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가끔 번역물을 올리는 블로그입니다.
2ndboost

태그목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7. 어느 날 심야 이야기. 9A-91



  악몽을 꿨기 때문이라든지, 외부 자극이 있었다든지, 더워서 잘 수 없었다든지 충분한 수면 이외에도 사람이 깨어나는 이유는 많이 있다.


  아마 이번에도 왠지 모르게, 정신이 들었을 거다. 평소였다면 아침까지 푹 자는 내가, 문득 눈을 떴다.


  그리고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9A91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비명을 지르지 않았던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지휘관, 무슨 일 있으신가요?」



  이불 위에 대면하고 앉은 나와 9A91. 살짝 앉은 모습이 정말 귀엽지만, 그것과 이건 얘기가 다르다.


  막 일어났을 때의 공포체험은 그만뒀으면 한다.

  아직 새벽인데 졸음이 확 날아가고 말았다.

  그리고 잠옷이 식은땀에 젖어 조금 기분 나쁘다.



「죄송합니다, 지휘관......」



  지휘관이 시야에 없으면 진정되지 않아서요...... 라고 하는 9A91.

  뭐라고 할지, 그 거리라면 내 얼굴밖에 안 보일 거라 생각하는데. 글자 그대로 숨결이 느껴질 거리였고.


  덧붙여서 지금도 시선이 듬뿍 마주치고 있다.

  몸을 조금 흔들어보니, 그 눈동자도 천천히 흔들렸다.

  은근히 재미있다.


  ......그런데, 9A91. 그렇게 계속 보고 있으면 나도 못자니까, 같이 잘까?



「......그래도 되나요?」



  눈동자에, 기쁜 듯한 기색이 섞인다.


  물론.

  지켜보는 걸 그만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렇다면 이렇게 하는 편이 안심이다.


  게임에서와 실제 그녀들을, 모두 같은 존재로 볼 생각은 없지만, 9A91은 공식에서 얀데레 기질이 있던 아이다.


  그렇다, 난 알고 있다. 얀데레는 거절해선 안 된다는 것을.

  그렇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군인으로서 문제지만, 이 정도라면 뭐 괜찮을 거라고 판단했다.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그렇다 해도 얀데레라......

  구경하는 건 상당히 재미있다고 들었지만, 당사자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 밖에도 드문드문 그런 대사가 있는 애가 확실히 있었을 텐데, 유감스럽게도 전부는 모른다.


  뭐 우선은 9A91만 주의해두면 괜찮겠지.


  얀데레 같은 건 그렇게 많이는 없을 거고.



「후훗♪」



  9A91이 기쁜 듯 눈을 내리깐다.


  ......좋아, 오줌이 조금 마려우니 자기 전에 화장실에!?


  9A91을 뒤로 하고 화장실에 가려고 한 나의 팔이 꽉 잡힌다. 아프진 않지만, 그 강한 힘에 조금도 움직일 수 없다.


  그리고 천천히 뒤돌아보니, 9A91이 나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아까 전까지와 달리, 그 감정을 읽을 수 없다.









「지휘관, 왜 저한테서 떨어지려고 하시죠?」








  요의가 쑥 들어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