운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기억 안 나?

 

..............미안

 

그래

 

 

여러 의미로 사과하는 시도에게 소녀는 낙담도 불쾌감도 느끼지 않았는지, 한마디만으로 끝내버렸다.

감정을 읽기 어려워도 그녀가 한 말에서 역시 시도는 이 소녀가 만났던 적이 있는 것 같지만, 지금 떠올리는 것은 그만뒀다. 피하고 싶은 감도 있지만, 두 번이나 기절해서는 실례고 폐이다.

 

 

오리가미

 

?

 

토비이치 오리가미

 

아아......... 난 이츠카 시도――――근데 그 쪽은 알았던가, 미안

 

신경 쓰지 마

 

 

다시 사과하는 시도에게도 소녀――――토비이치 오리가미는 이렇다 할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응한다.

얘는 진짜로 저주를 토한 소녀와 동일 인물인가........? 아니, “저것이 뭔지 모르는 이상 동일 취급하는 것은 기우일지도 모른다.

오리가미는 눈앞에 있으니까 사람됨은 본인으로 판단하면 된다.

 

 

그래서, 내가 쓰러져서 양호실로 옮겨졌다고 했지......? 누가 옮겼어? 토노 마치라든가?

 

내가 옮겼어.

 

?

 

내가 옮겼어.

 

――― , 토비이치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오리가미에게 순간 멍해진 시도.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은 안 보이고 필요도 없는 것 같지만 곧바로는 믿을 수 없었다.

그야 그럴 것이다. 그녀의 몸은 일체의 군살을 배제한 듯한 슬렌더한 체형이다. 도무지는 아니지만 남자 하나를 옮길만한 힘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왜 그래?

 

........저기, 무겁지 않았어? 남자 정도 무게는 여자에게는 힘들잖아. 요령이라도 있는 거야?

 

그렇지도 않아, 58.5kg라면 허용범위

 

그래?..............? 58.5kg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들은 수치―――58.5kg라는 건 혹시가 아닌 시도의 체중일 것이다. 확실히 전에 쟀을 때가 그랬던 생각이 난다.

그런 것을 든 것만으로 아는 건지 궁금했지만 이렇게나 기계적인 대응을 하면 묘하게 납득된다.

설마 사전에 조사한 것도 아닐 테고.

 

 

........뭐 어쨌든, 고마워 토비이치. 여기까지 옮겨줘서 도움이 됐어.

 

문제없어. 오히려 득을 봤어.

 

? 득이라니――――」

 

 

도대체 뭘?――――이렇게 말하려고 했을 때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

 

―――」

 

 

크게 울리는 거슬리는 사이렌 소리에 몸이 움츠러든다.

 

 

이건, 공간진 경보?

 

 

오늘 아침 뉴스에서 봤던, 세계 최대 재해인 공간진이 이 거리에 왔다는 것을 알리는 소리에, 하지만 시도는 당황하지는 않았다.

여기에 쉘터가 있는데다가, 시도 자신도 귀찮을 정도로 학교에서 피난훈련을 받았다. 당황하는 쪽이 손해를 볼 정도로 그렇다.

그 때문에 지극히 침착한 반응으로 시도는 양호실에서 쉘터까지의 경로를 떠올린다. 근처에 있는 토비이치도 포커페이스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기분 탓인지 투기로 가득 찬 표정을 지은 것처럼 보였다.

 

 

걸을 수 있어?

 

아아, 괜찮아.

 

 

정신은 어쨌든, 몸은 강제적으로 휴식해서 움직이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얼마나 잤는지 물으려고 오리가미에게 눈을 돌리자 그녀는 먼저 양호실 문에 손을 걸치고 있었다.

 

 

빨리 쉘터로 피난해

 

? 같이 안 가?

 

급한 볼일이 생겼어.

 

 

그렇게 말하고 오리가미는 빨리 양호실에서 나와, 지하 쉘터 방향과는 정반대로 향하고―――――――

 

 

토비이치!!

 

?

 

 

가기 직전에 시도가 불러 세우자, 정지 버튼을 눌린 듯이 급제동을 건다.

 

 

저기........

 

쉘터까지 데려다 주는 게 좋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서두르는 참이었는데 성실하게 이쪽을 걱정해주는 오리가미를 보고, 역시 저것은 뭔가 착각이었나 생각하자 동시에, 그녀를 무서워해버린 것에 대한 자책감이 들었다.

 

 

...........저기

 

.........?

 

 

그렇기 때문에,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감이 있다.

오리가미는 쉘터에 가지 않고, 매우 위험한 일을 하려 하고 있다. 그것도 이번만이 아니라, 몇 번이나 몇 번이고. 왠지 그렇게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머리에 안개가 끼인 듯이 초조하다. 그녀를 이대로 두면, 그 끝에는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기분이 틀림없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게 뭔지를 모른다.

......아니, 다르다.

모르는 게 아니라 알고 싶지 않은 것이다.

..........................................

꿈이겠지만 왜 그런지, 농담이라도 그 장면을 보고 싶지 않아.....................이렇게, 영혼의 밑바닥에서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니까 할 말을 찾아낼 수 없다. 어떻게 멈추면 좋은지 모른다.

 

시도는 그녀를 아무 것도 모르니까.

 

 

조심하는 거,

 

 

결국 나온 말은 그런 한 때의 위안하는 말 뿐이었다.

대체 뭘 하고 싶은 거냐고 자학해 버릴듯한 자신을 나무라면서, 적어도―――시선만큼은 똑바로 향해서 오리가미가 무사하기를 빌었다.

 

그런 시도의 말과 모습에 오리가미는 처음으로 그 얼굴에 감정을, 놀란 표정을 얼마 안 되지만 약간 띄웠다.

겨우 인간다운 면이 보였던 오리가미는 잠깐 멍하니 했다가, 시도처럼 곧게 눈을 향했다.

 

 

갔다 올게

 

 

마치 전업 주부에게 배웅 받는 커리어 우먼 같다고 쓴 웃음을 지으면서 시도는 방금 전까지의 무겁고 처진 기분이 흩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오리가미는 다시 다리를 움직여서, 달려갔다.

기분 탓이 아니라면, 그 얼굴에는 미소가 있던 것 같았다.

 

 

 

 

 

       ○ ○ ○

 

 

 

 

 

.............난 피난해야겠지

 

 

오리가미를 배웅하고, 귀가를 기다릴 일도 없기 때문에 시도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가볍게 기지개를 폈다. 아직도 사이렌은 울리지만 그것과 동시에 복도에서는 교사들의 피난 유도 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오리가미와 한 대화에 너무 집중해서 눈치 채는 것이 늦어진 것 같다.

비교적 크게 들리는 이상해요오! !이런 늘어진 목소리를 듣자 절로 침착된다. 이건 혹시가 아닌 학생에게 대인기인 선생님 타마 짱의 소리다.

 

 

, 12시 지났네...... 3시간 넘게 잤던 건가

 

 

양호실에 있는 벽시계를 보고, 자신이 예상보다 길게 쓰러졌던 것에 대해서 흠칫했다.

생각해보면 익숙하지 않은 이른 기상에 연달아 일어난 정신적 피로가 피크에 달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시업식은 빠질 수 있었고 이 부분은 럭키라고 생각하자.

 

(그나저나, 혹시 토비이치 녀석, 계속 날 간호했던 건가?)

 

봤지만 양호교사는 없고, 쉬는 대신 시도 옆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가........ “득을 봤어라고 한 것은 시업식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을 말한 건가)

 

역시 그런 건가, 겉보기와는 달리 토비이치는 불량이었나 이런 엉뚱한 추측으로 납득한 시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것을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 맞다.

 

 

복도로 나오면서 지하 쉘터로 이어지는 길을 걸어가면서, 그러고 보니 낮에 여동생인 코토리와 외식하러 가자는 약속을 했던 것을 떠올려서 포켓에서 폰을 꺼내고, 코토리의 폰 번호를 눌렀다.

1, 2, 3, 4, 5――――――――――

끝없이 통화음이 울리지만, 멈출 기미가 없다.

 

 

...............................................

 

 

안 좋은 예감이, 불안감이 시도를 얽어맨다. 피난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려고 했을 뿐인데, 통화음이 오래 이어지면 오래 이어질 정도로 코토리가 위험한 일에 빠진 건 아닐까 착각할 것 같다.

끈기 있게 통화음이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받지 않는다. 일단 끊고 다시 한 번 걸지만―――――받지 않는다.

 

 

뭔가 이상한 일에 말려든 건 아니겠지................. 그래, GPS

 

 

애써 냉정해지려는 시도는 코토리의 폰에 GPS기능이 있던 것을 떠올리고는, 통화를 끊고 위치 정보를 확인한다.

 

 

―――――――」

 

 

눈을 의심했다. 폰에 표시된 아이콘은 코토리가 다니는 중학교가 아니라, 약속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멈춰있었다.

고등학교보다 중학교가 빨리 끝났는지, 코토리는 이미 패밀리 레스토랑에 도착해서, 지금도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

 

 

......아니아니아니, 잠깐잠깐, 침착하자. 저기 가까이에 당연히 쉘터가 있겠고, 당황해서 피난했을 테니까 폰을 떨어뜨린 거겠지.

 

 

그래. 그럴 것이다.

시도는 걸으면서 추측한다.

코토리니까 패밀리 레스토랑에 있던 사람들에게 떼를 써서 여기서 기다린다고 했다가 사람들에게 피난처로 끌려가면서 폰을 떨어뜨렸다. 그러니까 받을 수 없던 것이다.

 

 

나 참, 내 여동생이면서 소란스러운 녀석이야.

 

 

악담을 하며 시도는 걸어간다.

지하 쉘터가 아닌, 신발장으로.

 

 

핸드폰 같은 귀중품을 떨어뜨리다니

 

 

그러니까 이것은 확인이다.

코토리가 고지식하게 남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한다. 다만 그것뿐이다.

그것만, 그것만 확인하고, 빨리 피난하자.

실내화에서 구두로 바꿔 신고, 시도는 달려갔다.

 

 

 

 

 

○ ○ ○

 

 

 

 

 

하아, 하아, 하아

 

 

달리고, 달리고, 마구 달린다.

숨은 이미 차올랐다. 근육은 이완해가는 반면, 심장이 너무 뛰어서 가슴에 손을 대지 않아도 두근두근 맥박 쳐서, 몸을 쉬게 하라는 경고를 낸다.

할 수 있는 한 시도는 그것을 무시한다. 몸에 달리기 위한 기능 외에는 바라지 않고, 오로지 아스팔트를 박차고, 팔을 크게 흔든다.

 

(뭐 하는 거야............?)

 

무리하게 움직이는 몸과 달리 시도의 의식은 혼란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럴듯한 가설을 세워 코토리는 피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확인하려고 공간진 경보가 울리는 한복판을 돌아다니다니 위기관리 능력이 붕괴했다는 말을 들어도 뭐라 할 수 없다.

아니, 그건 됐어. 그렇다면 극도로 걱정 많은 사람, 단순한 착각 바보, 시스콘이라 매도되는 것만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 이츠카 시도를 움직이는 것은 코토리의 안부확인은 아니다.

 

시도를 움직이는 것은――――――――충동이었다.

 

시도는 코토리가 무사하다는 예감에, 확신이 있다. 오늘 아침에 꿈을 보았을 뿐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지 모른다.

 

(최악, 이네, ..........!)

 

코토리를 핑계거리로 써버렸기 때문에 느끼는 죄책감. 내심 자신은 코토리를 바보취급했던 건가 하는 자기혐오감이 든다.

 

(진짜로―――――뭘 하고 싶은 거냐고, 어디로 가고 싶은 거야 난)

 

인간은 본능에 거역할 수 없다고 자주 언급되지만, 시도에게는・・ 이것이 본능처럼은 생각되지 않았다.

이것・・은 정말로, 정말로, 충동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무리하게 조종된다고 밖에 나타낼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생각해도 여전히, 시도가 달리는 이유는―――――그런데도 이 행위가, 지금 계속 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달린다. 반성도 고찰도 나중이다. 지금만큼은 이 충동에 몸을 맡긴다. 시도가 다시 힘을 내자――――

 

 

.......!? 뭐야!?

 

 

아무도 없는 길을 달리던 시도의 전방에서 거대한 흑색 덩어리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크기가 커진다.

본적도 없는 현상에 잠시 멍해지고, 다음 순간, 굉장한 폭발음과 충격파가 근처를 휩쓸었다.

 

 

―――――아아아아악!?

 

 

순간 양팔로 얼굴을 감싸고, 다리에 허리에 힘을 줘서 견디며, 폭풍우가 지날 때까지 어떻게든 구르는 것을 막았다.

 

 

............뭐야, 대체 무슨 일이,

 

 

양팔을 내리고, 눈을 뜨자, 눈앞은 이세계로 바뀌어 있었다.

 

기와조각과 자갈로 된 산........ 일찍이 거리를 구성했던 것들이 부서져서 쌓여 있었다.

집의 일부였던 것, 가게의 일부였던 유리는 금이 가서 겉도 붕괴되어 옆 건물로 기울어졌을까, 두 동강 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 영향인지 이곳저곳에 분진이 흩날려서 숨 쉬기도 힘들었다. 땅에도 균열이 일어나서 그 틈새가 함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깊게 파였다.

몇 분 전까지 익숙한 거리의 광경이었는데, 진짜 잠깐 눈을 감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렸다.

 

그래, TV에서 본 그 광경과

그녀를 처음으로 본 그 배경과 아주 똑같이.

 

 

――――」

 

 

설마, 설마하고, 혹시, 혹시라는, 기대인지 불안인지 잘 모를 감정이 하나가 되어 몸을 지배하면서, 폐허를 떠도는 망령처럼 걸어, 유아등에 홀리는 벌레처럼 이끌려―――더듬어 찾았다.

 

거대한 크레이터, 이 참상을 일으킨 폭탄의 중심점.

그 한층 더 중심점에 우뚝 솟은 옥좌.

그 옥좌의 팔걸이에 다리를 대고 선, 그녀.

 

 

「――――, ――――――,

 

 

뭔가 말하려고 입을 움직이는 것도, 이 가슴 안에 있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감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하면 좋을지, 시도는 지금의 정신으로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

 

 

그러니까 다만 한마디, 유일하게 생각난 이 이름을 말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

 

 

 

 

「―――――――――――토카

 

 

오빠아가 일찍 일어나다니 드무네. 모처럼 내가 자는 오빠를 밟아주면서 깨워주려고 했는데~

 

오빠에 대한 경의가 전혀 안 느껴지는 깨우기라고 어이. 일찍 일어나면 득이 된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다고

 

 

시도는 오빠를 체조 매트인가 뭔가로 착각하는 여동생, 빨간 머리카락을 트윈테일로 정리해서 쾌활한 작은 동물 같은 인상을 주는---------이츠카 코토리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빵을 입으로 옮기고 있다.

그 뒤로 얼마동안 다시 잠들 기분도 아니어서, 6시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식사 준비를 빨리 해서, 이렇게 여동생과 같이 아침 식사를 먹고 있었다.

아침에 약한 시도는 약간 신선한 기분이었지만, 그런 시도를 깨우는 담당인 코토리는 많이 유감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수고가 줄어서 기뻐하는 장면이 아닌가...... 아니, 줄어서 불만인가)

 

바보 같다고 할까 비뚤어졌다고 할까, 뭐 그런 면이 귀여운 구석이라 납득하며 언제나 대로인 코토리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진짜 무슨 일이야? 오빠아가 빨리 일어나다니. 항상 우선 앞으로 10분 동안 못 자면 여동생을 간지럼 지옥형에 처해버리는 바이러스, 생략해서 T-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었는데

 

물러 코토리. 몇 번이나 몇 번이나 T-바이러스에 감염된 난 이미 대 T-바이러스 전용 항체 Anti T-바이러스가 생겼어. 그래도 이건------------

 

 

『――――금일 새벽텐구 시 근교의―――――』

 

 

?

 

 

아침에 안 했던 대신 약간의 장난을 치려하기 전에, 켜져 있던 TV에서 아나운서가 말한 자신이 사는 거리의 이름이 나온 탓에 입을 다물었다. 게다가 꽤 근처에 가까웠다.

 

 

공간진.................인가

 

 

뉴스의 내용은 이 세계에서 가장 피해 규모가 높다고 여겨지는 광역 진동 현상--------공간진이었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공간의 진동지진 현상이며, 원인, 시기 같은 대책에 필요한 정보가 거의 불명이라는 재앙이다.

처음으로 확인된 공간진은 대략 30년 전, 유라시아 대륙의 한 가운데가 모조리 없어져, 사망자 약 15천만이라는 역사상 처음인 재해였다.

지금은 세계에서 지하 쉘터 보급률이 올라서, 공간진의 징조를 관측하는 수단도 손에 넣었지만, 공간진 그 자체에 대한 수단은 여태껏 확립되지 않았다. 정령들이 만든 재해지에 대한 재건을 빨리 할 수 있는 정도의 수단밖에 없다. 인류는 아직, 공간진의 공포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어쩐지, 요즘 공간진 많지 않아? 게다가 여기 일대에---------

 

 

그 공포를 뒤쫓듯이 TV화면에서 비치는 참상에, 시도는 말을 잃었다.

 

 

-, 그러네. 약간 예정보다 빠르려나....................?

 

「―――――――――――――」

 

오빠아? 왜 그래?

 

 

맞장구를 치면서 코토리가 의미심장한 말을 무심결에 말해버려서, 살짝 오빠의 모습을 바라보자 바로 그 시도는 경악한 표정으로 TV를 본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상한 모습의 오빠에게 말을 걸어도 시도는 전혀 듣는 상태가 아니다. 아무래도 TV 안 재해지의 꿈 속인 듯했다.

 

 

「―――――――――――――」

 

오빠아, 오빠아. 왜 그래? ?

 

 

대답을 하지 않는 시도에게 의심스러운 시선을 향하는 코토리도 전혀 깨닫지 못한다.

옆에서 보면 이상한 광경이었을 것이다. 공간진에 의한 피해지의 참상은 확실히 심하고, 말을 잃어버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건축물도 도로도 망가지고, 기와조각과 자갈 더미를 보면 전쟁이 시작됐다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30년 전을 기점으로 공간진은 종종 발생해서, 뉴스로도 된다. 시도 정도의 세대가 되면 그건 어느 의미로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이라 납득한다. 이런 화면으로밖에 현상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 해도 표면상의 감정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코토리의 호소는 전혀 모른 채, 시도는 TV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시도에게 이것은 화면상의 사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비춰진 장면은 크레이터에 지워진 땅, 거리의 일부가 폐허가 된 풍경.

이런 광경을 시도는 바로 조금 전에 봤다.

그래, 그녀........토카의 배경을 물들이던 그 광경은 확실히 공간진이 일어난 뒤의 참상을 닮았다.

 

 

오빠아!

 

우옷?!

 

네덜란드 화가가 아니라구! 왜 무시해?! 아침부터 이상해 오빠아! 내가 츄파춥스 입에 물었는데도 스루하고!

 

, 잠깐, 투닥투닥 때리지 마 꽤 아파. 그나저나 밥 먹기 전에 다른 거 먹지 말라고 했잖아

 

뭐야! 지금의 지금까지 몰랐던 주제에!

 

 

사고에 틀어박힌 시도를 현실로 되돌린 사람은 어느 새 옆으로 다가온 코토리의 자비 없는 바디-블로였다. 그 뒤에도 사람의 머리를 탕탕 두드리면서 쫓아오기를 계속했다. 어떻게 봐도 무시하고 놀아주지 않는 오빠에게 화가 나서 폭발한 거겠지.

 

결국, 어떻게든 코토리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시도는 오늘의 점심은 외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매우 좋아하는 디럭스 키즈 플레이트라 연호하는 코토리를 보고 계산적인 녀석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 ○ ○

 

 

 

 

~~...........

 

 

평소보다 여유 있는 시간대에 학교에 도착했는데 시도는 중노동을 끝낸 지 얼마 안 된 피로감을 맛보고 있었다.

물론 몸이 아닌 정신이다. 오늘 본 꿈에서 시작되어, 일어났을 때는 매우 이상한 체험, 그리고 코토리의 제재 펀치. 오늘이 시업식이라 다행이라고 절실히 감사한 적은 처음이었다.

 

복도에 내다 붙여진 반 배정표에 2학년 4반이라 기록된 자신의 이름을 찾아내고 반으로 향하는 것도, 시도의 머릿속을 채운 것은 새로 편성된 반 친구에 대한 것도, 1년 간 신세를 지는 선생님이 누가 될까도 아니고, 아직도 결론낼 수 없는 토카에 대한 것이었다.

 

(꿈 쪽은 정말로 사정을 모르겠지만, 그 중에 나온 원작지식을 떠올린 순간 현기증이 나고, 풍경이 바뀌고, 토카가 있었지.......)

 

원작지식이라는 것은 요컨대 스토리의 대략적인 설정을 가리키는 것이려나. 그렇다면 토카는 창작물 속의 등장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어라? 꿈보다 토카가 신경이 쓰이다니....... 혹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토카가 현실의 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나 머릿속을 차지하다니...... 보통은 꿈은 꿈이라 결론 낼 터인데, 시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TV에서 본 공간진의 재해지를 보고 현실성이 높아진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불가사의한 현상을 봤을 때 느낀 이상한 확신이 시도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토카는 있다, .

 

 

「―――, 여긴가

 

 

목적지를 더듬어 도착한 시도는 하마터면 지나칠 뻔했던 것에 쓴 웃음을 지으며 왠지 모르게 2학년 4반 교실에 들어갔다.

 

 

「――――――――――――」

 

 

그 순간, 시도는 데자뷰를 느꼈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다. 이 고등학교, 도립 라이젠 고등학교는 도립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충실한 재해용 설비가 정돈되어, 지하 쉘터까지 있지만, 그 외의 교실 등의 설비는 딱히 이상한 점은 없고,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교실은 전부 비슷한 구조가 된 것은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시도가 1학년 때에 신세 진 교실과 지금 눈앞에 펼쳐진 교실을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다른 점은 같다고 생각했던 것은 교실이 아니라는 점.

같은 점은 TV에서 본 공간진의 재해지를 봤을 때의 심정.

여기는 토카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을 때와 같은 장소.......

 

 

이츠카 시도

 

「――――

 

 

집에 있었을 때와 똑같이, 외부에서의 간접으로 시도는 현실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여동생의 목소리가 아닌, 들은 적 없는 담담하고 억양이 없는 목소리였다. 문에 서있던 시도를 방해라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말을 건넨듯한 소리.

뒤쪽으로 눈을 돌리자 소녀가 직립부동으로 서 있었다. 부동인 것은 몸 뿐만이 아니라, 인형처럼 잘 갖춰진 얼굴은 확실히 인형처럼 1밀리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대로 가만히 서 있으면 1분 정도는 인형으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녀가 시도를 부른 것 같지만, 시도는 들은 적 없는 소리였고, 그녀의 얼굴도 본 기억이 없다.

어디선가 만난 적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기억을 검색하자,

 

세계가 암전했다.

 

 

―――――」

 

 

거기부터 앞은 아침에 느낀 것과 같다.

뇌가 흔들리고, 시각이 지배되어, 세계가 변해간다.

 

 

 

 

 

 

『――――――오랫동안, 오랫동안 찾아왔어.

겨우 찾아냈어.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5년간은, 이 순간만을 위해서―――――』

 

 

 

 

――――――」

 

 

흰색으로 이루어진 방, 약 냄새나, 전형적인 병실에서 저주가 실린 목소리가 몸을 굳어지게 한다.

저주, 원념, 원망, 증오, 비분, 그리고 절망.

부의 감정이 시도를 가차 없이 침식해간다. 오랫동안 잊었던 자신에게 걸린 절망감이 끓어올라 간다.

아침때와 같다. 이것은 지식, 시도는 아직 이 장면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것은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다. 그럴 터인데.........

이 목소리는 너무나도 곧게 말을 향한다.

이 목소리는 너무나도 곧게 미움을 향한다.

 

그리고 그것은 직접 시도를 향해 부딪치는 것과도 다를 게 없어져―――――

 

 

 

시도는 의식을 놓았다.

 

 

1 1

 

 

...................................

 

 

묘한 기분으로 이츠카 시도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어느 쪽이냐면 상태가 좋다. 여동생에게 삼바 리듬으로 얼굴이나 배 같은 데를 짓밟힌 것도 아니고, 시도의 몸은 양호하고 문제없다.

 

문제가 있다면 정신 쪽, 방금 본........ 이상한 꿈.

 

 

..............뭐였지? 저건?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꿈에 시도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한 소년이 아이를 구하려고 트럭에 뛰어들어 사망하고, 그 뒤,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공간에 소환되어 모든 힘을 가지고 [이츠카 시도]에게 빙의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꿈.

하지만, 그 소년은 너무 많은 것을 바랐다. 너무 무거운 힘에 그의 영혼은 견디지 못하고, 거부반응이라는 결말로 어이없게 두 번째의 생의 찬스가 날아갔다.

 

 

이츠카 시도에 빙의라니, .......말하는 거 아냐?

 

 

빙의처의 이름과 동성동명인 시도는 그렇게 인식하자 곤혹한 감정에서, 의문과 약간의 공포를 느꼈다.

시도는 자신 이외에 동성동명인 이츠카 시도를 만났던 적은, 적어도 자신의 기억에서는 없다. 현실은 물론, 픽션 세계에서도 그렇다.

그 소년은 2차원 세계에 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것은 애니나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이 되고 싶었다는 것. 그런 류를 잘 아는 건 아니라 절대라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자신과 같은 캐릭명 같은 건 들은 적도 없다.

 

(오늘 학교에서 토노 마치한테 물어봐야 하려나)

 

떠오른 사람은 토노 마치라는 비교적 그런 것을 잘 아는 친구였다. 말하기 위한 소재로는 딱 적당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감정――――공포.

빙의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요컨대 원래 그 몸에 있던 인격이 나중에 온 인격으로 치환된다는 것. 즉 전에 있던 인격이 사라져서, 죽는다는 것.

 

 

...................

 

 

무심결에 몸부림친다. 자신이 본 꿈에서 동성동명의 빙의처가, 시도는 아무래도 이 꿈이 남 일 같지가 않다. 그 소년에게는 미안하지만 실패해서 다행이었다고 불근신하게 생각해버렸다.

더 이상 이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나빠질 것 같아서 시도는 다른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해도, 능력........인가

 

 

무심결에 흘린 소리에, 후회했다. 나쁜 기분을 막는 다는 게 시도는 오랜 상처를 후벼파진 감각에 빠져, 다른 종류의 나쁜 기분이 들었다.

떠올렸던 것이다. 자신의 흑역사를. 일찍이 시도가 만든 썩어버린 세계에 바치는 에튀드】【오리지널 캐릭 설정자료】【오의순섬굉폭파

그런 중2병이 일으킨 실수를 경험한 시도는 타인이 걸린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진다.

정말로 왜......... 사람은 잘못을 반복하는 걸까.

 

 

그래도 뭔가...........묘하다고, 할까.......

 

 

마력, 영력, 기력, 그가 말한 여러 가지 능력. 그 중에는 시도가 들은 적 없는 능력스킬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이색적인 것이 하나 있었다.

 

 

음 그러니까, 뭐랬지......? 확실히―――」

 

 

꿈이지만 고로 기억한 것도 애매해서 흐려진 장면이 많아, 떠올리는데 고생한다.

꿈 꾼 기억을 검색하자, 잠시 뒤 히트했다.

 

 

 

그래, 확실히――――――――――――【원작지식

 

 

 

!!?

 

 

정답에 도달한 순간, 강렬한 현기증이 시도를 덮쳤다.

 

 

, 으아

 

 

뇌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눈이 비등하고, 억지로 시야에 비치는 세계가 보이고 자신의 방에서 본 적이 없는 세계로 끌려간다.

어두워지는 세계, 노이즈 투성이인 시야에 노출되고 강렬한 취기가 시도를 침범해간다.

이런, 안 돼. 확신은 없고, 막연한 생각밖에 할 수 없던 시도였지만, 자신이 뭔가 터무니없는 것을, 결코 열어선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것만은 이해했다.

되돌리려 해도 늦었다. 시도는 이미 일방통행인 논스톱 버스를 타버렸다. 할 수 있는 것 따위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이 취기에 저항하는 정도밖에 없었다.

 

영원일까, 순간일까, 영겁일까, 찰나일까, 모든 체감시간을 거쳐, 이츠카 시도는 목적지에 겨우 도착한다.

 

 

 

 

너도.......인가

그도 그럴게 너도 나를 죽이러 온 거지?

내가 만난 인간들은 전부 난 죽어야 한다고 말했었다고

........?

 

 

근처에 있던 것은 소녀였다. 폐허 직전인 거리에서, 거대한 크레이터의 중심에 서서, 빛나는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소녀.

 

 

뭐야 이건...... 뭐가 일어나는 거야?!

 

 

갑작스러운 장면 전환에 시도는 낭패했다. 원작지식이란 무엇인가? 라고 생각한 것만으로 세계가 바뀌었다.

........아니, 다르다. 바뀐 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세계에서 만이며 세계 그 자체는 아니다. 시도는 다만 흐르게 된 스크린을 지켜보는 것에 불과하다. 영문을 모르면서도 시도는 왠지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지식을 빌리는 듯한..... 그렇게 기묘하게 침착한 시도는 다시 소녀의 모습을 보았다.

 

흑발에, 싫증난 상태에, 모든 것에 지쳐버린 모습의 소녀.

절망에 물든, 물들고 있던 그녀.

그 얼굴을 보고, 지금만큼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든 상관없어졌다.

 

 

「――――

 

 

저절로 목소리가 나온다.

그녀와는 초대면이다. 한 번이라도 만났다면 뇌리에 박혀, 문답무용으로 기억당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시도는 봤던 적이 없다.

싫증난 모습이라 해도 깎이지 않는 미모는, 하지만 시도에게는 전혀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다.

 

 

, 그런 표정을 하는 거야?

 

 

시도의 눈에는 그녀의 얼굴은 당장 울 듯한 표정으로밖에 안 보이고, 비통한 목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알고 있다.

 

그 얼굴을.

 

그 소리를.

 

그 절망을.

 

모든 것에게서 전부 부정되는 그 심정을.

 

 

「―――――너는

 

 

이번에는 확신에 찬 소리를 낸다.

 

시도는 내버려둘 수 없었다. 꿈이나 현실일지도 모르는 누더기 같은 이 세계에서도, 말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세계에서도, 절망에 물든 그녀를 내버려둘 수 없었다.

 

 

너는, 누구야?

 

 

그러니까 알고 싶었다. 그녀를. 그녀가 누구인가를.

꿈이든 뭐든 좋다, 어쨌든 그녀를 이대로 둘 수 없다.

......저런 표정을 짓게 해선 안 된다.

 

 

토카

?

 

 

그런 생각을 담은 시도에게, 이 세계가 응했는지, 아니면 눈앞의 그녀 자신이 응했는지, 말을 할 수 없는 세계에서 그녀는 입술을 움직여서 말했다.

자세히 보면 변화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녀 이외에 없었던 이 세계가 석양에 비친 학교의 교사로 바뀌어, 보다 한층 더 그녀를 환상적인 빛을 발하는 예술품으로 바꾸고 있었다.

넘치는 아름다움에 시도는 순간 말을 잃고, 그런 그에게 그녀는 한 번 더, 자신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토카. 내 이름이다. 멋지지?

 

 

그렇게 말한 그녀의 모습은 만족스러운 것 같았고, 자랑스러워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단지 그것뿐.

그녀는, 토카는, 그것만으로 미소로 바뀌었다.

 

 

「―――――그래

 

 

거기에 따라서 시도도 미소로 답한다.

좋은 이름이다. 그 이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이름을 말했던 것만으로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며, 그만큼의 가치가 있음을 알았다.

 

 

「―――――!!?

 

 

그렇게 생각하고 안심하자, 급격한 허탈감이 시도의 몸을 흐트러뜨리고, 다음에는 강력한 흡인력으로......... 마치 블랙홀 같은 저항할 수 없는 힘이 이 세계를 빨아들여서 부수어간다.

석양의 빛깔이 응축되어, 교사도 응축되어, 토카도 응축되어 간다. 마치 세계의 종말을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그래, 이것은 단순한 기억. 지식에 불과한 것이다. 현실의 사건은 아니라고 반 확신하면서 시도는 세계의 붕괴에 몸을 맡긴다.

그 한중간, 시선은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 토카를 향한다. 그녀도 당황한 모습도 없이 시도처럼 몸을 맡기고―――――기분 탓인지, 시도를 보며, 뭔가를 재촉하는 듯 보였다.

 

 

나는

 

 

우연이다. 토카는 시도가 안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저건 빨려 들어가면서도 계속되는 기억, 지식의 계속이다. 지금 하려는 것에 의미는 없다.

 

 

나는 시도――――――이츠카 시도야!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이름을 알아줬으면 했다.

닿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도 말하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다는, 고집스런 생각으로 그렇게 선언하고,

 

세계는 붕괴하고, 암전했다.

 

 

――――――!?

 

 

기능회복에 힘쓰는 안구에 욱신거림을 느껴, 눈을 크게 팍 뜨고 근처를 확인하는 시도.

익숙한 방, 익숙해진 침대, 바로 조금 전까지 자신이 있던 원래 세계가 틀림없었다.

잠깐 사이, 시도는 멍한 채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너무나 현실성 없는 체험에 현실 도피조차 하지 못한 채 생각이 정지될 수밖에 없었다.

 

 

..........토카

 

 

반대다, 생각 정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지금은 백일몽이다, 자신은 아직 잠에 취했던 것이다. 자신의 머리가 미쳐버렸을지도, 그런 현실도피보다, 그런 상황분석보다........

 

시도는 토카라는 소녀를 생각하고 있었다.

몽환의 주민일 가능성과, 망상이 낳은 산물일지도 이런 사고 과정조차 무시하고, 본능으로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다.

 

 

혹시

 

혹시 그녀가 정말로 있다면,

 

한 번 더 만나고 싶다고, 다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빙의라는 건 매우 적당한 말입니다.

 

 

---------------------------------------------------------------------------------------------

 

 

 

 

갑작스럽지만 자넨 죽었네.

 

?

 

 

정신 차리자 새하얀 공간에 있고, 거기에 멈춰선 키가 큰 백발의 노인이 서 있었다. 노인은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내게 사과했다.

 

 

미안. 정말로 미안. 내 작업 미스 때문에 자네를 죽게 해 버렸네.

 

.......? ? 뭐야? 이 텐프레 전개? 이 말 자체도 텐프레지만

 

 

침착한 건지 엄청 긴장한 건지 모를 상태로 나는 대답했다.

확실히 난 트럭에 치일 것 같은 아이를 도우려다가, 그래서―――――

 

 

우와~~ 죽는 방식도 텐프레였나~~~~그렇다는 건 이 후의 전개는

 

그래, 네가 좋아하는 세계의 등장인물로 빙의시켜 주겠다.

 

?

 

 

예상했던 말과는 달라 난 당황했다. 틀림없이 전생이라고 생각했는데...... 뭐 다르지 않나.

 

 

자 선택해보게나. 어떤 세계 인물에게 빙의하고 싶나? 그리고 덤으로 여러 가지 능력을 붙여 준다고

 

데이트 어 라이브! 데이트 어 라이브의 이츠카 시도에게 빙의시켜 줘!!

 

 

바로 결단해서 난 대답한다.

요즘 빠져서 읽던 라이트 노벨. 히로인은 모두 귀엽고 전혀 꽝 없는 작품이다.

그 세계에서 이츠카 시도가 되는 것만으로 그런 히로인들과...... 우후후후후후후.

 

 

너 엄청 기분 나쁜 얼굴 하는구만...... 뭐 상관없네. 그래서 추가 능력은 어떻게 할 건가? 이것도 하고 싶은 만큼 말해도 좋다고

 

하고 싶은 만큼? 그래도 되는 거야? 어떤 능력이라도 돼?

 

그렇게 말했잖나. , 빨리 결정해주게나. 난 바쁘다고

 

그게 죽게 한 녀석이 할 태도냐. 아무튼 상관없어, 그러면―――――――」

 

 

난 생각나는 대로 여러 가지 능력/스킬을 말했다. 시간이 엄청 걸렸을지도 모르지만 메다카 박스아지무의 능력 개수보다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치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뭐 이런 느낌으로 좋으려나. 이 정도 있으면 충분하겠지

 

난 바쁘다고 했는데 너무 시간 들이잖아!! 그럼 빙의시키겠어, 됐지?

 

오우, 부탁해!

 

 

아아, 설마 2차원 세계에 갈 수 있다니. 굴러 들어온 행운인가 이건. 완전 다른가.

 

 

 

?

 

 

흥분해서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자 노인이 뭔가 말했다.

그래, 뭔가 불길한 전조를 포함한 목소리로.

 

 

 

 

삐걱

 

 

 

 

?

 

 

대체 무슨 일일까 해서 노인에게 물으려고 했을 때,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났다. 뭔가와 뭔가가 합쳐진 마찰음――――귀에 거슬리는 소리인, 불협화음.

어디에서 나는 소리지? 귀를 기울여서 음원을 찾는다.

 

 

 

 

삐걱――――삐걱

 

 

 

? .............어어?

 

 

 

들리는 장소는――――――――내 몸이었다.

 

 

 

삐걱――――삐걱삐걱

 

삐걱

 

삐걱삐걱x50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찔리는 고통.

 

꺾이는 고통.

 

잘리는 고통.

 

으깨지는 고통.

 

찢어지는 고통.

 

타는 고통.

 

물리는 고통.

 

총격당하는 고통.

 

이것들 중의 어떤 것이기도 한 듯한 고통이자 어느 것과도 들어맞지 않는 고통이 팔에, 다리에, 눈에, 귀에, 입에, 내장에, 영혼에 뛰어 돌아다닌다.

 

 

, 으아, 크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영문을 모르겠다. 갑자기 덮친 미지의 고통에 난 몸부림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뭐가 일어나는 거야. 내 몸이 어떻게 된 건데!?

 

설명 해보라고 할아범 하고 목소리를 내보려 해도 엄청난 고통에 낼 수 없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소리를 내려고―――――

 

 

,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 의식은 끊어졌다.

 

이유도 모른 채 난 "두 번째의 죽음"을 맞이했다.

 

 

× × ×

 

 

아아~~~~~, 이렇게 되는군. 보통 인간이 저렇게 많은 능력을 바라고 몸이 성할 리가 없다. 보통 풍선에 세계에 있는 공기 전부를 쏟아 붓는 것과 마찬가지지

 

 

노인은 거북하게 말하는 것도 반성한 기색도 전혀 없다. 자신의 미스가 아니라 바란 것은 그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소멸이어도 그의 책임으로 전부 수습된다.

 

 

, 그래. 내 책임이 아니야. , 그래. 그럼 일하러 돌아가자

 

 

자신에게 타이르듯이 중얼거리고 노인은 하얀 공간에서 퇴장해서, 자신의 직장인 천계로 돌아갔다.

 

노인은 이 건은 빙의실패로 정리하는 정도로 끝내고, 일하러 돌아온 뒤는 깔끔히 잊어버렸다.

 

이 실패로 인해 이츠카 시도에게 터무니없는 이변이 일어난 것을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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