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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아가 일찍 일어나다니 드무네. 모처럼 내가 자는 오빠를 밟아주면서 깨워주려고 했는데~

 

오빠에 대한 경의가 전혀 안 느껴지는 깨우기라고 어이. 일찍 일어나면 득이 된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다고

 

 

시도는 오빠를 체조 매트인가 뭔가로 착각하는 여동생, 빨간 머리카락을 트윈테일로 정리해서 쾌활한 작은 동물 같은 인상을 주는---------이츠카 코토리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빵을 입으로 옮기고 있다.

그 뒤로 얼마동안 다시 잠들 기분도 아니어서, 6시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식사 준비를 빨리 해서, 이렇게 여동생과 같이 아침 식사를 먹고 있었다.

아침에 약한 시도는 약간 신선한 기분이었지만, 그런 시도를 깨우는 담당인 코토리는 많이 유감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수고가 줄어서 기뻐하는 장면이 아닌가...... 아니, 줄어서 불만인가)

 

바보 같다고 할까 비뚤어졌다고 할까, 뭐 그런 면이 귀여운 구석이라 납득하며 언제나 대로인 코토리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진짜 무슨 일이야? 오빠아가 빨리 일어나다니. 항상 우선 앞으로 10분 동안 못 자면 여동생을 간지럼 지옥형에 처해버리는 바이러스, 생략해서 T-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었는데

 

물러 코토리. 몇 번이나 몇 번이나 T-바이러스에 감염된 난 이미 대 T-바이러스 전용 항체 Anti T-바이러스가 생겼어. 그래도 이건------------

 

 

『――――금일 새벽텐구 시 근교의―――――』

 

 

?

 

 

아침에 안 했던 대신 약간의 장난을 치려하기 전에, 켜져 있던 TV에서 아나운서가 말한 자신이 사는 거리의 이름이 나온 탓에 입을 다물었다. 게다가 꽤 근처에 가까웠다.

 

 

공간진.................인가

 

 

뉴스의 내용은 이 세계에서 가장 피해 규모가 높다고 여겨지는 광역 진동 현상--------공간진이었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공간의 진동지진 현상이며, 원인, 시기 같은 대책에 필요한 정보가 거의 불명이라는 재앙이다.

처음으로 확인된 공간진은 대략 30년 전, 유라시아 대륙의 한 가운데가 모조리 없어져, 사망자 약 15천만이라는 역사상 처음인 재해였다.

지금은 세계에서 지하 쉘터 보급률이 올라서, 공간진의 징조를 관측하는 수단도 손에 넣었지만, 공간진 그 자체에 대한 수단은 여태껏 확립되지 않았다. 정령들이 만든 재해지에 대한 재건을 빨리 할 수 있는 정도의 수단밖에 없다. 인류는 아직, 공간진의 공포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어쩐지, 요즘 공간진 많지 않아? 게다가 여기 일대에---------

 

 

그 공포를 뒤쫓듯이 TV화면에서 비치는 참상에, 시도는 말을 잃었다.

 

 

-, 그러네. 약간 예정보다 빠르려나....................?

 

「―――――――――――――」

 

오빠아? 왜 그래?

 

 

맞장구를 치면서 코토리가 의미심장한 말을 무심결에 말해버려서, 살짝 오빠의 모습을 바라보자 바로 그 시도는 경악한 표정으로 TV를 본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상한 모습의 오빠에게 말을 걸어도 시도는 전혀 듣는 상태가 아니다. 아무래도 TV 안 재해지의 꿈 속인 듯했다.

 

 

「―――――――――――――」

 

오빠아, 오빠아. 왜 그래? ?

 

 

대답을 하지 않는 시도에게 의심스러운 시선을 향하는 코토리도 전혀 깨닫지 못한다.

옆에서 보면 이상한 광경이었을 것이다. 공간진에 의한 피해지의 참상은 확실히 심하고, 말을 잃어버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건축물도 도로도 망가지고, 기와조각과 자갈 더미를 보면 전쟁이 시작됐다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30년 전을 기점으로 공간진은 종종 발생해서, 뉴스로도 된다. 시도 정도의 세대가 되면 그건 어느 의미로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이라 납득한다. 이런 화면으로밖에 현상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 해도 표면상의 감정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코토리의 호소는 전혀 모른 채, 시도는 TV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시도에게 이것은 화면상의 사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건)

 

 

비춰진 장면은 크레이터에 지워진 땅, 거리의 일부가 폐허가 된 풍경.

이런 광경을 시도는 바로 조금 전에 봤다.

그래, 그녀........토카의 배경을 물들이던 그 광경은 확실히 공간진이 일어난 뒤의 참상을 닮았다.

 

 

오빠아!

 

우옷?!

 

네덜란드 화가가 아니라구! 왜 무시해?! 아침부터 이상해 오빠아! 내가 츄파춥스 입에 물었는데도 스루하고!

 

, 잠깐, 투닥투닥 때리지 마 꽤 아파. 그나저나 밥 먹기 전에 다른 거 먹지 말라고 했잖아

 

뭐야! 지금의 지금까지 몰랐던 주제에!

 

 

사고에 틀어박힌 시도를 현실로 되돌린 사람은 어느 새 옆으로 다가온 코토리의 자비 없는 바디-블로였다. 그 뒤에도 사람의 머리를 탕탕 두드리면서 쫓아오기를 계속했다. 어떻게 봐도 무시하고 놀아주지 않는 오빠에게 화가 나서 폭발한 거겠지.

 

결국, 어떻게든 코토리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시도는 오늘의 점심은 외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매우 좋아하는 디럭스 키즈 플레이트라 연호하는 코토리를 보고 계산적인 녀석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 ○ ○

 

 

 

 

~~...........

 

 

평소보다 여유 있는 시간대에 학교에 도착했는데 시도는 중노동을 끝낸 지 얼마 안 된 피로감을 맛보고 있었다.

물론 몸이 아닌 정신이다. 오늘 본 꿈에서 시작되어, 일어났을 때는 매우 이상한 체험, 그리고 코토리의 제재 펀치. 오늘이 시업식이라 다행이라고 절실히 감사한 적은 처음이었다.

 

복도에 내다 붙여진 반 배정표에 2학년 4반이라 기록된 자신의 이름을 찾아내고 반으로 향하는 것도, 시도의 머릿속을 채운 것은 새로 편성된 반 친구에 대한 것도, 1년 간 신세를 지는 선생님이 누가 될까도 아니고, 아직도 결론낼 수 없는 토카에 대한 것이었다.

 

(꿈 쪽은 정말로 사정을 모르겠지만, 그 중에 나온 원작지식을 떠올린 순간 현기증이 나고, 풍경이 바뀌고, 토카가 있었지.......)

 

원작지식이라는 것은 요컨대 스토리의 대략적인 설정을 가리키는 것이려나. 그렇다면 토카는 창작물 속의 등장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어라? 꿈보다 토카가 신경이 쓰이다니....... 혹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토카가 현실의 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나 머릿속을 차지하다니...... 보통은 꿈은 꿈이라 결론 낼 터인데, 시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TV에서 본 공간진의 재해지를 보고 현실성이 높아진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불가사의한 현상을 봤을 때 느낀 이상한 확신이 시도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토카는 있다, .

 

 

「―――, 여긴가

 

 

목적지를 더듬어 도착한 시도는 하마터면 지나칠 뻔했던 것에 쓴 웃음을 지으며 왠지 모르게 2학년 4반 교실에 들어갔다.

 

 

「――――――――――――」

 

 

그 순간, 시도는 데자뷰를 느꼈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다. 이 고등학교, 도립 라이젠 고등학교는 도립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충실한 재해용 설비가 정돈되어, 지하 쉘터까지 있지만, 그 외의 교실 등의 설비는 딱히 이상한 점은 없고,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교실은 전부 비슷한 구조가 된 것은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시도가 1학년 때에 신세 진 교실과 지금 눈앞에 펼쳐진 교실을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다른 점은 같다고 생각했던 것은 교실이 아니라는 점.

같은 점은 TV에서 본 공간진의 재해지를 봤을 때의 심정.

여기는 토카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을 때와 같은 장소.......

 

 

이츠카 시도

 

「――――

 

 

집에 있었을 때와 똑같이, 외부에서의 간접으로 시도는 현실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여동생의 목소리가 아닌, 들은 적 없는 담담하고 억양이 없는 목소리였다. 문에 서있던 시도를 방해라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말을 건넨듯한 소리.

뒤쪽으로 눈을 돌리자 소녀가 직립부동으로 서 있었다. 부동인 것은 몸 뿐만이 아니라, 인형처럼 잘 갖춰진 얼굴은 확실히 인형처럼 1밀리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대로 가만히 서 있으면 1분 정도는 인형으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녀가 시도를 부른 것 같지만, 시도는 들은 적 없는 소리였고, 그녀의 얼굴도 본 기억이 없다.

어디선가 만난 적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기억을 검색하자,

 

세계가 암전했다.

 

 

―――――」

 

 

거기부터 앞은 아침에 느낀 것과 같다.

뇌가 흔들리고, 시각이 지배되어, 세계가 변해간다.

 

 

 

 

 

 

『――――――오랫동안, 오랫동안 찾아왔어.

겨우 찾아냈어.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5년간은, 이 순간만을 위해서―――――』

 

 

 

 

――――――」

 

 

흰색으로 이루어진 방, 약 냄새나, 전형적인 병실에서 저주가 실린 목소리가 몸을 굳어지게 한다.

저주, 원념, 원망, 증오, 비분, 그리고 절망.

부의 감정이 시도를 가차 없이 침식해간다. 오랫동안 잊었던 자신에게 걸린 절망감이 끓어올라 간다.

아침때와 같다. 이것은 지식, 시도는 아직 이 장면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것은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다. 그럴 터인데.........

이 목소리는 너무나도 곧게 말을 향한다.

이 목소리는 너무나도 곧게 미움을 향한다.

 

그리고 그것은 직접 시도를 향해 부딪치는 것과도 다를 게 없어져―――――

 

 

 

시도는 의식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