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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gh off - episode 12 -

2016. 10. 2. 16:26 | Posted by 2ndboost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유키노 짱! 또 아빠 회사 가서 용돈 받았지?! 인형 입고 나가면 안 된다고 했잖아! 엄마 엄청 화내고 있으니까! 문 열어! 진짜, 언니도 화낼 거얏!」

「...도망치면 안 된다고... 누가 정했지?」

삼십육계 도망치는 게 상책이야.

「유키노 짱!」

(*´ω`*)모큐



==================================================



도망간 나는 사브레를 껴안은 채,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부딪쳐...


「깨갱!」


사브레가 비명을 지른다.


「앗, 죄송합니다.」


바로 얼굴을 올리고 사과했는데, 거기 있던 사람은 하야토 군이었다.


「유이잖아, 무슨 일이야?」

「아,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또 그로구나」


나는 아무 말도 안했는데, 씁쓸한 표정을 짓고 내 뒤로 시선을 향한다.


「퇴보인가, 정말로 곤란하군...」

「ㅇ...왜 유미코랑 힛키가... 화해했는데,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나오는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반대로 물어보자. 그렇게 생각하면, 유이는 왜 울고 있지?」


하야토 군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시 도망치는 것이었다.




연일 오빠의 아수라장에 말려들어가는, 수라의 나라에는 간 적도 없는 중학생 코마치입니다.
덕분에 일요일 아침부터 우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코마치~ 준비 됐어?」


어제 여친과 일단 화해한 오빠는 뭔가 룰루랄라입니다.
엄청 둔한 오레기는 모릅니다!


「응...?」


초기설정인 채인 착신음이 울립니다. 코마치가 걸지 않았는데 오레기의 폰이 울리다니... 상대는 정해져 있습니다.


「오레기. 유키노 언니한테 온 전화야.」

「오레기라 하지 마... 여보세요? 응, 왜? 아아, 눈앞에 있어. 코마치, 유키노시타가 바꿔달래.」

「코마치를? 네네~ 안녕하세요.」

『안녕. 저기... 코마치 양에게 특별히 할 부탁이 있는데, 들어주지 않겠니?』

「뭔데요~?」

『아르바이트를 해줬으면 해. 매우 간단한 일이야, 오늘 하루에 5만엔 줄게.』


5만엔!?


「저기... 코마치 위험한 일은 좀...」

「뭐? 무슨 말 하고 있어?」

『큰일은 아니란다. 우선 내 맨션에 와줄 수 있겠니? 할지 안할지는 그 때 결정해줘도 되니까』

「하아...」

『주소를 히키가야 군에게 보낼게. 컴퓨터로 지도를 보낼 수 있는 것 같으니, 지금 와주렴.』

「네, 알았어요. 아, 오빠 바꿀게요.」

『그래』

「야, 코마치한테 무슨 말 했어? 큰일이 아니야? 오늘은...뭐? 코마치 나름? 아아, 어제 말했던 책이라면 코마치 편으로 보내겠다만...」


뭘까... 유키노 언니가 부탁할 일이라는 게...




「......너희들, 뭐 하는 거냐?」

「돈에 정신 팔린 코마치를 보지 말아줘...」

「어제 걷다 지쳐서 오늘 하루 코마치 양에게 시중을 부탁한 거란다.」


휠체어에 앉은 유키노 언니를, 판 씨 인형차림으로 시중든다.
그것이 5만엔의 아르바이트입니다.
오빠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넌 드물게도 평범한 모습이구만」

「그래, 인형밖에 없다고 생각되어도 곤란한걸.」


유키노 언니의 복장은 흰 원피스에 블루 가디건을 걸친 모습입니다.
차양이 넓은 모자에는 꽃장식이 되어 있어, 그림처럼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판 씨 인형 입은 코마치만 없다면요...


「아무튼 넌 어울리지만... 코마치에게 인형 덮어씌울 필요가 있는 거냐.」

「단순한 취미야.」


......코마치, 5만엔에 영혼을 판 것 같아졌어요.


「너 말야...」

「...나-, 같이 걷고 싶지 않은데」


여친 언니의 의견은 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마치도 싫습니다...


「괜찮아, 나 앉아있으니까」

「그~런 의미가 아냐!」

「진정해... 휠체어라도 상관없지만 코마치는 갈아입게 해라. 너만큼 근성 없어서 반은 울고 있잖아.」

「유감이네... 정말 귀여운데...」


코마치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요...


「어쩔 수 없구나, 코마치 양. 갈아입고 오렴.」

「우으...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걷는 것도 귀찮아진 거냐」

「그래, 집에서도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약속을 어기는 것도 미안해서 타협했어.」

「타협점이 훅 날아갔는데...」

「기다리셨죠~?」


갈아입기 완료!
이걸로 불쌍한 사람을 보는 듯한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어!


「그래서, 유이가하마 양의 생일선물은 어떤 걸로 하면 좋겠니?」

「조금은 스스로 생각하라고」

「리얼충이 좋아하는 걸 모르니까 너한테 부탁한 거잖아. 네 친구를 위한 거니까 협력해줘.」

「으~... 알았어...」


여친 언니는 엄청 궁시렁댔지만, 오빠가 말하는 건 솔직하게 들었습니다.
오빠의 조교가 어중간해!


「예산은 어느 정도? 우선 그거부터야」

「우선 10만엔 정도 준비해왔는데... 충분할까?」

「뭐어?!」

「너 말야.......」

「...역시 적구나... 아버님에게 받으러 가지 않으면 부족해.」

「반대다, 너무 많아. 업소녀에게 선물하는 게 아니니까 만 엔 권은 보통 쓰지 않잖아.」

「어머... 그런 거니?」


......혹시, 교섭하면 5만엔보다 더 받을 수 있었던 건...


「미안해, 시세를 몰라서」

「우선 5천 엔 정도로 해둬, 나-도 그렇게 하니까」

「그러니? 알았어.」




「저기, 미우라 양. 그 모습으로는 배가 차가워지잖니?」

「시꺼...」


냉방 잘되는 추운 가게에서 산책중인데요.
등이 보이는 캐미숄에, 무릎 위로 온 미니스커트에 배꼽이 보이는 차림의 여친 언니를 유키노 언니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옷이 여기 있단다.」

「절대 안 입어!」


코마치가 벗은 인형을 입히고 싶은 것 같은데...... 그거 무모하다고 생각합니다.


「배 차게 하면 히키가야 군의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돼, 큰일이야.」

「읏?!」


새빨개져서 흘겨보지만 유키노 언니는 태연한 얼굴입니다.
이 사람 엄청 게으르지만, 흥미를 느끼면 버릇이 나쁜지도 모릅니다...


「하아...... 겉옷 사줄 테니까 입어. 아까 전부터 소름 서 있잖아.」

「으~」

「어차피 뭔가 사 줄 생각이었고. 내 옷 빌려줘도 되지만 남자 옷은 입고 싶지 않겠지.」

「그건, 딱히 그런 건...... 그럼 히키오가 골라줘」

「그래... 거기 핑크 가디건 같은 건 어때? 핑크 좋아하잖아.」

「응... 고마워」


수수하게 오빠의 남친력이 높았다!


「쿡쿡쿡...」


유키노 언니 어깨 떨면서 웃고 있고, 여친 언니는 엄청 흘겨봅니다.




「미우라 양은 어떤 걸로 하려고 해?」

「적당한 캐미 몇 개 정도일까... 유이는 속옷 대신으로 해서 몇 개정도 있어도 부족할 것 같고」

「실용성 중시라는 거구나. 그럼 나는 어떤 게 좋을까...」

「히나가 머리핀 고른다고 했고, 구두나 액세서리 같은 게 좋지 않아?」

「그렇구나...」

「그보다 유키노시타의 센스로 골라봐, 내- 입장에서 유이가 좋아해 보이는 걸 말한 거니까」

「그래요, 유키노 언니 의외로 옷 센스 좋으니까 스스로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내 옷은 언니의 취미야, 옷을 고르는 귀찮은 일 같은 건 하지 않아. 있는 것 중에서 입는 게 편할 것 같은 옷을 고를 뿐인걸.」

「원피스 같은 건 걸칠 뿐이니, 너답구만.」

「그래, 뭘 입어도 어울려. 나 귀여우니까.」


아, 여친 언니 얼굴에 경련이 난다.
오빠 없었으면 틀림없이 폭발했을 거야... 유키노 언니 동성 친구 없어 보여...


「그런데 잘 생각하면, 난 없어도 되지 않아? 서점에 갈 테니까 정해지면 모이자.」


우와아, 오레기다....


「히키오도 남자 시점에서 고르라고! 그보다 데이트에서 혼자 행동하는 건 진짜 아니니까!」

「알았다-알았어, 있을 테니까... 진정해」


여친 언니의 분노는 엄청 당연하다구 오레기...


「어머, 훗카이도 토산물전을 하고 있구나... 그래. 얼간 연어는 어떨까? 매우 맛있으니 기뻐할 거라 생각하는데」

「너 사람 얘기 안 들었지?! 생일에 얼간 연어 선물 받고 좋아할 여고생 없거든!」

「어머... 난 기쁜데?」

「으~~ 그럼 마음대로 해!」

「야 야 야...」


우와아... 유키노 언니 엄청나~


「잠깐 기다리라고」


폭발한 것 같은 여친 언니는 쿵쿵 가버려서, 오레기도 역시 당황해서 뒤쫓지만...


「...나 화나게 할 말을 한 거니...?」

「그게~ 코마치 입으로는 아무것도...」


순수하게 짜증나게 하는 사람도 성가시구나~


「성질이 급한 사람이네. 우선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거라도 살까. 모처럼 와줬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나쁘니까」


코마치는 화나게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보답이 아닐까 생각해요...




여친 언니는 얼굴을 붉히고 오빠랑 손을 잡고 돌아왔습니다.
기분 탓인지 눈이 녹아 있습니다.
오레기 공공장소에서 뭘 한 거야... 코마치한테 포인트 낮다구.


「자 고를 거야」

「나-도 도울 거야...」

「어머, 마침 좋은 때에 왔구나. 미우라 양에게는 이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뭐?」


구멍 뚫린 속바지를 권하는 건 그만두는 게 좋다고 말했는데!


「매우 기능적이라고 생각해. 왜냐면 일을 볼 때 속옷 하나하나를 벗지 않아도 되잖니?」

「바, 바보 취급해?!」

「무슨 말이니? 유이가하마 양은 물론이지만, 오늘 와준 답례로 코마치 양과 미우라 양에게도 선물할게. 내 것도 살 테니, 다른 색으로 맞추도록 하자.」

「히, 히키, 오~...」


여친 씨는 눈매를 떨면서, 더는 무리라는 느낌으로 오빠의 가슴에 얼굴을 묻습니다. 코마치도 울며 매달리고 싶어... 오빠 어떻게든 해봐...


「이 녀석은 이런 애야. 아무 생각이 없어서 그런 거니까, 너무 나쁘게 받아들이진 마.」

「아무 생각도 없다니 실례야. 일을 볼 때의 상황을 제대로 생각하고 있잖니.」

「...소변 누다가 대변 나올 것 같게 되면 어쩌려고. 도중에 참고 벗게?」

「.........맞는 말이야.」


우와아... 진심으로 그쪽에 쓸 생각이었어...


「그만두자, 어차피 벗어야 한다면 입는만큼 손해야.」

「..........바보냐」

「배고파졌어... 슬슬 밥 먹으러 가자.」

「아직 아무것도 안 골랐거든!」


자유로워~ 정말 자유로워~


「이제 그냥 브래지어로 좋다고 생각해. 그녀 가슴 크고, 속옷은 많이 있는 편이...」

「...유이 사이즈는 보통 가게에 두지 않거든」

「뭐?」


우와아... 어제 달려갈 때 뽀잉뽀잉 흔들리고 있었지...


「.......그 영양을 조금은 머리로 돌리면 좋을 텐데」

「그러니까 다른 걸 골라야 하지 않을까.」

「그러네...」




「액세서리로 하자」

「히키오~ 나- 이제 싫엇!」

「그래그래.......」


여친 언니가 또 울면서 매달리고 싶어지는 마음도 알아요.
유키노 언니가 무거운 듯 가져온 것은 굵은 쇠사슬... 이 사람 진짜 안 돼...


「그녀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하아....... 대체 뭐에 쓸 건데」

「어머, 그녀의 개에게야.」

「응...? 아아, 뭐야 개의 쇠사슬인가?」

「언제나 항상 도망치는 것 같으니, 튼튼한 것을 줄까 해서... 또 히키가야 군처럼 사고가 나면 곤란하잖니?」

「응...? 나처럼이라니...」

「아앗! 생각났어! 어제 사람, 오빠가 구한 개 주인이야!」


감사 인사하러 왔을 때랑 머리색이나 복장 같은 게 달라서 몰랐어!


「뭐? 그 빗치가?」

「.......유이가?」

「어머, 너희들 몰랐니?」

「몰랐어... 그 때는 필사적으로... 부딪힌 뒤는 고통에 정신을 잃어서 전후 기억도 애매하고」

「.........」

「묘한 인연이구나. 사고 관계자가 모여 사고의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개 주인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있다니」

「.........」


오빠도 여친 언니도 말이 막힌 느낌입니다.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는 그런 문제입니다.


「벌써 점심이야... 배고파졌어. 나는 이걸로 할게. 여러 가지로 상담에 응해줘서 고마워. 꽤 즐거운 시간이었어. 이 답례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걸로 실례할게.」

「아, 아아...」

「미우라 양, 데이트 방해해서 미안해. 코마치 양, 점심 맛있는 걸로 사줄 테니 가자.」

「어, 그게... 코마치한테는」


유키노 언니의 취향인 음식은 위가 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


「근처에 아버님이 늘 가는 철판구이점이 있어. 고베 비프는 혀가 녹는단다.」

「오늘 하루 어떤 곳이든 모실게요! 오빠, 여친 언니 또 다음에~」


고베 비프는 코마치한테 태어나서 처음이야!




「킁~ 핥짝」


사브레가 내 손을 빨아주고 있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어제 돌아오고 나서 방에 틀어박혀 침대에 있었다. 걱정해주는 엄마한테 괜찮은 체도 못했다... 히나한테 서투른 변명 메일을 보내고, 나는 그대로 도망쳤다. 유미코한테서 걱정하는 메일이 오고,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메일하고 있다.
하지만 왜, 유키농이...
혹시, 유미코랑 힛키를 초조하게 하는 작전일까... 그래도 나 때문에 아무것도 안한다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데, 머릿속에 싫은 일이 가득 떠오른다.
싫어...


「멍멍」


울기 시작한 폰을 사브레가 물고 와줬다.


「고마워 사브레...」


착신음은 메일.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한쪽 눈으로 화면의 보낸 이를 본다.


「유키농이다...」

『내일 용건이 있으니 점심시간에 부질로 와줄 수 있니?』


이모티콘도 없는 건 평소 행동.
기계는 서투르다고 오자 투성이인 히라가나 메일을 보낸다.
용건이라니 뭘까...
메일에 답장도 못하고 또 싫은 생각이 머릿속을 휘감기 시작했다...




내 기분과 상관없이, 생일은 온다.
엄마한테 어떤 케이크가 좋냐는 말을 듣고, 나는 웃으며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생일을 아는 사람은, 아마 반에는 아무도 없다. 왜일까... 이렇게 우울한 기분인데, 나는...


「유이 얏호」

「토벳치 얏하로~」


웃으며 인사할 수 있었다.


「안녕」

「얏하로~」


옅은 웃음이 무섭게 느껴지는 하야토 군에게도...


「안녕...」

「하로하로~」

「얏하로~」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유미코에게도...


「그나저나 너희들 멋대로 어딘가 갈 거면, 같이 노는 의미 없잖아」

「아, 아니, 하야토 군이...」

「미안, 재미있어 보이는 구경거리가 있어서 무심코 신나버렸어.」

「뭐? 그렇게 재미있는 게 있었어?」

「아니... 실제로는 별로 재미없었지, 좀 더 즐길 수 있을까 했는데」


또 싫은 미소가 내게 온다...
왜, 나한테 그런 표정 짓는 거야... 나한테...


「유이는 이제 컨디션 괜찮아?」

「아하하~ 미, 미안해. 갑자기 시작돼서...」

「시작됐다니 뭐가?」

「동정한테는 관계없으니까」

「어라... 나 따 당함...?」

「하하하... 오오오카, 분위기 읽어」

「아, 히키오~」


평소대로 힛키에게 안기는 유미코를, 나는 웃으며 바라보았다.




점심시간.
어차피 약속이 있어서 부실에서 먹으려고 도시락을 가지고 나왔다. 유미코는 힛키랑 밖에 나갔고, 히나는 산뜻하게 배웅해주었다. 사람이 없는 기숙사를 뭉게뭉게한 기분으로 걷는다. 유키농이랑 처음 만났을 때 이후로, 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또 한 살 어른이 됐는데... 아무것도...
부실 앞에 와도 문을 열 용기가 나오지 않는다. 나, 유키농한테 물을 수 있을까...
나, 유키농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판 씨를 좋아하고 좀 특이하고 귀엽다는 것밖에...
이런 기분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웃으며 문을 열었다.




「얏하로~」

「안녕, 유이가하마 양」


겨우 온 유이가하마 양은, 히키가야 군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을 크게 뜨고 흠칫했다.
오늘은 한층 눈이 나쁘니, 당연한 반응이네.


「여어...」

「야, 얏하로...... 어, 그게.... 유미코는?」

「딱히 일 년 내내 같이 있는 게 아니야.」

「그러...네...  그럼 의뢰...야?」

「아니란다. 너에게 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서 내가 불렀어.」

「이, 이야기......?」

「그래. 우선은... 생일 축하해, 유이가하마 양」

「어...」


내가 준 선물로 당황하는 것 같구나. 역시 얼간 연어가 임팩트도 있어서 좋지 않았을까...?


「내 생일...」


어머, 이상하게 여기는 것도 당연하구나.
구두로 확인한 게 아니니.


「너의 메일 주소에 숫자가 들어가 있어서... 혹시 틀렸니?」

「아니, 맞아...」

「선물, 받아줄 수 있겠니?」


매우 무거워. 슬슬 받아주지 않겠니...


「고...고마워 유키농...」


그렇게 소중한 듯 껴안지 않아도... 내용물은 단순한 쇠사슬인데.
무겁지 않니? 의외로 힘센 사람이네.


「이봐, 여기...」

「어?!」


어머, 히키가야 군은 뭘 샀을까?


「히, 힛키도 나한테 생일 선물 주는 거야?」

「아니, 미안하다만 이건 생일 선물이 아니야.」

「어?」


받을 수 있는 건 입 다물고 받아두면 좋은데.


「......이상한 이야기지만, 나는 네게 감사하고 있어.」

「힛키가 나한테...?」

「네가 개의 목줄을 놓지 않았으면... 그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어.」

「아... 힛키, 알고 있었구나...」

「나도 말이지, 어제 얘가 알려줬어.」


배고파... 가리키지 말아주렴.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할까? 그를 친 차는 집의 차로, 나도 타고 있었어.」

「어...?」

「입원하고 나는 이 녀석과 아는 사이가 되어서 말이야. 덕분에 처음으로 말이 잘 통하는 상대가 생겼어.」

「그래서 토요일에 같이...」

「게다가... 애인까지 생겼어. 전부... 네 덕분이라 할 수 있으니까... 이건 내 제멋대로인 감사의 마음이다.」

「..........」

「받아주겠어...?」

「그럴 수가...... 나야말로 힛키한테 계속... 고맙다고 하고 싶었는데...」

「네가 감사할 필요는 없어. 너 개인을 도울 생각도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나한테 빚을 졌다고 느끼기보다... 되려 이렇게 반대로 내가 감사하고 싶은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곤란해...」


슬슬 끝나지 않을까... 유이가하마 양도 배고파서 울 것 같아.


「곤란해...」


어머 큰일이야, 지나친 배고픔에 정말로 울기 시작했어.


「유이가하마 양, 너무 지나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단다. 받을 수 있는 건 우선 받아둬야 해. 그리고 슬슬 밥을 먹자.」

「너 말야... 조금은 분위기 읽어라.」


무례한 사람이네, 제대로 분위기 읽고 빨리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넌 분위기 읽을 수 있니?」

「너 바보냐... 난 공기(분위기) 너무 읽어서 존재 그 자체가 공기가 되어 있다고!」

「네가 공기가 되다니... 공기가 위험해져. 이미 환경파괴의 경지야, 그만두렴.」

「그렇게 나오기냐!」

「왠지... 둘 다 사이가 좋아...」


배고파서 울었던 걸 모르는 사람과는 사이좋지 않아.


「역시 장황해...」


어머,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미우라 양도 와버렸잖니.


「유미코...」

「그나저나 히키오도 이상한 이유 대지 말고 생일 선물로 치면 될 텐데」

「난 리얼충이 아니니까, 그런 부끄러운 짓 할 수 있겠냐」

「어머... 생일 선물을 주면 리얼충이 되는 거니? 그럼 내 선물도 동아리 가입 1개월 기념품으로 하겠어.」


매우 중요한 일이야.


「거기에 매달리는 이유 모르겠거든! 그보다 너희들 좀 조용히 해!」

「그래? 그럼 배려를 받아들여서 나 점심 먹을게. 배고프니까.」


리얼충은 역시 대단해.
배고픈 걸 깨닫고 신경써주다니.


「조금만 기다리라니까...」


히키가야 군은 왜 방해할까? 정말로 분위기 읽어줬으면 해.


「하아~ 지친다... 있잖아, 유이가 그 때 있었던 거, 나- 몰랐어.」

「응... 미안」

「사과할 필요 없고. 히키오가 유이의 개를 구한 건 히키오 맘대로고, 유키노시타 차에 부딪힌 것도 히키오가 나빠.」

「야, 그 말투는 확실히 열 받아.」

「덕분에 내-가 애인이 됐잖아! 뭔가 불만 있어?!」

「아니... 불만은 없지만...」


멜론빵 맛있어... 가운데 멜론 크림을 넣다니 재치 있네.


「그러니까 유이는 이제 신경 쓰지 마. 왠지 예전부터 히키오 힐끔힐끔 보기도 했고, 히키오가 붙임성 나빠서 말 못 걸었던 것 같은데... 줄곧 사과하고 싶었던 거지?」

「아, 그게, 그건....」

「이걸로 이상한 선긋기도 끝! 그보다 히키오는 이제 유이랑 좀 사이좋게 지내!」

「그것과 이건 별개다. 난 리얼충과는 교제 안해... 근데 넌 뭘 먹는 거냐!」

「히키가야 군, 식사는 조용히 하는 거란다.」


밀크 프랑스는 맛있지만 매우 딱딱해... 턱이 지쳐 먹는 게 귀찮게 되잖아...


「나 참... 유이. 수업 끝나고 히나랑 생일파티 할 거야.」

「어? ㄴ, 나?」

「그 밖에 누가 있어? 그보다 점심식사 시간 없어지니까 빨리 교실 가자. 빨리 히키오 선물 받고.」

「어, 아, 응...」

「자」

「고마워... 힛키.... 소중히 간직할게」

「그래. 아무튼, 써주는 게 좋지만.」


유이가하마 양의 의뢰도 이걸로 해결이라 봐도 좋지 않을까?
...동아리도 그만둬준다면 조용해져서 좋지만.
...단 것만 먹었으니, 다음은 카레빵을 먹고 싶어.
아직 매점에서 팔고 있을까...?
그래도 사러 가는 건 귀찮아...




유미코랑 히나가 생일을 축하해줬다.
하야토 군은 동아리가 바빠, 나올 수 없어서 못 온 걸로 안심하고 있다.
설마... 축하받을 줄은 몰랐다.
둘 다 내가 생일 말 안했던 걸 화냈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참으며 사과하고, 둘의 생일축하를 제대로 받았다.
다음 달 히나의 생일은 힘껏 축하해줘야지...


「선물...뭘까」


방에 늘어놓은 여러 선물들.
아빠한테는 아주 큰 곰 인형.
나 이제 애가 아니라구...
엄마한테는 새로운 브래지어... 내 사이즈는 크기 때문에 기쁘다.


「아, 유미코는 캐미다...」


유미코의 취미일까, 좀 화려.


「머리핀이다, 귀여워~」


히나한테서는 귀여운 머리핀... 무슨 애니메이션 캐릭일까?


「유키농 건 엄청 무거웠는데... 쇠사슬?」


뭐에 쓰면 될까...


「아...」


계속해서 연 힛키한테 받은 선물은...


「목걸이... 유키농 거랑 세트야...」


나 빼고 모두가 힛키랑 친해졌다.
내가 목줄을 떼어놓으면... 이런 식으로...


「싫어... 그런 걸 생각하면...」


목줄을 놓지 않았다면...
유미코가 보지 않았다면...
유키농이 타지 않았다면...
생각해봤자 어쩔 수 없는데... 나... 싫은 애야.
몇 번이나 후회해도... 몇 번이고 각오해도.
나, 힛키를 포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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