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가끔 번역물을 올리는 블로그입니다.
2ndboost

태그목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이어서 써 버렸다

여러 가지로 고심했던 결과 이것을 먼저 썼습니다. 3작 동시 진행이라니 대~단하네요. 그렇다고는 해도 제가 나쁘지만요.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소설투고가 스트레스 발산이 된 이상한 작자가 쓴 글입니다만, 앞으로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점심시간의 요정

 

 

점심시간.

그것은 배고픔과 재미없는 수업을 계속 참은 학생들에게 주어진 안식의 시간이다.

만약 리얼충이라면 친구와 모여 점심을 먹으면서 즐겁게 담소하겠지만, 공교롭게도 아싸인 나는 유유히 혼자 먹는다. 아무튼, 지금까지 계속 그랬으니까 그다지 문제도 아니다. 다만 교실 내에서의 점심식사는 항상 리얼충들의 시끄러운 대화소리가 들리므로, 혼자 먹기에 적합한 베스트플레이스로 이동하는 것이 내 지론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우선, 매점에 가서 점심식사 할 빵을 확보하러 가야만 한다. 가야만 한다, 전장의 매점으로.

 

 

웅성웅성웅성웅성...

 

 

지갑을 확인하고, 의자에서 일어났더니 이변을 깨달았다.

이변이라고 해도 평소보다 복도가 시끄럽다는, 신경 쓰지 않아도 문제없는 레벨의 이변이지만.

 

(신경 쓰지 말고 빨리 갈까. 밍기적 거리고 있으면 맛없는 빵밖에 살 수 없고. 맛없는 빵 주세요! 같은 말을 할 생각은 없다고)

 

 

, 실례합니다. 저기, ... 히키가야 님은 계십니까...

 

! ?

 

 

열린 교실 문 앞에서,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렸다.

툭 터놓자면 목소리와 얼굴을 매치시킬 수 있는 인간이 극단적으로 적은 나지만, 이 목소리는 얼굴을 아는 레벨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할까 잊을 리가 없는 인물이다.

바로 그 때 아싸 경보기가 머릿속에서 울린다. 바로 의자로 Back Home해서, 책상 위로 폭 엎드려 자는 척.

긴장으로 두근두근한 시끄러운 심장소리를 들으며, 문 저 편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히키가야? 그런 애 있었나?

 

 

, 우리 클래스의 올바른 답변이군요. 감사합니다.

 

 

, 혹시 힛키를 말하는 거야? 그러면 저기, 저 자리에서 푹 엎드려서 자고 있어.

 

 

What‘s ! ?

누구냐? 나를 아는 사람은!? 그러면서도 F반 학생이냐!?

그나저나 힛키라니 뭐야! 나는 히키코모리가 아냐! 히키코모리 예비군이다!!

 

 

, .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

 

 

뚜벅뚜벅뚜벅...

 

 

입구에서 조용한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발소리가 내 자리 옆에서 멈추고,

 

 

톡톡

 

 

어깨를 두드리는 느낌이 들었다.

 

 

히키가야 님, 일어나 주세요. 점심시간이에요.

 

...............

 

 

조심조심 얼굴을 든다. 거기에는, 아니나 다를까 유키노시타가 있었다.

익숙지 않은 다른 클래스라 그런지, 그 얼굴은 약간 긴장한 것처럼 보인다. 분명 입구에서 이쪽 클래스 학생한테 얘기할 때도 긴장했겠지.

근데 왜 이 녀석이 갑자기 여기에 왔지? 우선 무시할 수도 없고, 교실 내 시선이 집중된 것 같으니 적당히 대답할까.

 

 

, 여어 유키노시타. 왜 그래 갑자기

 

「ㄴ, . 저기, 말인데... 실은 점심을 만들어 와서... , 괜찮으시면, 같이 드시지 않겠습니까...?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 흠칫흠칫 손에 들고 있는 도시락 통을 보이는 유키노시타.

그 도시락 통은 어떻게 봐도 찬합 사이즈가 2단 정도 되는 것처럼 보여, 유키노시타가 혼자 먹기에는 확실히 많아 보인다.

 

 

그러니까 즉, 내 몫의 도시락도 만들어 왔으니까 같이 먹자는 거야?

 

「ㄴ, , 그렇습니다...

 

 

웅성웅성

 

유키노시타가 대답을 한 순간, 주변에 있던 클래스메이트가 술렁거렸다. 아무튼, 당연한가. 학년 넘버원인 미소녀로 유명한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클래스에 아는 사람조차도 없는 아싸에게 손수 만든 도시락을 가져왔으니까. 솔직히 나 자신도, 꿈이냐 여길 만한 광경이다.

 

 

연인이고, 클래스가 다르기도 하니 적어도 점심시간 정도는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폐였습니까?

 

, 그렇지 않다고? 오히려 유키노시타가 직접 만든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니, 되려 영광일 정도다.

 

,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화악 하고, 마치 꽃이 핀 듯이 환한 미소를 펼치는 유키노시타. 그 밝고 어딘가 맹한 미소에 무심코 넋을 잃고 바라본다. 내 눈앞에 요정이 훨훨 내려앉았어요...

 

 

소곤소곤

소곤소곤

소곤소곤

 

 

!

 

 

안 돼 안 돼. 요정의 미소를 넋을 잃고 볼 때가 아니다.

잘 생각해보면 여기는 내 클래스. 홈인지 어웨이인지 말하자면 완전 어웨이. 그런 곳에서 유키노시타와 이런 대화를 하고 있으면, 대체 어떤 소문이 흐르게 될지...

 

 

좋아 알겠어. 점심식사를 먹는데 좋은 환경인 베스트 플레이스가 있으니까, 거기 가서 먹을까

 

? 저는 별로 여기에서도...

 

됐으니까 자, 가자

 

 

의자에서 일어나, 유키노시타의 손을 잡고 교실 출구로 향한다.

유키노시타는 곤혹스러운 상태였지만, 설명해도 이해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다소 억지로 끌고 간다.

우리들이 교실에서 나온 순간, 소곤소곤이었던 클래스메이트의 목소리는 단번에 볼륨이 올라가 큰 소리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몇 명인가의 비명도 섞인 것 같아, 저기에 길게 머무르지 않았던 것은 정답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아갈 때가 우울하군...

 

 

 

 

, 여기야.

 

...조용하네요. 어쩐지 차분해졌습니다.

 

 

추적이 약간 무서워서 약간 우회한 뒤, 평소의 베스트 플레이스에 겨우 도착했다.

솔직히 베스트 플레이스는 옥외라서, 약간 싫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키노시타의 반응을 보아하니 문제없을 것 같다. 오히려 마음에 드는듯하게도 보인다. 역시 유키노시타도 혼자 먹은 경험이 있으려나.

 

 

그런데, 바로 밥 먹자. 걸어 다녔더니 배가 고파졌어.

 

그러네요. 저도 배가 고팠습니다.

 

 

단차에 걸터앉아, 부랴부랴 도시락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늘어놓은 도시락의 음식들은, 이것도 저것도 전부 먹음직스러운 것들뿐이었다.

 

 

굉장해... 전부 먹음직한데. 역시 유키노시타

 

, 저기... 평가는 먹고 나서 부탁합니다...

 

 

얼굴을 붉히고 숙여버린다.

뭐야 이 귀여움은. 아무 것도 안 먹었지만, 시각적으로 잘 먹었습니다.

 

 

그럼 즉시, 잘 먹겠습니다.

 

. 그럼 저도... 잘 먹겠습니다.

 

 

둘이 모두 정중하게 손을 모으고, 내게 평소보다 호화로운 점심식사가 시작됐다.

 

 

, 우물우물

달그락, 우물우물우물

냠냠 냠냠 냠냠...

 

 

.............맛있어. 이것도, 저것도, 전부 맛있어. 뭔가 고급 식재료라도 쓴 거야?

 

아니요, 보통 슈퍼에서 파는 재료예요. 다소 고르긴 했지만요...

 

 

다소 고르면 이렇게 잘 되는 건가? 뭐 유키노시타니까, 다소라는 게 일반인에게는 꽤 높은 레벨이려나.

 

 

우물우물... 이런 맛있는 점심은 태어나서 처음일지도 모르겠네...

 

그렇습니까?

 

아아.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손수 만든 도시락 먹은 적은 처음이고

 

어머님께서 만들어 주거나 하지 않았습니까?

 

여기 어머니는, 뭐 아버지도 그렇지만 여동생한테는 다정한데 나한테는 엄해. 그러니까 여동생한테 도시락을 만들어줘도 나한테는 만들어주지 않아. 도시락 같은 건 초등학교 마지막 소풍 이래로 만들어 주지 않았지.

 

그렇습니까... 여러 가지 사정이 있네요...

 

아무튼, 신경 쓰지 마. 당사자인 내가 신경 쓰지 않으니까, 네가 걱정할 일은 없어.

 

그래도....

 

 

표정을 흐리며, 왠지 낙담한다.

이런 외톨이 가정사정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아도 좋은데, 유키노시타는 상냥하구나.

 

 

..........그렇다면 제가 부모님 대신, 히키가야 님께 애정을 따릅니다!

 

....?

 

앞으로는 제게 응석부려 주세요. 연인이니까, 남자친구에게 애정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 아무튼 그렇지만... 그러니까, 시험 기간이라는 건 잊지 말아 줘.

 

, 명심하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지만, 괜찮으려나.

어쩐지 깊이 연관될 것 같아서 약간 걱정.

 

 

잘 먹었습니다.

 

변변치 못했습니다.

 

 

눈 깜짝할 새 다 먹어치웠다. 어쩔 수 없어, 이 녀석의 도시락이 너무 맛있는 게 나쁘다.

시각을 확인하면,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앞으로 20분 남았다. 햇볕이 따뜻하고 기분이 좋고, 약간 낮잠이라도 잘까.

 

 

, 저기, 히키가야 님...

 

? 왜 그래?

 

 

말을 건 유키노시타는, 머뭇머뭇거리며 부끄러운 듯한 모습이었다.

토일렛? 변소? 측간? 근데 전부 같잖아.

 

 

그러니까, 저기, 이름을...

 

이름?

 

, 이름으로, 불러주실 수 있겠습니까?

 

...............왜 또 갑자기

 

, 옛날부터, 저기, 연인이 생기면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

 

..............

 

..............

 

..............

 

..............

 

..............

 

................유키노

 

....................

 

 

대답과 동시에, 얼굴을 삶은 낙지처럼 새빨갛게 붉히며 숙여 버린다. 아무래도 자극이 너무 센 것 같다. 아니 그게, 나도 꽤 부끄럽지만.

 

 

...아무튼, 그거다. 가능한 한 이름으로 부를 테니까, 익숙해질 때까지 조금 기다려 줘. 과연 갑자기 하기에는 나도 부끄러워.

 

, 알겠습니다. ...저기, 감사합니다.

 

 

얼굴을 들고, 뺨을 붉히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를 보인다.

...위헙해. 뭐야 이 녀석 천사 아냐? 이런 귀여운 생물 처음으로 봤어요. 그보다 마음껏 꼭 껴안고 싶습니다. 거기에 더 말하자면 키스하고 싶습니다.

 

 

................에잇

 

히얏

 

 

유키노시타의 몸을 끌어당겨, 앞가슴에 껴안는다. 몸이 밀착한 순간, 코에 여자애 특유(인지는 솔직히 모르지만)의 좋은 향기가 났다. 그렇다고 할까, 부드러운 느낌의 향기.

나도 모르게 더 세게 안아 버렸다.

 

 

꼬옥

 

 

꺄아... , 히키가야 님? 이건...

 

잔다.

 

.........?

 

밥 먹었다, 졸려, 낮잠 잔다, 잘 자

 

 

눈을 감고, 등 뒤를 벽에 대고 취침 자세로 돌입한다. 물론, 유키노시타는 꼭 껴안은 채로다.

 

 

, 저기...

 

.................

 

히키가야 님?

 

.................

 

..............., 안녕히 주무세요...

 

 

팔 안에서, 유키노시타가 몸에 힘을 뺀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포기하고 낮잠 자는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세로 이런 짓 하는 게 아니구만. 어떻게든 얼버무렸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울리는 게 되게 시끄럽다. 이거 유키노시타한테 들리는 거 아냐?

...그나저나, 유키노시타의 나에 대한 평가를 떨구는 것을 잊었군. 계속 빠듯했으니까. 거기에 유키노시타가 슬퍼하는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신도 있으니까 말이지. 아싸로 돌아갈 계획은 어디로 갔어...

 

 

...스으, 스으-

 

 

벌써 자네... 내 마음도 모르고...

아무튼, 어쩔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나고, 기분 좋은 듯이 자는 유키노시타를 깨울 수는 없다.

그러니까, 지금은 이 사랑스럽게 자는 얼굴을 지켜보기로 하자.

 

 

...잘 자, 유키노

 

 

 

그 뒤, 어느 샌가 나도 잠들어 버려, 둘이 나란히 일어난 때는 6교시가 끝나기 직전이었다.

다행이다, 방과 후까지 자지 않아서. 이런 상황을 다른 학생한테 들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튼, 6교시가 국어였던 탓에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불려가 배에 강력한 2방을 먹었지만.

전보다 위력이 증가한 펀치를 2방이라니, 내장이 튀어나올까 생각했다고.

아라사 선생 년, 두고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