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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gh off - episode Last - (完)

2017. 2. 14. 01:04 | Posted by 2ndboost

「흠... 지난달에 입선은 했지만, 뭔가 착각일 수도 있다.
상을 받았는지 몰라서 사 본 건 좋지만... 안을 들여다 볼 용기가 부족하다.
이쯤에서, 본인의 친우 하치만에게 보이지 아니하겠는가...... 하치만~!」

「히키오, 오늘 예비학교 쉬지?」

「응, 아아. 뭔가 전기 시설이 고장 났다는 것 같아서.」

「나- 오랜만에 히키오 집 가고 싶어.」

「그래, 가끔씩은 같이 공부할까.」

「...공부만?」

「.........알았어.」

「에헤헤~」

「달라붙지 말라니까...」

「...리얼충 폭발해라(´;ω;`)흑...」


===============================================================



오래 전 마음에 그렸던 꿈같은 건 실현되지 않는 게 당연할 거다.
뭐 할 수 있는 데까지 못할 것도 없지만, 아내나 아이가 생긴 지금, 집에서 뒹굴뒹굴거리면서 주변에 전업주부라고 하기에 아직 거북한 시대다.
옛날 친해진 계기...라고 해도 고등학교 때 아는 사이라고 할 정도의 사이지만, 그런 녀석들을 만나면 내 고등학교 시절 모습으로는 상상도 못했다는 얘기도 듣는다.
아무튼 싫은 게 당연하잖아.
블랙기업을 미워하고, 일하는 것의 의의를 부정하고, 어떻게 일하지 않고 살아갈지에 뇌를 풀가동할 수 있었던 때는, 결국 의무교육의 연장인 고등학교 정도까지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고2병이라는 말을 들은 것도 같지만, 확실히 그거다.
그런 내가 지금은 아이의 잠든 얼굴을 보기 위해 돌아가는 생활을 하고... 이렇게 8시 전에 돌아갈 수 있는 게 기적 같은 생활을 보내고 있다니, 그야말로 기적이 몇 개나 겹친 결과일 것이다.
...안 돼, 안 돼.
자칫 눈을 썩힐 뻔했다. 그런 눈을 하면 내일부터 일하러 가지 못할 텐데.
하지만 매일 집 앞에 와서는 탄식한다.
내 수입에는 어울리지 않은 고급맨션.
최상층을 올려다보려면 목이 아플 것 같은 여기가, 친가에서 내쫓긴 내가 전전한 끝에 안주한 곳이었다.




귀찮은 안전장치를 돌파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면 거기에는 문이 한 짝, 과분하게도 최상층 전부가 우리 집이다. 뭣하면 옥상 뜰까지도 붙는다.
내 평생 수입을 넘는 곳을 볼 때마다 눈이 썩으려한다.


「다녀왔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는지, 타탓하고 오는 발소리에 절로 얼굴이 풀어진다.


「「아빠~」」


사랑스러운 쌍둥이 딸들이 앞을 다투어 잽싸게 내 다리에 달라붙는다.
한 쪽은 아내를 닮았고 다른 한 쪽은 코마치(내가 아니다)를 닮았다.


「다녀왔어, 이번 주에도 착하게 지냈어?」


아침이나 밤에도 둘이 자는 동안에 나가기 때문에, 이런 날이 아니면 평일에 얼굴을 맞댈 때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따라주는 것은 그 녀석의 교육의 결과인가... 이 천사들이 예전의 나 같이 비뚤어지면 진심으로 울 거다.
일주일간 지낸 걸 조잘조잘 말하는 둘을 데리고 거실로 간다.


「오빠 어서와~」

「그래, 다녀왔어.」


두 천사와 사랑하는 여동생이 마중 나오는 행복... 나, 이걸 위해 일한다고 할 수 있다.
그나저나 이게 없다면 일 안해.


「밥 준비 이제 거의 끝나가~」

「응, 그래. 갈아입고 올게.」


다다미가 30장 넘는 휑하니 넓은 거실에 도착하자마자, 딸들의 흥미는 대화면 TV에서 방영하는 판 씨로 옮겨간다.
수고가 없어서 좋은데, 이 교육 방침에는 반대의견을 내고 싶다만...


「그런데」


한 눈 팔던 탓에, 넓은 거실 가운데 널려있던 인형에 발이 걸렸다.


「...어머, 어서 오렴.」

「너 이런 데서 자빠지지 마.」


라고 생각했더니 인형을 뒤집어 쓴 유키노시타였다.
딸들이 기뻐해서인지, 오랫동안 인형 이외의 차림을 본 적이 없다.
판 씨 관련 이벤트라도 없으면 밖에 나가질 않으니 더 그러하다.


「드물구나, 네가 이런 시간에 있다니」

「오늘은 금요일이다」


주말 정도는 심야까지 야근하지 않는다. 이것만은 양보 못해.
다만 야근을 한다는 게 사축정신에 오염됐다는 증거군.


「시간의 흐름은 빠르네...」

「...너, 또 마감날짜 훌러덩 넘겼지?」

「...배고파졌어, 코마치 양 밥은 아직이니?」

「이제 거의 다 됐어요~」


이 녀석의 얼버무리는 방식은 10년이 지나도 여전하다...
한숨을 쉬어봤자 어쩔 수 없으니 포기하고, 얼른 갈아입고 올까...




「유키농 밥, 아~앙」

「우물우물...」

「유키농 반찬~」

「우물우물...」


늘 봐서 익숙한 광경에 힘 빠질 기운조차... 사라졌다.
유키노시타는 딸들에게 식사를 시중들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할까... 욕실도 같이 들어가서 씻기게 하는 모양.
처음에는 소꿉놀이의 연장일까 생각했더니 아무래도 그런 교육방침인 것 같다.
즉,

『사람을 위해 힘내는 것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고귀한 정신이야, 도라에몽을 본받으렴.』

여전히 논점이 어긋났지만, 코마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게 하리라 믿는다.
그렇다고 할까, 호칭부터가 코마치 언니에 유키농이니 딸들이 보는 취급은 뻔하다.
아마 애완동물 같은 거다. 그게 맞다, 실로 틀리지 않다.


「코마치, 이 녀석 또 마감 어긴 거야?」

「아~그렇다고 할까 이제 한 달이나 지나서, 에비나 언니도 포기한 것 같아.」

「...칼로 베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구만, 야」

「유키노 언니 인기 있으니까 농땡이 펴도 뭐라고 못하는 거지.」

「당연한 대우란다, 다른 작가는 내 1%도 팔리지 않는걸.」


유키노시타는 지금, 작가 일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무렵의 동아리에서, 자이모쿠자의 소설을 비평하면서 작가혼에 감화된 것 같다.
시험 삼아 써서 응모해본 라노벨이 지상공전의 대히트. 시리즈 5권으로 전 세계에서 1억 부를 돌파했다.
애니화 드라마화 다큐멘터리 영화화와 차례대로 미디어 전개를 성취하고, 계속되는 작품도 잇달아 미디어화해, 세계적으로도 초절정의 인기작가다.
그 후도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을 발표해 모든 상을 쓸어버리고, 냈다 하면 천만부가 확실한 괴물 같은 성과에 노벨상까지 받지 않을까 평가된다.
나는 그렇게까지 팔리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딱 한 번 미디어에 얼굴을 보이자, 그 미모에 의한 효과인지 매상이 더 격증했는데 더 모르겠다.
이 녀석 이만큼 나태한 생활을 하는 반면 전혀 늙지 않으니까...
그 탓에 스토커 대책에 고심해서 이런 안전장치가 있는 맨션으로 이사한 거지만...
본성을 알면 아마 질릴 테니 최악의 상황이 되면 그렇게 해야겠다.


「그렇게까지 늦으면...」

「다녀왔어~」

「엄마다!」

「엄마~」


현관까지 먼 탓에 듣기 어려운 목소리를 잘 듣고, 딸들이 기뻐하며 마중하러 달려간다.


「.....먹는 것도 귀찮네... 잘까」


입에 옮겨주는 두 사람이 없어지자, 유키노시타는 바로 식사를 포기했다.


「어서오세요~」

「다녀왔어, 그보다 자지 말고 일해!」


두 딸을 안은 채 노성을 날리는 사람은 내 아내.
10년이 지나도 늙지 않는 건 코마치도 포함해서 모두 마찬가지인가.
단지 둘은 제대로 신경을 쓴 성과겠지만...


「히나가 난처하잖아, 일 안하면 내쫓을 거니까」

「...여기, 내 집인데」

「유키농 일해~」

「일해~」

「......배신자」


딸들을 원망스럽게 보지만, 우리 집의 힘 관계는 일목요연하다.
유미코 = 코마치 > 나 > 딸 = 유키노시타다.
이 녀석은 부자인 것 치고는 발언력이 없다.
돈만 벌고 있을 뿐 생활력이 제로니까...
코마치가 유키노시타의 개인 사무소에서 일하는 형태로 신변을 전부 돌보고 있지만, 코마치가 없으면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딸에게도 돈을 주는데, 식비 광열비부터 집세에 이르기까지 전부 유키노시타가 지불하는 반면 취급이 너무 나쁘다는 생각도 든다만... 우리(주로 딸들)가 나가면 살 수 없기 때문에 당사자는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 감성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보통으로 써도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돈을 벌고 있다... 딸들도 따르고 있고 이제 와서 나갈 이유도 없다...


「하아... 코마치 양. 내일 부탁해.」

「네네~, 오랜만에 일이네요~」


손대는 것만으로 정밀기계를 망가뜨리는 유키노시타는, 글자를 쓰는 것도 귀찮게 여겨 코마치에게 타이핑시키고 있다.
「말하기도 귀찮아, 코마치 양이 대신 써주렴」이라고 말한 날에는 유미코한테 얻어맞았다.
이 잉여인간은 당연히 팬에게는 비밀이다.
또 이상한 팬이 격증했다가는 해외로 이주해야한다.
어떤 의미로는 코마치가 고스트 라이터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닌데.


「그나저나 히키오, 다녀왔어」

「그래, 어서와」


딸을 내려놓고 팔을 펼치는 유미코를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는다. 일주일간 수고했다는 포옹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주말이 휴일(간혹 출근)이지만, 여성잡지의 편집장인 아내도 휴일이 맞지 않는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로 금요일만은 일을 빨리 끝내려고 한다.
뭐, 왠지 여러 가지로 이상한 일도 많지만 지금 생활에 불만은 없다. 오히려 행복을 음미하기까지 한다.
집에 돌아가면 코마치가 있고 딸이 있고, 가끔밖에 못 만나지만 유미코도 있다. 유키노시타와는 친구나 애인 아니냐며 어떤 관계인지 자주 질문 받지만... 혹시 나 기둥서방인가? 아니아니아니, 제대로 일하고 있으니까.




『띵동』

「어, 손님이다.」


식사도 끝나 설렁설렁 쉬고 있는데, 드물게도 손님이 있다.
코마치가 응대하러 갔더니, 별나게 큰 목소리가 들렸다.


「햣하로~」

「아~ 하루노다~」

「하루노~」


정말로 유키노시타 자매를 따르는구나...
맞벌이로 코마치가 가사를 하고, 가장 틈이 나니 놀아주는 게 당연한가.
그때까지 코마치와 정리하는 엄마의 뒤에 달라붙어 돌아다니다가, 하루노 씨의 모습을 보자마자 달려들었다.


「아~ 잘 지냈어? 과자 사왔어~」


잘 보면 코마치가 상자를 받고 있다. 안은 케이크인가?


「「와~」」

「어머 언니, 난 롤 케이크가 좋아.」

「아- 유키노 짱 미안해, 애들하고 어제 약속했던 과일 파이야.」

「...아직 가게 열려 있어.」

「지금 사오라고?!」


여전히 용서 없구만...


「오랜만이네요, 하루노 씨. 선물 고마워요.」

「괜찮아, 괜찮아. 이 정도는 경비처리 되니까. *케이크는 괜찮으니까~(ケーキはけーひ:아재개그) 아하하~」


...아라사를 넘고 나서 아저씨화가 가속되는구만...
유미코는 괜찮겠지? 그렇게 되면 내 마음이 꺾일 거라고...


「여친 짱도 오랜만~」

「이제 여친이 아니라 아내인데...」


몇 번이나 말해도 코마치도 여동생 짱이고, 완고하다고 할까 마이페이스라고 할까...


「그런데 너희들 밥 먹었으니까 둘이서 한 개 먹어」

「에~」

「시러~」

「그렇게 하면 내일도 반개 먹을 수 있잖아.」

「아~ 그러네.」

「엄마 대단해!」

「...그러는 건 아직 잡지도 않은 너구리 가죽을 팔 생각을 하는 것과 같아.」

「...뭐?」

「내가 남겨둘 리가 없잖니.」

「우에...」

「아-! 이거 내-거!」

「다 큰 어른이 애처럼 굴지 마」

「아파...폭력반대야」


뭐 혼나는 게 당연한가... 그나저나 식탐이 대체 어느 정도인 거냐.


「차 내왔어요~」




「아 맞다. 유키노 짱의 영화, 다음 달부터 시작해.」

「아~그랬죠.」


곧 10시가 된다.
딸들은 엄마의 분부대로 잠들었다.
평소에는 유키노시타나 코마치와 자지만, 나나 유미코와 자는 일은 좀처럼 없다.
중간에 깨우기도 그러니까.


「이번에는 누가 나와?」

「평소대로 수박 양이 아니니?」


왜 이 녀석이 수박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나- 특집 내려고 인터뷰했는데, 이번은 유이가 주연. 토츠카도 나온다고 할까 주제가도 유이가 작사했다는 것 같아.」


목욕탕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졸려 보이는 유미코가 얼굴에 팩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딸과 들어가서 분명 지쳤으리라, 의자에 앉자마자 후우하고 한숨을 쉰다.


「기운이 많이 빠졌군.」

「이거 확실히, 가하마 짱이 이런 걸 썼다고 말한 책이 원작이었지.」

「그랬던가? 딱히 기억에 없어.」

「뭐? 네 첫 연애소설이고, 반 년 만에 세계 누계 2천만으로 금자탑 세웠는데! 게다가 영화도 엄청 평판 높은데」

「팔린 건 다른 문제야. 그렇다기보다 대부분 코마치 양이 썼으니, 내 작품이라고 해도 곤란해.」

「뭐? 야, 코마치 진짜야?」

「어? 뭐어 유키노 언니가 도중에 질려서 잤으니까 어쩔 수 없이 코마치가 마무리했는데... 거기서 코마치 작품이 되는 것도 좀 그렇다고 할까...」


내 여동생이 문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금자탑을 세우고 말았다...


「어, 그런 거야? 그럼 저작권 같은 거 여동생 짱한테 옮기는 게 좋아?」


2천만부 팔린 책의 저작권료라니 대체 얼마야... 내 평생 임금은 확실히 뽑아내겠구만.


「하루노 언니도 진심으로 그러지 마세요, 세금 엄청나게 많이 뜯기고 필요 없어요.」


거절하는 이유가 이상해, 세금보다 받을 수 있는 현금 자릿수를 생각하라고.


「그나저나, 그렇다면 특집 인터뷰는 어떡하지?」

「코마치 양, 맡길게.」

「코마치한테는 유키노 언니 같은 대답은 무리라니까요~」

「도대체 어떤 대답을 하길래...」

「...이 사람 자주 걷어차니까 인터뷰는 싫어.」

「고작 질문 3개째부터 배고파졌다거나 하니까 그러지!」


...이 녀석의 성격을 슬슬 알만하다, 인터뷰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그렇다고 할까 항상 여기서 적당히 코멘트 쓸 거니까 실제로 없어도 되지만」

「어이, 그게 뭐야...」

「아~ 여친 짱 잡지 인터뷰밖에 안 받아서, 유키노 짱의 본성은 세상에 들키지 않는걸~ 이미지 전략이라는 걸로 결과 OK」


사무소 사장이 하루노 씨인 시점에서 적당한 건 알고 있지만, 이 정도였나...


「나는 걷어차일 뿐 손해야...」

「차이지 않을만한 대답을 할 수 있게 노력해라.」

「싫어, 귀찮아.」


...차이는 편이 좋다는 건 귀차니스트가 아니고 매저키스트잖아, 그거.


「아 맞다, 그 영화의 샘플 디스크 받았으니까 봐봐~」




아마 등장인물의 모델이었던 걸까.
너무나 잘 팔려 세상을 소란스럽게 한 데뷔작품의 영상화를 할 즈음해서, 유키노시타는 배우로 유이가하마와 토츠카를 지명했다.
연기지도나 여러 가지로 시간이 걸려, 결국 우리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무렵에 촬영이 개시됐지만.
그 후 신인상이나 아카데미상이나 기타 등등해서, 지금은 두 사람 다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인지 가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청 유명한 인기인이다.
그 두 사람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네임밸류가 있겠지. 올해도 흥행수입 1위는 확실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떤 작품이야?」


영화 감상용의 스크린이 있는 방으로 가, 소파에서 뒹굴뒹굴하면서 보내는 감상시간.
곱슬마디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더니, 유키노시타는 자고 있고... 대신 옆에서 기대고 있는 코마치가 입을 열었다.


「응 그게... 히로인이 기르는 개가 차에 치이려던 순간, 처음 보는 남자가 도와줘. 히로인은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지만, 그 사람은 히로인의 친구랑 사귀게 된다는 게 개요려나.」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이야기인데...」


뭔가... 익숙하다.


「유이 언니의 지정은 거기까지에, 엔딩 장면 같은 것의 지정도 없었으니까... 코마치가 결정했어.」


싱긋 웃는 소악마 스마일이지만, 얘가 결정해서 2천만부니까... 내 여동생이 눈부시다...


「뭐, 나-도 읽었으니까 결말은 알지만, 유이의 연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잖아.」


내 다리 사이에 앉아 몸을 맡기는 유미코지만, 오랜만에 스킨십에 만족하는 모양.
커리어 우먼도 엄마도 아닌, 어리광부리는 애인모드로 바뀌었다.


「하루노 씨는?」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시끄러운 사람이 어느 샌가 없어진 것을 눈치 챘다.


「아까 전 둘이 자는 모습을 보고 온다고 말했으니까 그대로 같이 자고 있을 거야, 늘 그렇고. 그럼 시작할게~」



적령기가 지난 여배우의 여고생 코스프레는 솔직히 차마 볼 수 없는 작품이 많지만...
유이가하마는 어쩐지 기억에 있는 모습인 채로 위화감이 없었다.
앳되 보인다는 표현은 대 여배우에게 실례일 것이다.
어딘가 어색한 미소가 연기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솔직히 대단하다고 느꼈다.
토츠카는 겨우 남성다움이 붙었기 때문인지 당시보다 상당히 고등학생답게 보인다.
뭐 난 비평가가 아니고, 드라마나 영화도 실사는 보지 않는다.
그래서 작품에 들어가기만 하면 연기의 질 같은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왜 하야마가 나오는 거지?」


탤런트 변호사로서 TV에서 인기가 좋지만, 설마 배우까지 시작했나.
고2 때 같은 반 애들은 출세한 녀석이 많구나...


「글쎄? 그래도 요즘 하야토랑 유이, 소문으로 시끄럽잖아.」

「그게 말이야, 캐스팅은 유이 언니가 개입해서 악역 같은 배역에 나와준 것 같아. 유이 언니가 부탁한 거 아냐?」


히로인은 유이가하마인데, 상대역 배우는 본 적 없는 눈초리가 나쁜 남자... 뭔가... 왠지 좀...
하야마 쪽이 훨씬 주역 얼굴 아닌가.


「그런데 이 히로인의 친구 말이야, 나-랑 닮지 않았어?」


유미코가 가리키는 사람은 금발 세로롤 여왕님 캐릭터. 확실히...


「그쵸... 원작이라면 캐릭터 달라서, 이것도 유이 언니가 개입했어요. 군데군데 많이 손댔는데, 보고는 없었거든요.」


코마치 말대로, 계속 봤더니 원작을 무시한 것 같은 전개가 많아진 것 같다.
두 사람도 이상한듯 몇 번이나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슬슬 엔딩장면인데, 엄청 달라졌네요?」

「응~ 여기서 장면이 바뀔 줄은 몰랐고, 원작을 막 무시하며, 이래서야 다른 작품이네요.」

「이런 일 자주 있어?」

「설마, 처음이야. 유키노 언니의 작품을 건드려서 팔리지 않기라도 하면 셀 수 없는 사람들의 목이 날아가.」

「팔리는 게 당연, 팔리지 않으면 제작사의 실수라는 건가」

「지금 식대로 하면 이익이 날 일이 거의 없고, 원작 그대로 팬을 공략하는 게 상책이지.」


개요는 앞서 말한 대로 고등학교 2학년의 1년간이 스토리의 흐름인 것 같다.
원작은 모르지만, 히로인의 독백이 많은 소녀 만화 같다고 할까. 좋아하는 남자가 친구와 사귀는 것에 대한 질투나 축복할 수 없는 고뇌가, 둘의 사이가 가까워질 때 가속해간다.
도중에 그 감정이 폭발해 친구와 사이가 틀어지기라도 하나 생각했지만, 그런 절정도 없고...


『미안해, 좋아하게 돼서... 민폐지? 하지만 지금도 아직 좋아해... 저기, 미안해요.』


자신의 갑작스런 고백에 난처한 표정을 짓는 남자에게, 유이가하마의 눈물에 젖은 표정과 말로 페이드아웃...
옛날의 광경을 또렷이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술렁인다.
무슨 이유인지 화면 너머로 한 번 더 고백 받는듯한 착각을 느끼고, 무심결에 유미코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응~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현실은 거절의 말이 있었다.
하지만 꿈같은 이야기를 하는듯한 영화 장면에서는, 대답을 듣기 전에 막이 내린다.
이것은 이야기이며, 현실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유미코이며 딸들 그리고 코마치다.
게으름 피우는 유키노시타와의 생활도 싫지 않다.
이 생활을 지키기 위해 사축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에도 불만은 없다.
그러니, 유이가하마의 울음과 웃음이 섞인 미소에 매료되어봤자 뭔가가 바뀔 리가 없다.




유이가하마가 멋대로 편집시켰다는 그 디스크는 사장되고, 정규판이 공개된다는 예측 그대로의 히트를 날렸다. 이쪽은 원작에 충실한 것이다.
유이가하마가 무슨 생각으로 저런 걸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본 뒤에도 내 생활은 무엇 하나 바뀌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야근 지옥이고, 유미코도 바쁘게 일하고 있다.
유키노시타의 신작은 전 세계 동시 발매한 초판 천만부가 첫날 완판되어 일을 해도 증판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다.
차라리 몇 배를 찍어라.
딸들은 여전히 유키노시타를 보살피는 것 같고, 코마치도 가사로 바빠 보인다.
평일 낮에 놀러온 것 같지만, 유이가하마와는 고등학교 졸업 이래로 만난 적이 없다.
체육제의 그 날 이후로, 정면에서 얘기한 적이 없는 게 솔직한 사실이다.
작가의 재능이란 것을 가지지 못한 내게는, 유이가하마에게 할 말이 생각나지 않고, 거북한 분위기가 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


「...수박은 씨 없는 게 좋아... 파내서 주렴.」


이 녀석은 어리광이 보통이 아니구만...


「유키농, 씨 뱉어~」

「아- 먹지 말구!」


너희들 엄마냐, 너무 잘 돌보잖아...


「아, 맞다. 히키오, 나- 임신했어.」

「뭐?」


식탁에서 얘기하던 중, 수박을 물며 유미코가 한 말에 순간 말을 잃었다.


「그-니-까, 임신했다고」

「와~ 축하해요.」

「어머, 드디어 3명째구나?」

「...히키오?」

「...미안,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말이 막혔어. 정말 기뻐, 고마워」

「히키오, 전에도 그랬어.」


처음보다 성장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지...
처음으로 고백했을 때부터, 이렇게 웃는 미소도 변함없이 사랑스럽다.
성장하지 않는다고 하면 나쁘게 들리지만, 변함없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이번에는 남자애가 좋아... 기르는 대신 부양받을 수 있을 것 같고」

「뭐?」


미소 지으며 안겨온 유미코가, 유키노시타의 말에 무서운 얼굴로 바뀐다.
이 녀석도 화나게 할 것을 알 텐데 좀 더 생각하고 말해라...


「태어나기 전부터 부려먹을 생각이야?」

「어머, 히키가야 군의 아들이라면 나태한 생활을 해야지. 안심하렴, 눈을 썩힐만한 육아방식은 쓰지 않을 거란다.」

「착실히 기를 생각이라면 좋지만, 눈이 썩으면 용서 안 할 거니까.」


......내 취급, 이상하잖아.
불만은... 전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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