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가끔 번역물을 올리는 블로그입니다.
2ndboost

태그목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⑧ 후편 11/25 완결.

 

긴 하루가 끝나, 눈이 내리는 골목길을, 그와 그녀는 걷는다. 그리고, 그녀와 여전히 변할 수 없는 그의 이야기가 맞이하는, 하나의 결말.

 

 

          ×          ×          ×

 

 

대로의 편의점에서 나오자, 밖은 눈이 조금씩 날리고 있었다.

저녁부터 하늘을 가리고 있던 구름이, 간신히 일할 마음이 생긴 것 같다. 뺨을 스치는 차가워진 공기에, 간간히 섬뜩하고, 차디차게 물기 어린 눈 알갱이가 섞인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들뜨는 단어 앞에서, 이런 이런 벌써 연말연시인가 생각해 버리는 걸 보면, 내게는 역시 크리스마스에 대해 이렇다 할 감개가 없다고 재차 자각했다.

편의점을 나오자마자 골목길을 구부러져, 주택가로 발길을 향한다.

저녁, 유이가하마 일행들과 다닌 길은, 거주자들이 장식한 길일 것이다. 일루미네이션 장식이, 반짝, 반짝하고 점멸을 반복한다. 왕래가 적어진 이 시간, 이 것들은 누구를 위해 어둠을 비추고 있었던 걸까. 맞이해야 할 가족은, 일찌감치 집안일 텐데.

당분간 걸어, 유키노시타 맨션 앞 근처에서, 하루노 씨가 잠시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모습도 또, 어렴풋이 일루미네이션으로 비치고 있다.

하루노 씨도 나를 눈치 챈 것 같다. 작게, 가슴 앞에서 손을 흔들어 왔다.

 

 

「야아, 기다렸어?」

 

「...그거야 뭐」

 

 

하루노 씨가 유키노시타 맨션 안으로 사라지고 나서, 나는 대로의 편의점까지 피난하고 있었다. 엔트란스에서 얼면서 기다릴 수도 없다. 실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감기 걸릴 정도로,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정말로 기다려 줬네.」

 

「아무튼... 의뢰고」

 

 

일단, 받은 의뢰는 끝까지 지켜보려고 생각했을 뿐이다. ...원래, 유키노시타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찾는다, 라는 의뢰를. 기회주의도 정도가 있지만, 나는 그 의뢰를 뜻밖에 해결해 버린 것 같으니까.

그 결과 보고를, 나는 들어 두고 싶었던 것뿐이다.

 

 

「후후... 이러니 저러니 해도 히키가야 군은 성실하네.」

 

 

하루노 씨는 악의도 없이 미소 짓는다. 그 미소는, 어딘가 안심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따라붙기 전에, 그녀는 휙 하고 등을 돌려 걷기 시작한다.

 

 

「...역에 간다면, 이쪽 아닙니까?」

 

 

나는 걸어 온 길을 약간만 되돌아본다.

 

 

「응-, 조금만 걷지 않을래? 누나와 밤 산책이라는 걸로」

 

 

...아무튼, 그거야 상관없지만.

나는 약간 빠른 걸음으로, 하루노 씨의 한 걸음 뒤까지 따라잡아, 그 거리를 유지한다.

하루노 씨는 그걸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앞을 향해, 느긋한 속도로 계속 걸어간다. 그리고, 약간만 얼굴을 올린다.

 

 

「눈, 내려오는 것 같네.」

 

「...그러네요.」

 

「쌓이는 걸까나.」

 

「...글쎄요, 이 정도라면」

 

 

보면 알 것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런 어떻게든 좋은 얘기라는 것도, 하루노 씨로서는 드물다. 어딘가, 그건 나오는 태도를 엿보고 있는 듯하게도 보인다. 어떤, 얘기를 꺼내면 좋을까, 하고.

나부터 얘기를 꺼낼 이유도 없고, 잠깐의 침묵이 계속되었다.

 

 

「...프레젠트는」

 

 

그리고, 하루노 씨는 간신히 입을 연다.

 

 

「프레젠트는, 확실히 건네줄 수 있었어.」

 

「...기뻐했는지, 유키노시타는」

 

「글쎄, 어떨까. 그것보다, 여러 가지 말을 들어버렸어.」

 

「.........」

 

「유키노 짱한테, 혼났어.」

 

 

아하하, 하고 하루노 씨의 웃음소리가 작게 울린다. 그건 한순간 희미하게 빛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다.

 

 

「왜 말해주지 않았던 거냐고, 혼나 버렸어. 다음부터는 중요한 일은 확실히 말하도록, 약속 당해 버렸어.」

 

「...........」

 

「그래도, 결국... 어리광은, 말하지 않았어. 확실하게는, 말해주지 않았어.」

 

「...........」

 

 

유키노시타의 어리광. 언니의 결혼은 알려지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여동생이 말해야 할, 어리광. 그것이 어떤 종류인지는, 예상이 간다.

 

 

「심술쟁이지요, 유키노 짱도. 그 정도쯤은 알고서도, 스스로 결정하라고 하니까.」

 

「..............」

 

 

아마, 그렇지 않겠지. 그건 하루노 씨라도 해도, 알고 있을 터다.

유키노시타는 어디까지나, 그건 하루노 씨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말하지 않았겠지. 마지막은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고, 그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히키가야 군이 유키노 짱한테 말하게 하려고 했던 것도, 아마 그거지?」

 

「...글쎄요.」

 

 

나로서는 말할 수 없고... 생각해 보면 여동생이라도 말할 수 있을 리 없었던 것이다. 그 점에 관해서도, 유키노시타는 끝까지 옳았다. 올바르게, 있으려 했다.

하루노 씨의 결혼의 시비에 관해서.

그와 그녀의 결혼이 잘못됐다니... 더더욱 말할 수 있을 리도 없다.

 

 

「아-아」

 

 

하루노 씨는, 과장스럽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린다.

 

 

「곤란해졌네. 유키노 짱하고 잠깐 얘기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흔들리다니. ...지금까지는, 이런 적 없었는데.」

 

 

너무나도 비뚤어져 버렸기 때문에. 그녀는 그것을 그것이라고 인정하지 못하고, 볼 수 없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보지 않은 채로, 몹시 피폐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한 번 끊어져, 재차 올바르게 연결됐다. 그래서 그녀의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언니와 여동생의, 관계라는 것이.

그건 확실히, 그녀의 걸음을 막고 있다.

 

 

「곤란해졌어... 어머니한테 뭐라고 하면 좋을까. 아무튼 무슨 말을 해도, 굉장히 기분 나쁘게 생각하겠지만. 한 번, 정해진 거니까.」

 

 

그녀의 걸음을 막고는 있지만.

갑자기, 그녀가 뒤돌아본다.

 

 

「곤란해졌는데 기쁘다고 할까... 정말, 곤란해졌어요.」

 

 

그녀는 그것을, 쓴 웃음과 함께 인정하는 것 같았다.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유키노시타 하루노.

모든 것에 선택된 그녀. 선택되어 버린 그녀.

하지만 그녀가 선택받고 싶었던 건, 다른 어느 것도 아니고, 다른 누구도 아니었다.

그녀는 분명―――단지 하나에, 단 한 사람에게 선택받고 싶었던 것이니까.

보통의, 자매처럼.

 

 

「그러니까... 이건 패배. 내 패배네. 히키가야 군들의, 작전 승리야.」

 

「...좀 봐주세요.」

 

 

나도 또한, 쓴 웃음을 흘린다. 승리라고? 틀려, 나는 졌던 것이다. 그 정도는 안다.

말하자면, 유키노시타의 단독 승리.

내 계획이 어이없이 간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될 뻔했던 결과를 무리하게 바로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유키노시타니까. 아무리 결과가 내 예상대로라고 해도... 내 책략은, 전전에 유키노시타의 책략으로 교체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나와 유키노시타를 세트로 말하는 건... 적당히, 그만둬 줬으면 했다.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전해졌는지는 모르지만, 나의 쓴웃음에, 그녀는 그렇게 대답했다.

 

 

「있지 히키가야 군.」

 

「...뭔가요.」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해?」

 

「...........」

 

 

하루노 씨의 질문 의도를 알지 못하고, 나는 돌려줘야 할 말을 잃는다. 하지만 그녀는, 내 대답 같은 건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는 듯이, 말을 계속한다.

 

 

「곤란할 텐데, 기쁠 텐데... 눈치 채면 앞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하는 내가 있어.」

 

「.............」

 

「어째서 이런 식으로 되어버렸을까, 난」

 

「...그런 건」

 

 

그런 건, 당신이라면 벌써 알고 있을 터다.

변함없으니까. 바뀔 수 없으니까. 사람은 간단히, 자신을 부정해서는 안 되고... 자신을 버리고 가는 건 할 수 없을 테니까.

자신 내부에 모순된 감정이 있다고 해도. 그걸 인정해 버렸다고 해도.

 

 

「바뀌지 말라고 하는 건, 잔혹하지요. 바뀌라고 간단히 말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

 

「나는 유키노 짱한테, 그렇게 말해왔을까.」

 

 

변함없으면, 그 비뚤어진 관계도 계속된다. 지금까지와 같이, 질질 끌어버릴 수도 있다. 한계를 눈치 채게 될, 그 때까지.

 

 

「그렇지만... 유키노 짱은, 강해졌어. 내가 바란 대로의, 강한 여자애가 되어 버렸어.」

 

 

그래,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조금씩 주위는 변해간다. 변하지 말라고 외친다고 한들, 그런 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한계를, 깨달아 버릴 때가 찾아온다.

 

 

「그럼 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녀는, 아무런 꾸밈도 없이, 소박하게 그렇게 의문을 나타냈다.

 

 

「...저한테는, 몰라요.」

 

 

내게는, 정답은 이끌어낼 수 없다. 그녀에게 억지로 조력하게 되고, 그녀에게 무리하게 바로잡혀 간신히 여기에 있는 나에게는. 간신히 뭔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나에게는.

 

아는 건, 짓궂게도 눈앞에 있는 그녀가 놓인 상황뿐이다.

막다른 골목. 스스로 판 구멍에 자신이 파묻혀 버릴 듯한, 어쩔 수 없는 자승자박.

정상과 최저의, 단 하나의 공통항.

그렇지만,

 

 

「그렇지만... 어떻게든 하겠죠?」

 

「...간단히 말해주네. 그거야, 어떻게든 할 수 밖에 없잖아?」

 

 

그래. 그것이 나와 그녀의 큰 차이.

내가 단념할 수밖에 없듯이, 그녀는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으니까.

다음의 한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여동생의 어리광을 감안하면서... 언제나처럼 방약무인으로 해치워 버리면 되지 않습니까.」

 

「터무니없는 말이네-. 히키가야 군은 어머니를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싫은 신뢰구나, 하고 하루노 씨는 쓴 웃음을 띤다.

신뢰, 군. 그렇게 말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나의 책략에, 마지막에 움직여 주는 사람은, 결국 그녀였으니까. 그녀라면, 여동생을 잘라 내지 않고서도, 아니, 받아들이고도 더욱 더, 바라는 미래를 선택해 쟁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에 걸맞은 스펙이, 그에 상응하는 냉철한 사고가, 그에 적합한 정신력이, 그녀에게는 있다.

나는 그녀에 관해서만은 착각할 리 없다고 호언하고 있었으니까... 그 역도 또한, 그렇다. 그 정도는, 나조차도 안다. 하물며, 여동생에게 재촉 받으면, 세상의 연장자라는 사람은 싫어도 전력을 내지 않을 수 없고.

...참으로, 싫은 신뢰다.

 

 

「하아...뭐, 히키가야 군한테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겠지. 확실히...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나요... 여러 가지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하루노 씨는 겨우 대담한, 미소를 띤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를, 공연히 검은 미소를. 아니, 정말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건지 몰라... 솔직히 말하면 역시 서투르다, 이 미소는. 왠지 내가 또 손해 볼 듯한, 그런 불길한 예감까지 몸을 관통하고 있다.

그런 나의 경직된 얼굴 같은 건 완전히 모르는 체하는 식으로, 그녀는 문득 생각난 듯이 조금만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 그래도 그 전에」

 

「네?」

 

「...책임, 져 주실까나」

 

「...............어?」

 

 

내가 그 말을 다 이해하기 전에.

살짝 하고, 나를 뭔가가 감싼다.

그것이 하루노 씨의 양팔이라고 눈치 챘을 때에는, 나는 그녀에게 구속되고 있었다. 아니 물론, 풀어 버릴 수 있겠지만... 몸이 굳어져 버려,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채, 심장만이 경종을 울린다.

어슴푸레한 골목길 구석에서, 가로등으로 생긴 나와 하루노 씨의 겹친 그림자만이 아련히 비치고 있다.

 

 

「저, 기...」

 

「입 다물어. ...히키가야 군, 나 아까 전부터, 실은 굉장히 기분 나쁜 거예요.」

 

「............」

 

 

그렇게 귓전에서 말하면, 입 다물지 않을 수 없다. 뭔가 쓸데없는 말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등 뒤에 둘러진 손이 등을 찢어버릴듯한 망상에 한순간 빠진다. 어디의 괴물이야 그건.

하루노 씨는 말을 꺼낸다.

 

 

「히키가야 군은 내 계획을 엉망진창으로 해 줬어.」

 

「............」

 

「그 탓에 나, 꽤 멀리 돌아가야 할 것 같은 걸.」

 

「............」

 

 

여기까지 듣고, 나는, 이것이 그녀의 원망하는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을 두고, 그녀가 간신히 입에 담는, 나를 향한 원망의 말.

 

 

「모처럼 유키노 짱을 맡길 수 있는 애를 찾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추가로 돌려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람의 여동생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

 

「유키노 짱은 화나고, 어머니와는 싸우지 않으면 안 돼요, 벌써 엉망인데」

 

「...............」

 

「버렸을 터인 미련을 끌어내서, 깨닫고 싶지 않은 걸, 깨닫게 해 버리고」

 

「..............」

 

「이런... 추태를 보이게 돼서」

 

 

스르르 하고, 그녀의 팔이 풀려 한순간 나는 그녀와 마주본다. 그녀의 표정은, 처진 흑발에 가려 안보였지만.

마치 이 모습을 보라고 말하듯이. 이 추태는 내 탓이라고 말하는 듯이. 그녀는 나는 말 이외의 수단으로 몰아세운다.

 

 

「있지, 히키가야 군...」

 

 

내 옷깃을 잡은, 꽉 쥔 손.

그리고 살짝, 그 위에 얹힌 중량감.

내 편에서는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녀의 손과 머리가 닿고 있는 내 가슴만이, 서서히 열을 띠고 있다.


「히키가야 군에게라면, 이런 나를 보여도 좋을까... 라니, 믿지 않지요, 히키가야 군인걸.」

 

 

후후, 하고 자조적으로, 어딘가 외로운 듯이 들리는, 작게 소리를 죽인 웃음.

하지만 그녀의 신체는, 옆에서 보고 있어도 모를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나만이 그것을 안다. 알고 싶은 것도 아닌데, 알아 버리고 있다.

 

 

「.............」

 

 

그녀는 내게, 책임을 지라고 말한다.

그녀의 약점을 폭로해 버린 것을, 책망하고 있다.

그 흔들림은, 겨울 길의 냉기가 불러일으킨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그녀 안에서 흘러나온 냉기에, 그녀 자신이 얼고 있었던 것일까. 그녀의 가면에 덮이지 않은, 여린 부분이 추위를 호소하고 있던 것일까.

 

...어느 쪽이든.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해서, 그녀를 받쳐주는 것만으로도 힘겹다.

적어도 흔들림이 사라질 때까지, 이렇게 해서 거들어주는 것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나」를 봐 버린, 내가 지게 될 책임이겠지.

그녀의 원망하는 말을 달게 받는다고 해도, 나는 그녀를 동정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싫을 정도로 이해했다고 해도, 그런 동정만은, 해서는 안 된다. 대신하다니 당치도 않다.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은... 그녀 자신이니까.

계속 그녀와 함께 있던, 자그마한 에고이즘이니까.

다만,

 

 

「...믿어요.」

 

 

그것만큼은 전해 두고 싶었다. 내가 그녀에 대해, 착각은 하고 있지 않다는 것만은. 그녀 안에 있는, 그 작은 에고이즘을 알고서, 옳다고 한 사람은 나니까. 알고 있다는, 그것만큼은 전하고 싶었다.

 

 

「............그래」

 

 

하루노 씨는 그 말만 하고, 잠시 동안 체중을 내게 맡긴 채, 가만히 있었다.

 

 

「...............」

 

「................」

 

 

이윽고, 그녀의 떨림도 안정됐다. 정말 수 십초였을지도 모르고, 몇 분이나 걸렸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닿은 순간부터 미쳐 버린 나의 시간 감각으로는, 그건 저울질 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내게서 천천히 떨어진다. 스며든 열은, 아직 내 가슴에 남아 있다.

그녀는 왠지 불만스럽게, 지긋한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저기 말야, 이럴 때는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꼭 껴안는 게 정답. 왜 멍하니 서고 있는 거야.」

 

「...그런 걸, 저한테 기대하지 말아주세요.」

 

 

탈력감을 느끼며 내가 대답을 하자, 유쾌한 듯이 쿡쿡하고 웃는다.

평소처럼, 변함없는 유키노시타 하루노인 채로.

 

 

「뭐, 그것도 그러네요... 히키가야 군은, 그렇게 언제나 오인하는 걸.」

 

 

          ×          ×          ×

 

 

「...........뭐야 이건?」

 

「아ー, 아니...커피지만요. MAX커피」

 

「...............」

 

「아니, 맛있어요, 이거. 바보 같이 답니다만」

 

「..............」

 

「거기에 그, 따뜻하고」

 

「...그거야 아무튼 나 춥다고 말했지만 말야... 으ー응, 그런 말이 아닌데」

 

 

아무튼 됐나, 하고 하루노 씨는 내가 자판기에서 산 MAX 커피를 받았다.

 

그렇게 해서, 나와 그녀는 귀로에 오른다. 서로가 돌아가야 할 장소로.

어딘지 모르는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어떻게든 상관없는 듯한 얘기를 툭툭하고 주고받으면서.

그러니까 이건, 사족과도 같은 것이다. 앞으로 먼저 떠올릴 일도 없겠지, 책 구석에 기입된 낙서 같이 종잡을 수 없는 대화.

 

 

「그렇다고 할까 정말로 여기 어딘가요? 꽤 대로에서 벗어나 버린 생각이 듭니다만」

 

「글쎄, 어디일까요.」

 

「...진심으로 말하는 건가요.」

 

「반 정도는 그래. 나도 모르는 길이고」

 

「...............」

 

「뭐야 그 얼굴. 별로, 헤매고 있는 게 아니에요? 유키노 짱이 아니니까.」

 

「...자매는 닮는다고 하던데 말이죠.」

 

「신용 없구나... 그래도, 이렇게 하는 건 조금 즐거워지지 않아? 모르는 길을, 흔들흔들 걷는다는 것」

 

「...모르는 길에는 여러 가지 위험도 잠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그러네. 히키가야 군과 밤길에서 만나면 꽤 무섭지요.」

 

「...그렇게 수상한 사람으로 보입니까.」

 

「어라? 히키가야 군이 돌아다니지 않는 이유는 경찰에게 심문받고 싶지 않아서 아냐?」

 

「범죄자 레벨인가요...」

 

「후후... 나는 그런 걱정도 없고, 제법 즐거워. 모르는 길을 걷거나 모르는 거리를 걷거나 하는 것이라는 건」

 

「하아, 그런가요.」

 

「응, 모르는 사람과 수다 떠는 것도... 내가 모르는 사람은, 나에 대해서도 모르니까. 마음이 편해.」

 

「.........」

 

「대충 그럴까나.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로 다네, 이거. 약간 칼로리라든지 신경 쓰여.」

 

「걷고 있고, 약간은 소비되지 않습니까.」

 

「그것도 그런가. 약간 서두를까? 막차가 몇 시까지였지?」

 

「...아직 있다고 생각해요. 서두르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러네. 히키가야 군의 집, 가이힌 마쿠하리 쪽이었지?」

 

「...그 쪽이라도 갈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할까 왜 알고 있습니까.」

 

「코마치 짱이 가르쳐 줬으니까-」

 

「...그런가요」

 

「우리 집, 역에서 머니까 말야. 걸어서 돌아가는 건 과연 어려울까나...아, 혹시 괜찮으면 히키가야 군 집에서 하룻밤」

 

「부르면 오잖습니까, 츠즈키 씨라든가」

 

「정말, 무정하네. 그거야 농담이지만... 이 시간이고, 무엇보다도 오늘, 나 집에서 빠져나와 버렸으니까 말야...」

 

「...묵게 하지 않아요.」

 

「알고 있다고. 농담이 통하지 않는 애군요. 정말... 적당히 택시라도 잡을까나」

 

「그런가요...」

 

「...그래도 그러네, 묘한 인연이지요.」

 

「.....뭐가」

 

「야아, 히키가야 군하고 유키노 짱이 알게 된 계기라는 거, 원인을 더듬으면 통학 중에서의 사고잖아?」

 

「...........」

 

「우리 집도 별로 부를 과시하고 싶어서 차로 통학하는 게 아니고 말이야, 단순히 교통편이 나쁜 거야. 거기에 아버지도 일단 의원이고, 방범이라는 의미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

 

「그렇게 말해놓고 저런 사고 일으켰으니까 아이러니하지만. 아아, 미안해... 히키가야 군 입장에서는 재난이겠지?」

 

「...그다지, 벌써 끝난 일이고」

 

「...그 때도 이런 식으로 말했었지요. 왠지 얼굴이 굳어지면서」

 

「............」

 

「불평이라면 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히키가야 군은, 얼마든지 그럴 권리가 있으니까.」

 

「............」

 

「...흐응,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 역시 무르네, 히키가야 군은. 이 커피 같은 수준으로 달아... 몸에 독일 정도로」

 

「내 욕은 상관없습니다만, MAX 커피의 욕은 허락하지 않아요.」

 

「에? 아아, 응... 화내는 부분이 거기야?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 이거... 스파이인가 뭐야?」

 

「단순한 팬이에요,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가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지요... 어떻게든 좋을 때에」

 

「..............」

 

「하지만 아무튼 당사자가 탓하지 않는 이상, 유키노 짱이 신경 쓸 필요는 역시 없었겠네. 유키노 짱은 원래 아무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단지 타고 있었을 뿐이니까.」

 

「............」

 

「그런데도 유키노 짱은, 싫어 졌을 거야.」

 

「............」

 

「정말, 싫어졌다고 생각해. 통학에 차를 쓸 정도로 먼, 그 집이. 져야 할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 그 집이. 그러니까... 나왔어.」

 

「.............」

 

「나는 처음에, 아아 또 라고 생각했어.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주제에 고집 부리는, 평소의 그 아이겠지 하고」

 

「고집, 입니까」

 

「그래. 시시한 긍지 때문에, 시시한 주의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애의 억지라고 생각했어. 조만간 꼬리를 사리고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

 

「하지만, 달랐어. 당초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벌써, 달라」

 

「.............」

 

「그 애는 그 애인 채 강해졌어. 문화제에서 나를 설파할 정도로. 아까 전 같이, 나한테 화낼 수 있을 정도로」

 

「.............」

 

「히키가야 군이나 가하마 짱 덕분이에요. 유키노 짱이 강해질 수 있던 건」

 

「......그럴 리」

 

「으응, 그런 거야. 이런 말 하는 건 그렇지만... 어떤 시작이든, 유키노 짱이 히키가야 군과 알게 돼서 다행이었어. 가하마 짱이 곁에 있어줘서, 다행이었어.」

 

「.............」

 

「정말... 묘한 인연이지요.」

 

「.....그런 게 아니에요.」

 

「그래? 옆에서 보면 그렇게 보여요, 보고 있는 사람은 정확하게 보고 있으니까.」

 

「.............」

 

「분명 그 애는, 좀 더 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나도, 분명 머지않아 추월해 버릴 거야.」

 

「...본인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그건 방법이 잘못돼 있으니까 그래. 내 뒤에만 붙어도, 그거야 퍼포먼스도 떨어질 거고. 그 애는, 그 애의 방식을 관철하면 좋은 거야. 유키노 짱도, 요즘 겨우 알아 준 것 같고」

 

「유키노시타의 방식, 입니까.」

 

「응. ...가끔, 굉장히 부러워져. 나는 할 수 없는 거니까」

 

「............」

 

「정말, 가-끔이야. 저런 딱딱하게 사는 방식, 지쳐버린다고 생각하는데」

 

「......뭐어, 확실히」

 

「나도 옛날부터 여러 가지 말해 왔는데... 그런데도 변함없는 것 같으니까. 변하니 않아도, 좋은 것 같으니까」

 

「............」

 

「그러니까, 히키가야 군처럼 긴장을 풀어 주는 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봐 달라고, 아까 전에 말하지 않았나요.」

 

「아하하, 그랬었나? 이 흐름이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얼마나 쉽습니까, 저는... 여기에서 대로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진짜네. ...뭐야, 막차 시간에 맞아버렸나」

 

「...제 때에 보내 줄 생각 없었습니까.」

 

「별로-. 그것도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 해서」

 

「...그럴 리 없죠. 어떻게 생각해도.」

 

「그래? ....난, 그렇지도 않은데」

 

「................」

 

「돌아가면 오늘 일, 어머니한테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르기도 하고. 하아...」

 

「...그런가요.」

 

「어머어머? 뭘까나, 그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얼굴. 응? 누나한테 말해봐」

 

「...기분 탓 아닙니까.」

 

「...후후, 그런 걸로 해 줄게. 커피, 고마워」

 

「팬이 늘어난다면 최상이에요.」

 

「...그러니까 뭘까나, 그 과도하기까지 한 애착은. ...아, 설마라고는 생각하는데, 전에 사준 거, 이걸로 없었던 걸로 하려고 해?」

 

「...서, 설마」

 

「거기서 노골적인 표정 짓지 마요... 아무튼, 별로 상관없지만. 산다고 한 사람은 나고. 120엔, 잘 마셨어요.」

 

「하아... 아무쪼록」

 

「히키가야 군 집은 반대 방향이네. 코마치 짱, 걱정하고 있을지도.」

 

「어떨까요. 의외로 벌써 자고 있을지도 모르고」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크리스마스니까, 적당히 돌아다니고, 오빠답게 여동생하고 놀아주지 않으면 안 돼」

 

「...그 말, 전부 돌려줍니다.」

 

「후후, 그것도 그러네.」

 

「......괜찮습니까.」

 

「응-? 뭐가?」

 

「아니요... 뭐라고 할까.」

 

「그만두세요. 여기까지 몰아넣은 본인한테 걱정되면 조금 곤란한데」

 

「......」

 

「괜찮아요. 여러 가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었죠?」

 

「...불길한 예감 밖에 안 드는데요.」

 

「글쎄군요. 그건 열어 보고 나서의 즐거움일까나?」

 

「와- 기쁘다...」

 

 

정말로, 사족 같은 얘기다.

오늘 자고 내일 일어나면, 깨끗이 잊어버릴 듯한 이야기.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나약한 소리나, 히키가야 하치만의 한순간의 당황스러움 같은 건... 역시 잊어버리는 게 좋다.

 

 

「히키가야 군」

 

「...네?」

 

「그럼, 다시 또 봐.」

 

 

그런데, 이걸로 간신히 풀려났다.

일련의 소동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듯한, 작은 이야기의 작은 끝.

본격적으로 따뜻한 침대가 그리워졌다. 집에 돌아가는군, 내게도 여동생이 있잖아...라는 것이다. 어쩐지 다르다는 생각도 들지만.

코마치도 과연, 이런 시간에 돌아가면 화나 있을지도 모른다. 뭐, 화내고 있는 얼굴도 귀엽지만. 너무나 귀여워서 내년 즈음에 과감히 고백할 정도로...음, 깬다, 나도 깼어요. ...그래도 실제, 그런 터무니없는 짓을 할지 모르는 남매가 세상이라고 할까, 이 치바 현 내에는 아직 있는 것 같고. 전례가 너무 가까워서 사람의 도를 벗어날 것 같고 무섭다.

흠, 나도 그렇게 쓸데없는 일을 생각하는 걸 보니, 겨우 평소대로 되돌아 온 것 같다. 이 상태라면 짧은 겨울 방학도 쾌적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왠지 후반은 봉사부 활동으로 채워지고 있으니... 가불해서 게으름 피울 수밖에 없다. 그래야 한다.

 

―――나는 이렇게 해서,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다.

 

아니...뭔가가 바뀌고 있다는 걸 인정해 버린 지금, 그런 평온도 또 정말 한 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시간의 흐름은 가차 없이, 모든 것을 평정해 간다. 세계는 언제나처럼, 여전히 잔혹하다. 풀솜으로 목을 조이듯이, 그건 천천히 진행되는 걸까.

 

그렇기 때문이야 말로, 나는 자신에게 상냥해지고 싶다. 분명 그런 생각 같은 걸 해도 또, 한순간일지도 모르니까. 언제 자신이 싫어질지, 또 모르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 때만큼은.

 

...이렇게 말해도 뭐, 그런 일을 생각하거나 생각하지 않거나 하는 것이다. 이 때의 나는. 그 후의 전개 같은 건, 알 수도 없고.

어, 뭐야 이 나레이션... 굉장히 불안해.

 

 

          ×          ×          ×

 

 

히키가야 하치만의 잡학 코너.

그린 슬리브스라는 곡이 있다. 하루노 씨가 흥얼거리고, 유키노시타의 오르골이 연주하고 있던 멜로디. 내 개운치 않은 발상의 단서가 된 곡이기도 하다.

실은 이 선율, 『What Child Is This?』라는 크리스마스 노래에도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별로 듣지 않는, 꽤 마이너라고는 생각하지만. 추가로, 소스는 유키피디아 씨. 나도 그 뒤 위키피디아로 조사했지만.

유키노시타가 알고 있었던 곡이다. 아마, 하루노 씨도 알고 있었겠지. 그렇다고 할까 아마, 같은 생각으로 그 장난감가게에 갔던 거라고 생각한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고 있던 그 시기.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그것을 생각해 내, 여동생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려고 했을 테니까.

아무튼, 역시 자매다. 겉은 얼굴 빼고 전혀 닮지 않았지만.

같은 선율이 흐르고 있으면서, 전혀 다른 곡이 된다. 그런 일이, 아마 세상에서는 많이 있겠지. 저, 자매처럼. 아무리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해도, 근본에 흐르는 선율에는, 분명 통하는 게 있다.

아니, 이런 잔 지식, 억지 같은 거다. 그러니까 뭐라고 할까 하면 그것뿐인 이야기.

다만 이 기회주의적인 이야기 위에, 새로운 기회주의를 덧칠해 봤을 뿐이다. 크리스마스에 안성맞춤인, 일루미네이션 정도로 생각해 준다면 좋다.

그런데, 이제 적당히 끝내고 싶지만, 기회주의 이야기는 약간 계속된다.

 

 

 

 

「유키농! 생일 축하해!」

 

「그건 어제 전화로 들었지만. ...그래도, 고마워요, 유이가하마 양.」

 

「와~ 오랜만의 유키농이다~. 있지, 이거 프레젠트! 유키농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해!」

 

「저기, 그렇게 달라붙으면... 뭐 좋아요, 말해도 듣지 않을 테고...」

 

「.............」

 

 

내가 역전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이 백합백합 광경이 퍼지고 있었다. ...우와아, 가까워지고 싶지 않아.

 

 

「아, 하치만 안녕」

 

 

그러나 여자 두 명 옆에서 천사... 아니 토츠카가 손을 흔들고 있다. ...우와아, 가고 싶어.

내가 왜 그러는 걸까 하고 한순간 발을 멈추고 있자, 때때로 내 어깨를 쿡쿡 찔러 오는 녀석이 하나. 배웅이라 말하며 따라 온 코마치다.

 

 

「왜 그래 오빠?」

 

「어? 아-, 아니, 왜 토츠카는 그 공간에 위화감 없이 섞여 있나 해서...」

 

 

위화감이 없는 정도가 아니다. 옆에서 보면 슬슬 유닛으로 데뷔해라 그럴 정도였다. 물론 센터는 토츠카.

 

 

「아아, 그래... 됐으니까 갈게요. 오레기 짱」

 

「어이, 잡아당기지 마」

 

 

깬다는 표정의 코마치한테 끌려간 나는 3인 조에게 가까워진다.

토츠카가 터벅터벅하고, 내 쪽으로 왔다.

 

 

「안녕 하치만. 그리고 코마치 양.」

 

「오우 토츠카... 오늘도, 저기, 뭐라고 할까, 귀ㅇ」

 

「무슨 말하려고 그래 오빠!? 토츠카 오빠 안녕하세요.」

 

 

내 망언을 캔슬하듯이 코마치가 재빨리 껴들어 온다. 아아, 나도 이상해 졌다. 맑은 겨울 태양에 비친 토츠카가 너무나도 너무 아름다워 실수할 뻔했을 뿐이야...

토츠카에 이어, 유키노시타에게 달라붙어 있던 유이가하마가 얘기해 온다.

 

 

「아, 안녕 코마치 짱! 그리고 힛키!」

 

「안녕하세요」

 

 

이상하네, 만나기로 한 사람은 내 쪽인데, 왜 그 다음 취급인 거야? 유이가하마의 우선순위를 엿본 순간이었다. 피해망상이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유키노시타도, 유이가하마를 약간 떼어 내고 이쪽을 뒤돌아본다.

 

 

「어머, 안녕하세요, 코마치 양. 무슨 일일까... 개의 산책?」

 

「...누가 개야, 누가」

 

「...말하는 개는 드물다고 생각했더니, 히키가야 군이었네. 안녕하세요.」

 

「큭... 아침부터 절호조군, 너...」

 

「별로... 그렇지도 않아요.」

 

 

나의 쓴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식으로, 유키노시타는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라, 평소라면 여기까지 철저히 하면 우쭐거리는 표정 한 번이나 두 번은 띄울 텐데...

 

 

「그래서? 히키가야 군, 수험 직전의 여동생을 동반해 외출이라니 좋은 신분이군요. 당신에게는 오빠로서의 책임감이라는 게 결여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 별로 나는...」

 

「죄송합니다, 유키노 언니! 코마치가 마음대로 배웅하러 왔어요! 오빠 아무리 지나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두드려 일으켰습니다만, 그런데도 역시 걱정이라...」

 

 

내 변명을 차단하듯이 코마치가 변명한다. 그 말을 듣고 유키노시타는 흠 하고 끄덕였다.

 

 

「...과연,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어쨌든 히키가야 군이 나쁘다는 결론에 변함은 없는 것 같아요.」

 

「코마치, 너 말야...」

 

 

나는 코마치를 노려본다. 자신이 마음대로 따라온 걸 분명히 밝히면서 내게 책임을 지운다고는... 무서운 고등 테크닉이었다. 아무튼 일어나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미안해, 오빠?」

 

 

게다가 이 (・ω<)다. 화낼 수도 없고, 정말 밉살스러운 녀석이다. 한 바퀴 돌아 너무 귀엽기까지 하다. 응, 밉지 않아, 귀엽다.

 

 

「어라, 히라츠카 선생님은?」

 

「...아직인 것 같아. 아까 전부터 로터리 부근에 있다고 했는데」

 

 

오늘 1월 4일은, 봉사부 합숙 첫날이다. 우리들은 역전에서 집합해, 히라츠카 선생님의 차로 목적지까지 갈 예정이었다.

아침의 러쉬도 벌써 지나서, 역전의 인파도 3일간 질질 끈 분위기에서 벗어나 드문드문하다.

 

 

「아직 집합 시간까지 5분 정도 남았어요?」

 

 

토츠카의 말에, 유이가하마도 동조한다.

 

 

「거기에 열차가 아니구, 그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좋지 않아? 그것보다 힛키, 프레젠트 가져 왔어?」

 

「뭐? 프레젠트?」

 

 

유이가하마의 화제를 따라가지 못하고, 나는 눈을 껌벅인다.

 

 

「그래요, 유키농한테 줄 프레젠트! 유키농 어제 생일이었잖아.」

 

「아아, 그러고 보니 아까 그런 말을 했었지...」

 

「잠깐, 뭐야 그 반응!?」

 

 

그렇다고 할까 몰랐다. 아니,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들었던 듯한 기억이 있군. 생일에 관한 트라우마를 서로 공개했던 적은 확실히 있었지만. 애처로운 기억만은 남았지만요.

 

 

「우우-... 어제 내가 가르쳐 뒀으면 좋았을 텐데...」

 

 

책망할 필요도 없는데 유이가하마는 자신을 꾸짖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걸 보고, 유키노시타가 위로한다.

 

 

「괜찮아요, 유이가하마 양」

 

「유키농?」

 

「원래 생일이 언제나 겨울 방학이었으니까, 선물을 받은 적 자체가 거의 없었던 걸... 당신에게서 받을 수 있던 것만으로 기뻐요.」

 

「유키농.....」

 

「거기에, 그 남자가 뭔가 줬다고 해서, 내가 기뻐한다고 생각해?」

 

「유키농!?」

 

 

응, 아무래도 프레젠트는 없는 게 정답이었던 것 같다. 내 마음에 좀 더 큰 구멍이 열릴 참이었던 것 같고. 그렇다고 할까 아까 전부터 나한테 너무 까다로워. 평소의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언제나 이상으로 가시 돋쳐. 뭔가에 화나 있다고 할까, 꽁한 얼굴을 하고 있다. 기분 나쁘다는 편이 표현으로서는 가까운 것 같다.

그렇지만 어째서일까... 이 일주일간 연락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이 녀석을 자극할 일은 없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토츠카가 미안하다는 얼굴로 유키노시타에게 사과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몰랐어요... 유키노시타 양, 미안해.」

 

「에, 아니요...」

 

「토츠카는 나쁘지 않으니까 괜찮아.」

 

 

유키노시타가 뭔가 말하려 하고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빨리 토츠카를 보충할 수 있었다.약간의 만족감을 느낀다. 아무튼, 유키노시타도 상대가 내가 아니고, 나처럼 축하받지 않는 것에는 익숙해지고 있는 점을 보면 불평한다고도 생각되지 않지만... 단순히 내가 포인트 벌고 싶었을 뿐.

 

 

「거기에, 크리스마스 때 프레젠트 교환...이던가? 그런 느낌으로 했었잖아. 이젠 그런 돈 없어요.」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니, 이런 일이 있어. 크리스마스 가까운 날에 태어나면 프레젠트 하나만 받아버리는 일이... 슬픈 숙명이다. 아무튼, 소스가 우연히 옆 자리에서 말하고 있던 잘 모르는 녀석이니까, 단순한 개그일지도 모르려나. 경제 사정 같은 게 연관되면 없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암튼암튼 유이 언니」

 

 

하며 거기에 코마치가 끼어들어 왔다. 손으로 내려놓은 가방을 부스럭부스럭 찾아서, 작은 리본 장식이 된 상자를 꺼낸다.

 

 

「오빠가 준비하지 않아도, 코마치가 확실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그렇다는 걸로 유키노 언니, 오빠하고 코마치한테서 라는 걸로 받아주세요.」

 

 

코마치는 빨리 유키노시타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면서, 부정한 관리에게 뇌물을 건네주는 에치고야를 방불케 하는 솜씨로 프레젠트를 납품해, 다시 내 옆으로 돌아왔다. 너무나 좋은 솜씨에, 유키노시타도 한순간 멍한다.

 

 

「아, 예...저기, 고마워요, 코마치 양.」

 

「아니요아니요-. 그리고 그거, 오빠가 주는 거기도 하니까!」

 

「어이, 마음대로 이름 올리지 마.」

 

「괜찮아, 확실히 오빠 용돈 가불해서 산거니까, 가슴 펴도 좋아요!」

 

「무슨 짓 하고 있어 너 말야...」

 

 

나 이번 달 돈 부족인데... 게다가 가불이라든지 가가가 문고도 살 수 없는데...

 

 

「코마치 양, 내 생일을 잘 알고 있었네...」

 

「코마치 네트워크에 걸리면 그런 건 곧바로 알아요.」

 

 

훗훗후 하고 뭔가 있음직하게 웃고는 있지만... 대체로, 그걸 알려줄 것 같은 사람은 한 사람이나 두 명 정도 밖에 없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이가하마를 제외하면, 이미 좁혀진 것과 다름없다.

 

 

「.............」

 

 

유키노시타도 눈치 챈 것 같다. 잠시 골똘히 생각하고... 그리고 관자놀이를 손으로 누르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왜 그런 리액션으로 이어져? 전처럼 노골적으로 싫은 듯한 얼굴을 하는 건 아니지만... 문제는 해소됐지 않았나?

괜찮아, 하며 미소 지은 그녀의 얼굴을 떠올려 낸다.

 

―――아니, 그런, 설마라고는 생각하는데...

 

 

「뭐 좋아요... 히키가야 군.」

 

 

내 사고가 싫은 방향으로 엇나가려고 했을 때, 유키노시타가 한 숨 섞인 말을 내게 건넨다.

 

 

「...뭐야」

 

「아니요... 당신 명의의 물건을 받아 버린 이상, 우선 답례는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유키노시타는 왠지 안타까운 듯한 얼굴을 하면서, 툭하고 말한다. 그 표정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른다. 그녀는 잠시 주저하는 듯한 행동을 보인 뒤,

 

 

「저기...고ㅁ」

 

「유키노 짱~, 햣하로~!」

 

「...어?」

 

 

그런 목소리가, 로터리에서 들려 왔다.

유키노시타 만이 아니라, 우리들도 거기에 끌려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았다.

거기에 있던 사람은... 뭐라고 할까 앞을 볼 것도 없이, 그런 세기말 인사를 하는 사람은, 내가 아는 한으로는 한 사람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할까, 모르는 척 하고 싶었다.

 

 

「언니.....」

 

 

그래,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언니, 유키노시타 하루노다.

하루노 씨는 본 적 있는 거칠고 터프한 차의 조수석에서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있었다. 히라츠카 선생님의 차다. 조수석 문을 열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이쪽으로 달려온다.

 

 

「야아~ 모두들 모인 것 같네」

 

「...모인 것 같다니, 왜 있습니까?」

 

 

게다가, 히라츠카 선생님의 차로. 다시 차를 보자... 히라츠카 선생님이 운전석에서 녹초가 되어 있었다. 피곤하신 것 같네요... 왠지 모르게 원인은 짐작이 갑니다만.

 

 

「응-? 약간의 여행이야, 여행. 그치-, 유키노 짱」

 

 

그렇게 말하고 하루노 씨는 유키노시타에게 팔짱을 낀다. 유이가하마도 달라붙고 있으므로, 양 손에 꽃 상태였다. 여전히 여자한테 인기인 이 녀석... 그래도 실제 이런 모습을 보면, 별로 부럽지 않은 건 어째서일까...

 

 

「언니, 숨 막히게 더우니까 떨어져 주지 않을까...」

 

「유키노 짱 너무해! 가하마 짱도 이렇게 달라붙는데!」

 

 

그런 말을 하면서 하루노 씨는 즐거운 듯이 히죽히죽 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유키노시타는 완전 무뚝둑한 얼굴이다. 유이가하마와의 백합 공간에 껴들어 왔기 때문은 아니겠지... 거기에, 유키노시타의 침착성으로부터 봐도, 하루노 씨가 나타났던 일에 그만큼 놀라고 있는 건 아닌 듯하다. 그 말은, 알고 있다는 거겠지.

 

 

「여행이라니... 어딜 갑니까?」

 

「응, 근처지만 말야. 그게 우연히도... 유키노 짱들과 같은 장소였네요.」

 

 

...그런 우연이 존재하는 건가.

 

 

「언니, 말하지만 우리들은 합숙에 갈 거예요. 관광유람인 언니와는 달라요. 불필요한 행동만큼은 하지 말아주세요.」

 

「네~에」

 

 

유키노시타의 쓴말에, 하루노 씨는 고분고분히 대답한다. 아무튼 고분고분히 답했다고 해도, 이 사람의 경우 정말로 그렇게 행동할지는 매우 의심스럽지만.

...하지만 아무래도, 자매 사이도 조금은 좋아진 것 같다.

하루노 씨의 스킨십에 유키노시타도 불평은 말했지만 뿌리치는 것도 아니고... 유키노시타가 하는 말을 하루노 씨도 우선 들어주고 있는 것 같다.

그건 보통으로 사이가 좋은, 자매로 보였다.

 

 

「이라는 걸로, 하루노도 도중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토론회까지 참가시키는 건... 잘 부탁한다.」

 

 

눈치 채면 히라츠카 선생님도 차에서 내려 여기에 오고 있었다. 여전히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유키노시타 자매의 모습을 보고는, 문득 표정이 느슨해진다.

내 쪽으로 와서, 작은 소리로 물어본다.

 

 

「이건... 네가 뭔가 한 거지?」

 

「...아니요, 아무것도」

 

 

아마, 내 소행이라면 좀 더 여기에는 어두운 광경이 퍼져 있었을 테니까. 부탁하지 않았는데 도움 받고, 바로잡혀서 여기에 겨우 도달했으니까. 이건 내 공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아무튼 원래, 공적을 얻고 싶어서 하고 있는 게 아니고.

 

 

「...그런가」

 

 

히라츠카 선생님은 그 말만 하고, 툭툭하고 내 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러니까, 그만하시라고」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마라, 조금은 너도 성장했나 생각해서 말이지.」

 

 

정말, 하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눈을 가늘게 떠서,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를 바라보았다.

 

 

「성장한 사람은, 그녀들 편이려나?」

 

「...........」

 

「흠... 뭐 그런데도 좋고 말이야. 가까이 있는 인간이 성장하면, 너도 조금은 생각하는 바가 있겠지. 라이벌과 함께 성장해 간다고 말해도... 이것도 소년 만화의 왕도군.」

 

 

그렇게 말하고, 아이 같은 미소를 띤다.

 

 

「...보고 있던 것처럼 말하는군요.」

 

「의외로 어른은 보고 있는 거야.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계속 말이야.」

 

 

최근의 언동을 보면 어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나는 그렇게 반론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 사람은, 이따금 그런 얼굴을 보이니까, 곤란하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담배와 휴대 재떨이를 꺼내, 힐끔 하고 나를 보았다. 할 말은 끝난 것 같다. 나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주위 무리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도록, 그 고리에 조금만 가까워졌다.

하루노 씨는 유키노시타의 팔에서 떨어져 코마치나 토츠카와도 사이좋게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튼 몇 번인가 대면하고 있고... 코마치한테 또 필요 없는 말 불어넣지 않을까.

걱정 돼서, 코마치 옆으로 다가간 그 때,

 

 

「아, 여기서 여러분한테 언니로부터의 발표가 있어~요!」

 

 

그런 말을 하루노 씨가 하기 시작했다. 모두의 머리 위에는 ? 마크가 떠올라 있다. ...아니, 혼자만 묘하게 굳은 표정을 띤 녀석이 있다. 유키노시타다.

 

 

「언니,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응-? 왜, 유키노 짱. 『이것』에 대해서는 언니, 약속은 하지 않았는데」

 

「잠시 기다리세요, 따로 퍼뜨릴 필요는...」

 

 

주위는 아직 뭐가 뭔지 모른다는 모습이었지만... 나는 그 교환에, 정체 모를 불길한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하루노 씨의 그 미소다. 저거, 뭘 꾸미고 있을 때의 정체 모를 미소.

그리고, 유키노시타의 제지도 듣지 않고, 하루노 씨는... 코마치 옆까지 와 있던 내 팔을 잡았다.

 

 

「근데, 어?」

 

 

힘껏 끌려간 나는 그 기세로 하루노 씨에게 닿아 버렸다. 살짝, 하루노 씨의 부드러움과 향기가 가까이 느껴졌다. 역시 무서울 정도로 좋은 향기... 아니, 그럴 때가 아니다.

하루노 씨는 그런 나를 한순간 살짝 보고 미소 짓는다, 그 표정은... 뭐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하루노 씨는 곧장 얼굴을 주위 사람들에게 향하고, 숨을 살짝 들이켜,

 

 

「그러니까 말야-, 나 이번에 히키가야 군하고, 」

 

「언니, 도가 너무 지나쳐요.」

 

 

하루노 씨가 무슨 말을 시작한 순간, 얼어붙는 소리와 함께 유키노시타가 움직였다.

하루노 씨의 비어 있는 쪽의 팔을 잡고, 유무를 말하게 하지 않을 기세로 끌고 간다.

 

 

「...잠깐잠깐, 유키노 짱 아프다니까-」

 

 

하루노 씨는 소리를 지르지만, 저항 같은 저항도 하지 않고 질질 끌려가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있다. 그렇다고 할까 아마 의식적으로 나를 끌어가려 하고 있다. 팔을 놓아 주지 않는다.

 

 

「후후, 왜 그러는 거야 유키노 짱,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입 다무세요.」

 

 

유쾌한 듯이 묻는 하루노 씨에게, 유키노시타는 차갑게 단언한다. 단언하면서도,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우에에에!? 유, 유키농 어디 가!?」

 

 

간신히 사태를 파악하기 시작한 유이가하마가 허둥지둥 하면서도 유키노시타에게 얘기한다.

유키노시타는 휙 뒤돌아보고는, 얼어붙는 듯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유이가하마 양, 잠시 거기서 기다려 주고 있어? ...자매간의 대화가 있으니까.」

 

 

어, 뭐야 그거 무서워. 그렇다고 할까 언니와 얘기한다면, 나 따라가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하루노 씨, 손을 놔 주세요.

유키노시타가 너무 무서워 입에 내는 것도 꺼려졌다. 필사적으로 눈으로 호소했지만, 하루노 씨는 그런 나에게 윙크를 한 번 돌려줬을 뿐이었다. ...아니 필요 없어요. 그런 건.

 

 

 

 

「왜 히키가야 군까지 여기 있을까나?」

 

「...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

 

「아무튼아무튼 유키노 짱, 히키가야 군이 있는 편이 얘기도 착착 진행돼요?」

 

 

하루노 씨의 즐거운 듯한 소리에, 유키노시타는 다시 관자놀이에 손을 댄다. 그 말이 아니라, 하고 작게 중얼거린다. 아무래도, 하루노 씨가 뭘 하려 했는지는 알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그렇지 않으면 저런 방해는 하지 않을 것이고.

유이가하마나 토츠카들에게서 안 보이는 곳까지, 나와 하루노 씨는 끌려와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를 끌고 온 사람은 하루노 씨지만.

하지만, 내가 있는 쪽이 얘기가 진행된다는 건... 무슨 말일까.

 

 

「...언니, 그럼 묻겠는데, 방금 전은, 뭐?」

 

「아까 전? 아아....」

 

 

히키가야 군하고 사귀게 됐다고, 보고하려고 생각했을 뿐인데?

 

 

...............................

 

 

「..............네?」

 

「응, 들리지 않았어? ...나하고 히키가야 군, 사귀게 됐어요?」

 

「............아니, 어?」

 

 

아니, 아니아니. 갑자기 무슨 말이야 이 사람.

엉뚱한 시추에이션을 내던져 오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월등한 차이로 의미를 몰랐다.

 

 

「몇 번이나 말하게 하지 말아줘요. ...부끄러우니까 말야.」

 

 

그렇게 말하고 하루노 씨는 얼굴을 붉게 물들여 보인다. 하지만 입언저리는 곧 있으면 터질듯이 떨리고 있었다. 이 표정은 완전히 다우트.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러니까 그건 임시방편이라고 언니가 말했던 거예요. ...왜 그 장소에서 저런 말을 할 필요가 있어」

 

「에~, 그건 그쪽이 재미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런 이유로 휘젓지 말아주세요. 불필요한 행동은 하지 말라고 했던 바로 직후잖아.」

 

「언니는 불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 억지가 통용된다니...」

 

「...........」

 

 

왠지 자매 싸움을 시작한 유키노시타와 하루노 씨였지만, 사정을 모르는 나는 횡설수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싸움을 중재한다는 역할은, 내게는 너무 무겁다. 대화에 끼어들 수도 없고, 당분간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그런 모습을 눈치 챘는지, 하루노 씨가 유키노시타를 말린다.

 

 

「봐봐, 히키가야 군 곤란해 하고 있잖아. 우선은 사정을 설명하지 않으면, 그치?」

 

「..........아무튼, 의미 모르겠고」

 

 

솔직히 그 사정 같은 것에 말려 들어가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여기서 설명을 듣기를 거부했다고 해도 별로 좋은 결말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유키노시타는 그런 나의 대답을 듣고, 불쾌한 듯이 눈썹을 찡그렸다. 그리고, 툭하고 설명 같은 말을 입에 담는다.

 

 

「......사정이라고 해도. ...그러니까 요점은, 언니의 방편이에요.」

 

 

과연, 방편인가. 아무튼 나 따위 허울 좋은 구실 밖에 되지 않으니까 그런 말을 들어도...근데 설명 끝인가요. 너무 엉성하잖아.

게다가 유키노시타 님, 그걸로 설명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듯,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침묵해 버렸다.

그걸 옆에서 보고 있던 하루노 씨가 쓴웃음을 짓는다.

 

 

「정말... 유키노 짱은 저기압인 것 같네. 그럼 언니가 설명 해볼까나. 유키노 짱, 좋은 거야? 나는 적당한 말 밖에 하지 않아요?」

 

「...이상한 말을 하면 그때마다 정정해요.」

 

「...흐응, 아무튼 상관없을까. 너무 모두를 기다리게 하는 것도 미안하고, 척척 설명할게. 그러니까, 왜 이런 일이 되었냐고 하면, 일주일 정도 전에, 있잖아, 히키가야 군과 만난 날의 다음 다음 날 정도였을까. 빨리 어머니와 서로 얘기해 봤는데...」

 

 

 

그게 어떤 교섭이었는지, 어떤 술책을 썼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유키노시타 자매의 모친이 어떤 인물인지 모르니까, 아마 구체적으로 물어봐도 충분히 이해하지도 못하겠지. 그러니까, 우선 결과부터 말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말한다면... 하루노 씨는 자신의 의지를 부분적으로 통과시키기를 성공한 것 같다.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올해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 같은 것을, 거절했다고 한다. 우선, 지금까지는. 완전한 철회까지는 가지 못했던 것 같지만.

요점은 문제의 연장. 그것만 들으면 하루노 씨답지는 않은 성과라고도 할 수 있다. ...어느 쪽일까 하고 말한다면 내가 자주 쓰는 흘려내기였다.

라고는 했지만, 원래 불리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하루노 씨도 한 번은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고, 회사 간의 문제까지 관련되고 있으니까.

 

 

「아무튼 원래 저 편이 사위로 들어온다는 얘기고. 이게 시집가기라면, 꽤나 난이도가 바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우위를 이용했다는 말일까. 이런 예스런 풍습이라는 건 현대소년인 내게는 그다지 가깝게 느껴지진 않지만.

아무튼 내게 있어서 문제는, 왜 하루노 씨가 아까 전 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는가라는 거다.

그건 하루노 씨가, 교제를 거절할 때에 꺼낸 변명에 있었다.

 

 

가라사대―――「실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교제할 수 없다.」

 

 

그게 뭐야 하고 말하고 싶어지게도 됐지만, 하루노 씨에게 그 말을 차단당했다.

 

 

「어머니와 비무장으로 교섭할 수도 없었으니까. 조금 여러 가지 조사했어요.」

 

 

유키노시타와 얘기한 다음 날을, 하루노 씨는 협상 카드를 찾는 일에 소비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묻고 도는 동안에 얻은 카드 중 하나가,

 

 

「어머니가 연애결혼이었던 건 처음 들었어-. 설마 츠즈키한테서 그런 얘길 듣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한다.

...아무튼, 엘리트끼리 결혼했다고 그게 정략결혼이라고는 할 수 없다, 라는 말이겠지. 전에도 말했지만, 만나는 방법에 트집 따위를 잡으면 안 되고, 반대로 말하자면 결과만을 보고 만난 방법을 섣불리 의심해서는 안 된다.. 히라츠카 선생님이 가까운 시일 내로 결혼했다고 치면, 아아 결국 맞선 봤군요, 하고 말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다. ...아닌가.

 

아무튼 실제, 약혼도 뭣도 아니었던 것 같다. 우연히 좋아하게 되었던 사람이 현지의 윗사람이었을 뿐, 말해 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그 비교적 유키노시타의 부친은 아무래도 엉덩이에 깔리고 있는 것 같지만. 이게 여계 가족일까.

 

그렇다고 할까 츠즈키 씨, 진짜 누굴까. 겉으로 보이는 나이로 볼 때 계속 모시고 있었다면 옛날이야기라든지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으려나... 내 안에서 한층 더 닌자율이 올라 버렸다.

 

그건 그렇다 치고, 하루노 씨가 단기간에 얻을 수 있던 정보는 그것이었다. 그러니까, 그것을 주축으로 논진을 쳤던 것이다. 자신이 연애결혼인데, 딸에게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는 건 이상하다, 라고.

 

 

「언제나처럼 그건 그거, 이건 이거라고 마음대로 판단해 버리면 거기서 끝이었지만... 후후, 어머니가 얼굴 붉히는 건 오랜만에 봤으니까 약간 유쾌했어. 꽤나 숨기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을까나.」

 

 

아마, 그 마안은 모친의 몇 안 되는 틈을 놓치지 않았던 거겠지. 거기를 돌파구로 삼아, 꽤나 흔들었다고 생각한다. 원래 가족에게도 자비 없는 하루노 씨고, 철저하게 해버렸다고 확신할 수 있다.

일반론이지만 고압적인 인간치고 생각지도 못한 역습에는 약하다. 자신이 공격받는 입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방어가 소홀해진다. 유키노시타를 보면 알겠지, 공격에 모든 걸 쏟아 붓는 방식인걸, 그 애.

 

지금까지 요령 좋게, 건들건들 거리면서도 모친의 명령을 어기지 않았던 딸로부터의 반격. 그 기습이 공을 세웠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하루노 씨는 전술의 성과를 얻은듯하다.

 

 

「여기도 여러 가지 양보했지만... 그건 좋다고 치고, 거기까지 말하면 어떤 말 뼈다귀냐는 이야기가 되잖아?」

 

 

아무튼, 되겠지. 거기까지 말한다면 어떤 녀석이냐고 묻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노 씨 입장에서는 그 말은 듣고 싶지 않은 말이기도 했을 것이다. 여하튼, 진정한 이유는 여동생의 어리광을, 자신의 아집을 실현하고 싶은 곳에 있었으니까. 「좋아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없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실재하지 않는 사람을 세워도 조만간 어머니한테는 들키겠고... 그렇다면, 누군가를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겠죠?」

 

 

실재의 인물을. 하루노 씨의 논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거기서 선택된, 불쌍한 산 제물이라는 것이...

 

 

「아니 그 밖에도 있잖아요... 왜 하필이면」

 

「...나도 먼저 듣고 있었으면 그렇게 제안했겠지만... 어머니 앞에서 들어버려서」

 

 

참으로 침울하게 말하는 유키노시타에게, 약간 상처받았다. 약간 정도는 보충해 줘.

 

 

「하지만 말이야, 히키가야 군이 제일 적임일까 그렇게 생각해서」

 

 

하루노 씨는 주눅 든 기색도 없이 말한다.

 

 

「그도 그럴게 히키가야 군이 제일 사정을 알고 있잖아? 알고 있는 애한테 부탁하는 편이...『효율이 좋다』고 생각해서 말야」

 

 

고의로 「효율이 좋다」를 강조하면서, 하루노 씨는 말한다. ...뭐야, 무슨 말을 하고 싶어.

 

 

「사정이라면 하야마도 알고 있겠죠. 그 녀석이라도 좋지 않습니까.」

 

「하야토네. 하지만 어머니도 하야토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니까. 나 같은 사람한테 손을 댈 애가 아니라는 것도... 정체를 모르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하야마에게는 진짜 신랄해 이 사람. 아무튼, 나도 꽤나 지독한 일을 현재 진행형으로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거기에 요새 나하고 히키가야 군, 상당한 빈도로 만나고 있었으니까. 츠즈키라는 증인도 있고... 실질 데이트 같은 거겠죠?」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렇게 말을 꾸며낸 걸까. 알리바이를 제시, 리얼리티를 발라 굳혀. 같은 선율로 완전히 다른 노래를. 그건... 그건 마치.

 

 

「이 방식을 가르쳐 준 사람은... 다름 아닌 히키가야 군이잖아?」

 

 

힐쭉 하고, 하루노 씨는 심술궂게 미소 짓는다.

 

 

「나를 빠뜨리려고 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예요?」

 

「............」

 

 

과연, 그 눈은 말하고 있었다. 책임을 지라, 고. 그 정도로 책임을 졌다고 생각하지 말라, 고.

불길한 예감은 들었지만... 그것을 훨씬 더 웃도는 역할이 돌아온다고는. 예감을 감지했으면서 매일매일 게으름 피우고 있던 나로서는,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일주일 만에 회복한 걸 보아하니, 역시 하루노 씨는 하루노 씨였던 것 같다. 그런 것에 감탄할 때가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면이 유키노시타에게 미움 받는 한 요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 어떤 말을 해도, 그렇게 쉽게 그 방식을 바꿀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꾀를 부려, 붙들어 매서, 바람직한 역할을 할당한다―――유키노시타 하루노의 방식이었다.

 

 

「...약간, 악화되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누구의 탓일까」

 

 

유키노시타가 툭하고 그런 말을 중얼거린다. 어쩌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려나... 왜 여길 봐.

 

 

「하지만 언니, 그렇다고 해서 조금 전처럼 주위에 선언할 필요는 없겠지요.」

 

「리얼리티라는 건 중요하니까. 적을 속이려면 우선 아군부터 라고 하잖아?」

 

「불필요한 혼란의 원인이에요. 그건 내가 타일러 둘 테니까 언니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아 주세요... 다행히, 이 남자를 온전히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그것도, 약간 아픕니다만...」

 

 

유키노시타는 내 항의에는 귀도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책략에는 흥미도 없겠지.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뭐, 거기까지 말한다면 유키노 짱한테 맡기지만요. 그래도 히키가야 군 내가 저렇게 한 이유는 하나 더 의미가 있는데, 알고 있을까나?」

 

「...뭐? 저 말인가요.」

 

 

갑자기 말을 걸어와, 나는 약간 당황한다.

하루노 씨는 눈을 슥 가늘게 하면서도, 나를 확실히 응시하고 있다.

 

 

「그래. 만약 이대로, 유키노 짱이 나를 멈추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고 있었다고 생각해?」

 

 

아무튼 유키노 짱이라면 멈춘다고는 생각했지만, 하고 하루노 씨는 시치미 떼면서 묻는다.

 

 

「어떻게 되고 있었다니...」

 

「그럼 하나 더, 아까 전 나, 히키가야 군과 같은 짓을 해서 어머니를 구슬렸다고 말했었죠, 어떻게 생각했어?」

 

「............」

 

 

나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하루노 씨의 거짓 고백과, 거짓말로 호도해서 구슬린 것. 어느 쪽이나... 어디선가 들었던 듯한 방식이다. 나는 그것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말한다면...

 

 

「유키노 짱이 좋아하는 말 중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지만요. 나도 좋아해 그 말. ...하지만 유키노 짱으로는 히키가야 군을 감당할 수 없어.」

 

 

움찔, 하고 유키노시타가 반응한다. 하루노 씨는 그것을 신경 쓰지도 않고 계속한다.

 

 

「히키가야 군의 방식은 기본적으로 더티 플레이니까. 유키노 짱의 정공법으로는 할 수 없어. 그러니까... 내가 해 주고 있어요?」

 

 

눈에는 눈을. 이에는 이를. ...더티 플레이에는, 더티 플레이를.

 

 

「깨닫게 하고 싶으면, 같은 행동을 해 주면 돼. 그러면 자신이 얼마나 심한 짓을 했는지 알겠죠? 타인의 마음에는 어두운 히키가야 군이지만... 자신의 마음이라면 약간은 아는 걸.」

 

「............」

 

「그러니까 이건 내 나름의 히키가야 군 교정법인 거야. 어때? 유키노 짱 것보다, 꽤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데」

 

「언니」

 

 

유키노시타가 하루노 씨를 비난하는 듯한 어조로 말한다.

 

 

「그건 쓸데없는 참견이라는 거예요. ...이 남자의 교정은, 내가 의뢰받은 것이니까 손을 대지 말아주세요. 향후 방해가 될지도 모르고... 언니에게는 할 이유가 없어요.」

 

「이유 말이네... 그런 건 없지만, 내가 좋아서 하고 있는 일이고」

 

「후... 좋아서 참견해 여동생에게 미움 받고 있던 사람은 어디의 누구일까나?」

 

「...말해주잖아. 하지만 그 정도 하지 않으면 이 애는 변함없다고 생각하는데」

 

 

............

 

글러먹었어, 이 자매. 전혀 화해할 수 없잖아.

열심히 내 갱생에 관해 서로 논하는 건 눈물이 나올 정도로 기쁘지만... 나에 대해서라든지 비교적 어떻게든 상관없죠, 너희들.

 

...그래도 아무튼.

이런 이야기도, 예전이라면 없었을지도 모르고.

아무리 관계를 바로잡아도, 아니, 바로잡았기 때문에, 주의 주장이, 하는 방식이 다르면 충돌하는 건 당연하겠지.

가장 가까이 있는 타인. 형제의 본연의 방식 같은 건 형제 수만큼 있다.

그러니까 이것이, 유키노시타 자매의 본연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자매의 대화라든지가 일단락되고 나서, 우리들은 집합장소로 돌아왔다.

 

 

 

「늦어요, 힛키-...근데 왜 양 손에 꽃이야!?」

 

「...어려운 말 알고 있구나-, 너」

 

「그니까 날 너무 바보 취급하잖아! 초등학생이라도 알고 있구!」

 

 

그리고 이건 양 손에 꽃은 아니다. 연구원에게 끌려가는 그레이의 기분이었다. 밴드가 아니라 우주인 쪽. 그러나 아무튼, 아까 전의 자매 싸움으로 반 울상이 된 나로서는, 유이가하마의 보통의 츳코미라는 것이 굉장히 위안이었다. ...하마터면 반해 버릴 뻔했다고. 반하진 않지만. 음, 여전한 나다.

 

 

「...하루노, 늦다고」

 

 

히라츠카 선생님이 담배 연기와 함께 중얼거리며 말한다. 그 담배 몇 개째일까. 그만큼 시간은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미안해 시즈카 짱. 유키노 짱이 여러 가지 귀찮은 말을 하기 시작해서...」

 

「있잖아, 내게 그런 변명이 통용된다고 생각해?」

 

 

과연 히라츠카 선생님. 원흉이 어느 쪽인가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하루노 씨는 간신히 나에게서 손을 떼어 놓고, 히라츠카 선생님 쪽으로 다가간다. 유키노시타도 그것을 보고는, 후우하고 한숨을 내쉬면서 간신히 해방해 줬다. 질리지도 않고 나와 세트로 돌아오려고 한 하루노 씨를, 오해의 근원이니까 유키노시타가 떼어 내려고 한 결과지만... 도중에 어떤 승부가 된 것 같고, 끈기 겨루기 대결은 유키노시타의 승리였던 것 같다. 나와 팔짱끼는 게 끈기 겨루기라니... 그게 뭐야 슬프다.

 

 

「하치만 괜찮아? 어쩐지 지치고 있는 것 같은데」

 

 

해방된 나에게 단비를 내려준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토츠카였다. 토츠카에게 걱정을 끼쳐 버렸다고 하면... 나의 그 바늘방석 같은 기분 따위 티끌 같은 것이다. 그것보다도 토츠카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아아,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 토츠카 얼굴을 보니 기운 났어.」

 

「하치만, 정말...」

 

 

아, 이거 갈 수 있지 않아? 지금이 밀 때 아냐? 라든가 잠시 생각해 버린 내가 이미 글러먹었나... 토츠카가 너무 귀여운 게 나쁜 건가.

 

 

「어떻게 생각해도 오빠가 글러먹었어요...」

 

「갑자기 마음을 읽지 마. 놀랐잖아.」

 

 

과연 내 여동생이다. 코마치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오빠 뭐하고 있었어? 유키노 언니하고 하루노 언니한테 끌려갔다고 생각했더니, 똑같이 끌려서 돌아온 것 같은데」

 

「아-, 저기... 뭐라고 할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이거.

물론, 하루노 씨에게 다시 강요된 역할에 만족할 생각은 없다.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머리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나 슬로우 스타터니까... 사형대가 보일 정도가 되지 않으면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하는 곤란찡 인 것이다. 그러니까 효율을 바라고 있는 측면도... 없는 건 아닌지도 모른다.

그것이 두드러질지도 모른다.

우선 변명을 찾고 있자, 시야의 구석에서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 흠, 유키노시타의 말을 참고로 하는 방법이.

 

 

「있지 유키농. 저기... 아까 전 하루노 언니의 그거, 무슨 말할 생각이었던 거야?」

 

「...........」

 

「하루노 언니하고 히, 힛키하고, 설마...」

 

「유이가하마 양, 안심해」

 

 

분위기를 읽어 버린 유이가하마에게, 유키노시타는 강하게 단언한다.

 

 

「...조금, 사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정리시켜 줘. 제대로 설명할 테니까... 거기에, 이 문제는 내가 어떻게든 해요. 나에게도 책임의 일부가 있으니까」

 

「.............」

 

 

유키노시타가 말하고 있는 내용이 모두 전해진 건 아니겠지. 하지만,

 

 

「.........응. 알았어요, 유키농」

 

 

유이가하마는 끄덕였다. 분위기보다... 유키노시타를 선택했다. 유키노시타의 실적이 만들어 낸 신뢰와 유이가하마의 몰라도 믿는다고 하는 스탠스가 짝으로 결합했기 때문에, 성립된 설득 방법이었다.

...하지만 참고로는 되지 않아. 나는 할 수 없으니까.

 

 

「...오빠?」

 

「아-... 또 다음에」

 

「그게 뭐야. ...잠깐, 어디 가는 거야-! 정말...」

 

 

나는 코마치의 추궁에서 도망치듯이, 사람의 테두리에서 빠져 나간다. 아무튼, 여동생한테는 언제라도 설명할 수 있잖아. 코마치도 포기했는지, 나를 쫓아오지는 않았다. 신용은 없기는 하지만,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할까.

약간 떨어진 곳에서, 코마치가 토츠카와 다시 말하기 시작하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자,

 

 

「유키노 짱, 꽤나 여유 있는 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로 그걸로 괜찮을까나?」

 

 

하고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를 향해, 그 우정을 비웃는듯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언니는 참견하지 말라고 말했겠지요.」

 

「후후, 그랬었나? 가하마 짱도 슬슬 각오를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엇, 가, 각오라니...」

 

「...영문 모를 소리를. 유이가하마 양, 언니의 감언이설에 속을 필요는 없어요.」

 

 

그런 하루노 씨의 독기를 포함한 말을 탁 하고 뿌리치는 유키노시타.

그리고, 하루노 씨는 시시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왔다.

 

 

「있지 히키가야 군, 유키노 짱이 상대해 주지 않는데-」

 

「어떻게 생각해도 유키노시타 씨 탓이잖아요...」

 

 

나는 한숨을 쉬면서 대답한다.

 

 

「...이번에는, 무슨 생각입니까.」

 

 

무대에서 내렸음이 분명한 나를 다시 끌어내, 존재하는지도 모를 역할을 강요해 온 이 사람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무슨 생각이라니? ...정말로 히키가야 군은 의심이 깊네.」

 

「...그렇게 의심할 만도 해요.」

 

 

여하튼 상대는 하루노 씨다. 아까 전은 그럴듯하게, 이것 밖에 수단이 없었다고 하는 듯이 설명해 줬지만... 그렇지는 않았을 터다. 나와는 달리 선택사항을 셀 수 없을 만큼 가지고 있는 사람일 테니까. 그렇게 선택해 온 사람이니까.

프레젠트 찾기라고 해서 나를 말려들게 했을 때처럼, 거기에는 분명 뒤가 있다.

나의 시선에, 하루노 씨는 갑자기, 기가 막힌 듯이 웃는다.

 

 

「뭐라도 이유를 붙이지 않으면 초조해? 곤란한 성격이네, 정말로. 아무튼 그럼 예를 들면... 역시 나도, 히키가야 군의 방식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몰라」

 

「하아」

 

「어머니가, 질질 끄는 이 상태를 용인해 준다고도 생각되지 않고... 그러니까 이 앞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돼.」

 

「............」

 

「그 때에 히키가야 군이 있어 주면, 분명 또 바보 같은 짓을 해줘서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그러니까 말려들게 한 거야... 이걸로 어때?」

 

「이걸로 어때 이런 말을 들어도...」

 

 

내 방식 따위, 그렇게 추천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재미를 노리는 것도 아니고. 거기에,

 

 

「...분명 또 실패해요.」

 

 

웃을 수 없는 레벨로.

 

 

「괜찮다고, 그것도 계산이 끝난 상태니까. 만일의 경우가 되면, 또 유키노 짱이 도와주지 않을까? 아, 뭣하면 누나를 의지해 줘도 좋아요?」

 

「...사양 해 둡니다.」

 

 

이 사람의 경우 담보로 뭘 요구할지 모르고... 유키노시타에게 교정되는 것도 전적으로 사양이다. 그 녀석은 보통으로 무섭다.

 

 

「그래? ...그럼, 실수하지 말아야겠네.」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아 줬으면 한다. ...아무튼, 어깨를 움츠려 작게 항의하는 데 그쳤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일부러 주위에 선언하려고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만」

 

 

그래, 이것도 또 마음에 걸린다.

말해 버리면 어디까지나 유키노시타 집안의 사정이다. 그런 건 일부러 선전할 필요도 없다. 유키노시타가 말하는 대로, 말을 맞출 녀석만 맞추면 된다.

그러니까 구태여 공공연하게 하려 한 이유는... 그걸 달갑지 않게 여기고 막는 것도 포함해, 어느 쪽일까 하면 유키노시타를 향한 메시지 같게도 생각된다. 내 교정이 어떻든가 말하는 발언도, 바로 아까 전의 언동도, 유키노시타를 겨냥한 도발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으~응, 그러네.」

 

 

하루노 씨는 검지손가락을 가볍게 턱에 대고, 생각하는 행동을 보이고 나서,

 

 

「말하고 보면... 뭐, 선전포고 일까나」

 

 

그렇게 뒤숭숭한 단어를, 거기에 맞지 않는 온화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니... 의미를 모르겠는데요.」

 

「의미를 모르게 말했으니까요... 히키가야 군에게는」

 

 

후후, 하고 하루노 씨는 바보 취급하듯이 비웃는다.

 

 

「나는 유키노 짱도 진지해지기를 바라니까. 진지해진 다음에 졌다면, 유키노 짱도 이의 없겠지?」

 

「하아...」

 

 

나로서는 뭐에 진지해지는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그 승부 같은 걸로 뭘 얻고, 뭘 잃는다는 말일까.

 


「페어플레이를 바란다면 페어플레이로 승부해 줘도 좋을까 해서. 이것에 대해서는. 뭐, 유키노 짱이 승부를 타오는 건 조금 더 걸릴 것 같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하루노 씨는 유이가하마와 대화에 열중하고 있는 유키노시타를 바라본다. 거기에는 순진한 적의가, 즐거운 듯한 투쟁심이 조금씩 휘날리고 있었다.

 

 

「............」

 

 

물론, 나는 납득할 수 있을 리도 없다.

선전포고라는 하루노 씨가 한 말의 의미도 모르고, 내 행동을 기대하고 있다는 말도 믿기 어렵다. 고로, 왜 내가 이런 처지가 되는가 하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잘못된 러브 코미디 같아 보이는 전개 따위, 도저히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아직 하루노 씨의 말에는, 뒤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으니까.

...아니, 혹시 나는 이런 상태로 하루노 씨가 아무리 말을 거듭해도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듣는다고 해도 아직 뒤가 있지 않을까, 억측해 읽어내려 할지도 모른다. 거기에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히키가야 군에게라면, 이런 나를 보여도 좋을까.

 

 

그걸 믿었던 것도, 생각해 보면 분명 마음의 미혹 탓이다. 분명 나답지 않은, 크리스마스의 독기에라도 당해 버린 이유로. 유키노시타 하루노의 생각지 못한 표정에 동요해버렸을 뿐인 이유로.

그렇게 자신 안에서 결론을 끌어내 보면, 그쪽이 정합성이 높은 생각도 든다. 평소의 나라면 그렇게 할 거라고. 납득할 논리를 얻을 수 있을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역시 그녀는 신용할 수 없다. 착각해선 안 된다. 오해해야 하는 게 아니다.

 

 

「...흐응, 히키가야 군은 언제까지나 히키가야 군이네」

 

 

그런 나를 보며, 하루노 씨는 쓴 웃음을 짓는다. 기가 막힌 듯이, 하지만 부드럽고, 온화한 쓴 웃음을. 바뀔 수 없는 나를 향한, 동정과 같은 쓴 웃음을.

 

 

「말의 뒤만 읽어, 마음대로 혼자서 안달복달 하고 있는 걸. 이쪽이 그럴 듯한 이유를 준비해 주고 있는데, 그것조차 받아들여 주지 않아. 좋게 말하면 신중하고, 나쁘게 말하면 겁쟁이. ...아무튼 어쩔 수 없나, 그런 사람인 걸.」

 

 

그럼 힌트를 줄게요, 하고 하루노 씨는 쑥 하고 손가락을 세우며 말한다.

 

 

「내가 두 번이나 같은 방법을 쓴다고 생각해? 뒤만 읽지 말고, 솔직하게 받아들여 주면 좋을 텐데.」

 

 

「...나, 어머니한테 히키가야 군을, 뭐라고 소개했더라?」

 

「그거야..........」

 

 

거기까지 말을 하고 나서.

딱 그 뒤의 말이 제지됐다. ...하루노 씨의 검지손가락이 입술을 바짝 눌러서.

 

하지만, 그녀가 멈추지 않아도 내 말은 거기서 스톱하고 있었을 것이다.

뒤는 없다는 그녀의 진심. 왜 나를 말려들게 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 그녀의 힌트. 그리고, 내 입까지 올라온 말.

 

 

「...................」

 

「....겨우 알아 준 거야?」

 

 

생긋 하고, 하루노 씨가 미소 짓는다.

 

 

「....................」

 

 

아니. 그래도. 설마.

그런 말이 갑자기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그녀의 검지손가락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직 뭔가 말하려는 것 같은데. 어차피 히키가야 군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럴 리가 없다든지, 나를 속이려 하고 있다든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

 

「결국, 히키가야 군은 이유를 쌓아올린다고 한들 알아주지 않을 테고. 믿어 주지 않을 테고. ...뭐, 나도 평소의 행실이 별로 좋지 않았을까나」

 

「..........」

 

「그러니까, 히키가야 군한테 확증을 줄게. 내 말을, 싫어도 믿게 해 줄게.」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내 귓전에 입을 댄다. 살짝, 다시 그녀의 향기가 내 감각을 어지럽힌다. 그녀의 숨결이, 가까이 들린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히키가야 군은, 정말로 멋진 애라고 생각해요.」

 

 

―――거짓말이다.

 

 

내게는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알고 있다. 그 완벽해서, 모두를 매료할 듯한 미소.

 

 

「누구라도 구해버려, 나도 구해버리는, 정말로 정말로, 상냥한 사람」

 

 

―――거짓말이다.

 

 

완벽함 같은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런 미소로 하는 말에, 나는 착각 같은 건 하지 않는다. 태양의 빛은, 자신의 흑점조차 덮어 가린다. 그렇게 눈부신 미소로는.

 

 

「그러니까―――으응, 그래도」

 

 

문득, 그녀의 목소리가 떨린 것 같았다. 그 눈부심이, 그 미소가 질을 바꾸는 듯한 기색.

 

 

「정말로 성가시고, 어쩔 수 없는 히키가야 군이」

 

 

나는 문득 생각해 낸다. 눈이 내리는 샛길을 함께 걸었던, 그녀를. 그토록 주위가 어둑어둑해져, 처음으로 본, 태양의 흑점을.

 

 

「그런 히키가야 군을, 난, 」

 

 

―――이건, 거짓말일까. 내 평소의 착각일까. 오해일까.

 

 

다른 누구를 향한 말도 아닌, 나에게만 닿은 이 말은.

 

 

「――――, ―――――――――.」

 

 

한 순간만 주위의 소란이 멀어져, 소리가 사라진다.

그녀의 말만이, 내 귀에 새겨진다.

말을 끝낸 그녀는, 슥 나에게서 멀어져,

 

 

「약간 플라잉 해버렸을까. 그래도... 히키가야 군이 나쁜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 짓궂은 장난이 성공한 소녀처럼, 쿡 하고 웃었다.

 

 

(完)

 

 

========================================================

 

<작가>

완결했습니다! 후기 쓰려고 생각했더니, 그런 스페이스 없었던(웃음). 혼자 반성회라든지, 신작 SS예고라든지, 여러 가지 쓰고 싶었습니다만...

「⑨후일담 예를 들면, 이런 신혼여행 (허니문)」을 예정. 쓰기 전에 말입니다만, 여전히 타이틀 사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웃음)

 

 

<2ndboost>

아아... 드디어 끝났습니다.

아마도 제가 작업한 것들 중에서는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괜찮은 작품이네. 해야지.”

 

이렇게 시작했는데 중간부터 갑자기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더니 필력도 폭발...

다하고 나서 얼마나 되는지 봤더니 23만자 정도 되더군요.(보통 책 한 권이 15~17만자)

제 입장에서는 난처하면서도 기뻤습니다.

마지막 편에서 하루노가 느꼈던 기분과 비슷할까요.

 

어쨌든 완결이라고는 했지만 아직 후일담이 남았습니다.

지금은 다른 글을 쓰시고 있지만 곧 갱신하시겠지요.

 

그리고 작가님의 코멘트를 보니, 다음은 에비나 루트를 하시려는 것 같네요.

에비나 팬 분들은 기뻐하실 듯합니다.

그 글도 또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음에 봅시다. 바이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