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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어느 날 쇼핑 이야기. Five-seven




  그리폰 본부의 상업구역.


  평소에는 올 일이 없는 곳이지만, 본부의 호출과 돌아갈 때의 교통상황이 겹쳐, 운 좋게 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대강 돌아본 나는 한 카페 의자에 앉아, 테이블에 턱을 괴며 커피를 훌쩍 마시고 있다.


  놀랍게도, 우리 애들이 타주는 쪽이 맛있다고 생각했다. 콩이 다른 건지, 아니면 조미료라도 넣은 건지......

  어느 쪽이든 가게보다 맛있다는 것은 굉장한 것이다. 돌아가면 말해보자. 기뻐해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쇼핑 메모를 본다.

  정면에 앉은 57이, 케이크를 먹는 손을 잠시 멈췄다.



「지휘관, 내 쇼핑은 끝났는데, 그쪽은 어때? 잊은 건 없어?」



  지금 확인 중. 잠깐 기다려줘.

  음.... 응, 빠진 건 없어. 확실해.



「그럼 오랜만에 쇼핑한 기분은? 기분전환 됐어?」



  포크로 찌른 케이크를 내게 향하며, 57이 묻는다.

  빙글빙글 원을 그리는 케이크. 그걸 꿀꺽하고 먹자, 그녀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뭐야 그 반응은? 먹으면 안됐던 건가?


  요새 다른 애들이 자주 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유를 들은 57이 왠지 매우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어딘가 포기한 듯한 표정을 하며, 그 입에 포크를 물었다.

  그녀의 입술과 이어진 포크 손잡이가 아래위로 움직인다.

  혹시 양이 부족한 건가?



「......아니야. 그보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떤데?」



  츄릅, 하고 포크가 빠져나온다. 케이크 조각조차 남지 않았다.


  아, 쇼핑한 기분이라......

  원래 물욕이 적어서, 기쁘다고 할 정도는 아니려나. 그래도 요즘은 일뿐이라, 좋은 숨 돌리기가 됐어.

  57, 너야말로 어때?



「나는 즐거웠는데? ......지휘관하고 데이트한 것 같아서.」



  생긋 웃고 나서, 약간 부끄러워 보이는 표정으로 바뀐다.

  대답하는 방식이 조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인형 나이가 외모대로라고는 할 수 없고, 비슷한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그래라고 말하며, 그 머리를 쓰다듬기로 했다.

  외모와 나이가 상응하지 않는다면, 아이 취급에 화를 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생긋 웃을 뿐 거절하지는 않았다.


  쓰다듬어지는 채로, 한숨을 한 번 내쉰다.



「절대로 알지 못하는 거네...... ......뭐, 오늘쯤은 참을게. 『좋은 이야깃거리』도 생겼고」


「......지휘관, 또 『둘이서』오자~♪」



  쇼핑이 상당히 즐거웠던 것 같다. 57의 미소는 오늘 가장 빛났다.






















  그리고 기지에 돌아와서 며칠 사이, 인형 몇의 기분이 나빠졌다.

  너희들 그렇게 쇼핑가고 싶었던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