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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有志)

2015. 2. 6. 21:40 | Posted by 2ndboost

 

 

유지(有志) :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관련되려는 의지가 있음. 또는 그런 사람.

 

 

여름방학.

아무리 신동이라든가 천재라든가 기프티드라든가 주위에서 떠들어도 초등학생인 내게는 아주 행복한 일일 텐데 마음이 들뜨지는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가라앉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정도로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이다.

아니 딱히 들떴어도 얼굴이 늘어지는 일은 별로 없지만.

원인은 알고는 있다.

해결책도 판단은 되어 있다.

타협하면 좋은 것뿐이다.

주변 분위기에 맞추고, 물들어, 같은 행동을 테이프 레코드처럼 반복하면 될 뿐.

요즘 어린 애인데 테이프 레코드.

시대는 반복된다는 걸까.

아니, 요즘같이 리피트 기능이라 하면... 논점 바뀌었는데.

요약하면, 타인에게 섞여 친구를 잘라내면 좋은 거다. 나와 그녀의 친밀한 사이라도 그 한마디의 매도로 그 인연은 끊어져버릴 것이다.

과자봉투처럼, 약간 상처 난 그녀의 마음을 좀 더 후벼 팔 뿐.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감정이라고 할까 이성이라고 할까.

그녀가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는 마지막 성채는 찢어지게 되겠지.

그렇다면 그녀의 편이 되면 될 뿐이라는 얘기지만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아니, 너무 간단해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고 해야 하려나.

그녀의 편이 되면 그 순간부터 나는 반의 적이 되고.

그녀가 배신하면 고독 포지션은 나의 독점 상태가 되고 말 것이다.

......고독을 독점이라는 문구는 약간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고독을 분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 명이 두 명이 되어도, 친구로는 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 자신은 그녀를 배신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다음에는 언제 배신당할까 서로 의심하고.

먼저 그만 둔 쪽이 승리하는 치킨 게임이 된다.

......결국 나는 무서운 거다.

반에서 따돌려지는 것이.

그녀에게 배신당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그녀를 버리려고 하는 것이.

자신이 그런 놈이라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그녀를 생각하는 척하고.

 

 

......하아......

 

 

공원에서 혼자,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요즘 공원에서는 사람이 좀처럼 보이지 않아서 끙끙 신음소리를 내는 초등학생인 나를 수상히 여기는 사람은 없다.

집에서 생각하면 되지만 요즘은 엄마가 학교 부활동으로 바쁜 것 같아서 더 이상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만사를 해결해 해피엔드를 억지로 창조하는 히어로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거다.

거기에 지금까지 대체로는 혼자서 해왔기 때문에 기대는 방법을 모른다.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미움 받는 흐름으로 유도할까.

그녀를 상처 입히고, 반 애들 전부에게 미움 받아, 그녀를 저 편으로 이동시킨다.

이동(移動)이라기보다는 이동(異動)이려나.

내 그룹에서 반애들 그룹으로.

그 결과 난 반에서 배척되어 한 명에서 혼자가 되는데.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고.

사이좋게 지내려고 생각해도 결국은 타인이라.

가짜 같다.

 

 

......그게 가장, 좋으려나

 

 

가짜를 싫어하면서 위선으로 거짓의 구원을.

진짜일지도 모르는 그녀에게 이만큼 가짜를 쓸 수 있다면 언젠가 고유결계 같은 것을 쓸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저건 위조품일까.

결국 세계의 진짜는 없고.

위조품과 가짜만이 만연하는 걸까.

 

 

...........그렇, 겠지

 

 

올바른 것은 없다.

하지만 전부 틀렸다고 일률적으로 몰아갈 수는 없다.

이것이 내 타협점.

나는 나를 속이고, 그리고.

 

 

이게 가장 해피엔드......려나

 

 

 

 

 

 

그런 식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숨을 토한다.

해결책은 있긴 하지만 그것 정도밖에 짐작이 안 되고, 꼴사나운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고 만다.

그렇게 엉망진창 하던 도중에 앉아 있던 벤치 뒤 풀숲에서 바스락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라는 생각이 순간 떠올라서 그 자리에서 뛰어서 물러난다.

거기에 있던 것은.

 

 

......뭐야, 고양이였어?

 

 

평범한 새끼 고양이였다.

순간 뛰어서 뒤로 물러난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면서 벤치로 돌아간다.

가까이서 보니 아무래도 그 고양이는 다친 것 같아 보인다.

그 모습이 어쩐지 지금의 그녀와 겹쳐서.

 

 

......아파?

 

 

무심코 손을 대고 말았다.

 

 

!

 

아얏!

 

 

고양이는 재빨리 내 손바닥을 할퀴며 소리 지른다.

반사적으로 누른 손을 조심조심 봤더니 찢어진 것 같아서 피가 흐르는 중이다. 생각도 못한 고통에 눈물지으며 원망하듯이 고양이를 본다.

확실히 손을 댄 사람은 나지만 도와주려한 상대에게 경의를 표해야....이런 생각을 하다가.

고양이의 눈에 정신을 빼앗겼다.

생기 없이 탁한 어둠을 만드는 그 나를 흘겨보는 눈은.

어떻게 형용해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썩어 있었다.

마치 세상을 원망하는 듯한.

세상에 희망을 갖지 않는다고 할까.

자신밖에 믿을 수 없는, 아니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어쩐지 그건 나의 말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전까지 불쌍해보이던 그 고양이는 이상한 압력을 뿜는 것 같아 보였다.

만약 그 눈을 가진 채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주위와는 다른 나와 알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있을 리 없지만. .....아까 전 이 고양이는 그녀와 같다고 생각했지만 아니다.

이 고양이는 나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집단에서 따돌림 받는 미래의 나다.

참으로 비참한 최후겠지.

이렇게 누가 슬퍼해주지도 않고, 혼자서, 세상에 관련되지 않고.

누구에게도 도움 받지 못한 채 죽어 간다.

 

 

괜찮으려나 그 녀석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남중생이 있었다.

그는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고는, 입을 연다.

 

 

......괜찮은 건가? 그 녀석

 

 

그것이 고양이를 가리키는 것은 확실히 파악하고 대답한다.

 

 

......어떨까. 피는 멎었지만 그 이상으로 쇠약해진 것 같아.

 

 

아마, 세력권 분쟁이나 야생 동물에게 습격당했을 것이다. 고양이 다리에는 나름대로 깊은 손톱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런가. 그럼 병원으로 데려갈까

 

 

그렇게 말하고 그는 천천히 손을 뻗는다.

................!?

 

 

위험.........

 

 

때는 이미 늦어 그는 마침 고양이의 손톱에 상처 나는 중이었다.

 

 

?!!!

 

 

나보다 깊이 상처 난 것 같아, 빨간 방울이 땅을 붉게 물들여간다.

무심코 입을 누르고 숨을 들이마신다.

더욱이 할 말을 잃는다.

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이 그대로 손으로 살짝 고양이를 잡은 것이었다. 안색 하나 바꾸지 않는 그를 보고 내가 본 것은 환상이 아니었을까 의심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환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지금도 고양이의 하얀 모피를 빨갛게 물들여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거기에.

날뛰는 고양이는 그의 상처 난 반대편 손을 꽉 깨물었다.

얼마나 깊이 박혔는지는 모르지만 피가 흘러넘치는 것을 보아 얕은 상처가 아닌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그는 여전히 무표정이다.

그대로 피투성이의 손인 채 피투성이가 된 고양이를 가슴에 안아 가방을 들고 공원에서 나가고 있었다.

 

 

, 잠깐 기다려!

 

 

당황해서 불러 세웠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천천히 뒤돌아 본 그는 여전히 무표정이다.

 

 

...... 아프지 않아?」 「별로

 

 

오기로 참고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고, 그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 지금부터 어디 갈 거야?

 

동물병원. 그 뒤 병원이겠지. 또 무슨 말을 들으려나......

 

 

아니다. 묻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다.

 

 

......어째서 돕는 거야?

 

 

이거다.

그 고양이는 미래의 나다.

누구에게도 도움 받지 못하는 혼자일 텐데......

 

 

.............?

 

 

그는 무슨 말을 하는 거냐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딱히. 눈앞에서 난처해하면 도와주겠지. 보통

 

 

그 모습은.

자기 몸을 사리지 않고 사람을 구하는 히어로 그 자체로 보였다.

 

 

 

 

 

 

피투성이인 채 가는 그를 배웅하고 벤치에 앉는다.

 

 

...............

 

 

있을 수 없는 것을 본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점점 계속되는 핏자국이 틀림없는 현실이라는 증명이다.

 

 

......저런 사람이 있었구나

 

 

멋있었다.

넋을 잃고 보았다.

동경했다.

자신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자신을 희생해서 관계없는 고양이까지 구하고 만다.

그것은 어떤 의미로는 내가 하려는 계획과 비슷해서.

내가 하려는 것을 한 그는 이렇게 매력적이었다.

그렇다면 나도, 그런 식으로.

 

자신을 희생하면 멋지게 그녀를 구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나는 아까 전까지의 계획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 안녕 친구 또 보자 자기애.

안녕 고독. 긴 교제가 될 거야.

자 그럼. 외톨이가 되어봅시다.

 

 

 

 

 

 

이후의 이야기.

결국, 나는 역시 그의 방식을 흉내내기로 했다.

다수결은 일반적인 관습이다.

그 결과 나는 반에서 붕 뜨게 됐지만.

떴다 가라앉는 게 엄청나네, 내가 봐도.

방법은 각자의 상상에 맡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츠루미 루미의 권력자의 한 마디! 로 반은 고요하게 물들었다!

(츠루미에 들어가는 한자 하나에 권력자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것을 이용한 말 장난)

 

이런 느낌이다.

타입 일치로 효과는 배로 증가한다.

나에게 친구는 없어졌지만 역시 이걸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급식 중에 말 안 해도 좋기도 하니까, .

, 외로운 게 아니라니까!

 

 

루미 짱~ 뭐 해?

 

페르마의 최종정리를 다시 푸는 중이야. 잠깐 조용히 해주지 않겠어?」 「-........ 그래두 심심해...... 루미 짱 때문에 내 친구 루미 짱밖에 없으니까!

 

그 말투만 보면 내가 엄청 나쁜 놈으로 보이는데......

 

 

아니, 나쁜 놈 맞다.

 

 

너무 나와 관련되지 않는 편이 좋아. 또 따돌림 받게 돼.

 

-...... 그래두 루미 짱이 있으면 좋은데

 

......아 그래

 

 

아무튼 그런데도 끊어지지 않는 것도 있어서.

이렇게, 나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적당히 행복해지게 되는 것이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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