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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화 【초등학교 편 ⑧보충】 춤, 그 후



  ◆



「히이라기 군, 히이라기 군도 참...... 살짝 한 장난이었는데, 이렇게 약하다니」


  누군가의 목소리가, 위잉~위잉~하고 머리에 직접 울린다. 몸이 뜨겁고 둥실둥실해서, 정말 기분 좋다. 나는 큰 침대 같은 소파에 드러누운 상태로 정말 즐겁다.
  거기에 엄청 달콤하고 좋은 향기가 감돌고 있다. 머리 밑에 있는 베개에서 올라오는 그 향기. 매끈매끈한 감촉에 부드러워서...... 어쩐지 그립다. 나는 무심결에, 고양이처럼 뺨을 베개에 부비적거리며 문지른다.


「――?! 꺄앗, 앗. 얘, 안 돼, 안된다니까. 술 먹인 건 미안해. 아, 정말 안 돼, 꺄아......으읏」


  머리 위에서 들리는 부드러운 소리. 조금 난처해하는 것 같지만 왠지 비음이 섞인 듯, 약간 요염한 한숨. 둥실둥실한 꿈같은 기분으로 멍하니 눈을 뜬다.


「어라? 공주다. 왜 공주가?」

「잠깐, 누가 공주야? 앗, 바보. 머리를..... 우, 움직이면 안 된다니까. 허벅지에 스쳐서...... 읏」


  올려다보자, 마치 키스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는 신에자키의 얼굴. 조금 난처한 듯, 부끄러워하는 표정이지만, 여전히 엄청난 미소녀라고 생각한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아이 섀도로 꾸민 눈동자. 흑발에 얹은 관. 귀에서 빛나는 귀걸이. 매끈매끈한 도자기 같은 피부.
  모든 것이 기적 같이 아름답다. 머리가 둥실둥실한 상태로, 그녀의 얼굴을 넋을 잃고 보며 멍하니 입을 열었다.


「예쁘다...... 꿈속에서도 역시 신에자키는 엄청 미인이야.」

「――읏!? 우으읏. 바, 바보 아냐! 그, 그런 말 엄청 취했을 때 해봤자, 기, 기쁘지 않......거든. 여, 여기, 여기 보지 마」


  이것은 꿈일 거다. 시야가 흔들리는 채로, 천천히 머리를 움직이면――그때마다 머리 위에서 「꺄앗, 읏」하고 귀여운 소리가 들리는 게 재밌다――벽 한쪽이 장미로 장식된 호화로운 방이 보인다.
  언제 잠든 거지? 춤이 끝나고, 긴장과 피로로 목이 말라 신에자키가 미소 지으며 준 주스를 마셨는데...... 그 이후로 기억이 없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것이 꿈이라 해도, 굉장히 좋은 향기에 싸이고 베개는 부드러워서 행복. 곤란한 점이라면 머리를 움직일 때 위에서 나는 공주의 소리뿐.


「꺄앗, 앗, 잠깐. 앗, 욱신욱신하.....니까......안 돼!」


  진짜 이 베개는 뭐지? 평소 쓰는 것보다 훨씬 기분 좋다. 나는 꿈결 같은 기분으로 양손으로 베개를 쓰다듬는다. 적당히 둥그스름한 두 원기둥 쿠션이 붙은 디자인...... 거기에 스르륵 접해간다.
  팽팽하면서도 겉은 부드러운데 속은 탄력이 있다. 그래, 이렇게 손으로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을 정도다.


「......진짜, 이, 이잇, 우쭐대지 ㅁ......앗, 아, 안 돼, 더 안쪽으로 가면, ――!!」

「응? 빨간 베갯잇?」


  신에자키의 목소리를 전부 무시하면서 계속 움직이는 손가락 끝에, 갑자기 닿은 빨간 천. 수자처럼 윤기 나는 옷감에 반들반들하고 고급스런 감촉. 흐릿한 시야로 봤더니, 내 베개는 그 빨간 천속까지 이어져 있었다. 하얗고 매끈매끈한 두 베개, 그것이 빨간 천 안쪽으로.
  뭔가와 비슷하다...... 그래, 마치 허벅지같이?


「어? 이건?」

「부탁이얏, 정말로 안 돼! 그만! 앗, 들여다보면 안 돼! 보이니까, 보여버리니까아!」

「우와아아앗」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화아아악 하는 느낌으로 필사적으로 스커트를 가리던 신에자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단번에 몸을 일으킨다.
  지금가지 베개라고 여기고 멋대로 만졌던 것의 정체...... 그건, 그녀의 허벅지였어? 하고 경악하면서.


「아, 뭐 그래도.... 꿈이니까 상관없나」

「바, 바보!」


  하지만 놀랐던 것도 잠시. 결국 꿈일 뿐이니까......라고 안도하고, 나는 신에자키를 똑바로 바라본다. 그도 그럴게, 이게 현실일 리가 없다. 그 드센 공주가, 내게 무릎베개를 해줄 리 없다.
  게다가......


「앗, 자, 잠깐. 또!? 으읏, 정말!」


  풀썩하고 나는 다시 허벅지에 머리를 두려 한다. 그랬더니 투덜투덜 불평하면서도 신에자키는 내 머리를 양손으로 들어 허벅지로 끌어다주었다. 거기에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주는 서비스까지......
  ――이것이, 꿈 말고 대체 뭐란 말인가?


「으읏...... 아, 또 손대면......응읏!?」

「아하하, 꿈속의 공주는 귀여워」


  아래서 올려다보는 신에자키의 얼굴도, 역시 엄청 예쁘다. 게다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어 보이는, 어딘가 난처해하는 표정...... 그것이 정말 순진해 보여서, 귀엽다.
  나는 어쩐지 약간 불타오른 기세에 힘입어, 그녀를 좀 더 곤란하게 해보고 싶어졌다.


「귀, 귀엽다니! 놀리지 마...... 거기에 또 공주라고, 얘, 아앗, 읏」

「왜냐면 진짜 귀여운걸. 그래도, 좀 시끄러우려나」

「――!? 아읏」


  웃으면서 오른손으로 허벅지를 만진다. 그 매끈매끈한 감촉을 즐기며, 재빨리 왼손을 신에자키의 입가로 뻗었다. 다시 불평하려는 그녀의 입술로.
  내 예민한 손가락――왠지, 찡하고 감각이 달아올라서 조금 둔하지만――으로, 공주의 도톰한 입술 위를 덧쓴다.


「응응읏......」


  새침한 소리를 듣는 것도 좋지만, 역시 좀 시끄럽다. 잠깐 조용히 안 될까? 라고 생각하면서, 부드럽고 젖은 감촉의 붉은 입술을, 놀리듯 긁는다.


「......응읏, 읏」


  손가락이 입술에 닿을 때, 움찔, 움찔하고 살짝 몸을 떠는 공주.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검지손가락으로 집요하게 만져간다.
 아주 약간 자란 손톱...... 그걸로, 빨갛게 젖은 입술 끝을 스륵하고 부드럽게 문지른다. 꼬옥 단단히 다문 신에자키의 입술. 그것이 내 손가락에 반응해서, 아주 조금 힘이 풀어진다.


「후후, 역시 귀여워」

「응응읏」


  희미하게 젖고 뜨거운 입술. 폭신폭신한 감촉을 듬뿍 만끽하면서 천천히 느긋하게 이번에는 입술 전체를 손가락으로 더듬어간다. 손가락 끝이 닿을까 말까...... 빠듯한 거리로 간질이듯이.


「읏, 응, 응응읏」


  신에자키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움찔움찔 몸을 떤다. 젖은 눈으로 나를 열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결코 싫어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꿈속이라 그런.... 거겠지.
  현실에서 이런 짓을 하면, 100번은 살해당해도 이상하지 않다.....기보다는, 그 공주가 이렇게 하는 대로 얌전히 당할 리가 없다.
  어쩐지, 몸이 불타듯이 뜨거워서 오싹오싹하다. 기세를 탄 나는――꿈이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천천히 일어나, 신에자키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신에자키, 계속해도 돼?」

「어? 아.......」


  입술을 어루만지며, 조롱하듯 속삭인다. 귓전까지 새빨갛게 물든 신에자키...... 글썽글썽한 눈동자가 멍하니 나를 보고 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서일 거다.
  오른손으로 매끈매끈한 허벅지 위를 더듬으며, 왼손으로 젖은 입술 위를 덧그린다. 그렇게 하면서, 약간 심술궂은 느낌으로 귀에 대고 살짝 속삭인다. 때때로, 내 입술로 신에자키의 귓불을 머금고, 살짝 빨아들이며.


「앗, 응응응으읏........!! 응읏!」

「똑바로 들어봐. 응? 계속 이렇게 손대도 돼? 아니면 그만할까?」


  움찔하고 몸을 떨며, 비단 장갑에 싸인 손가락을 뻗어 내 셔츠에 매달리는 공주. 겨우 의미를 이해했는지, 그녀는 젖은 눈으로 나를 흘겨보며 입을 연다.


「이........ 앗..........응읏, 응, 마, 마음대로 ㅎ, 해! 응읏, 이, 변태, 앗, 앗......」


  내 손가락 끝――내가 생각하기에도 무서울 만큼 섬세하고 정밀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으로, 허벅지 안쪽, 아랫입술의 부드러운 부분을 매우 살짝 어루만지듯이 손대어간다. 그리고 붉은 드레스를 입은 신에자키의 목덜미, 예쁘게 묶인 흑발 언저리에 입술을 댄다.
  신에자키의 세세한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다. 반응이 있던 곳을 집요하게, 그러나 가볍게 계속 터치한다. 그리고,


「――읏, 앗, 아앙!」

「흐음, 그래? 그럼 그만할게. 아무리 꿈이라도, 공주가 화내면 무서울 것 같고......」

「어?! 앗.....응.......우으」


  속삭인 뒤, 갑자기 손을 떼고 소파에서 일어서려고 한다. 하지만 그 순간, 꾸욱......하고 살짝 잡히는 내 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신에자키가 뭔가 말하고 싶었는지 우물쭈물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작은, 스쳐가는 소리. 눈을 돌리고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다......는 식으로.


「네가, 그렇게 꼭 하고 싶다면, 계, 계속해도..... 좋아.」


  새침함, 곤란함이 섞인 표정을 띠는 공주. 왠지 매우 귀엽고 기특해서, 무심코, 짓궂은 말을 하고 말았다. 이런, 내 등, 몸속이 불타는 것처럼 뜨겁다.


「어떻게 할까?」

「......으, 으으, 이잇 심술쟁이, 변태! 으으으읏......」

「후후, 농담이야. 공주가 너무 귀여워서, 미안해」


  마치 울 것 같은 분위기였던 공주의 몸을 뒤에서 드레스와 같이 꼭 껴안는다.
  왼손을 다리, 오른쪽 검지와 엄지손가락 사이에 그녀의 입술을 두고,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리고 요염한 흑발 언저리에서 대담하게 열린 등――매끈매끈하고 새하얀 피부――를 할짝......하고 혀로 핥았다.


「――――!! 응으으읏!!」


  무심코 연 입술, 순간 그 안에 놀리듯 손가락을 넣자, 대답하듯 젖은 혀로 구석구석 빠는 그녀. 내 손가락과 할짝할짝 움직이는 신에자키의 혀가 얽힌다. 매우 뜨거운 타액이 휘감기고, 쪽쪽하는 소리가 방에 울려 퍼진다.
  나도 지지 않게 목덜미에서 어깨, 등까지를 간혹, 입술로 들이마시며 혀를 쓴다. 신에자키의 몸이 움찔하고 반응하는 여러 부분, 거기를 중점적으로, 마치 개발해가는 것처럼.


「읏......응응읏, 응읏, 햐웃, 앗, 응으읏」

「공주, 귀여워...... 엄청 귀여워」

「또, 또 공주라고......앗, 앗, 앗앗, 응읏, ......아앙」


  입 안에 들어있는 내 손가락을, 살짝살짝 부드럽게 깨무는 공주. 달라붙듯 빠는 부드럽고 뜨거운 혀. 손가락 끝부터 내 몸 전체에 짜릿한 감각이 지나간다.


「히이라기 군, 히이라기 구우운! 앗, 아아앗, 히이라기 구운!」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는 내 왼팔에, 장갑에 싸인 양손으로 매달리는 그녀의 모습이 애처롭다. 손가락을 머금은 부자유스런 입으로 내 이름을 부르며 안겨오는 뜨거운 몸. 그 모든 것이 몸속을 불태우고, 이상한 욕망이 생겨난다.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른다. 하지만, 몹시 바라는 게 있다. 나도 사정을 모르겠다......꿈, 이라서?


「히이라기 군, 앗, 아앗, 앗......하고 싶어, 하고 싶어어!」

「......응?」

「이대로, 억지로, 억지로 빼앗아......! 앗, 아앗, 내, 내 처음을, 앗, 아앙!」


  주륵...하고 타액의 투명한 선이 늘어지며, 공주의 입술에서 내 손가락이 떨어진다. 나를 돌아보고, 젖은 눈동자, 반쯤 열린 입술을 보이는 그녀. 조금 전까지 손가락이 유린했던 신에자키의 입속, 그 속에는 타액이 듬뿍, 그리고 새빨간 혀가 보였다.
  그렇게, 유혹하듯 입 속의 빨간 혀가 움직이고......


「응......!」

「응으읏!!」


  꿈속이니까......라는 대담함, 그리고 온몸에 독처럼 도는 열기로 아무 생각 없이, 나는 본능적으로 신에자키의 입술을 탐냈다. 꼬오옥, 하고 그녀의 양팔이 내 목을 아플 정도로 조인다.
  매우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과 달콤한 향기가 몸속에 퍼져간다. 그리고, 뜨겁게 젖은 혀가 몇 번이나 내 입술 위를 덧쓴다.


「읏, 응읏」

「응응으읏」


  소파 위, 자신을 잊고 열중해, 서로의 몸을 꼭 껴안아 입맞춤을 계속한다. 숨 쉴 수 없는 괴로움.....그런 건 압도적인 달콤한 저림 앞에 사라진다.
  꿈틀거리는 공주의 혀, 그 엄청난 부드러움을 견디다 못해 입을 연다. 그 순간, 스륵.....하고 비집고 들어가는 뜨겁고 부드러운 혀과 달콤한 타액. 머리가, 몸 전부가 불타간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쾌락이, 내 전신을 번개처럼 태워간다.


「읏, 응응읏, 응응응!! .....읏! 응으읏!!」


  서로의 목소리가 뒤섞이고, 입술과 입술, 혀과 혀가 하나로 얽힌다. 모든 것을 잊고, 쾌락과 서투른 고통, 그 둘을 황홀 속에서 계속 맛본다.
  내 몸에 뭉개진 부드러운 그녀의 가슴. 본능적으로 그곳을 양손으로 더듬는다. 움찔하고 경련한 뒤, 마치 꽉 누르듯 몸을 바싹 대는 신에자키. 손가락에 달라붙는 것처럼 매우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 손댈 때마다 울리는 공주의 요염한 한숨.


「응, 응응......」


  모든 것이 틀림없는 꿈.
  ――하지만 내 의식은,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하얗게, 흩어지고...... 마치 스위치가 끊긴 듯이.


「응, 앗.....읏, 히, 히이라기 군? 왜, 왜 그래? 응? 응?!! 어, 어어!?」


  빙글빙글 계속 도는 의식. 뇌의 어디선가, 산소 결핍, 그리고 알콜의 상승효과라는 소리가 들린다. 슬슬 잠에 떨어져가는 감각.
  완전히..... 꿈속에서, 또, 잠든다..... 이런, 모든 게 엄청난 꿈......이라는 걸 멍하니 느낀다.


「으으으으읏, 이, 이잇, 변태!! 이렇게 어중간하게, 두, 두고 봐!! 증말!」


  화내듯, 어딘가 토라진 듯한 목소리. 하지만 폭신, 하고 다시 부드러운 무릎에 상냥하게 머리가 실린다. 그리고 입술에 천천히 닿는 부드러운 감촉. 낼름....하고 닿은 뜨거운 혀, 달콤한 숨.


「바보...... 고맙다는 말도 못했잖아. 춤, 서툴렀어도 정말 기뻤는데」


  작은, 정말로 작은 속삭임.
  ――아아, 역시 꿈속의 신에자키는 최고로 사랑스럽다. 나는 달아오른 머리로 그렇게 생각했다.