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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겉돌고 있다.

전신이 붕 뜬 것 같다.

아아, 이건 꿈속인가 시도는 왠지 모르게 생각했다.

Non-렘수면이었나 렘수면의 어떤 종류였던가 하며 적당히 목적지를 정해서 몸을 떠돌게 한다.

 

 

...........좋은 아침, 이에요. 시도 씨...........!

 

(―――――?)

 

 

그런 도중에, 갑자기 아침 인사를 받고 시도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상하네, 여기는 꿈속인데 = 현재 진행형으로 자는 도중인데 좋은 아침이에요라기 보다는 안녕히 주무세요.”가 맞는 것 같은데...... 아니, 이렇게 의식하고 있었으니까 일어났다 해도 좋은 건가.

 

아니아니, 애초에 지금은 누구의 목소리야?

더듬거리고, 크다고는 하기 어려운 성량이지만, 매우 열심히 인사한다는 것을 알 정도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부끄러움을 잘 타는 사람인지, 아니면 낯가림인지, 대체 누구일까 바라보자 한 소녀가 있었다.

시원스러운 원피스에 눈을 가릴 정도로 깊이 눌러 쓴 밀짚모자. 푸른 머리카락에 간신히 보이는 사파이어 눈동자. 왼팔에 장착된 안대가 첨부된 토끼 퍼펫.

여동생인 코토리와 동년대려나, 소녀의 외모는 색도 분위기도 확실히 정반대인 이미지가 떠오르게 했다.

 

본 적이 없는 소녀........코토리의 친구, 인가?

생각해볼 만 가능성이긴 하지만―――――꿈속이 아니라면 그렇지만.

 

 

시도 씨, 시도 씨

 

(―――――?)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녀가 누구인지를 더듬어보려고 했을 때, 다른 방향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기품 있는 목소리. 고귀함과 우아함이 감긴 어조.

눈을 향하자 거기에는 다른 소녀가 있었다.

칠흑의 머리카락이 얼굴의 왼쪽 반을 덮어 가린 요염한 매력이 있는 소녀였다. 옷차림새는 자신과 같은 라이젠 고등학교의 블레이저 코트.

 

............이런 애, 우리 고등학교에 있었던가?

있다면 틀림없이 학원의 아이돌 취급될 정도의 미모인 애가 유명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전학생이나 뭔가인가? 시업식에 전학 오는 건, 뭐 이상하진 않나―――――

 

 

저는 시도 씨를 만나기 위해 이 학교에 왔어요. 계속 애태워 왔어요. 시도 씨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그러니까 지금은, 매우 행복하답니다.

 

아아, 시도 씨.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시도 씨. 당신은 이래도 저를 구한다고, 돕는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한다.

나를 만나려고 전학 왔어?

애태워 왔어?

행복하답니다?

사랑스러워?

구해?

도와?

 

지나친 급 전개에 머릿속이 뒤엉켜서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가까스로 알아낸 것은 술을 마신듯한 만취감이 이 소녀에게서 나온 매혹과 유혹 때문이라는 것 뿐.

 

 

어떠세요.......?

 

(........?!―――――, , 뭐뭐뭐뭐뭐뭐뭐...?!)

 

 

그런 시도를 뒤쫓아, 반대로, 오버킬 잘 부탁해일 정도로 소녀의 모습이 순간 바뀌었다.

부끄러운 듯이 몸을 비비꼬면서, 옷 면적이 아주 조금밖에 없는 속옷 차림으로 서 있었다.

아슬아슬해, 너무 아슬아슬하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소녀의 속옷, 그리고 깨끗한 하얀 피부를 향해버린다. 그렇지 않아도 머리가 뒤죽박죽인데 이런 섹시에 에로틱한 속옷과 몸을 보게 되면.......... 이제, 이제, 이제, 이제,

 

시도는 꿈에서 정신을 잃는다는 모순되고도 드문 경험을 했다.

 

 

 

 

 

○ ○ ○

 

 

 

!?

 

 

뭔가 터무니없지만 솔직히 고마웠던 충격이 습격한 기분이 들어 푸른 거탑의 육전용의 비명을 내며 시도는 눈을 떴다.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어딘가 본 적이 있는듯한 천장. 그리고――――――

 

 

...........

 

 

인형 같은 소녀의 들여다보는 얼굴.

 

 

일어났어?

 

아아.........일어났어.

 

 

비틀비틀 상체를 일으켜서, 주위를 둘러본다. 신장계, 체중계, 건강에 관한 뉴스나 잔 지식이 붙어있는 게시판, 아무래도 양호실 같다. 1학년 때 건강진단 같은 것으로 신세를 지었으니까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양호실 침대에서 자는 건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왜 이런 곳에서 잠들었지? 그것이 궁금해진다.

 

 

그 그러니까, 확실히......4반 교실에 가서, 들어가고, 바로――――」

 

문 앞에서 쓰러졌어.

 

......그래, 쓰러졌어,

 

 

상황을 정리하려고 머리를 돌리자 점점 뚜렷해진다.

교실을 보다가 거기가 토카와 만난 장소와 겹치고, 뒤에서 부른 이 소녀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었다.

정확하게는 이 소녀의..........저주로, 그랬지만.

 

 

그런데, 저기, 너는.............?

 

 

조심스럽게 시도는 소녀에게 묻는다.

저런 부의 덩어리를 맞은 탓에 어색하게 말을 건네버렸다. 소녀를 보고 쓰러지고, 그 뒤에도 이런 꼴이면 무례에도 정도가 있지만 저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머리가 안쓰러운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기억 안 나?

 

..............미안

 

그래

 

 

여러 의미로 사과하는 시도에게 소녀는 낙담도 불쾌감도 느끼지 않았는지, 한마디만으로 끝내버렸다.

감정을 읽기 어려워도 그녀가 한 말에서 역시 시도는 이 소녀가 만났던 적이 있는 것 같지만, 지금 떠올리는 것은 그만뒀다. 피하고 싶은 감도 있지만, 두 번이나 기절해서는 실례고 폐이다.

 

 

오리가미

 

?

 

토비이치 오리가미

 

아아......... 난 이츠카 시도――――근데 그 쪽은 알았던가, 미안

 

신경 쓰지 마

 

 

다시 사과하는 시도에게도 소녀――――토비이치 오리가미는 이렇다 할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응한다.

얘는 진짜로 저주를 토한 소녀와 동일 인물인가........? 아니, “저것이 뭔지 모르는 이상 동일 취급하는 것은 기우일지도 모른다.

오리가미는 눈앞에 있으니까 사람됨은 본인으로 판단하면 된다.

 

 

그래서, 내가 쓰러져서 양호실로 옮겨졌다고 했지......? 누가 옮겼어? 토노 마치라든가?

 

내가 옮겼어.

 

?

 

내가 옮겼어.

 

――― , 토비이치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오리가미에게 순간 멍해진 시도.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은 안 보이고 필요도 없는 것 같지만 곧바로는 믿을 수 없었다.

그야 그럴 것이다. 그녀의 몸은 일체의 군살을 배제한 듯한 슬렌더한 체형이다. 도무지는 아니지만 남자 하나를 옮길만한 힘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왜 그래?

 

........저기, 무겁지 않았어? 남자 정도 무게는 여자에게는 힘들잖아. 요령이라도 있는 거야?

 

그렇지도 않아, 58.5kg라면 허용범위

 

그래?..............? 58.5kg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들은 수치―――58.5kg라는 건 혹시가 아닌 시도의 체중일 것이다. 확실히 전에 쟀을 때가 그랬던 생각이 난다.

그런 것을 든 것만으로 아는 건지 궁금했지만 이렇게나 기계적인 대응을 하면 묘하게 납득된다.

설마 사전에 조사한 것도 아닐 테고.

 

 

........뭐 어쨌든, 고마워 토비이치. 여기까지 옮겨줘서 도움이 됐어.

 

문제없어. 오히려 득을 봤어.

 

? 득이라니――――」

 

 

도대체 뭘?――――이렇게 말하려고 했을 때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

 

―――」

 

 

크게 울리는 거슬리는 사이렌 소리에 몸이 움츠러든다.

 

 

이건, 공간진 경보?

 

 

오늘 아침 뉴스에서 봤던, 세계 최대 재해인 공간진이 이 거리에 왔다는 것을 알리는 소리에, 하지만 시도는 당황하지는 않았다.

여기에 쉘터가 있는데다가, 시도 자신도 귀찮을 정도로 학교에서 피난훈련을 받았다. 당황하는 쪽이 손해를 볼 정도로 그렇다.

그 때문에 지극히 침착한 반응으로 시도는 양호실에서 쉘터까지의 경로를 떠올린다. 근처에 있는 토비이치도 포커페이스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기분 탓인지 투기로 가득 찬 표정을 지은 것처럼 보였다.

 

 

걸을 수 있어?

 

아아, 괜찮아.

 

 

정신은 어쨌든, 몸은 강제적으로 휴식해서 움직이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얼마나 잤는지 물으려고 오리가미에게 눈을 돌리자 그녀는 먼저 양호실 문에 손을 걸치고 있었다.

 

 

빨리 쉘터로 피난해

 

? 같이 안 가?

 

급한 볼일이 생겼어.

 

 

그렇게 말하고 오리가미는 빨리 양호실에서 나와, 지하 쉘터 방향과는 정반대로 향하고―――――――

 

 

토비이치!!

 

?

 

 

가기 직전에 시도가 불러 세우자, 정지 버튼을 눌린 듯이 급제동을 건다.

 

 

저기........

 

쉘터까지 데려다 주는 게 좋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서두르는 참이었는데 성실하게 이쪽을 걱정해주는 오리가미를 보고, 역시 저것은 뭔가 착각이었나 생각하자 동시에, 그녀를 무서워해버린 것에 대한 자책감이 들었다.

 

 

...........저기

 

.........?

 

 

그렇기 때문에,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감이 있다.

오리가미는 쉘터에 가지 않고, 매우 위험한 일을 하려 하고 있다. 그것도 이번만이 아니라, 몇 번이나 몇 번이고. 왠지 그렇게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머리에 안개가 끼인 듯이 초조하다. 그녀를 이대로 두면, 그 끝에는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기분이 틀림없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게 뭔지를 모른다.

......아니, 다르다.

모르는 게 아니라 알고 싶지 않은 것이다.

..........................................

꿈이겠지만 왜 그런지, 농담이라도 그 장면을 보고 싶지 않아.....................이렇게, 영혼의 밑바닥에서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니까 할 말을 찾아낼 수 없다. 어떻게 멈추면 좋은지 모른다.

 

시도는 그녀를 아무 것도 모르니까.

 

 

조심하는 거,

 

 

결국 나온 말은 그런 한 때의 위안하는 말 뿐이었다.

대체 뭘 하고 싶은 거냐고 자학해 버릴듯한 자신을 나무라면서, 적어도―――시선만큼은 똑바로 향해서 오리가미가 무사하기를 빌었다.

 

그런 시도의 말과 모습에 오리가미는 처음으로 그 얼굴에 감정을, 놀란 표정을 얼마 안 되지만 약간 띄웠다.

겨우 인간다운 면이 보였던 오리가미는 잠깐 멍하니 했다가, 시도처럼 곧게 눈을 향했다.

 

 

갔다 올게

 

 

마치 전업 주부에게 배웅 받는 커리어 우먼 같다고 쓴 웃음을 지으면서 시도는 방금 전까지의 무겁고 처진 기분이 흩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오리가미는 다시 다리를 움직여서, 달려갔다.

기분 탓이 아니라면, 그 얼굴에는 미소가 있던 것 같았다.

 

 

 

 

 

       ○ ○ ○

 

 

 

 

 

.............난 피난해야겠지

 

 

오리가미를 배웅하고, 귀가를 기다릴 일도 없기 때문에 시도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가볍게 기지개를 폈다. 아직도 사이렌은 울리지만 그것과 동시에 복도에서는 교사들의 피난 유도 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오리가미와 한 대화에 너무 집중해서 눈치 채는 것이 늦어진 것 같다.

비교적 크게 들리는 이상해요오! !이런 늘어진 목소리를 듣자 절로 침착된다. 이건 혹시가 아닌 학생에게 대인기인 선생님 타마 짱의 소리다.

 

 

, 12시 지났네...... 3시간 넘게 잤던 건가

 

 

양호실에 있는 벽시계를 보고, 자신이 예상보다 길게 쓰러졌던 것에 대해서 흠칫했다.

생각해보면 익숙하지 않은 이른 기상에 연달아 일어난 정신적 피로가 피크에 달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시업식은 빠질 수 있었고 이 부분은 럭키라고 생각하자.

 

(그나저나, 혹시 토비이치 녀석, 계속 날 간호했던 건가?)

 

봤지만 양호교사는 없고, 쉬는 대신 시도 옆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가........ “득을 봤어라고 한 것은 시업식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을 말한 건가)

 

역시 그런 건가, 겉보기와는 달리 토비이치는 불량이었나 이런 엉뚱한 추측으로 납득한 시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것을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 맞다.

 

 

복도로 나오면서 지하 쉘터로 이어지는 길을 걸어가면서, 그러고 보니 낮에 여동생인 코토리와 외식하러 가자는 약속을 했던 것을 떠올려서 포켓에서 폰을 꺼내고, 코토리의 폰 번호를 눌렀다.

1, 2, 3, 4, 5――――――――――

끝없이 통화음이 울리지만, 멈출 기미가 없다.

 

 

...............................................

 

 

안 좋은 예감이, 불안감이 시도를 얽어맨다. 피난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려고 했을 뿐인데, 통화음이 오래 이어지면 오래 이어질 정도로 코토리가 위험한 일에 빠진 건 아닐까 착각할 것 같다.

끈기 있게 통화음이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받지 않는다. 일단 끊고 다시 한 번 걸지만―――――받지 않는다.

 

 

뭔가 이상한 일에 말려든 건 아니겠지................. 그래, GPS

 

 

애써 냉정해지려는 시도는 코토리의 폰에 GPS기능이 있던 것을 떠올리고는, 통화를 끊고 위치 정보를 확인한다.

 

 

―――――――」

 

 

눈을 의심했다. 폰에 표시된 아이콘은 코토리가 다니는 중학교가 아니라, 약속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멈춰있었다.

고등학교보다 중학교가 빨리 끝났는지, 코토리는 이미 패밀리 레스토랑에 도착해서, 지금도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

 

 

......아니아니아니, 잠깐잠깐, 침착하자. 저기 가까이에 당연히 쉘터가 있겠고, 당황해서 피난했을 테니까 폰을 떨어뜨린 거겠지.

 

 

그래. 그럴 것이다.

시도는 걸으면서 추측한다.

코토리니까 패밀리 레스토랑에 있던 사람들에게 떼를 써서 여기서 기다린다고 했다가 사람들에게 피난처로 끌려가면서 폰을 떨어뜨렸다. 그러니까 받을 수 없던 것이다.

 

 

나 참, 내 여동생이면서 소란스러운 녀석이야.

 

 

악담을 하며 시도는 걸어간다.

지하 쉘터가 아닌, 신발장으로.

 

 

핸드폰 같은 귀중품을 떨어뜨리다니

 

 

그러니까 이것은 확인이다.

코토리가 고지식하게 남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한다. 다만 그것뿐이다.

그것만, 그것만 확인하고, 빨리 피난하자.

실내화에서 구두로 바꿔 신고, 시도는 달려갔다.

 

 

 

 

 

○ ○ ○

 

 

 

 

 

하아, 하아, 하아

 

 

달리고, 달리고, 마구 달린다.

숨은 이미 차올랐다. 근육은 이완해가는 반면, 심장이 너무 뛰어서 가슴에 손을 대지 않아도 두근두근 맥박 쳐서, 몸을 쉬게 하라는 경고를 낸다.

할 수 있는 한 시도는 그것을 무시한다. 몸에 달리기 위한 기능 외에는 바라지 않고, 오로지 아스팔트를 박차고, 팔을 크게 흔든다.

 

(뭐 하는 거야............?)

 

무리하게 움직이는 몸과 달리 시도의 의식은 혼란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럴듯한 가설을 세워 코토리는 피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확인하려고 공간진 경보가 울리는 한복판을 돌아다니다니 위기관리 능력이 붕괴했다는 말을 들어도 뭐라 할 수 없다.

아니, 그건 됐어. 그렇다면 극도로 걱정 많은 사람, 단순한 착각 바보, 시스콘이라 매도되는 것만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 이츠카 시도를 움직이는 것은 코토리의 안부확인은 아니다.

 

시도를 움직이는 것은――――――――충동이었다.

 

시도는 코토리가 무사하다는 예감에, 확신이 있다. 오늘 아침에 꿈을 보았을 뿐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지 모른다.

 

(최악, 이네, ..........!)

 

코토리를 핑계거리로 써버렸기 때문에 느끼는 죄책감. 내심 자신은 코토리를 바보취급했던 건가 하는 자기혐오감이 든다.

 

(진짜로―――――뭘 하고 싶은 거냐고, 어디로 가고 싶은 거야 난)

 

인간은 본능에 거역할 수 없다고 자주 언급되지만, 시도에게는・・ 이것이 본능처럼은 생각되지 않았다.

이것・・은 정말로, 정말로, 충동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무리하게 조종된다고 밖에 나타낼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생각해도 여전히, 시도가 달리는 이유는―――――그런데도 이 행위가, 지금 계속 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달린다. 반성도 고찰도 나중이다. 지금만큼은 이 충동에 몸을 맡긴다. 시도가 다시 힘을 내자――――

 

 

.......!? 뭐야!?

 

 

아무도 없는 길을 달리던 시도의 전방에서 거대한 흑색 덩어리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크기가 커진다.

본적도 없는 현상에 잠시 멍해지고, 다음 순간, 굉장한 폭발음과 충격파가 근처를 휩쓸었다.

 

 

―――――아아아아악!?

 

 

순간 양팔로 얼굴을 감싸고, 다리에 허리에 힘을 줘서 견디며, 폭풍우가 지날 때까지 어떻게든 구르는 것을 막았다.

 

 

............뭐야, 대체 무슨 일이,

 

 

양팔을 내리고, 눈을 뜨자, 눈앞은 이세계로 바뀌어 있었다.

 

기와조각과 자갈로 된 산........ 일찍이 거리를 구성했던 것들이 부서져서 쌓여 있었다.

집의 일부였던 것, 가게의 일부였던 유리는 금이 가서 겉도 붕괴되어 옆 건물로 기울어졌을까, 두 동강 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 영향인지 이곳저곳에 분진이 흩날려서 숨 쉬기도 힘들었다. 땅에도 균열이 일어나서 그 틈새가 함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깊게 파였다.

몇 분 전까지 익숙한 거리의 광경이었는데, 진짜 잠깐 눈을 감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렸다.

 

그래, TV에서 본 그 광경과

그녀를 처음으로 본 그 배경과 아주 똑같이.

 

 

――――」

 

 

설마, 설마하고, 혹시, 혹시라는, 기대인지 불안인지 잘 모를 감정이 하나가 되어 몸을 지배하면서, 폐허를 떠도는 망령처럼 걸어, 유아등에 홀리는 벌레처럼 이끌려―――더듬어 찾았다.

 

거대한 크레이터, 이 참상을 일으킨 폭탄의 중심점.

그 한층 더 중심점에 우뚝 솟은 옥좌.

그 옥좌의 팔걸이에 다리를 대고 선, 그녀.

 

 

「――――, ――――――,

 

 

뭔가 말하려고 입을 움직이는 것도, 이 가슴 안에 있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감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하면 좋을지, 시도는 지금의 정신으로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

 

 

그러니까 다만 한마디, 유일하게 생각난 이 이름을 말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

 

 

 

 

「―――――――――――토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