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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pixiv - tetsukugi 님의 번역허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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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코마치와 하치만은 정말로 사이가 좋지요. 정말 이 자식들 결혼 안 하냐 할 기세. ...라고 할까 지금 부부지요, 생활을 보고 있으면...그렇게 생각하는 요즘.

3페이지...오랜만의 모놀로그. 글자 수 적어. 실질 최종화로 향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통계와 향후의 방침.

 

11/19까지 ⑧까지 할 수 있으면 다행. 추가로 ⑨도 예정되어 있습니다만, 이건 후일담이 되니까, 아무튼 상관없지 않을까. 아아, 러브러브시켜 볼까. 먼저 해버릴까...(폭거)

 

히키가야 하치만은 생각한다. 하루노의 의지로부터 피할 방법을. 하루노의 소원을 실현할 방법을.

 

차회 「⑧그리고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그 걸음을」

===============================================================================================

 

          ×          ×          ×

 

 

내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단.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책략에 대한, 나의 회답.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옆에 있고 싶다는, 의뢰에 관한 해결책.

물론 내가 하루노 씨에게 들이미는 건 부정일뿐이고, 단순한 노(No)로 그녀는 납득 하지 않는다.

그러면 유키노시타의 옆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내게 그럴 마음이 없다고 말해봤자, 하루노 씨는 책략을 진행시킬 것이다.

그러니까, 하루노 씨의 책략 자체를 부술 필요가 있다. 전제 조건 째로, 파탄시킬 필요가 있다.

...방침은 정해졌다. 취해야 할 수단도 생각하고 있다...별로, 마음 내키는 방식이 아니지만.

하루노 씨는 물론, 나라도 납득은 하지 않고...거기에 그녀도 아마, 불쾌해 하겠지. 내 방식은, 아마 언제든, 대부분의 사람들을 불쾌하게 할 것이 틀림없다.

세 사람이 한 냥 손해나면, 세 사람 모두 손해. 리스크 매니지먼트건 뭐건 필요 없다.

거기에, 방식은 정해진 거라고 해도...거기에 도달하는 과정이 문제다.

 

※ 세 사람이 한 냥 손해 : 한 사람이 3 냥을 주워, 떨어뜨린 주인에게 보내지만, 주인은 일단 떨어뜨린 이상, 자신의 것은 아니라고 받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한 냥을 추가해서 두 사람에게 두 냥씩 건네주고, 세 사람 모두 한 냥씩의 손해로 해결된다.

 

 

고독 체질인 인간은 자칫하면, 사고에 관한 자원은 풍부하지만, 행동에 관한 그건 부족하기 쉽다. 정공법으로 공격하면 시간이 걸리는 건 뻔하다. 시간 경과로 상황이 악화되는 국면에서 그건 치명적이다...물론, 그건 다소 난폭한 방법을 이용하면 커버 가능해지는 일이지만.

라노베의 주인공이 말했던 거지만, 인간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적다, 라고 한다. 그러니까 동료를 의지하라든가 했었나. 타력본원은 내 신조 중 하나고 찬성해 주고 싶지만, 난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 타력본원 : 아미타불의 기원(祈願)에 의해서 성불하는 일; 비유적으로, 남의 힘을 빌려 일을 이루려고 하는 일.

 

 

인간,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의외로 많은 것이다. 이 놈도 저 놈도 하지 않을 뿐이고... 곧장 사람한테 의지하려고 하니까, 그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러니까 리얼충은 연약해서 곤란하다.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도 그 나름대로 그렇게 해 왔고...나보다 훨씬 혼자서 해 온 녀석을 봐 왔으니까. 혼자서 뭔가를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큰일에, 얼마나 숭고한지를.

 

간단한 계산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달성감을 1로 한다면, 10명이 그걸 실행하면 얻을 수 있는 달성감은 일인당 1/10이다. 또한 집단의 의한 고양은 단순한 기분 탓이니까 계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건 RPG에서 말하는 버서커 상태겠지? 배드 스테이터스야... 그에 반해, 처음부터 혼자서 하면 얻을 수 있는 달성감은 1. 10배다. 증명 종료.

그러니까 나는, 혼자서 일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서, 특별히 거리낌은 없다. 오히려 혼자가 최고...지금까지도, 그렇게 해 왔으니까.

 

단지...이렇게라도 말해 자신을 고양시키지 않으면...여러 가지, 생각나 버릴 뿐이다.

나를 상냥하게 설득한 그 사람에 대해서나, 규탄한 그녀를. 내 블레이저 코트를 잡은 그녀의 손이나...이대로라면 파탄해요 라고 충고한, 그녀를.

타인에게 들어서 고칠 수 있다면, 애초에 벌써부터 고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을 텐데. 평소처럼, 혼자서 끝내버리면 좋을 뿐인데.

바뀔 필요라니 없을 거라고, 확인했던 바로 직후인데.

 

 

「...ㅅ키, 있잖아」

 

「...........」

 

「정말-! 힛키!」

 

「으억...뭐야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에요, 아까 전부터 말하고 있기도 했구!」

 

 

보면 유이가하마가 뿡뿡하고 한창 화나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나, 꽤나 멍하니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뭐어 그래도 그거다, 나도 자주 무시 받기도 하고, 그 정도는 허락해줘요...안되려나.

 

 

「아-, 그런가...미안해」

 

「정말...아까 전에도 찻길로 나갈 것 같았으니까, 좀 더 여기로 와.」

 

「진짠가...」

 

 

약간, 인도 쪽으로 온다... 너무 접근하면 저거다, 근처에 폐일 테니까, 약간만.

날은 저물어, 저녁 식사라는 시간.

나와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의 맨션에서 나와, 귀로에 오르고 있었다.

혹시 오늘도 유이가하마는 묵고 가는지 생각했지만, 작업을 끝내 내가 돌아가려고 하자, 같이 돌아간다고 했던 것이다. 뭔가 요리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까, 적어도 저녁밥은 먹고 갈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괜찮은 건가, 저녁 밥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응? 그런 얘기 안했어요?」

 

「...어라, 하지만, 오이가 어때라든지 토마토가 어떻다든지...」

 

 

전부 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 그거. 이번에 도전해 볼까-하는, 과자 얘기」

 

「과자...라고...」

 

 

어이 그거, 설마 크리스마스 파티에 들이거나 하지 않을 거지...

 

 

「응, 유키농한테 말야, 『당신의 요리 센스는 특이하군요.』라는 말을 들어서 말야, 혹시 약간 특이한 과자가 궁합 좋지 않을까 해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건 유키노시타의 장난, 절대로. 유이가하마의 경우, 우선 기본의 ㄱ자도 되어 있지 않으니까.

 

 

「그거, 유키노시타는 뭐라고 말했어?」

 

「응-, 그게 말야, 『이번에는 나와 같이 케이크를 만들기로 합시다.』라고 말할 뿐이라...아, 그래두 서프라이즈로 가지고 가면」

 

「무리하지 마, 케이크에 전념하는 편이 좋아.」

 

 

서프라이즈 정도의 소동으로는 안 끝나게 될 테니까.

나의 그런 절실한 기원이 통했을까, 유이가하마는 그런가-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힛키도 케이크 기대해 주고 있어...알았어, 나 노력할 테니까!」

 

「오, 오우...」

 

 

가능하면 별로 노력하지 않았으면 하지만...아무튼 유키노시타가 어떻게든 할 것이다.

이야기도 그걸로 마침 일단락된 탓인지, 다시 침묵이 찾아온다.

내게는 침묵을 깨뜨릴, 의욕도 기술도 없으니까. 이따금 계속 말하고 있는 무리를 보지만, 잘도 아무튼 내용이 없는 말을 그토록 할 수 있군 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들어보면 좋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태클하면서 들으면, 그만큼 좋은 심심풀이가 없으니까.

 

거기에...이 침묵이라는 것이 그만큼 난 싫지 않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으로 생각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니까. 옛날에는 어땠지-입 다물어 버렸다고 어이 라든가 그런 것들로 머릿속이 가득했지만, 여러 가지로 체념이 붙은 지금, 나는 꽤 효율적으로 사고에 깊이 빠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의식이 내면으로 향할 것 같이 됐을 때,

 

 

「...있잖아, 힛키」

 

「어...?」

 

 

유이가하마의 소리가, 그걸 방해했다.

 

 

「무슨 일인데」

 

「볼 일이라고 할까...저기, 말야」

 

 

유이가하마는, 약간 주저하고 나서,

 

 

「힛키, 뭔가 또, 안고 있지 않아?」

 

 

그렇게,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내게 물어 보았다.

 

 

「...아니, 별로」

 

 

물론, 나는 그렇게 대답한다.

 

 

「...거짓말」

 

「거짓말 아니라고요. 요새 한가하고, 상담 해 달라는 메일 정도 밖에 오지 않고...」

 

「유키농에 대한 거?」

 

「...하?」

 

 

왜 갑자기 유키노시타가 나와.

 

 

「보고 있으면 알아요. 꾸미고 있는 때도, 중간부터 입을 다물어 버리구... 뭔가 힐끔힐끔 유키농 보고 있기도 했구」

 

 

보고 있었나, 내가...? 그렇다고 할까, 내가 침묵하는 건 평소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단지...이런 안색을 읽는 듯한 국면에 있어서는, 이 녀석이 그 나름대로 숙련되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말했었잖아. 그런 건, 싫다구」

 

「.........그러니까,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봉사부활동과 관련된 것도 아니고, 말한다면, 좀 더 프라이빗한 일이야.

그런 내 문제에, 유이가하마가 깊이 관여할 필요 같은 건 없다. 그렇게 해도...폐가 될 뿐이다.

 

 

「그렇다고 해두」

 

 

하지만, 유이가하마는 그런데도 물고 늘어진다.

 

 

「그런 표정 짓고 있을 때의 힛키는, 절대 쓸데없는 일밖에 생각하지 않으니까」

 

「표정이라니...하, 그거야 잘도 보고 있네.」

 

 

그렇게 나는 야유로 돌려줄 생각이었지만,

 

 

「...보고 있어요.」

 

「.........」

 

「제대로 보고 있으니까, 말한 걸」

 

「...........」

 

 

그렇게 말해 버리면, 성실하게 답해주면... 돌려줄 말이 없다.

 

 

「유키농에 대한 걸로, 힛키는 고민하고 있는...거 아닌 거야? 아마도지만. 나, 잘 알고 있진 않은데」

 

 

유이가하마는, 말을 골라내듯이, 더듬더듬 거리며 말한다. 그거야 그렇다. 유이가하마는 사정을 모르는 외부인이니까.

 

 

「그렇다면, 나라도 걱정이야. 유키농에 대해서도...힛키에 대해서도. 눈치 채 버렸으니까, 걱정되는 건 당연하잖아...그러니까」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

 

 

그런데도, 내 대답은 변함없다. 지금인 채라면, 이건 나와 유키노시타 사이에서 끝날 일이니까. 유이가하마가 일부러 들어와야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하려하는 일은, 아마, 유키노시타에게 있어서 상당히 불쾌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뒤에 어떻게 될까 따위 알 바 아니고, 그 상황에, 유이가하마를 당사자로 말려들게 해서는 안 된다.

나는, 그다지...원래 유키노시타에게 좋은 인상으로 보이지도 않고, 보일 생각도 없으니까 상관없지만...유이가하마는 그렇지 않다.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의 친구이기 때문에. 최악...두 명의 관계성에라도 영향을 줘 버릴지도 모른다.

그건, 뭐라고 할까 피하고 싶었다.

 

 

「역시...가르쳐 주지 않는 거야?」

 

「가르칠 정도의 일도 아니야, 너무 신경 쓴다고.」

 

「............」

 

 

납득하지 않고 있는 눈이다. 하지만, 그렇잖아?

가르칠 정도의 일이 아니니까. 이건 원래, 자매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다른 집안일에, 참견해서는 안 된다. 자매 싸움은 집에서 하세요라는 얘기니까. 나는 다만 그저, 말려 들어갔으니까, 자신의 몸을 지킬 뿐이다. 날아오는 불똥을 없앨 뿐이다.

강 건너에 있는데, 화재 현장에 뛰어드는 바보가 어디에 있어.

 

 

「.........」

 

 

내가 절대로 말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유이가하마는 슬픈듯한 눈을 숙이고는,

 

 

「알았어, 이제 묻지 않을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때니까, 화제도 바꾸려고 했다.

 

 

「슬슬 역인데, 너 어떻게 할 거야? 너의 집 방향이라면, 버스로도」

 

「그럼」

 

「아?」

 

 

하지만, 그런 흐름을 힘차게 끊듯이.

 

 

「그럼...가르쳐 주지 않아두 되니까, 나한테도 돕게 해 줘」

 

 

유이가하마는, 그런 말을 했다.

 

 

「.............뭐?」

 

 

한 순간 말의 의미를 몰라서, 나는 귀를 의심했다. 아니, 한 순간이라는 게 아니라,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의미를 모른다.

유이가하마는...지금 잘 모를 말을 했다.

 

 

「힛키는...아마 힛키인 채라구 생각해.」

 

 

곤혹해하는 나를 신경 쓰지 않고, 유이가하마는 얘기를 계속한다.

 

 

「나나 유키농이 아무리 말해도...힛키는 변하지 않을지도 몰라. 그런 걸로 바뀌었으면, 좀 더 전부터 힛키는 좀 더 착실했을 거라구 생각하는 걸」

 

 

이 녀석 심한 말하잖아...

그렇지만, 그건 내가 마침 방금 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힛키가 변함없으면...아마, 또 힛키는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구, 혼자 해결 해 버리겠죠...지금처럼」

 

「그건.......」

 

「하지만 나, 그건 싫어」

 

 

내 반론을, 변명을, 유이가하마는 차단한다.

 

 

「그러면... 나부터 갈 수 밖에 없잖아. 기다리지는, 않을 거야」

 

 

그런 말을, 문화제 때도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때도 그렇게...힛키한테만 뭐라고 하면 좋은 게 아니었어. 그 때...우리들도, 움직이지 않으면 안됐다고 생각해. 힛키한테...어리광부리고 있었다고 생각해.」

 

「...........」

 

 

그 때. 역시 또, 수학여행에 관해서일까.

 

 

「힛키라면, 분명 우리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은 비뚤어진 해결법으로 말야... 그 때 어떻게든 해 줄 거라구...저런 기분이 되는 것두, 조금 생각하면 알았을 텐데」

 

 

유이가하마는 내게 시선을 향한다. 거기에는 자신만만한 얼굴과... 강한 의지를 숨긴 눈동자가 있다.

 

 

「그러니까...이제 저런 일은 하게 만들지 않아. 그걸 위해서는, 멈추기 위해서는...옆에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

 

 

그런 이유인가. 그러니까... 그런 엉망진창인 말을 하기 시작했나.

이 녀석은 뭐라고 할까... 정말로 바보다.

 

 

「너 말야...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도움이라니, 그렇게 바보 같은 얘기가 있냐고. 너 머지 않아 사기꾼한테 당한다고, 모르는 사이에」

 

「으응, 괜찮아요.」

 

「...뭐가」

 

 

「힛키가 그런 얼굴 하고 있을 때는, 쓸데없는 일 생각하고 있긴 한데...그래두, 누군가를 돕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할 때의 얼굴인 걸... 힛키는, 상냥하니까.」

 

 

그렇게, 그녀는 순진한 얼굴로 미소 지었다.

 

 

「.............」

 

 

나는, 그 미소에 말을 잃는다.

 

 

「그리구, 거절하거나 거짓말로 알려주거나 해두, 내 마음대로 도와줄 거니까. 방해해버릴지도 모르지만...그건 어쩔 수 없죠?」

 

「그건 너.... 협박이라고 하는 거야.」

 

 

이건...졌다.

이 녀석이 말하는 건 터무니없고, 잘 알아듣게 여러 가지로 말하면 구슬릴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가짜 안건이라도 꺼내서 이 자리를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노 가드로 발을 디디면, 솔직한 말로, 곤란해진다.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신뢰의 미소와 협박의 더블 펀치다. 이 녀석한테 그런 협상 기술이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래.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그녀는 성장했다. 변했을 것이다.

유이가하마 유이는, 혹시 봉사부에서 제일 성장하고 있는 사람인지도 몰라.

두리번두리번하며 주위의 안색을 엿보며 살아 왔던 그녀. 유키노시타와 친구가 되기 위해, 그런 자신을 바꾼 그녀. 유키노시타가 매력을 느꼈던 것도,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그 강함인지도 모른다.

수동적으로 바뀌는 것과...능동적으로 바뀌는 건, 분명 다르다. 그 피아는 애매하지만... 그녀의 경우, 이건 후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해서 내 영역에 쑥쑥하고 비집고 들어오고 있는 그녀도 또한, 그렇게 옆에 있어주는 것일까... 이런 나 같은 놈한테, 과분한 신뢰를 가지고.

나는 이 녀석의 치졸한 협상에 질 생각 따위 전혀 없었지만,

 

 

「...그렇게 말해도, 특별히 대단한 일은 아니고...」

 

 

그렇게, 체념의 한숨을 토했다.

...협박당했다면, 어쩔 수 없다. 서투르게 방해받으면, 이길 수 없으니까.

 

 

「응, 나라도 할 수 있는 걸로」

 

「아아, 너한테 기대는 안하고 있으니까, 안심해라.」

 

「너무해...그래서, 뭔데?」

 

 

그렇게 해서 나는, 유이가하마에게 두 가지를 부탁했다.

정말로 사소한 일이고, 나라도 하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아마, 교우관계가 좋다고 하는 점에서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이가하마가 잘 할 수 있을 일을. 지금 할 수 있는, 나와 유이가하마의, 타협 라인.

그런데도 아마... 나와 유이가하마에게 있어서는, 좀 더 큰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12월 24일.

 

 

          ×          ×          ×

 

 

24일은 소부 고의 종업일이다. 수업은 반 정도만 하고 끝나, 그 이후는 짧은 겨울 방학이 시작된다. 왜 겨울방학은, 금방 끝나 버리는 거야? ...어쩐지, 여름 방학 때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비관하는 건 그만두자. 모처럼의 장기 휴가고.

 

 

「후아...」

 

 

하품을 눌러 참으면서, 나는 거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간다.

 

 

「아, 오빠 좋은 아침-...근데 어라, 빠르잖아? 왜 그러는 거야?」

 

 

주방에서, 먼저 일어나 있던 코마치가 몹시 놀라서 말한다. 고양이가 프린트 된 파자마 위에, 내 파커를 마음대로 걸치고 있다.

손에는 스푼, 테이블에는 우유와 콘프레이크 접시가 나란히 있다. 가벼운 아침식사를 하고 있던 것 같다.

비교적 어떻게든 상관없는 일이지만, 코마치는 지금도 우유를 자주 마시고 있다. 분명히 올해 초봄 정도부터 그런 상태였지만, 싫증을 잘 내는 이 녀석으로서는 잘도 지속되고 있는 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눈에 보이는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별로...눈이 뜨였을 뿐이야...」

 

「그런 거야? 오빠 추워지고 나서 일어나는 거 꽤 늦어졌잖아. 이불 뒤집어쓰고 안 나오면 큰일이니까. 봄까지 자고 싶다든가 말했었고」

 

「...그건 본심이지만. 사람도 슬슬 동면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지구의 에너지 문제도 아마 한 시즌 자고 있으면 조금은 재고할 수 있다. 거기에 말하고 보니 꿈속에서의 바캉스 같은 것이다. 가고 싶은 것도 아닌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건 매력. 동면 기술...빨리 완성되지 않으려나.

 

 

「그러면 뭔가, 퇴화하는 거 아냐?」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하품한다. 그러자 코마치도 후아, 하고 작게 하품했다.

 

 

「잠깐 그만두세요, 옮겨 버리잖아」

 

「아직 졸린 거잖아, 넌」

 

「후냐아...」

 

「응?」

 

 

거실의 소파를 문득 보면, 카마쿠라도 하품하고 있었다. 집단 감염이다.

 

 

「오빠, 뭐 먹을 거야? 빵으로 좋아?」

 

「아-, 먹고 있어도 돼, 스스로 준비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나는 부엌으로 걸어간다. 냉장고에 넣어 둔 식빵을 하나 꺼내, 토스터에 처넣는다. 하는 김에 우유도 꺼냈다.

 

 

「아, 혹시...」

 

 

내가 컵에 우유를 따르고 있자, 코마치가 뭔가 짐작이 간 듯이 중얼거린다. 그리고 아하 하고 입가를 올린다.

 

 

「아앙?」

 

「오빠, 그러고 보니 잠 못 잔 거 아냐? 오늘 크리스마스 파티가 기다려져서 참을 수 없었다던가?」

 

「...........그럴 리 없잖아」

 

 

나는 우유를 한 입 마시며, 하는 김에 한숨을 내쉬었다.

 

 

「또 또, 오빠는 솔직하지 않네. 오빠, 곧장 가는 거야?」

 

「아니, 한 번 집에 돌아와요. 갈아입고....그대로 잠들지도 모르지만」

 

「...마음에도 없는 말 하지 않는 거야. 그럴까그럴까, 코마치는 아마 돌아오지 않을까나. 잠깐 쇼핑하고 올 테니까」

 

「......너 좋은 거야? 아마, 지금부터 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고?」

 

 

자이모쿠자와 달리 환영될 것이고. 분위기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유이가하마 밖에 없는 것도 불안하다.

 

 

「말했잖아, 이건 오빠의 기말 시험이라고. 배웅하는 코마치의 기분, 알아줬으면 하는데-」

 

「저거 진짜였나요...시끄러」

 

 

요요요~ 하고 우는 체를 하는 코마치를 보고 나는 맥이 빠진다.

 

 

「오빠 저녁밥은?」

 

「어떻게 되려나... 4시 정도부터 시작한다고 했었지만, 일단 밥도 있고, 필요 없지 않을까. 각자 가지고 모일 테고」

 

「호오호오... 어제 오빠가 뭔가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더니, 그거였던 거네...어라, 의외로 흥미잖아! 오빠의 포인트 높은 데가 보여서 코마치 감격!」

 

「...대단한건 안 만들었다고.」

 

 

봉지 과자에 돈을 쓰는 게 아까웠던 것뿐이다. 프레젠트 교환 같은 바보 같은 말을 유이가하마가 하기 시작한 탓으로, 약간 돈 부족 느낌이고. 스넥계에 관해서는 자이모쿠자가 여러 가지로 기합이 들어간 것을 사 올 테고... 그 녀석이 산 물건에, 여자 모두가 손을 댈지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내가 만든 것에 손을 댈지도 의문인데...대량의 생활 쓰레기가 나올 예감. 실현되면 트라우마는 불가피하다.

 

 

「단지...유이가하마도 뭔가 만들어 오는 것 같고. 요점은 백업이다.」

 

「Aㅏ......」

 

 

케이크 만들기에 전념해 달라는 말을 했었지만, 묘하게 텐션 높은 메일이 어제 왔다.

어제 그 녀석은 하야마 일행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있었지만, 에비나 양이 만들어 온 파이인지 뭔가가 굉장히 맛있던 것 같아. 거기에 자극받았다나 뭐라나.

...사실 요즘, 에비나 양 탓으로 심한 일을 마구 당할 참이다. 아니, 아직 심한 일을 당한다고는 결정되지는 않았지만...확률은 높다. 리스크 관리상, 자기방어는 중요하다.

 

 

「다른 사람은?」

 

「유키노시타는...여유가 있으면 케이크 이외에도 뭔가 만들지 않을까? 토츠카와 히라츠카 선생님은 듣지도 않았는데」

 

 

히라츠카 선생님은, 사케토바 라든가 카키노타네 라든가를 사서 올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안주인가. 토츠카는...부디, 손수 만든 뭔가를 가져와 줬으면 한다. 토츠카의 손으로 만들어진 거라면,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고, 전부 평정할 생각이다.

 

※ 사케토바 : 연어를 잘라 말린 것.

카키노타네 : 쌀과자의 일종. 어쨌든 두 개 전부 술안주

 

 

「흠흠. 이야~, 뭔가 파티라는 느낌이네. 좋겠네.」

 

「귀찮을 뿐이지만... 추가로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저녁 밥」

 

「아빠가 어딘가 데려가 준다고」

 

 

역시 그런가. 그 쓰레기 아버지의 딸을 향한 애정은 상궤를 벗어나 있으니까... 부탁이니까 범죄라고 오인당해서 연행되지 않게, 코 밑을 너무 늘여서 히죽거리지 말아 줬으면 한다.

 

 

「그러니까, 코마치는 걱정하지 말아줘! 즐기다 와요, 오빠 크리스마스 파티 같은 건 그야말로 초등학교」

 

「어이 그만 둬...정말」

 

 

사람의 트라우마를 순진한 얼굴로 파내지 말라고.

토스터에서 빵을 꺼내, 잼과 마가린과 같이 테이블로 옮긴다. 코마치는 콘프레이크를 다 먹은 것 같아, 남은 우유를 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아아, 그러고 보니 코마치」

 

「응-?」

 

「너...나 좋아해?」

 

「프풉...!?」

 

 

내 말에, 코마치는 예전처럼 대단한 기세로 푹 엎드렸다. 입을 누르고 있다.

 

 

「어, 어이 괜찮아...?」

 

 

그렇다고 할까 내 파커도, 괜찮겠죠? 아무튼 그다지 피해는 나온 것 같진 않지만.

 

 

「콜록콜록...우우, 라고 할까 오빠 일부러 하지 않았어!?」

 

「어, 뭐가」

 

「됐어 이제, 그럼...」

 

 

코마치는 재채기를 해 버린 탓인지 눈에 약간 물기를 띠면서, 푸념처럼 흘린다.

 

 

「에-... 전에도 그랬는데, 뭐야 그 질문? 이른 아침부터 부끄럽다니까...핫, 설마 코마치가 모르는 동안에 오빠가 코마치 루트에!?」

 

「...너도 이른 아침부터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거야」

 

 

뭐어...확실히, 부끄러운 질문이다. 다만,

 

 

「응...그건 진지한 질문?」

 

「...아무튼, 그런 거」

 

 

그래. 일단 들어 두고 싶은 말이었다... 지금부터 일을 일으킬 즈음해서.

어떤 참고도, 어떤 위안도 안 되지만... 셀 수 없을 정도로 있는 남매 관계 중 한 샘플 같은 건. 나와 코마치의 경우 같은 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조금은 전해졌는지, 코마치는 잠깐 생각하는 기색을 보이고는, 드문드문 내 물음에 답한다.

 

 

「응-...그거야 코마치는 오빠가, 싫은 건 아니지만 말야... 그치만 오빠의 쓰레기 같은 면이라든지, 고치길 바라는 면은 많이 있고... 그렇다고 할까, 어쩐지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도, 부끄럽단 말야. 좋다든가 싫다든가, 그런 말투를 하면, 특히」

 

「뭐어, 확실히」

 

 

제일 가까운 타인이라고도 하는 남매. 그 거리를 조정하는 건, 어쩌면 의외로 어려운 건지도 모른다. 자칫하면, 단순한 타인보다. 끈적끈적 하고 있는 것도 분명 기분 나쁠 것이고, 너무 떨어져도, 지내기 불편하다. 그런 관계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의 양자택일로 선택하는 건 가혹하고, 뭣보다 척도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치만」

 

「응?」

 

「...그치만, 코마치는 오빠가 오빠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코마치는, 약간 얼굴을 붉히면서 말한다. 어떻게든 말하는 방법을 바꿔도, 부끄러운 건 변함없는 것 같다.

 

 

「...이런 나라도 말이야?」

 

「이런 오빠니까, 에요.」

 

 

코마치는 그렇게, 즉답한다.

 

 

「이런 오빠니까, 코마치는 이런 코마치가 됐는걸.」

 

 

그렇게 하고 코마치는, 갈아입고 올 테니까라는 말을 남기고, 타탓하며 계단을 올라갔다. 언제나 여기서 갈아입고 있었지만...아무래도, 꽤 부끄러웠던 것 같다. 자신에게 포인트를 주는 것도 잊고 있을 정도고.

아무튼, 가끔 씩은 그런 태도를 보여주는 편이, 나로서는 포인트 높다.

 

 

「...협조에 감사」

 

 

우선...샘플의 의견은 손에 넣었다.

이것을 그 자매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아무튼, 기세 같은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시작할까.

비겁하다는 말을 듣든지, 비열하다고 듣든지, 평소처럼.

변함없는 내 방식대로.

 

 

          ×          ×          ×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결혼화제에서 비롯된, 그녀의 책략에 좌지우지된 이번 한 달.

나는 여하튼 그녀에 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내 사정에 관계없이, 나를 붙들고 놓지 않았다. 밀어닥치듯이, 억누르듯이, 유혹하듯이, 때로는 거절하면서, 성가시게 달라붙듯이, 내 머리 한 편을 계속 차지하고 있었다. 그건 그럴 것이다, 그 정도의 빈도로 말려 들어가면, 그렇게도 된다. 이쪽이 의식하건 말건, 상관없다는 듯이.

그래서 내가 뭔가 알았던 건가하고 말한다면...아마, 아무것도 모른다. 아니, 별로 무지의 지라도 깨달았다던가를 말할 생각도 없다.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그녀의 바닥은―――너무나도 깊다. 깊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내가, 너무 얕을지도 모르는데.

단지, 그녀를 아는 다른 무리도, 그렇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한 번 본 것만으로도 상대를 매료시키는 그 용모, 거리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 프렌들리한 태도, 무엇보다도, 그 빛나는 듯한 재능.

그녀가 어느 의미 카리스마인 건 누구나 이론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그녀에게 심취해, 여신처럼 취급하는 사람도 많다고 듣는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녀의 표층이다. 깊고 깊은 호수의, 진짜 웃물에 불과하다. 그것을 건져 올려 아름답다고 칭송하는 것만으로는, 그것을 알았다고는 할 수 없다. 서투르게 뛰어들면, 아무것도 모르는 채, 호수 바닥에 끌려들어갈 것이 뻔하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그녀를 알고 있는 누군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들이,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어떻게 말하고 있었던가를. 물론 그들이 말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도 동일하지 않다. 호수로 비유해보면, 호면의 물결 형태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거니까.

 

 

예를 들면 시로메구리는, 그녀를 상냥하고 올바르다고 말했다. 존경해야 할 선배로서 확실한 동경을 가지고 그녀는 말한다.

내가 가면이라고 깎아내린 그것을, 그녀는 본질로서 긍정했다. 과연, 그건 하나의 진실을 맞추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누구보다도 똑바로 살고 있다. 누구보다도, 앞서 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선택한 사람에게, 응분의, 상냥함이라고도 할 만한 태도로 접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측면에 불과하다.

그녀가 때때로 보이는 비정함이나 검은 감정은, 그 측면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그녀를 호의적으로 보는 이상, 그건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모르지만.

 

예를 들면 히라츠카 시즈카는, 그녀의 이면성을 그대로 유키노시타 하루노라고 정의했다. 웃물과 같은 여신의 얼굴과 심연에 가라앉아 때때로 나타나는 야차의 얼굴, 그 두 개의 얼굴이 유키노시타 하루노이며, 그녀의 매력이라고. 같은 유키노시타의 이름을 쓴, 두 학생을 봐 온 교사는 말한다.

또 히라츠카 선생님은 이렇게도 말한다. 유키노시타 유키노와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꽤 비슷하다고. 용모뿐만이 아니라 그 근본에 있는 것이. 그녀들은, 손에 넣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그건 아마, 양자의 우열을 좌우하지 않는다. 교사인 듯한, 대단히 공평한 견해라고 생각한다.

거기까지 알고 있으면서도, 학생인 그녀에게 좌지우지 되어버리는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지금 나는 동정을 금할 수 없다. 그 사실은 동시에, 그것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 아직 미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하야마 하야토는, 그녀와 그녀의 여동생의 과거를 말했다. 호수의 바닥에 가라앉고 있는 것의 일부를 알고 있는 소꿉친구로서, 할 수 없었다는 후회를 안으면서.

그녀와 여동생 사이에 도랑이 생긴 원인이 뭔지 확실히는 모른다. 단지 예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그녀가 여동생에게 보이는 집착이 시작됐던 시기와 겹친다. 언니와 여동생의 서열. 선택된 사람과 선택되지 않았던 사람. 그 옛날이야기는, 확실히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남동생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녀의 신용을 얻을 수 없었던 그도, 그녀에게 선택되지 않았던 사람 중 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선택은, 항상 냉철하며 냉혹하다. 그는 분명히, 아직 거기에 끌려가고 있으니까.

 

예를 들면 유키노시타 유키노는...어떨까. 나는 아직 그녀에게는, 그녀의 언니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물론, 그거야 그럴 것이다. 여하튼, 여동생이니까. 제일 가까운, 타인이니까. 해야 할 말은, 너무나도 많다. 나도 그걸 모두 알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간단히 그녀가 한 말에서 추측할 수 있는 건, 그녀는 언니의 방식을 혐오하는 한편, 언니를 누구보다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콤플렉스나 집의 사정 등으로 비뚤어져 버리고는 있지만, 그건 일종의 동경일 것이다. 선택되지 않았던 사람이 선택된 사람에게 향하는, 동경일 것이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비치고 있다. 목표로 해야 할 존재로서. 타도해야 할 존재로서. 호면에 비치는 달과 같이, 물결이 일면 흔들흔들하며 그건 흔들려 보이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이렇게도 생각한다.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눈동자에도 또한, 그녀가 비치고 있다고. 물론 거기에 의미는 있는 것일까. 달 그 자체가 호면에 있는 자신을 볼 일은 없으니까.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유키노시타 유키노를 들여다보는, 그 의미가.

 

 

그들이 말했던 건, 모두가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알아맞히고 있는 것일까. 모두가 맞고,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일부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하다. 누구나가,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로메구리는 존경하고 있기 때문에, 히라츠카 시즈카는 공평하기 때문에, 하야마 하야토는 좌절했기 때문에,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여동생으로서 있기 때문에.

 

물론, 나도 예외가 아니다. 나는, 그녀를 의심하기 때문에, 그 존재를 잘못 읽고 있을 것이다. 완벽함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녀의 측면을 알아맞출 수 있던 나도 또한, 그 경계심 때문에 그녀를 의혹의 눈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 솔직하게 받으면 좋은 것조차, 나는 분명 받아들이지 않고 있겠지. 너무 깊이 생각해, 뒤를 읽어, 행간의 이면을 읽으려고만 하니까, 분명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있는 게 틀림없다.

 

누구나가 그녀를 정확히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그 존재는 필요이상으로 크게 보인다. 그리고 필요이상으로―――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존재에, 붙들려 버린다. 그건, 마치 주박과 같이.

 

단지, 나는 거기까지 사고하고는, 문득 생각한다.

이 주박에, 유키노시타 하루노라는 존재에―――그녀 자신은 무연히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유키노시타 하루노.

모든 것에, 선택된 그녀.

친구에게 선택되고, 집에서 선택되고, 부모에게 선택되고―――운명에 선택된 그녀.

선택된 그녀는, 선택되었기 때문이야말로,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됐다고 한다면.

선택하기 때문에 잘라 낸 것을 대충 넘겼다, 그런 삶의 방법이 규정되었던 것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한다면 그녀가―――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 가장 붙들려 있다.

 

물론 내게는 모른다. 선택된 경험이 현저히 부족해, 라는 것보다도 그런 씨름판에 오른 적조차 거의 없었던 내게는, 선택된 사람이 무엇에 직면하는지 같은 건 알 리도 없다. 결국은 가진 사람의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움츠러드는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상상할 수 있다.

그녀에게는―――그것이 가능하게 됐을 것이라고.

그 강인한 정신과 재능을 가지고 하면, 그런 삶의 방법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위의 기대에 응해, 잘라 버렸을 때의 가책이나 후회를, 비틀어 엎어누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부를, 그 대담한 미소로 덮어 가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접혀 버리는 편이 좋은 걸지도 모른다. 재능이 충분하지 않고, 혹은 정신이 버틸 수 없고, 도중에 파탄해 버리는 편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 좌절은 허락되지 않는다.―――누구에게 허락되지 않을까 말한다면, 자기 자신에게.


그러니까, 이런 곳까지 와버렸다.

잘라 버리고 싶지는 않은 것을, 잘라 내지 않으면 안 되는 국면까지, 기어이 도착해 버렸다.

나 같은 것을 말로 한, 엉터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됐다.

그렇다면 잘라 내지 않으면 좋아, 선택하지 않으면 좋다고 타인은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아마, 그렇게 할 수 없다.

 

 

―――히키가야 군은 더 이상, 변하고 싶어도, 변할 수 없어요.

 

 

―――히키가야 군에게만은, 듣고 싶지 않아요.

 

 

그 때 의미를 몰랐던 표정도, 등 뒤를 향해서 안 보였던 표정도...지금이라면 추측할 수 있다.

 

그녀가 띄운 표정은―――동정이다.

주위가 정의해, 자신이 정의한 자신에게, 굴레에 얽매여 버린 상황

스스로 만들어 낸 구멍에 자신을 파묻는 듯한, 어쩔 도리가 없는 막다른 골목.

나는 분명 다음에도 잘못할 것이고―――그녀는 분명 오인하지 않겠지.

나는 앞으로도 주위가 방치하고 갈 것이고―――그녀도 떼 놓고 갈 것이다.

변하지 않고, 변하지 못하고.

사람은, 그렇게 간단하게 바뀔 수 없으니까. 바뀌면, 안 되니까.

정상과 최저의, 웃어넘길 수 없는 공통항.

정말이지―――동정은, 봐 달라고.

 

 

그러니까, 히키가야 하치만은.

다시, *형장에 끌려가는 자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른다.

물론 그건 동정 같은 것은 아니고―――다만, 거절의 노래다.

동정 따위는 필요 없다. 수형자는, 혼자로 좋다. 언제든 혼자서 왔으니까.

내게 바뀌라고 한다면―――네가 바뀌라고 노래해 주자.

그녀가 잘라 버린 것을 가사로 삼아, 그 다리의 오랜 상처를 철저하게 파내 주자.

그 다리를, 멈춰 주자.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다.

아마, 그 정도로는 그녀는 굽히지 않겠지만.

굽히지 않는다면, 따라오면 좋다.

그 철의 의지를 굽힐 수 있는, 또 하나의 강철 같은 의지를.

선택되지 않고, 그런데도 날카로움을 계속 유지한, 검과 같은 의지를.

 

 

 

※ 형장에 끌려가는 자의 노래 : 형장으로 끌려가는 자가 태연을 가장하여 노래를 부름; 전하여, 일부러 허세를 부림.

<이 글은 pixiv - tetsukugi 님의 번역허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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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입니다. 하치만 팬 여러분, 겨우 이 장부터 하치만의 턴이에요! (있는 건가 그런 녀석)

11/8에 3페이지 갱신. 글자 수 관계로, 전편으로 합니다. 이건, 회사 일정으로 11/19에는 늦을 것 같아...(땀)

 

3페이지...갑작스럽지만 퀴즈, 3페이지의 어디엔가, 유키농의 하치만을 향한 데레를 볼 수 있어요! 어디일까요? ...이건, 하치하루입니다. (속삭임)

 

그러고 보니 루키 80위라고 합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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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누구나가, 「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히키가야 하치만은.

 

 

「...후훗」

 

「........」

 

 

내가 준비한―――혹은, 준비되어 있었는지도 모를―――대답을 한 뒤, 하루노 씨는 잠시 뒤부터, 웃음을 흘린다. 우스꽝스러움을 숨기지 못하는 듯한, 흐린 웃음.

그리고, 마침내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됐는지 아하하, 하고 소리 높여 웃기 시작했다.

 

 

「정말~ 히키가야 군, 역시 상상력이 풍부하네-. 하필이면 결혼이라니...나 아직 대학생인데! 난처하네, 성인이 갓 된 여자애한테 혼담 얘기를 하는 것도」

 

「...........」

 

「대충 이래... 하야토가 말했던 거야? 그런 식으로」

 

 

하루노 씨는 어느 샌가 웃음을 거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신과 같이, 쓴 웃음을 짓는다.

 

 

「하아... 거기까지 말해버렸네. 비밀을 지킬 의무는 어디로 간 걸까...뭐, 하야토는 아직 변호사도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하야토한테서 거기까지 꺼내다니 꽤 신뢰받고 있는 걸까나?」

 

「...신뢰 같은 게 아니에요.」

 

 

그렇게 고상한듯한 건, 결코 아니다. 그 녀석은 나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했을 뿐이다.

내가, 그랬듯이.

 

 

「...그래서, 이건 정답입니까?」

 

 

이런 볼품없어서, 믿기 어려운 듯한 가설이.

 

 

「정답과 오답으로 딱 떨어지는 것이라니, 허튼 생각은 그만두는 편이 좋아요.」

 

 

내 질문에 그렇게 신랄하게 반격하면서, 하루노 씨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렇지만 뭐, 대체로 정답, 일까나. 그래, 그런 어마어마한 건 아니야. 결혼이라는 것보다는,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 라는 정도일지도 모르는데.」

 

「...그거, 뭐가 다릅니까?」

 

「전혀 달라요. 적어도 졸업까지는 보통으로 대학 다니게 해 주는 것이고...아무튼, 내년부터 약간 바빠질 것 같지만.」

 

「...........」

 

 

약간 바빠질 것 같, 은가. 원래 다방면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을듯한 하루노 씨다. 약간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아마, 그 나름대로 바쁘겠지... 혹시, 여유가 있는 동안에, 관계가 희미해질 곳에 인사 방문이라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모교라든지. 그것만이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라, 어째서 히키가야 군이 그런 곤란한 표정 짓는 거야? 나는, 별로 그 정도의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

 

「아무튼 곤란한 표정 짓고 있는 사람이 곤란한 일을 생각하고 있을지 어떨지는 별개지만요.」

 

「...그거, 곤란한 표정 짓고 있는 사람 앞에서 할 말이 아니에요.」

 

 

거기에, 그다지 난 그런 표정 짓고 있을 작정은 아닌데...

내 모습을 보고, 하루노 씨는 후후, 하며 미소 짓는다.

 

 

「나와 유키노 짱의 집이라는 건, 이른바 여계 가족...이니까 지금도 어머니가 제일 강한데. 어머니 때도 그랬던 것 같다지만, 현지의 높은 분의 집에서 사위를 데려 오는 것. 그렇게 집의 지반을 굳혀 왔다고...하니까, 머지않아 이런 일이 되는 건 알고 있기도 했고」

 

 

하루노 씨는, 아무 느낌도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거기에, 난 운이 좋은 편 같고 말이야. 상대 편, 아직 만났던 적은 없지만 꽤 좋은 사람 같고. 얼굴도, 성격도네...응, 파트너로서는 더할 나위 없을까」

 

 

아무 느낌도 없다는 식으로... 남 일처럼, 자신에 대해서는 아니라는 듯이.

 

 

「아직 만난 적도 없는데, 그렇습니까.」

 

「머지않아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 혹시 벌써 파티 같은 데서 대면했을지도 모르기도 하고. 적당히 서로 이야기해서...적당히 어울려 줘요.」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면 진지해져버릴지도, 하고 하루노 씨는 웃는다.

...아마, 하루노 씨라면 가능하겠지. 솜씨 좋게 해낼 것이다. 미소 지은 채로 적당히 대화를 맞추는 것도, 적당히 교제하는 것도...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도. 나도 별로, 만나는 방법이 어떻든가로 트집 잡을 생각은 없다. 그렇게 말하면, 맞선도 부정해 버린다. 히라츠카 선생님이 도망칠 마지막 장소가, 없어져 버리니까.

...아니, 그거 상관없잖아... 사고가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빗나갔다.

 

 

「그러니까, 어머니가...집이 결정한 것이라고 해서, 거기에 불만은 없어. 불만을 할 입장도 아니기도 하고」

 

 

하루노 씨의 얼굴은, 하루노 씨의 음색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게는 안 보인다. 뭐라고 할까, 결론짓고 있다고 할까. 실로 태연하게 하고 있다.

 

 

「그래도, 유감이 있다고 하면」

 

 

그 표정이, 음색이 문득, 아주 조금만, 그늘진다... 그런 하루노 씨조차도 품는, 유감.

 

 

「유키노 짱에 대해서, 야」

 

「.............」

 

「그런데, 나에 관한 건 이걸로 끝. 그 밖에 히키가야 군한테 말할 것도 없기도 하고」

 

 

그러니까, 지금부터가 주제다.

하루노 씨는, 내 눈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저기.... 그 전에 말입니다만, 유키노시타 씨.」

 

「왜?」

 

「이 선물... 어딘가에 내려도 괜찮겠죠.」

 

「...아아」

 

 

아까 전부터 손이 부들부들 하고 있습니다만...무겁고, 밸런스가 나쁘고. 말하고 보면 소설로 치면 1절 양 정도, 나는 이 선물 산의 중량감에 참으면서 하루노 씨와 대화를 계속해 왔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한 번 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슬프게도, 어느 정도, 라고 할까 상당히 얼간이였다.

하루노 씨는 슬쩍 로터리 구석의 벤치를 바라보고는,

 

 

「미안미안, 그럼 저기 벤치에라도 둬?」

 

「하아, 그럼 그렇게」

 

「그리고 이거, 가져가기 쉽게 봉투 준비되어 있었는데」

 

「...왜 그걸 빨리 꺼내지 않았어...」

 

 

내 노고는 대체 뭔가요. 그런 플레이 바라지 않았는데.

한숨을 내쉬면서 우리들은 벤치로 이동해서 짐들 두고, 그 옆에 나란히 앉았다.

나란히 앉아 버렸다. 짐을 사이에 두고 앉았으면 좋았다...라고 할까 앉지 않았으면 좋았어! 분위기에 흘러서 보통으로 앉아버렸다고...아까 전 이상으로, 하루노 씨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후후...그럼 이야기를 계속해볼까」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유도된 건 아닐까. 나를 보다...확실히 놓치지 않기 위해서.

하루노 씨 가라사대, 여기부터가 주제...인 것 같으니까.

내 동요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하루노 씨는 선수를 치듯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히키가야 군이 아까 전 말한 그대로야...나는, 히키가야 군한테 유키노 짱을 맡기고 싶어. 히키가야 군이라면, 유키노 짱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어때?」

 

「어때라니...그러니까, 저는 그럴 생각이...」

 

 

내가 말한 대로라니...거기 강조할 필요 있는 걸까. 역시라고 할까, 말하게 되고 있던 것이 지금에 와서 다시 문제가 되어 온다.

 

 

「그런데도에요. 거기에, 『그런 생각』이라면 있다고, 난 생각하고 있는데」

 

「...........」

 

「뭐, 하는 방식이 약간 조잡하다고 한 것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요. 유키노 짱한테도 걱정 끼치고, 거기는 조금씩이라도 고쳐 줬으면 하는데」

 

 

하루노 씨는, 조금만, 나와의 거리를 좁힌다. 나도 조금만, 옆으로 벗어난다. 다시 벌어지는 서로의 거리. 하루노 씨가 좁히고 내가 도망친다. 이미, 안정 구도라고 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별로」

 

「응?」

 

「별로, 그런데 원래부터... 그런 역할 필요 없지 않습니까. 유키노시타가, 부탁한 것도 아니고. 그 녀석은 보통내기가 아니니까.」

 

 

누구보다도 무엇보다도, 사람의 도움이라는 걸 싫어하는, 유키노시타 유키노. 무슨 일도 혼자서 다 해내 온, 그녀. 하루노 씨가 해 왔던 일은, 유키노시타의 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가령, 실제 유키노시타를 도와 준 것이라고 해도.

하지만, 하루노 씨는 내 의견을 이렇다 할 것도 없이 잘라내 버린다.

 

 

「유키노 짱의 기분은 몰라요. 마음대로 내가 하고 있을 뿐이니까.」

 

 

그건 태도를 바꿔 대담하게 나오는 것과도 다르다. 역시, 결론짓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지도 모르는 어조였다. 유키노시타에게 거절 받는 것 따위,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나는,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는걸...그리고,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히키가야 군한테 이렇게 해서 부탁하고 있잖아.」

 

「...단순한 자기만족입니까」

 

 

그런 일에, 나를 말려들게 하지 말아 줬으면 하는데.

 

 

「그럴지도 모르겠네. 그래도...이 기분은 히키가야 군도 알지 않을까나.」

 

「하? ...뭐가」

 

「그건, 자」

 

 

다시 한 번, 슥 하고. 하루노 씨는 내게 접근한다. 내 퍼스널 스페이스를, 주저 없이 계속 침범한다. 나는 한 층 더 벗어나려고 생각했지만 짐이 방해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 하루노 씨의 마안에 노출되어, 거기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도 그럴게 봐...유키노 짱, 아름답잖아?」

 

「...아름다워?」

 

「물론 외모에 대한 게 아니에요. 그거야 외모도 아름답지만. 그런 게 아니라... 유키노 짱 그 자체가」

 

「...그 녀석의 입이 험한 거에는, 두 손 들고 있지만요.」

 

「정말, 귀엽지도 않은 말을 하네.」

 

 

내 농담을, 하루노 씨는 일축한다.

 

 

「히키가야 군 같은 애라면, 유키노 짱한테 동경했던 적이 있겠죠? ...없단 말은 하게 하지 않아요.」

 

「...........」

 

「동경해서, 가까워지고 싶어서, 손을 뻗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어?」

 

「.............」

 

「상냥해서, 올곧아서, 그리고...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고고해서」

 

「............」

 

 

...유키노시타 유키노. 얼어붙을 듯한 푸른 불길과도 같이 아름답고, 슬픔까지 어린 덧없는 소녀.

아름답다, 라는 말은 꾸밈없는 간소한 말이었지만,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일면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듯 하게도 생각됐다. 날카로운 칼날처럼, 불과 약간의 날이 빠지는 것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계속 올곧은 의지를 관철하는 듯한 그 모습은 확실히, 아름답다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이 보면, 그 애를 단번에 좋아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가하마 짱은,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유키노시타를, 주저 없이 좋아한다고 외쳤던 유이가하마 유이. 유키노시타를 사랑스럽다고조차 평가하는 그 센스는 나한테는 이해되지 않지만...사람을 접근하지 않게 하는 유키노시타의 옆에, 아직도 친구로서 아마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따라갈 수 있는 그녀.

 

 

「그렇지만...모두가 전부 그렇진 않아. 모두가 전부,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인정할 수가 있는 게 아니야.」

 

 

―――아름다운 건, 깨뜨리고 싶어지겠죠?

 

 

「...............」

 

 

상냥한 것이 상냥하게 여겨질 이유는 없다. 바른 것이 바르다고 인정된다고는 할 수 없다.

 

 

―――세계가 상냥하지 않고 바르지 않으니까. 분명 살기 괴롭겠지.

 

그건, 히라츠카 선생님의 말이었나.

 

 

「그리고...아름다운 건, 망가지기 쉬워. 아름답게 존재하는 건 정말로 무력해. 아무리 아름다운 이상을 내걸어도, 그런 건 하찮아. 잔혹한 현실에 접하면, 그것만으로 무너져서 흩어져 버려, 변해 버려...약하니까」

 

 

겉치레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건 정말로 부정해도 좋을 일일까. 단념해도 좋은 것일까. 그 말 자체가, 아름다운 존재가 있을 장소를 빼앗고 있지 않을까.

 

 

「...초등학교 때도 유키노 짱은 망가질 것 같았어. 문화제 때도, 조금만 더 하면 접혀 버릴 것 같았어. 계기를 만든 내가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솔직한 심정으로는, 아직 이렇게 무르다니 정신이 까무라칠 정도로」

 

 

쿡, 하며 그녀는 웃는다. 자조하듯이. 자신의 계산착오를 비웃듯이.

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는 모든 의미로의 한 조각의 미소도 띄우지 않고,

 

 

「나는 그걸 용납할 수 없어.」

 

 

그렇게, 단언했다.

 

 

「그 약함도 용납할 수 없지만―――약점을 이용해 그걸 깨뜨리려는 것을 용서할 수 없어.」

 

 

그녀의 눈동자 속은... 알 수 없는 혼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유키노 짱을 정~말 좋아해요.

 

 

그렇게 말했을 당시의 눈과, 그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 때보다, 더.

 

 

「그러니까,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그 애가 강해질 때까지는. 지키지 않으면, 악의를 배제하지 않으면―――지키고 싶은 건 간단히 사라져 버리니까.」

 

 

그렇게 말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는―――이상했다. 그 혼이 깃든 눈동자는, 전부를 끌어당기는듯한 마성과 주변을 침식시키는 듯이 흉포한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지금까지 그 일부분 밖에 본 적이 없었던 철의 가면의 내용이...질척질척 흘러넘쳐 나오는 듯한. 질척질척 흘러넘친 그건, 시릴 정도로 차갑고, 가열찬 만큼 뜨겁고...그리고 끈적끈적한, 점성을 띠고 있다.

 

이것이―――여신의 얼굴을 한 웃물의 바닥에 가라앉는, 그녀의 내면. 모든 감정을 뒤섞어서 졸인, 감정의 스프.

 

 

「하야토한테는 무리였어.」

 

 

조금씩, 조금씩. 그녀의 그런 기색이, 나를 휘감아 온다.

 

 

「뭐, 초등학생한테 그런 부탁한 나도 난데―――그래도 아마, 아직도 무리겠지.」

 

 

대부분을 떠안는 하야마는, 버릴 수가 없다. 그, 어중간한 상냥함 때문에.

 

 

「하지만」

 

 

눈치 채자, 그녀의 소리는 내 귓전으로 육박하고 있었다.

나는, 그걸 피할 방도를 모른다.

 

 

「하지만...히키가야 군이라면, 할 수 있어. 변함없는 것의 중요함을, 변하는 것의 무서움을 알고 있는 히키가야 군이라면...변하고 싶어도 변할 수 없는, 당신이라면」

 

 

그녀의 말이, 내 귀로부터 머리로 직접 비집고 들어온다. 기어 오듯이. 휘감기듯이.

 

 

「거기에...나라면 가능해.」

 

 

귀에 닿는, 뜨거운 한숨. 머릿속의 어딘가가, 저려가는 듯한 감각.

 

 

「내가 히키가야 군을, 유키노 짱이 있는 데까지 데려가줄게. 내가 말하는 대로 하면, 유키노 짱의 마음이라도 쥐어 줄게...히키가야 군이, 유키노 짱의 옆에 있는 한이라면」

 

「............」

 

「.......왜」

 

 

나는, 사고가 흐트러지면서도, 어떻게든 말을 꺼낸다. 거기에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되면서도

 

 

「왜, 거기까지」

 

「....왜라니? 그러니까 말했었잖아」

 

 

그녀는 내 요령부득인 질문에, 당연한 듯이 대답했다.

 

 

「내 눈이 닿지 않게 돼서 누군가에게 부서질 정도라면...그 애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에 부탁하고 싶어요.」

 

「...........」

 

 

그 말에...나는 마음속 깊이 전율했다. 오싹, 해버렸다.

내가 접한 그 질척질척한 내면에는, 아니다.

그런 감정 덩어리를 토해내면서, 뭔가를 가려잡는 그 의지에 대해서다. 뭔가를 잘라내는, 그 의지에... 말하자면, 그 철저한 결론짓기에.

 

수렁과도 같은 감정을 밀어 헤치듯이,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그 감정조차도, 도구처럼 일회용이라고. 잘라내고 선택해, 다음 단계로. 멈춰 설 줄을 모르는, 거듭해서 계속 가동하는 기관처럼.

 

유키노시타 하루노라고 하는, 본연의 자세.

거기에 두려워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었다.

 

 

「바보 같은...말 하지 말아 주세요.」

 

 

나는, 짜내듯이, 그렇게만 돌려준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말하고 싶은 말은, 있었을 테지만. 몸이 거기에, 따라가지 못한다.

그 때 갑자기, 그녀가 숨을 돌리는 것을 깨달았다.

 

 

「...바보 같은 건지 어떤지는, 한 번 더 잘 생각해 보면 좋다고 생각해요.」

 

 

내 귓전에서 하루노 씨의 기색이 옅어져간다.

내가 꾸물꾸물 무시했을 때에는, 그녀는 이미, 나를 보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 오늘은, 마감 시간 같으니까」

 

「어...」

 

 

하루노 씨의 시선의 끝은, 로터리의 정거장으로 향해 있었다.

거기에는...이미 수차례 봐서 익숙해진, 검은 하이어가 멈춰 있었다. 거기에서 내린 사람은, 예상대로, 내 마음의 스승...아니, 운전기사 츠즈키 씨였다.

또 이번에도, 어느 샌가 불러낸 것이려나.

 

 

「츠즈키...오늘은 부르지 않았는데」

 

 

어라, 부르지 않았...던 건가?

하루노 씨는 입가를 비틀면서, 츠즈키 씨에게 말한다.

 

 

「있잖아 츠즈키, 당신도 보면 알겠죠? 우리들 지금 중요한 얘기를 하고 있어.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건, 어떨까 생각하는데?」

 

 

하루노 씨의 소리는, 닿았을 것이다.

하지만, 츠즈키 씨는 그녀의 빈정거리는 클레임에, 평소대로의 공손한 목례로 돌려줄 뿐이었다. 그녀가 하는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듯이. 그녀의 의견에, 느끼는 바가 없다는 듯이.

그런 츠즈키 씨를 봐도, 하루노 씨는 특별히 표정을 바꾸지는 않았다.

 

 

「...뭐어, 츠즈키도 별로 그럴 작정이 아니겠지만...일이니까 어쩔 수 없을까. 명령 받아서 왔다면요.」

 

「어, 그건...」

 

「아무튼 그런 것. 응, 당해 보면 꽤...아니, 그런 걸까나. 말없이 나온 내가 나쁘고. 오히려 돌아갈 버스라든가 생각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마침 잘됐네. 미안해, 오늘은 직행편이니 태우지 못하려나」

 

 

그렇게 말하며, 내게 짓궂은 장난을 하듯이 미소 짓는다. 나는 거기에, 돌려줄 말이 없었다.

 

 

「츠즈키, 지금 갈 테니까 기다려...그럼 히키가야 군, 프레젠트 제대로 건네 줘. 그리고...언제라도 대답,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나서, 하루노 씨는 내게 손을 흔들고 나서, 등을 보이며 걸어 나갔다.

이제 그녀는, 앞으로 밖에 향하지 않겠지. 미련이 남아 떨쳐낼 수 없는 듯한 행동은, 무엇 하나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 발걸음도 또한, 미혹이 없다.

 

 

「유키노시타 씨」

 

「......왜?」

 

 

내가 불러도,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잠깐 멈춰 설 뿐이다.

 

 

「왜....그런 방식 밖에 할 수 없습니까.」

 

「.............」

 

 

그녀는 잠시 침묵하고서,

 

 

「....히키가야 군에게만큼은, 듣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만 말하며, 차에 탑승했다.

그녀를 실은 차는, 소리도 없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속해, 곧바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와 벤치에 놓인 선물이 담긴 봉투만이 남겨졌다.

 

 

          ×          ×          ×

 

 

「..............」

 

 

부실 문 앞에서, 나는 그곳에 들어가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주초의 방과 후, 봉사부실 앞.

 

...주저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나누면 3개.

하나는, 하루노 씨에게서 건네받은 유이가하마의 선물에 관한 처우다. 일단 가져올 만큼 가져 왔지만, 부실에서 이걸 건네주는 건 꽤 곤란하지 않을까...유키노시타도 있고. 그 앞에서 준다는 건 나와 하루노 씨 사이에 접촉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다지 꺼림칙한 일이 있는 것도 그것을 책망 받을 이유도 없겠지만, 유키노시타의 기분이 나빠지는 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뭐... 우연히 만나서 그 때 하는 김에 받았다고 잘 둘러댈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좀 더, 상태를 보고 싶다.

 

두 번째는...이것도 또 하루노 씨 관련이다.

...지난 주 금요일, 그녀와 얘기했던 내용을 떠올려 낸다.

유키노시타의 옆에 있어달라고 내게 간절히 부탁해 온 하루노 씨. 그 때는 분위기에 휘말려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지만―――아마, 하루노 씨도 일부러 그런 상황을 만들어 냈을까―――이 이틀간 정도에, 잠시 그렇게 생각해 봤다.

 

결론은...물론, 반대다.

봐달라고, 하고 싶다...그런 내 반응이 눈에 보이고 있기 때문이니까 더더욱, 하루노 씨는 그 장소에서 나를 수긍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사람으로서는, 꽤나 강제적인 수단으로. 그 장소에 츠즈키 씨가 온 건, 역시 하루노 씨에게 있어서는 계산 밖이었던 일일 것이다.

나와 유키노시타가 사이좋게 옆에 있다는 건...상상도 할 수 없고,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았다. 우선, 내 정신이 버틸 수 없다. 너무 외톨이한테 쓰디쓴 경험을 겪게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독 내성은 있어도, 두 명 이상으로 있는 것에 대한 내구성은 바야흐로 창호지 레벨이니까. 거기에...무엇보다 유키노시타에게도 달갑지 않잖아.

 

...아니, 유키노시타의 폐라든가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 사람은.

이건 철두철미,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에고에서 태어난, 나를 향한 의뢰일 것이다. 무언가를 잘라 내서 뭔가를 선택한 하루노 씨가, 강하게 관철해 온 에고다. 그 사람이 얼마나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고 해도, 성공을 보증한다고 해도...내가 거기에 응할 의리는, 없다.

하루노 씨는 나를 높게 평가해 주고, 내게 메리트가 있는 거래라고 말하고 싶은 듯했지만... 몇 번이라도 말한다, 날 잘 안다는 듯이 말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비록 만약에, 그녀에게 들었던 말이 어느 정도 맞고 있다고 해도...그런 건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로, 나는 지금 위치에 서 있으니까. 빠듯하게, 지금 여기에 있으니까.

 

그러니까, 어떤 말을 듣는다고 해도 그 의뢰에 대한 대답은, 노(NO)다.

단지...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거기에...현실적인 문제로 나는 하루노 씨의 의뢰에 대해, 침묵하지 못하는 것도 확실하다.

내가 거부하든지, 혹은 대답 자체를 꺼려하든지, 하루노 씨는 자신의 책략을 관철할 것이다. 의지를 꿰뚫을 거다. 소모전이 되면, 내가 굽히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 그리고 아마...지금까지 대로라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다. 내게는 지지 않는다는 자신은 없다.

 

그러니까...이 쯤에서 나로서도 한 수를 생각해 내지 않으면 안 되겠지.

도망치는 방법이 아니라, 격퇴를 위한 방법을.

...아무튼,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지만. 하루노 씨 상대로, 효과가 있는 수단은 그리 간단하게 생각해내지 못하겠지, 보통으로.

그러니까 가능한 한 고민이 적은 인생을 보내고 싶은 나는, 가능한 한 그 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있었지만...봉사부 문 앞까지 와서, 그걸 잊은 채로 있는 건 곤란했다.

약간 설명이 길어졌지만, 그것이 두 번째 이유다.

 

그런데 세 번째인 거지만...혹시 이것이, 지금 확실히 직접적인 이유인지도 모른다. 유이가하마의 선물보다다.. 내가 부실에 들어가기를 주저하고 있는, 이유.

 

 

그건―――부실 바닥에, 자이모쿠자가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부실은 드물게도 문이 열려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들어가지 않아도 안의 상태는 대충 관찰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뛰어들어 왔던 것이, 꿈틀꿈틀하며 바닥에 키스하고 있는 자이모쿠자의 모습이었다. 바닥 짱 불쌍해.

누구라도 들어오는 건 싫잖아, 이거?

 

 

「아, 힛키 왔다 왔어」

 

 

그러자 부실 안에서 유이가하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쪽으로 종종걸음으로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리고 나서, 불쑥하고 문 쪽으로 얼굴을 내민다.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어디 갔었던 거야?」

 

「아니...잠깐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볼 일이」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선물을 건네주고 있었던 거다. 아무튼 그 사람이라면 감사인사는 하루노 씨에게 직접 말할 것이고. 추가로 선물내용은 토산 술이었다...아니, 이런 걸 학교에 들이게 하면 안 되잖아요. 내가 처분되면 어떻게 할 거야. 그걸 기꺼이 받아 버린 히라츠카 선생님도 그렇긴 하지만.

 

 

「흐응...어쨌든, 와 줘서 다행이야.」

 

「응...」

 

 

내 말에 특별히 깊이 파고들지 않은 유이가하마는 히죽하고 미소 지었다. 내가 와서, 마음 깊이 안도한 듯한 표정...무심코, 정신없이 보게 될 듯한 천진난만한 미소. 하루노 씨 탓에, 미소 공포증에 걸려 버리고 있던 나는, 뜻밖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 중2, 어떻게든 해 주지 않을래?」

 

「.............」

 

「어떻게든 하라고 해도... 애초에, 왜 저게 있는 거야?」

 

「아~, 뭔지 잘 모르겠는데, 갑자기 부실에 저게 와서...아」

 

 

유이가하마를 따라 「저것」이 있는 쪽을 보면,

 

 

「으...그 소리는...」

 

 

꿈틀하고, 그 녀석은 몸을 약간 움직였다.

아, 안 돼, 눈을 떴어.

 

 

「나, 볼 일이 생각났어요. 코마치가 어쩌구 저쩌구 뭔가 해서, 큰일이야 진짜. 그렇다는 걸로」

 

「잠깐, 도망치지 말구!」

 

 

재빨리 교복의 소매가 잡힌다. 아니, 그렇잖아, 피해 인원은 적은 편이 좋잖아.

그러나, 벌써 늦었던 것 같다.

 

 

「그 소리는... 이 몸의 동포 히키가야 하치만!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거야, 늦었던 게 아닌갓!」

 

 

조금 전까지 시체였던 그 녀석...자이모쿠자는 기세 좋게 일어섰다. 그 체격에도 불구하고, 마치 만화 같은 몸놀림이다. 이것이 지금 유행하는 모션이라는 건가...

 

 

「힉...」

 

「우오」

 

 

유이가하마가 한층 더 내 소매를 잡고, 부실 안으로 질질 끌어당긴다. 그대로 나를 방패로 삼는 식으로, 자이모쿠자와 대립한다. 그 녀석은 몬스터인지 뭔가야... 약간 불쌍하게도 느껴진다고.

그러니까 나는 친절하게도, 자이모쿠자가 부르는 소리에 대답하기로 했다.

 

 

「왜 그래 자이모쿠자... 출구라면 여기라고」

 

「한 마디로 돌아가라니 심하잖아!? 이 몸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어!?」

 

 

뭐라니...음, 뭘까.

내가 자이모쿠자의 존재 의의를 찾지 못하고 있으면, 부실 안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당신에게 용무가 있는 것 같은데, 히키가야 군」

 

「.....너도 있었던 건가」

 

「무례한 말이군요. 존재감의 희박함으로 말한다면 당신 쪽이 몇 배 위일 텐데」

 

「...........」

 

 

아니 아무튼, 있던 건 알고 있었다. 자이모쿠자가 넘어져 있었을 때부터 바로, 긴 테이블 가장 안쪽에서 동요도 없이 문고본을 넘기고 있던 유키노시타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도 무리인 얘기다.

유키노시타와 눈이 마주친다. 그 얼굴과 많이 닮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내고는, 곧 거기에 뚜껑을 닫았다.

우선, 그전에 이 녀석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어쨌...든...나한테 볼 일? 이라고 할까 왜 넘어진 거야?」

 

「흠흠, 그렇다 하치만. 자네한테 사무적인 일이 있어서 나는 왔던 것이야.」

 

 

내 두 번째의 의문을 당연한 듯이 스루해, 자이모쿠자는 잘난 듯이 말한다.

 

 

「사무적인 일 정도로 오길 바라지는 않는데...그래서, 뭐야」

 

 

들으면 돌아가주려나.

 

 

「음...그, 예의 24일의 건이다.」

 

「24일?」

 

 

유이가하마가 되묻는다. 자이모쿠자도 그 소리에 한순간 반응했지만, 유이가하마의 얼굴을 콤마 1초만 힐끗 보고 나서 다시 내 쪽으로 향했다. 라고 할까 유이가하마, 슬슬 보내줘도 좋지 않을까.

 

 

「...24일이다. 몇 번이나 확인했지만...나도 예정은 없어.」

 

「그런 건 확인하지 않아도 알 텐데」

 

 

나 같은 타입이나 자이모쿠자 같은 타입의 인간은 24일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대체로 예정은 없으니까...지금 감히 나는 자이모쿠자와 동류에 속하는 것을 거부해 보았습니다. 알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무튼 그렇게 세세한 데를 찌르지 마 하치만아... 그래서, 다. 나도 예정이 없으니까...크, 크리파에 달려가서 참배해도 괜찮, 을까해서...」

 

「그러니까 크리파라니」

 

「잠깐, 힛키!? 왜 중2한테 가르쳐 준 거야!?」

 

 

힘껏 소매가 끌려간다. 그만 둬, 벗겨진다고... 누가 득을 본다고 그래.

유이가하마 쪽을 보면, 무으-하고 부풀려서는 빤히 흘겨왔다. 별로 무섭지는 않지만 꽤나 기분 나쁜 것 같고.

 

 

「아, 아니, 그거 내가 아냐...저기...」

 

 

아, 그렇지만 토츠카 탓으로는 하고 싶지 않다. 그 녀석의 귀여운 실패 탓으로 이 사태를 불러 버렸던 거라고 하면...나는 기꺼이 진흙탕에 빠지는 것을 선택한다.

 

 

「뭔데?」

 

「아-...뭐라고 할까, 미안하다.」

 

「벼, 별로, 사과했으면 하는 게 아니구...」

 

 

내 솔직한 사죄가 의외였는지, 유이가하마는 휙 하고 얼굴을 돌렸다. 그 시선의 끝에는, 유키노시타가 있다.

 

 

「힛키, 유키농 집에서 해요? 과연 중2를 유키농 집에 들일 수는...」

 

「...그런가, 그런 걱정도 있는 건가...」

 

 

내가 그렇게 납득할 수밖에 없는 곳에서, 문득 자이모쿠자 쪽을 보면,

 

 

「컥」

 

 

자이모쿠자는 다시 쓰러져서 엎어져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바닥을 눈물로 적시면서. 그러니까 바닥 짱이 불쌍하다고.

 

 

「본관 앞에서 나를 쓸모없는 애 취급하지 말아 줬으면 한다...」

 

 

아-, 아무튼 그 기분은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나이찌몬메라든가 어렸을 때 그랬지. 그 때 나, 끝날 때까지도 같은 장소에 있던 적 있었고...후반에서였나, 내 눈앞에서 나로 할까 다른 녀석으로 할까 서로 얘기하는 건 그만둬 줬으면 했다. 일부러 노는 거 멈추고 끼리끼리 얘기하지 마... 하지만 그 때는, 아직 하나이찌몬메에 참가할 정도의 커뮤력은 있었던 건 아니였나.

 

※ 하나이찌몬메 : 일본 동요 및 어린이들의 놀이. 어린이들이 둘로 나뉘어서 하나이치몬메 노래를 부르면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한 뒤에 각 패에서 부모 역에 해당되는 아이가 나와서 상대편 팀에서 무작위로 한 아이를 지정한 뒤 지정된 아이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아이가 이긴 아이의 팀으로 가 최종적으로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하는 놀이이다.

 

 

유이가하마가 내게 작은 소리로 말을 건다.

 

 

「어, 어떻게 하지? 어떻게 거절할 생각?」

 

「그렇군...그 녀석만 집합 장소 바꾼다든지」

 

「...힛키 너무 외도야...」

 

「아니, 난 내가 당한 적 있는 걸 경험담으로...」

 

 

축 늘어져 있는 자이모쿠자를 곁눈질로, 우리들이 대화를 계속하고 있자,

 

 

「나는...별로, 상관없어요.」

 

 

그렇게, 시원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은, 물론 한사람 밖에 없다.

 

 

「에...좋은 거야 유키농?」

 

「예. 특별히 꺼리는 해를 끼칠 의도가 있는 건 아닌 듯하고...조금 전은 뭐를 말하고 싶은 건지 몰랐으니까, 우선 방치했던 것이긴 하지만」

 

 

그런가, 아까 전 부실에서 넘어졌었던 건 유키노시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을 실패했으니까였다...방치했다니, 그 때 무슨 말을 들은 거예요...

그리고...이 녀석, 내가 말한 대로 진짜로 파티에 참가하려고 봉사부를 방문한 것 같다. 아무튼 통역계인 내가 있을 거라는 무른 짐작 하에 왔겠지...그 정도로 오고 싶었나, 이 무슨 관심종자. 이것도 성장이라고 한다면...싫은 성장이군.

 

 

「...물론, 책임을 지고 당신이 관리하는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유키노시타는 다시 책으로 눈을 떨어뜨렸다. 더 이상 흥미 없다는 식으로.

이 녀석은 동물인가 뭔가인지...거기에 너는 내 엄마인가요.

유이가하마 쪽을 힐끔 본다.

 

 

「...잘 됐네 힛키, 유키농이 좋으면, 나두 별로 상관없어」

 


쓴 웃음을 짓는 유이가하마. 아니, 난 별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데.

아무튼, 뭐라고 할까 자이모쿠자는 유이가하마 생일파티에도 왔었으니까...유이가하마나 유키노시타도 익숙해졌을지도 모른다.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럼없이 생각될 거라고, 잘못하면 반해 버릴지도 모르려나...거기까지는 책임도 못 지고.

 

 

「그런데...」

 

 

나는 방금 내린 중재 안을 쓰러져서 엎어져 있는 그 녀석한테 전하기로 했다. 라고 할까 들리잖아, 일어나라.

 

 

「...이라고 한다. 자이모쿠자. 다행이군.」

 

「...후」

 

「앙?」

 

「후후후후...후우-하, 쿨럭, 하하하!」

 

「아니, 그 자세로 무리하지 웃지 말아요...」

 

 

한 바탕 웃고는, 출렁...하고 자이모쿠자는 뻔뻔하게 일어났다.

 

 

「봤는가 하치만...」

 

「하, 뭘?」

 

「강한 신념은 철도 쳐부순다...기억해 두면 좋다.」

 

「너의 추태라면 이미 잊고 싶을 정도로 보고 있는데....」

 

 

형편 좋은 녀석...역시 이런 건, 권하지 말았어야 했다...뭐, 권하지도 않았지만.

내가 깊은 한숨을 쉬고 있자, 살며시 자이모쿠자가 접근해 온다. 그만둬, 가까우니까...그만두세요. 진짜로.

 

 

「그, 그래서 저기 하치만, 『그 사람』은 오는지?」

 

「그 사람?」

 

「아-유이가하마 아무것도 아니야」

 

 

위험해, 쓸데없는 말 내뱉지 마.

거기에...그러니까 말했잖아, 올 리 없다고.

 

 

「결국 참가하는 사람은, 유키농, 나하고 힛키, 사이 짱에...중2, 나머지는 히라츠카 선생님일까?」

 

「어...히라츠카 선생님 오는 거야?」

 

 

의기양양해서 짜증스러움을 유발하며 자이모쿠자가 떠난 뒤, 간신히 나와 유이가하마는 차분히 진정할 수 있었다. 뭐라고 할까, 지쳤군, 진짜로...

 

 

「응, 약간 미묘한데. 아직 예정이 생길지도 모른다구 말했었고」

 

「............」

 

 

희망적 관측이 지나쳐서 눈물이 나온다. 그렇다고 할까 선생님, 학생에게는 좀 더 말을 포장해 주세요. 나같이 감성이 풍부하다면, 간접적이라도 심경을 상상할 수 있게 되니까.

애초에 학생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교사가 참가하는 것도 뭐야? 일단 봉사부 관련이라는 걸로 오케이일까... 그런 것보다 술이라든지 들여와서 자작으로 마시기 시작할거라고 그 사람. 왔을 때 바디 체크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얼굴을 보아하니, 이놈도 저놈도 자기 마음대로 할 것 같아서 무서워...마음의 위안은 토츠카 정도 밖에 없잖아...분위기를 중재해 줄 것 같은 사람은 유이가하마 정도일 것이다. 거기에,

 

 

「결국 코마치 짱은?」

 

「무리라고 했잖아, 그 녀석도 수험행이라고. 공부다 공부」

 

 

뭐어, 나도 가끔 씩은 숨 돌릴 겸 이런 것도 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밤늦게까지 할 예정도 없는 것 같고, 일단 권했지만...거절당했다.

 

 

『유키노 언니 집에서 파티!? 오빠 해냈네! 이건 코마치가 방해를 할 수는 없어요...이건 말하자면 코마치한테서 오빠한테 내는 기말 시험이에요! 코마치 없이 극복해 오세요, 이상!』

 

 

...쓸데없는 참견이다, 바보.

내가 마음속으로 여동생한테 악담하고 있자, 유이가하마가 생각난 듯이 물었다.

 

 

「그러구 보니 힛키, 중2가 말하고 있던 『그 사람』이라니?」

 

「...아?」

 

 

젠장, 넘길 수 없었나... 저 자식, 정말로 쓸데없는 말 밖에 하지 않네.

 

 

「아-, 저거다, 코마치를 말하는 거야」

 

「코마치 짱?」

 

「아아, 그 녀석 아무래도 코마치한테 집착하는 것 같고...봐, 네 생일파티 때도 뭔가 관련되려고 했잖아. 나도 곤란하고 있어.」

 

「우와아, 리얼하게 기분 나빠...」

 

 

유이가하마가 엄청나게 혐오하고 있었다. 뭐어, 코마치에 대해 여러 가지 물어 온 건 사실이고... 쓸데없는 말을 한 빚은 스스로 해결하라고, 자이모쿠자...라고 하고 싶은 참이지만, 약간 불쌍해질 정도로 싫어하고 있다. 일단 보충 해 둘까...

 

 

「아니, 저건 그 녀석 일류의 개그야...누구한테도 통하지 않을 뿐이고」

 

「...개그가 안 된다구. 유키농, 정말로 그런 거 불러도 괜찮은 거야?」

 

 

유이가하마가 유키노시타에게 그 화제로 말을 건넨다. 이걸로 허사가 되면 그 녀석 울겠지...

 

 

「...확실히 역겹지만...벌써, 불러 버렸고」

 

 

역겹다고 했습니까...이건 이거대로 그 녀석 들으면 울 거다. 한 바퀴 빙 돌아 뭔가에 눈을 뜰지도 몰라. 그걸 빌기로 하자.

 

 

「거기에 저것이 뭔가 저질렀을 때에는, 히키가야 군이 책임을 져서 응분의 벌을 받기 때문에, 괜찮아요.」

 

「뭐가 괜찮아 그거, 나 괜찮은 건가요.」

 

「감독 책임이라는 건 그런 것이에요.」

 

 

산뜻하게 무서운 내용을 미소 지으며 말하는 유키노시타. 어쩐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기분이 좋은데 이런 말을 듣고 있다는 건 대체 뭔가요.

감독 책임이군요...그렇겠지, 후배의 미스는 자신의 미스, 선배의 미스는...왠지 자신의 매스. 선배 이상하네요, 감독 책임이겠죠?

 

 

「그러니까 유이가하마 양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히키가야 군이 죽을 각오로 노력하면 좋은 걸.」

 

「...응, 그러네」

 

 

그러네가 아니라고요. 왜 내가 휴일에 죽을 각오를 품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평일조차도 의욕 없는데...

유키노시타는 유이가하마가 안심한 것을 보고는, 훗 하며 작게 미소 지었다.

 

 

「...올해는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알아들을 수 있을까 말까한 정도의 음량으로 중얼거렸다...아마, 무의식중에 본심이 새어나왔다고 생각한다. 아까 전부터 상당히 기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건...이 녀석이 떠들고 있어서인가.

유이가하마에게는 닿지 않았던 것 같고...나도, 들리지 않은 척했다.

 

올해는, 그러네...그러고 보니 하루노 씨가, 유키노시타가에서도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다든가 말하고 있었다.... 아버님과 사이가 돈독한 사람을 부른다고 했던...뭐라고 할까, 정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파티.

올해도, 그녀는 그 파티에 나가겠지...여동생은, 나가지 않을 것 같지만.

내가 잠시 생각에 잠기고 있자, 유키노시타와 흐뭇한 분위기가 되고 있던 유이가하마가 뭔가에 눈치 챈 듯이 탁하고 손뼉을 쳤다.

 

 

「그래두, 여섯 명일까...유키농, 준비 괜찮아?」

 

「면적으로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식기는 조금 부족할지도」

 

「아, 역시? 그럼 뭔가 가져갈까?」

 

「예, 그렇게 해주면 도움이 돼요.」

 

 

그러고 보니 확실히 식기는 부족할지도...그 방도. 쓸데없이 넓으니까 수용 인원수는 그다지 문제는 아니겠지만, 원래 유키노시타 혼자서 쓰고 있는 방이라, 대접용 식기도 티 세트 정도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앗, 그럼 그럼 유키농」

 

 

유이가하마가 하나 더 뭔가 생각난 듯이 손을 들었다. 언제부터 거수제가 된 거야, 여기.

 

 

「무슨 일이니 유이가하마 양」

 

「하는 김에 말인데...파티장 예비 조사와 장식은, 어때?」

 

「파티장이라니... 내 방이겠지요?」

 

「물론! 역시 말야-, 이런 건 분위기 만들기가 중요하지 않아? 뭣하면 트리라든지 가져 가구! 창문에 글자라든지 그림이라든지 쓰구!」

 

「에...그, 그건 필요한 거니, 이런 크리스마스 파티에도...나는 사정을 모르겠지만」

 

「필요한 거야! 그치, 괜찮잖아 유키농, 유키농 집 가구 싶은데-」

 

 

아니, 너 유키노시타 집에 가고 싶은 것뿐인 건가, 그거... 전에도 묵지 않았어? 여자여자다운데...뭐어, 여자겠지만.

다만, 유감스럽게도 여기에는 유이가하마에게 츳코미를 넣는 녀석이 부재였다. 크리스마스 파티 같은 지식에 대해서는, 나도 유키노시타도 이 녀석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아무래도 그렇게 정해질 것 같다.

뭐어, 마음대로 준비라도 장식이라도 해 주면 된다. 내가 연관되지 않으면, 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시기가, 나에게도 있었다. 이런 전개만은, 봐 줬으면 하는데...이거, 플래그 아냐?

 

 

          ×          ×          ×

 

 

...뭐어, 예상대로라고 할까, 뭐라고 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시기가 나에게도 있었다...였다, 역시.

 

 

「무거워...남은 거리는 어느 정도?」

 

「아, 힛키 간 적 있잖아, 조금만 더 앞...이라구 할까 이거 몇 번째지?」

 

「후아아...」

 

 

내 입에서 귀여운 신음 소리가 귀엽지 않은 소리로 새어 나온다.

12월로 접어들고 나서부터는 으스스하게 추운 날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무슨 변덕인지 약간 정도 그게 느슨해진 듯한, 황혼 전의 방과 후. 이렇게 말해도 춥기는 춥지만.

 

완전히 크리스마스 열기에 빠진 유이가하마의 선언대로, 우리들은 파티장 예비 조사 and 장식을 목적으로, 유키노시타 맨션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었다. 난 도와준다 같은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추가로 내가 한탄했던 대로, 상당한 짐을 들고 있다.

 

 

「그래서, 이 트리는 어떻게 조달한 거야?」

 

 

나는 오른 손에 든 트리 세트 상자를 분한 듯이 째려보면서 물었다.

 

 

「응-? 우리 집 거야. 이제 꾸미지 않아서 가져와 버렸어」

 

「꾸미지 않는 건가요, 아무튼 우리 집도 비슷하지만...그럼 필요 없는 거 아냐?」

 

「이런 때는 필요한 거야!」

 

「그런 건가? 모르겠어...」

 

 

그 사용 구분법을 모르겠다고... 아무튼, 결국은 분위기 문제겠지.

추가로 왼손도 또 가득 차 있다. 트리 장식(볃도로)이나, 반짝반짝한 니스, 스노우 스프레이 캔 몇 개 등등...하나하나는 전혀 무겁진 않지만, 물량 작전이라고 자주 말하듯이, 티끌도 쌓이면 태산인 것이었다.

...요즘 나 짐꾼만 되고 있지 않아? 하루노 씨와 쇼핑 갔을 때의 짐들기라든지, 하루노 씨에게 강요된 선물의 산이라든지. 뭐라고 할까, 뭔가 형언하기 어렵긴 하지만 수수한 악의를 느낍니다만...

추가로 유키노시타는 청소를 한다든가 해서 한 발 앞서 집에 돌아가고 있었다. 그 녀석, 설마 이걸 예측해서 도망치지 않았을까... 그런 의혹도 생겨 버린다.

 

 

「크리스마스도 가까워졌네-」

 

「뭐어, 그렇군」

 

 

밖은 춥고, 큰 짐도 있는 이유로, 이번에는 유키노시타의 맨션에 갈 즈음해서 케이요선을 이용했지만, 탄 역도 내린 역도 크리스마스적인 데코레이션 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걷고 있는 한 중간도, 벽이라든지 뜰의 나무라든지에 전식을 감고 있는 집이 하나 둘씩. 벌써 거리가 유이가하마의 핸드폰 같은 수준으로 데코데코다. 밤이라면 분명 아름답겠지만, 밝은 동안은 뭐라고 할까, 데코라는 건 묘하게 허전해.

 

 

「이런 건 운치가 있어서 좋지요-」

 

「운치...? 분위기에 흘러가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무으~...어째서 그런 비뚤어진 생각 밖에 할 수 없을까. 분위기는 타도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구 생각하는데」

 

 

역시 분위기 읽기 달인인 유이가하마는 그녀 나름의 지론이 있는 것 같았다. 아무튼, 그건 견해차이라는 것이다. 논의해도 평행선을 더듬을 뿐일 테고, 관계되는 건 피하고 싶다.

 

 

「...뭐, 그게 힛키겠지만요.」

 

 

유이가하마도 내 의견에는 체념한 것 같다. 기가 막힌 듯한, 하지만 따스함을 느끼게 하는 미소를 내게 전해온다. 그런 얼굴을 향하면, 나로서는 대응이 곤란해지는데.

 

 

「...뭐야」

 

 

무슨 말을 하고 싶어.

 

 

「응-? 별루-」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가 타타탓 하고 약간 종종걸음으로, 내 옆으로 뛰어 오른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건지, 등 뒤 밖에 안 보이는 나로서는 모른다.

 

 

「어이, 서두르면 구른다고」

 

 

라고 할까 기다려, 나 짐이라든지 들고 있으니까.

유이가하마도 식기라든지 등등, 상당한 짐을 가지고 있겠지만...정말 기운 좋다, 이런 때는.

...아무튼, 그게 유이가하마겠지.

 

 

 

 

「대체 뭐가 시작된다는 것일까...」

 

 

그런 우리들의 중장비를 보고, 유키노시타는 전율의 표정을 띄웠다.

뭐어 그런, 그렇게도 말하고 싶어지겠군. 단지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유이가하마 뿐이다. 나는 뭐가 시작될지 몰라. 가능하면 짐을 두고 그런 건 모르는 채 돌아가고 싶었다.

 

타워 맨션 15층. 주변을 일망할 수 있는,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방.

오랜만에 방문했지만, 역시 휑하니 넓다. 3LDK는 겉멋이 아니려나...

...그런 감상을, 전에도 품었던가. 문화제 준비 중, 유키노시타가 컨디션이 무너져, 우리들이 문병하러 왔을 때에도.

단지 전에 왔을 때보다, 왠지 모르게지만, 방의 분위기가 온화해 보였다. 그 황량함이라고 할까... 쓸쓸한 듯한 건, 다소 사라져 없어진 기분이 든다. 뭐가 원인일까, 아무튼 방문한 측의 기분이라는 것도 있을 테지만.

 

 

「그럼 역할 분담인데, 힛키는 트리 조립을 부탁해. 나와 유키농은 다른 장식이라든지 할 테니까」

 


유키노시타가 우려낸 홍차를 후우후우하고 식혀 마시면서, 유이가하마가 팔팔하며 임무를 지정한다.

 

 

「좀만 더 쉬게 해줘...」

 

 

그렇게 말하면서 나도 홍차를 입에 머금는다. 유이가하마의 소행을 봐서 뜨거울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적당히 미지근하다. 살짝 차 잎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당장이라도 당신은 일해 줬으면 하는데...」

 

「사람 다루기가 난폭해, 넌」

 

「아니요, 그런 건 아니라...빨리 끝내서, 냉큼 돌려보내고 싶어요, 당신은」

 

「말씨가 난폭하군, 넌...」

 

 

아무튼 난폭하다고 할까, 오히려 잘 지나치게 갈아져서 상처나 버리는 느낌이긴 하지만, 폭언인 건 변함없었다.

내 불평에도 모르는 체하는 얼굴로, 유키노시타는 후우, 하고 조심스럽게 홍차를 식히면서, 입으로 옮긴다.

 

 

「그런데 유이가하마 양... 파티까지 일주일 정도 남았는데도, 벌써 장식하는 거야?」

 

「응? 그래요?」

 

「저기...나는 그 사이에도 여기서 자고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데」

 

「...? 그러네」

 

「뭐라고 할까... 침착되지 않는데」

 

「........에엣」

 

 

당황하면서 그런 말을 하기 시작하는 유키노시타에게, 유이가마하도 당황하는 것 같았다.

 

 

「도구만 두고 가준다면... 전 날에라도, 내가 해 두어요?」

 

「아아-, 유키농, 크리스마스 장식이라는 건 그런 게 아니잖아!」

 

 

약간 조바심 난 느낌으로,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에게 츳코미를 넣는다.

 

 

「...그럼 어떤 것일까」

 

「응-, 크리스마스라는 건 크리스마스까지가 즐거운 거잖아? 끝나자마자 그믐날이라든가 설날 준비 시작돼버리구...나는 유키농한테두 두근거려 줬으면 해서 오늘 왔는데」

 

「흐음...말하고 보면 그러네. 나는 크리스마스 무드를 앞당기는 이유가, 시민의 구매의욕 향상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그것만은 아니다, 라는 것일까」

 

「유키농...이유가 너무 각박해...」

 

 

슬픈 듯한 얼굴로 유이가하마가 한탄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도 어느 쪽이냐고 하면 유키노시타의 크리스마스 음모론에 한 표다. 만약 다수결로 결정한다면, 이 곳에서는 유이가하마의 패배다.

다만,

 

 

「으-응...그럴까. 유키농이 싫으면 어쩔 수 없네...그럼 전날에라도 또 올까...」

 

 

그렇게 해서 유이가하마가 띄우는 표정에, 유키노시타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유키노시타는 쓴 웃음을 지으면서, 유이가하마에게 말을 건넨다.

 

 

「기다려주세요. 유이가하마 양. 초조해지지만...그건 그래서, 당신이 말하듯이 정취가 있을지도 모르기도 하고. 올해는, 시험적으로지만...조금 빨리 크리스마스 기분을 맛보기로 해요.」

 

「에...유키농...」

 

 

아무튼, 여기부터 앞은 평소와 같은 흐름이었다. 벌써 질렸겠죠, 이거. 평소대로 헤벌레한 백합백합이랍니다, 나머지는 알겠지.

...라고 말하면서도. 봐서 익숙한 광경이기 때문이야 말로, 뭐라고 할까,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라도 이런 느낌으로 계속될 거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는. 착각해도 된다면...조금만 생각해 버릴 정도로는.

그럼...난, 방해 같고 돌아가도 좋으려나.

 

 

...아, 역시 안 되는군요.

 

 

「힛키 괜찮아? 조립하는 방법 알아?」

 

「아아...왠지 모르게는. 우리 집에도 있고」

 

「그래? 그럼 그쪽을 맡길게」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는 후딱후딱 유키노시타가 있는 창으로 향한다. 아무래도 저 녀석들, 우선은 스노우 스프레이로 창에 문자라든지 그림이라든지 그리는 것 같고.

 

 

「그런데...」

 

 

그렇게 중얼거리며, 가져온 상자를 연다.

내게 할당된 일은, 크리스마스 트리 조립이었다. 아무튼, 이라고 말해도 매우 일반적인, 가정용의 크리스마스 트리다. 길이도 내 허리 정도까지인, 극히 표준적인 사이즈.

유이가하마가 사전에 청소를 해 뒀는지, 먼지는 일어나지 않는다. 의외로 그런 건 야무지게 하고 있었군, 그 녀석.

상자니까 기둥과 트리 본체를 꺼내, 끼워서 세운다. 나머지는 꺾여서 접힌 트리 가지를 펴서, 꼭대기에 별님 붙이고, 전식을 감아, 적당히 장식을 달면 완성일 거다. 설명서도 동봉되고 있었지만, 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까 전에도 언급했지만, 나도 코마치와 같이 트리 조립이라든지 하고 있기도 했고. 최근에는 코마치 기분 나름이므로, 저번에 창고에서 꺼낸 건 2년 정도 전이지만. 뭐라고 할까 그리운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코마치는 크리스마스 어떻게 보내려나...뭐어, 내가 없는 걸 다행으로 삼아, 아버지가 빨리 돌아올 듯한 생각은 든다. 혹시 둘이서 밥이라도 먹으러 갈지도...혼자보다는 좋고, 그렇다면 그걸로 됐지만. 추가로 어머니는 초 드라이한 캐리어 우먼이므로, 아마 평소대로의 시간에 돌아오지 않을까.

내가 트리의 팔을 펴서 전식을 두르고 있자,

 

 

「응-, 글자의 경우에는 거울 문자로 해야 할까...」

 

 

하고 창문 쪽에서 두 명이 서로 얘기하고 있는 소리가 들려 왔다.

 

 

「어머, 왜니」

 

「가게라든지 그렇게 되고 있는 데 많아요?」

 

「그건 밖에 보일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지요...우리들이 보니까 이쪽에서 읽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게다가 여기는 15층이에요.」

 

 

아무래도 꽤나 성과가 없는 대화를 펼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유이가하마, 너는 좀 생각을 하고 말을 해 줘...불의의 습격을 당하면 어떻게 할래.

 

 

「그것두 그럴까...어라, 뭐야 이거 귀여워! 이 팡 씨 뭐야?」

 

「...샀어요, 신 디자인이에요.」

 

「헤에-...그래두 이거 저번 것하구 뭐가 다른 거야?」

 

「눈초리를 보면 알아요...정면을 향하고 있는 팡 씨는, 드문 거예요.」

 

「헤, 헤에...아, 이것도 새로운 거네...고양이의 육구?」

 

「리얼함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아요. 30초 정도 만져 봐. 고양이와 같은 정도의 체온이 되니까」

 

「그, 그렇구나...」

 

 

성과가 없다... 유이가하마가 굳어진다니, 상당한 레벨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창가에 장식하고 있던 팡 씨 인형이라든지 정체를 모를 고양이 아이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인형...전에 들른 데스티니 스토어에 놓여 있던 인형과 뭐가 다를까, 나한테는 극소의 차이도 찾아낼 수 없는데.

 

...흐음. 나는 주변을 빙글하고 바라보았다.

별로 변함없는 것처럼 보여도....소품 같은 게 증가하고 있다. 유리 테이블 위도, 전에는 TV 리모컨 정도 밖에 없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뭔가 분위기가 변했다고 생각하면, 과연, 단순히 물건이 증가했다는 것도 있을지도 모른다. 일부는 유키노시타 취미가 아닌 것도 있지만...유이가하마가 두고 간 것일까.

 

그러고 보니 유키노시타도 독신 생활을 시작해 그 나름대로 시간이 지났던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라든가 말하고 있었던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하면 슬슬 2년인가. 아무튼 익숙해져도 좋을 무렵일지도 모른다. 독신 생활의 외로움이라고 할까, 그런 것에.

그러고 보니 언젠가 코마치가 말하고 있었다. 혼자서 사는 건 외롭겠지 라고. 아무튼 나는 독신 생활 한 적은 없고, 당분간 독신 생활은 할 생각도 없으니까, 실제로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장소를 빌려 한 번 더 선언하자, 나는 바위에 매달릴 기세로 패러사이트 합니다!

 

그것과...남겨진 측도, 외롭다고 생각한다는, 거였나.

유키노시타 집의 경우, 남겨진 측이라는 사람...그 사람은, 누구일까.

예전 같으면, 그녀가 그 정도로 그런 감정을 품다니 코로 비웃으며 끝날 얘기겠지만. 지금은...조금, 모르겠다. 그토록의 감정을, 보게 된 다음에는. 흉기처럼, 휘둘려서 당해버린 뒤에는.

 

 

―――그러니까,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그 감정이, 나는 가짜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녀가 한 말도, 가짜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거짓말이라면, 허구라면, 그 사람은 좀 더 능숙하게 할 것이다. 내가 의심을 품을 정도로...완벽하게 해내보일 것이다. 오히려 거짓말이면 얼마나 편할까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질척질척하게 끓어오르는듯한 감정은, 뒤 섞인듯한 감정의 덩어리는...너무나 비뚤어져서, 다듬어지지 않았다...그러니까, 저것이 진짜다. 아무튼, 그것조차 이용해 나를 구워삶는 면이, 하루노 씨 답다고 한다면, 그럴 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그것조차 이용해서...도구처럼 일회용이라며, 다른 길을 선택한 그녀. 유키노시타가의 장녀로서 가장 현명한 판단을 한 그녀. 인생의 말을, 하나 앞으로 진행시킨 그녀.

 

그녀는, 자유롭다라고는 생각한다. 홀가분하게, 춤추듯이 인생을 구가하고 있는 건, 잘라 내야 할 것을 잘라낼 수 있기 때문일까. 사람이든 뭐든, 그야말로, 필요하지 않게 된 말처럼.

 


잘라 내야 할 것을 선택하지 못하고 현실에 얽매이는 것도 아니고,

내거는 이상과 직면하는 현실의 딜레마에 빠진 것도 아니고,

물론, 지금 있는 장소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유롭다. 분명 내가 아는 누구보다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다만, 그 모습은.

잘라 버린 것들의 잔해 앞에서 잠시 멈춰선 그녀는.

몹시―――고독하다고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물었다. 왜, 이런 방식 밖에 할 수 없는 건가, 하고.

그 당시 그녀는, 내게 뭐라고 말했었지―――

 

 

「―――...............앗 뜨뜨뜨거!」

 

 

너무 뜨거워서, 문득 현실로 돌아온다. 놀라면서도 손을 바라본다.

보면, 손바닥 위에 있는 전식의 소형 전구가 점등하고 있었다.

오오우...아무래도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손은 제멋대로 작업을 진행한 것 같다. 휘감긴 전식의 점등 시험을 하고 있는 한 중간에, 전식이 처져 버린 것 같다. 이거, 의외로 뜨거운 것 같아. 그리고 나, 트리 조립에 너무 익숙해있다. 아무튼, 코마치가 초등학생 때는 매년 하고 있기도 했고.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건 잘 들어맞는 말인 것이다.

방금 전의 바보짓이 주위에 발각되지 않았을까, 슬쩍 두 명이 있는 편을 본다.

아무래도 두 명은...뭐라고 할까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가 최근 사 들인 상품 얘기에 빠진듯하다. 내가 무의식중에 작업하고 있는 듯이...

그렇다고 할까 유이가하마 씨는 작업해 주세요, 그렇게 말할까 하고 내가 허리를 든 순간,

 

 

「아, 이것두 신경 쓰여-...응-... 예쁜 상자네? 뭐야 이건」

 

「아아, 그건...」

 

 

유키노시타가 설명하려고 하지만, 유이가하마는 그것보다 먼저 그 정체를 눈치 챈 것 같다.

 

 

「알았어! 오르골이죠?」

 

 

나는 허리를 든 채로, 움직임을 멈췄다. 뭔가가, 머릿속에 걸린다.

 

 

「있지, 열어 봐도 좋아?」

 

「별로 상관없지만」

 

 

유이가하마가 작은 상자의 뚜껑을 연다.

흘러나오는 멜로디. 천천히, 금속이 연주하는 음악.

 

 

「어...」

 

 

그건, 들은 적이 있는 곡이었다...매우, 최근에.

 

...그린 슬리브스(Green Sleeves). 하루노 씨가, 흥얼거리고 있던 곡이다.

 

 

―――나, 이 노래 좋아해.

―――왠지 모르겠지만, 싫어할 수 없어.

 

 

나는 유이가하마의 손 안을 바라본다. 확실히 유이가하마가 말하는 대로, 아름다운 장식이 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물론 본 적 따위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헤에- 움직임도 꽤 세세하네...역시 유키농, 고양이로 선택한 거야?」

 

「예, 그러네...전부터, 갖고 싶었던 거예요.」

 

「전부터? 어쩐지 의외」

 

「전이라고 해도 상당히 옛날이야기에요. 어디서 봤는지도 기억나지 않기도 하지만... 몇 가지 짚이는 곳을 돌고 있는 동안에, 우연이군요.」

 

「와아, 어쩐지 운명 같네-」

 

「..............」

 

 

바보 같군, 운명이라니.

그런 형편 좋은 전개는 로맨틱 코미디 안에서만 해둬라. 그렇다면 어째서 히라츠카 선생님에게는 운명 같은 게 찾아오지 않아, 아니야. 왜 언제나 나는 그쪽으로 사고가 빗나가. 이런 때 정도는 진지하게 하고 싶은데.

 

하지만...생각해 보면, 당연이라고 말해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그것을 갖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 사람은 찾고 있었던 것이다...갖고 싶어 하던 그녀 자신이, 그것을 찾았을 뿐, 아무것도 이상하진 않다.

그러니까, 이 우연은, 이 전개는...결코 가능성이 낮은 것이 아니다.

 

 

「...사실은 사 준다고 약속해 주고 있었지만...아무래도, 저 쪽도 잊어버린 것 같아. 그러니까 찾아냈을 때, 사 버렸어요.」

 

「흐응...그, 아버지라든지?」

 

「아무튼...그런 것이네요.」

 

 

―――떠올려 냈다고 생각하면 이런 거야. 잊고 있었던 나도 난데.

 

 

그녀의 말을 떠올려 낸다.

 

 

「하...........」

 

 

무심코, 웃음이 흘러넘친다. 공기를 약간만 진동시킬 정도의,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 쓴 웃음.

 

 

―――역시 감상 같은 것에 흐르게 되면, 변변한 일이 없지요.

 

 

물론 그렇다, 유키노시타 하루노.

 

감상 같은 일에 흐르게 되면...변변한 일은 되지 않아.

그녀가 선택하지 않았던 것이, 잘라버린 것이, 단념한 것이, 저절로 사라질 리가 없다. 그것은 그녀가 잘라 버린 뒤에도,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어, 계속 살아가고 있다...이렇게 해서, 누군가가, 주워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관계없이, 그건 어느 날, 그녀의 발밑을 따라 잡아, 그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혹시라도, 그래서 발을 멈추게 되는 일도.

주운 누군가가 그런 것이다.

 

 

―――아가씨, 기다리세요. 잠시, 떨어뜨린 물건이.

 

 

같으려나.

 

그녀는, 기다릴까. 그 걸음을, 멈출까.

 

 

그걸―――지금부터 증명해 준다.

앞으로는 생각할 뿐이다.

<이 글은 pixiv - tetsukugi 님의 번역허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하는 것으로 ⑥의 후편. 글자 수 문제로 분할했습니다. 별로 의미는 없습니다.

 

3페이지...VS 하루농 그 1 전편. 후편은 ⑦에서 계속됩니다. 아무튼, 이 타이틀인 이상은, 이 전개로 하려고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단지, 어디의 SS에도 쓰고 있는 소재인 건 확실히... 이후의 전개로, 차이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          ×

 

 

「오빵~, 욕실 비었어요-」

 

「응, 지금 갈게.」

 

 

아래층에서 들리는 코마치의 소리에 건성으로 대꾸하면서, 나는 내 방 침대에 누워 있었다. 손에 가진 스마트폰을 조작해 메일 화면을 연다.

 

 

『이번 주 금요일, 방과 후, 역전으로 와주세요.』

 

 

「..........」

 

 

물론 예쁜 누나의 권유에 두근거리고 있는 건 아니다. 내가 두근거리는 건 토츠카의 권유 정도니까. 사실 굉장히 우울한 기분이다, 아직 주초일 텐데.

이 메일이 도착했을 당시를 떠올린다.

유키노시타가 전화를 받은 타이밍에서의, 이 메일. 연관성이 없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해 버린 탓으로 저번에는 코마치의 함정에 빠졌지만. 아무튼 두 번도 같은 방법을 쓴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첫 번째는 갑작스럽게 호출해, 두 번째는 기습이라고 할까 불의의 습격, 음 그래도 세 번째는 약속...인가. 잘도 뭐 여러 가지로 손과 수단을 바꿔서 나를 끌어내는 것이다. 아마, 이번에도 내가 약속을 무시하면 말려 들어가게 되는 걸까. 결과가 같은 지점으로 수렴하는 건 눈에 보인다. 최근 2, 3주간의 경험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혹시, 그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일부러 몇 번이나 부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이번에는 월요일 단계에서, 주말인 금요일을 지정하고 있는 것이 약간 마음에 걸린다. 지금까지는 갑자기 상황에 말려들게 한 것으로 하루노 씨가 상황의 리드권을 빼앗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왠지 여유를 주고 있다. 언제나처럼 어포인트먼트 없이 습격하는 편이 효과적인데도 불구하고, 다.

...그건 마치, 내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있는 듯하게도 생각된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뭐를 생각하라고 하는 건지, 뭐를 준비해 두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메시지를 감지해 버리는 건, 단순한 의심암귀일까.

 

※ 의심암귀 : 의심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지고 무서워짐.

 

 

단지...다음에 만날 때까지 생각해 둬야 할 것이라면, 아마, 있다.

유키노시타가 말하고 있었던―――하루노 씨의 방식, 이다.

말의 성격을 읽어, 적확하게 움직여 목적을 달성한다.

 

인심 장악의 수완과 카리스마가 있기 때문이야말로 성립되는 하루노 씨의 방식.

 

거기에 준거해서 생각하면, 이번에도 하루노 씨는, 나라는 말에게 뭔가 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내가 유키노시타에게 선물을 건네주는 행위에, 혹은 거기로부터 파생되는 전개에, 어떤 의미 부여를 하려고 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하루노 씨가 내 성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 건지는 그다지 알고 싶진 않지만, 내게 어떤 역할을 억지로 떠맡기려는 건가, 라는 점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피해를 받는 건 나니까.

솔직히, 하루노 씨의 손 위에서 놀아나고 있는 감이 있어 의욕도 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속까지 아무것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 않는 것도 불안하다. 그야말로 그 사람이 하라는 대로 될 수도 있다. 적을 알면 백전 단념해라의 정신을 구가하는 나지만, 단념해서 받아들여도 좋은 얘기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도 하고.

 

...거기에, 하루노 씨 자체가 약간 이상한 것이다. 뭔가 초조해 하고 있는듯한 언동, 뭔가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듯한 한 순간의 틈, 어느 순간에 나타나는 평소와 다른 표정...지금까지 이상으로, 그녀의 행동을 읽을 수 없다.

그러니까, 역시 정보가 필요하다... 하루노 씨의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가. 뭣하면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정도의, 하루노 씨와 관련된 사소한 소재 같은 거라도 좋다. 그런 것도, 나한테는 없으니까.

 

이상을 말한다면, 나보다 하루노 씨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에게서 얘기라도 들어보면 좋겠지만... 단지, 하루노 씨에 대해 겉을 포함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없는 듯하고... 몇 명인가 짐작은 가지만, 이 놈도 저 놈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유키노시타...는 무리겠지.」

 

 

여동생인 유키노시타에게는, 하루노 씨의 화제를 꺼내는 것조차 아웃이다. 아마 아무것도 듣기 시작하지도 못하고, 내 하트에 큰 상처를 입는 것으로 끝나겠지. 얻을 수 있는 것과 잃는 것의 결산이 지나치게 맞지 않는다. 거기에... 그토록 피하고 있는 것이고 최근의 하루노 씨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저번에는 무서운 동물적 감각으로, 한 순간 하루노 씨의 그림자를 감지했었지만... 저건, 난 아무것도 나쁜 짓을 한 적이 없는데, 간이 싸늘해졌다.

 

 

「그럼 히라츠카 선생님은...아니, 그래도...」

 

 

히라츠카 선생님은 지난달 같이 마시러 가기도 했고, 저번에도 하루노 씨한테서 옷을 빌리거나 하는 걸로 보아 교류는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마신 자리에서는 꽤나 취한 듯하고, 뭔가 기억하고 있을지는 미묘한 라인... 거기에 졸업생이라고 해도 학생은 학생이다. 이상한 면에서 의리가 있는 히라츠카 선생님이고, 프라이버시가 어떻든가 말하기 시작할 듯한 생각이 든다. 내 프라이버시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대체 뭔가요. 어쨌든... 그 사람은 귀찮다.

그렇다고 하면... 하루노 씨의 표리를 그 나름대로 알고 있고, 최근 접촉이 있던 인물. 가능하다면 그 나름대로 안테나가 높고, 이런저런 일을 눈치 채고 있을 것 같은 녀석...응.

 

 

「.............」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나름대로 조건에는 합치하고 있는 녀석이다... 그래도, 별로 관련되고 싶지 않은데. 하물며 정보 제공의 협력은, 부탁하고 싶지도 않다.

 

 

―――의지한다는 말의 어감이 좋지 않으면, 이용하는 것도 좋고 말이야.

 

 

라든가, 히라츠카 선생님이라면 이용하겠지만.

아무튼... 기분이 내키면, 내일이나 모레라도, 적당히.

내가 그렇게 적당히 정리가 끝난 때와 같은 정도의 타이밍에, 힘차게 계단을 뛰어 오르는 소리가 났다.

순간, 텅 하고 방문이 열린다.

 

 

「오빠 목욕하라고 했잖아! 물 가득 찼으니까!」

 

 

거기에 나타난 사람은... 아무튼 내 집이고 내 방이고, 예상대로 코마치였지만.

 

 

「아직 부모님 오지 않았잖아... 라고 할까 언제까지 너 타올 한 장으로 있을 생각인가요...」

 

 

그리고 타올 한 장으로 뛰어다니지 마. 내 앞에 그런 하얀 맨살을 그런 면적으로 보이지 마라. 함부로 선정적인 포즈 하지 마....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니까. 아무것도.

거기에...으음, 이건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유키노시타 이상으로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몰라, 중대한 사태...가 아니려나,

 

 

「벌써 너 중3 이잖아? 내년에는 여고생이라고?」

 

「그렇다는 건, 오빠 방에도 여고생이 매일 온다는 거네! 오빠 기뻐?」

 

 

게다가 반나체로인가... 아무것도 안 기뻐.

봤는가 제군, 이것이 여고생 예비군이다. 이런 걸 봐버리면, 여고생에 대한 환상은, 눈 깜짝할 순간에 부서지겠지... 아무튼 난 그런 건, 예전부터 벌써 깨닫고 있지만! 소스는 모 부활동.

 

 

          ×          ×          ×

 

 

4번째 시간 종료, 점심시간 시작 벨이 울렸다.

학생들은 각자 일어서서 점심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책상을 붙여 도시락을 꺼내는 녀석이나, 매점에 사러 달려가는 녀석도 하나 둘씩... 아마 지금부터 가도 늦지 않을까, 괜찮은 건 대부분 벌써 팔렸을 거다. 요령이 좋은 무리는 수업 사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벌써 사고 싶은 것을 사고 있다. 구석에서 혼자 샌드위치를 우물우물하고 있는 카와 뭐시기 씨처럼...아니, 저건 수제려나. 랩핑은 문자 그대로 랩이지만 꽤 솜씨 좋다..., 눈이 마주쳤다. 그렇게 숨기지 않아도...

 

...그건 어쨌든, 나도 예외가 아니고 소우자이 빵(나물류 등 반찬을 넣은 빵)을 사고 있었다. 야키소바 빵을 한 손에 들고, 교실 문으로 향한다. 카와 뭐시기 씨처럼 교실에도 먹어도 좋지만, 오늘은 취향을 바꿔 다른 장소에서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튼, 가끔 씩은 그런 기분이 될 수도 있겠지... 이런 때 외톨이라는 건 기분이 편하다. 기분 나름으로, 친구의 동의도 받지 않고, 좋아하는 곳, 좋아하는 타이밍에 맞춰 밥 먹을 수 있다. 교실 뒤 한 쪽에서 모여 있는 무리도 필시 부러울 것이다... 누군가, 나를 부러워 해! 라고 할까 존재를 눈치 채! 내가 갈 길을 막고 있으니까!

고생 끝에 그 무리 옆을 통과할 때,

 

 

「...밥이라도 먹으러 갈까」

 

 

하고 나는 툭 중얼거렸다. 들릴까, 들리지 않을까 한 아슬아슬한 크기. 물론 누구 하나도 내 혼잣말에 반응하는 녀석은 없다. 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자신에게 관계없다면 그렇게 할 거다. 누구라도 그렇게 한다. 나도 그렇게 한다.

교실에서 나와, 나는 오늘의 마이 플레이스를 향해 걸어 나갔다.

...그런데, 들리고 있을까를 5분5분, 의미가 통했을까도 5분5분, 행동으로 옮길까 5분5분하고 계산하면, 대체로 10퍼센트 정도려나. 뭐야 그 적당한 계산. 아무튼, 오면 오는 거고, 안 오면 그것뿐이다... 어느 쪽이냐 하면, 오지 않아 줬으면 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그 녀석은 오지 않을까, 하고 나는 왠지 모르게 생각했다.

 

 

 

과연, 그 녀석은 왔다.

내가 야키소바 빵을 마침 다 먹었을 때에 맞춰, 무음의 방에 노크 소리가 울린다. 진짜 누구야, 어느 분? ...입 다물고 있자, 문이 드르륵 열린다.

 

 

「....야아」

 

「...오우」

 

 

거기에 나타난 사람은―――아무튼, 내가 불렀지만, 뭐라고 할까 하야마였다.

여전히 사람을 대할 때 붙임성 좋은 스마일을 띄우고 있다. 나 정도의 사람한테 불렸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불쾌한 기색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점심시간의 봉사부실. 나에게는 익숙한 장소다...라고는 해도 점심시간에 여기 온 건 두 번째지만. 밥 먹기에는 나쁜 장소가 아니고, 이후에도 익숙한 장소로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담아서.

이번에도 적당한 이유를 대서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열쇠를 빌렸다. 담당하고 있던 상담 메일의 답장을 잊어 버렸다든지 그런 느낌의 이유를 둘러댔다. 자이모쿠자의 담당이 돼서 처음으로 뭔가 얻은 셈이 되나... 아무튼 저번 건 쓰레기통에 버렸고, 아무것도 답장해줄 수는 없지만. 죄책감은 이상하게 솟아오르지 않는다.

한 번 빌려준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히라츠카 선생님은 특별히 잔소리할 것도 없이 열쇠를 건네주었다. 인간, 전례가 있으면 심리적 허들은 내려가는 것이다. 상대는 공무원이고, 그 예외에는 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지만...응, 뭔가 약간 죄책감 들기 시작했다.

 

 

「...밥」

 

「응?」

 

「...밥은, 먹고 온 건가?」

 

「아아, 괜찮아요.」

 

 

그 하야마 포위망에서 어떻게 피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녀석은 이 녀석대로 나보다 훨씬 스펙이 높은 녀석이니까, 아무튼 걱정은 필요 없겠지.

 

 

「아, 그래.... 이거」

 

 

나는 창가에 놓여 있던 두 개의 캔커피(물론 MAX)중 하나를, 하야마에게 던져서 넘겨준다. 약간 궤도가 빗나갔지만, 하야마는 발군의 반사 신경으로 그것을 받았다. 하야마가 아니었으면 낙하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그리고 어나더라면 (생략)

 

 

「괜찮은 거야, 이거?」

 

「...아무튼, 부른 건 나고」

 

 

그렇게 말하고 나는 풀 태브를 프쉬 하고 열어서, 즉시 한 입 마신다... 목에 휘감기는 듯한 상당한 달콤함은 오늘도 절호조인 듯하다. 아니, 아무튼 그렇게 바뀌면 곤란한데.

 

 

「그러면, 사양 않고」

 

 

하야마도 내게 그렇게 말하고 나서 한 입을 머금는다.

 

 

「...단데」

 

 

그렇게 말하며 쓴 웃음 짓는다. 단데 쓴 웃음이라니 어떤 거야... 혹시 단 거에 서투른가? 그거야 아무튼, 너는 씁쓸한 블랙 커피라든지가 어울리겠군... 일하고 있어요-가능해요-같은 표정을 해서 마이컵에 커피를 따라 마시겠지. 상상할 수 있다.

아무튼 인생에 있어 달디 단 꿀을 후르륵 거리며 살고 있는 리얼충에게는, 내 씁쓸한 흑역사는 모르겠지만. 어둠보다 더욱 깊은 암흑으로 가득 찬 지옥보다 뜨겁고 쓰디쓴... 흑역사라는 것이다. 인생은 쓰디쓰니까, 커피 정도는 달아도 좋잖아... 이거 정말 채택되지 않을까. 판권은 내 거니까요?

 

 

「그래서, 얘기하고 싶은 건?」

 

 

내가 흑역사 배드 트립과 토네 코카콜라 보트링의 향후의 선전 전략에 뇌 용량을 쓰고 있자,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는지 하야마가 그렇게 물어왔다. 아아, 그랬어, 주제를 잊어먹고 있었다.

 

※ 토네 코카콜라 보트링(TONE Coca Cola Bottling) 치바 현에 본사를 둔 회사. 같은 회사의 다른 영업 에어리얼로는 조지아 MAX커피가 있다.

 

 

「아아, 저기, 뭐라고 할까」

 

 

라고 시작한 건 좋지만...그러니까, 어떻게 대화를 전개해야 할까?

갑자기 하루노 씨에 대해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도 내가 머리가 이상하게 됐다고 생각되겠지... 무난히 날씨 화제로 시작해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전혀 모를 테니 역시 내 머리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야마는 나한테 맞춰주고 있는 것 같고, 내가 이야기를 계속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온화한 얼굴을 향하면 반대로 긴장되는데.

그렇게 한순간 왠지 몰린 듯한 기분이 들어 머리를 완전가동 시키고 있었는데,

 

문득, 오한이 들었다.

 

다음 순간, 봉사부의 문이 기세 좋게 열어젖혀진다.

 

 

「하야하치! 하야하치는 여기야?!」

 

「잠깐, 그러니까 히나, 마음대로 들어가ㅈ...근데 하야토?」

 

「....야아」

 

 

부실에 밀어닥쳐 온 사람은... 에비나 양과, 거기에 끌려온 미우라였다.

 

 

「어째서 하야토가 여기에 있는 거야?」

 

「아아, 봉사부에 볼 일이 있었어. 이따금 낮이라도 비어있는 것 같고...지금은 보는 대로, 일시 부재인 것 같지만.」

 

「하야토가? ...뭔가 고민이라도 있는 거? 그럼 나(あーし)한테 말하면 좋은데」

 

「정확하게는 내가 아니지만요... 아무튼, 친한 사람한테 상담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것도 있잖아.」

 

「치, 친하다니 그런...게, 아니, 라 그런 거야? 나-아(あーし)는...」

 

「그런 것보다! 하야토 군, 히키타니 군은!? 하야하치 전시장은 어디!?」

 

「모, 모르겠는데...」

 

 

그렇게 말하며 눈을 돌리는 하야마. 과연 하야마다, 벌써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여기까지의 대화로도 알겠지만, 나는 이 방에 없는 걸로 되어 있다.

실제로는, 부실의 구석에 쌓여 있는 책상 아래에 순간 들어갔던 거지만. 마침내 실전훈련의 영역에 돌입해버린 나의 닌자도였다... 스승(츠즈키 씨), 보고 있습니까. 저 지금 빛나고 있죠? 존재감 지워 버렸죠?

 

아무래도 에비나 양은, 어떠한 자취를 더듬어 이 부실로 온 것 같다...아마 나를 포함한 일반인은 모르는, 냄새라고 하는 것으로. 저번도 그러고 무서운 후각이다. 유키노시타도 그렇지만, 여자라는 건 후각이 날카롭나. 너희들 사냥개야?. 뭔가 지금도 킁가킁카 하고 있고... 언제 발견될지도 모를 기세라 굉장히 무서워.

 

 

「...느낌은 드는데 안 보이고... 하야토 군, 뭔가 숨기지 않아?」

 

「아니, 아무것도... 그가 있는 곳은, 슬슬 돌아온다고 생각하니까 물어보면 좋지 않을까? ...유키노시타 씨한테」

 

「...켁, 진짜로?」

 

「문도 열린 채고, 볼 일도 짧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에비나 양과는 결말이 안 나서 미우라를 타겟으로 했나. 미우라는 유키노시타에 대해 서투르고 싫어하니까... 돌아와서 묻는다면 얼굴을 맞대겠지.

 

 

「자, 히나 갈거야... 하야토도, 그런 거한테 상담할 정도라면 나-아(あーし)한테 기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하하... 잘 되지 않으면 그렇게 할 거야.」

 

「아우- 유미코 기다려, 아직 그 책상 옆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됐으니까 따라 와. 그리고, 의태하라고 코피 닦아」

 

「아-우-...」

 

 

질질 문자 그대로 끌려가면서, 에비나 양의 목소리가 멀어져 간다...후우, 겨우 갔나. 라고 할까 나 실은 곧 발견될지도 몰랐다고, 진심으로 조마조마였어요...

 

 

「이제 괜찮다고 생각해.」

 

「...오우」

 

 

조심조심, 책상 아래에서 빠져 나왔다. 교복에 붙은 먼지를 털어 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여전히 터무니없는 여자군...」

 

「나도, 수학여행 이래로 히나가 좀 무서워졌어...」

 

 

그렇게 서로 불평해, 한 순간 얼굴을 맞댄다.

하야마는 쓴 웃음을 띄우고...나는 웃지 않았다. 가볍게 어깨를 움츠릴 뿐이다.

 

 

「그런데...그래서, 하루노 씨에 대한 거야?」

 

「뭐?」

 

 

갑자기 내뱉은 하야먀에게, 허를 찔린다.

 

 

「아아, 아무튼 그렇지만...」

 

 

나 아직 무슨 용무로 불렀는지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내 눈이 그렇게 말해버렸는지, 하야마는 엷게 미소 지은 채로 대답했다.

 

 

「히키타니 군에게 불려갈 안건이 그 밖에 짐작가지 않았던 것뿐이야.」

 

 

―――하루노 누나의 상대로 곤란하고 있으면 상담해 줘.

 

 

...아무튼, 정말로 이 녀석과 하루노 씨 얘기를 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거기에... 최근 하루노 누나의 동향에 신경 쓰이는 점도 있고」

 

「...........」

 

 

이 녀석도 눈치 채고 있었나. 만나거나 전화 통화하거나 하고 있었던 것 같고.

 

 

「지난 달 아버지 사무소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뭐라고 할까 잘 말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고 할까, 그걸 숨기는 느낌이 들었어... 아무튼 확인하려고 했더니 도리어 당했지만.」

 

 

예의 수학여행 얘기일 것이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지만, 그런 상태에서도 하야마를 눌러버리는 것을 보면 진짜 끝을 모르겠다.

 

 

「나도 하루노 누나한테는 여러 가지로 도움 받고 있고, 어렸을 때는 그야말로 누나 같은 사람이었으니까... 뭔가 곤란해 하고 있으면 힘이 되어 주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하루노 누나는 아무래도 의지할 생각은 없는 것 같아. 그녀 자신한테서 전혀 정보가 들어오지 않아.」

 

 

정보를 좋은 것만 끌어내 두고, 저쪽에서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그건 나도 경험이 있을 터이다. 태양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블랙홀이 아닐까 하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래도 히키타니 군은, 하루노 누나와 요즘 자주 외출하고 있는 듯한데」

 

 

그러니까, 그렇게 쓸쓸한 듯이 웃는 건 그만두라고.

...아마, 이 녀석은 본질적으로 상냥하겠지. 아니, 까놓고 말하면... 무르다. 이만큼의 스펙을 가지고 있는데 꼼짝도 못한다는 건, 모두를 잡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루노 씨처럼, 가차 없이 잘라내는 것이 가능하다면, 좀 더 살기 쉬워질 터인데... 아아, 그러고 보니 같은 말을, 하루노 씨는 유키노시타를 대상으로 말하고 있었지.

 

이상에 얽매여 사는 유키노시타와 현실에 얽매여 사는 하야마는, 의외로 서로 닮은 부류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래서 뭐라 말한 걸지도 모르지만.

 

 

「그러니까 히키가야 군」

 

「...아?」

 

 

나를 그렇게 부른 하야마는, 벌써 방금 전의 멋진 표정을 거두고 있었다.

 

 

「내 입장에서도 부탁하고 싶어. 정보 교환이다.」

 

「...........」

 

 

그런데도. 하루노 씨에게 거절되어도, 그녀를 걱정할 수 있는 그 자세는 실로 하야마다운 것이었다. 담을 수 없어도, 비록 담을 수 있지 못해도, 그런데도 모두를 담으려고 하는, 의지...부럽군, 추가로 설교 펀치가 있다면 라노베 주인공 같다.

...사실, 우리들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지독한 얘기지만, 임간학교에서의 말은 진실인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서로가 서로를 이용할 뿐이다. 임간학교도, 문화제도, 수학여행도... 아까 전의, 대 에비나 양에 대한 공동투쟁도. 이용하고 이용된다는 것이, 나와 하야마의 관계성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거겠지.

 

 

「내가 알고 싶은 건 우선, 지금 하루노 씨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하는 건데. 내가 연락해도 따돌릴 뿐이라... 뭔가 알고 있어?」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몰라. 그렇지만 집에는 없는 것 같아... 주말 정도는, 돌아오는 듯하지만」

 

 

하야마의 질문에,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정확히 말하면 금요일에는 확실히 시내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부분은 일부러 애매하게 흐린다. 아무래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건 나뿐인 것 같고.

 

 

「그런가... 또 여행이라도 갔었나. 뭐가 목적인지는 들었어?」

 

「글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도 사러가지 않았던 걸까?」

 

「...그건 농담인가?」

 

 

글쎄... 나는 어깨를 움츠리기만 했다.

 

 

「히키타니 군이 하고 있는 말은 농담인지 진심인지 판단이 어려운데...」

 

 

뭐야 그건, 그런 재미없는 얼굴로 난 농담하고 있었나... 그랬었나, 내가 농담해도 모두 웃어주지 않았던 이유는, 농담인지 진심인지 모르기 때문이었나... 약간 미소 연습이라도 해볼까...데헷. 우욱, 스스로 해보니 속이 메슥거려...

내가 농담하는 얼굴에 대해 침사묵고하고 있자, 하야마가 말을 건넨다.

 

 

「히키타니 군도 묻고 싶은 말이 있지 않았던 거야?」

 

「아? 아아, 그러네... 그 전에 아까 전 얘기지만, 네 아버지가 변호사라고 했었지?」

 

「그래. 유키노시타 씨의 회사 고문 변호사야.」

 

 

이건 기억 그대로다. 그 때 이 녀석 죽지 않을까하고 생각한 것까지 선명하고 강렬하게 생각났다.

 

 

「그랬었군... 그래서, 어째서 사무소에 하루노 씨가 있었어?」

 

 

아까 전은 슬쩍 들은 체 만 체 해 버렸지만, 차근차근 생각해 보면 뭔가 걸린다. 회사의 변호사라면, 용무가 있는 사람이 어느 쪽일까 생각해보면 유키노시타나 하루노 씨의 아버지 편일 것이다. 하야마가 사무소에 있었다는 건, 하루노 씨도 거기에 따라간 것일까?

 

 

「아아...뭐, 확실히」

 

 

하야마는 말하고 보면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는데...하루노 씨, 회사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어. 그 관계로 오지 않았을까. 거기에, 우리들도 어렸을 때는, 사무소에서 자주 놀고 있었고」

 

 

그러고 보니 하루노 씨 아르바이트 하고 있다고 했었나. 그렇다고 할까 변호사 사무소에서 놀고 있던 건가요...법전으로 집짓기 놀이라든지? 그거야 귀엽지 않은 성격인 애가 세 명이나 있으니 있을 법해요.

그렇다고는 해도... 아무래도 수상한데. 변명하는 낌새가 난다. 뭔가를 눈치 채고 있는 어조다. 나도 자주 변명하니까 안다...아무튼, 이 녀석도 나한테 모든 정보를 개방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별로, 상관없지만.

 

 

「그래서, 주제인 질문은?」

 

「아아...뭐라고 할까, 유키노시타와 하루노 씨의 관계, 라고 할까」

 

「관계?」

 

「...언제부터 사이 나빴어, 그 자매」

 

「...드무네, 히키타니 군이 타인에 대해 신경 쓰다니」

 

 

시끄러. 니가 나의 뭐를 안다고. 나도 타인 신경 쓰고 있어요. 너무 신경 써서, 폐를 끼치면 큰일이니까, 말을 건네지 않을 뿐이니까.

 

거기에...아마, 이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유키노시타에 대한, 하루노 씨의 스탠스. 때때로 보이는, 유키노시타에 대한 애정인지 증오인지도 잘 모를 집착. 그 정체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하루노 씨의 행동을 읽는 데 필요할 것이다. 특히 이번처럼, 유키노시타가 관련되고 있는 사안에서는.

옆에서 과거의 자매를 보아 온 이 녀석이라면, 혹시 그 일면을 알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언제부터, 였나... 그건,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건 모르겠지만, 그 나름대로 진지한 질문이라는 건 알았을 것이다, 하야마는 조금 생각하면서 얘기하기 시작한다.

 

 

「옛날에는, 세 명이서 논적도 있었어. 좀 더 여럿이서 논적도. 대체로 하루노 누나가 리더에, 내가 부리더, 유키...노시타 씨는...음, 구석에서 책 읽고 있었었나.」

 

「변함없네... 그 녀석도」

 

 

약간 전율했어요. 나라도 어렸을 때는 자주 밖으로 나와서 놀았었는데. 끼-워-줘, 라고 하면, 싫-어-요...라니 너희들 왜 날 그렇게 덮어 놓고 싫어하는 거야? 뭐어, 처음은 분명 애들만이 세력의식이었겠지만. 그런 건 막무가내로 뚫으면 안에는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샤이 보이였던 난 그 때 이후로 혼자 놀기 시작해서...흠,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나의 체념로드는 스타트하고 있었군...

 

 

「그렇다고는 해도, 하루노 씨가 권하면 유키노시타라고 해도 같이 노는 고리에는 들어갔던 것이고, 자매사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오히려 유키노시타가 하루노 누나를 따라다니고 있었을 정도고, 사이는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왜 그런 식으로 됐을까. 자만심, 환경의 차이? ...다른가.

 

 

「사실, 깨달으면 그렇게 됐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데, 나한테는. 하루노 누나가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에는, 벌써 두 명 사이에는 도랑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었다고 생각해. 원래 성격도 달랐으니까,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모르지만... 나한테는, 모르겠어.」

 

 

몰라, 라고 하면서, 하야마의 얼굴에는 모르는 녀석의 후회는 아니고, 알고 있는 사람의 후회의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성격이 달라도, 잘 해나갈 수 있는 녀석들은 해 나갈 수 있다.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 같은 게 좋은 예겠지. 물론 그런 건, 하야마 쪽이 단연 알고 있을 것이다...그러니까, 원인은 따로 있다.

 

잘 보살펴주는 하야마가 알고 있어도 발을 디딜 수 없는 곳이군...예를 들면, 타인의 집, 이라든지. 우리 집은 우리 집, 다른 곳은 다른 곳...아무튼, 억측에 지나지 않지만.

 

 

「단지...거리가 벌어졌다는 이유로, 하루노 누나가 유키노시타 씨를 싫어하고 있었다든지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해. 그렇게나 귀여워하고 있던 여동생이고.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가끔 초등학교에 놀러 와서, 유키노시타 씨에 대해 듣고 싶어 했기도 하고」

 

 

정찰이라니 조숙한 중학생이군... 뭐 하루노 씨고 어쩔 수 없다. 나도 이따금 코마치의 수첩이라든지 보고 독충과 교류가 있는지 조사하거나 하고, 비슷한 것일까.

 

 

「어라, 하지만 당시의 유키노시타는...」

 

「...아아, 고립되고 있었어요.」

 

 

주변의 악의에 의해서, 고립되고 있던 유키노시타 유키노. 임간 학교에서 만난 소녀를 떠올려 본다. 그 모습에, 누군가를 겹치는 듯 했던 유키노시타의 옆모습도.

하야마는, 자조적인 미소를 얼굴에 띄웠다.

 

 

「정말로, 한심한 일이지만. 하루노 누나한테 부탁받고 있었을 터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니... 하물며 내가, 계기의 하나가 되어 버렸으니까」

 

「.......」

 

 

그건 금시초문이다. 하지만, 예상한 범위 내이기도 하다. 이케맨 리얼충 하야마 하야토가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친구라고 하는 사실 자체가, 질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을 책망하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그것도 다수 있던 요인 중 하나에 지나지 않다. 덤과 같은 것이다. 그것을 책망해도 좋은 사람은, 하야마 자신뿐이겠지.

그러니까 나는 그런 나약한 소리를 들은 체 만 체 해서, 그것보다도 신경이 쓰이는 것을 묻는다.

 

 

「하야마, 하루노 씨는 유키노시타의 상황을 알고 있었던 거지?」

 

「...아아, 그래. 내가 말하고 있었어.」

 

「그럼... 그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건가?」

 

「............」

 

 

하야마의 표정은 딱딱한 채였지만, 그 눈에는 한 순간 동요의 빛이 떠오른 것 같았다.

 

 

「뭔가, 했었던 거군.」

 

「....졸업 전이다.」

 

「...우리들이 졸업하기 바로 전 때만, 유키노시타 씨를 대상으로 한 괴롭힘이, 내가 아는 한 전부 멈췄어. 그녀는 고립된 채였지만... 무사히 졸업 했어요. 중학교는 달랐으니까, 그것뿐이었지만」

 

「..........」

 

 

물론 난 그 자리에 있지 않았으니까 상상할 수 없지만... 나도 받은 괴롭힘(본인들 가라사대, 괴롭힘은 아니고 장난치고 있었던 것 같지만... 장난치지 말라고 하고 싶다.) 횟수라면 하나나 두 개 정도가 아니라, 양손을 펴도 부족한 몸이다. 그것이 모두 스톱한다는 것은...역시 상상할 수 없어.

상상할 수 없지만...그것을 이 흐름에서 말했다는 건, 그것을 해치워 버린 인물이 있는 거겠지. 누군지, 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런가. 미안하군, 이상한 질문을 했어요.」

 

 

초등학생 입장에서는, 초 울트라급 트라우마라고 생각하는데.

 

 

「...벌써 끝난 일이야. 뭔가 도움이 되면, 그걸로 좋아.」

 

 

그렇게 해서 하야마는, 미소를 띄운다. 그 미소는 피곤한 듯이 보였지만, 뭔가 무거운 것을 토해낸 듯하게도 보였다.

 

 

 

 

점심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꽤나 오랫동안 말하고 있던 것 같다. 원래부터 말할 일이 적은데, 게다가 익숙하지 않은 상대와 해서, 이제 다음 시간을 잘 수밖에 없겠네요.

 

 

「슬슬 교실로 돌아갈까」

 

「...아-난, 화장실 가고 나서 가니까. 먼저 가고 있어 줘」

 

 

나와 하야마의 조합이라든지 주변이 당황할 테니까. 그리고 에비나 양 무섭고.

 

 

「그런가...」

 

 

그런데, 하야마의 얘기로 몇 개인가 신경 쓰이고 있던 점은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하루노 씨와 유키노시타의 관계. 하루노 씨가 해온 일, 하야마가 할 수 없었던 일, 유키노시타의 하루노 씨에 대한 적의...그것과 내가 해온 일, 흐름에 말려들어가 해 버린 일. 그것들을 대입하면, 해(解)인 듯한 해는 떠오른다.

 

다만...아직 모르는 건, 하루노 씨의 동기다. 왜 그렇게 성질이 나쁜 해를 산출할 마음이 생겼는지, 왜 서둘러 해를 낼 마음이 생겼는지, 그걸 모른다.

 

 

「.....있잖아, 하야마」

 

「응?」

 

 

문에 손을 댄 하야마를 불러 세운다.

 

 

「한 번 더 묻겠는데... 왜 하루노 씨가 네 아버지 사무소에 있었어?」

 

「...나도, 아버지의 일 전부를 알고 있는 게 아니야. 이따금 도와드릴 때가 있지만. 거기에, 비밀을 지킬 의무라는 것도 있어.」

 

「그래도 예측은 하고 있다... 틀려?」

 

「...어디까지나 예측이야. 불확정한 요인이 너무 많아.」

 

 

불확정한 요인. 하야마로서는 간파할 수 없는 요인. 발을 디딜 수 없는 요인. 그 때부터 상태가 이상했던 하루노 씨. 회사의 고문변호사. 비밀을 지킬 의무.

 

 

―――정답은... 깨닫게 하기 위해서, 예요.

자매의 서열을. 그녀가 여동생인 것을. 그리고―――그녀가 언니인 것을.

 

 

「상관없으니까, 말해 봐」

 

 

내 말에, 하야마는 작게 한숨을 토한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이건 내 예측에 지나지 않아. 아무리 교류가 있다고 해도, 결국은 타인의 집이니까―――그래도 아마, 이건 그녀의 집의 『결정』같은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끊고 나서, 하야마는 짤막하게 자신의 예측을 말한다.

그 예측은 내가 계산한 해에 대입해도, 그것들을 어떤 오류도 없이, 성립시켰다.

 

 

          ×          ×          ×

 

 

역에 가까워짐에 따라, 발은 무거워져 갔다.

지금부터 만나러 가는 상대를 생각하면, 아무튼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실제 역전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돌아가는 것도 진심으로 선택사항 안에 넣고 싶은 바이다... 어차피 회피하려고 해도, 따라 잡히는 게 기껏 이라고 고쳐 생각했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납득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

 

역전. 이렇게 밖에 메일에는 쓰여 있지 않았지만. 아마, 저기가 틀림없을 것이다... 바로 지난달, 그녀와 우연히 맞닥뜨린, 그 역의 그 근처. 전망이 좋고, 엄폐물도 적은 까닭에, 나는 그녀에게 발견되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하릴없이 따분했던 상태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던 그녀에게.

 

벌써 날은 기울고 있다. 회색 구름이 하늘을 희미하게 덮어 가려, 싸늘한 바람이 벌거벗은 가로수를 쓸쓸히 흔든다. 일 년 중에서 가장, 색이 바라는 계절. 어중간한 이 시간대로는, 겉치레 정도의 일루미네이션도 켜지지 않았다. 이번 겨울은 언제, 눈이 내릴까. 조촐하게나마 눈이 내린다면, 약간은 이 경치도, 희고 밝아질 텐데.

역의 로터리를 지나 나는 장소에 겨우 도착한다.

 

 

「얏하로~, 히키가야 군」

 

「............」

 

 

그곳에서, 그녀는 기다리고 있었다.

색이 없는 세계 안에서,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게.

평소와 다름없는, 태양 빛 같은 미소를 띄우며.

그것만을 잘라내면, 그건 한 장의 그림과도 같을 듯했다.

나는 그녀의 인사에 가벼운 인사로만 답하고, 그녀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간다.

발은 여전히 무겁다―――즐겁지도 않은, 답 맞추기의 시작이었다.

 

 

 

「무슨 일이야 히키가야 군? 그렇게 무서운 표정해서는」

 

「...아니요, 별로」

 

「이건 선물이야. 히키가야 군한테는 단 걸 사왔으니까」

 

「아, 감사합니다. 그럼」

 

「이건 코마치 짱한테. 합격 기원 부적이야, 마지막 최후는 소원빌기니까요.」

 

「감사히...근데 이건 어떤 신사에서」

 

「또 이건 가하마 짱한테 전해 줄 수 있어? 그래그래, 시즈카 짱한테도 사 왔어.」

 

「........」

 

 

답 맞추기가 어떻든지 했지만, 그렇게 비유해도 될까... 완전히 하루노 씨 페이스였다. 이 사람, 여전히 내 말 진짜 너무 안 듣는다.

하루노 씨는 저번보다 큼직한 트렁크에서, 펑펑 하고 솜씨 좋게 선물을 꺼내 내 손에 올려놓는다. 눈 깜짝할 사이 내 양손은 선물로 가득해졌다.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다.

그리고 내가 제대로 된 동작도 할 수 없게 된 것을 가늠한 듯이,

 

 

「그리고, 이건 유키노 짱한테...선물할 거니까요.」

 

「............」

 

 

수취 거부를 표명하고 싶은 때지만, 그건 가차 없이 내가 안고 있는 선물의 산에 정상에 실려 버린다... 그게 목적이었군.

나는 살짝 그 종이포장을 바라본다. 빨강과 초록으로 포장된, 확실히 크리스마스 프레젠트 용 같다. 재질은 손대보지 않았으니까 모르지만, 그만큼 무거운 건 아닌 것 같다.

 

 

「아, 내용에 신경 쓰여? 괜찮다고, 누나를 믿으세요. 히키가야 군이 건네줘도 그만큼 위화감 없고, 또 유키노 짱 취향에 확실히 직격하는 걸로 해 줬으니까!」

 

 

후흥~, 하며 하루노 씨는 자랑스럽게 단언한다. 꽤나 자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누군가한테 프레젠트 주는 단계에서 위화감 철철 넘칩니다만....」

 

「뭐어 그건 크리스마스고, 어떤 의미로 써프라이즈라고 해 두면 된다고 생각해요?」

 

 

아니, 나도 써프라이즈라고 까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만...그렇게 경악할 사태인가.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상상할 수 있다. 『힛키가 진짜 프레젠트...? 에, 좀 기분 나빠...』라든지 전율하면서 유이가하마가 말할 것 같다...이미지하는 단계에서 꽤나 상처받았다. 하는 김에 진짜 프레젠트 했더니 혐오 받은 흑역사까지 떠올려 버렸다. 양손이 가득 차 있어서 다행이다, 무심코 가까이 있는 흉기로 머리를 뽀갤 뻔했다.

 

 

「히키가야 군한테는, 이걸로 유키노 짱의 하트를 꼭 맞혔으면 좋겠는데」

 

「...그러니까 그건 무리라고 말했었잖아요...」

 

 

한 숨을 섞어 항의한다. 그건 저번 주에 벌써 실컷 말했을 텐데.

 

 

「...스스로 건네줄 생각, 정말로 없습니까?」

 

「응-? 그러니까 말했잖아, 내 프레젠트를 유키노 짱이 고분고분하게 받을 리 없다고」

 

 

하루노 씨도 또 지론을 굽히지 않고, 산뜻한 어조로 내 의견을 부정했다.

아무튼 그것도 정론이지만. 우선 이 화제에서 한 발 물러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디 갔었어요? 집의 사람이라든지 찾던 것 같은데」

 

 

그리고 하야마라든가.

 

 

「어라...그 사람들도 질리지 않네. 난 예정을 깨뜨린 적은 한 번도 없는데. 그런데도 매번 소란피우고...」

 

 

갑자기, 하루노 씨의 얼굴이 비웃는 기색을 띤다. 바보 같아, 라며 비웃는 듯이.

 

 

「...소란피울 것을 알면서도, 아무 말 없이 사라지고 있는 게 아닌가요?」

 

「잠깐, 그건 어떤 의미야? 나 꽤나 성격 나쁜 사람 같잖아?」

 

 

...성격 나쁘겠죠, 꽤. 말할 수 없지만.

 

 

「걱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여성 혼자서 여행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로 위험하니까. 그러니까 집에 틀어박히는 게 제일 안전하다고 난 생각하는데.

 

 

「걱정이라... 그 사람들이」

 

「............」

 

「.....아무튼, 걱정은 하는 거겠죠. 거기에 틀림없다고 생각하는데.」

 

 

생각하지만...뭘까. 이 남의 일 같은 말투는. 그 필요 이상으로 차가운 말투는.

 

 

「히키가야 군, 내 여행 얘기 같은 건 들어서 어떻게 할 거야?」

 

「...별로, 어떻게 할 생각도 없지만」

 

 

그 말투는 역시... 더 이상 이 화제를 계속 언급하는 것에 대한, 경고처럼 들린다. 어느 샌가 이 사람의 말에서 언외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전혀 안 기쁘다고.

 

 

「그런 것보다 히키가야 군, 슬슬 앞으로의 얘기를 해요.」

 

「앞?」

 

 

사키...마작? 카와 뭐시기 씨? ...생각해낼 차례, 애니메이션 캐릭에 추월당하는 걸 보면 카와 뭐시기 씨다운데...

 

※ 앞(先)의 발음이 사키

 

 

「그래, 유키노 짱한테 선물을 준 뒤의 얘기」

 

「준 뒤라니...」

 

 

하루노 씨는 방금 전과는 돌변해 즐거운 듯이, 검지손가락을 아담한 턱 근처에 대면서 얘기하기 시작한다.

 

 

「그러네, 다음은 첫 참배일까. 유키노 짱을 첫 참배로 끌어줬으면 하는데. 그 애는 인파는 싫어하지만, 히키가야 군이 권해주면 간다고 생각하고」

 

「아니, 인파라니 저도 싫습니다만...그게 아니라」

 

「유키노 짱의 예정이라면 신경 쓰지 마. 내가 어떻게든 해둘 테니까. 연시의 인사라고 해도, 그 애는 언제나 뒤 쪽에 있을 뿐이고, 지루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더 밖에 나오고 있는 편이 즐겁지 않을까나.」

 

「그런게 아니라요, 유키노시타 씨」

 

「첫 참배의 뒤는, 그대로....」

 

「유키노시타 씨」

 

 

약간 힘을 실어 말했더니, 간신히 하루노 씨는 내 쪽을 향한다. 기분 좋게 계획을 말하고 있던 것을 방해받았기 때문인지, 약간 불만인 듯하다.

 

 

「무슨 일일까, 히키가야 군?」

 

「유키노시타 씨... 무슨 생각입니까」

 

「...전에도 말했잖아. 누나는 두 명의 거리를 좁혀주려고 할 뿐이에요?」

 

「...그건...뭐라고 할까 싫어도 알고 있긴 한데... 그래서, 어떻게 하려는 겁니까.」

 

 

그래, 알고 싶은 건 그 앞이다. 그야말로, 그 앞의 이야기.

 

 

「저기, ....무슨 생각하고 있습니까.」

 

 

하루노 씨는 내 말을 듣고, 약간 곤란한 듯이 후우하고 한숨을 쉬었다.

 

 

「꽤나 달려드네...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아요. 그걸로 끝나, 단지 그것 뿐. 진심으로 선의의 생각인데」

 

「......」

 

「나는 두 명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전에 말했었지요, 유키노 짱이 공주님이고, 히키가야 군이 그걸 지키는 기사, 같은?」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에요...」

 

「뭐어 그러네, 히키가야 군이라면 잡병 A 정도가」

 

「그건...유키노시타 씨가 해 온 일이겠죠」

 

 

하루노 씨의 얼버무림을 차단하듯이, 나는 말했다... 물론, 하루노 씨가 잡병 A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헤에」

 

 

내가 말하고 싶은 건, 하루노 씨에게 전해진 것 같았다. 그녀의 말에, 익숙한 냉기가 서리기 시작한다. 그 이상의 추궁을 거절하는, 얼음벽의 존재를 느끼게 하면서.

 

 

「내가, 유키노 짱한테? ...그런 짓 내가 언제 했다고 하는 걸까나?」

 

「..........」

 

「그 눈... 아무래도 확증이 있는 것 같네. 누군가한테 들었던 걸까. 유키노 짱...일 리는 없고」

 

 

빤히, 내 눈을 하루노 씨가 들여다본다.

 

 

「으-응, 하야토일까?」

 

「............」

 

「오, 당첨인가 보네」

 

 

뭐, 내 얼굴에 나와 있지 않아도, 내 교우 관계를 더듬어 가면 가능성은 한정되겠지... 그 녀석과 교우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하루노 씨는 하야마라는 확신에 도달한 것 같다. 입가를 일그러뜨리면서 조롱하듯이 말한다.

 

 

「하야토도 참... 자기 차례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라고 해서 히키가야 군한테 그런 걸 말했네. 항복이야~, 아무것도 참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다지 우위가 빼앗긴 것처럼은 안보이지만. 오히려 어딘가 즐거운 것 같았다.

 

 

「뭐, 하야토도 겨우 모양새에 신경 쓰지 않게 된 걸까? 그건 그래서 훌륭한 성장이라고 생각하지만요...」

 

 

그리고, 약간 너무 늦었을까, 하고 중얼거렸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난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확실히 하야토가 말하는 대로, 아주 옛날에 유키노 짱의 동급생한테 쓴 맛을 보여준 건 나지만. 멀리서 봐도 저건 너무하니까...그래서, 그게 무슨 일인데? 꽤나 옛날 얘기군요.」

 

「...지금도, 그렇지 않습니까」

 

 

가끔 유키노시타에게 참견을 하듯이 모습을 드러내 온 하루노 씨. 그건 집으로부터의 전갈이나 감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이외의 목적을 암시하는 것과 같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다지 유키노시타의 집과 하루노 씨의 목적이 같을 필요는 없는 거니까.

 

 

「흐응... 그래도 올해의 후미에서 내가 유키노 짱한테 한 일, 모르는 것 같네?」

 

「..........」

 

「유키노 짱을 지키고 있는 것 같이 보였어? 내가 그렇게 무른 일을? 그럴 작정 없었는데」

 

「...그건 배역 문제입니다.」

 

「그 녀석이 말했었어요, 유키노시타 씨의 방식을, 그런 식으로」

 

「..........」

 

 

거기에 대답이라면, 하루노 씨 자신이 가르쳐 주고 있었다.

 

 

―――정답은요, ...명확한 적의 존재야.

―――적이 확고하지 않으면 성장도 하지 않을 테니까.

 

 

다만, 적이라는 것보다는, 악역. 문화제에, 내가 자신한테 악역을 할당한 것처럼. 하루노 씨는 유키노시타의 악역을 자신에게 할당했다. 하루노 씨의 경우, 후미 뿐만이 아니라...아마, 계속 전부터.

후미라고 해도, 진심으로 누를 생각이라면 유키노시타의 일을 어중간하게 도와주는 흉내는 내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변덕을 부리지 않았다면, 거기에 자리 잡고 있던 하루노 씨가 주도권을 잡아 사태를 수습할 가능성도 있다. 그건 이제 논증할 방법이 없지만.

 

 

「어라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네...후후」

 

 

하루노 씨는 내 생각을 비웃는다. 하지만, 이건...아마 허세다. 그러니까 나는 침묵으로 응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거기까지 생각했으니까, 난 히키가야 군한테 뭐를 시키려고 하고 있는 걸까나? 나는 히키가야 군한테,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

 

 

거기서 나는, 눈치 챈다.

단순한 질문 같으면서도, 그건 벌써 설문이었다. 하루노 씨가 마련한, 문제. 내가 하루노 씨를 캐묻고 있었을 터인데, 지금은 반대로 하루노 씨에게 질문 받고 있다.

...과연, 아직도 나는 하루노 씨의 손바닥 위에 있는 것 같다. 이제 와서지만, 생각할 시간을 준 건 이 때문이었나... 그걸 내 입으로 말하게 하는 것이, 이 사람의 목적. 답 맞추기라는 건, 잘 맞는 말인 거다.

 

다만 여기까지 왔으면,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없다. 아마 그것도 하루노 씨가 지금까지 내 질문에 어울려준 이유겠지. 보다 안쪽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서.

그러니까...나는 하루노 씨의 기대대로, 대답을 내뱉을 수밖에 없다.

 

 

「..............대역, 입니까」

 

「.............」

 

 

하루노 씨의, 대역

지금까지 하루노 씨가 해온 일. 유키노시타의 가상의 적으로 있으면서, 유키노시타 주위의 악의를 없애버리는 것. 왜 그렇게 터무니없는 역을 자신에게 부여했는지는, 아직도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 봉사부에 강제 수용되어 바라지도 않았지만 유키노시타의 대항마로 몰려, 나는 마지못해 자신의 방식을 관철해 왔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어떻게든 하려고 생각했을 때, 혹시...어디까지나 결과적으로...유키노시타를 돕는 형태가 되어 버렸던 건 있었는데... 아니,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건 본인밖에 모를 테고.

둘은 말할 것도 없이 같지 않고, 닮았다고 하기에는 너무 비틀리고 있다. 단지, 결과만을 보고 말한다면...다소의 공통점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말할 정도인가.

그러니까 이건, 정답이든 오답이든, 꽤나 잘못된 대답이다.

 

 

「아핫」

 

 

그녀가 웃기 시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하하하, 히키가야 군은 의외로 자아도취가? 내 대역이라니, 재미있는 말을 하네-...그래서, 만약에 만일 그랬다고 해서, 히키가야 군은 그걸 할 수 있는 걸까나?」

 

「...할 수 없겠지요,」

 

 

하루노 씨처럼, 요령 좋게 행동하는 건.

 

 

「어머머, 정직하네... 그래도 그런 애한테는 누나 부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도 그럴게 누나가 앞으로도 똑같이 하면 되는 걸.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아?」

 

 

그와 같다. 그러니까 이대로는, 이 대답은 단순한 오답이다.

그것을 억지로 정답으로 만들, 근거 부여가 없으면 안 된다. 그런 이유, 없어도 좋겠지만. 할 수 있으면, 오답이었으면 하지만.

 

 

「내 제멋대로인, 그런데 바보 같은 예상입니다만....」

 

「응응」

 

 

하루노 씨는 내가 말하려 하는 내용에, 귀를 기울인다. 내가 말하려 하고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내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듯이.

 

 

「...유키노시타 씨, 어딘가 가버리지 않습니까?」

 

 

유키노시타의 주위에 있을 수 없게 될 듯한 뭔가가. 나를 대역으로 세우지 않으면 안 될 뭔가가.

 

 

「장기 여행이라도, 유학이라도, 뭐든지 상관없습니다만.」

 

 

...다만, 그 가능성은 낮다. 아마 유키노시타가(家)가 승낙하지 않아... 하루노 씨 자신이, 현지 대학에 다니도록 지시받고 있었을 거다. 그녀의 희망과는 상관없이.

그러니까, 그건 그녀를 멀리 쫓아 버리는 건 아닐 것이다. 어느 쪽일까 하면... 묶어 버리는 뭔가가.

 

 

「아니면」

 

 

하야마의 예측이, 머리를 스쳐간다. 우울한 듯이, 그 예측을 입에 담는 하야마를 생각해 낸다. 아마 그 녀석도, 그런 시시한 예상을 입으로는 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듣고 후회했다. 그런 단어, 우리들에게는 아직 현실감의 파편도 없으니까.

...하지만, 거기에 기초를 둔다면.

 

 

「아니면... 누군가와 결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든지」

 

 

 

하야마는 짤막하게 그 예측을 말했다. 그것은 3개의 사실로부터 도출된, 예측.


연초에, 유키노시타 아버지의 회사와 어떤 회사 간에, 합병 화제가 부상하고 있는 것. 그 합병은 유키노시타의 회사에 있어,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중요한 합병인 것―――그리고 상대편의 회사에는, 미혼인 2세가 있다고 하는 것.

그러니까.


서로의 변함없는 번영을 위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결정』이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고문 변호사의 아들은, 그렇게 예측했다.

유키노 집...PM 9:00

 

 

유키노 「언니...적당히 돌아가 주지 않을까나?」

 

하루노 「아직 유키노 짱하고 같이 있고 싶으니까 싫어.」 싫어싫어

 

유키노 「내 말을 들어주지 않네.」 하아...

 

하루노 「응, 언니는 유키노 짱 말 같은 거 듣고 싶지 않~아」 깔깔

 

유키노 「언니 같은 건...」 부들부들

 

하루노 「응? 언니가 뭐?」

 

유키노 「언니 같은 사람 진짜 싫어!!」 확

 

하루노 「 」

 

유키노 「가버려!!」

 

하루노 「 」 (´;ω;`)

 

 

 

 

히키가야 집 거실...PM 10:00

 

 

하루노 「라는 일이 있었던 거야...」 글썽글썽

 

하치만 「...그래서?」

 

하루노 「가출...했어...」 (´;ω;`)

 

하치만 「뭐어?」

 

하루노 「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았어」

 

하치만 (우와아... 유키노시타한테, 언니한테 『언니 같은 사람 진짜 싫어!』라고 말하면, 효과 발군이니까 시험해 보라고 권해봤는데... 상상을 가볍게 넘고 있어요...)

 

 

 

 

하루노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하치만 「우와앙이라니... 유치원 애들 같이 운다고 해도」 허둥지둥

 

하루노 「후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하치만 「후에엥이라니... 만화에서 우는 방법이잖아 그건」

 

하루노 「유키노 짱한테」

 

하치만 「후... 겨우 침착하기 시작한 건가...자, 미인이 망가지니까 눈물 닦아주세요.」

 

하루노 「미움받았어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하치만 「 」

 

하루노 「후에에에에에에에에엥 이제 시러 죽고시퍼어어어어어어!

 

하치만 「죽는다니 쉽게 말하지 말아주세요.」 쓰담쓰담

 

하루노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히키가야 구우우우운!」 찰싹

 

하치만 「잠ㄲ! ...하아...」 쓰담쓰담 하루노 「후에에에에에에에에엥에에에에에에에에엥!」

 

 

―――――――――

 

히키가야 집 거실... PM 11:00

 

 

하루노 「우우우우...미안해? 옷 더럽혀 버렸어...」

 

하치만 「별로 괜찮아요...그런데 시간도 시간이니까 빨리 돌아가는 편이...」

 

하루노 「...오늘 밤은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하치만 「 」

 

하치만 「뭐어? 무무무무슨 말 하는 건가요. 유키노시타 씨!」

 

하루노 「그치만 혼자라면...또 울어버리고」 글썽글썽

 

하치만 「그래. 히라츠카 선생님 집에 묵으러 가요! 그렇게 해 주세요 유키노시타 씨!」

 

하루노 「싫어!」 (´;ω;`)

 

하치만 「왜 그런데요? 봐요, 히라츠카 선생님도 고독하고 외로울 테니까, 유키노시타 씨가 묵으러 가면 WIN-WIN이고」 불안초초

 

하루노 「싫어요... 나까지 시즈카 짱처럼 독신 악화돼 버리면 어떻게 할 거예요.」 흐윽

 

하치만 「병 취급은 그만둬 줘! 이래봬도 혼활 노력하고 있으니까! 정말 누군가 이케맨을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처방해 줘! 손 쓸 수 없게 되니까!」

 

하루노 「...여기서 자면 안 돼?」 글썽글썽 눈 치켜뜨기

 

하치만 「안 돼요...오늘 밤은 코마치나 부모님도 없어서 고양이인 카마쿠라와 내가 집 지킴이예요.」 불안초조

 

카마쿠라 「냐아-」

 

하루노 「...흑」 (´;ω;`) 눈 치켜뜨기

 

하치만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았으니까 이제 울지 말아 주세요, 묵어도 좋으니까」 머리 슥싹슥싹

 

하루노 「고마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큐웃

 

 

 

―――――――――

 

히키가야 집 거실... AM 0:00

 

 

하루노 「zzZZ」 무릎베개

 

하치만 「...울다 지쳐 자버린 건가...」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하치만 「강화외골격이 무너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쓰러져 울기까지 하는 건 상정내지만...」 쓰담쓰담

 

하치만 「여기까지라니... 미안한 짓을 해버렸어...」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하치만 「시스콘 너무 악화됐잖아... 뭐 타인한테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하치만 「그렇다고는 해도... 잠자는 얼굴도지만... 가면이 떨어지면 반칙 레벨로 너무 귀엽잖아...」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하치만 「뭐 코마치는 천사 레벨로 항상 귀엽지만...앗 지금 포인트 높다!」

 

하루노 「...응…냐」 zzZZ

 

하치만 「 ! 」 하루노 「zzZZ」

 

하치만 「...」 꾸깃꾸깃

 

하루노 「......아앙」 zzZZ

 

하치만 「...」 꾸깃꾸깃

 

하루노 「......안돼」 zzZZ

 

하치만 「후...뭐 하는 거야 난...」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하치만 「자, 일어나 주세요! 감기 걸려요」 흔들흔들

 

하루노 「zzZZ」 출렁출렁

 

하치만 「 ! ! 」

 

하루노 「zzZZ」

 

하치만 「...」 흔들흔들

 

하루노 「zzZZ」 출렁출렁

 

하치만 「....................」 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

 

하루노 「zzZZ」 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

 

하치만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흔들

 

하루노 「zzZZ」 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

 

카마쿠라 「냐아-」 하치만 「후우... 무슨 짓하는 거야 난... 최악이다...나...」 쓰담쓰담

 

하루노 「zzZZ」

 

 

 

―――――――――

 

하루노 「zzZZ...아...자 버렸다...미안해 히키가야 군?」

 

하치만 「아니요 괜찮아요...」 쓰담쓰담

 

하루노 「...계속 쓰다듬어 주고 있었어? 상냥하네」

 

하치만 「상냥하다든가 그런 건 아니에요, 단순한 습관 같은 거예요.」 쓰담쓰담

 

하루노 「습관?」

 

하치만 「...여동생이 울면, 달래는 건 오빠나 언니의 역할이니까요.」 쓰담쓰담

 

하루노 「역할... 난 언니의 책임을 다 했을까... 유키노 짱한테 미움 받아 버렸고...이쿠사바겠지...」 흐윽

 

※ 이쿠사바 무쿠로 : 단간론파의 나오는 초고교급 군인. 본인은 여동생을 좋아하지만 여동생은 아닌 듯.

 

 

하치만 「그렇지 않아요... 유키노시타는...그... 하루노 씨를 존경해서 동경하기도 하니까, 훌륭히 언니 임무를 다했어요.」 쓰담쓰담

 

하루노 「그렇다면 좋은데...」

 

하치만 「나조차도 코마치의 오빠 임무를 하는데, 하루노 씨라면 확실하겠죠.」 쓰담쓰담

 

하루노 「...또 하루노라고 불러 줬네.」 쿡

 

하치만 「...유키노시타 씨」 쓰담쓰담

 

하루노 「안 돼. 하루노」

 

하치만 「......유키노시타 씨」 쓰담쓰담

 

하루노 「하루노」

 

하치만 「...하...하루노 씨」

 

하루노 「손이 멈추고 있었으니까 다시 한 번」

 

하치만 「...하루노 씨」 쓰담쓰담

 

하루노 「우후훗」 찰싹

 

하치만 「 !... 떨어져 줬으면 좋겠는데요.」 쓰담쓰담

 

하루노 「싫어」 큐웃

 

하치만 「하아...」 꾸깃꾸깃

 

하루노 「앗... 그거 좋을지도」 꾸깃꾸깃

 

하치만 「이거 말인가요?」 꾸깃꾸깃

 

하루노 「응...그거 좋아해」

 

하루노 「좋은 것 같지는 않지만요.」 꾸깃꾸깃

 

하루노 「굉장히...좋아...좀 더 세게... 해 줬으면...응?」 힐끔

 

하치만 「 」

 

하루노 「...안 돼?」 하치만 「...이렇게 말인가요?」 꾸깃꾸깃

 

하루노 「응...」 살짝 눈 뜬 상태

 

하치만 「...」 꾸깃꾸깃

 

하루노 「...졸려졌어...」

 

하치만 「잔다면 미안하지만, 제 방에서 자 주세요?」

 

하루노 「...엣?」

 

하치만 「앗...아니, 부모님과 코마치 방도 열쇠로 잠겨 있는 거예요. 응접실도 있습니다만... 이불이 부모님 방 반침에 있어서, 잘 수 있는 방은 지금 제 방 밖에 없어요.」 하아...

 

하루노 「그래...틀림없이 언니와 같이 자고 싶은 걸까 생각했어.」 쿡

 

하치만 「저, 저는 거실에서 잘 테니까 카마쿠라하고 같이」 불안초조

 

카마쿠라 「냐아-」

 

하루노 「...나하고 같이...잘래?」

 

하치만 「 」

 

하치만 「무무무 무슨 말하는 건가요 유키노시타 씨! 잠꼬대는 자면서 말해주세요!」 하루노 「하루노!」

 

하치만 「...하...하루노 씨 혼자 자 주세요.」

 

하루노 「싫어! 어느 샌가 손도 멈추고 있고, 누나 인정 못해」 휙-

 

하치만 「아니아니아니 안 되겠죠 어떻게 생각해도!」

 

하루노 「내가 권했는데 안 된다든지 있을 수 없어!」 휙-

 

하치만 「절대 안돼요.」

 

하루노 「....부탁이야」 글썽글썽 큐웃

 

하치만 「아 안됩니다.」 눈을 회피

 

하루노 「...흑」 글썽글썽

 

하치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았으니까알았으니까 울지 마!」 쓰담쓰담

 

하루노 「고마워」 싱긋

 

하치만 「하아...」 쓰담쓰담

 

하루노 「메이크만 지우고 올게」

 

 

 

―――――――――

 

 

하치만 방... AM 2:00

 

 

하루노 「흐-응, 깨끗이 치워 놨네?」

 

하치만 「가끔이에요.」

 

하루노 「자, 엣찌한 책은 어디에 있을까나」 수색중-

 

하치만 「그런 거 없어요! 라고 할까 그건 남자가 동성친구 방에 놀러 갔을 때 이벤트잖아요! 그런 이벤트 일어났던 적은 없는데!」

 

하루노 「아하하하♪ 누나한테는 찾아낼 권리가 있어요.」

 

하치만 「그건 엄마는커녕 코마치한테도 권리행사 당하고 있지만, 난 단호히 그런 권리를 인정하지 않아!」

 

하루노 「칫!」 휙-

 

하치만 「하아...」

 

하루노 「....그럼... 잘까?」 침대 꾸물꾸물

 

하치만 「그러면 저는 앉은 채로 잘 테니까...」

 

하루노 「그건 안돼요.」 침대 펑펑 하치만 「....」

 

하루노 「여기 와」 침대 펑펑

 

하치만 「......」

 

하루노 「빨리 여기 와」 침대 펑펑

 

하치만 「하아...」 머리 긁적긁적

 

하루노 「좋아♪」 싱글벙글

 

하치만 「전깃불은 어떻게 합니까?」

 

하루노 「전부 꺼도 좋아요-」

 

 

 

―――――――――

 

하치만 침대...AM 2:30

 

 

하루노 「...벌써... 자 버렸어?」

 

하치만 「.......................일어나 있어요...라고 할까 잘 수 있을 리 없겠지만」 뒤에서

 

하루노 「...오늘은...미안해」

 

하치만 「괜찮아요. 그다지」

 

하루노 「고마워」

 

하치만 「...」

 

하루노 「....있지」

 

하치만 「...뭔가요?」

 

하루노 「부탁이 있는데...」

 

하치만 「안 됩니다.」

 

하루노 「째째해」

 

하치만 「변변찮은 부탁인 것 같아서 싫습니다.」

 

하루노 「쓰다듬어 줬으면 했는데...」

 

하치만 「안 됩니다.」

 

하루노 「...흑」

 

하치만 「...」

 

하루노 「...히끅」

 

하치만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정말 알았으니까」

 

하루노 「쓰다듬어 줄래?」 글썽글썽

 

하치만 「하아... 그래요. 쓰다듬으면 되겠지요. 쓰다듬으면」 하루노 「가슴을?」

 

하치만 「그래요, 가슴을..........가가가가슴이라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유이가하마인 거야? 나야?」 불안초조

 

하루노 「바보인 거야? 죽는 거야? 라고 번역하면 좋은 거야?」

 

하치만 「그게 맞아요. 젠장! 근데 진짜 무슨 생각 한 거야? 가슴이라니」 머리 싸매기

 

하루노 「하치만은 엣찌! 가슴 가슴 너무 많이 말해요♪」 쿡

 

하치만 「안 말했어요!」

 

하루노 「정말 하치만도 참, 누나 가슴 너무 많이 본다고♪」

 

하치만 「보, 보지 않았고! 깜깜하니까 안 보이고!」

 

하루노 「싫어~♪ 정말 하치만, 누나 가슴 너무 만져♪」

 

하치만 「만지지 않았으니까!」

 

하루노 「정말... 한밤중이니까 큰 소리 내면 안 되죠.」 떽

 

하치만 「소리 내게 한 사람은 하루노 씨다!」 하루노 「있지... 머리 만져줘?」

 

하치만 「아까 전부터 대화가 마구 성립되지 않습니다만! 내가 너무 불쌍하잖습니까! 앗, 평소 일인가」 하아...

 

하루노 「있지... 머리 만져줄래?」 찰싹 큐웃

 

하치만 「크헉! 잠깐!」

 

하루노 「하치만... 머리 만져 줄래?」 큐웃

 

하치만 「우왓! 앗!」

 

하치만 (아랫배에 가슴! 가슴! 가슴! 가슴! 가슴! 가슴! 가슴!)

 

하루노 「부탁이야...」 큐웃

 

하치만 (가슴! 가슴!) 쓰담쓰담

 

하루노 「...세게 해 줘도 좋아요?」 큐웃

 

하치만 (가슴! 가슴!) 꾸깃꾸깃

 

하루노 「...좀 더 세게...」 큐웃

 

하치만 (가슴! 가슴!) 헛 헛

 

하루노 「응...이거...좋아...」 큐웃

 

하치만 (가슴! 가슴!) 헛 헛 하루노 「zzZZ」

 

하치만 (가슴! 가슴!) 헛 헛

 

―――――――――

 

하치만 침대... AM 3:00

 

 

하루노 「zzZZ」 큐웃

 

하치만 「...하치만 대보살이 하치만 거대보살 중 뭔가요...」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큐웃

 

―――――――――

 

하치만 침대...AM 3:30

 

 

하루노 「zzZZ」 큐웃

 

하치만 「...하치만 거대보살이 너무 참아서 진짜 아프다...」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큐웃

 

―――――――――

 

하치만 침대...AM 4:00

 

 

하루노 「zzZZ」 큐웃

 

하치만 「후우...하치만 진짜 신사... 나 포인트 정말 높다!」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큐웃

 

―――――――――

 

하치만 침대...AM 4:30

 

 

하루노 「zzZZ」

 

하치만 「겨우 약간 떨어졌나...」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하치만 침대...AM 5:00

 

하루노 「zzZZ」

 

하치만 「...」 꾸깃꾸깃

 

하루노 「zzZZ...응응」

 

하치만 「…」 꾸깃꾸깃

 

하루노 「zzZZ…시러」

 

하치만 「…」 꾸깃꾸깃

 

하루노 「zzZZ…안돼...」

 

―――――――――

 

하치만 침대...AM 5:30

 

 

하루노 「zzZZ」 큐웃

 

하치만 「...」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큐웃

 

―――――――――

 

하치만 침대... AM 6:00

 

 

하루노 「zzZZ」 큐웃

 

하치만 「노오오오오오오오오—마이 갓! 밝아져서 자는 얼굴 보인다아아아아아아!」 꾸깃꾸깃

 

하루노 「zzZZ...아앗」

 

하치만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아이나아이츄시프시에에이!!」 꾸깃꾸깃

 

하루노 「zzZZ...아앗」

 

―――――――――

 

하치만 침대...AM 6:30 하루노 「zzZZ」 큐웃

 

 

하치만 「위험해... 매일 아침 행사인 하치만 거대보살 왔다-...」 쓰담쓰담

 

하루노 「zzZZ」 큐웃

 

―――――――――

 

하치만 침대... AM 7:00

 

 

하루노 「zzZZ」 큐웃

 

하치만 「하아하아...이제 괜찮죠? 하아하아...하치만 노력했다! 하아하아...하치만 엄청 참았다! 하아하아」 쓰담쓰담 불끈

 

하루노 「zzZZ」 큐웃

 

―――――――――

 

 

하치만 침대... AM 7:30

 

 

하루노 「응...앗...좋은 아침 하치만」 큐웃

 

하치만 「...좋은 아침입니다. 하루노」 쓰담쓰담

 

하루노 「...하치만은 잘 잤어?」 큐웃

 

하치만 「...」 쓰담쓰담

 

하루노 「...자지 않은 거야?」 큐웃

 

하치만 「...」

 

하루노 「...하치만?」 큐웃

 

하치만 「...하루노」 큐웃

 

하루노 「!!...저기...하치만의 그게 닿고 있는데...」 쓰담쓰담 하치만 「하루노」 큐웃

 

하루노 「큐웃! ...왜, 왜 그래...?」 쓰담쓰담

 

하치만 「툭 터놓고... 하고 싶습니다...」 큐웃

 

하루노 「!!」

 

하치만 「자지 않고 참고 있었는데...더 이상은 이제...」 큐웃

 

하루노 「...안 돼요.」 쓰담쓰담

 

하치만 「하루노!!」 큐웃

 

하루노 「...안 돼.」 쓰담쓰담

 

하치만 「하루노 씨... 죄송합니다.」 큐웃

 

하루노 「...응. 어떻게도...하고 싶으면... 내 신랑이 되지 않으면~♪」 쓰담쓰담

 

하치만 「...네」 큐웃

 

하루노 「......일어날까?」 쓰담쓰담

 

하치만 「...네」 일어나는 중

 

하루노 「...에잇」 밀어 넘어뜨리기

 

하치만 「엇?」

 

하루노 「네엣, 츄우-」 츄-

 

하치만 「 」 머리 잡고 츄-

 

하루노 「......응. 밤새 쓰다듬어 주고, 참아 준 포상 끝♪」 하치만 「 」

 

하루노 「..........다음은 하치만이 내 신랑이 되어 주면.....응?」 윙크

 

하치만 「 」 즈큥

 

하루노 「알았지? 고백... 기다리고 있어요?」 활짝

 

하치만 「 」 끄덕끄덕

 

 

 

유키노 「이렇게 해서... 히키가야 군과 언니는 연결되었습니다...」 하이라이트키에농

 

유키노 「역시 히키가야 군의 청춘 로맨틱 코미디는 잘못됐다. ...언니 같은 사람 진짜 싫어!!」 (´;ω;`)

 

 

 

-끝-

 

하치만 「저기...유키노시타...내 연인ㅇ」

 

유키노 「거절합니다.」

 

하치만 「어이, 끝까지 말하게 해달라고.」

 

유키노 「듣지 않아도 아는 걸... 안 되는 것은 안 돼요.」

 

하치만 「...됐으니까 끝까지 들어」 진지한 시선

 

유키노 「!앗...알았어요.」 두근두근

 

하치만 「내 연인인 척을 유키노시타 씨, 너의 언니한테 부탁하고 싶으니까 연락해 주지 않겠어?」

 

유키노 「받아들이ㄱ...엣」

 

하치만 「어?」

 

유키노 「...어째서 언니일까나?」 ((≪●≫))Д((≪●≫))

 

하치만 「유키노시타라면 내 연인인 척은 할 수 없을 테고, 그러면 적어도 유이가하마가 좋다.」

 

유키노 「....그럼 유이가하마 씨에게 부탁하면 좋잖아.」

 

하치만 「유이가하마는 바보니까... 이번에는 인연이 없었다는 걸로」

 

유키노 「...그렇다면 히라츠카 선생님... 될 리 없군요..」

 

하치만 「될 리 없지」

 

유키노 「그래서 언니인 거네... 그것보다... 왜 연인인 척이 고미쿠즈(쓰레기,찌꺼기) 군에게 필요하게 된 것일까?」

 

하치만 「히키가야를 혀를 씹고 해도 고미쿠즈는 안된다고! 단순한 욕이잖아!」

 

유키노 「어머나, 씹은 것이 아니라 일부러에요.」 생긋

 

하치만 「일부러라니 뭐야...」

 

유키노 「그래서?」

 

하치만 「아아...코마치가 친구와 오빠 자랑을 하고 있으면, 말싸움에서 싸움까지 번진 듯해서」

 

유키노 「코마치 씨도 큰일이네. 자랑할 수 없는 오빠라 패전할 것을 알면서도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니」

 

하치만 「젠장...반론 할 수 없어」

 

유키노 「그래도 그것이라면 연인인 척할 필요성은 느껴지지 않는 것이지만?」

 

하치만 「내일, 오빠를 동반해서 최종결전 하게 됐다. 그것뿐이라면 괜찮지만, 연인도 데려 갈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유키노 「요령부득이군요.」

 

하치만 「상대편 애가 『오빠한테는 정말 귀여운 연인이 있고!』라고 들은 코마치가 『오빠한테도 있어!』라고 대답해 버린 것 같아」

 

유키노 「그래서 연인 역이 필요하게 된 것이네. 시시하군요.」 하아...

 

하치만 「아무튼 그런 거니까... 유키노시타」

 

유키노 「어쩔 수 없네요. 정말로 정말로 싫지만, 코마치 씨를 위해 연인인 척을 해 주겠어요. 내가」

 

하치만 「아아 부탁해. 유키노시타 씨한테 부탁하고 싶으니까 유키노시타 씨한테 전화 연결해 줘」

 

유키노 「천만의 ㅁ....엣」

 

하치만 「어?」

 

유키노 「히키가야 군. 어째서 언니한테 의뢰할 필요가 있을까나?」((≪●≫))Д((≪●≫))

 

하치만 「아까 전에 말했잖아? 유이가하마는 너무 바보 같아 허술해서 안 돼, 유키노시타라면 원래 척 자체를 할 수 없잖아」

 

유키노 「...나라 해도 연인인 척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치만 「너라면 변칙상황에서 대응할 수 없잖아?」

 

유키노 「으구구구」

 

하치만 「어?, 뭐야? 너, 내 연인인 척 하고 싶은 거야?」

 

유키노 「기분 나쁜 말을 하지 말아주겠어? 기분 나빠」

 

하치만 「두 번이나 기분 나쁘다고 하지 마라! 어쨌든, 유키노시타 씨한테 전화 연결해 줘.」

 

유키노 「...안 돼요.」

 

하치만 「안 되나...」

 

히라츠카 「이야기는 들었다!」 드르르르륵

 

유키노 「히라츠카 선생님, 노크를」

 

하치만 「몰래 엿듣기라니 좋은 취미네요.」

 

히라츠카 「아무튼 침착해라 유키노시타, 히키가야」

 

하치만 「죄송합니다만, 선생님께는 부탁하지 않을 테니까요.」

 

히라츠카 「잠깐 기다려, 하루노라면 내가 연락해 주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

 

하치만 유키노 「「!」」

 

히라츠카 「하지만 히키가야, 네 여동생에게 있어 질 수 없는 싸움일지도 모르고, 그렇기 때문에 하루노에게 부탁하고 싶은 마음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하루노에게 부탁해도 정말로 좋은 건가?」

 

하치만 「유키노시타 씨한테 빚을 만드는, 리스크에 대해서입니까?」

 

유키노 「언니에게 빌리는 건...하이리스크에 지나지 않겠지요, 어떻게 생각해도」

 

하치만 「그건 나도 생각했다고... 승패는 어떻게든 좋아. 하지만, 연인이 가짜라는 게 들키는 게 제일 위험하잖아?」

 

유키노 「애초에 거짓인 시점에서 승패 따위 결정되어 있겠지요. 어처구니 없어」 하아...

 

하치만 「거짓에 거짓을 겹치기 때문이야말로, 강화외골격을 장비한 유키노시타 씨가 제일 적격이고...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히라츠카 「아무튼 하루노라면 틈을 보이지 않고 철저히 해 주겠지만, 결국은 애들 싸움이다. 하루노라면 어른답지 않겠지?」

 

하치만 「어른답지 않다라든가 히라츠카 선생님이 할 말인가요.」

 

히라츠카 「맞고 싶은 건가? 어쨌든 하루노는 그만 둬.」

 

유키노 「그러네요. 언니는 그만 두고 여기는 내가」

 

하치만 「그러려나...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이번에는 유이가하마한테 부탁할까」

 

유키노 「벼, 별로 히키가야 군을 위해서 하ㄴ...엣」

 

하치만 「어?」

 

유키노 「어째서 유이가하마 씨에게 부탁하는 것일까?」 ((≪●≫))Д((≪●≫))

 

하치만 「어째서라니... 유키노시타라면 유키노시타 씨처럼 철저히 해버릴 테고, 무엇보다 변칙상황이 와도,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네가 아니라 유이가하마잖아?」

 

유키노 「으구구구」

 

하치만 「그렇지 않으면 너, 내 연인인 척 하고 싶은 거야?」

 

유키노 「나는 연인인 척은 하지 않아요. 연인인 척은」

 

하치만 「그럼 유이가하마한테 부탁할 수밖에 없는데」

 

유키노 「기다리세요. 연인인 척을 해주는 유이가하마 씨를, 혼잡한 틈을 타서 성희롱 할 생각이겠지요? 유이가하마 씨의 친구로서 단호히 반대하겠어요.」

 

하치만 「그런 짓은 안할 테니까! 이라고 할까, 유이가하마가 안 된다면 궁지에 몰렸잖아...」

 

히라츠카 「그렇지도 않겠지, 있잖아 도와 줄 것 같은 애가」 힐끔

 

유키노 「////」 부끄부끄 안절부절

 

하치만 「........토츠카인가! 어째서 토츠카를 잊고 있었지... 바보 같이!!!」 탕

 

유키노 「 」

 

히라츠카 「토츠카는 남자잖아」 하아...

 

하치만 「토츠카라면 이길 수 있습니다!」

 

유키노 「승패는 어떻게든 상관없겠죠? 거기에 토츠카 군이 남자라는 사실이 드러났을 경우, 그야말로 위험한 일이 아니라?」

 

하치만 「상관없어, 벌써 토츠카로 결정했다! 토츠카 밖에 없어! 토츠카가 내 연인이 되어 준다!」

 

히라츠카 「정신 차려라 히키가야! 충격의 퍼스트 불릿!」

 

하치만 「휴우... 위험하게도 에비나 양이 기뻐하는 전개가 될 뻔했다. 확실히 좋지 않아...」

 

유키노 「히키가야 군의 존재 자체가 좋지 않다고 밖에 할 수 없어요.」

 

히라츠카 「히키가야. 이번에는 유키노시타가 연인이 되는 건 어떨까?」 힐끔

 

유키노 「제가 히키가야 군의 연인이라니 별로...」 부끄부끄 안절부절

 

하치만 「유키노시타라면 변칙상황에서의 대응을 할 수 없는 건 명백하고, 그렇다면 히라츠카 선생님 쪽이 훨씬 더 좋습니다.」

 

히라츠카 「...히키가야////」

 

유키노 「 」

 

하치만 「아무튼 히라츠카 선생님한테는 연령차이 적으로 부탁할 수 없겠지만요.」

 

히라츠카 「격멸의 세컨드 불릿!!!」

 

하치만 「저기...유키노시타...저의 연인인 척을... 도와주지 않겠습니까? 부탁합니다...」 너덜너덜

 

유키노 「알겠어요...」 하아...

 

하치만 「이 은혜에 감사합니다...하아...유키노시타 씨... 오케이 해줄까?」

 

유키노 「엣」

 

하치만 「어?」

 

히라츠카 「무슨 말 하고 있나 히키가야」

 

하치만 「아니, 그러니까 유키노시타 씨한테 연인인 척을 부탁해서, 간단히 승낙 받을 수 있을지 어떨지의 걱정을...」

 

히라츠카 「넌 어째서 유키노시타에게 부탁하지 않아?」 힐끔

 

유키노 「흑...」 글썽

 

하치만 「...그렇게 내 연인인 척 하고 싶은 거야?」

 

유키노 「...」 끄덕끄덕

 

하치만 「...절대로 가짜라고 들키지 않을 자신은?」

 

유키노 「...노력해요.」

 

하치만 「굉장히- 불안합니다만...」

 

유키노 「나를 신용할 수 없기라도?」

 

하치만 「신용은 하고 있는데 말이야. 그래, 도...」

 

유키노 「이야기를 시작했으면 끝까지 말하세요.」

 

하치만 「내 연인이 유키노시타 같은 미인이라니 보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그러니까 의심되기 쉬워서 간파되기 쉬워.」

 

유키노 「그것도 그러네. 히키가야 군에게 어울릴만한 여자는, 원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철두철미하게 의심받을 것이 당연해요.」

 

하치만 「마지막까지 의심받으면 안 되기 때문이야말로, 네가 한다면 노력해 주지 않으면 안 돼.」

 

유키노 「선처해요.」

 

하치만 「그 선처가....」

 

유키노 「확실하게 말하세요.」

 

하치만 「유키노시타가 연인인 척을 한다는 건, 유키노시타 씨의 강화외골격 같이 유키노시타가 가면을 어쩔 수 없이 쓸 필요가 있는 것으로, 그 일을 시키는 게...」

 

히라츠카 「흠. 그래서 유키노시타에게 부탁하기 주저했던 걸까. 역시 너는 상냥하군.」

 

유키노 「//////」 부끄부끄 안절부절

 

하치만 「아니, 그렇다면 처음부터 가면을 쓴 유키노시타 씨가 하는 편이 유리한 계책인 것으로, 납득할 수 없어요.」

 

히라츠카 「넌 이제 죽는 편이 낫겠군. 말살의 라스트 불릿!!!」

 

하치만 「...유키노시타 유키노 씨... 저의 연인이... 되어 주세요.」 너덜너덜너덜

 

유키노 「네엣!」 글썽 (기쁨의 눈물)

 

 

 

히라츠카 「이렇게 해서 두 명은 연결되었던 것이다... 역시 자네들의 청춘 로맨틱 코미디는 잘못됐다.」 결혼하고 싶어 우우...
 

 

- 끝 -

<이 글은 pixiv - tetsukugi 님의 번역허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⑥입니다. 10/27에 3페이지 갱신. 여기부터 이야기는 조금 가속합니다. 아무튼, 타이틀을 보면 왠지 예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3페이지... 수학여행 설교편 제 3탄. 8권의 예고에 좌지우지되고 있는 생각이 들지만... 클라이막스 시기는 결정하고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장소를 지정해 봤습니다. 그리고, 글자 수 관계상, 다음번에는 후편으로 투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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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예상과 달리, 유키노시타 하루노에게는 시간이 없다.

 

「그럼, 갔다 올게」

 

「오, 오빠가 연속으로 외출하고 있어....!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외출이라니... 마침내 오빠도 소문으로 들은 리얼충이 돼 버린 거야? 오빠가 왠지 약간 멀어져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겠지만」

 

「시끄러, 어제는 니 탓이잖아.」

 

 

일부러 먼 눈을 하는 코마치에게, 나는 가볍게 츳코미를 넣는다.

하루노 씨에게 끌려 다닌 밤이 밝았던, 토요일.

점심을 먹고, 내가 나가려고 했는데, 코마치가 현관까지 배웅하러 와 줬다. 아무튼 내가 물려준 셔츠 한 장에, 반은 자고 있던 카마쿠라를 팔에 안으면서 배웅이다. 이 차림으로 밖에 내놓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할까 너, 겨울인데 그 상태로 춥지 않은 거야? 초등학교에나 있을 법한, 겨울인데 T셔츠에 짧은 팬츠라는 것. 아무튼 나지만. 캐릭터를 구축하고 싶어서 노력해 버린 결과, 감기에 걸려 3일 정도 학교를 쉬었다. 아마 내 바보같이 가감을 못한 행동에 모두가 비웃고 있었을 거다. 의도대로 화제 독점이다. 잘 됐네 하치만! ...유감스럽지만 나는 그 대화 고리에는 참가할 수 없었던 것 같지만.

 

 

「아니아니, 그렇게 감사해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빠」

 

「.......어디를 어떻게 들으면 아까 전 말이 고맙다는 말로 들려요. 너 일본어 리스닝도 할 수 없는 거야?」

 

 

추가로 나도 영어 리스닝은 서투르다. 아니, 의미는 그 나름대로 아는데, 그만 의심해 버린다. 얘기하고 있는 제니퍼와 닉과 밥의 인간관계라든지, 제니퍼라니 혹시 꽤 빗치 아냐...라든가 생각하면 이미 마지막이다. 문제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근데 말야-, 오빠도 그 나름대로 즐거웠던 거 아냐? 하루노 씨가 사줬겠지? 코마치도 먹고 싶었는데, 이탈리안」

 

「너 말야 외식 갈 때마다 비싼 밥 먹고 있잖아. 거기에 몇 번이나 말하는데 얻어먹은 게 아니다, 제대로 돌려줄 작정이니까」

 

「고분고분하게 얻어먹으면 좋지 않아? 연상의 누나와의 데이트고, 가끔 씩은 코마치도 오케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얻어먹는 게 지나치면 오빠의 기둥서방화가 악화된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내가 기둥서방이 됐으면 하는 건지 안 됐으면 하는 건지 분명히 해라....」

 

「으-응, 자립은 해 줬으면 하는데... 가끔 씩은 코마치가 어리광부리길 원한다고 하는 절묘한 라인? 아, 지금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아!」

 

 

시꺼.....

 

 

「거기에.......」

 

 

거기서 코마치는 힐쭉 웃는다. 고양이가 웃는다면 이런 얼굴, 이라는 느낌인 미소.

 

 

「오빠가 토마토 먹으려고 한 것, 그것만으로도 하루노 씨한테 하룻밤 맡긴 보람이 있었다고 하는 거예요! 오빠 훌륭해! 성장하고 있어!」

 

 

트레이닝 센터에 맡겨진 포켓몬 같은 식으로 취급되지 않았나, 나. 어찌되든 상관없지만 그 트레이닝 센터, 도움 안 되는 기술만 습득시켜서 돌려보내는 거 그만둬 줄 수 없을까.

 

 

「.....결국 먹을 수 없었지만」

 

 

어제 그 맛을 잊을 수 없어서, 바로 점심 때 카프레제를 만들어 봤지만... 유감스럽게도 나 정도의 실력으로는, 역시 토마토는 토마토이고, 치즈는 치즈였다. 뭐야.... 뭐가 달라... ※ 추가로 먹지 않았던 나머지는, 코마치가 맛있게 받았습니다.

 

 

「확실히 념데레, 오빠의 진면목이네요!」

 

「그만둬, 나한테 이상한 캐릭터 붙이지 마....」

 

 

날 공략하려는 동인지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 수요 있는 걸까 그거.

 

 

「칫.....이제 됐어. 갔다 올 테니까 집 지키기 잘 부탁해」

 

「네~에, 다녀~와. 오빠와 같이 놀 수 없는 건 유감이지만, 코마치 참으니까요! 여동생이니까!」

 

「네네 기특해기특해」

 

 

적당히 그렇게 말하며, 다시 뭔가 크게 떠드는 코마치를 두고 나는 집에서 나온다.

낮에는 아직 햇볕이 내리쬐기 때문에, 그만큼 추위는 느끼지 않는다. 다만 숨은 여전히 희고, 손발 끝은 신경이 곤두서는 차가움에 조속히 움츠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바보, 여동생의 고생과 비교하면, 오빠인 내 고생이 몇 배 높다고. 몇 턴이나 참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거의, 코마치가 태어나고 나서 15년이라고? ......언제 풀리는 거야, 이건.

 

 

어제 밤, 하루노 씨에게 연행된 탓으로 시작된 수 시간동안, 내가 가진 하루노 씨의 인상은 약간이지만, 흔들렸던 건 확실하다.

평소의 하루노 씨라고 생각했더니, 그렇지 않은 순간을 눈앞에서 보고 두근....거린다고 할까 깜짝 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그런 것을 하루노 씨한테서 느낄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가 날을 세운 게 실패했던 걸까. 처음으로 그녀를 만났을 때 간파한 면이, 문화제에서 엿본 면이,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아닌 걸까. 어디까지가 계산으로, 어디까지가 본성인 건지.

그런 것을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오늘은 약간 수면 부족이다. 젠장... 어떻게든 상관없는 일에 머리를 낭비했다. 이것도 하루노 씨의 계산 대로라면 더욱더 분하지만... 거기까지, 비도는 아니라고 믿고 싶은 장면이다.

이런 약간 블루한 기분인 채로, 신경 쓰이는 그 애를 만나도 좋은 걸까. 만약 그 애의 얼굴을 봐도 내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하면... 내 기분은, 그 정도일 ㅃ

 

 

「아, 하치만! 미안해, 기다렸어?」

 

「전혀! 전혀 기다리지 않았어! 지금 왔을 뿐이라고오오!!!」

 

「하, 하치만...... 기, 기분 좋아 보여서 다행이네」

 

 

그 정도일 리가 없었다. 나, 완전부활이다.

 

하루노 씨의 고찰? 그런 건 언제라도 할 수 있잖아. 뒷전이다 뒷전.

내가 오버 리액션을 너무 했기 때문인지, 토츠카의 미소가 약간 어색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좋다. 곤란해 하고 있는 토츠카도 귀엽다. 토츠카와이이.

 

슬슬 점심 즈음인 시간의, 해변 마쿠하리 역전.

후우.....추운 것을 참고 약속 2시간 전에 나와서 다행이다. 이전의 데이...놀러 갔을 때도, 내가 빨리 오고 있어서 죄책감을 느껴 버렸을 거다, 토츠카도 30분 전에 왔던 건데... 동아리가 있는데도 기특하기 짝이 없다. 응, 다음이 있다고 한다면 실례가 되지 않게, 좀 더 일찍부터 나오지 않으면 안 되겠네. 드디어, 약속 장소에 블루 시트라도 가지고 와서 대기... 꽃놀이인가. 아니, 꽃놀이보다 매력적이다.

 

 

「아니, 정말 미안해, 권유해서」

 

「그렇지 않아요. 하치만이 먼저 권해줘서 나, 기쁜데」

 

 

즈큐우우웅! 하고 하트가 관통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죽은 건지도 몰라. 그도 그럴게 미소 지은 천사가 눈앞에 있으니까. 그래도 천사라는 건 성별 불명이군. 그렇다는 건 토츠카도...꿀꺽.

라든가 속된 상상을 하는 걸 보아하니, 아직 나는 현세에 있는 것 같았다. 아직도 수행이 부족하군... 그래도 현세에 토츠카가 있다면 그걸로 좋은 거잖아? 그런가, 나는 벌써 구원받고 있었구나...무교라도 된다.

 

 

「그, 그럼 갈까, 토츠카」

 

「으, 응. 그래」

 

 

그렇게, 우리들은 나란히 걷기 시작한다. 팔이 닿을까 말까한, 아슬아슬한 거리감. 닿을 것 같은 부위가, 묘하게 간지럽다. 무심코, 입가가 올라갈 것 같다.

 

 

「이, 이야아, 오늘은 춥네」

 

「그러네, 요즘 꽤 추워 졌군요.」

 

「오, 오우. 정말 춥네」

 

「그러네.........」

 

「...............」

 

「...............」

 

 

너무 의식한 탓인지,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평소라면, 좀 더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는데... 시추에이션이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그래도, 이 낯간지러운 침묵도, 이건 이거대로 나쁘지 않다.

 

 

「...있지, 하치만」

 

「응?」

 

「추..운거지?」

 

「아, 아아. 뭐어」

 

「그래... 그럼, 이렇게 해 줄게.」

 

「헤?」

 

 

가볍게, 내 목에 뭔가가 감겨 졌다.... 그건 부드러운, 털실의 머플러였다.

한순간에, 목둘레가 따뜻해진다... 아마, 머플러 때문만이 아니다. 두근두근하고 심장도 크게 울리고 있고.

 

에헤헷, 하며 토츠카가 웃는다.

 

 

「추워지겠다고 생각해서 가져오고 있었어.」

 

「오, 오우, 미안... 그래도, 좋은 거야?」

 

「좋아요. 하치만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어줬잖아? 코, 많이 붉어요?」

 

 

무심코 코에 손을 댄다. 굉장해 토츠카, 탐정 같잖아.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두근두근의 정체도, 부디 폭로해 줬으면 한다. 하지만 폭로해 버리면 어떡하지... 드러낼 수밖에 없나!

 

 

「하치만, 따뜻해?」

 

 

토츠카가 엿보듯이 물어본다. 나는 거기에, 가능한 한 최대한의 미소로 대답했다.

 

 

「오우.... 따뜻하다고」

 

「흐음..... 나는 주변 사이에 결계를 치고 있으니까. 그런 건 불필요한 것이니라.」

 

「여전히 바보 같은 말.....ㅎ......」

 

 

...........

..................?

 

 

 

「.....................후아!?」

 

「흠흠..... 나는 오늘도 새로운 인스퍼레이션을 위해 장서의 바다에 빠지고 있었지만... 누군가하고 생각해 보면 토츠카 공과 하치만이 아닌가. 기구한 운명을 느껴서, 이렇게 해서 달려와 참배한 것이지만... 근데, 하치만..... 왜 그렇게 삐지고 있는 거야?」

 

「시꺼.... 말 걸지 마」

 

「히익.....미, 미안」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낮은 소리가 나왔다.

나의 데스보이스로 몸을 움츠린 그 녀석.... 자이모쿠자는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와 버렸다.

장서의 바다가 어쩌구저쩌구 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책방에서 라노베와 만화 같은 거나 마구 읽고 있었겠지. 사, 사서 가지고 있으라고. 폐 끼치는 손님이군.

 

 

「아니, 그, 뭐라고 할까, 휴일에 친구를 만나 버렸던 거니까 무심코... 아하하하하-」

 

「그러니까... 말 걸지 말라고 하고 있잖아.」

 

「윽.....죄송합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 취급하는 것 따위 그만 둬라.

 

 

「잠깐잠깐 하치만... 놀러간다면, 많은 편이 즐거워요.」

 

「토츠카.....그런 문제가 아니야.....」

 

 

내가 용기를 내 권했는데... 신님은 잔혹하군. 내가 무교라서 그런 걸까?

 

 

「거기에 우리들 지금부터 게임센터 갈 거야, 자이모쿠자 군이 있어주면 든든할까」

 

「호오...... 내 고유결계가 아닌가」

 

 

너.... 고유결계 의미 모르는 건가요. 그 정도의 이해라면 TYPE-MOON한테 사과하는 게 좋아.

게임센터. 이러쿵 저러쿵 토츠카와의 게임센터는... 세 번 째.

아니, 매너리즘이라든가 하지 말아 줬으면 한다. 이번에는 저거다, 토츠카의 리퀘스트다.

 

 

『하치만이 자신 있는 게임... 가르쳐 줬으면 좋겠는데』

 

 

즉, 하치만의 좋은 면을 보여줘.... 라는 거겠지. 거절할 이유가 보이지 않았다. 토츠카의 마음을 꽉... 잡아 보인다.

생각하면 마음속으로 그런 말을 중얼거려 버렸던 게 좋지 않았다. 아마 이것이, 녀석의 소환주문이었던 거다. 그렇다면 왜 어제 나와 주지 않았던 것일까... 그렇게 하면 저런 시선에 노출되지 않아도 좋았을지도 모르는데....

없었으면 할 때에는 오고, 오길 원할 때에는 오지 않는, 자이모쿠자인 듯한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무튼 어쩔 수 없어. 흘린 물은 담을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건 세상에 넘치고 있다. 내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한다면, 흘러넘쳐 버린 밀크를 보지 않는 척 하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는 것으로 나는 여기에 자이모쿠자라는 녀석이 없다고 믿어 버리기로 했다. 자이모쿠자 씨? 누구야 그 사람. 머릿속 메모리에서도 딜리트다.

두 명이, 다시 걷기 시작한다..... 두 명이다, 두 명이서만.

 

 

「아, 그러고 보니 하치만, 크리스마스 파티에 대해선데... 벌써 ㄱ」

 

「토츠카, 지금 그 말은 하지 마....」

 

「흐음? 크리스마스 파티라고.....?」

 

 

당황해서 토츠카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아, 토츠카의 숨이 손에 스쳐 굉장히 간지러워요오... 가 아니야, 칫, 아무래도 들린 것 같다.

 

 

「크리스마스 파티.... 그런 것도 있는 건가. 그런 전승을 들었던 적이 있다... 하치만, 네가 간다고 하는 것이라면, 나도 가겠어!」

 

「아니, 부르지 않았으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가고 싶다면, 유키노시타나 유이가하마한테라도 부탁해라, 스스로」

 

「그런! 내게 그런 만용,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할 수 없으니까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옥쇄각오라는 것을 깨달아서 쓴 만용이라는 표현은 지극히 적절했다. 그렇지만 이 녀석, 어떻게 해서라도 참가할 것 같아서 싫은데....

 

퀴즈 매직 아카데미.

퀴즈 매직 아카데미라고 하는 짜가를 한 번 플레이 당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진짜다. 라고 할까 그 치바데미 케이스, 다른 게임센터에는 없었는데... 코마치의 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만 놓여 있던 듯한 것이군, 그렇게 생각하면. 우주의 의사가 느껴진다.

 

내가 자신 있어 하는 게임 중의 하나다. 내 잡 지식은 그다지 치바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아니, 물론 치바 지식이라면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다는 자부는 있는데. 어쨌든, 여기서 내 스마트함을 과시해, 토츠카를 둘러싼 라이벌보다 한 걸음 앞서 두고 싶은 장면이다. 그런 녀석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호오, 여전히 하치만은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군....」

 

「뒤에서 말 걸지 마, 너도 뒤쪽으로 가서 놀고 있어라. 운이 좋으면 같은 스테이지에 참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옆도 비고 있는데 왜 구태여 뒤를 권해.....」

 

 

시야에서 사라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말하지 마 짜증 나.

추가로, 현재의 배치는 내 옆에 토츠카, 라고 해도 의자를 사이에 두고 뒤로 자이모쿠자다. 뭔가 이 녀석 체격 탓인지 압력이 장난 아니다. 너무 가까이 오지 마, 친구 3인조 같잖아...

 

 

「그러고 보니 너는 어떤 캐릭 쓰는 거야?」

 

「흠, 나는 마라리야 유저다.」

 

 

나쁘지 않은 취미군, 말하진 않지만... 나도 루키아인가 마라리야인가 고민하다...알로에로 했다.

 

 

「헤에 꽤나 빠져들고 있네... 그런데 하치만도 자이모쿠자 군도, 왜 남자 캐릭 쓰지 않는 거야?」

 

「엇」

 

「엇」

 

 

한순간, 자이모쿠자와 눈이 마주쳐 버린다. 후와아, 눈 마주쳐 버렸어...그렇지만 아마, 나도 자이모쿠자도 같은 표정 짓는 것일까. 「아기는 어디에서 오는 거야?」라고 어린 여자애가 멍하니 물었을 때와도 같은 거북함을 느낀다.

어쩌지...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몰라. 아, 그게 어떻든가, 『날 닮은 애를 써줬으면 하는군』...이라고 말하는 척일까. 아무튼 틀리군요.

 

 

「어, 어쨌든 토츠카, 우선 해 보면 어때!? 연습 모드라든지도 있고... 내 데이터, 써도 괜찮으니까」

 

「에? 좋은 거야?」

 

「물론이다, 자 스포츠라든지도 나도 모르고 있고, 토츠카가 진행해 주면 도움이 되니까.」

 

「으-응, 나도 테니스 이외에는 자신 없는데...알았어, 해 보겠어요!」

 

 

맡겨 줬던 것이 기뻤던 걸까, 토츠카는 안정되지 않은 손놀림으로 모니터를 만지작거린다. 아무튼 토츠카가 오인해서 상점에서 이상한 템을 샀다고 해도, 나는 미소로 허락한다. 응, 아무래도 토츠카의 의문은 얼버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하치만」

 

「뭐야 너, 아직도 있었어?」

 

「계속 있어! 나 계속 있다고!」

 

 

귀엽지 않으니까 그 어필은 관둬라.

 

 

「그래서, 뭐에요.」

 

「음...그, 아까 전의 크리파에 대한 거지만」

 

「너 크리파라고 생략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하지 않잖아.....」

 

 

유이가하마 정도로 파티에 끌려가지 않으면 쓰면 안 되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친구도 아닌 녀석을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 같은 것이다.

 

 

「괜찮지 않아? 별로. 그 파티말인데...그, 예의 그 사람도 참가하는 것이군?」

 

 

볼드모트 경... 다시, 유키노시타인가. 아무튼 아까 전의 흐름으로 보면 알까.

 

 

「하여튼, 그러니까 그만두라고.....」

 

「그! 저기....그럼, 예의 그 사람의..... 누님은, 어떤 걸까?」

 

「하.......? 누님이라니」

 

 

하루노 씨, 에 대해선가.

왜, 이 녀석 입에서 그 사람 화제가 나오는 거야?

 

 

「아니, 저기 말이지, 실은 지난 달 그 사람의 누님과 우연히 만나 버려서 말이야」

 

 

지난달이라니... 역시, 그 날인가. 선물을 싸들고 봉사부에 내습했던, 그 날.

 

 

「내 다음 번 작의 플롯에 관해 여러 가지로 논의를 주고받았던 거다...이야 최고조에 달했다고. 너무나도 너무 최고조에 달해서 나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어.」

 

「안 되잖아 그럼... 여러 가지로」

 

 

아마 들떠 있던 건 자이모쿠자 뿐이었겠군. 그토록 충고했는데 완전히 농락되기나 해서는.....

 

 

「부디 완성한 원고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들어서 말이야... 가능하다면 그게... 그 사람한테 보여, 주고 싶다고 할까... 으응, 특히 히로인 묘사는, 자신이 있어서.....」

 

 

우와아... 분명 이 녀석 하루노 씨 모델로 하고 있겠지, 완전히 빠져들고 있어... 그래도 그렇군, 하루노 씨가 히로인이라든가 기분이 굉장히 섬뜩해지는데. 그런 소설을 잘도 썼군, 난 무서워서 읽을 수 없어.

아무래도 자이모쿠자는 하루노 씨와 조우한다는 사고를 당해 버린 듯하다. 마음까지 도둑맞아 버리고 있다... 하루노 씨 루팡인가.

 

 

「아, 그럼 나한테 왔던 사람도, 하루노 씨였을까」

 

「어? 토츠카도?」

 

「응.... 직접 만난 건 아닌데」

 

 

토츠카는 게임을 잠시 멈추고 대화에 참가 했다. 오오, 스포츠 분야 성적이 단번에 올라가고 있어. 축구 선수 이름이라든지 기억해도 그 화제를 공유할 녀석이 없었으니까 서툴렀었지만... 토츠카와 짜면, 나 꽤나 좋은 데까지 갈 수 있지 않아?

 

 

「내가 볼 일이 있어서 나가있을 때 동아리에 오고 있었던 것 같아서... 후배가 가르쳐 줬어. 부장의 언니라고」

 

 

후배라면 1학년이고, 과연 하루노 씨에 대해서는 모르려나. 문화제에 유지로 참석하고 있었다고는 해도, 멀리서 본 것만으로는 모를 것이고. 아무튼... 미형이라는 공통점은 있고, 언니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닌, 것일까?

시기적으로 말한다면, 틀림없을 것 같지만....그렇다면, 정말로 그 사람은 그 날, 교내를 철저히 돌고 있었던 것이 된다.

 

유키노시타가 있는 봉사부나, 메구리 선배가 있는 학생회, 은사 히라츠카 선생님을 방문하는 건 알지만...너무나도 철저히 하지 않았나? 있을 데가 없는 자이모쿠자와 만난 건 우연이라고 해도, 테니스 부를 방문했다는 것은, 토츠카에게 볼 일이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토츠카든 자이모쿠자든, 문화제의 발사로 안면이 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굳이 꼽으라면 어느 쪽이나 유키노시타의 관계자인 것 정도인데.....

 

하루노 씨가 모교를 방문했던 의미가.... 약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단지 그저 그립게 돼서, 여동생에게 선물을 건네주는 김에 휙 들른 건 아니고... 뭔가, 좀 더, 그렇게 하려는 동기가 있었다는 이유인걸까.

그러고 보면, 하루노 씨와 친한 두 명도, 어딘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왔던 거니까 무슨 일인가 하고 생각했는데...뭐어 의외로, 건강해서 다행이었어요.

 

―――이런 때에 무슨 일일까하고 생각했지만...응, 평소의 하루 선배였어.

 

 

내 의문은 반드시 나만이 생각하는 건 아니다...뭔가가, 이상하다.

 

 

「멍하니 해선 왜 그래, 어~이 하치만~아」

 

 

내 사고를 차단하듯이, 자이모쿠자가 다시 떠들기 시작했다.

 

 

「이, 있잖아 하치만... 그래서 그 사람은 오는가, 응?」

 

「시끄러워...아마, 오지 않겠지.」

 

 

유키노시타의 천적, 하루노 씨다. 그 밖의 타인이 허락해도 유키노시타가 허락할 리 없다. 아니아니 말려 들어가는 걸 허용한 나도, 과연 그 체면이라면 꾀병을 쓸 필요성을 검토해야겠고.

...그래, 유키노시타는.

유키노시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 언니의, 갑작스런 내습을.

 

 

          ×          ×          ×

 

 

「오빠... 결혼할 때가 임박한 여자는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겠어요.」

 

「.....너,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에? 코마치 별로 히라츠카 선생님을 말한 거 아니에요?」

 

「아니... 이 상황에서 듣는다면, 어떻게 생각해도 뭔가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다만」

 

 

일요일, 내가 나가려고 했더니 코마치는 심각한 체를 하고는 그렇게 말했다.

오늘의 예정은...그래, 기다리고 기다리지 않았던 히라츠카 선생님과의 라면집 신규 개척이다. 한순간 작전상 취소할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전날 마구 기합이 들어간 심오한 라면 학식이 담긴 메일이 와서, 거절할레야 거절할 수 없게 되어 버렸던 것이다... 너무 무서워서 오늘도 수면 부족. 돌아가면 토요일 분도 포함해 잠을 자지 않으면....

어쨌든, 그런 예정으로 외출하기 직전에 이런 말을 하기 시작하는 부분에, 그 말의 숨겨진 의미를 생각하지 마라 하는 쪽이 무리인 얘기였다.

 

 

「코마치는 오빠가 분위기 타서 남편이 되는 게 걱정일 뿐이야! 오빠는 오빠의 의사로, 미래를 잡았으면 하니까! 아, 지금 코마치적으로 포인트 높아」

 

「적극적인 말을 하는 것에 비해, 히라츠카 선생님을 향한 불신감이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 타서 남편이라....그러니까 지금 타이밍에 말하면, 절찬 남편 모집 중인 그 사람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과연... 그런 강제적인 수단을 취할 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아마.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마! 그런 이유로 오늘은 정시 보고할 것! 뭔가 이상한다든지 어딘가로 끌려 갈 것 같으면, 망설이지 말고 코마치를 불러요! 아, 코마치의 방범 상품, 빌려 줘?」

 

「.....너, 그렇게 성격 까맸었어? 뭔가 정조교육상 좋지 않은 책이라도 읽지 않은 거야?」

 

 

실화 · 사실은 무서운 여자 이야기...적인 뭔가다. 저거 읽은 적 있지만 정말로 무서워. 내 여자에 대한 불신감을 부추기는 거야 부추기는 거야. 정말로 실화려나.....

 

 

「그, 그런 게 아니에요.」

 

 

휘익하고 눈을 돌리는 코마치. 위험해, 너무 이상하다.

 

 

「됐으니까 말해 봐, 소스는 뭐야」

 

「.......하, 하루노 언니」

 

「.........」

 

 

그 사람.... 뭔 짓을 하는 거야. 티 없는 중 3인 코마치한테 뭘 불어넣고 있는 건지.

 

 

「......있잖아, 코마치」

 

「뭔데 오빠」

 

「히라츠카 선생님은, 저기....저렇게 보여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아무리 적령기를 놓치고 있다고 해도, 정도를 벗어날 리는 없잖아. 상식은 통하는 사람이야.」

 

 

나는 가능한 한, 온화한 상태로 코마치에게 말을 건다. 오오, 설마 내가 타인을 믿으라고 설득할 때가 온다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런 어떻게든 상관없는 때에.

 

 

「그래...그러네요, 코마치도 약간 어떻게 됐어요....」

 

 

코마치는 악몽에서 깬 듯한 얼굴로 끄덕인다. 아무래도, 해독에는 성공한 것 같았다.

대체..... 뭐를 어떻게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다지 남의 여동생을 자신의 색깔로 물들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이제 됐지? 그럼, 갔다 올게. 아마 라면 먹자마자 돌아올 테니까」

 

「.......응 암튼암튼, 그렇게 말하지 말고, 천천히 하고 와요. 오빠 그렇다고는 해도 요즘 연상 여자한테 인기인기네-. 그런 방향성도, 코마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아까 전의 경계심은 어디 갔는지, 코마치는 후딱 히라츠카 선생님 밀기로 바뀌고 있었다. 잠깐 이 애... 얼마나 물들기 쉬운 거야.

하지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것 같게도, 코마치는 히죽히죽 하면서 이렇게 계속 말했다.

 

 

「에~, 그거야 오빠한테서 히라츠카 선생님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말을 들었는 걸...훗훗후, 하루노 언니의 계획대로!」

 

「뭣......」

 

 

방금 전은 연기인가요. 라고 할까 하루노 씨의 계획이라니.....

 

 

「아니~, 하루노 씨에 상담해 본 게 정답이었어요. 이름하야, 『코마치가 비뚤어지면 오빠가 솔직해지는 작전』!」

 

「.......갔다 올게」

 

「네~에, 다녀오세요~」

 

 

큰 탈진감을 느끼며 나는 집에서 나왔다.

뭐라고 할까 이렇게..... 지독한 짓을 하다니. 하필이면 여동생을 이용해 버린다고 하는 건, 너무 비겁하겠죠. 여동생을 아끼는 오빠의 심리를 마음대로 농락하다니... 아아, 이제 자포자기인가, 꽤나.

머지않아 복수를 해 주고 싶은 것이지만....여하튼 상대가 유키노시타 하루노다. 그런 기회가 찾아올지 어떨지, 심히 의심스러웠다.

 

약속했던 곳인 라면 가게 앞이었다. 자 봐라, 색기도 아무것도 없어...아니, 그다지 뭔가 마음 두근거리는 전개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니지만.

휴일이라서 그런가, 그 나름대로 일찍 왔다고 생각했었지만, 오르는 길 앞에 아직도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과연 인기라고 할까 화제의 가게는 다른가. 그건 점점 사그라지는 듯했지만, 좀 더 계속될 것 같았다. 아무튼 이런 행렬도, 대부분 개시하고 나서 한 달 뿐이다. 라면계는 약육강식이다. 마치 세상을 비추듯이.

 

그렇다고는 해도... 히라츠카 선생님 아직 오지 않는 건가. 벌써 약속 시간부터 10분이 지나고 있다. 별로 시간에 루즈인 캐릭터도 아니었을 텐데... 더 이상 인기 없는 속성 늘려도 자신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잖습니까? 라든지 말하면 나를 위해서 안 되겠지... 요즘 자신의 몸이 소중하기 때문에 자중이다.

앞으로 5분이면 혼자라도 줄 설 겁니다....하고 생각한 그 때,

 

 

「야, 야아 히키가야....기, 기다렸는지?」

 

 

약간 어색한 듯한, 히라츠카 선생님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거북함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면, 히라츠카 선생님도 기특하다... 히라츠카 선생님다운 것도 아니다. 좀 더 당당하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 뒤돌아보면,

 

 

「아, 아무쪼록 히라츠카 ㅅ.....푸핫」

 

 

어쩐지 이상한 공기가 폐에서 분출됐다.

 

 

「하......에? 잠ㄲ........에에?」

 

「~~읏.......」

 

 

거기에는, 수수께끼의 미녀가 있었다.

연령은 20대 중반 정도일까. 길고, 요염한 흑발이 인상적이다. 억척스러운 듯 치켜 올라간 눈썹을 곤란한 듯이 찌푸려 눈초리가 길게 째진 눈매는 검은 테 안경으로 덮여 있다. 주홍색으로 물든 뺨은 장미색으로, 건강미가 돋보이도록 하얀 피부를 물들이고 있다. 기장이 짧은 코트에, 터틀넥의 스웨터를, 몸의 바디라인을 덧쓰듯이 맵시 있게 입어, 그 쭉 빠진 웨스트와 풍만한 바스트를 부각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색의 롱 스커트로 그 각선미는 대부분이 가려져 버리고 있었지만, 약간 보이는 종아리와 복사뼈가, 그 형태가 아름다울 것을 싫어도 짐작하게 한다...근데 스커트라니.

 

 

「............」

 

 

갑자기 미인이 라면집 앞에 나타나 굳어진 내게, 그녀가 살짝 말을 건넨다.

 

 

「벼, 별로 빤히 보지 말아 줘... 늦어서 미안하다.」

 

 

그 들은 적이 있던 소리에 눈치 채서, 나는 아연실색하면서 응한다.

 

 

「그러니까.....히라츠카 선생님?」

 

「응.....왜 의문형이야?」

 

「어, 진짜로 히라츠카 선생님입니까. 그... 뭘 하고 있습니까? 안경이라든가...스커트라든가」

 

「.......벼, 변장」

 

 

우와아... 그 농담 진심으로 한 건가요. 하며 정색하고 싶었지만, 그 머뭇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면 할래야 할 수 없었다.

 

 

「저기, 뭐야... 역시 이상한가, 어울리지 않을까?」

 

「아니, 변장에 변도 어울리지 않잖...」

 

 

변이라고 말한다면 그 행동과 거기에 도달하는 사고회로가 이상하다.

 

 

「우우... 그런 말이 아니라....」

 

「아, 아니, 별로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우선은, 이상하지 않아요.」

 

「......저, 정말?」

 

 

그러니까 그렇게 눈물 어린 눈을 여기로 향하지 말아 주시겠습니까. 오인해서 두근 하면 어떻게 해.

하지만, 의외라고 생각했던 건 본심이다. 평소의 멋진 팟 한 느낌의 히라츠카 선생님도 외모만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스커트 같은 것도 맵시 있게 입은 걸 보니, 미인이라는 건 뭐든지 어울리는구나 하고 신선함을 느꼈다. 기분 탓인지, 속까지 약간 단정하게 보인다...아마, 부끄러워 할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예, 뭐어. 어울리지 않는 것도 아니에요.」

 

「그, 그런가...하아, 미안하군. 익숙하지 않은 것을 입으면 긴장한다...」

 

 

거기서 겨우 안심했는지, 히라츠카 선생님은 한숨을 쉬었다. 아직 얼굴은 붉고, 그 한숨은 매우 요염하게 보인다...위험해, 뭔가 이번에는 내 쪽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어, 어쨌든 줄서지 않겠습니까? 이제 조금 비려면 시간 걸릴 것 같고」

 

「으, 음, 그렇군... 모처럼 왔다, 지금부터 기분을 업 시키지 않으면」

 

 

...아니, 그 정도까지의 기합은 저한테는 없습니다만. 기분 전환이 됐는지, 꽉 하고 주먹을 쥐는 히라츠카 선생님을 보며, 아무튼 결국 뭘 입어도 히라츠카 선생님은 히라츠카 선생님이군, 이라 생각하면서, 우리들은 줄을 섰다.

 

 

「으-응...그래도 역시 스커트는 긴장되는데. 뭔가 발밑이 휑-휑-휑하다.」

 

 

여장한 쇼타 같은 감상을 흘리면서, 히라츠카 선생님은 줄을 서고 있는 동안에도 조마조마하고 있었다.

줄은 꽤나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아마 이 상태라면 약간만 더 있으면 앉을 수 있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들, 어떤 식으로 보이고 있을까? 커플...은 아니겠군, 다소 연령적으로는 차이가 나고. 라면 가게에 커플로 오는 녀석은 용서할 수 없어. 나로서도, 그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무튼 누이와 동생이라든지? 부모와 자식....은 히라츠카 선생님이 울어버릴 테니까 다르다고 해 주고 싶은 장면이다.

 

 

「그런데 히라츠카 선생님 스커트 같은 거 가지고 있었군요....」

 

 

(타인의) 결혼식용의 드레스 정도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저기... 하루노한테서 빌렸다.」

 

「왜 베스트를 다한 거야....」

 

 

이라고 할까 또 하루노 씨인가요. 이번에는 과연 날 표적으로 잡았을 리는 없겠지만, 뭐라고 할까 책으로 발하자면 각 페이지의 어디엔가 분명 하루노 씨의 그림자를 느끼는 레벨. 보이지 않는 의사의 힘이 작용하는 것일까.

 

 

「아니 다르다, 제자와 식사를 하러 간다고 말하면 변장하는 편이 좋다고 해선 듣지 않아. 일부러 집까지 밀어닥쳐 왔다...」

 

 

완전히 놀러 가고 있죠...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그렇다고는 해도, 사이좋군요. 하루노 씨와」

 

「별로... 지긋지긋한 관계야, 이제 와서야」

 

「그렇지만 시즈카 짱이라든가 하루노라든지 서로 부르는 사이잖아요.」

 

 

하는 김에 말하자면 스커트까지 대여하는 사이다. 아무튼 설마 하루노 씨도, 히라츠카 선생님이 먹으러 가는 장소가 라면 가게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지만. 스프라든지 흘려버린다면 과연 화내겠지....

 

 

「저건 마음대로 하루노가 그렇게 부르고 있을 뿐이야. 나는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거기에, 나라도 그 녀석을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한 건 졸업 후다.」

 

「헤에, 그런가요?」

 

「부주의하게 학생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도 어떨까 생각해서 말이야, 기본적으로 나는 성으로 부르기로 하고 있어.」

 

 

그럼 지금 이렇게 학생과 라면 먹으러 오고 있는 건 뭘까요...뭐어, 동아리 고문이고 세이프인가. 혹은 주의보다 취미를 우선하고 있다는 건가. 이 사람, 취미에는 전력을 다할 것 같고...

 

 

「그 녀석은 이름으로 부르게 하는 것에 구애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무리가 그 녀석을 하루노라고 부르고 있었다, 학생이나 교사도」

 

 

그건 또, 굉장한 철저함이다. 아마 교내의 인심을 장악하고 있었을 거다. 히라츠카 선생님 같이, 거리를 벌리는 것을 의식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거기에 주의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거리가 가까워져 버린다. 확실히 카리스마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그 녀석에게는 뭔가 성가신 일도 당했지만, 문화제라든지 여러 가지 교제도 있어서 말이야... 결국 졸업하고 나서는 문제도 없을 거라는 이유로, 이름으로 부르게 됐다, 그 뿐」

 

 

아무튼 그 녀석은 졸업 전부터 나를 그런 식으로 불러서 말이지, 라며 히라츠카 선생님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결과적으로는 다행 아닙니까. 그 뒤 여동생이 들어 온 것이고, 구별하기 쉽겠죠.」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도 했었군.」

 

 

뭔가 생각난 듯이, 히라츠카 선생님은 문득 위를 쳐다본다.

 

 

「확실히 졸업하기 조금 전에, 『여동생이 들어오니까 잘 부탁드려요.』라든가 했었나. 하루노 녀석, 여동생이 있다니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으니까 약간 놀랐어. 『날 이름으로 부르면 헷갈리기 어려우니까 좋겠죠?』라든가 말하고 있었던 생각이 들어.」

 

 

아무튼, 그건 그럴지도. 나도 이따금, 유키노시타를 가리키고 있는 건지 하루노 씨를 가리키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본인 앞에서 「유키노시타 씨」라고 부르니까 그럴 텐데. 그렇다고 해서 호칭을 바꿀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졸업 전, 분명히 졸업식 같은 시기에 합격 발표였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전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혹시 아직 발표 전이었던 게 아닌 건가?

...그런데도 분명, 하루노 씨는 주저 없이 말했을 것이다. 여동생이 떨어질 거라든지 이런 가능성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왠지 모르게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4월이 되어 1학년 교실을 보면 하루노와 많이 닮은 녀석이 들어 왔다고 생각했어. 저게 여동생이라는 걸 단번에 알았다.」

 

「아무튼, 얼굴은 많이 닮았으니까요, 그 두 명은」

 

「후후, 얼굴만이 아니겠지」

 

「.....어라, 전에는 전혀 다르다고 말, 하지 않았었나요?」

 

「그렇게는 말하지 않았어요... 대충 보면 다르지만, 그 애들의 근본적인 면은 꽤 비슷하다. 예를 들면, 자신이 강하게, 의지를 관철하는 것에 우수한 면이 있다든가... 손에 넣는 방식이, 다를 뿐」

 

「......손에 넣는 방식, 입니까」

 

 

손바닥을 보이는 일 없이 의지를 실현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

오로지 똑바로 나아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유키노시타 유키노.

 

두 명에 대해서 일찍이 앞과 뒤, 여신과 마녀로 비유한 나지만, 그 수법을 본다면, 유키노시타야말로 바른 길이며, 하루노 씨의 방식을 나쁜 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결과를 보면 하루노 씨 쪽이 현실에 입각해 있고, 자신의 봄을 구가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아니, 애초에 유키노시타가 아직도 그 본연의 자세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 기적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도망치는 것도 하지 않고, 자신이 올바르고 세계가 잘못됐다고 계속 말하는 건, 상상 이상으로 몸을 도려내는 행위다. 항상 외부의 적의에 노출되는 것도 물론이지만, 그것보다 무엇보다도, 역시 세계가 올바르며 자신이 잘못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최대의 적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거기서 접혀서, 단념하고, 타협을 해서 어른이 되겠지.

 

―――접혀 버리는 편이 행복하다고는 생각하는데. 접히고, 타협해서, 현실을 받아들여서...그러면, 약간은 나한테 가까워질 텐데.

 

하루노 씨와의 대화 한 구절. 그 때 그녀의 얼굴을 스쳐간 그림자.

그건, 혹시 자조, 같은 것이었을까.

주변 모두를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는 듯이 보이는 그녀에게도 또한, 현실에 굽히는 순간이 있었다는 것일까... 나한테는, 상상이 가지 않는데.

그 문화제에서, 그녀는 유키노시타의 마음을 꺾으러 왔는가. 그렇지 않으면―――

 

 

「히키가야, 자리가 빈 것 같아」

 

「어?」

 

 

히라츠카 선생님의 내 옷소매를 잡아당긴다. 나는 문득 정신이 들어, 살짝 잡힌 부분을 힐끔 보았다. 어, 뭐야 이 사람, 왜 토츠카처럼 깨우는 방법 하고 있는 거야? ...두근거렸잖아.

 

 

「왜 그래 멍하니 해선. 그렇게 빈속인가?」

 

「별로....라고 할까 빈속으로 멍하니 하고 있다니, 어떤 먹보 캐릭입니까.」

 


그런 동요가 드러나지 않게, 나는 쓴 웃음으로 속였다. 아무튼 나, 얼버무리는 건 정말 자신 있으니까.

 

 

잘게 썰려 수북하게 놓인 파에 두꺼운 차사오. 콩나물의 산을 밀어 헤쳐 보면, 물컹하고 허옇게 된 듯한 간장 베이스 스프와 거기에 듬뿍 담긴 우동일까 하고 착각할 정도의 태면.

 

※ 차사오 : 중국식의 돼지고기 구이

 

 

「.....나쁘진 않은데, 라고 할까 맛있지만... 이건 라면 맞죠?」

 

 

우선 라면의 삼보를 대충 만끽한 뒤,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감상을 말해보라고 들어서 그렇게 대답했다. 아니, 이거 우동 아닌 거야? 간장으로 색이 스며들어서 그런지, 면의 색깔도 좀 이상하다.

 

 

「히키가야로서는 맥 빠진 의견이군. 라면이라고 하고 있으니까 라면이겠지. 본질을 잃고 있는 건 아니고 말이야.」

 

「그거, 라면 얘기가 아니었으면 멋질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들이 안내된 곳은 운이 좋았던 것일까 나빴던 것일까 테이블석이었다. 평소처럼 혼자라면 카운터 직행이지만... 옆으로 줄지은 카운터가 나는 그렇게 싫지 않다. 누구와도 눈 마주치지 않아도 좋고. 가게 주인의 완고도를 재는데도 최적.

거기에,

 

 

「어때, 최근은?」

 

 

이런 식으로 말을 걸기 어려운 것도, 카운터석의 특권이었다.

...그리고 히라츠카 선생님, 말을 건넨 것에 비하면 시선은 라면으로 향한 채 그대로다. 추가로 변장용의 안경은 흐린다는 이유로 즉각 벗고 있었다...라고 할까, 성실하게 얼굴을 들어 버린 내가 바보 같잖아. 그렇게 라면을 좋아하면, 라면과 결혼하면 좋을 텐데. 아니, 라면가게와 결혼하면 좋을 텐데, 일까.

 

 

「....별로, 아무것도 없어요. 동아리에도 큰 의뢰는 오지 않고」

 

 

검호 라든가 하는 부끄러운 펜 네임의 손님에게서 스팸 메일을 받는다든지, 아무개 씨한테 연행되어 학생회의 장표 정리 따위라든지 되곤 했습니다만.

 

 

「흠, 그런가. 아무것도 없으니까 스스로 합숙이라는 건 너희들한테도 적극성이 생긴 것 같고 최상이다. 토론회의 자료 제작은 순조로울까?」

 

「글쎄요, 저건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 담당이니까」

 

 

추가로 나는 변변한 말을 하지 않으니까 라는 이유로 토론회에서의 발언이 금지되고 있었다. 그런 건 부탁받아도 안한다고요. 아마 클립보드라도 들게 해서 군데군데 붙어 있는 씰을 벗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 되려나. 와이드 쇼인가요.

 

 

「그렇군. 유이가하마가 봉사부 측 보고자를 담당한다고 듣고 있었는데」

 

「헤에, 그런가요.」

 

「너도 부원이겠지....」

 

 

지난주는 여러 가지로 바빴으니까. 토츠카에 관한 걸로 머리가 가득해서 듣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그래도 유이가하마가 보고자라... 원고의 한자 읽는 법 틀리지 않으면 좋을 텐데. 「답습」을 「후슈(토슈가 맞음)」라든가. 아마, 유키노시타의 교육적 배려겠지, 그 인선. 그런 것도 없는 나는 교육해도 소용이 없다는...포기해 버렸어?

 

 

「여하튼 유키노시타가 보조해 준다면 안심할 수 있다. 순조라고 하는 거다... 그에 반해서, 너는 심각한 표정인 것 같은데」

 

「.....평소에도 이렇잖아요.」

 

「후후, 그럴지도 몰라」

 

「아니, 거기는 보충해 주세요.....」

 

 

그렇게 나 심각한 표정인가요... 아무튼 들뜨지 않는 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들뜨지 않는다는 건 흥망성쇠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매우 안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안정수입이라든가 너무 행복한 단어잖아.

 

 

「동아리 관계가 아니라고 하면.... 공부라든지, 진로에 관해서일까?」

 

「그러니까.....아무것도 아니라고요」

 

 

그래. 아무것도 아니다. 별로 지금까지는, 문제라고 할 정도의 문제는 없다. 오히려, 문제가 있지 않은 걸까, 거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심각한 표정을 하는 이유겠지.

 

...다만, 예감이 들 뿐이다. 움찔움찔하며, 귀 깊숙한 곳에서 귀 울림이 나는 것처럼.

히라츠카 선생님은 내 대답에 흐응, 하며 납득했는지 하지 않은 건지, 잘 모를 맞장구를 친다. 그리고, 모르는 대로 생각해 줬는지, 어드바이스 같은 것을 줬다.

 

 

「아무튼, 스스로 문제를 마주본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혼자서는 해결되지 않는 것도 있는 거다. 정신론은 아니고, 현실적인 의미군. 네가 고민하고 있는 건, 그 종류일지도 몰라.」

 

「.....타인을 의지하는 게 좋다는 말입니까?」

 

「의지한다는 말의 어감이 좋지 않으면, 이용하는 것도 좋고 말이야」

 

「.....뭔가 더 나빠지지 않았나요?」

 

 

단번에 섬뜩한 말이 된 것 같습니다만. 드라이라고 할까 쿨이라고 할까.

 

 

「당당히 말할 정도로, 깨끗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교활한 너잖아. 몇 개정도 짐작은 있을 거다... 지금까지의 의뢰 중에서도, 너는 뭐라고 해도 여러 가지로 타인을 이용하고 있다.」

 

「하아, 저 그렇게 상사 재능 있었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일본 경제계에는 큰 타격이다.... 나 일하지 않으니까.

 

 

「그런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너의 경우, 좋은 역은 타인에게 주는데, 너 자신은 그렇지 않은 역만 맡고 있는 것 같게도 보이니까. 손해 보는 역만 맡으니까 기껏해야 평사원 정도겠지」

 

 

너무해, 평생 힐러라든가 혹사당해서 휙 던져지는 거 아닙니까. 싫어-. 뭐어 약간 올라간 정도의 중간 관리직도, 비참한 이미지 밖에 없겠지만. 이걸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은 2개, 사람이 거만해질 정도로 크게 되든지, 애초부터 일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나는 후자를 선택하겠어.

 

 

「.....적재적소에요. 좋은 역에는 속박이라든지 책임이라든지, 여러 가지 세트로 따라 오고. 시기라든지 비뚤어짐이라든지 험담이라든지 원한이라든가」

 

「네가 말하면 완전히 좋은 역이라 생각되지 않는 게 이상하다... 흠, 적재적소인가. 아무튼, 너다운 발상법이군. 하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은 뭔가 말을 시작하려다가, 그만둔다.

 

 

「......아니, 됐나. 나도 같은 내용으로 설교할 생각은 없기도 하고....아아, 먹고 있는 중간에 미안하다. 빨리 먹는 게 좋아. 면이 불겠어.」

 

「히라츠카 선생님도 전혀 드시지....어라?」

 

 

한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하지만, 눈을 비벼도 변함없고, 그건 현실 같다.

이상하네... 나와 조금 전까지 얘기하고 있었을 텐데, 왜 히라츠카 선생님의 라면 사발은 비워져 있는 거지? 면이나 재료는커녕, 스프마저도 다 없어진 뒤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이상한 듯한 표정인 나를 보고, 멍하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흠....? 너는 아직 쓸 수 없는 건가.... 이 기술을」

 

 

기술이라니 뭔가요. 대화하면서, 눈치 채지 못할 스피드로 라면을 몸에 넣는 비술에 관해서인가? 몇 년이나 라면에 집착하면 그런 거 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여전히 유감인 사람이었다. 아마 옷을 빌려 준 하루노 씨조차 예상할 수 없는 레벨로. 몇 번이나 말하지만, 역시 옷차림이 바뀌든지 않든지, 히라츠카 선생님은 히라츠카 선생님이었다는 것이다.

이 사람도 또, 캐릭성이 변함없다고나 할까. 아무튼 나, 변함없는 건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만...이 사람을 보고 있으면, 약간 생각이 흔들릴 때가 있군요.

 

 

          ×          ×          ×

 

 

「언니의 향기가 나요.」

 

「하.....?」

 

갑자기 그렇게 말을 내뱉은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내 반응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스으스으하며 주위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하고 있는 짓은 결코 품위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데도 천성의 품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유키노시타다. 눈을 가늘게 떠서, 길고 가느다란 코를 뾰족이 세워, 작은 소리로 스으스으하는 모습은, 거만한 고양이가 코를 울리는 모습을 닮고 있다.

 

 

「저, 저기... 유키노시타 씨?」

 

「입 다물어. 지금 집중 하고 있으니까」

 

 

그렇습니까... 아무래도 농담이 아니라 진심인 것 같다. 뭐어, 이 녀석 허언은 하지 않으니까, 아마 진심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월요일 방과 후, 봉사부실. 유이가하마는 아직 오고 있지 않은 것 같고, 나를 맞이해 준 사람은 문고본을 읽는 무언의 유키노시타 뿐이었다. 유이가하마가 와 있지 않은 이유는 모른다. 유키노시타는 언제나처럼, 필요이상으로 말을 걸지 말아주겠어? 라는 느낌의 오라를 휘두르고 있어, 나도 그것을 생각해서 말을 건네지 않았으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해도 말을 걸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얼마간 굳어진 기색인 내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를 끌어당겨서 대듯이 냄새의 탐구에 매진하고 있던 유키노시타였지만, 어느 방향을 향해 딱 멈췄다. 그리고, 가늘게 하고 있던 눈을 떠서 그 앞에 있는 대상을 가만히 응시한다.

...근데, 나?

 

 

「.........」

 

「어, 저기....」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나?

아니, 확실히 지난 주말 하루노 씨에게 연행됐을 때 교복인 채였지만... 교복도 옷장 안에 넣어뒀을 테지만...보통은 냄새로 눈치 채지 못하겠죠.

 

 

「히키가야 군...」

 

「뭐, 뭐야...」

 

 

유키노시타의 날카로운 시선이 꽂힌다. 이미 뭔가 시선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레벨. 이 녀석도 마안소유인가...라니 농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척...하며 한 걸음 유키노시타가 내게 접근한다.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려는 것을 참으면서, 꿀꺽 하고 침을 삼켜버렸다.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신중히.

당분간 서로가 노려본 것이 계속된 듯한 생각이 든다. 서로 노려보는 것보다는, 뱀과 마주친 개구리다. 바야흐로 히키가에루(두꺼비) 군이었다... 그럴듯한 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침묵하고 있던 유키노시타는 한 번 더 스-, 하며 코를 킁킁거리고 나서,

 

 

「...기분 탓이었을까나. 더듬을 수 없게 되어 버렸어요.」

 

 

라고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냄새는 너무나 엷어서, 공중으로 무산되어 버린 것 같다.

 

 

「그, 그런가...」

 

 

추궁에서 피해서 안심했던 것이 발각되지 않게, 짧게 대답한다. 라고 할까 원래, 별로 꺼림직한 일이 있는 것도, 그것이 비난받을 만한 이유도 없을 터인데...

 

 

「언니의 향기가 난 것 같았으니까 무슨 일인가 하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해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하지만 그렇게 뒤숭숭한 말을 중얼거리면서 자리로 돌아가는 유키노시타를 보는 한, 우선 큰일을 피했다는 느낌이었다. 무심코 한숨이 새어나온다.

 

 

「하아...너, 정말로 자신의 언니한테 서투르구나.」

 

「서투르다고? ...무슨 바보 같은 말을 하는 것일까 이 남자는. 인류 전반에 약한 생물에게, 내 서투름에 대해서 들을 이유는 없는 것이지만」

 

「날 인류에서 제외하지 말아주겠어? 나도 자신 있는 인간 정도 있어요, 토츠카라든지...라고 할까 너 나한테 폭언 내뱉지 않으면 얘기할 수 없는 거야? 폭언이 커뮤니케이션인 거야?」

 

「당신이 평소처럼 시시한 말을 하기 시작하니까요.」

 

 

위험해, 뭔가 다른 스위치를 눌러 버린 것 같았다.

 

 

「나는 별로, 언니를 싫어하고 있는 것도 서투른 것도 아니에요.」

 

 

유키노시타는 무연한 표정으로 말한다. 유이가하마 가라사대, 여자 말로는 거북한 사람도 싫은 사람도 동의어인 것 같았지만.

 

 

「...확실히 마음의 준비 없이 만나는 건 망설여지고, 그 일부러인 듯하게도 보이는 허물없는 태도가 비위에 거슬린 적이 있지만」

 

「...그게 서투르다는 거잖아」

 

 

오히려 싫기까지 하다. 아까 전의 행동으로 봐도, 마치 천적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안보였는데.

 

 

「입 다무세요,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어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를 때가 있고, 사람이 하려고 하는 일을 시시콜콜 방해하려고 하고...」

 

 

그러니까, 그건 싫은 게 아닌 건지... 그런 요소만 하나하나 예를 들고 있는데.

 

 

「...그런데도, 언니의 격이 다른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요.」

 

「............」

 

 

그렇게 말했을 때의 유키노시타는, 복잡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동경인가 외경심인가 질투인가. 그러나 어떤 것이든, 혐오와는 또 다른 감각. 아마, 유키노시타는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겠지. 약간 말이 안 되는 감이 있지만, 단순히 서투르다거나 혐오와는 다른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일찍이 하루노 씨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를 보면서, 유키노시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마 유키노시타가 가장, 언니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정면 밖에 본 적이 없는 메구리 선배나 뒷면 밖에 보고 있지 않은 나보다, 훨씬. 그거야 자매니까, 그만큼 많은 측면을 보고 있던 거겠지만.

 

...그래도, 가족 중에 저런 존재가 있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면 오싹해진다. 좀 더 하루노 씨가 소극적인 사람이었다면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존재감과 재능의 집합체 같은 인간이 옆에 있다고 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아마, 빨리 무너져 버리지 않을까...유키노시타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면.

 

언니에게 지지 않을 뿐인 재능과 노력과 철의 의지가 없다면.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도 또, 특별하겠지. 절대로 본인한테는 말하지 않지만. 말했다고 해도 받아들인다고도 생각되지 않고.

 

 

「...저것이 분명히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러니까, 이렇게 말하는 걸로 그친다. 그 뒤에 말을 계속할 수도 있었지만, 그건 이전에 벌써 말해버려서이다. 그 때는 소란 상태에서 해 버린 거라, 닿았는지는 모르지만, 같은 말을 끈질기게 하는 취미는 내게 없다.

유키노시타는 내 의도를 참작한 건 아니겠지만, 거기에 응한다.

 

 

「뭐, 그건 그러네... 나도 언니의 가치관을 높게 평가할 수는 있어도... 언니의 방식을 인정할 생각은 안 드는 걸」

 

「방식?」

 

 

―――손에 넣는 방식이, 다를 뿐.

 


바로 요전날, 히라츠카 선생님이 말하고 있었던 것을 떠올린다.

 

 

「예...결과는 어찌됐든 이군요. 저렇게, 사람을 부하같이 휘두르는 듯한 수단은...인정하고 싶지 않아.」

 

「...........」

 

 

유키노시타는 눈을 가늘게 뜨며 먼 곳을 바라본다. 그 앞의 누군가를, 바라보는 듯이.

하루노 씨의 방식...이라. 한 눈에 인간관계나 의식의 심연을 간파하는 듯한 분별력과 그것을 읽은 다음 고하는 한마디. 있는 것만으로 그 장소의 분위기를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좌우할 수 있는 그 존재감. 그건 그래서 훌륭하겠지 하지만, 유키노시타의 방식과는 호환될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부하로서 취급하는 이상, 하루노 씨는 거기에 필요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지 않다. 유키노시타가 말하는 듯한 성장 같은 건 바랄 수 없고, 어디까지나 이용해서, 밟아 부수는 것으로 목적을 달성 한다고 하는 수법.

 

문화제의 사가미가 좋은 예일 테지. 유키노시타의 프레셔에서 피할 구실을 주고 또 그 발언력을 이용해 유키노시타를 궁지로 몰아간 솜씨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말을 빼앗아 궁지에 빠뜨린다는 건 확실히 장기 같다. 아무튼 그런 자매한테 말려 들어간 사가미는, 어떤 의미로는 피해자였는지도 모른다. 동정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침묵하고 있자, 유키노시타가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뭐야」

 

「아니요...별로」

 

 

아니, 별로 그렇다는 건 아니잖아.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시선이었는데. 아, 하지만 내 하트에 상처 주는 계산을 가다듬고 있었다면 봐 줬으면 한다.

내 무언의 항의를 뿌리치듯이, 유키노시타는 화제를 바꾼다.

 

 

「그런 것보다... 당신 아까 전부터 상당히 언니에게 관심이 있는 듯이 보이는 것이지만...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하? 아니, 그런 생각은 아닌데... 네 언니 화제를 꺼낸 건 너잖아.」

 

「당신의 경우 거의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그 질리지도 않게 썩고 있는 눈이군요.」

 

「왜 다시 말하는 거야... 그 묘사 필요 없잖아.」

 

 

눈은 입을 대변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아무튼, 최근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하루노 씨만 계속 만났으니까... 싫어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숫자로 하면 관심도 마이너스에서, 제로정도의 변화라고는 생각하지만.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언니와 무슨 일인가 있었어?」

 

「아니, 전혀, 아무것도.」

 

 

의심의 여지가 생기지 않도록 즉답한다. 거기에 이건 사실이다. 어느 건에 관해서도, 하루노 씨와 내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단지 말려들어간 것만으로, 거기에는 적대도, 우정도, 대차 관계도 생기지는 않았으니까..., 금전의 대차는 하고 있었군. 뭐 그래도 그건 돌려줄 예정이고. 우선 노 카운트.

 

 

「...........」

 

 

유키노시타는 내 눈을 들여다봤지만, 이번에는 내 정직함이 전해졌을 것이다. 단념한 듯이 시선을 돌리고, 그 긴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특별히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예상대로 떠 봤을 뿐이었던 것 같다.

 

 

「그래...아무튼 언니가 당신 같은 것에 뭔가 장치해놨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지나친 생각일까.」

 

「믿어줄 수 있어서 영광이다.」

 

 

같은 거라니 그게 뭐야 라고는 감히 태클할 수 없는 형편으로.

 

 

「이 때니까 그 밖에도 뭔가 숨기고 있다면 말하는 편이 좋아요?」

 

「...전혀 믿지 않고 있군 나를....」

 

 

무슨 바보 같은 말을, 이라는 눈을 하면서 유키노시타는 나를 힐끗 흘기고.

 

 

「무슨 바보 같은 말을...」

 

「눈이 먼저 그렇게 말하고 있던 건 알고 있으니까, 재차 때리는 건 그만두세요...」

 

「당신에게는 전과가 있는 거예요?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전과?」

 

「예, 당신이 뭔가 생각하면 변변치 않은 일이 일어나는 걸... 독단으로 일을 끝내는 건 이제 허락하지 않아요.」

 

 

유키노시타가 뭐를 전과라고 말하는 건지는, 곧바로 알았다.

 

 

「...아니, 너의 허가라면 제대로 얻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때 유키노시타는 「당신에게 맡길게」라고 말했을 거다. 같은 부원인 유이가하마에게 쓴 소리를 듣는 건 아직 모를 일도 아니지만, 부장인 유키노시타는 허가를 낸 이상, 결과에 대해 책임이 있다. 불평 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네, 그 때는 허가를 해 버렸어. 반성하고 있어요, 당신 같은 것에 맡긴 내가 바보 같았다고...」

 

「반성하고 있는 녀석의 말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그러니까 이것은, 앞으로의 얘기에요.」

 

 

유키노시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도망가고 싶어질 정도로 날카롭고, 정면으로 바라보는 시선.

 

 

「한 번 더 분명히 말해요... 나는, 당신의 방식이 싫어.」

 

 

―――잘 설명할 수 없어서, 안타까운 것이지만...

 


한 달 전은, 그렇게 들었을 거다.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반 모르는 듯한 어조로. 감정만이 앞선 듯한, 그 눈동자로.

 

이제 그 눈동자에는, 미혹이 없다.

 

 

「약함을 긍정하는 것, 그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어.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성장하느니 말하는 건 도망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문화제에서, 나는 그것을 깨달았는 걸.」

 

 

지금의 자신을 부정해서, 안이한 상표를 붙여 대체를 「성장」으로 칭한 사가미 미나미. 혹은, 그건, 언니의 주박에 사로잡히고 있던 자신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지만 당신의 방식은, 거기에서부터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 아무것도 나아가지 않은 채, 애매하게 해 버려. 아무것도 바꾸려고 하지 않는... 언니의 방식과 같아요.」

 

「...전혀 다르잖아, 그건」

 

 

하루노 씨의 얘기를 하고 나서 유키노시타가 뭔가 나한테 말했던 건, 이 탓일까.

하지만 다르다, 그건 전혀 달라...그야말로 정상(底辺)의 방식과 최하의 방식이다. 거기에는 공간적인 거리처럼,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나에게는 같은 것이에요. 오히려 상태가 나쁜 걸로 보면, 당신 쪽이 성질이 나빠.」

 

「너무한 말이군...변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쪽이 효율이 좋잖아.」

 

 

같은 변명을, 그 때도 아까 전에도, 유이가하마에게 한 것을 생각해 낸다.

 

 

「효율이군요...당신은 그렇게, 언제나 자신을 버리는 말처럼 쓰고 있는 것일까」

 

「별로...그런 게 아니야.」

 

 

자기희생에 도취하고 있을 생각은 아니다. 그 밖에 싼 자원이 있다면 그것을 쓸 때까지다. 싼 우정이라든지, 싼 프라이드라면 가차 없이 버릴 수 있다...아마 그 다음 정도로 자신을, 싼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다지 주목받지도 않고, 기대도 되지 않는 나니까.

 

 

「...당신의 방식은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을지도 몰라. 실제로 당신은 누구나 구원해 온 것이고.」

 

「구원하다니 과장된 표현이야, 일개 고등학생이 쓸 표현이 아니잖아.」

 

 

나의 얼버무림에, 유키노시타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렇다면―――」

 

 

유키노시타는 한 번 살짝 숙여서, 말을 자른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연다.

 

 

「주위가 구원받아도, 그렇다면 당신이」

 

「얏하로-!」

 

「.............」

 

「.............」

 

「...........어라?」

 

 

유키노시타의 대사를 차단해, 분위기를 박살내듯이 등장한 그 녀석은... 역시라고나 할까 뭐라고 할까, 봉사부의 세 번째 사람인, 유이가하마였다.

 

 

「어라, 어라라?」

 

 

분위기 읽기에 능한 유이가하마는, 스스로 박살 낸 분위기를 재빨리 눈치 챘는지,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나와 유키노시타를 보며 비교한다. 분위기는 읽을 수 있어도 부숴버리는 녀석이라는 건 있지요.. 이 녀석도 그 종류인가. 아무튼, 나로서는 살아났지만.

 

 

「혹시, 나 또 뭔가 해버렸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와아와하고 부산떠는 유이가하마에게, 유키노시타는 그렇게 짧게 대꾸한다. 그리고 내 쪽으로 시선도 돌리지 않고, 문고본을 열어 거기에 눈을 떨어뜨린다.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은, 대체로 했다고 생각해요. 다음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가차 없이 잡을 테니까.」

 

 

그렇게 한 마디만, 내게 던진다...아무래도, 못을 박아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일전에도, 하루노 씨한테도 같은 안건으로 못을 박혔었나. 이제 나 책형 아니야? 혹은 표본 상자의 곤충이나 뭔가. 아니, 스스로 말했지만 벌레는 봐 줬으면 한다, 좋아하지 않으니까.

유이가하마는 그런 유키노시타의 모습을 살짝 봤으니까, 내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유키농한테 뭔가 했어?」라고도 말하고 싶은 듯한 눈이다... 자, 몰라. 라고도 말할까 내가 뭔가 당했다고 할 가능성은 생각해 주지 않네요...

내가 대답하지 않는 것을 불복으로 생각했는지, 유이가하마는 약간 발끈한 표정을 띄우고는 다시 유키노시타를 향한다. 그대로 종종걸음으로 접근해서. 유키노시타 옆에 의자를 두고 툭 하고 앉았다. 너...겁도 없는 거냐? 필시 기분이 나쁜 유키노시타 씨의 옆에 앉는다든가, 미친 짓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저기. 유키농, 잠깐 괜찮아?」

 

 

한층 더 무섭게도, 그런 유키노시타에게 말을 건네버리는 유이가하마. 진성 바보였나 이 녀석. 분위기 읽는 게 장점이었던 게 아닌 건가... 읽어라...이런 때야말로 그 스킬 발휘하세요...

하지만 의외였던 건 유키노시타의 반응이었다.

 

 

「무슨 일일까 유이가하마 양.」

 

 

유키노시타는, 그다지 기분이 상하지 않은 듯이 대답한다. 어라...화나지 않았네. 아까 전에는 대단히 기분 나쁜 것 같았었는데... 이 녀석은 꽤 원한을 질질 끄는 타입이다. 그 말은 지금의 유키노시타가 겉을 꾸미고 있다는 건가... 혹은, 아까 전의 유키노시타도 그만큼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는지, 둘 중의 하나라는 것이 된다.

유이가하마는 그 한 순간에, 유키노시타의 기분을 읽기라도 했을까.

 

 

「저기...크리스마스 파티 말인데」

 

「예」

 

「약간 준비 시작하는 게 늦어서, 생각하고 있던 가게, 벌써 차 버리고 있던 거예요-」

 

「아무튼... 당신의 착상에 의한 발안이었던 것이군요.」

 

 

잡지에 실린 듯한 크리스마스적인 가게라도 찾고 있었던 걸까. 오늘은 예약 전화라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튼 잡지에 실려 버렸던 단계에서 24일 자리는 곧바로 채워져 버린 걸까. 그런 가게는 리얼충들에게는 유아등 같은 것이다.

 

※ 유아등 :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작물 근처에 설치해 놓은 전등.

 

 

오, 그래도 장소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면... 혹시 중지라고 하는 가능성도?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거야? 조금 더 찾아보는 것일까?」

 

「응, 그래서 말인데」

 

 

유이가하마는 거기서 유키노시타의 눈을 가만히 응시해서는,

 

 

「파티는 유키농 집에서 하는 게 어떨까 생각해서」

 

「에... 우리 집?」

 

 

유키노시타는 무방비한 곳이 찔린듯한 표정이 됐다.

 

 

「응. 유키농 맨션에서 말야, 모두하고 과자 가지구 모여서 파티 하는 거야! 그리고 프레젠트 교환이라든지 해서...가게보다 유키농 집이 편하구.... 안될까?」

 

「그건...안 되는 건 아니지만...」

 

「에, 진짜로?」

 

「에.. 예」

 

 

약삭빠르다. 유이가하마 씨 약삭빨라. 그런 식으로 눈을 보고 유키노시타에게 간절히 부탁하면, 유키노시타가 굽히지 않을 리가 없다. 이번만은 고의로 한 거겠지... 만약 천연으로 하고 있다면, 벌써 무의식중에 행동패턴이 짜 넣어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 쪽이 무서워요.

 

 

「다행이야! 아, 그럼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필요하겠네! 사도 괜찮지만... 뭣하면 내가」

 

「아니, 그건 안 되잖아.」

 

 

무심코 대화에 참가하고 있지 않았는데 태클 해버렸다. 거의 반사적으로 말이 입에서 튀어 나왔다. 아마, 생명의 위기를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 그러네. 그건, 그만둬 줄 수 있을까」

 

 

유이가하마의 천연 마력에 유혹되고 있었던 건지, 한 발 늦게 유키노시타도 같은 반응을 보인다.

 

 

「너, 너무해...」

 

 

이렇게 해서, 크리스마스 파티의 협의가 시작된다. 라고는 해도 날 제외한 두 명이 마음대로 대화를 해 나갈 뿐이지만. 아무튼 나한테는 토츠카가 오는 것 정도밖에 희망이 없으니까. 특별히 나한테 해가 없는 한 마음대로 결정해도 좋아. 그렇게 생각해서, 가져온 문고본을 읽기로 했다.

그로부터 잠시 후.

 

 

「...죄송합니다, 잠시 전화를 받아요. 꺼두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아.」

 

 

유키노시타가 진동하는 핸드폰을 꺼낸다.

 

 

「아, 응」

 

 

유키노시타는 일어서면서 착신 상대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얼굴을, 희미하게 찡그린다. 그 표정은, 그녀가 뒤를 향해 버려서 잠깐밖에 안보였지만.

 

 

「....네」

 

 

그러나 그 음색도 또, 방금 전까지의 온화한 느낌과는 돌변해, 불쾌함이 섞인다.

 

 

「...또 그런 것일까? ...그러니까 모른다고 말했었지요.」

 

 

뭐야 이건, 데자뷰?

...아니, 데자뷰라고 할 만큼 짐작이 가는 일이 없는 건 아니다. 그건 바로 지난달의 기억이다.

 

 

「예 그래요...어쨌든, 내가 있는 곳에는 와 있지 않으니까...예, 그러면」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는다.

그 뒷모습에, 유이가하마는 조용히 얘기했다.

 

 

「유키농...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별로...아무것도 아니에요.」

 

 

유키노시타는 짧게, 그렇게만 대답했다.

 

 

「...응?」

 

 

그 때, 내 스마트폰도 포켓 안에서 작게 진동한다. 메일 착신이다.

왠지 어떤 예감이 들어, 나는 그것을 두 명에게서 숨기듯이 화면을 연다.

 

 

From : 유키노시타 하루노

Subject : 부탁한 건

Message :

이번 주 금요일, 방과 후, 역전으로 와 주세요.

「그럼, 나는 산책하면서 탕전을 보러 갈 생각인데, 너는 어떻게 할래?」

 

 

어머니와의 메일교환을 끝낸 나한테, 아버지가 물어본다. 데이트 요청입니까? 물론 받아들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어머니는 끈질겼습니다. 「장소는 어디인 거야?」라든지 「이상한 짓 하면 안돼요?」라든지 질투심 가득한 메일이 와서, 적당히 말해 놓았던 것입니다. 아버지와의 시간은 누구한테도 양보하지 않습니다.

 

 

「저도 갑니다. 그런데 탕전이라니 무엇입니까?」

 

「아무튼, 그건 듣는 것보다 보는 게 빠르겠군. 준비 다 됐으면 가자.」

 

 

펜션에서 나와 5분 정도 걸어가면, 큰 연못 같은 것이 있어, 거기에서 김이 새어나오고 있다. 이것은 온천?

아! 물론 팔짱 끼고 있는 거예요? 「팔짱 끼고 산책하지 않으면 삐질거예요!!」라고 말하면 마지못해 하면서 껴 줬던 것입니다! 나 사랑받고 있어-. 얏~호♪

 

 

「이것이 탕전이야. 봐, 저기에 나무 관이 많이 있지? 저기에 원천을 통해서 탕화를 만들어.」

 

「탕화?」

 

「뭐어 입욕제 같은 걸로 이용되는 것이야. 다음에 선물로 사 갈까.」

 

「아버지는 무엇이든지 알고 있는 것이네요.」

 

「뭐든지 라는 건 아니야. 거기에 이건 일단 예비 조사가 되어 있었으니까. 이곳은 밤이나 겨울이 되면 라이트 업 돼서 아름다운 것 같아. 보러 올까?」

 

「갑니다!!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 두 명의 그림자가 하나가 된다...좋습니다!!」

 

「약간은 그 욕망을 누르지 않는 건가요...」

 

「제 욕망은 아버지 대상일 뿐입니다!! 어중이떠중이 같은 건 어떻게든 좋습니다!!」

 

「네네」

 

 

으우... 매번 매번 생각합니다만, 아버지는 저를 너무 가볍게 취급합니다. 츤 기로 접어든 것입니까.

그렇지만 그런 아버지도 멋진 것입니다. 다음에 큰 데레가 온다고 생각하면...으헤헤...

 

 

「...이상한 생각하지 않았어?」

 

 

우햐앗! 생각이 읽혀져 버렸습니다! 벌써 이심전심인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 결혼할 수밖에 없어요.

 

 

「그, 그렇지 않습니다. 자! 아버지 갑시다!!」

 

「어, 어이! 그렇게 서둘러서 걷지 마라」

 

 

떨어졌던 팔을 다시 끼고 걷기 시작한다. 흠...좋습니다. 아버지와 서로 맞닿은 부위가 따뜻해. 이대로 전신으로 쌓이고 싶어.

 

 

「아버지」

 

「응? 뭐야?」

 

「꼭 껴안아 주세요.」

 

「각하다」

 

「그 각하를 각하합니다.」

 

「그러면 난 한층 더 각하한다.」

 

「그렇다면 요구를 변경합니다. 키스 해 주세요.」

 

 

...여행하러 와서 두 번째 꿀밤. 아버지의 사랑이 아픕니다.

산책(아버지의 취재?)가 끝나 펜션에 돌아가자, 오너가 식사를 준비해 주고 있었으므로, 주방으로 이동해, 테이블을 보면 호화로운 식사가!! 뭔가요 이건!!

 

 

「재차, 오늘은 방문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오늘의 요리는, 제철인 야채를 쓴 요리가 되고 있습니다. 천천히 맛을 봐 주세요.」

 

「친절함에 감사드립니다. 그것과 전화로 전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와인은 들어왔습니까?」

 

「예. 제대로 들어 왔습니다. 지금 가져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유키나, 먹을까」

 

 

오너 측과의 대화가 끝나 식사를 즐긴다. 라고 할까 맛있습니다!! 이런 요리 만들어 보고 싶어...

이런 좋은 곳에서 식사나, 아버지와의 대화가 굉장히 즐거워. 나는 맛있는 식사와 행복을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식사가 끝나, 느긋하게 쉬고 있는 와중에 오너가 와인 한 병을 들고 왔다.

 

 

「실력을 십분 발휘해 만든 이쪽의 요리는 어땠습니까?」

 

「네.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그래요. 정말 맛있었고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맛있는 식사에 감사합니다.」

 

「기꺼이 즐겨주셔서 다행입니다. 그러면 이쪽을 부디」

 

 

오너가 와인을 글래스에 따른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쪽의 스파클링 와인은 「블랑・드・블루」라고 해서, 결혼 하는 분들에게 자주 축하로서 보내는 와인입니다. 출발의 와인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요구였는데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요. 소중한 사람의 미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 저희로서도 기쁩니다. 그러면 행복한 두 명의 시간을 즐겨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오너는 안쪽의 방으로 갔다.

 

 

「아버지」

 

「응? 뭐야?」

 

「일부러 전화해 주셨던 것입니까?」

 

「응, 아무튼 귀여운 딸에게 포상이라는 것일까. 미성년한테 술이라는 것에서부터 잘못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는 아버지. 역시 나는, 이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그런가」

 

「산책에 갈 수 없게 되니까, 한 모금만 마시겠습니다.」

 

「알았다. 그럼 건배」

 

「건배입니다.」

 

 

글래스와 글래스가 연인의 키스처럼 부드럽게 부딪히는 소리가 울린다.

내 심장도 두근두근하고 고동이 빨라져, 아버지에게 고백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렇지만 안 돼요. 그런 걸 하면 평소의 전개가 되니까. 지금은 행복한 시간을 즐기고 싶어.

 

 

「아버지, 진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응? 뭔데?」

 

「저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응, 알고 있다. 나도 유키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그것과, 이런 멋진 장소에 데리고 와 주셔서, 이런 멋진 시간을 선물해 주신 것을, 저는 절대로 잊지 않아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기뻐해 줘서 다행이야.」

 

「그것과 아버지.」

 

「응? 아직 뭔가 남은 이야기가 있어?」

 

「저와는 언제 결혼 해줍니까?」

 

「어이 딸아. 진지한 얘기는 어디로 갔어?」

 

 

기가 막힌 표정이 되는 아버지. 좋아. 굉장히 좋아. 라고 할까 안아줬으면 좋겠어.

 

 

「이것도 진면목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입니까! 저의 장래에 관한 진지한 얘기 아닙니까!」

 

「나한테는 장난치고 있는 걸로 밖에 안 보이지만?」

 

「그럼, 예를 들면 제가 그이를 데려오면 아버지는 어떻게 하십니까?」

 

「죽인다.」

 

「즉답이네요. 그럼 다른 벌레가 접근하지 않도록, 아버지가 받아주시기를 원합니다.」

 

「아니, 그건 무리」

 

「이것도 즉답입니까. 도대체 아버지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으-응...그러네...」

 

「어렵습니까?」

 

「응-어떠려나」

 

「알겠습니다.」

 

「유키나. 계속 내 옆에 있어라」

 

「무ㅅ, 아, 아버지!? 지, 지금은 프, 프로포―――」

 

「...라고도 말하면 만족해?」

 

 

뭐라고!?

 

 

「아버지」

 

「뭐야?」

 

「저는 화났습니다.」

 

「화내는 표정도 귀엽구나.」

 

「에헤헤, 그렇습니까? ...라니 다릅니다! 지금, 아버지한테 괴롭힘 받아서 저는 화내고 있는 거예요!!」

 

「그런가...유키나는 화나고 있는 건가 나...아버지 실격이네...」

 

 

어, 어라? 아버지 낙담한 것입니까?

 

 

「아, 아아-! 그렇게 슬픈 표정이라면 하지 말아 주세요!! 거짓말입니다! 화낸다든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가 싫게 됐잖아?」

 

 

아아-! 아버지를 눈물 흘리게 해버렸어요!! 아버지를 사랑하는 딸 실격입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세계에서 아버지보다 좋아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가. 그럼 상관없나. 다 마셨고 산책이라도 갈까」

 

 

어라? 아버지. 아까 전의 슬픈 듯한 표정은? 한 방울의 눈물은? ...그 손에 가지고 있는 건...안약!?

아, 속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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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유키노와 연애할 때보다 이 쪽이 더 청춘스러운 것 같지 않습니까?

 

수료식이 끝나, 히라츠카 선생님이 여름방학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었지만, 빨리 끝내라는 오라를 내고 있자 꿀밤 맞았다.

아직도 결혼할 수 없는 건 폭력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자... 굉장히 째려보았다... 선생님 무섭습니다...

빨리 누군가 받아 줬으면 합니다...아! 물론 아버지 이외로. 아버지는 누구한테도 건네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LHR이 끝나,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에게 「당분간 아버지 집에 묵습니다.」라는 메일을 하고, 미리 준비해 둔 여행 가방을 들고 아버지 집에 가서, 몰래 만든 여벌쇠로 집에 들어가자, 아버지가 자고 있었으므로, 옷을 얇게 입고 아버지 옆에서 잔다.

 

에헤헤...행복...

 

이 시간을 방해하는 건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습니다.

 

 

「으-응....」

 

 

아버지가 뒤척여서, 나와 마주보게 된다. 이건 키스해도 좋다는 거? OK싸인? 그렇지만 그 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눌러 아버지의 양손을 내 가슴에 가져다 대고 주물러 본다.

 

만지작만지작...만지작만지작...

 

커져라~커져라~

 

 

「아직 날이 창창한 때인데 발정하고 있는 딸아. 어째서 내 손으로 가슴을 주무르고 있어? 주무른다면 자신의 손으로 해 두라고.」

 

 

우햐아!! 일어나 계셨어요?!

 

 

「유, 유감입니데이...」

 

「왜 관서 버전이 되는 거예요. 거기에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다-고」

 

「이, 이것에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호오, 그렇다면 그 이유를 들어볼까. 라고 할까 어떻게 들어 왔어? 문 닫고 있었을 텐데.」

 

「아! 그것은 아버지한테 비밀로 여벌쇠 만들었던 것입니다.」

 

 

히라츠카 선생님에 이어 아버지한테까지 꿀밤 맞았습니다...우우...아픕니다...이것은 책임을 지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내 손으로 가슴을 주무르고 있던 이유는? 그것과 여벌쇠를 만든다면 만드는 건, 반대하지 않으니까 제대로 말해줘.」

 

「아버지 옆에서 자고 있으면, 왠지 이런 기분이 들었던 것입니다.」

 

「.....하?」

 

「그-러-니-까! 가슴이 커지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주물러 주면 크게 될까-해서―――」

 

「유키나」

 

 

일어서서 나를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는 아버지. 프로포즈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오늘은 너와 이어지고 싶다.」라는 말이기도 합니까?

저는 언제 어디서나 OK예요? *자-빨리.

 

-빨리 : 원래는 원문이 ばっちこーい 기본적으로 '언제라도 와라' 이런 표현이지만

야구 배트=남성기로 생각해서,너의 XX, 나의 X문에 넣어 봐라!라고 도발 하는 말로도(, 게이 드립)

쓰일 수 있으므로 행여나 일본에 가서 함부로 쓰지 말자.

 

 

「무슨 일입니까 사랑하는 아버지. 아니 하치만 씨.」

 

「그러니까 그 소문은 유언비어라고 전에 말했잖아? 그렇다고 할까 하치만 씨라니 뭐야」

 

「실제로 자신의 몸으로 체험해보지 않으면, 소문은 어디까지나 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자신의 손으로 만지면 되잖아」

 

「그렇게 되면, 아버지한테 제 성장을 알릴 수 없잖아요.」

 

「실제로 손대지 않아도, 성장 상태는 알겠지...」

 

「그렇게 되면 제가 기분 좋지 않은 것으로 각하입니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게 됐어요. 난....」

 

「그 얘기는 놔두고, 아버지」

 

「응? 뭐야?」

 

「유키나는 오늘부터 여름방학이 되었던 것입니다.」

 

「호오, 그래서?」

 

 

으으으... 애태우게 하는 플레이입니까? 딸을 괴롭혀서 즐기고 있는 것입니까?

그래도 빙긋 하는 아버지의 얼굴도 멋집니다. 안아 줬으면 합니다.

 

 

「저는 1학기 동안 정말 노력했던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노력한 포상을 아버지한테 요구합니다.」

 

「열심히 공부한 건 자신을 위해서겠지? 어째서 나한테 요구하는 거야?」

 

「물론 자신을 위해서입니다만...그렇다면 방향을 바꿉니다. 자신에게 주는 포상으로서 아버지한테 어리광부리는 것을 허락해 주세요.」

 

「뭐야? 어딘가 가고 싶은 건가?」

 

「다릅니다. 아버지한테 안기고 싶은 것뿐입니다.」

 

「잘 모르겠지만 포상이군. 아무튼, 그거 정도라면 좋다고.」

 

 

아버지가 허락해 주었으므로 아버지한테 달려들자, 아버지는 나를 상냥하게 꼭 껴안고 머리를 어루만져 주었다.

뭐야 이건, 너무 행복해... 파트라슈와 같이 저 멀리 올라갈 것 같아...근데 파트라슈라니 뭐야?

 

 

「아버지....」

 

「응? 뭐야?」

 

「저는 지금 천국에 있습니까?」

 

「너한테, 이 집이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렇겠지」

 

 

모르고 있습니다. 정말로 모르고 있습니다. 아버지한테 안기고 있는 이 때가, 천국에 있는 것처럼 행복한데.

 

 

「아버지.」

 

「응? 뭐야?」

 

「키스해 주세요.」

 

「돌아갈까?」

 

「농담입니다. 거기에 지금 돌아가면 저는 불행하게 됩니다.」

 

 

아버지한테 안겨서 졸고 있으면, 미야비 짱한테서 「유키나 오늘 놀러 가지 않을래?」하고 메일이 왔으므로 「아버지와의 시간을 방해하는 사람은, 말에 걷어차여요?」라고 답장하고 핸드폰 전원을 끈다.

이것으로 방해할 사람은 없어진 것입니다. 두 명만의 시간... 두 명만의 공간...좋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그건 그렇고, 여름방학이 됐기도 하고, 하야마의 딸과 놀러가지 않는 건가?」

 

「미야비 짱과는 언제라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 아버지와의 시간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여행이라도 가 볼까?」

 

「혼전여행입니까!?」

 

「바보냐, 보통의 1박 2일인 짧은 여행이야.」

 

「혼전여행이라고 정정해도 좋아요?」

 

「그건 아니니까 안심해라」

 

「안심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사랑받지 않으면 불안하게 됩니다!!」

 

「응? 너에 대해서는 세계 제일로 사랑한다고 언제나 말했잖아?」

 

 

하우우!! 또 기습입니다...아버지 치사합니다. 아버지가 사기꾼이라면 바로 걸려들 거예요.

 

 

「그건 그렇고 여행은 어떻게 하지?」

 

「갑니다!! 아버지와 첫 여행 갑니다!! 아니요, 오히려 보내주....」

 

「추잡한 발언 하지 마. 오토바이로 괜찮아?」

 

「아버지한테 합법적으로 안길 수 있으니까, 오토바이 편을 희망합니다!!」

 

「합법적이라든지 말하지 마라. 아무튼, 짐 준비해 올게. 아, 그리고 하야마한테 전화하지 않으면.」

 

「하야마 아저씨? 왜 입니까?」

 

「오늘이나 내일 정도에 온다고 말했기도 했고. 일단 연락 넣어두지 않으면」

 

「그렇다면 제가 해 둡니다.」

 

「그러면 맡길까. 핸드폰 줄 테니까 전화 해 줄래.」

 

 

그렇게 말하며 내게 핸드폰을 맡기고 아버지는 짐을 준비하러 갔으므로, 핸드폰의 연락처를 열어, 하야마 아저씨한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히키타니 군 무슨 일이야?』

 

「아! 유키나입니다. 아버지 핸드폰으로 걸고 있습니다.」

 

『유키나 짱 안녕. 무슨 일이야? 뭔가 볼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요. 단지, 아버지와 지금부터 1박 2일의 짧은 여행에 가니까 보고입니다.」

 

『과연, 그런 일인가. 알았어요, 그렇다면 아버지한테 잔뜩 응석부려 둬』

 

「알았습니다. 그럼 실례합니다.」

 

『아! 히키타니 군한테 선물 잘 부탁한다고 전해 줘』

 

「알겠습니다. 제대로 전합니다.」

 

『응. 그럼』

 

 

역시 하야마 아저씨는, 언제라도 상쾌합니다... 뭐어, 훈련된 나한테는 통하지 않지만요.

전화를 마친 동시에, 아버지가 방으로 들어온다.

 

 

「연락 했어?」

 

「네. 선물 잘 부탁한다고 전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응, 고맙구나.」

 

「그런데 아버지. 어디로 갑니까??」

 

「그건 비밀이다. 도착하고 난 뒤의 즐거움으로 남겨둘게.」

 

「원래 준비하고 있었던 것입니까?」

 

「아무튼, 취재할 겸 한 번 정도 가자고 생각했기도 했고. 유키나의 포상으로 딱 맞는 장소야.」

 

 

그리고 집에서 나와, 아버지의 오토바이의 뒤에 타면

 

 

「4시간 정도 달릴 테니까. 지치면 말하는 거야」

 

「알았습니다.」

 

「응, 그럼 출발하겠어.」

 

 

키를 돌려 엔진을 켠다. 진동이 신체에 울려오지만, 이건 기분 좋다.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뒤에 앉아있다는 사실만으로, 텐션이 저절로 올라 버립니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아버지와 나를 실은 오토바이. 바람이 굉장히 기분 좋아.

지나가는 경치, 이건 차나 자전거로는 볼 수 없다.

응, 나는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

이런 행복한 시간을 준 아버지한테 감사. 그리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달렸을까, 아버지 가라사대 지금은 군마 현의 산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달리는 앞에 구사쓰의 문자가 나온다.

 

 

「저것이 목적지인 구사쓰 온천이야.」

 

 

구사쓰 온천은 들어 본 적은 있었지만, 온 적은 없었다. 어떤 느낌인 온천일까.

그대로 오토바이는 계속 달려서, 흑백이 기조인 펜션에 도착한다.

 

 

「자 도착했어.」

 

「엉덩이가 아픕니다.... 만져 주세요....」

 

「아무튼, 계속 앉아 있는 채였으니까... 이 펜션은, 전세 온천도 있으니까 느긋하게 있자.」

 

「아버지와 둘만으로 입니까!?」

 

「갑자기 텐션 올리지 마라. 오늘만 들어가는 거예요.」

 

「해냈다아!! 빨리 들어가요!! 그리고 아버지의 몸을 구석부터 구석까지, 철저히 씻는 것입니다...으헤헤...」

 

「욕망이 새어 나오고 있다고... 같이 들어가기 불안해 지는군...」

 

「괜찮습니다!! 안심해 주세요!!」

 

「이렇게 안심할 수 없는 말은 오랜만에 들었어요. 아무튼 이런 곳에서 얘기하는 것도 좀 그렇기도 하고, 들어갈까.」

 

「네!!」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펜션에 들어가, 오너한테 얘기를 해서 방으로 안내 받았다.

 

 

「흠, 심플하지만 좋은 방이군.」

 

「그러네요. 저는 이런 방은 좋아합니다.」

 

 

침대가 2개, 2인용의 소파가 1개, 그것과 테이블뿐인, 굉장히 심플하고 깔끔한 방.

 

 

「아버지」

 

「응? 뭔데?」

 

「권해 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아니아니, 천만이야. 그것과 공부 열심히 노력했군요, 훌륭해. 너는 내가 자랑할 수 있는 딸이야.」

 

 

그렇게 말하며 아버지는 내 머리를 어루만진다. 그렇게 상냥하게 하면 츄-예요?

 

 

「그런데 딸아.」

 

「무엇입니까? 세계에서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있는 아버지」

 

「...왜 넌 눈을 감고, 나한테 입술을 쑥 내밀고 있어?」

 

「여기는 남자라면 입 다물고, 저한테 상냥하게 키스하는 장면일까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아버지라면 저의 마음에 응해주는 것입니다!!」

 

 

...아픕니다. 삼가 아뢰옵니다, 어머님. 여행지에서 꿀밤을 때리는 아버지는 어떨까 생각합니다.

아! 어머니하니까 생각났다!!

 

 

「아버지」

 

「응?」

 

「어머니한테 여행에 관한 일을 말하는 걸 잊고 있었으므로, 연락해 둡니다.」

 

「일부러 말할 필요도 없잖아. 어차피 내 집에 묵으러 간다든가 연락할 거잖아?」

 

「확실히 묵으러 간다고는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분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너희들 두 명은 사이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어느 쪽이야...」

 

「어느 쪽도 그렇습니다. 아버지에 관해서는, 어머니는 최대의 적입니다!!」

 

「당해 낼 수 없네...뭐, 틀어진다면, 나는 어느 쪽도 편들지 않을 테니까?」

 

「괜찮습니다. 그런 바보짓은 하지 않으니까.」

 

 

핸드폰을 꺼내 어머니한테 「아버지와 1박 2일의 짧은 여행에 와 있습니다.」라는 메일을 보내자 「유키나. 돌아오면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것뿐인 답장이 왔다. 어머니는 역시 화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 오늘은 묵게 해 주세요.」

 

「갑자기 뭐야? 내가 허락하지 않아도, 언제나 묵고 가잖아?」

 

「할머니하고 싸웠습니다.」

 

 

금요일 밤, 아버지 집에서 돌아온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은, 할머니였다.

그 이후로 설교가 시작되고, 「그 사람과는 어울려선 안 된다.」라든지 「인생이 꼬인다.」등등의 말을 듣고, 화가 난 나는 「그렇다면 아버지의 성을 따르겠다.」고 해서 여행 가방에 갈아 입을 옷을 넣고 뛰쳐나왔다.

벽창호인 할머니 같은 건 싫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아버지는 안 된다.」라든지 시끄러운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방님을 바보 취급 하지 말아 줬으면 합니다.

결혼 안 했지만서도...아, 조금 낙담해 버렸습니다.

 

 

「어째서 또 그 사람과 싸움하는 걸까...그 집에서 제일 귀찮은 사람인데...」

 

「할머니가 나쁩니다. 거기에 서방님이 바보 취급 되는데 화내지 않는 아내는 없습니다.」

 

「한 귀로 흘려낼 것 같게 됐지만, 너는 내 아내가 아니고, 나는 네 남편이 아니니까?」

 

「그런 건 어떻게든 좋습니다!」

 

「아니, 좋지 않겠지.」

 

「아버지, 지금은 그런 건 문제로는 삼고 있지 않습니다!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칵테일을 만들어 주세요!」

 

「너는 알콜중독인 아저씨인가요... 대화주제가 마구 빗나가고 있으니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마지못해서란 느낌으로 아버지는 부엌으로 향한다. 그러자 벨이 울려, 아버지는 현관으로 향한다.

누군가 왔습니까? 방에서 현관을 들여다보면 하야마 아저씨가 있었다.

 

 

「넌 뭘 하러 왔어?」

 

「근처에 들리다가. 원고 진행 상황과 히키타니 군의 얼굴을 보러 왔어.」

 

「그만 둬, 그런 에비나 양이 기뻐할 그런 대사는. 그 사람, 날 찾아내면 「하야하치의 진행 상황은?」이라고 보통으로 물어본다고?」

 

「아하하.... 그건 재난이네... 그런데 유키나 짱 왔었구나. 안녕.」

 

 

나를 찾아낸 하야마 아저씨가 미소와 함께 인사해 온다.

벌써 30이 지났는데, 그 상쾌함이라니 굉장하네...그래도 나는 아버지 한마음이니까요? 그러니까 나를 노리면 유미코 아줌마한테 말할 거예요?

 

 

「하야마 아저씨 오래간만입니다. 좁은 곳입니다만 들어오세요. 차 준비하네요.」

 

「고마워. 그러면 실례할까」

 

「집주인인 날 무시해서, 뭘 마음대로 계속하는 거야? 아무튼, 상관없지만...」

 

 

차를 준비해서, 리빙에서 앉고 있는 하야마 아저씨에게 건네준다.

 

 

「왠지 유키나 짱이 히키타니 군의 부인이 된 것 같네.」

 

「어이 하야마! 이상한 말 하지 마라! 유키나도 얼굴 붉히지 말고」

 

 

정말 아저씨도 참...쑥쓰럽습니다...히키가야의 아내입니다...라니.

 

 

「그래도 히키타니 군, 유키나 짱은 어렸을 적의 유키노시타 씨를 꼭 닮고 있군요.」

 

「아- 그런가 같은 초등학교였지?」

 

「중학교도야. 용모 만이라면, 유키노시타 씨의 중학생 무렵을 꼭 닮고 있어.」

 

「아-... 용모만이군....」

 

 

용모만이라니 뭔가요! 실례입니다! 나는 아직 발전도상인 아가씨입니다! 거기에 아버지도 동의하지 말아 주세요!

 

 

「그건 그렇고, 유키나 짱은 오늘 묵고 가는 거야?」

 

「아-...이 녀석 장모님과 싸움해서 가출중이라고....」

 

「에엑! 그 사람하고 싸움이라니 굉장하네?」

 

「아무튼 싸운 원인은 어쨌든, 유키나는 행동력이 있으니까....」

 

「원인은 어쨌든 이라니 뭔가요! 저에게는 중대한 일입니다!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으면 저는 죽어버립니다. 그런 이유로 아버지, 저와 결혼해서 같이 삽시다!!」

 

「정말로 유키나 짱은 아버지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정말 좋아하지(好き) 않습니다. 한 사람의 남자로서 아버지를 사랑하고(愛してる) 있는 것입니다!」

 

「아니, 네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걸, 적당히 깨달으세요?」

 

「무엇이 문제입니까? 부모와 자식 전에 남자와 여자예요?」

 

「그러니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그거 반대라니까?」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하야마 아저씨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 역시 히키타니 군도 유키나 짱도 재미있네!!」

 

「뭐가 재미있어....」

 

「정말입니다.... 저의 진심을 비웃지 말아주세요....용서할 수 없습니다.」

 

「아니....딸아.....내 얘기를 이해를 좀 해 줘.....」

 

「그건 절대로 무리입니다. 지금의 나는, 엄마한테서 아버지를 빼앗는다고 하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습니다!」

 

「어떤 사명감인가요.....」

 

「아무튼 아무튼, 히키타니 군. 그 얘기는 두 명이 느긋하게 한다고 치고, 오늘은 오는 김에 이런 것을 가져왔어.」

 

 

하야마 아저씨가 한 개의 병을 테이블에 둔다. 아버지가 그 병을 보고는

 

 

「왜 네가 이런 고급술을 가지고 있어? 누군가한테서 받은 선물인가? 그렇지 않으면 그 상쾌함을 이용해서, 누군가에게서 헌상 받았는지?」

 

「미야비의 입학축하로 받았어. 정말로....고등학생 입학 축하로 술을 가져온다니, 얼마나 비상식적이야라고 생각했는데, 히키타니 군과 마시고 싶어졌으니까 가져왔다는 말이지.」

 

「그렇다면 고맙게 받기로 하지. 유키나도 마실까?」

 

「어? 유키나 짱 술 마실 수 있는 거야?」

 

「네, 칵테일뿐이지만요. 아버지가 자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 상황은 뭔가요?

 

아버지와 하야마 아저씨와 세 명이 술을 마셔, 술에 취해 아버지와 키스했던 것만은 기억하고 있다.

혀를 넣지 말라고 혼났지만, 아버지와의 키스라는 건 좋아! 처음~인 츄우~♪

그 이후로 기억이 없다는 건, 나는 잠들어 버린 것 같아. 일어나면 아버지와 하야마 아저씨가 정좌자세로, 어머니한테 혼나고 있다. ...그러니까 이건 무슨 일??

 

 

「어, 어머니?」

 

「어머, 유키나 일어났군요. 돌아갈 테니까 준비 해 두세요. 미성년인 딸에게 술을 먹이는 불량 중년 두 명의 옆에는 놓아둘 수 없어요.」

 

「무슨 말을 하는 것입니까? 저는 돌아가지 않아요. 아버지 집에서 삽니다!」

 

「당신이야말로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그런 일은 허락하지 않아요.」

 

「후후후...어머니. 사실은 아버지가 있는 곳에 묵고 싶은데 묵을 수 없으니까, 저를 집에 동반해서 돌아가는 것입니까?」

 

「무,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그, 그럴 리가 없겠지요.」

 

「그렇게 뺨을 붉히면서 말해도 무리입니다? 거기에 저는 아버지와 결혼한다는 목표를 위해서는, 여기서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하치만과 다시 결혼하는 건 나예요? 당신에게 질 수는 없어요.」

 

 

.........

 

 

「.....어이 하야마. 본인을 무시해선, 두 명이 마구 떠들고 있는데, 난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해?」

 

「으-응....어떻게 하면 좋은 것일까.... 어쨌든 히키타니 군은 폭발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너는 너대로 너무한데!!」

 

「어머나, 두 명 모두, 누가 얘기하는 것을 허가했을까?」

 

「「죄송했습니다…」」

 

「하야마 아저씨는 어쨌든, 아버지를 더 이상 괴롭히는 건 용서하지 않습니다.」

 

「어라? 어쩐지 난 어떻게든 좋은 취급이 되―――」

 

「하야마 아저씨는 입 다물어 주세요.」

 

「....네」

 

 

잠깐 입다물어 주세요. 어머니라고 하는 라스트 보스에 도전하고 있으니까, 방해받길 원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제 쪽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하치만과 서로 사랑해서, 당신을 낳은 사람은 나예요?」

 

「그것에 대해서는, 어머니에게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덕분에. 사랑하는 아버지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 쪽이 하치만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단념하세요. 거기에 고교 1학년인데, 하치만과 결혼이라니 무리인 게 당연하겠지요? 아이와 결혼하면 고생하는 건 하치만이에요? 당신은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물론 그런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마음에는 거짓말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만 있으면 다른 어중이떠중이는 어떻게든 좋습니다!!」

 

「우으으으....」

「무으으으...」

 

 

...역시 어머니는 강적입니다. 그래도 지지 않아요!! 나한테는 비장의 카드가 있습니다!!

 

 

「어머니 이것을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에게 핸드폰의 동영상을 보인다. 그러자 어머니는 내 핸드폰을 받아서, 아버지한테 보인다.

 

 

「하치만? 이것은 무엇일까나?」

 

 

아까 전에 술에 취해서, 찍었던 아버지와의 츄우-했을 때의 동영상이었다.

 

 

「자, 잠깐 기다려라 유키노. 이건 깊은 사정이 있다고?」

 

「헤에, 어떤 변명이 있을까나? 말해 보세요.」

 

 

정좌하고 있는 아버지의 다리를 짓밟으며 괴롭히는 어머니.

 

 

「그러니까, 그거군? 앗! 저거다!! 라고 할까 밟지 마라. 저려서 아파」

 

「무엇일까나? 정직하게 얘기한다면 밟는 건 그만둬 주겠어요.」

 

 

왜일까...집에 있을 때의 어머니와 전혀 다릅니다. 활기에 가득 차 있습니다....

 

 

「미안. 술에 취해서 기억나지 않았어. 그래도 유키노」

 

「어머나, 무엇일까나? 유언이라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나는 널 사랑하고 있어.」

 

「뭣! 무, 무슨 말을 갑자기 하는 것일까? 너무나도 이상해서 놀랐잖아.」

 

 

우으! 그 발언은 용서하지 않습니다. 라고 할까 어머니 너무 쉽습니다. 뺨 붉히면서 말해도 무리입니다.

 

 

「아버지」

 

「뭐야 유키나」

 

「저는 어떻습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도 사랑하고 있는 게 당연하잖아.」

 

 

에헤헤.... 사랑한다고 해 줬어... 역시 이건 이제 결혼밖에 없어?

그 전에 어머니한테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었다.

 

 

「어머니」

 

「무엇일까나?」

 

「저는 어머니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아버지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술을 마신 것은 저의 책임이고, 나쁜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 일에 대한 꾸중은 다음에 충분히 듣겠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아버지 집에 묵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부탁합니다.」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어머니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어머니는 단념했는지

 

 

「... 어쩔 수 없군요. 술의 건에 관해서는, 다음에 충분히 꾸짖습니다. 알면서 마신 것이라면 더욱 더군요. 미성년이 술을 마신다고 하는 행위가 어떤 일인지 반성하세요. 그리고 하치만, 아무리 이혼한 딸이 그렇다고 해서 응석 받아주는 건 좋지 않은 일이에요? 사물에는 정도라는 것이 있어요. 당신은 그것을 모르는 나이는 아니겠지요?」

 

「그렇군, 유키노가 말하는 대로다. 미안」

 

「알아 준 것이라면 좋아요. 그러면 나는 돌아갈 테니까, 앞으로는 두 명이 천천히」

 

「어머니, 감사합니다.」

 

「귀여운 딸의 진지한 부탁을 들을 수 없을 만큼, 나도 완고하지 않아요. 자 하야마 군 가겠어요?」

 

 

그렇게 말하며 하야마 아저씨를 데리고 어머니는 돌아갔다. 휴...아버지 앞에서 성실한 캐릭터는 피곤합니다.

배웅을 한 아버지가 방으로 돌아온다.

 

 

「흠...너도 그렇게 성실한 캐릭이 될 수 있구나? 그것과 술의 건은 정말로 내 실수였다. 미안」

 

「무슨 말을 하고 있습니까? 마시든 마시지 않든 저한테 선택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신다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것은 저의 책임이에요.」

 

「뭐어, 그렇게는 말해도―――」

 

「그렇다면 이렇게 해요! 거기까지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 아버지가 저의 바람을 한 번만 이뤄준다는 건 어떻습니까?」

 

「왠지 무서운 생각이 들지만, 그걸로 좋아.」

 

 

좋아! 약속은 받아냈습니다!!

 

 

「그렇다면 아버지」

 

「응? 뭔데?」

 

「오늘 뿐으로 좋으니, 연인으로서 다뤄주세요.」

 

「흠, 그런 걸로 좋은 건가. OK다.」

 

엣!? 진짜로!? 그 아버지가 연인으로 해 준다고!? 스스로도 믿을 수 없습니다.

 

「왜 그래? 연인으로서 다루는 것만으로 좋겠지?」

 

「아니요, 아무튼, 뭐라고 말할까요... 설마 OK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별로 그런 건 거부하지 않는다고? 이제 곧 오늘이 끝날 테고」

 

 

엣!?

아버지의 말에 서둘러 시계를 보자 23시 59분이었다...

진짜입니까...당했다.....

 

 

「58, 59, 60이다. 이걸로 내일이 되었군.」

 

「그런 너무합니다!! 알면서도 말했었군요!?」

 

「아니-, 지금부터 24시간 연인으로 해달라고 다시 말한다면,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고」

 

 

아차ーーーー!!! 그 방법이 있었어어어!! 굉장한 실태입니다...분합니다...

 

 

「아무튼, 연인으로서 다루는 건 무리였지만, 이 정도는 해 준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아버지의 얼굴이 가까워져, 내 입술과 뺨 사이에 키스를 했다. 엣!?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아까 전 술 취한 상태에서의 키스는 무효다. 정말로 좋아하는 녀석이 나타날 때까지 간직해 둬.」

 

 

나한테서 얼굴을 떼 놓은 아버지가 말한다.

 

 

「아버지.....」

 

「응? 뭐야?」

 

「다시 한 번을 요구합니다!!」

 

「하아?」

 

「아까 전의 기습은 안 됩니다!! 다시 한 번 제대로 해 주세요! 거기에 입술에 딥 키스를 요구합니다!!」

 

「그런 건 안 되는 게 당연하잖아....」

 

「그렇다면 키스가 안 된다면 안아 주세요! 그걸로 용서해 줍니다!!」

 

※ 여기서의 ‘안는다’는 물론 이성과의 특정 행위가 동반된 동침의 의미.

 

 

「아니 용서하는 것도 아무것도, 네 요구대로 했잖아?」

 

「그, 그건...으으-!! 정말 아버지는 벽창호!! 이렇게 되면 실력행사로 덮칩니다.」

 

 

......

 

 

전략 어머님.

술에 관한 건 정말로 죄송합니다.

아버지와의 키스는 맛있었어요?

그래도 그 맛있는 키스를 어머니도 맛보고 있었다니 용서할 수 없어요.

그리고, 아버지의 꿀밤은 오늘도 아팠습니다.

아, 그것과 하야마 아저씨 공기 취급해서 죄송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어졌다.

별로 헤어진 이유 같은 건 나한테는 어떻게든 상관없어.

그렇지만 용서할 수 없었던 건, 내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아버지와 만날 수 없게 한 것.

이제 와서 그런 건 어떻게든 상관없지만, 당시의 나는 확실히 울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아버지 정말 좋아하는 걸.


――――――


「에헤헤...아버지...너무 좋아...음냐음냐.....」


「이 녀석 꿈속에서 뭘 하고 있는 걸까...어이 유키나, 일어나라.」


...핫! 어느 샌가 자 버린 것 같아. 역시 아버지의 이불 냄새는 편안해.


고등학교에 들어간 직후, 나는 어머니한테 아버지가 있는 곳을 물었다.

그러자 「저런 썩은 눈을 한 사람이 있는 곳에, 당신을 가게 할 수는 없어요. 교육상 좋지 않고...」라든가 뭐라나...


그런데도 끈질기게 물으면, 마지못한 느낌으로, 주소와 번지가 쓰인 종이를 건네주었다.

그 이후로 라는 것, 나는 아버지 집에 꽤 놀러가고 있어, 오늘도 학교에서 오는 길에 와서 누워 있으면 자버린 것 같다.

여담이지만, 오랜만에 만났을 때, 꼭 껴 안겨서 너무 행복해 죽을 것 같았다. 그 때 일을 생각해 내는 것만으로, 밥 3배는 여유로 할 수 있어. 얏호~


「....아버지가 저를 상냥하게 안아 주고 있던 건...꿈입니까?」


「어떤 꿈을 꾸고 있던 건지... 나는 네 장래가 걱정된다고....」


「괜찮습니다! 저는 아버지 밖에 결혼 할 생각이 없어요!!」


「그런 건 어렸을 적에 말하는 거니까 가치가 있어요. 지금의 유키나에게 들어봤자 꺼려진다고 난」


기가 막힌 느낌으로 말하는 아버지. 그래도 그렇지만도 않다는 표정 하고 있어요?


「있죠, 아버지」


「뭐야?」


「아버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뭐야? 하기 어려운 일 이외라면 들어줄게」


「저와 결혼 해 주시지 않겠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계집애가. 얼굴 씻고 다시 와라」


「지금부터 얼굴을 씻고 옵니다. 그러니까 결혼해 주세요.」


「무슨 바보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건지....」


「그렇게 기가 막혀하는 아버지도 멋집니다. 결혼해 주세요.」


....어머니. 아버지에게 꿀밤 맞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귀가 길에 오는 내 딸아」


아버지는 평소의 썩은 눈으로 나를 보며 질문해 왔다.


「무엇입니까?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너 말야, 왜 매일 오는 거야? 공부는? 동아리는?」


「성적은 예전에 보인 그대로예요? 아버지와 어머니의 피를 확실히 계승하고 있으니까, 머리는 좋습니다.」


「아-...일전에 테스트 가지고 오고 있었군. 이라고 할까, 유키노만으로 충분하겠지 그건?」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머리 회전은, 아버지가 빠르다고 옛날에 어머니가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양쪽 모두 필요합니다!」


「유키노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기가 막힌 표정의 아버지. 그런 표정도 멋집니다.


「화제를 되돌리면, 동아리는 체력이 없으니까 무리입니다. 문과계의 동아리도 지루해서 할 수 없습니다. 전에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잡혔을 때는 죽을까하고 생각했습니다. 뭔가요 그 사람? 갓 핑거라든지 의미를 모릅니다...」


「그 사람 아직 저런 거 하고 있었던가요....」


「그런 이유로, 학교가 끝나면, 아버지의 집에 와도 문제는 없습니다. 내버려 두면, 방이 열대 우림이 되어 버리므로, 제가 정리하러 옵니다?」


「열대 우림은 과장이겠지. 하지만 아무튼, 와 준다는 건 기쁘구나」


하우웃! 그렇게 다정한 말 하지 말아 주세요. 반해 버려요? 그런데 벌써 반하고 있었나.


「그런 이유로 저는 아버지가 요구를 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결혼이라든가 바보 같은 말 이외라면」


「맡겨 주세요! 그건 생각했습니다.」


「호오. 그럼 뭔지 들어볼까」


빙긋하고 웃는 아버지. 안 돼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 주세요. 너무 행복합니다.


「그럼, 아버지」


「응? 뭐야?」


「츄우- 해주세요.」


...어머니. 꿀밤 2번째를 먹었습니다.

머리를 문지르면서 아버지를 흘긴다. 그러자 아버지는 내 시선을 스루해, 부엌으로 가서 뭔가 작업을 시작했다.


「아버지 뭐를 하고 있습니까?」


「저녁식사 준비야. 어차피 유키나도 먹고 가겠지?」


해냈다! 아버지의 수제! 초 오래간만!! 텐션 올라왔다!!


「물론 먹고 갑니다! 아버지의 수제 저녁밥을 먹지 않으면, 미련으로 죽을래야 죽을 수도 없어요.」


「하나하나 과장하지 마요. 그런 이유니까 잠깐 기다려라」


「알았습니다.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파에 앉아, 아버지가 밥을 가져오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아버지가 쓰고 있는 소설을 대충 훑어본다.

어째서 아버지는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 걸까?

어머니한테 고등학교 때의 얘기를 묻자, 「아버지는 비뚤어지고 있었어.」라든가 「친구가 아무도 없었어」라든가 「그런데도 그 사람은 정말 강해서, 그리고 정말로 상냥했어요...」라든가 말했다. 뺨을 붉혀 말한 마지막 말에는 질투했다. 어머니한테는 지지 않는 걸.

한 번 대충 훑어보고 얼굴을 들었더니, 코르크보드에 붙여진 사진들이 시야에 들어와서 보았다.

아버지나 어머니, 유이 씨나 하야마 씨 등등, 여러 사람들이 비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중에 첫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나를 한가운데 두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옆에 줄선 가족사진.

정장이 어울리고 있는 엄마, 정장이 왠지 어색한 아버지, 그리고 미소 짓는 나.

그 뒤로 벌써 6년인가...길고도 짧네.....

골똘히 생각하고 있던 내게, 아버지가 말을 건넨다.


「유키나 밥 다 됐어. 라고 할까 사진 보고 있던 건가」


「네. 고등학교 때의 아버지도 멋집니다. 왜 나는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아니었을까요. 그랬다면, 어머니한테 아버지는 넘겨주지 않았을 텐데...」


「네네. 이상한 말 하지 말고 밥 먹어라. 오랜만에 대접용으로 만들었으니까, 맛은 보증하지 않지만」


「그건 괜찮습니다. 저에게는 고급 레스토랑보다, 아버지가 만든 밥이 맛있는 것은 확정사항인 거예요.」


「그건 과언이다. 식지 않는 동안에 빨리 먹어.」


「알았습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정말 훌륭한 식사 감사합니다. 아버지. 아니요 당 · 신(あ・な・た)」


「입에 맞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어떻게 해? 벌써 이런 시간이라고?」


아, 스루됐다. 거기는 스루하면 안되잖아요? 뭐라도 반응해주지 않으면!!

나의 마음?을 스루해서는, 아버지는 오토바이 키를 꺼낸다.


「보내 줄 테니까 준비해라.」


「저기...아버지」


「응? 왜 그래?」


「오늘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거야...」


「알까보냐」


「잠깐! 아버지! 거기는 어른의 남자답게 「오늘은 돌려보내지 않겠어.」정도 말해주는 게 좋습니다.」


「딸한테 들어봤자, 아무 느낌도 없네-요.」


「딸 이전에 남자와 여자입니다!!」


「반대잖아 보통...」


「그런 건 어떻게든 좋습니다! 거기에 오늘은, 아버지의 집에 묵는다고 어머니한테 허가를 받고 왔습니다!!」


「그걸 빨리 말해라... 거기에 유키노도 왜 허락하는 건가요....」


「그러니까 아버지. 저를 꼭 껴안아 주세요.」


「대화가 너무 비약해서, 따라갈 수 없는 건 기분 탓인가?」


「지금까지 얘기는 놔두고, 내일은 휴일이므로, 오늘은 묵어갑니다.」


「헤이헤이, 알겠습니다요. 아, 그러면 평소 있던 방에서 자 줘. 나는 여기에서 잔다.」


어라? 같이 자 주지 않습니까? 차려 놓은 밥상도 먹지 않는 건 남자의 수치예요?


「같이 자 주지 않습니까?」


「고등학생이나 돼서는 혼자서 잘 수 없는 것도 아니잖아? 아까 전에도 내 이불에서 자고 있기도 했고」


「아버지와 같이 자고 싶습니다.」


「나는 원고를 쓰지 않으면 안 되니까 곧바로는 잘 수 없어. 하야마 바보자식....뭐가 」「히키타니 군은 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노력해」라는 거야.... 마감 임박이잖아.... 제길... 그 이케맨 자식... 폭발하면 좋을 텐데...」


무, 무슨 저주가 섞인 듯한...아, 아버지는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괜찮습니다!!


「그럼 저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응? 그렇지만 지루하잖아?」


「괜찮습니다! 아버지 집에서 지루하게 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그런 걸로 해 둘게. 기분 업 시킬 겸 한 잔 하는데 같이 할까?


「만들어 줍니까?」


「아무튼, 내일은 휴일이고 괜찮겠지. 유키노에게는 말하지 마? 들켜버리면 3시간의 정좌&설교 당해버려」


「그런 실수는 하지 않습니다! 리퀘스트도 좋습니까?」


「응? 뭔가 마시고 싶은 거라도 있는 건가? 쉐이커도 있고, 우선 말해 봐?」


「그럼, 하이·라이프를 부탁합니다.」


「응? 화이트·큐라소 없으니까 포트 와인이 되는데?」


「괜찮습니다. 부탁드려요.」


「응. 알았다.」


키친으로 가서 칵테일을 만들 준비를 하는 아버지.

...어째서 어머니는 이런 우량매물을 놓아 버린 걸까. 나라면 목걸이를 채워서라도 절대로 놓지 않을 텐데.

쉐이크 하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린다. 아버지가 나한테 칵테일을 만들어 주는 이 소리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자. 다 됐어.」


칵테일 글래스를 건네는 아버지. 간 적 없지만, 왠지 Bar에 있는듯한 기분이 되어 버렸다.

한 입 마신다.

응 맛있어.

역시 아버지가 만든 칵테일은 최고야.

아버지도 뭔가 만들어 온 것 같아, 같이 마신다. 뭐야 이건...최고로 행복.


「그런데 왜 하이·라이프였어?」


글래스를 한 손에 들고 아버지가 물어본다.

...멋있어. 이 사람한테 라면 속아도 좋아.


「이 칵테일의 의미를 넷에서 조사한 거예요.」


「호오호오. 「나는 당신에게 어울린다.」라는 건가?」


「잠깐! 어째서 말합니까!! 제대로 내 입으로 말하고 싶었는데!!」


「핫핫하! 리퀘스트가 그거였으니까, 나는 이걸 만들어 왔어.」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마시는 건 무엇입니까??」


「응? 이건가? 코펜하겐이라고 하는 거야.」


「뭔가 감귤계 색이군요?」


「아아, 아쿠아 비트, 만다린 리큐어, 라임으로 만들었으니까」


「그것도 뭔가 의미는 있습니까?」


「응? 그건 돌아가서 조사해 봐. 그런데, 나는 슬슬 일하러 갈까. 그러고 보니 술이 들어간 탓인지, 말이 많아졌을지도 모르려나, 유키나」


아버지는 일어서서, 서재로 향하기 전에 이쪽을 바라본다.


「뭔가요? 아버지」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뭣! 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응? 언제나 네가 나한테 말하잖아? 나는 그 대답을 하고 있을 뿐이야」


「기습은 너무합니다.....」


위험해... 갑작스러워서 얼굴이 새빨갛다.


「뭐어, 가족 사랑이지만」


하하하...알고 있었어요? 그렇군요? 언제나 이런 느낌이랍니다? 그래도 나는 단념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아버지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아버지」


「응? 뭐야?」


「저도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그런 이유로 결혼해 주세요.」


「바보냐」


「네. 아버지와 결혼할 수 있다면 바보라도 좋습니다.」


「무리인 얘기를 들어도 곤란할 뿐이야.」


「그렇다면 아버지 옆에 있어도 좋아요?」


「유키노가 허락한다면」


「그렇다면 어머니한테 허가 받으면 받아주는군요?」


「마음대로 해라」


「알겠습니다. 내일 어머니와 서로 얘기하고 옵니다.」


「그런가」


「이걸로 확실히 아버지와 함께... 으헤헤...」


「어이, 적령기의 아가씨가. 으헤헤라든가 그 전에 침 닦아라.」


오옷! 어느 샌가 입에서 정열이 넘쳐 나오고 있었다!

입가를 손수건으로 닦으며, 문을 나가면서 기가 막혀하는 아버지에게 말을 건다.


「다녀오세요. 아버지. 힘내요.」


「고마워. 빨리 자는 거야」


문이 닫힌다. 나만의 공간이 된 방.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아버지가 마시고 있던 칵테일을 조사해 본다.


「코펜하겐...코펜하겐이야...아, 찾았다. 흠흠...의미는....」


그 의미가 표시되었을 때, 나는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비밀의 사랑.....」


우햐아-...위험해, 위험해요!! 뭐야 이건!! 그 아버지가....나를... 우햐아-!!!

텐션이 올라 허둥지둥 하고 있자, 방에 들어온 아버지한테 꿀밤 맞았습니다. 이걸로 3번째입니다.


전략 어머니.

아버지와 헤어진 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게, 제가 아버지와 결혼할 수 있으니까요.

어머니...지지 않아요?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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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픽시브에서 건진 작품입니다.


실은 이게 끝이 아니고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결혼생활 하루노 루트가 너무 진지하다 보니 가벼운 걸 건드려 봤습니다.


왠지 그 작품 느낌이네요.


열혈 어택->츳코미 구조가


오빠라도 사랑만 있으면 관계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